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훈 교육감'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15.05.04 박종훈교육감 간담회에서 목을 길게 뺀 사연 by 파비 정부권
  2. 2014.12.31 박종훈교육감 신년사, "무상급식은 밥 한끼만의 문제 아냐" by 파비 정부권
  3. 2014.12.01 박종훈교육감, 인면수심 얼굴이 왜 이렇게 착해? by 파비 정부권

교육감을 만났다. 사실 나 같은 평민이 교육감을 만난다는 것이 그리 평범한 일은 아니다. 교육감은 경남도민이 직접 선거로 선출한 기관장이니 도지사와 같은 급이다. 그러므로 그를 만난다는 것은 아주 영광스러운 일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래서 교육감과의 블로거 간담회에 초대됐을 때 약간 으쓱하는 기분이 없었던 것도 아니다. 물론 블로거 간담회에 초대된 것이 특별히 잘났거나 다른 인연이 있거나 해서 그런 것은 아니고, 어디까지나 내가 간담회의 주체인 <경남블로그공동체>의 회원이기 때문이지만.


 내 자리는 교육감 오른쪽 끝이었다. 그러고 보니 나만 자리가 안 좋고 다른 이들은 괜찮았던 듯싶기도 하다. ㅠ


간담회는 7시부터지만 나는 예의를 차려 30분 일찍 도착해 미리 자리를 잡고 앉았다. 그리고 교육감을 만나면 무엇을 묻는 게 좋을지 머릿속으로 따져보았다. 박종훈 교육감은 직선제가 실시된 이래 첫 진보교육감이라는 평가를 받는 만큼 호의적인 기사를 써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하지만 내 기대는 처음부터 어그러졌다. 정시에 교육감이 도착하고 일일이 악수를 나눈 다음 자리에 앉았지만 나는 그의 얼굴을 제대로 볼 수가 없었다. 예의를 차린다고 제일 먼저 도착해 맨 끝자리에 앉아 있던 덕분에 눈을 맞추는 것도 어려웠다. 눈을 보지 못하니 질문하기도 어려운 것은 불문가지.

 

왜 이런 식으로 자리배치를 했을까. 간담회 내내 그 생각 때문에 집중을 할 수가 없었다. 간담회가 열린 식당은 공간이 충분해서 얼마든지 원하는 대로 자리를 만들 수가 있었다. 내 생각엔 T자형으로 배열하면 좋을 것 같았다. T자의 가운데 자리에 교육감이 앉고 그 양 옆과 앞쪽에 블로거들이 죽 앉는 것이다.

 

자나 U자도 괜찮다. 아무튼 교육감에게 질문을 하거나 그의 말을 들으려면 목을 앞으로 길게 빼고 디스크 수술한 허리를 왼쪽으로 틀어야 했으니 여간 고역이 아니었다. 내가 담당자였다면, 최소한 1시간 전에 먼저 와서 현장을 살펴 가장 좋은 자리배치를 하려고 고민했을 것이다.

 

간담회 진행 방식도 매끄럽지 못했다. 물론 자유롭게 이야기하는 것이 더 좋고 격식에 얽매이는 것보다 더 진솔한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데에는 공감한다. 그렇더라도 사회자는 있어야 하지 않을까. 자주 만나는 친구 사이도 아니고, 어쩌면 어려울 수도 있는 교육감인데 적절한 리드를 해줘야 편안하게 대화가 오고갈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예전에는 이런 행사를 하기 전에 미리 질문도 구하고 인터뷰 대상자의 활동이나 정책 등 정보도 돌려보고 그렇게 했던 것 같은데 그 점도 아쉽다. 이것은 교육청 담당 공무원(혹은 비서)의 책임만은 아니다. ‘교육감과의 블로거 간담회는 엄밀히 말해서 경남블로그공동체가 주체이며, 마땅히 책임도 져야 하는 것이다.

 

결국 문제는 우리 자신이다. 곰곰 생각해보니 우리 스스로 그동안 너무 소통이 없었던 것은 아닐까 반성을 해본다. “아무리 좋은 조직도 훌륭한 리더가 있어야 잘 굴러간다!”는 말이 있지만, 반대로 아무리 리더가 훌륭해도 조직이 소통이 안 되고 화합이 안 되면 어림없는 것이다.

 

처음 당선된 이른바 진보교육감을 만난 이야기를 칭찬과 격려 일색으로 시작하지 못해 죄송스럽기 하지만, 이번 기회에 의전과 사전 준비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깨닫는 계기가 되었다는 것으로 만족하고자 한다. 박종훈 교육감의 건투를 빈다

Posted by 파비 정부권

박종훈 경남교육감이 신년사를 발표했습니다. 세월호, 십상시, 땅콩회항, 듣기만 해도 머리가 지끈지끈한 사건들로 황칠된 그야말로 다사다난한 한해였는데요, 안타깝게도 우리 경남도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지금 우리는 무상급식 지원금이 중단될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무상급식을 최초로 실시한 지역이라는 자랑스러운 역사를 가졌음에도 이런 불미스런 사태를 만들어 도민께 걱정을 끼치게 된 점 참으로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홍준표 경남도지사. 그는 도대체 무슨 마음으로 매년 한 건씩 사건을 치는 것일까요? 혹시 경남을 복지사각지대로 만드는 게 그의 포부는 아닌지 의심마저 듭니다. 우리 지역의 팟캐스트 <우리가 남이가>에서 홍준표를 일러 제왕이 된 홍준표라고 했던가요? 그러나 저는 홍준표가 마왕처럼 보입니다. 아, 그러고 보니 그것도 적절한 이름이 아니네요. 마왕 신해철에 대한 모독이죠. 그럼 뭐라 불러야 되나? ㅠㅠ  


아무튼 박 교육감의 신년사 꼼꼼이 읽어보며 생각 좀 해봐야겠습니다. <파비>



존경하는 도민 여러분, 그리고 교육가족 여러분!

 

을미년 새해에는 여러분의 간절한 소망이 모두 이루어지기를 기원합니다.

 

다사다난했던 지난해의 많은 일들은 우리에게 무거운 교훈과 과제를 남겼습니다.

기본에 충실하지 못한 우리 사회가 낳은 세월호의 비극은 온 국민을 슬픔에 잠기게 했으며, 우리 지역에서 발생한 학교 폭력은 병들고 지쳐가는 우리 학교의 현실을 그대로 드러내 보였습니다. 성실하게 살아도 갈수록 고단해지기만 하는 서민의 삶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사회적인 안전장치가 절실히 요구된 한 해이기도 했습니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듯이, 지난 일에 대한 뼈아픈 성찰이 없고서는 새로운 미래는 우리의 몫이 아닐 것입니다. 존중과 배려가 넘치고 기본에 충실한 사회를 회복하기 위한 우리 모두의 노력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절망 속에서도 희망이 꽃피듯, 새로운 사회, 새로운 교육에 대한 높은 기대와 간절한 염원은 경남에도 새로운 교육이 출발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었습니다. 경쟁보다 협력을 앞세워 배움이 즐거운 교육, 인권과 교권이 존중되는 민주적인 학교 문화, 비리 없고 신뢰 받는 교육행정의 혁신을 바라는 도민들의 뜻이 모여 이루어낸 소중한 결실입니다.

 

그동안 저는 교육에 대해 다양한 입장과 철학을 가진 많은 분들을 만났습니다. 우리 지역에 산적한 교육 현안을 파악하며 교육이 무엇을 위해 기여해야 할 것인지, 가장 교육적인 해결책은 무엇인지를 진지하게 고민하였습니다.

 

지난 10,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이끈 ‘500인 원탁토론은 소통의 힘이 얼마나 위대한 것이며 주인된 마음이 얼마나 강한 추진력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인지를 깨닫게 해 주었습니다. 원칙과 기본에 충실한 교육정책이 주체들의 소통을 통해 추진될 수 있도록 철학과 방향이 분명한 교육감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존경하는 경남도민과 교육가족 여러분!

저는 새로운 경남 교육을 만들기 위하여 2015년을 교육 본질 회복의 원년으로 삼으려 합니다. 수많은 과제들이 존재하지만, 올해에는 다음 세 가지 핵심 과제는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반드시 실천하겠습니다.

 

첫째, 과감한 구조 개혁을 통해 일하는 교육청, 지원하는 교육청으로 전환하겠습니다.

 

인력의 효율적 배치로 학교 업무 지원을 강화하여 교사가 학생 교육에 전념할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하겠습니다. 도교육청의 업무와 인력 배치를 분석하여 70여 명의 인원을 감축하는 쉽지 않은 결단을 하였습니다. 감축되는 인력은 교육지원청과 교육연구정보원으로 배치하여 학교업무를 줄이고 교사의 연구 활동을 지원하게 될 것입니다.

 

지금 우리 선생님들은 가르치는 본연의 업무보다는 행정업무에 더 시달리고 있는 형편입니다. 학생들에게 눈을 돌릴 겨를이 없습니다. 교사의 잡무경감은 수업 연구와 생활지도 강화로 이어져 우리 학생들의 교육력 향상에 기여하게 될 것입니다. 학교가 교육이 가능한 곳이 되기 위해서는 교사의 잡무경감과 행정업무의 효율적 간소화가 마련되어야 합니다. 업무의 효율성 확보, 교육이 되살아나는 학교를 위해 그 기반을 튼튼히 쌓겠습니다.

 

둘째, 강제 야간자율학습 폐지, 인성교육 강화, 가족과 함께 하는 생활 문화 만들기를 통해 안전한 학교, 건강한 학교를 만들겠습니다.

 

모든 폭력은 불평등한 관계 속에서 질서를 정립하는 수단으로 작동합니다. 우리 사회의 위기를 조성한 학교 폭력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나 폭력은 단순한 훈계나 처벌로는 해결되지 않습니다. 폭력을 줄일 수 있는 환경과 문화를 만드는 것이 우선입니다.

 

획일적인 통제로 학습의 자발성을 해치고 있는 강제 야간자율학습을 폐지하고 학원 교습시간을 10시로 제한하여 가족 친화적인 문화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야간자율학습에 대한 찬반 여론이 엇갈리는 것이 현실이지만, 교육은 현실의 안착을 뛰어넘어 새로운 모형을 창출하고 이로써 미래사회를 이끌어야 하는 기능도 있습니다. 학생의 자발성을 키우고 다양한 활동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교육 철학이 바뀌어야 합니다. 이것은 궁극적으로 가족관계를 회복하고 상호 존중과 배려가 기본이 되는 문화를 만듦으로써 우리 사회의 폭력을 줄이고 안전한 학교, 건강한 사회 발전에 기여하게 되는 길임을 확신하고 있습니다. 안전한 학교 문화 만들기에 학교와 사회가 앞장설 수 있는 틀을 마련하겠습니다.

 

셋째, 비리를 엄단하여 신뢰받는 교육청, 깨끗한 경남교육을 실현하겠습니다.

 

교육은 신뢰에서 출발합니다. 신뢰받는 교육, 깨끗한 경남 교육을 위해서 인사 비리, 공사 비리 등 각종 교육 관련 비리를 엄단하겠습니다. 교육감 직속으로 교육비리 척결을 위한 TF팀을 꾸려, 부당한 방법으로 원칙을 훼손하는 교육계의 비리에는 어떤 관용도 베풀지 않겠습니다. 깨끗한 경남교육을 만드는 일에 도민 여러분께서도 함께 해주시기를 당부 드립니다.

 

존경하는 340만 도민 여러분, 사랑하는 교육가족 여러분!

 

지금 우리는 무상급식 지원금이 중단될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무상급식을 최초로 실시한 지역이라는 자랑스러운 역사를 가졌음에도 이런 불미스런 사태를 만들어 도민께 걱정을 끼치게 된 점 참으로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무상급식은 단순한 밥 한 끼의 문제가 아닙니다. 우리 사회에 만연한 불평등 구조를 해소할 수 있는 기반이며, 복지 사회의 근간이 될 가장 중요한 정책입니다. 국민의 합의에 의해 시행되어온 이 소중한 정책을 정치적 판단에 의해 축소하거나 폐지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저는 도민과 함께 무상급식이 더욱 확대될 수 있는 길이 열리도록 온 힘을 기울이겠습니다.

 

새로운 교육을 바라는 간절한 심정으로 저를 뽑아주신 그 뜻을 깊이 새기며, 경남 교육의 혁신을 시작하려고 합니다. 녹록하지 않은 현실임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도민과 함께 새로운 경남 교육 100년을 위한 주춧돌을 놓는다는 심정으로 꿋꿋하게 전진하겠습니다.

 

특히, 학교안전에 관한 문제는 절대로 놓치지 않고 세심하게 챙겨 나가겠습니다. 도민의 교육에 대한 애정을 믿으며, 새로운 경남 교육 원년의 문을 활짝 열겠습니다. 도민 여러분의 많은 격려와 관심을 당부 드립니다.

 

다시 한 번 을미년 새해를 맞아 건강과 행복을 기원하며 새해 인사드립니다. 감사합니다.

 

경상남도교육감 박종훈

Posted by 파비 정부권

@박종훈교육감을 바로 옆에서 찍었다. 저 끝에 마산YMCA 이윤기 부장이 보이고 그 옆이 정성인 경남도민일보 부장, 그 옆은 커피믹스님인데 최근 부산시민에서 양산시민으로 바뀌어 경남도 유권자가 되었다고.


박종훈. 아마 그는 나를 잘 모를 것이다. 물론 나도 잘 모른다. 먼발치에서 두세 차례 그를 본 적은 있지만 실제 그를 만난 적은 없다. 아니 사실은 딱 한번 그를 가까이에서 만난 적이 있다. 아마 악수도 했을 것이다(악수를 했는지 안 했는지 기억이 가물거리는 것을 보니 우리는 별로 친한 사이는 아닌 것 같다). 몇 해 전이던가, 환경운동연합 대표였던 그가 창원시청 정문에 돗자리를 깔아놓고 단식농성을 하고 있을 때였다.

 

칼바람이 시청사 마당에 먼지를 쓸어내리던 12월 어느 날이었다. 함께 농성 중이던 환경운동연합의 공동대표였던 여자분은 감기에 걸린 듯 두터운 목도리에 파묻혀 골골거렸는데 박종훈 씨도 그렇게 썩 늠름해보이지는 않았었다. 그럼에도 의연해보이려는 그가 무척 안쓰러웠던 기억이 난다창원시가 주남저수지에 강행하려는 둘레길 공사 때문에 철새가 다치기 전에 그들이 먼저 쓰러지지 않을까 걱정되었었다. 우리는 그렇게 골골거리는 그들과 찬바람 속에 블로거간담회를 가졌다.

 

그런 그가 경상남도의 교육을 책임지는 교육감이 되었다. 여기서 잠깐 속마음을 고백하자면, 그처럼 착하게, 선비처럼, 진짜 선생처럼 생긴 사람이 과연 당선될 수 있을까? 였다. 우리의 경험은 그이처럼 선량한 인상으로는 결코 단체장 선거에서 이길 수 없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는 예상을 깨고 당선됐다. 그리고 다시 한 번, 이번에는 환경운동연합의 공동대표가 아니라 박종훈 교육감과 블로거간담회를 갖게 되었다.

 

사실 이른바 교육감과의 대화에 참석할 수 있겠냐는 전화를 받았을 때 조금 난감하기는 했다. 1, 2짜리 학생의 학부모임에도 불구하고 교육문제에 관해 거의 관심이 없는데다가(먹고살기도 바쁜 서민들 대다수가 그러리라 보지만 내 경우엔 특히 더 그렇다)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무상급식 문제라는 게 기실 이쪽저쪽 빤하게 답이 나와 있는 것이어서 별로 물어볼 만한 것도 없을 것 같았다.

 

사실 저는 교육감님보다 홍준표 지사를 더 만나고 싶었습니다. 교육감님보다는 도지사의 머릿속이 더 궁금하거든요. 어릴 때 찬물로 배를 채우면서 공부했을 만큼 고생했다고 (자랑처럼) 말하면서, 왜 애들 밥을 안 주겠다고 그러는 건지 그 속을 도대체 알 수가 없습니다.”

 

그렇게 운을 뗀 나는 첫 번째 질문으로 좀 사소한 듯이 보이지만 실은 나로서는 아주 중요한 문제에 대해 질문을 했다. 그가 무상급식과 관련하여 경남도의회 본회의장에서 새누리당 소속 의원으로부터 인면수심이라는 모욕적인 막말을 들은 직후였기 때문이다많은 누리꾼들이 인면수심은 애들 밥 가지고 장난치는 홍지사와 새누리당 도의원들이라고 받아쳤지만 마이동풍, 우이독경이란 말이 왜 있겠는가.

 

본인의 인상이 스스로 보기에 어떻다고 생각하십니까?”


@옆모습이지만 다시 한번 자세히 보시고 앞모습도 상상해 보시기 바란다.

 

의외의 질문에 좀 당황한 듯했지만 박종훈 교육감은 곧 허리를 곧추세우고 당당하게 말했다.

 

착하게 살았기 때문에 악기가 없다는 것에는 자신이 있습니다.”

(계속)

Posted by 파비 정부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