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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5.11 전수식 창원시장후보, "행정은 쇼가 아냐" by 파비 정부권 (24)
통합창원시장후보 블로거 합동인터뷰
"한나라당 시장 후보 경선은 공천을 합리화하기 위한 경선"


블로거 합동인터뷰, 세 번째는 전수식 후보였다. 전수식 후보는 어떤 사람일까? 내가 사는 마산시의 부시장 출신이라고는 하지만 그렇게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지는 않다. 사실 마산 변두리로 들어가면 시장이 누군지 모르는 사람도 있다. 이건 한 달 전 어느 노인과 나눈 대화이다. 그는 부인이 하는 포장마차 앞 넓은 대로변을 쓸고 있었다.

"청소하신다고 고생이 많으시네요." 그러다 자연스럽게 선거 이야기가 나왔다. 그는 지금껏 한 번도 빼놓지 않고 투표를 했다고 했다. 그런데도 그는 자기 동네 시의원이 누구인지 모른다고 했다. "이번이 4선 째인데 그 시의원 이름을 모르신단 말이에요?" "몰라, 내가 어떻게 알아." "그럼 시장이 누군지는 아세요?" "그것도 모르지, 그런 거 내가 알아서 뭐 할건데?" 그는 당연히 국회의원 이름도 기억하지 못했다. 그러나 그는 이번에도 투표는 할 것이라고 했다. 찍을 표가 너무 많아 걱정이란다.


인지도 차이를 무시한 여론조사 경선, 인정 못 한다

시장도 모르는데 부시장을 알리도 없고, 더구나 전에 부시장 출신이었던 사람을 알리는 더욱 없다. 그러나 전수식은 의외로 유명인사였다. 이건 여담이지만 내가 아는 술집들 중에 전수식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아마도 그런 곳이 정치 뒷담화가 많이 이루어지는 장소란 특성도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내 주변에도 전수식을 모르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러니까 모르는 사람은 나뿐이었다.

내가 전수식이란 인물을 알게 된 것은 블로그를 통해서였다. 그는 블로그를 아주 잘 이용하는 정치인 중의 한사람이다. 아마도 경남에선 그만큼 블로그를 잘 활용하는 정치인은 드물 것이란 생각도 든다. 그가 이번에 통합창원시장 후보로 나왔다. 그는 한나라당 시장후보 경선에 뛰어들었지만 중도에 포기하고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그가 한나라당을 탈당하고 무소속 출마를 결행한 이유는 무엇일까?

"경선을 한다고 했지만, 그건 경선이 아니다. 미리 한 사람을 정해놓고 형식적으로 경선이란 절차만 치르는 거다. 현직 시장이 인지도나 모든 면에서 유리한데 그런 식으로 여론조사를 해서 결정한다는 게 말이 되나." 경선의 방식에 관한 문제는 한나라당만의 문제는 아니다. 사실 내 관점으로도 여론조사를 경선의 방법으로 채용하는 것에는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당의 후보는 당원이 뽑는 게 상식이다. 한나라당이 시장 후보를 뽑기 위한 당원대회를 어떻게 조직할 수 있을지는 나로서도 알 수는 없다. 다만 여론조사에 관해서 한마디 더 하자면, 여론조사란 것이 정확하고 공정하게 여론을 조사하는 목적보다 여론을 조성하기 위해 조사하는 경우가 더 많다는 것이 내 경험이었다. 실제로 나도 이번 지방선거 국면에서 벌써 세 번의 여론조사에 응했다. 

아무튼 그는 공천을 합리화하기 위한 경선을 연 한나라당에 매우 반감을 갖고 있는 듯했다. "그럼 혹시 당선된 뒤에라도 다시 한나라당에 복당할 생각이 없으십니까?" "글쎄, 다시 가는 일은 없을 거요." 그는 솔직하게 자신의 심경을 털어놓았다. "편하게 가려는 잘못된 생각이 내게도 사실 있었지." 편하게 가려는 생각? 그게 무엇일까?


솔직한 토로, "편하게 가려는 마음도 있었지"

이미 독자들은 다 아시겠지만, 그것은 한나라당 말뚝만 박아도 당선된다는 이 지역 정서 탓을 말하는 것이다. "영남의 특성이 있잖아요. 공천만 받으면 시장이 될 수 있겠다, 그런 안이한 생각을 했던 게지." 그는 이어 공천심사위가 제시한 공천지침의 첫 번째가 도덕성이고 그 다음이 지역신뢰도, 기여도, 본선경쟁력 순이었는데 거꾸로 제일 끝에 있는 본선경쟁력이 제일 기준이 되었다고 했다. 

그리고 그 본선경쟁력이란 것도 여론조사를 통해 결정하는 것이 공정하냐 하는 문제가 있다는 것이었다. 그러니까 공천심사위가 이미 누구 한사람을 찍어놓고 공천심사를 했다는 것인데, 이럴 거라면 공천심사위는 왜 필요하냐는 게 그의 주장이었다. 이때 인터뷰에 참석한 한 블로거가 이렇게 질문했다. "그럼 정당공천제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느냐? 폐지하는데 동의하느냐?" 

"사실 시장은 살림을 사는 사람인데, 정당공천제와 상관 없죠." 기초자치단체장의 정당공천제가 필요한가 만가의 문제는 오늘의 논점이 아니므로 이만 하기로 한다. 그러나 일단 전수식 후보는 정당공천제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는 것은 분명하다. 그 폐단도 이번에 상당히 겪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인터뷰 말미에 이런 말로 좌중에 강한 인상을 남겼다. 

"나는 '쇼'하는 걸 제일 싫어한다. 떨어져도 쇼는 안하겠다." 이 말은 창원시의 자전거 정책에 대한 입장을 듣다 나온 말이었는데 그는 행정이 지나치게 쇼에 치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자전거 도시요? 6년이 지났는데 교통부담율이 얼마나 되죠? 사실 자전거 도시라면 상주를 말해야죠. 거긴 내륙 분지란 장점이 있고, 물론 창원도 분지죠. 그러나 내가 보기에 너무 쇼에 치중한 행정이었어요." 

그리고 이어 그는 이렇게 말했다. "나라면 요란하지 않게 꾸준히 정책을 추진하겠어요. 환경수도 창원이라고 하는데 배출가스가 환경기준에 맞나, 이런 거죠. 어쨌든 나는 쇼는 절대 안합니다. 떨어지더라도 쇼는 안 합니다." 쇼? 참 충격적인 말이었다. 그는 행정고시에 합격하고  25년 동안 공직에 몸 담아온 사람이다. 그런 그의 입에서 나온 말이라 더 그랬다. 그는 행정 내부를 너무나 잘 아는 사람이다.

행정이 쇼가 되면 안 돼

로봇랜드 사업, 임시청사, 구청 설치에 관한 문제, 대동제 등 실무에 관한 많은 의견들이 있었지만, 그건 다음으로 미루기로 한다. 로봇랜드 사업에 대해선 긍정적으로 발전시켜야 한다는 문성현 후보와 입장차가 뚜렷했다. 이 부분에 대해 박완수 후보의 입장도 듣고 세 후보의 견해를 비교했으면 하는 바람이지만, 그건 어려울 것 같다. 박완수 후보가 합동인터뷰에 응하지 않을 것이란 분위기 때문이다.
 

전수식 후보는 질문에 간결하게 답하면서도 자기 할 말은 다 했다. 가장 많은 질문을 받았지만 2시간이 결코 모자라지 않았다. 아주 효율적인 인물이란 생각도 들었다. 이갑영 경남도지사 후보 인터뷰기에 "매우 솔직한 게 마음에 든다"고 썼었지만, 전수식 후보도 매우 솔직한 사람이었다. 그리고 그는 자기 입으로 쇼는 절대 안하겠다고 했으니 그 솔직함이 믿을 만한 것이리란 생각이 들었다.

수정만 주민들이 찾아오면 현 시장처럼 경찰 풀어 막고 안 만나고 그럴 것이냐는 필자의 질문에 그는 이렇게 말했다. "솔직하게 주민들과 터놓고 대화하면 안 풀릴 것이 없다. 왜 대화를 안 하는지 모르겠다. 나라면 피하지 않겠다. 막지도 않겠다. 가장 빠른 시간 안에 문제를 풀 자신이 있다." 그는 쇼는 절대 안한다고 했으니 이 말도 믿기로 한다. 그러나 대체로 사람들은 시장이 되고 나면 달라진다.

황 시장도 그랬을 것이다. "나는 누구라도 만날 것이다. 시장실은 언제든 열려 있다." 그래서 더욱 "떨어지더라도 쇼는 절대 안 하겠다"는 그의 말에 큰 기대를 걸어 본다. "쇼 하는 게 제일 싫다!" 이 하나의 말을 듣는 것으로도 매우 유익한 인터뷰였다.
Posted by 파비 정부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