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주의자'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3.02.02 탈출 개 사살에 대한 사회주의자의 입장은? by 파비 정부권 (3)
  2. 2008.10.26 국가변란을 떳떳이 말하는 돈키호테 by 파비 정부권 (11)

어제는, 추적추적 내리는 비에 마치 여름날 장마철 바람처럼 돌풍이 부는 것이 몹시도 음산한 하루였습니다. 외투에 묻은 빗물을 손으로 털어내며 들어온 직원 한분이 내 얼굴을 힐끔힐끔 쳐다보며 물었습니다.

“여기에 대해 너그 사회주의자들은 어찌 생각하는지 한번 들어봐라.”

말인즉슨, “사육 중인 개떼들이 단체로 탈출을 했다. 하여 사람을 물 위험이 발생하자 안전을 위해 일단 몇 마리는 사살을 했다. 그러자 동물단체 회원들이 떼로 일어나 항의를 하고 인터넷에다 난리를 지기자(‘난리를 지긴다’는 것은 ‘난리를 친다’는 말의 경상도식 표현입니다만 어디까지나 그분의 표현일 뿐입니다) 이번엔 ‘사살하지 말고 포획해라’는 지시가 내려졌다. 이에 대해 너희 사회주의자들은 어찌 생각하노?” 하는 것이었습니다.

이때 한쪽 구석 책상에 앉아있던 소장님이 말했습니다.

“어이, 그런 건 사회주의자가 아니고 생태주의자한테 물어봐야지.”

“음, 그렇습니까?”

젠장, 나는 무슨 주의자가 될 만한 인물도 못되는데, 이 형님은 틈만 나면 “너그 사회주의자는 어찌 생각하노?” 하고 물어봅니다. 하지만 사실 그 사회주의자란 딱지가 그렇게 기분 나쁜 말도 아니고 딱히 틀린 낙인도 아닌 것은 사실입니다. 대개의 사람들은 텅 빈 머리로 멍하니 살다가 휑하게 가는 게 인생이라고 본다면 오히려 고마운 일입니다. 다만, 내가 무슨 주의자가 될 만한 인물이 못 된다는 자격지심에 부담스러울 뿐이지요. 아무튼 저도 답변을 아니 할 수는 없었습니다.

“에, 사회주의자들의 입장에서는 이렇습니다. 우선 개는 주민의 안전을 위해 사살되어야 한다. 그 다음 사살된 개는 공익을 위해 푹 고아서 골고루 나눠먹는다. 사람의 안전과 공익, 이 두 가지를 모두 실현하는 것이 사회주의자가 가지는 태도입니다.”

음, 그렇게 말해놓고 보니 그럼 자본주의자의 태도는 어떤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드는군요. 물론 자본주의자의 태도 역시도 사회주의자와 마찬가지로 사람의 안전을 우선시해 개떼들을 사살하는 것이겠지요. 다만, 그 다음 처리에서 달라질 텐데요. 푹 고아진 개를 골고루 나눠먹는 게 아니라 중요한 몇몇 사람만 나눠먹습니다. 그게 자본주의자의 태도일 것입니다.

하지만 실제에서는—여기가 원시공산제사회도 아니고—안전을 고려해 사살한 다음 땅에 묻겠지요. 이점에서 사회주의자와 자본주의자의 처리방식엔 아무런 차이도 없다는 것입니다. 생태주의자는 어떻게 생각할지 그건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주변에 아는 생태주의자가 없어서 말이죠. 그분들은 어떻게 생각할까요?

아무튼 이 글을 쓰다 인터넷뉴스 검색해보니 진짜로 개들이 떼로 탈출을 한 모양입니다. 에그, 관리 좀 잘 하지. 사실 사육되는 개들이 위험한 건 사실입니다. 대체로 송아지만한 도사견같이 생긴 무시무시한 개들이 입에 거품 같은 침을 질질 흘리면서 눈에서 노란 빛을 뿜는 모습을 보았다면…… 나는 봤습니다. 구산면 어디 가면 개 사육장이 있었습니다. 정말이지 섬뜩했습니다. 등골이 오싹해지면서 갑자기 뒷목에서 머러까지서늘해지는 느낌을 받았었지요. ㅜㅜ 

Posted by 파비 정부권
어제 중앙일보에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체포됐다가 법원의 구속영장 기각으로 풀려나온 오세철 교수에 대한 기사가 나왔습니다. 오세철 교수는 사회주의 노동자 연합(사노련) 운영위원장입니다. 또 과거에 민중정치연합 대표, 한국경영학회장, 연세대학교 상경대학장 등을 역임한 이력을 갖고 계신 분입니다. 

피카소의 돈키호테


그는 김문수, 이재오, 이우재 등과 함께 민중당 창당의 주역이기도 합니다. 중앙일보는 그가 인터뷰에서 다음과  주장했다고 보도했군요.

오 교수는 “운동권 안에서도 나는 원칙을 굽히지 않는 ‘꼴통’”이라며 한때 같은 꿈을 꿨던 현 여권 인사들을 비판했다. 그는 “나 빼고 1990년 민중당 창당 인사들이 지금은 다 이명박 밑에 가 있다”며 이재오 전 한나라당 최고위원과 김문수 경기도지사에 대해 “서로 대통령이 되겠다고 (이명박 대통령) 오른팔로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레닌 책 몇 권 겨우 읽은 사람들이 소련 붕괴로 우상이 무너져 버리니까 바로 변절했다”고 비난했다.

그는 “한국 사회엔 가짜 사회주의자들이 너무 많다”고도 했다.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에 대해 “국회의원 몇 명 더 만들어서 집권해 보겠다는 환상에 빠져 있다”고 비판했다. 오 교수는 “사노련과 나는 혁명에 실패한 북한이나 러시아 뒤꽁무니를 좇지 않는다”며 “유럽의 사회주의 운동사를 더 공부해 이론을 실천에 옮길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5월 말 촛불 시위대가 청와대 앞까지 나갔을 때 시위대와 함께했던 그는 “그 같은 해방의 날이 또 올 것”이라고 말했다. 
<중앙일보 10/25일자 기사 중 인용>


그러면서 구속적부심 판사에게 다사 잡혀가더라도 사회주의 활동을 계속하겠으며 국가변란이 목표라고 설명했다고 합니다. 이 기사를 보면서 착잡한 생각이 드는군요. 돈키호테 생각이 난 겁니다. 돈키호테는 메마른 세상에 꿈과 용기를 줄 수는 있겠지만, 거기까지인 거지요. 둘시네아 공주를 구출하기 위해 거대한 풍차를 향해 달려드는 돈키호테가 산초와 로시난테에게 남긴 것은 과연 무엇이었을까요?

물론 젊은 날의 이상을 버리고 변절하여 서로 이명박의 오른팔 되겠다는 김문수, 이재오나  뉴라이트를 대표해 국회의원이 된 신지호 같은 사람들보다야 오세철 교수가 훨씬 아름답습니다. 민중을 위해 목숨을 바쳤다던 자들이 소련의 붕괴로 우상이 무너져 내리자 바로 자본과 권력의 개로 둔갑하는 기괴한 모습을 흔하게 볼 수 있는 것이 사실 이 나라의 병폐가 아니던가요?
 
그래서 고집스럽게 자기 사상을 지키며 솔직하게 말하는 그가 신선해 보인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는 것이겠지요. 말하자면 그는 아직 젊음을 유지하고 있는 순수한 돈키호테와 같은 사람이지요. 더욱이 국가보안법의 그늘에 숨어 자기 신념과 정체성마저 숨기는 비겁한 사람들과 비교하면 그의 태도는 숭고하기까지 합니다.

그러나 문제는 세상이 결코 돈키호테 같은 이상주의자를 원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돈키호테가 설령 꿈과 용기와 웃음을 줄 수 있을지는 몰라도, 세상을 바꾸는 데는 큰 힘이 되지 못한다는 것이지요. 게다가 이미 철지난 혁명타령이나 하는 오세철 교수의 꿈과 용기로는 웃음조차 주지 못한다는 게 더 큰 문제지요.  

혹시 둘시네아 공주라면 세상을 향해 떳떳하게
국가변란이 목적이라고 말하는 돈키호테를 이해해줄 수 있을까요?

2008. 10. 26.  파비
Posted by 파비 정부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