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의 탄생'에 해당되는 글 4건

  1. 2010.05.24 거상 김만덕을 보며 슬퍼지는 이유 by 파비 정부권 (1)
  2. 2010.04.28 '부자의 탄생' 막판 반전, "대체 누가 아빠야?" by 파비 정부권 (8)
  3. 2010.04.26 '부탄' 이시영이 몸으로 보여주는 부자의 병 by 파비 정부권
  4. 2010.03.15 거상 김만덕과 부자감세, 나란히 다음뷰 외출 by 파비 정부권 (5)
거상 김만덕이 보여주는 진정한 기업가 정신

<부자의 탄생>은 부자의 탄생에 대해선 하나도 보여주지 못한 정말 어이없는 드라마였습니다. <부자의 탄생>에 의하면 부자는 부모를 잘 만나야 하는 것이었습니다. 제대로 제목을 정했다면 <부자 아빠 찾아 삼만 리> 정도가 아니었을까요?

그에 비해 <거상 김만덕>은 진정한 부자의 탄생이 무엇인지 보여주는 드라마입니다. 만덕이 동문객주에 들어갔을 때, 만덕이 언젠가 동문 대행수의 뒤를 이어 객주를 이어받지 않을까 그리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동무객주는 무참히 망하고 말았습니다.


부자는 물려받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만드는 것

만덕은 6년 동안이나 주막을 해서 돈을 벌었고 그 돈으로 동문객주를 다시 인수했습니다. 누구의 도움도 아닌 스스로의 힘으로 일어선 것입니다. 그런데 만덕이 돈을 버는 과정을 보면 참으로 배울 점이 많습니다. 어쩌면 저렇게 해서 돈을 벌 수 있을까 의심이 들 지경입니다.


그녀는 우선 절대 임금을 깎지 않습니다. 그녀는 장사란 생산자와 소비자 사이에서 그들이 모두 이익을 얻을 수 있도록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생산자인 노동자의 임금을 쥐어짜서 이득을 챙기고, 소비자에게 비싼 값으로 팔아 이중으로 이득을 챙기는 현대의 기업인들이 들어야 할 말입니다. 

김만덕은 임금을 깎지 않을 뿐 아니라 서문객주에 비해 몇 배의 임금을 지불합니다. 그러나 그녀의 말에 의하면 그것은 정당한 노동의 대가입니다. 그러니 말하자면 서문객주는 지금껏 제주잠녀들의 노동력을 몇 배나 착취하고 있었다는 말이 됩니다. 

동문객주가 어려움에 처하자 모두들 임금을 얼마라도 깎아야 하지 않겠냐고 김만덕에게 권합니다. 심지어 잠녀들조차도 스스로 자기들의 임금을 깎아도 좋다고 합니다. 그러나 만덕은 절대 그럴 수 없고 그래서도 안 된다고 합니다. 왜일까요? 만덕의 생각은 대체 무엇일까요?

당장 어렵다고 임금을 함부로 깎는 건 좋은 품질을 포기하는 것이다

동수가 만덕에게 말합니다.

"실은 나도 잠녀들의 임금이 너무 높은 건 걱정이야."
그러자 만덕이 대답하지요.
"잠녀들의 임금을 낮춰서 이득을 볼 생각은 없어. 길게 보면 좋은 물건을 확보하는 게 더 이득이니까." 

그렇습니다. 만덕은 잠녀들의 임금을 깎아 작은 이득을 얻기보다 당장 힘들더라도 잠녀들의 높은 임금을 유지해 잠녀들이 보다 더 좋은 품질의 어물을 생산할 수 있기를 바라는 것입니다. 그게 더 큰 이득을 얻는 길이란 걸 만덕의 감각적인 기업가 정신은 알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럼 만덕은 그저 장기적으로 이득을 얻기 위해 잠녀들의 임금을 깎지 않았던 것일까요? 그건 꼭 그런 이유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보다 더 근본적인 이유가 있습니다. 만덕은 절대 사람을 버리지 않습니다. 그리고 지금껏 단 한 번도 사람을 버려본 적이 없습니다.

부보상들의 우두머리인 팔도도접장이 만덕에게 요구합니다. "우리와 거래를 하려면 강유지와의 관계를 끊으시오." 강유지는 새어머니인 오문선의 음모에 빠져 도망자 신세가 된 후 부보상단의 접장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강계만의 아들이란 사실이 탄로나 곤경에 빠졌습니다.

내가 살기 위해 사람을 버리지 않는다

팔도도접장은 강계만과는 불구대천의 원수지간이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김만덕은 단호히 말합니다. "팔도도접장님과 거래를 하고 싶습니다. 그러나 강유지 접장을 버릴 수도 없습니다. 전 아무리 다급해도 사람을 버려본 적이 없습니다. 그것이 제가 아는 신의입니다."


팔도도접장이 놀란 얼굴로 묻습니다.
"신의를 위해 사업을 포기한다?"
김만덕의 답변은 역시 우리를 실망시키지 않습니다.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판로는 제 스스로 개척할 겁니다. 함께 일하지 못해 유감입니다. 조심해 돌아가십시오." 

팔도도접장은 역시 아무렇게나 딴 자리가 아니었습니다. 그는 아마도 이 순간 김만덕의 실체를 알아보았을 것입니다. 그는 몇 날 며칠을 두고 김만덕이 어떻게 하는지 살폈습니다. 그리고 강유지가 어떻게 하는지도 살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결정했습니다. 김만덕과 거래를 트기로. 

"내 이제야 김만덕이 제주에서 가장 신의 있는 사람인 줄 알았소. 우리 부보상은 가장 좋은 품질만 취급하오. 물론 사람도 예외는 아니오. 그리고 강유지 자네, 부보상에서 내쳐지고도 신의를 지키기 위해 애쓰는 모습을 보았으니 내 오해를 풀겠네."
"네, 고맙습니다. 도접장님."
"다시 부보상에 돌아와 자네 아비와 다른 장사꾼이 되어 주겠나?." 
"예, 허나 앞으로 제 장사는 여기 이 동문행수를 위해서 쓸 것입니다. 그것이 이번 신의에 대한 보답입니다." 


임금을 깎지 않는 것도, 사람을 버리지 않는 것도 사업의 기본인 신의에서 나오는 것

김만덕은 신의를 지켜서 사람 하나를 얻은 것입니다. 그 사람은 앞으로 김만덕의 발이 되고 눈이 되고 귀가 될 것입니다. 만덕은 제주에 앉아서도 팔도의 정보를 모두 알았는데, 이제 동문에 가만 앉아서도 천하의 형세를 모두 알게 되었습니다. 가장 이문이 남는 장사를 한 셈이 아닙니까?


<거상 김만덕>을 보면서 그런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요즘도 저런 장사꾼이 있을까? 삼성과 현대는 그래도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에서 내노라하는 기업인데, 어떨까? 어떻습니까, 여러분, 우리나라에 김만덕처럼 당장 어려워도 임금을 깎지 않고 제값을 쳐주며, 제 살자고 사람을 버리지 않는 그런 기업 보셨습니까?

그런데 제 눈엔 당장 어렵지 않은데도 약간의 이문을 더 챙기려고 쥐꼬리만한 임금을 깎거나, 별로 죽을 일이 없는데도 원가절감이다 정리해고다 해서 사람을 내쫓는 기업들만 보입니다. 제 친구놈도 다니던 직장에서 임금을 깎였다고 하네요. 그는 비정규직이라 어디 하소연할 곳도 없답니다.

<거상 김만덕>을 보며 슬퍼지는 이유였습니다.
Posted by 파비 정부권
최석봉의 아버지는 강철민이 아니라 하준태?

아빠 찾아 삼만 리 부자의 탄생이 막판에 또 한 번 기막힌 반전을 시도하고 있다. 그동안 최석봉의 아버지로 지목되었던 인물은 오성그룹의 이중헌 회장에서 다시 부호그룹 부귀호 회장으로 바뀌었지만, 이들은 모두 유전자 검사 결과 최석봉과 친자관계가 아닌 것으로 판명났다. 그러다 마지막으로 이중헌 회장의 증언에 의해 이들의 절친한 친구였던 강철민이 최석봉의 아버지로 판명이 난 것이다.


이중헌 회장의 실수, 석봉 아빠를 잘못 짚었다?

이중헌 회장의 고백에 의하면 강철민은 이중헌 회장의 실수로 젊은 나이에 죽고 말았다. 약혼자가 있던 이중헌의 동생과 애정행각을 벌이던 강철민에게 "너 같은 놈과는 도저히 같이 사업을 할 수가 없다"면서 실랑이를 벌이다 강철민이 건물 공사장 아래로 추락하는 사고가 일어났던 것이다. 이중헌과 강철민 그리고 또 다른 한 명의 친구 하준태는 아주 절친한 친구 사이였다.  

이들은 모두 재벌2세들이었는데, 이들은 희귀금속사업에 함께 열정을 불태우고 있었다. 그런데 강철민과 약혼자가 있는 이중헌의 동생이 애정행각을 벌이고 있는데 대한 불만으로 이중헌이 사업에서 손 떼겠다고 선포하자 강철민이 이의 제고를 설득하는 과정에서 사고가 일어나고 말았던 것이다. 평생 죄책감에 시달리던 이중헌은 그의 아들로 보이는 최석봉이 나타나자 고민이 더욱 깊어졌다.  

결국 이 모든 사실을 알게 된 최석봉과 이신미, 이제 막 사랑이 싹트기 시작한 이들에게 가혹한 시련이 닥친 것이다. 최석봉의 갈등도 이만저만이 아니었을 것이지만, 영원히 열리지 않을 것 같았던 마음의 문을 연 이신미의 고통도 보통이 아니었다. 그렇다고 자기 아버지로 인해 평생을 찾아다닌 아버지가 죽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최석봉에게 달리 무어라 할 수도 없는 상황.


그런데 막판 2회를 남겨둔 마지막 장면에서 강철민이 최석봉의 아버지가 아닐지도 모른다는 암시가 나온 것이다. 이중헌 회장이 가지고 있던 빛바랜 사진, 그 사진을 하준태도 갖고 있었다. 사진 속에는 사람이 있었는데, 그들은 이중헌, 강철민 그리고 하준태였다. 병원에서 만난 세 사람, 하준태와 최석봉 그리고 이신미, 하준태가 사진을 가리키며 신미에게 말했다. "니 아버지…." 

입을 다물고 있던 하준태, 드디어 입을 열었다. "이게 니 아빠"

그리고 다른 한 사람을 짚으며 말했다. "철민이…." 그럼 남은 가운데에 선 인물, 그가 바로 하준태란 얘기다. 헉, 그런데 이럴 수가! 사진의 가운데 인물, 어디선가 보았던 사람이다. 어디서 보았을까? 그는 다름 아닌 1부에 등장했던 바로 그 사람, 최석봉의 엄마가 애타게 기다리던 사람, 최석봉이 그토록 찾아 헤매던 바로 그이였던 것이다. 세상에.

그렇다면 하준태가 최석봉의 아버지? 그런데 왜 이중헌 회장은 강철민으로 잘못 짚었던 것일까? 그러고 보니 프런티어 그룹의 추영달 회장이 부하직원을 시켜 하준태의 병실에서 훔쳐온 물건들 중에는 하준태의 희귀금속 몰리브덴 광업 허가권과 더불어 강철민의 유품에서 최석봉이 가지고 있는 것과 똑같은 목걸이가 나왔다. 그걸 본 추영달의 놀란 표정으로 보아 거기에 또 다른 무슨 비밀이 있는 것일까? 석봉이 갖고 있는 목걸이는 강철민의 목걸이가 아니란 얘기가 되는데.

그리고 낚시터에서 최석봉의 목걸이를 발견하고 무작정 최석봉의 집에 기생하다 결국 최석봉을 꼬드겨(?) 희귀금속사업을 같이 하게 된 우병도, 그는 또 무엇을 알고 있는 것일까? 그는 아직 그가 왜 최석봉의 목걸이를 보고 무작정 최석봉과 동거에 들어갔는지 거기에 대해 아무런 해명도 하지 않았다. 그냥 목걸이 때문에 필이 왔다고만 했을 뿐. 혹시 하준태와 관계있는 비밀이 있는 것은 아닐까?

이거 이야기가 희한한 방향으로 돌아간다. 아무튼, 사진 속 하준태라고 지목된 인물은 틀림없이 최석봉의 엄마가 젊었을 때 공항에서 만나 하룻밤을 보냈던 그 남자가 분명하다. 삼단논법으로 계산해 보았을 때 하준태는 영락없는 최석봉의 아버지가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일을 어찌 한다? 실컷 강철민의 무덤에 찾아가서 온갖 청승을 다 떨어놓고 이제 다시 아버지가 바뀐다니.

석봉의 아버지로 알고 있던 철민의 유품상자에서 나온 목걸이의 비밀

이거 궁금해서 다음 주까지 어떻게 기다려야 할지, 그러니까 일단 결론부터 내리고 보자. 최석봉의 아버지가 강철민이라고 생각했던 것은 큰 실수였다. 사실 유전자 검사 등 기본적인 확인절차도 없이 무턱대고 이중헌 회장의 판단만 믿었던 잘못도 있다. 아직 최석봉은 이 기가 막힌 오류에 대해 모르고 있다. 물론 이신미도 모른다. 아는 사람은 우리 시청자들과 하준태뿐.  

그런데 왜 하준태는 최석봉이 목걸이를 들고 나타났을 때 진실을 밝히지 않았을까? 하긴 그동안 그의 태도에선 석연찮은 점이 많이 있었다. 그는 최석봉을 보자 심경의 변화를 일으킨 게 분명한 듯한 태도를 여러 번 보였다. 완벽하게 말을 잃고 아무런 행동도 취하지 못하는 중환자가 석봉에게 우산을 쥐어주는가 하면 간호사를 통해 젖은 옷도 갈아입히도록 했다.

이신미가 최석봉과 함께 왔을 때는 말까지 해서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하준태가 말을 했다는 사실도 현재로선 석봉과 신미밖에는 모른다. 이런 변화들은 그가 충분히 자기가 석봉의 아버지임을 밝힐 만한 의사능력이 있음을 말해준다. 그런데 왜? 그는 아무런 말도 표시도 하지 않았던 것일까? 혹시 희귀금속 사업과 관련해 하준태가 의도하는 어떤 비밀이? 그리고 거기에 우병도가 관계가?


모를 일이다. 그러나 어쨌든 다음 주에는 모든 것이 밝혀진다. 성질 급하게 내린 결론은, 최석봉의 아버지는 하준태였다. 그리고 최석봉은 희귀금속사업을 해서 큰 부자가 될 것이다. 드라마가 의도했던 부자의 탄생, 부자가 되는 비결이 고작 희귀금속사업이었다니, 이 부분에 대해선 실망하지 않을 수 없지만, 그렇다고 부인할 수도 없긴 하다.

부자의 탄생이 주는 교훈, 부자가 되려면 부모를 잘 만나야

부자는 결국 끈기 있는 자에게 주어지는 상이라는 우병도의 말도 일리가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니까. 그러나 현실에선 우병도의 말은 거의 불가능하다. 요즘은 부모를 잘 만나야 부자가 될 수 있다. 그래서 부자의 탄생이란 제목을 단 이 드라마의 줄거리도 아빠 찾아 삼만 리 아니었던가. 그러니까 현실에 입각해 말하자면, 그리고 약간은 이상적인 이 드라마의 메시지도 마찬가지로, 부자의 탄생 비결은 아빠를 잘 만나는 것이다.

그건 그렇고 만약 최석봉이 하석봉인 것으로 최종 확인되었을 경우, 부호그룹의 상속문제는 어떻게 되는 걸까? 원래 부호그룹의 회장 자리는 하준태의 것이었다. 그런데 그가 실어증을 동반한 중병에 걸리는 바람에 사위인 부귀호에게 넘어갔던 것 아닌가? 한 번 넘어갔으니 끝이라고? 글쎄 그건 나도 잘 모르겠다. 그런 복잡한 문제는 자기들끼리 처리하라고 그러고, 우린 그저 누가 최석봉 아빠인지 그거만 확인하면 되는 것이겠지, 그래, 그렇지. 
                                                                              제블로그가 맘에 들면 구독+신청 Qook!사이판 총기난사 피해자 박재형 씨에게 희망을 주세요. ☜클릭
Posted by 파비 정부권
"부자의 병? 바로 참지 못하는 병이에요, 그거 놔두면 화병 되죠"

부자의 탄생은 참 독특한 드라마입니다. 엄마 찾아 3만 리는 봤지만, 아빠 찾아 서울까지 와서 겪게 되는 에피소드는 이 드라마가 처음이 아닌가 생각이 됩니다. 저도 아빠의 한 사람으로 한편 뿌듯하기도 합니다. 엄마들만 아이들에게 인정받는 것이 아니라 아빠들도 이렇게 사랑 받고 있단다, 하고 생각하니 기쁘기 한량없습니다.


아, 이거 좀 오버페이스였나요? 아무튼 부자의 탄생이 특이한 시나리오를 가졌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애초에 부자의 탄생을 통해 어떻게 부자가 되는지 그 비결을 알게 될 것으로 기대했었지만, 이제 겨우 4회를 남겨놓은 시점에서 이 기대는 접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대신 주인공 최석봉의 아버지가 누구인지 여기에 모든 초점이 모아지고 있는 거 같습니다. 

결국 원래의 기대와 많이 어긋나게 된 것인데, 부자의 탄생이란 부모를 잘 만나야 이루어질 수 있는 일이다, 뭐 이런 이야기가 되는 것 같아 좀 씁쓸하긴 합니다. 어찌 되었든 석봉이 아버지를 찾아 헤매는 순애보는 참 볼만 합니다. 마치 퍼즐게임을 하듯 펼쳐지는 반전들이 재미와 흥분도 줍니다. 거기에 이신미 역의 이보영이 보여주는 새로운 매력도 볼거리입니다. 

이보영이 만드는 툭툭 던지는 도발적 말투와 도회적 이미지의 캐릭터는 참으로 신선합니다. 그러고 보니 저는 서동요에서 이보영을 보고 이번이 처음입니다. 그래서인지 신미 역의 이보영과 선화공주 역의 이보영을 처음엔 매치시키지 못했습니다. 선화공주도 좋았지만, 신미가 저는 더 멋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저는 이 드라마를 보면서 눈여겨보게 된 인물이 따로 있습니다.


부태희가 보여주는 부자의 병, "나 부태희야, 안 되는 게 없어"

바로 부태희입니다. 그녀는 재벌회장의 상속녀입니다. 어려서부터 오냐오냐 하고 길렀으므로 천방지축입니다. 그녀의 장점은 갖고 싶은 것이 있으면 무엇이든 가질 수 있다는 것이며, 단점이라면 무엇이든 갖고 싶은 것이 있으면 참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그녀의 이런 태생적 환경은 그녀를 식탐에 빠지도록 만들었습니다. 욕구 불만이 생기면 참지 못하고 먹어대는 것입니다.

이런 부태희 역을 잘 소화하고 있는 배우는 이시영입니다. 이시영? 그러고 보니 이보영과 이름도 비슷하네요. 이시영은 신인배우지만 부자의 탄생을 통해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습니다. 그만큼 부태희 역을 잘 하고 있다는 말이겠지요. 그럼 제가 부태희를 가장 눈여겨보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다름 아닌 부자의 병입니다. 부태희를 통해 부자들이 공통적으로 가졌음직한 병을 보게 된 것이지요.  

부태희는 늘 이렇게 말합니다. "나 부태희야, 부태희." 이 말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이겠습니까. "나 부태희가 못할 것은 하나도 없다, 가지지 못할 것도 하나도 없다, 누구든 내 앞에선 무릎을 꿇어야 한다." 뭐 이런 말이겠지요. 이런 태도는 그냥 얻어진 것은 아닙니다. 그녀의 아버지 부귀호도 똑같습니다. "나 부귀호야, 부귀호." 그녀의 동생도 나중에 크면 그러겠지요. "나 부태경이야, 부태경."

이 간단명료한 언어가 함축하고 있는 것은 바로 돈의 위력입니다. 돈이면 안 되는 것이 없다, 그게 이 짧은 구절이 지시하는 바인 것입니다. 사실 이 말은 맞습니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돈이면 안 되는 게 거의 없는 세상입니다. 자본주의 세상이기 때문이죠. 자본주의란 다름 아닌 자본이 주인인 세상이란 뜻입니다. 그러니 당연히 돈이면 안 되는 게 없어야 합니다.


자본주의 세상의 주인 돈으로도 안 되는 것이 있을 때는?

그러므로 부태희가 늘 입에 달고 다니는 "나 부태희야, 부태희" 이 말을 우리는 인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래, 너 부태희야, 부태희 맞어." 이렇게 말입니다. 그런데 세상이 아무리 돈이 주인행세를 하는 시대라지만, 돈으로도 안 되는 게 있습니다. 아니 나이가 한 살 두 살 더 먹어가면서 안 되는 게 점점 많아진다는 사실을 깨닫기 시작합니다. 이때 이들이 할 수 있는 일이란 무엇일까요?

부자의 탄생에서 부태희의 행태는 그렇게 할 일이 별로 없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럴 때 그녀가 하는 것은 마구 먹어대는 것입니다. 부태희의 개인비서인 윤비서의 중요한 업무 중 하나가 바로 부태희의 식탐을 막는 것입니다. 부자들이 가진 병이란 바로 이것입니다. 세상엔 안 되는 일도 참 많다는 것을 알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걸 참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 결과는 부태희처럼 아이스크림을 마구 먹어대거나 케이크에 코를 쳐 박고 숨을 들이켜야 하는 식탐으로 나타나기도 하지만, 때로 자살이란 극단적 충동으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고인의 명예 때문에 함부로 이름을 말하기는 어렵지만, 대한민국 재벌 1, 2위를 다투는 S그룹과 H그룹의 2세들이 겪었던 비운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저는 그들이 겪었던 고뇌와 부태희의 식탐이 별로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부태희는 현명한 편입니다. 아니 현명하다는 표현은 적당하지 않은 어법일 수 있겠군요. 그럼 행복하다고 하겠습니다. 그녀는 안 되는 일이 있을 때, 자기 마음을 다스리기 힘든 고통과 마주쳤을 때, 생으로부터의 탈출이라는 극단적인 방법 대신 식탐을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방법을 찾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 역시도 결국엔 비만, 당뇨, 고혈압 등을 만나는 결과를 얻겠지만 말입니다.
 

한때 식탐 때문에 그 날씬한 부태희가 이랬던 적도 있었네요. 그래서 부귀호가 결사적으로... ㅋㅋ


어쨌든 제가 오늘 부자의 탄생을 통해 발견했다는 부자의 병은 요약하자면 돈병이었습니다. 돈이 너무 많아서 생긴 병, 돈이면 모든 게 다 된다고 생각하는 병, 그래서 안 되는 것도 있다는 사실을 알지도 못하고 이해하지도 못하는 병, 그래서 안 되는 일을 만나면 참을 수 없는 병, 그게 발전하면 화병이 되는 겁니다. 화병, 우리 모두 잘 알지만 그거 굉장히 무서운 병입니다.

부자의 병은 돈이 많아서 생기는 병, 발전하면 화병

그 옛날 전설적인 명의 화타나 편작도 다른 병은 다 고쳐도 화병은 어렵다고 했습니다. 부태희를 보면서 그녀가 소리 지르고 던지고 하면서 천방지축 날뛰는 것도 알고 보면 화병의 전단계가 아닐까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나 부태희에겐 화병이 운명을 덮치기 전에 그녀를 구해줄 탈출구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식탐입니다. 풍성한 케이크가 그녀를 화병으로부터 보호해주는 명의인 셈이지요.

그러므로 그녀를 비만으로부터 보호한답시고 부귀호가 그녀의 식탐을 계속 막는다면 나중에 어떻게 될지는 정말 모르겠다, 그런 생각까지 했습니다. 정말이지 그녀에게 식탐마저 없다면 무엇이 그녀의 욕구불만을 풀어줄 수 있겠습니까. 그럼 화병 걸리는 거지요. 그러고 보면 재벌 2세도 꼭 좋은 것만은 아닙니다. 얼마 전에 그런 기사 모두들 보신 기억나시는지요? 

유흥주점 종업원들에게 맞고 돌아온 아들의 복수를 하기 위해 국내 굴지의(?) 조폭조직을 동원했다는 어느 재벌그룹 회장님도 재벌 2세였지요. 그는 유흥주점 종업원들을 무릎 꿇려놓고서는 직접 손까지 봤다는데요, 이 기사를 읽고 모두들 놀라지 않은 사람이 없었을 겁니다. 재벌의 검은 위력을 새삼 실감했을 터이기도 하고. 그러나 그게 병이란 것입니다. 

그들은 그렇게 살다가  어느 날 돈으로도 안 되는 게 있다는 사실을 절감하게 됐을 때, 그때 결국 그들이 할 수 있는 일은, 안 되는 일을 포기할 줄 아는 지혜를 터득하는 게 아니라 생을 포기하는 극단을 선택하게 되는 경우가 허다하더라는 겁니다. 자그마한 상처에도 참지 못하고 비명을 지르고 물건을 집어던지며 화를 풀어야만 하는 부태희, 그녀는 부자병자의 전형인 셈이지요.

그래도 그녀는 행복합니다. 죽지는 않을 것 같으니까요. 
                                                                              제블로그가 맘에 들면 구독+신청 Qook!사이판 총기난사 피해자 박재형 씨에게 희망을 주세요. ☜클릭
Posted by 파비 정부권
거상 김만덕의 노블레스 오블리주와
그 옆에 선 초라한 부자 감세, 진짜 안 어울리네ㅠㅠ~ 

요즘 KBS가 부자들 이야기를 여러 편 동시에 드라마로 만들어 방영하고 있는 것에 대해 의혹의 눈길을 보내는 곱지 않은 시선들이 있습니다. 학벌사회를 조장하는 것 아니냐는 일부의 따가운 눈충을 받기도 했던 <공부의 신> 후속 프로로 <부자의 탄생>이 그리고 경주 최부자집 이야기를 다룬 <명가>에 이은 후속으로 <거상 김만덕>이 등장한 것에 대한 비판들이지요. 

부자의 탄생과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다룰
<거상 김만덕>


<부자의 탄생>과 <거상 김만덕>은 비슷한 면이 있습니다. KBS는 보도자료를 통해 <부자의 탄생>을 만든 배경으로  "가난한 밑바닥 인생도 노력하면 상위 1% 로열패밀리가 될 수 있는 희망의 비법을 전수하"는 것이라고 했다고 합니다. <거상 김만덕>도 마찬가집니다. 밑바닥에서 전전하던 김만덕이 갖은 고생을 겪고 마침내 거상이 되는 것이 드라마의 줄거리입니다.

그리고 이들에겐 또 하나의 공통점이 있습니다. 바로 노블레스 오블리주입니다. <부자의 탄생>에 등장하는 재벌상속녀 이신미는 재벌 딸답지 않게 근면검소한 습관이 몸에 배어 있습니다. 그녀는 대한민국 최고 재벌 오성의 전략기획본부장으로서 뛰어난 수완을 보이기도 합니다. 재벌이 되겠다고 큰소리치는 석봉도 마찬가집니다.

그는 비록 밑바닥에서 전전하는 인생이지만 매우 양심적입니다. 상대를 기만하거나 부당하게 억압하는 일은 절대 하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부자들은 매우 검소하고 정의로우며 열심히 일해야만 될 수 있다는 그런 메시지를 담고 있는 것이죠. <거상 김만덕>도 이런 면에선 <부자의 탄생>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봅니다.

김만덕도 어려운 환경에서도 절대 남을 기만하거나 불법적으로 돈을 벌지 않습니다. 그리고 매우 검소하고 근면합니다. 게다가 마음이 착해서 항상 자기보다 남을 먼저 생각합니다. 실제로 실존인물 김만덕은 그런 인물이었습니다. 기록에 의하면 김만덕은 1795년 제주도에 대흉년이 들었을 때 전 재산을 풀어 제주도민을 구휼했다고 합니다.


나라님도 못 구한다는 가난을 구한 김만덕

"가난은 나라님도 구하지 못한다"는 속담이 있지만, 나라님도 아닌 일개 여인 김만덕이 가난에 죽어가던 사람들을 살린 것입니다. 이에 감탄한 정조 임금이 김만덕을 칭송하고 상을 내리며 소원을 물었다고 하지요. 그랬더니 김만덕이 "서울에 가서 궁궐을 구경하고, 금강산도 유람하고 싶다"고 했다 합니다. 물론 정조는 김만덕의 소원을 들어주었지요. 

당시 제주도민은 제주도를 벗어나 육지로 나갈 수 없는 것이 국법이었습니다. 그러나 정조는 관례를 깨고 김만덕을 서울로 불러 내의원 의녀반수라는 벼슬까지 내리며 공을 치하했다고 합니다. 김만덕을 직접 만나 교분을 텄던 정조의 개혁 파트너요 남인의 영수였던 채제공은 그녀에게 반해 <만덕전>을 지어주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후에 추사 김정희나 다산 정약용 같은 인물들도 김만덕을 기려 그녀에 관한 글을 썼으며, <만덕전>과 같은 전기가 다섯 권이나 전해진다고 하니 그녀의 선행이 실로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표본이었음은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오래 전에 KBS 역사스페셜에서 했던 <제주의녀 김만덕>(그때 진행을 고두심씨가 했었지요?)을 통해 이미 많은 사람들이 그녀를  잘 알고 있었지요. 

그래서 저는 부자들의 이야기를 이명박 정권의 기업 프렌들리 정책과 결부시켜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주장들이 상당한 설득력을 갖고는 있지만 꼭 그렇게 부정적으로만 볼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어쨌든 김만덕과 같은 부자들이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는 모습을 오늘에 사는 우리가 되새겨 보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지요. 

거상 김만덕 옆에 선 부자감세, 정말 안 어울린다

<거상 김만덕> 뿐만 아니라 <부자의 탄생>도 재밌게 보아야겠다고 생각한 것도 그 때문입니다. 그리고 실제로 이 두 프로는 나름 재미가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오늘 다음뷰를 검색하다가 신기한 장면을 목격했습니다. 제가 아무리 이해하고 재밌게 보겠다고는 했지만, 부자들의 일대기를 다룬 드라마를 집중 편성한 것이 현 정부의 의도와 아주 관련이 없다고 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 


다음뷰 상단에 랭크된 인기 주제들을 살펴보았더니 글쎄 거기에 거상 김만덕과 함께 부자감세가 올라 있군요.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한 거상 김만덕과 부자감세라…, 부자 감세에 열을 올리는 이명박 정부의 기업 프렌들리 정책을 홍보하기 위해 왕년의 부자들이 보여준 노블레스 오블리주와 부자 감세가 동시에 줄을 서있으니 묘한 느낌이 들지 않으십니까? 

물론 이것은 일부러 의도한 것은 아닐 테지요. 어쩌다 부자 감세와 거상 김만덕이 함께 다음뷰 상단에 줄을 서는 우연이 연출된 것이겠지요. 그러나 어떻든 이 장면을 보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기업가 출신의 대통령이 고작 하는 일이 부자들 감세나 해주려고 발버둥을 치는 모습이 왜 하필 전 재산을 털어 사람들을 살린 김만덕의 옆에 서있을까 하고 말입니다.  

"내가 번 돈은 사실은 내 것이 아니라 제주도민으로부터 나온 것이므로 돌려주어야 한다"던 거상 김만덕의 옆에 선 부자 감세, 이거야말로 아이러니가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부자 감세로 얻어진 것이 무엇입니까? 경제발전? 고용증대? 절반에 가까운 노동자들을 정리해고 한 대림차 사태는 아직 진행 중에 있고, 금호타이어는 1200여 명에 달하는 노동자들을 정리해고 했습니다.

오늘날의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부자들이 세금을 많이 내는 것

위 사진에 나오는 다음뷰 기사 제목에서도 보듯이 부자들은 감세라는 선물을 받은 반면 서민들은 증세라는 폭탄을 맞았지요. 부자 감세의 여파로 지방에 내려 보내는 정부의 교부금이 줄어들었고, 이는 다시 서민들에게 돌아갈 복지의 축소로 이어졌습니다. 당장 가장 피해를 본 것은 장애인들이었습니다.

중증장애인 활동보조인 예산이 대폭(사실상 거의) 삭감되자 송정문씨가 대표로 있는 경남장애인자활센터가 한나라당 안홍준 의원 사무실 앞에서 몇 달간 노숙농성을 하기도 했었지요. 송정문씨(그녀는 진보신당 국회의원 후보로 나오기도 했었지요)와 안면이 있는 저도 그 자리에 가끔 갔었지만,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한나라당 간사인 안 의원은 아예 나타나지도 않았습니다.

아무튼 이왕 김만덕의 옆에 섰으니 이거 하나만은 알아 주셨으면 합니다.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라는 말은 하지 않겠습니다. 김만덕처럼 전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라는 따위의 말도 하지 않겠습니다. 그러나 세금만은 제대로 내십시오. 아니 많이 내십시오. 국민들의 돈으로 사업을 벌여 국민들을 상대로 돈을 벌었으니 세금이라도 많이 내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부자 감세라니요. 부끄럽지도 않습니까? 앞으로 <거상 김만덕>을 열심히 보면서 반성하시기 바랍니다. 아마도, 어쩌면, <거상 김만덕>은 소위 이명박 정부의 낙하산 인사라는 오명을 쓰고 입성한 KBS 사장님이 대통령과 정부를 위해 특별히 만든 작품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그러고 보니 KBS 사장님, 진짜 충신이로군요.
 
예? 개미 하품하는 소리 하지 말라고요?  ^*^
                                                                                                       제블로그가 맘에 들면 구독+신청 Qook!사이판 총기난사 피해자 박재형 씨에게 희망을 주세요. ☜클릭
Posted by 파비 정부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