'성철스님'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0.07.21 책을 보지 마라니, 왜 책보지 마라고 했을까? by 파비 정부권
  2. 2009.05.09 비정규직은 무급으로 쉬는 황금연휴가 괴롭다 by 파비 정부권























성철스님의 법문 중에 이런 게 있습니다.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다!"

이 말을 모르는 대한민국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겁니다.
아마 모르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틀림없이 간첩이니 신고하시면 크게 포상 받으실 겁니다.
그러나 저는 아직 이 말이 무얼 뜻하는 것인지에 대해선 잘 모릅니다.
'산이
산이지 그럼 강이란 말인가. 그래도 성철스님 말씀이니 뭔가 심오한 뜻이 있는 건 분명해" 
하고 생각하는 정도지요. 

성철스님이 남긴 법문 중에 또 유명한 말씀이 있습니다.

"책보지 마라!"

엥? 이게 대체 무슨 말씀! 책을 보지 말라니. 
아이들에게 더 많은 책을 읽히기 위해 독서인증제 같은 약간은(혹은 대단히) 강압적인 정책까지 마련하는
오늘날의 교육감들이 들으면 실로 황당해마지 않을 말씀입니다.
그러나 성철스님은 틀림없이 "책보지 마라"는 법문을 남기셨고 많은 사람들의 입에 회자되고 있습니다. 

그럼 성철스님은 왜, 무엇 때문에, 중생들로 하여금 제발 책 좀 보지 말라는 가르침을 남기셨을까요?
혹시 요즘 책들이 음란하거나 성공만을 추구하거나 뭐 그런 너무나 속세적인 책들이 많아서 그러신 건 아닐까요? 
역시 이 말 또한 성철스님이 남긴 말씀이니 뭔가 심오한 뜻이 있을 게 분명합니다.
아하, 불교는 깨달음의 종교였군요.
책보지 마라는 성철스님의 법문은 깨달음을 얻는데 책이 방해된다는 뜻이었을까요?

가만 생각해보니 깨달음에는 두 가지 방법이 있을 것 같습니다.
하나는 위대한 선지자의 가르침을 잘 새기고 알아들어 깨달음에 이르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선 그 선지자가 남긴 말씀이 적힌 책을 잘 배우고 익히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마 한반도에 전래된 최초의 불교는 이런 종교 방법론을 가졌을 것입니다.
교종…, 경전을 잘 연구하고 그 뜻을 민중에 전파하는 것이 승려의 역할이었으리라 짐작됩니다.

그런데 성철스님은 왜 "책보지 마라!" 하고 법문을 남기셨을까요?
그러고 보니 성철스님은 선종의 큰스님이셨군요.
조계종을 처음 만드신 스님을 우리는 대체로 지눌스님으로 알고 있습니다.
지눌스님은 돈오점수를 설파하셨지요.
돈오점수, 점진적인 수행을 통해 어느날 문득 깨달음에 이른다는 말입니다.

성철스님은 이에 반해 돈오돈수를 설파하셨습니다.
천년 선불교 역사에 매우 도전적이며 혁명적인 교리를 내세운 것입니다.
글쎄요, 돈오돈수가 뭘까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점진적 수행을 강조하는 지눌스님의 돈오점수와는 달리 단박에 깨달음을 얻기 위한 화끈한 어떤 수행방법?
불교 신자도 아닌 제가 뭘 안다고 함부로 말할 수는 없는 대목입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돈오점수든 돈오돈수든 수행을 중시한다는 것입니다.
깨달음에 이르기 위해선 반드시 고된 수행의 단계를 밟아야 한다는 것이죠.
그 수행의 방법을 선불교에서는 참선 혹은 면벽수도라 보통 부릅니다.
다양한 수행방법이 있겠지만 한국 선불교는 면벽을 최고의 수행으로 치는 듯 합니다.
벽을 보고 앉아서 무슨 수행을 한다는 것일까요?
저 같으면 졸지나 않으면 다행일 텐데….

이렇게 얘기를 풀어나가다 보니 그렇군요.
왜 성철스님은 책을 보는 것이 깨달음을 얻기 위한 수행에 방해가 된다고 생각하셨을까? 
이런 말이 있더군요. 
깨달음은 누가 가르쳐 주는 것이 아니다.
보고 배우고 느끼는 것도 아니다.
그저 스스로 깨우치는 것이다.
성철스님은 책이 수행자에게 선입관이나 교조를 만들어
스스로 깨달음에 이르는 데 장애물이라고 생각하셨나봅니다.

그럼 성철스님은 책을 전혀 안 보셨을까요?
그건 그렇지 않은 거 같습니다.
성철스님처럼 박학하고 다식한 사람도 그리 흔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대체로 스님들이 유식하다는 사실은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는 사실입니다.
그렇지만 책 보지 마라는 스님의 가르침이 워낙 완고했다고 하니
이런 애매한 자의적 해석 따위가 무슨 소용이겠습니까.

그러나 아무튼, 우리 같은 범부들이야 스님들처럼 책도 보지 않고서야,
깨달음은 고사하고 세상 말을 제대로 알기듣기도 어려운 법.
어차피 산은 산이고 물은 물인 것인즉,
오늘은 무슨 책을 읽어볼까 서가를 기웃거립니다.
게다가 저로 말하자면, 알라딘 신간서평단 활동을 하는 터라
택배 아저씨가 날라다주는 책을 의무적으로 읽지 않을 수 없는 형편이니, 
"책보지 마라!"는 스님의 법문은 그야말로 "산은 산이요 물은 물입니다!" 

Posted by 파비 정부권

경남도민일보 블로거강좌에 갔다가 찍은 사진

오늘은 부처님 오신날.

석탄일, 초파일 등으로도 불리는 날입니다. 석가모니는 인도의 카스트 중에서도 크샤트리아라고 하는 왕족무사계급에서 태어난 분입니다. 그러나 어느 날 문득 뜻한 바가 있어 모든 부귀와 영화를 버리고 고행의 길을 떠납니다.

 

그리고 보리수나무 아래에서 6년간 고행을 한 끝에 깨달음을 얻게 됩니다. 부처가 된 것이지요. 석가가 이렇듯 고행을 하신 뜻이 어디 있었겠습니까. 모두 중생을 구제하고 자비를 베풀기 위함이 아니겠습니까?

 

석가가 왕이 될 지위마저 버리고 중생구제의 뜻을 두고 출가를 했을 때 그에겐 아들이 하나 있었다고 합니다. 그 아들의 이름이 라훌라라고 했던가요? 그 뜻을 풀이하면 이라고 하니 철저하게 자신을 버리고 깨달음을 얻고자 하는 석가의 의지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지요.

 

나중에 라훌라는 혹이 아니라 석가의 십대제자 중 한 분이 되었다고 합니다. 성철스님에게도 따님이 한 분 계셨는데 그 이름이 아마 불필不必이었지요? 라훌라와 불필, 뜻이 비슷하군요. 그분도 성철스님을 따라 구도의 길을 걷고 계시다는 이야기를 어느 신문에서 읽었던 기억이 나는군요

 

오늘은 국가공휴일입니다. 저 같은 불자도 아닌 사람이야 오늘이 하루 쉬는 날이란 것이 사실은 더 중요하죠. 게다가 5일까지 이어지는 황금연휴니 부처님의 자비가 온 세상에 내린 듯 기쁘기가 한량없습니다.

 

그런데 석가탄신일이 공휴일로 지정된 유래를 들여다보면 그리 썩 유쾌한 일만도 아니랍니다. 성탄절은 본래 공휴일이었지만, 석가탄신일은 1975년이 되어서야 겨우 공휴일로 지정될 수 있었습니다. 그것도 소송을 하는 등 노력 끝에 겨우…. 제가 국민학교 5학년 때 처음 부처님 오신 날이란 이름으로 하루 쉬었던 기억이 나네요.

그때도 무지 기분이 좋았었지요. 그런데 그때나 지금이나 기독교의 사랑에 비해 불교의 자비가 하등 모자람이 없을진대 왜 차별을 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었는데, 
저는 천주교에 적을 두고 있긴 하지만 지금도 그런 생각이 든답니다. 여하튼 오늘은 하루 쉬는 날이니, 게다가 황금연휴까지 만들어주셨으니 부처님의 자비가 세상에 차고도 남을 것 같은 날이에요. 이런 날 그냥 보낼 순 없죠.

 

가장 친한 친구 종길이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이 친구는 특별한 일이 없으면 저의 요구를 거절하는 법이 없답니다. 종길아, 잘 지내나? 오늘 쉬는 날이재? , 맞다. 어제부터 쉰다. 5일까지 연휴다. 그란데 쉬먼 뭐 하노? 돈을 안 주는데. 우리 무급으로 쉰다 아이가.

 

무급? 공휴일인데 와 무급이고. 그럼 안 되지. 30일 중에 5일이나 월급 빠져버리면 뭐 먹고 사나. 고마 그냥 일하겠다고 하지 그랬나. , 그게 되나. 라인 끊어지면 다 쉬어야지. 내 혼자 나가 코 파고 있을까? 연휴가 이거 사람 쥑이는 기다.

 

그렇구나. 참 더럽네. 그건 그렇고 오늘 부처님 오신 날인데 우리 어디 조용한데 가서 막걸리나 한잔 할래? 그라까? 그라모 옷 입고 서로 전화하기로 하자. 어디서 만날 건지.

 

우리 친구는 비정규직이랍니다. 비정규직이 전체 노동자의 절반을 넘는 9백만에 이른다고 하는데도 사람들은 비정규직에 대하여 잘 이해를 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저 역시도 비정규직 문제를 거의 매일 들으면서도 실상은 잘 알지를 못한답니다.

 

그러니 오늘처럼 부처님의 자비가 온 누리에 내리는 날에도 무급으로 놀아야 한다는 사실을 몰랐던 거지요. 그나저나 5일 황금연휴를 돈 한푼 못 받고 쉬어야 한다는 친구녀석에게 막걸리 값 내라고 하긴 틀렸나 봅니다.

 

가만 지갑에 돈이 좀 들어 있나? ㅎㅎ      파비

Posted by 파비 정부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