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장악'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08.12.29 MBC파업, “구속도 각오, 이기기 위한 싸움의 시작” by 파비 정부권 (7)
  2. 2008.10.07 잃어버린 10년? 그들에게 이미 국민은 전투의 대상이었다. by 파비 정부권 (29)
  3. 2008.09.26 조중동, 니들이 범죄집단이지 신문이야? by 파비 정부권 (8)

언론노조 문화방송 마산지부 오정남 지부장을 만났다. 경남도민일보 김주완 부장의 인터뷰자리에 배석하는 형식이었다. 인터뷰는 마산MBC 6층 노조사무실에서 진행되었다. 우리는 오 지부장을 만나기 위해 11시를 넘긴 어두운 MBC 사옥 앞에서 기다렸다.    

오 지부장을 비롯한 MBC 조합원들은 관광버스 2대에 나눠 타고 서울 농성투쟁에 다녀오는 길이었다. 차가운 겨울바람을 맞으며 사진을 찍기 위해 기다렸지만, 찍지는 못했다. 잠깐 한눈을 파는 사이에 차가 이미 도착해버렸던 것이다. 밤 11시 40분이 지나고 있었다.

푸근한 인상의 마산MBC 노조지부장

인터뷰는 주로 김주완 부장이 질문하고 오정남 지부장이 답변하는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노트북을 켜놓고 질문하는 김주완 부장이 마치 취조하는 형사처럼 보였다. 오 지부장은 친절하게 답변했고 목소리도 매우 좋았다.

오정남 지부장은 목소리뿐 아니라 인상도 그만이었다. 나와는 비슷한(내가 기껏 몇 살 더 많겠지만) 연배임에도 역시 아나운서 출신답게 매우 젊어보였다. 피부도 매우 좋았다. TV에서 볼 때보다 더 깔끔한 인상이었다.

그래서 나는 인터뷰가 진행되는 내내 이렇게 귀족처럼 보이는 사람들이, 실제로 귀족인지도 모르겠지만, 어떻게 파업을 결행하게 되었을까 내심 매우 궁금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김 부장의 질문이 어느 순간 이 지점에 집중되고 있었다.

오정남 위원장 /오마이뉴스

“아니 MBC 기자들이라고 하면, 말하자면 귀족들 아닙니까? 가만있어도 먹고사는 문제에 특별히 고민될 일이 있는 것도 아니고… 민영화 되면 SBS처럼 월급도 더 받을 수 있고, 오히려 더 좋을 수도 있는데 말이죠. 그런데 어떻게 전 조합원이 이렇게 열성적으로 파업에 참여하는지 그 이유가 궁금하군요.”

MBC 노조원들이 파업하는 이유가 궁금하다

김 기자가 좀 짓궂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사실은 내가 가장 궁금한 지점이기도 했다. 이명박 정권이 방송장악을 통해 집권을 연장시키려 한다는 점은 어린아이도 다 아는 사실이다. 정권의 방송장악을 통해 가장 크게 피해를 보는 것은 국민이다.

그러나 이 국민이란 대단히 추상적인 말일 뿐이어서 실상은 그 누가 피해자인지 애매하게 만드는 말일 뿐이다. 그리고 방송사의 주인이 정권이 되건 대자본이 되건 MBC 조합원들의 입장에서는 크게 문제될 것이 없을 것처럼 생각되었다.

“이건 밥그릇 싸움이 아닙니다. 그렇게 몰아가는 사람들도 있는데, 물론 조중동이죠. 그러나 이건 임금문제도 아니고… 민생법안이죠. 정권이 의도하는 대로 법안이 통과되면 자본이 원하는 방송만 나가겠죠. 말하자면 삼성이 지배하는 방송을 만들어주자 이런 거 아닙니까?”

이명박 정권과 조중동, 삼성과 같은 대재벌의 이익을 대변하는 방송으로 전락하고 난 뒤의 방송이 1%의 국민들을 위해 존재한다고 보면, 방송법 개악의 최대 피해자는 99% 국민이란 결론이 나온다.

재벌이 지배하는 방송? 절대 안 된다

“지금 이명박 정권은 논쟁의 영역이라든지 절차적 민주주의 같은 데 대한 개념이 없습니다. 대화가 필요 없다는 식이죠. 무조건 법제화로 때리겠다는 겁니다. 이렇게 된 데에는 느슨하게 대응한 우리의 책임이 크다고 통감하고 있습니다.”

‘느슨하게 대응한 결과적 책임에 대한 통감’을 나는 앞으로 뉴스데스크 등 발언의 기회가 있는 곳에서 가능한 자기주장을 보다 확실하게 하겠다는 MBC의 의지로 해석했다. 오 위원장의 표현대로라면 “이 정권이 논리로 안 되고 물리력으로 상대해야 하는 정권”임을 깨달았다는 것이다.

어제 한나라당사 앞에는 물대포까지 동원한 경찰병력이 주둔하고 있었다고 한다. 경찰 쪽에서 먼저 “물대포를 쏘아 강제로 해산시키겠습니다. 어서 해산하시오.” 하며 선무방송을 시작하자 MBC 조합원들이 경찰을 향해 계란을 던졌다.

그러자 경찰 대장이 나와서 “한번 던져보세요. 우리는 찍고 있겠습니다. 사진 잘 찍는 사람 있어요.” 하며 비아냥거렸다. 그 모습을 보는 순간 무섭다기보다 황당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이 정권과 공권력이 갈 데까지 갔다는 느낌이 들었던 것이다. 김 기자가 이어서 물었다.

이기기 위한 싸움의 시작

“촛불 100만명이 모여도 끄떡 않는 mb정권에 덤벼드는 MBC가 무모하다고 생각지 않습니까?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오 지부장의 대답은 간단했다. “이 싸움은 이기려고 하는 싸움의 시작입니다.”

이번 정치파업이 노조 입장에선 불법파업을 감수하고 진행하는 것이기 때문에 지도부 검거에도 대비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이미 이에 대비한 1선, 2선의 지도부가 준비되어있다는 말로 비장한 투쟁의지를 대신했다.

마산MBC 시사포커스를 진행하고 있는 오정남 아나운서. 현재 MBC 노동조합 마산지부 위원장.

나는 인터뷰하는 동안 처음에 가졌던 궁금증이 어느 정도 해소되는 시원함을 느꼈다. 오 지부장은 이명박 정권이 ‘대운하’를 잠시 접어둔 이유를 우선순위에 대한 조정이란 말로 설명했다. 이 정권은 먼저 방송을 장악하는 것이 최우선과제라고 인식했다는 것이다.

“방송장악 문제가 풀리고 나면 그 다음은 대운하를 다시 꺼내들 것이고, 그리고 여기서 그치지 않고 의료, 교육 등 모든 분야로 자신들의 이해를 관철시키려고 할 것입니다. 이명박 정권은 철학 같은 것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이해에 부합하는 일이라면 무엇이든지 물불 안 가리고 할 거란 말이죠.”

MBC 파업투쟁, ‘밥그릇’ 보다 더 중요한 ‘양심’ ‘사명감’의 싸움

나는 아직도 MBC 조합원들이 이명박 정권에 대항하여 결사항전(!)의 전의를 불태우는 이 ‘초유의 사태’에 대하여 완전히 이해하지는 못한다. 사실 나에게 아직 그들은 귀족노동자다. 노동자란 호칭도 그들이 언론노조 조합원이기 때문에 붙여주는 것이다.

그러나 오 지부장의 인터뷰를 옆에서 경청하면서 그들에게 밥그릇보다 더 중요한 어떤 사명감 같은 것이 있다는 것을 느꼈다. 신문시장은 이미 ‘조중동’이 장악하고 있다. 이제 방송마저 장악한다면 이명박 정권에겐 거칠 것이 없다. 인터넷이 있다지만 곧 무차별적인 미군의 폭격에 노출된 이라크처럼 고립무원이 될 것이다.

나는 KBS가 이미 mb의 방송특보가 사장으로 앉으면서 꽤 변질되지 않았나 걱정하고 있다. SBS는 어차피 민영방송이다. SBS가 아직 민영으로서 제 갈 길을 마음대로 가지 못하는 것은 KBS와 MBC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 MBC만이 고독한 전장에 서있다.

“대체로 5공이 만든 부자연스러운 체제에 살다보니 몸과 마음이 보수적이어서 이런 상황이 어색한 구성원도 있을 줄 압니다. 그러나 인식으로만 공유했던 것들이 몸까지도 공유하게 되면, 내부 성원들이 많이 달라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나아가 가족들까지도 함께 하게 될 겁니다.”

이명박 정권이 만든 전사들

마산MBC 지부장은 조용하지만 의지가 결연했다. 그들은 전사가 되어있었다. 나 같은 사람에겐 아직도 그들은 가까우면서도 먼 귀족(?) 노동자들이지만, 그들은 이미 진심으로 우리 곁에 한걸음 성큼 다가서 있었다. 그들은 따뜻하고 익숙한 스튜디오의 안락함도 버리고 이 추운 한겨울 거리에 나앉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오 위원장이 인터뷰 초두에 (내가 자세히 들은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이건 밥그릇 싸움이 아니라… 민생법안이죠.” 라고 했던 말의 의미를 이제야 알 것 같다. 방송이 무너지는 것은 그 다음 민생이 무너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랬다. 그것은 민생이 사느냐 죽느냐 하는 문제였다.

새벽 2시가 넘은 시간, 돌아오면서 나는 그런 생각을 했다. “정말 무서운 놈들이다.” 그러나, 나는 곧 오 위원장의 말을 상기했다. “이 싸움은 이기려고 하는 싸움의 시작입니다.” 그렇군. 아무런 철학도 개념도 없는 mb정권보다 양심과 사명감으로 무장한 MBC 노조원들이 더 무서운 존재들이다.

그들은 다름 아닌 mb가 만들어낸 전사들이었던 것이다.                                         


2008. 12. 27일 토요일 아침에,  파비                         
                                                                     
※ 이 포스팅은 경남도민일보 취재기사 발간에 맞추어 발행했음    
Posted by 파비 정부권

나는 노무현을 찍지 않았다. 그러나 나는 노무현이 당선됐을 때 감격해서 동이 트도록 오징어를 뜯으며 맥주를 마셨고, TV에서 흘러나오는 당선방송을 보고 또 보았다. 노무현도 대통령이 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얼마 안 있어 노무현이 검사들과 대화를 한답시고 TV 앞에 앉았을 때, 나는 또다시 오징어를 뜯고 맥주를 마시며 분개했다. “어떻게 쥐어준 권력인데 그따위 허접한 검사들을 모아놓고 손수 칼을 쥐어준단 말이냐.”

봉하마을 주민이 된 노무현=경남도민일보


'잃어버린 10년', 그리고 '인터넷검열'을 보며 드는 단상(斷想)

그리고 대통령이 된지 얼마 되지도 않아 조중동으로부터 온갖 수모를 다 당하고 마침내 별다른 이유도 없이 국회에서 탄핵되었을 때, “거봐라, 칼 쥐어주었더니 그 칼 내다버리고 잘하는 짓이다.”하면서 조롱했다. 어쩌면 허탈감과 배신감이 나를 사로잡았던 것인지도 모르겠다.

나는 노무현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나는 그가 김대중 정부에 이어 추진한 신자유주의적 경제정책들이 서민경제 파탄의 주범이라고 믿는 사람이다. 한미FTA는 그가 추진한 정책 중 최악이었다. 이명박 정부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으로 인해 수많은 농가가 타격을 입고 국민건강이 위협받는 것도 그 출발은 노무현 정부에 있었다.

한편, 반대로 노무현이 민주주의에 획기적인 기여를 한 대통령인 것도 분명한 사실이다. 무엇보다 그가 대통령이 되는 과정 자체가 하나의 드라마였고, 대중적 참여의 적나라한 모델을 잘 보여주었다고 생각한다. 인터넷 정치의 발달에도 한 몫 기여했을 것이다. 참여민주주의에 대한 새로운 실험은 바로 노무현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을지 모른다.

그럼에도 역시 나는 여전히 노무현의 팬이 될 수 없다. 마찬가지로 민주당도 나의 대안이 될 수 없다. 그들이 한나라당으로부터 진보니 좌파니 하는 오해를 받든 말든 그건 상관없다. 그들이 민주주의를 통해 이루려고 하는 시장자유주의가 내가 생각하는 분배의 정의를 통한 선의 추구와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나라당이 대선에서 승리하고 이명박 정부가 출범한 후에 이들이 방송국을 장악하고 인터넷까지 검열하겠다며 달려드는 모습을 보며 격세지감을 느낀다. 한나라당에게 잃어버린 10년이란 것은 바로 이런 것이었을까? 그들은 그토록 민주주의가 불편했던 것이다. 국민들이 자유롭게 토론하고 비판하고 참여하는 것이 불편했던 것이다.

거짓 선동으로 여론을 호도하며 권력을 장악한 한나라당

지난 대선 내내 한나라당이 외쳤던 구호는 “잃어버린 10년”이었다. 그들이 잃어버렸다는 것은 정권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그들은 정권을 잃어버린 것이 마치 나라를 빼앗기고 독립투쟁이라도 하는 양 국민을 선동했다. 그것은 한나라당 외의 정치세력은 모두 악이라고 호도하는 것과 다름없었다.

BBK주가조작, 위장전입, 탈세의혹을 뚫고 이명박은 대통령이 됐다. 사진=오마이뉴스


이 어처구니없는 선동질은 주로 경상도 땅에서 주효했다. 이 선동질의 선두에서 나팔수 역할을 한 것은 물론 다름 아닌 조중동이다. 경상도 사람들은 마치 집단최면상태에 빠진 것처럼 분기탱천했고, 선거에서 “우리가 남이가!”를 연신 외치며 결전에 임했다. 그들은 바야흐로 빼앗긴 나라를 되찾기 위해 전쟁터에 나가는 전사들 같았다.

그리고 그들은 승리했다. 지난 10년 동안, 특히 연이어 대선에 패배한 이후 지난 5년 동안, 그들이 얼마나 이를 갈고 복수심을 불태웠는지는 정권을 탈환(?)한 이후의 행보가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그들은 정권을 잡자마자 이전 정권에서 진행해왔던 모든 정책들을 뒤집어버렸다. 신자유주의적 기조를 유지하며 진보세력과 대립했던 김대중-노무현 두 정권을 좌파정권으로 몰아 붙였다. 그나마 민생안정용으로 만들어놓았던 개혁적 제도들은 모두 쓰레기통으로 들어갈 판이고 일부는 이미 쓰레기봉투에 담아 버려질 운명에 처해있다.

전 세계가 산업화와 개발바람에 파괴된 자연을 회복하자는 운동에 동참하고 있는 이때, 거꾸로 나라의 젖줄인 한강과 낙동강을 파헤칠 대운하 구상을 하고 있다. 당장 저항에 주저하고 있긴 하지만, 이는 엄청난 개발이득을 노린 재벌과 집권세력의 이해가 맞아떨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어떤 난관이 봉착해도 반드시 실현시키려고 할 것이란 점을 모르는 이는 아무도 없을 것이다.

또, 남북화해협력을 위한 모든 노력들도 ‘퍼주기’란 이름으로 폄하하고 양측의 정상이 약속하고 서명한 합의서까지 파기하는 국제적 망신을 자초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미국에는 재협상 가능한 쇠고기협정조차 거부하는 이중의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 앞으로 어떤 나라가 이런 정부를 신뢰하고 조약을 맺고 교류를 하려고 하겠는가?

한순간, 촛불이란 장벽에 부닥치긴 했으나 이제 그들은 거칠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 방송도 장악했고, 곧 가장 껄끄럽던 사이버공간마저도 함락이 눈앞에 보인다. 마침 벌어진 유명 연예인들의 연이은 자살은 그들에게 호재다. 이런 기회를 놓칠 그들이 아니다.

그들은 무엇보다 인터넷을 평정하지 못하면 언제든지 정권을 잃을 수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호시탐탐 인터넷을 장악할 계획을 짜고 실행에 옮기려고 했지만, 촛불이 그 기회를 주지 않았다. 그런데 이제 촛불이 잦아들더니 기대하지 않았던 호재까지 겹쳤다.

여론을 장악하고 영구집권을 꿈꾸는 한나라당

그리고 드디어 그들은 ‘최진실법’이란 이름으로 포장한 ‘인터넷검열제’란 칼을 들었다. 그들이 이 새로운 전투에서 한 번 더 승리한다면 국민들의 입마저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런 다음에 그들은 괴벨스가 했던 것처럼 라디오를 하나씩 나누어주고 자기들 말만을 들으라고 할 것이다.

여론장악과 선동정치로 독재자로 군림한 히틀러


안타깝게도 이와 같이 지난 10년의 세월을 뒤로 하고 느끼는 격세지감은 단순한 감상의 수준을 넘어 시나브로 현실을 압박하고 고통을 강요하게 될 것이다. 칼을 함부로 내다버린 노무현을 조롱하던 그 순간도 어느덧 낡은 앨범 속의 추억으로나 기억하게 될 것이 분명할 듯보인다.

진보진영의 어느 인사는 이 격세지감의 시기를 히틀러의 파시즘을 연상시키는 것은 옳지 못하며 그리 되지도 않을 것이라고 자신 있게 말한다. 그 이유를 “히틀러가 살던 시대와 달리 한국 사회의 지배자인 대자본은 지금 방식으로도 충분히 지배 지속 가능하고 행복하기 때문이다. ‘한나라당 일당독재’의 가능성이야 높지만, 그것은 파시즘이 아니라 한국판 자민당 시대의 개막이지 않을까?”(진보신당 이재영-레디앙) 라는 말로 설명하기도 한다.

글쎄, 그랬으면 얼마나 좋겠는가. 그러나 히틀러도 처음부터 파시스트가 되려고 작정하고 그리 되었을까? 오스트리아 태생으로 화가를 꿈꾸었던 그가 희대의 독재자가 되리라고 처음부터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 말이다.

히틀러가 죽고 난 후에 연합국 진영의 많은 정치가들도 그의 타고난 선동술과 대중장악력에 대해 연구했다는 걸 보면 시사 하는바가 크다. 전두환이나 이명박이 언론을 장악하는 기술도 알고 보면 원조는 바로 히틀러가 아니겠는가.

방송장악에 이어 인터넷검열제를 시도하는 이명박 정부를 바라보며 전운戰雲을 감지한다. 잃어버린 10년을 외치는 그들에게 국민은 이미 전투의 대상이었던 것이다.

2008. 10. 7. 파비

Posted by 파비 정부권

오늘 경남도민일보 독자모임은 노회찬 전 국회의원에 이어 두 번째로 신학림 기자를 초청했다. 신학림 기자는 언론노조 위원장 출신이며 현재는 '미디어행동' 집행위원장과 '언론연대' 상임집행위원장을 맡고 있다. 또 '미디어스'라는 인터넷 언론을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

이분은 한마디로 자신을 신문을 위장한 범죄집단 족벌언론과의 싸움꾼이라고 소개했다. 강연 제목부터 “MB정권과 언론으로 위장한 범죄집단, 족벌권력은 어떻게 한국 사회를 지배하는가?”였다. 이 제목 하나만으로도 그가 어떤 사람인지, 그리고 얼마나 대단한 싸움꾼인지 알 수 있었다.

신기자는 서두를 족벌언론과 재벌과 정치권력의 가계도를 그리는 것으로부터 시작했다. 그가 그려대는 가계도는 한마디로 놀라움 그 자체였다. 재벌과 언론과 권력의 유착관계를 모르는 바는 아니었으나, 이건 상상 밖이다. 도대체 대한민국 안에 별개로 존재하는 씨족집단이 있다고 해도 이럴 수는 없는 일이다. 이대로라면 신기자의 설명처럼 경제5단체장과 대통령과 총리가 모여 회의를 열면 바로 ‘가족회의’요 ‘사돈회의’가 되는 것이었다.

대통령과 총리와 삼성, 엘지, 현대 등 재벌가와 조선, 중앙, 동아일보 등 언론이 거미줄처럼 엮여있었다. 특히 삼성의 창업주 이병철과 이건희의 장인이 된 홍진기의 관계를 설명하는 대목에선 참으로 언어도단의 역사를 실감하지 않을 수 없었다.

홍진기는 친일부역자로서 해방이 되자 처벌이 두려워 일본으로 도망을 갔다. 그런 그가 권력욕에 사로잡힌 이승만이 반민특위를 무력화시키고 정권을 잡자 귀국하여 법무장관과 내무장관으로 화려하게 재기하게 되었는데, 다시 3·15와 4·19혁명 당시 발포명령자로서 감옥에 가는 신세가 되었다. 4·19혁명 때 수도권에서만 무려 200여명의 사망자가 발생했으니 그가 지은 죄과는 어떤 대가를 치루더라도 씻기 어려울 것이었다.

그런데 그런 그를 이병철에게 소개한 사람이 바로 경북 칠곡 출신의 경북고 대부로 통하는 신현확이었다. 신현확은 전두환 일파가 12·12 쿠데타를 일으킬 당시 부총리였으며 최규하를 대통령직에서 물러나도록 종용한 인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이병철은 신현확의 조언에 따라 감옥에 있던 홍진기를 면회하면서 가까이 지내기 시작했으며, 결국 이 두 사람은 아들과 딸을 혼인시켜 사돈지간이 됐다. 조중동의 일원인 중앙일보가 삼성재벌의 신문이고, 홍진기의 아들이며 이건희의 처남이 사장이란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신학림 기자는 말했다. 그럼 왜 조중동을 범죄집단이라고 하는가? 바로 탈세와 투기, 감금, 폭행, 성적 범죄까지, 우리가 입에 담을 수 있는 모든 추악한 범죄들이 이들과 똘똘 뭉쳐있기 때문이란 것이다.

원래 친일경제단체 대정실업친목회를 배경으로 창간된 조선일보를 금광으로 큰돈을 벌게 된 방응모가 조선총독부와 밀약을 통해 인수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소위 문화정책을 펴던 총독부가 방응모의 친일서약에 조선일보를 넘겼음은 당연한 일일 터이다. 조선일보가 이후 해방될 때까지 내선일체와 황국신민을 부르짖었음을 모르는 이는 아마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런 조선일보는 해방 후에도 자유당정권, 다시 공화당정권으로 말을 갈아타가며 추악한 권력을 유지해 왔다. 방응모의 손자인 방일영은 ‘밤의 대통령’이란 별칭으로 유명한 인물이다. 서슬 퍼런 유신시절에 누가 감히 대통령을 사칭할 수 있었겠는가? 다름 아닌 박정희 전 대통령이 직접 붙여준 별호였던 것이다. 두 사람은 뻔질나게 요정에서 놀던 사이로 하루는 박정희가 그랬다는 것이다.

“임자, 낮에는 내가 대통령이지만 밤에는 임자가 대통령이야!”

물론 이런 이야기는 야사를 통해 익히 알고 있는 이야기다. 그리고 그것이 단순한 야사가 아니라 진실이란 사실도 모르는 이는 없다. 박정희의 밤의 행각에 관해서는 ‘배꼽 밑의 일에 대해선 논하지 말라’던 그의 호탕함만큼이나 인구에 회자되는 바다. 그러나 문제는 이들의 호탕한 방탕함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피눈물을 흘려야만 했다는 사실이다.

실제로 방일영이 2003년에 사망하자 그의 세(네?) 번째 부인과의 사이에 난 2녀1남이 친자확인소송에서 승소하고 재산분할청구소송에 들어갔다고 한다. 물론 현 조선일보 사장인 방상훈은 자기 집안의 추악한 그림자가 드러나는 것이 두려워 배다른 동생들을 장례식장에도 발붙이지 못하게 했지만, 이제 모든 것이 백일하에 드러나게 될 것이며, 아마도 그 일은 자기가 맡게 될 것이라고 했다.

물론 나는 이들 조중동과 같은 족벌언론이 어떻게 권력과 재벌과 더불어 거미줄을 쳤으며, 어떻게 치부를 하고, 어떤 추악한 밤의 역사를 만들었는지 상상하고 싶지도 않고 별로 알고 싶지도 않다. 그런 것을 하나씩 알게 될 때마다 심장에는 주름만 늘어날 것이고 건강만 버릴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또 나 같은 시골 촌부가 별로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 무력감 탓도 있을 터이다.

이 정권만 생각하면 떠오르는 히틀러


그러나 서글픈 일은 이들 정권과 재벌과 언론의 수구반동복합체(이건 신기자가 만들어낸 말로써 미국에 군산복합체가 있다면 한국에는 수구반동복합체가 있다는 비유를 들었다)인 족벌권력이 이 정권을 통해 한국사회를 영구히 장악하고 지배하기 위한 방송장악 음모를 하나하나 착실히 실천에 옮기고 있다는 사실은, 모르고 싶다고 해서 또는 무력하다고 해서 우리를 가만 내버려두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미 현 정권은 지상파TV와 종합편성PP(필자주; 종합편성프로그램공급채널), 보도전문채널에 대한 재벌의 진출을 합법화할 수 있는 만반의 준비를 했다.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을 임명한 것도 바로 그런 맥락일 것이다. 여기다 한국방송광고공사(KOBACO)를 없애고 새로운 방송광고대행사(미디어랩, Media Rep)를 만들어 통제시스템을 갖추겠다는 것이 현 정권의 계략인 것이다.

원래 코박코(KOBACO)는 전두환 정권 때 언론 통제를 목표로 만들어진 것이었으나, 역설적이게도 87년 6월 항쟁을 거치면서 언론의 민주화와 독립성 쟁취에 공신 역할을 톡톡히 했다. 그리고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없는 아니 모두가 부러워하는 제도가 되었다. 그런데 그것을 이제 이명박 정부가 폐지하려고 하는 것이다.

나는 신학림 기자의 설명이 진행될 때마다 전율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정말 무시무시한 일이다. 이명박, 정녕 그는 스스로의 생각처럼 방송 빼고는 거칠 것이 없는 사람임이 분명해 보였다. 과거 건설사 사장 시절의 불도저식 저돌성으로 못 밀어붙일 일이 없다고 생각하는 그이지만, 역시 방송만큼은 어쩔 수 없었던 것이다. 여론을 장악하지 못하고선 그 무엇도 할 수 없다는 걸 그들은 뼈저리게 느낀 것이다. 또한 역으로 대운하, 민영화 등 난관에 봉착한 이 정권의 모든 친재벌 정책들도 방송만 장악하고 나면 일거에 해결된다고 생각하게 된 것이다.

신학림 기자의 설명을 들으면서 너무 어지러워 두뇌의 회로가 타버리는 것만 같았다. 정리도 안 되고 혼란스럽기가 그지없다. 지금은 21세기며 민주주의 시대이다. 19세기도 아니고 20세기 초 군국주의 시대도 아니다. 히틀러도 이미 죽었고 뭇솔리니도 없다. 그런데 왜 자꾸 히틀러가 생각나고 그의 충직한 선전장관이며 여론조작의 귀재 괴벨스가 생각나는 것일까?

오늘 포스팅은 내가 생각해도 너무 길고 정신없다. 죄송한 마음 뿐이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어두운 과거를 지배해온 족벌권력을 제 정신으로 이해한다는 것 자체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란 점을 이해하는 모든 분들의 이해가 있으리라 믿는다. 언제 꼼꼼히 정리한 강연노트를 시간 내어 깔끔하게 정리할 수만 있다면, 너무나 많은 내용이므로, 짧게 잘라서 시리즈 형식으로라도 다시금 포스트에 올리고픈 생각이다. 족벌권력 가계도도 그려 보이고 싶다. 정말 모두가 알아야하고 알았으면 하는 이야기들이다.

신기자는 조중동과 같은 추악한 집단과 싸우는데 두려워할 일이 없다고 했다. 도대체 부도덕한 집단을 무엇 때문에 두려워하느냐는 것이다. 싸우다가 부닥치면 자기 핑계를 대라고 했다. 정말 대단한 사람이었다. 겁 없는 사람을 여럿 보아왔지만, 이런 사람도 그리 흔치 않으리라.

다음 신학림 기자의 말로 끝맺는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임기 중에 ‘이제 권력은 시장으로 넘어갔다.’라고 말한 적이 있는데, 그것이 노무현의 좌절감의 표시였든 재벌에 대한 대국민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것이 목적이었든 재벌의 영향력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는 자기고백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비주류에서 출발한 노무현이 큰 틀에서 보아 대부분의 정책이 신자유주의에서 벗어나지 못했지만, 태생이 다르고 출발부터가 다른 이명박 정부의 신자유주의와는 비교할 바가 되지 않는 것이다.

이명박 정권의 지상과제는 방송장악이다. 운하사업도 한미FTA도 방송장악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오로지 방송장악이다. 지상파 방송만 장악하면 모든 것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방송통신위원장에 앉힌 최시중의 임무도 바로 지상과제인 방송장악이다.

한마디로 이 싸움에 한국 사회의 미래가 걸려있고 노동자, 서민 대중의 삶이 걸려있다. 이명박 정권은 방송을 장악하는 순간 지금까지 그나마 형식으로 취했던 국민을 섬기겠다, 소통하겠다는 자세가 180도 달라질 것이다.”

2008. 9. 25 경남도민일보 주최 <신학림 기자 초청강연회>에 다녀와서
파비


Posted by 파비 정부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