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에 해당되는 글 12건

  1. 2016.04.01 노회찬 효과, 강기윤 박근혜 척결 선언? by 파비 정부권 (3)
  2. 2016.02.13 손석형후보 지지 선언에 대하여 by 파비 정부권
  3. 2009.12.13 대림차와 지역노조 양쪽에서 눈총받는 천막농성 by 파비 정부권 (2)
  4. 2009.05.07 전교조 성추행 들추면 MB를 도와주는 걸까 by 파비 정부권
  5. 2009.02.11 하재근, 성폭력 민노총을 두둔하자고? 참 답답하다 by 파비 정부권 (1)
  6. 2009.02.06 민주노총, MB정권과 경찰의 추태를 답습하나 by 파비 정부권 (10)
  7. 2009.01.13 민노당이 분열하고 있다구요? by 파비 정부권 (9)
  8. 2009.01.07 그들이 100M 굴뚝에 올라간 까닭 by 파비 정부권 (9)
  9. 2008.12.11 민주노총, 사람 차별하나? by 파비 정부권 (3)
  10. 2008.12.10 진보적 지역언론을 협박하는 민노총 by 파비 정부권 (51)
  11. 2008.12.10 희대의 부정선거, 민주노총 맞나! by 파비 정부권 (51)
  12. 2008.11.13 21세기 혹사당하는 전태일, 비정규직 by 파비 정부권 (2)

실로 어이가 없어서 말이 나오지 않는다. 새누리당 강기윤 후보가 선거현수막에 써넣은 글귀 때문이다.

 

“‘쉬운 해고척결하겠습니다. 저성과자 해고 제한법 발의

학교의무급식은 국가의 책임입니다. 의무교육에 따른 의무급식

2월 무상급식 정상화, 강기윤이 힘썼습니다.”



 

강기윤 후보는 박근혜부터 척결하고 말을 하라

 

강기윤 후보가 쉬운 해고를 척결하겠다고 한다. 그것도 그냥 해고제한법이 아니라 저성과자 해고제한법을 만들겠다고 한다. ‘저성과자라는 특수 영역을 특별히 지정해 이에 대한 쉬운 해고를 척결, 다른 말도 아니고 척결하겠다고 한다.

 

누구를 척결하겠다는 것인가? 이른바 저성과자 해고를 쉽게 하는 법은 박근혜 대통령의 핵심 역점사업 중 하나다. 그래서 이 법안 추진 사실이 알려지자 세상은 박근혜를 빗대 아무 일도 하지 않고 일할 능력도 없고 사고만치는 저성과자 박근혜 당신부터 해고하라!”고 외쳤던 것이다.

 

, 그래서 강기윤 후보는 박근혜 대통령에 날을 세우고 그녀를 척결하겠다고 국민 앞에 공약하는 것인가? 물론 그는 국회의원이 되고 나면 언제 그런 말 했냐는 듯이 입을 싹 닦을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강기윤 후보가 입에 침도 바르지 않고 거짓말한다고 말한다.

 

지난 1월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창원시 성산구 소재 강기윤 의원 사무소 앞에서 집회를 열고 저성과자 박근혜를 해고하라!”고 외치며 박근혜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쉬운 해고법안에 반대의사를 전달했다. 그러나 강기윤 후보는 이에 대해 어떤 대답도 하지 않았다.

 

그랬던 그가 느닷없이 선거철이 되자 쉬운 해고를 척결하겠다면서 이름도 이상한 저성과자 해고제한법을 발의하겠다고 한다. 그럼 저성과자가 아니면 해고해도 되나?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숭고한 뜻이라던 무상급식 중단선거철 되자 무상급식 찬성?

 

강기윤 후보가 선거현수막에 내건 또 하나의 슬로건이 문제가 되고 있다.

 

학교 의무급식은 국가의 책임입니다. 의무교육에 따른 의무급식. 2월 무상급식 정상화, 강기윤이 힘썼습니다.”

 

명백한 거짓말이다. 강기윤 후보는 불과 석 달여 전인 지난 12, 이렇게 말했다.

 

무상급식 중단은 홍준표 지사의 숭고한 뜻!”

 

무상급식 중단을 숭고한 뜻이라고 했던 그가 불과 석 달 만에 생각이 바뀌어 무상급식은 국가의 책임이며 의무교육에 따른 의무급식은 정당한 것이라고 말한다. 이에 한발 더 나아가 경남의 무상급식이 정상화된 것이 자기가 힘써서 그린 된 것이라고 선전한다.

 

기가 찰 노릇이다. 정치인의 입은 원래 믿을 것이 못 된다고 했지만 이건 해도 너무 한 거 아닌가.

 

쉬운 해고 척결하겠다면서 노동개악 저지집회장에 난입?

 

쉬운 해고 반대를 포함한 노동개악을 규탄하며 박근혜정부 심판을 외치는 민주노총 집회에 난입해 집회를 방해하며 선거운동을 하였다. 만약 쉬운 해고를 척결하고 해고제한법을 발의하겠다는 것이 진심이라면 결코 그래서는 안 되는 것이었다.

 

그런데 강기윤 후보 측은 거꾸로 민주노총 경남본부를 불법선거운동 혐의로 고발하겠다고 협박했다고 한다. 적반하장이다. 민주노총 관계자의 설명에 따르면 사전신고를 마친 합법적인 집회일 뿐 아니라 노동시장 구조개악 저지’ ‘최저임금 인상등 현수막 내용도 선관위에 사전 질의를 거친 후 제작된 것이라고 한다.

 

오히려 강기윤 후보의 선거운동원들이 민주노총 집회장에 불법적으로 난입해 현수막 앞을 가리고 선거운동을 함으로써 민주노총의 합법적인 집회를 방해한 사실에 대해 반성하고 공식적 사과를 해야 옳은 일 아닌가.

 

최소한 강기윤 후보가 나는 근로자를 대변하기 위해 출마했다는 말이 거짓이 아니라면, 그렇게 해야 한다. 어떻든 좋다. 선거철에 정치인들이 거짓말로 도배를 하는 것은 익히 봐왔고 면역도 충분히 돼있다. 그래도 한마디는 하자.

 

입에 침은 바르고 거짓말 해라!”


노회찬 효과가 크긴 크다. 노회찬이 아니었다면 “박근혜 척결하자!”로 해석될 소지가 있는 이런 선거현수막 달았겠는가. 요지경 속이다. 아무튼 하나 묻고 싶은 게 있다. 


“숭고한 뜻이라던 홍준표 지사의 무상급식 중단 결정이 선거철이 되니까 바뀌신 겁니까? 선거 끝나도 그 생각 유지하실 건가요? 국회의원 당선되면 정말 박근혜 척결하실 건가요? 


 


Posted by 파비 정부권

손석형씨는 민주노총 지지후보로 매우 적합한 훌륭한 후보이다. 

아래는 2012년에 경남도민일보 주최 국회의원후보 합동토론회에 미리 보낸 질문지입니다. 토론회가 무산되자 제 블로그와 페이스북에 이를 공개하고 어떤 형태로든 답변 요청하였으나 아직까지 답변은 없었습니다. 최근에도 제 페이스북에 그 블로그글을 공개하였으나 역시 묵묵부답. 하여 일단 팩트에 대해선 이견 없으나 굳이 언급은 하고 싶지 않다는 뜻으로 받아들이겠습니다. 그리하여 제 쪼대로 내린 판단은 이렇습니다. 

손석형후보는 <민주노총이 지지하는 국회의원후보>로 매우 적합한 후보란 것입니다. 손후보는 이미 30년 전부터 회사 측과 적절히 교섭하며 필요하다면 노조를 파괴하는데도 앞장 설 용기를 가진 분입니다. 그러고 난 다음 자신은 과감하게 회사에 사표를 던지고 사라지는 희생도 불사하셨지요. 그 희생에 하늘이 내린 보답인지 그는 더 큰 회사에 취직이 되고 노조위원장도 되셨습니다. 그리고 역시 적절하게 회사와 교섭하며 자신의 출신 공장 직원들을 내보내는 용단까지 내렸습니다. 


사람들은 어용스럽다느니 새누리당스럽다느니 말하지만 뭘 모르고 하는 말씀들입니다. 노조위원장은 고독한 자리이며 고도의 정치행위가 필요합니다. 그때 위원장 임기가 다하면 본인도 조합원들을 따라 떠나겠다고 약속했지만 사정이 여의치 않아 약속은 지키지 못했습니다. 공약은 사정에 따라 얼마든지 지키지 않을 수 있고 경우에 따라 반대로 행동할 수 있다는 것은 정치인의 큰 덕목 중 하나입니다. 


박근혜 대통령님도 후보 시절 해고요건 강화를 공약으로 내거셨지만 당선되고 나서는 해고요건 완화를 추진하고 계십니다. 그 외에도 손석형후보는 대한민국 정치판을 닮은 많은 모범을 보여주셨습니다. 과거 권영길의원 선거운동 하면서 권후보 명함 대신 자기 명함을 돌렸다는 모함 아닌 모함이 있던데, 그건 뭘 모르고 하시는 말씀들입니다. 


그게 바로 정치를 아는 것이며 민주노총은 정치를 아는 바로 이런 분을 지지후보로 선정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모든 면에서 손석형 후보는 국회의원 후보로서 아주 훌륭한 분이며 특히 민주노총의 창립이념에 딱 들어맞는 후보이므로 다음 주부터 실시되는 <민주노총경남본부가 지지하는 국회의원후보>에 꼭 뽑혔으면 합니다. 참고로 저는 앞으로 민주노총을 만주노총이라 부를 참입니다. 


만주노총! 이름 참 좋지요? 모쪼록 푸이 꼴은 안 나길 빕니다. 아래는 위 말씀드린 질문집니다.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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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손석형 후보
1) 80년대 초에 손석형 후보가 노조간부로서 회사와 결탁하여 삼성라디에타 노조를 와해시켰다는 소문이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손석형 당시 노조부위원장이 노조를 팔아먹었다!”고 격하게 분노하기도 합니다. 당시 이 지역에서 발행되던 <마산문화>라는 시사잡지의 기사에도 이에 대한 기사가 나오는데 매우 구체적 정황을 제시하고 있고 회사와의 금전거래설까지 제기하고 있습니다. 당시 삼성라디에타 종업원이며 노조원인 윤경효 씨가 노동부에 제출한 진정서에도 마찬가지로 손 후보를 비롯한 당시 노조간부 6명이 노조를 와해시키기 위해 회사와 결탁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런 사실을 아는 사람들은 손 후보를 일러 ‘노조기술자’라고도 합니다. 만약 이 내용이 사실이라면 두산중공업 노조위원장과 민주노총 경남본부장을 지낸 사람으로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하는데, 본인의 입장을 밝히신다면?

2) IMF 시절 이른바 빅딜, 구조조정 등으로 당시 한국중공업 엔진공장을 분리해 한국중공업과 삼성중공업, 대우중공업이 공동출자하여 만든 HSD엔진이란 회사를 만들고 엔진공장 직원들을 퇴사하여 옮기도록 종용했던 과거가 있습니다. 이때 노조원들이 전직을 거부하자 당시 노조위원장이던 손 후보가 엔진공장 노조원들을 모아놓고 “회사의 방침에 따라 가는 게 좋겠다. 나도 엔진공장 출신이니 위원장 임기 마치면 곧 여러분들 따라 갈 것이니 아무 걱정 말고 먼저 가 있으라” 해놓고는 임기가 종료하자 HSD엔진으로 가지 않고 노무관리부서 소속으로 6개월여를 있다가 자재관리부로 배치 받아 약속을 어겼다고 하는데 사실인지요? 도의원 중도사퇴 문제와 결부지어 이미 노조활동을 할 때부터 약속을 파기하는데 익숙한 사람이었다는 평가가 있는데, 본인의 입장을 밝히신다면?


Posted by 파비 정부권
대림자동차 정리해고에 반대해 진보신당이 천막농성을 한 지가 벌써 한달이 넘었다. 11월 11일에 천막을 쳤으니 한달 하고도 3일이 지났다. 정권창출을 목적으로 하는 정당이 직접 노조의 투쟁에 몸으로 개입한다는 건 쉬운 결정은 아니다. 그게 옳은 방법인지에 대한 많은 고민도 있었을 터이다. 그러나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던 데에는 나름 이유가 있었다.

대림자동차 정문 앞 진보신당 천막농성장. 정리해고를 중단하라 만장기를 든 사람이 여영국 위원장.


나는 그 이유를 천막에서 많은 날들을 지새우며 어렴풋이 깨닫게 되었다. 물론 그 깨달음은 어디까지나 나의 주관이다. 그러나 그 주관이 객관에 비해 결코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말할 수 없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 주관이란 지역 노동진영의 대응이 너무 미미한 상태에서 노조의 연대를 견인하기 위해 천막농성이 불가피했다는 점이다. 

천막농성을 주도하고 있는 진보신당 여영국 위원장도 나와 생각이 같았다. 천막을 친지 딱 한 달 하고도 이틀이 지난 12월 12일 아침 문성현 전 민노당 대표가 진보신당 천막을 찾았을 때 여 위원장은 그렇게 말했다. "우리가 여기에 천막을 친 데는 나름 배경이 있습니다. 정당이 사실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가 고민도 있었지만, 안 할 수가 없었습니다." 

문성현 대표는 사실상 최초로 진보신당 천막을 찾은 민노당 인사다. 문 대표가 오기 일주일 전에 권영길 의원이 잠시 천막에 들어와 인사를 하고 갔지만, 매우 의례적이었다. 그는 마치 어쩔 수 없이 진보신당 천막에 들렀다는 듯이 부랴부랴 수고한다는 말만 던지고 떠났다. 수차례 권영길 의원실과 민노당에 관심을 호소했던 여 위원장으로선 섭섭한 일이 아닐 수 없었을 것이다.

게다가 권영길 의원이 움직인 데는 나름 다른 이유가 있었다고 오해할 만한 정황도 있었다. 효성이 직장폐쇄에 맞서 두 달 넘게 파업을 하고 대림차가 정리해고에 맞서 한 달 넘게 싸우는 동안 권 의원은 일절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그러다가 울산을 지역구로 두고 있는 조승수 의원이 대림차와 효성을 방문한 것이다.

대림차 농성장(좌)과 효성노조 농성장(중, 우)을 방문한 진보신당 조승수 국회의원.


여기에 자극 받은 듯 권 의원은 부랴부랴 금속노조 경남지부가 대림차 정문 앞에서 여는 집회에 참석했다. 조 의원이 대림차 농성장에 들어가 조합원들과 대화를 나누고 이어 효성 노동조합에 설치된 농성장에 들른 다음 다시 대림차 정문에서 열리는 금속노조 집회장에 돌아왔을 때까지만 해도 권 의원이 온다는 얘기도 없었고, 진행표 순서에도 없었다. 

그런데 집회가 시작되기 불과 몇 분 전에 권 의원의 연설 일정이 맨 앞에 잡히고 조승수 의원의 연설은 뒤로 밀려났다. 그렇게 권 의원실과 민노당을 향해 관심과 더불어 연대를 요청했음에도 오지 않던 권 의원은 조승수 의원이 나타나자 실로 번개처럼 나타난 것이다. 물론 고마운 일이다. 어떤 이유였든 권 의원이 자기 지역구에서 벌어지는 정리해고 사태에 관심을 가지는 것은 아주 좋은 일이다. 

그러나 그날 연설을 마친 권 의원은 준비가 없었던 듯 현장 방문을 생략한 채, 진보신당 천막을 그냥 지나친 것은 물론이고, 왔을 때처럼 부랴부랴 떠났다. 그리고 며칠 후, 잃어버린 숙제라도 하듯이 다시 대림차를 방문했고, 바람처럼 스쳐가듯 했지만 진보신당 천막에도 들러 격려도 했다. 나는 불만은 있지만―권 의원 정도의 위상에 불만이 없다면 이상한 일임이 분명하다―그래도 매우 고맙게 생각한다.

사실 권 의원의 관심이 부족한 것은 권 의원 만의 탓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일개 노조의 농성에 많은 역량을 투입하는 것을 민노당의 전반적인 분위기가 허락하지 않을 수도 있다. 마창진 통합 문제에는 천막을 치고 농성을 할 수 있어도, 자그마한 사업장의 투쟁에 직접 개입하는 것이 민노당 입장에선 바람직하지 않은 일일 수도 있다. 

저마다 정당의 논리는 다른 것이기 때문에 이를 두고 옳니 그리니 하는 것도 옳은 일이 아니다. 그건 어디까지나 관점의 문제다. 내 관점은 옳고 네 관점은 틀렸다고 말하면 그야말로 아집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섭섭함은 있을 수밖에 없는 것은 우리가 모두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는 역설적으로 아직 섭섭할 만큼 기대를 품고 있다는 말이기도 하겠지만.

금속노조 집회에 맨 우측부터 진보신당 경남도당 이승필 위원장, 민노당 권영길 의원, 진보신당 조승수 의원이 앉아 있다.


그래서 이런저런 애증의 갈등을 섞어 문성현 전 민노당 대표에게 불만을 토로하고 싶었다. 그러나 이런 나의 마음을 알았던지, 여 위원장은 따로 귓속말로 문 대표에게 불필요한 말로 갈등을 일으키지 말 것을 주문했다. 그래서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문 대표의 말을 들으며 긍정의 뜻으로 고개를 끄덕이기만 했을 뿐이다. 

내가 처음 사회에 나왔을 때, 그때 나는 스무 살도 안 된 어린 노동자였는데, 노조 사무장이었던 문 대표는 네루가 딸에게 쓴 편지를 모은 <세계사 편력>이란 책을 읽기를 권했던 인물이다. 주로 노조 사무실에 들러 박범신의 <풀잎처럼 눕다> 따위의 소설만 빌려 읽던 내게 <세계사 편력>은 커다란 충격이었다. 그리고 이후에 나는 그가 어떤 인물인지 알았고 그를 무척 존경했다.  

그런 그는 아직 민노당에 남아 있고, 나는 민노당을 떠났다. 함양에 가 있다던 그가 창원에 다시 나타난 이유는 아마도 들리는 소문처럼 창원시장 후보로 나서기 위해서일 것이다. 천막에 들른 이유도, 앞으로 자주 오겠다는 이유도, 아마 그런 이유 때문이리라. 그의 말은 대체로 옳았다. 아니 지극히 옳은 말들 뿐이었다. 

그렇게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아직 첫 만남에서 나온 의전적인 언사들을 두고 이러니저러니 평을 하는 것은 속단일 수 있다. 그러나 정말 그렇게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은 진심이었다. 그러나 그렇게도 지극히 옳은 말을 들으며 나는 속에서 밀려 올라오는 갈등의 목소리를 참기가 어려웠다.
 
"문 대표님, 정말 그렇게 생각하십니까? 혹시 이런 이야기를 들으신다면 어떤 생각을 하실지 궁금하네요. 이런 말씀을 들으시고도 통합하자는 이야기가 나올 수 있을지 말입니다. 당장 다가온 지방선거에서 선거연합이라도 하자는 소리를 할 수 있을지 말입니다. 엊그제 STX엔진 지회장이 대림차 지회장을 찾아와 이런 이야기를 했다고 합니다.

'진보신당이 대림차 정문에 천막을 치고 농성을 하는 것은 그래도 이해를 해주겠다. 그런데 천막 옆에 진보신당 차는 왜 세워두는 것이냐. 그거 아주 보기 안 좋다. 그리고 여영국은 왜 집회에서 마이크를 잡고 민노당 보고 연대를 하자니 말자니 그딴 소리를 하는 거냐. 하려면 자기들만 잘하면 되지.'

저는 이 소리를 듣고 정말 기가 막혔습니다. 그런데 이런 소리는 다른 곳에서도 들었습니다. 바로 대림차 사장이 하는 소리와 똑같았습니다. 대림차 사장도 진보신당 이승필 위원장에게 말했답니다. '아니 왜 하필 여기 와서 천막농성을 하시는 겁니까? 그리고 그 진보신당 트럭은 왜 그 옆에다 세워두시는 겁니까?'

천막 옆에 세워진 진보신당 탑차.


아무튼 이게 현실입니다. 민노총이 민노당과 진보신당을 지지하는 세력으로 반분된 것도 엄연한 현실입니다. 그리고 그 갈라진 배경에도 분명한 이유가 있습니다. 그 모든 걸 무시하고 통합만 주장하거나, 전술적 연합을 제안하는 것은 정치적 쇼맨십일 뿐입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그렇다면 이런 현실을 개선하는 것부터 해야 되지 않겠습니까?" 

이 말은 결국 하지 않았다. 괜히 얼굴을 맞대고 앉아 이런 말을 하는 것은 매우 비정치적이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상대가 진심이든 의전이든 나름 예의를 차렸다면, 나도 응당 그에 합당한 행동을 하는 게 옳다. 그리고 여 위원장의 부탁도 무시할 수 없는 형편이었다. 게다가 상대는 존경받아 마땅한 대선배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글로라도 내 심정을 밝히는 게 좋겠다고 생각하여 다시 심중에 묻어두었던 이야기를 밝히기로 했다. 그리고 글은 마주 앉아 이야기하는 것보다 생각할 시간이 충분하기 때문에 이해할 수 있는 기회도 그만큼 많아지리라 생각한다. 그리고 내친 김에 글 서두에 권영길 의원과 민노당에 대한 불만도 슬쩍 담았다.

아무튼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이런 분위기에서는 결코 양당의 화합적 미래는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모른 척 하는 것은 지독한 위선이란 사실이다. 그러나 진심을 담아 한마디만 더 하는 것이 허락된다면 다음과 같이 말하고 싶다. "그래도 문 대표님. 자주 만나십시오. 우선은 대림에서 자주 만나십시오. 양당의 이해를 떠나 당장 정리해고 문제가 심각하지 않습니까?" 
Posted by 파비 정부권

민주노총이 성폭행 미수사건으로 세상에 물의를 일으킨 것이 바로 엊그제입니다. 그때 피해 여성이 전교조 소속 교사였고 전교조는 이 사건을 은폐하는데 앞장섰다고 해서 사회적 지탄의 대상이 되기도 했습니다. 결국 민노총 위원장을 포함한 지도부가 총사퇴 하는 것으로 사태는 일단락됐습니다.

 

그런데 최근 전교조 조합원이 연루된 성추행 사건이 또 일어났다고 합니다. 이번엔 학교에 교생실습을 나온 어린 여대생들이 피해 상대입니다. 실습 여대생들을 노래방으로 데리고 가 추행을 한 교사들 네 명 중에 세 명이 전교조 출신이었다고 하니 전교조의 도덕성이 이미 땅에 떨어졌다고 한탄해도 아무도 이의를 달 사람이 없을 성싶습니다.

자료사진 : 참세상

해당 교사들은 교생과 동료교사들에게 사과하고 즉각 전교조를 탈퇴했다고 합니다. 이를 두고 보수언론들에서는 ‘‘조직부터 보호하는 나쁜 지혜만 배워 허겁지겁 전교조를 탈퇴했다”고 비난합니다. 그들의 행위는 어떤 비난을 받더라도 변명의 여지가 있을 수 없겠지만, 반성하는 차원에서 조직을 탈퇴하는 것까지 시비를 거는 것은 온당치 못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과거 한나라당 국회의원의 성추행 사건이 터졌을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당시 동아일보 여기자를 성추행해 물의를 일으켰던 최모 의원은 다음날 즉시 한나라당 사무총장직을 사퇴하고 탈당했습니다. 그것도 조직을 보호하기 위한 조처였습니까? 물론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습니다.

 

그러나 만약 그리하지 않았다면 더 큰 비난에 직면했을 것입니다. 그때 당한 피해자가 만일 동아일보 기자가 아니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물론 아니 해본 것은 아닙니다. 가해자였던 최모 의원은 검사 출신입니다. 교사에게 요구되는 도덕성이 검사 출신 국회의원에겐 필요 없으리란 법은 없습니다. 그때도 수구언론들은 최모 의원의 한나라당 탈당을 두고 조직부터 보호하는 나쁜 지혜만 배웠다고 비난했을까요?

 

그래서 수구언론들의 민노총이나 전교조를 향한 비난을 보면 참 어이없다는 생각이 아니 들 수 없는 것입니다. 아무리 한쪽 눈으로만 세상을 보는 불구가 숙명인 조중동이라지만 생각까지 반쪽이란 사실이 서글프기도 합니다. 그러나 참으로 더 서글픈 것은 수구언론들의 이 같은 공격에는 나름 이유가 없는 것이 아니란 사실입니다.

 

그 이유를 제공해준 것은 바로 진보라고 자처하는 세력 스스로입니다. 이명박 정부와 싸워야 하는데…’라는 논리는 우리가 늘 접해오던 주장입니다. 조직 내에서 회계부정이나 공금횡령 사건이 터져도, 조직 내에서 폭행사건이 터져도, 조직 내에서 성폭력 사건이 터져도 모두 조직에 해가 된다는 이유로 쉬쉬하며 감추었습니다.

 

만약 이런 이야기를 공론의 장에 끌어내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여지없이 반이명박 전선에 해를 끼치는 악적으로 지탄받게 됩니다. 심지어 조선일보와 같은 부류로 취급 받게 되기도 합니다. 이런 바람직하지 않은 조직문화는 진보세력을 전혀 진보적이지 않은 쪽으로 끌고 갔고 결국 최근 일련의 사태들을 줄줄이 만들어내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저는 과거에 진보정당추진위원회의 창립회원이었고 지금은 진보신당의 골수 지지자라는 소리를 듣고 있지만 사실은 진보라는 말을 별로 탐탁지 않게 생각한다고 늘 밝혀왔습니다. 진보라는 상대적인 개념은 우리가 언제든지 보수가 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보통 좌파를 진보라고 부르지만 과거 소련에서는 좌파가 보수였습니다.

 

그러므로 구 소련이나 북한식 사회주의(엄밀하게는 공산주의)를 동경하는 사람들까지도 모두 얼버무려 진보라고 부르는 기이한 이 현상을 저는 매우 희한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는 북한정권을 수구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물론 남북이 통일을 하여야 한다고 하는 지상과제는 제게도 역시 소원입니다.

 

그래서 그들을 어르고 달래서 가급적이면 충돌을 피하고 화해와 협력의 길로 가야 한다는데도 동의합니다. 그런 점에서 지난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의 공이 컸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저 같은 사람까지도 북한정권의 반민주적인 독재나 인권문제에 대해 입을 닫아야 할 필요는 없을 것입니다.

 

물론 주요 정부 당국자나 정당의 책임 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이라면 남북관계를 고려해 입조심을 해야 할 필요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모든 국민이 그럴 필요도 없고 그래서도 안 되는 일입니다. 진보진영 내에서는 북한을 비판하거나 또는 북한정권을 옹호하는 남한 내 운동진영인 자주파를 비판하면 으레 이런 비난이 들어옵니다.

 

이명박 정권과 맞서 힘을 합쳐 싸워야 하는 판에 운동을 분열시키는 분열주의자다! 저는 원래 민노당 당원이었다가 작년에 탈당했는데 그때 탈당하게 된 표면적인 이유가 최기영 당 사무부총장과 이정훈 중앙위원의 간첩사건 때문이었습니다. 소위 일심회 사건이란 이름으로 세상에 알려졌던 사건입니다.

 

그때 민노당 다수파인 자주파들은 그렇게 말했습니다. 적들에 맞서 통일 단결해 싸워야 하는데 어떻게 적에게 동지를 팔아넘기는가? 그 적이란 바로 이명박 정부를 지칭하는 것입니다. 또 동지란 간첩행위를 한 두 사람의 고위 당직자를 이르는 것입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저는 그 적이란 표현과 동지란 표현에 결코 동의가 가지 않습니다.  

 

저는 이명박 정권에 반대하지만 그들을 적이라고 규정하지는 않습니다. 혹시 적이라고 표현하는 경우가 있다면 그것은 격앙된 현장분위기를 반영하는 그런 제스처에 해당하는 것일 뿐입니다. 그리고 간첩행위를 한 두 사람을 동지라고 부르는 것도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조직 내에 침투한 스파이까지 동지라고 부를 만큼 저는 마음이 그렇게 넓지 못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조직문화는 알게 모르게 여러 진보단체들에 파고 들어 그 뿌리가 매우 깊습니다. 민노총이나 민노당 만이 아니라 얼마 전에는 환경운동연합도 내부에 일어난 횡령사건을 은폐하려다 큰 곤욕을 치르기도 했습니다. 아직 태어난지 얼마 되지는 않았지만 진보신당도 이러한 위험으로부터 안전하다고 자신할 수는 없습니다.

 

이제 진보세력은 양심적이고 도덕적인 세력이라는 고정관념부터 깨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전교조에 가입한 젊은 교사가 전교조의 참교육에 동의하고 노동조합운동에 동참한다고 해서 그들이 모두 도덕군자가 되어야 한다는 환상도 버려야 합니다. 그것이 당장은 자족감과 우월감을 줄지는 몰라도 길게 보면 수렁인 것입니다.

 

그 출처가 분명하지 않은 도덕적 우월감은 남은 비판하면서도 정작 자신은 남의 비판을 참지 못하는 정신적 질환을 앓게 만들었습니다. 그리하여 조직보위론이란 기괴한 논리와 이로부터 파생된 비판의 자유가 허용되지 않는 비민주적 조직운영은 결국 스스로를 수렁에 빠트려 제 살이 썩어들어가 것도 모르고 있었던 것입니다. 조직을 보호하기 위한 지혜만 배웠다는 비난을 들이 한다고 하더라도 그 의 목소리마저도 경청할 줄 아는 실로 뱀 같은 지혜를 우리는 가질 수 없는 것입니까?

 

그마저도 싫다면, 최소한 조중동이 그런 말을 함부로 할 수 없는 분위기라도 만들어놓아야 할 것입니다. 오늘 또 저는 조용히 묻어두었으면 좋았을 이야기를 괜히 끄집어내 또 한번 이명박 정권에 맞서 싸워야 할 전선을 교란하고 수구언론에 빌미를 주는 악적이 되고 마는 것인지도 모르겠군요. 그러나 저는 그런 비난을 하실 분들에게 이렇게 말해주고 싶습니다.

 

이명박 정권과 싸우는 것이 중요하지만, 그렇다고 악마와 손잡을 수는 없는 일 아니냐고…          파비

Posted by 파비 정부권

하재근, 그는 학벌 없는 사회를 위해 투쟁하는 지식인이다. 나는 그의 강연을 듣고 매우 감동했던 적이 있다. 그는 대단한 열정과 더불어 놀라운 분석능력을 갖고 있었다. 행동하는 지식인이란 그를 두고 하는 말인 성 싶었다. 그러나 이번에 그의 글을 읽고 매우 실망했다.

그는 이중잣대를 갖고 있었다. 한나라당 의원은 성추행을 하면 안 되지만, 민주노총 간부는 강간미수를 저질러도 용서받아야한다는 논리처럼 보였다. 한나라당에게는 성추행정당으로 해체를 주장할 수 있지만, 민주노총에게 그래서는 곤란하다는 것이다. (
http://ooljiana.tistory.com/352)

민주노총이 매우 중요한 조직임을 모르는 바 아니다. 민주노총이 없어진다는 것은 약자들을 보호할 가장 강력하고 효과적인 수단 하나가 사라지는 것이다. 실질적인 힘을 가진 약자를 보호할 세력은 사실상 없어지는 것이다. 그래서 민주노총에 힘을 보태주어야 한다는 그의 주장의 액면은 설득력이 있다.

이석행을 비롯한 지도부 총사퇴를 발표한 날, 민노총 중집회의. 사진출처=오마이뉴스

그러나 성폭력 같은 추악한 범죄행위에까지 힘을 실어주어서는 안될 일이다. 민주노총은 성폭력사건을 저지른 범법자를 보호하기 위해 사건은폐에 조직적으로 개입했다고 한다. 피해자에게 허위진술을 강요하기까지 했다는 소리도 들린다. 그새 사건은 두 달을 넘겼다. 여기에 피해자가 분노한 것이다. 분노하지 않는다면 그게 이상한 일일 것이다.

하재근은 너무 오바했다. 민주노총이 국민들이 힘을 실어주고 키워야할 조직인 것은 맞지만, 성폭력을 자행하고 은폐하고 피해자를 강박하는 범죄행위까지 눈감아주어서는 안 될 일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한나라당과 무엇이 다른가? 조선일보와 무엇이 다른가? 오히려 그들보다 더 앞장서서 더 강력하게 규탄해야 되지 않겠는가? 그것이 정의가 아닐까?

나는 엊그제 아내에게 물어보았다. “왜 당신들은 성명서 하나 내지 않고 있는 거지? 당신들은 소위 진보적인 여성단체잖아. 그런데 어째서 그 흔한 성명이나 논평 하나 안 내는 건지 알다가도 모르겠단 말이야. 그게 그렇게 어려운 일인가? 너무나 간단한 일일 텐데….”

아내는 이렇게 말했다. “참 입장이 난감한 모양이라. 입장 정리하기도 어렵고. 민노총 사람들이 아예 모르는 사람도 아니고. 안면이란 게 있으니까. 곧 성명을 내긴 낼 모양이던데….” 그 입장정리란 것이, 그러니까 안면 때문에 어렵다는 것이었다. ‘이런, 제기랄.’ 아내 역시 노조위원장 출신으로 오늘날 민주노총이 만들어지는 데 꽤 공이 있는 사람이다.

나는 조중동보다 진보적인 단체들, 언론들이 누구보다 앞장서서 민주노총을 까주길 바랬다. 그리고 그랬어야 마땅하다. 만약 제갈량이 마속을 참하지 아니하고, 스스로 벼슬의 등급을 낮추고 봉급을 깎는 벌을 받지 않았다면 촉한의 정국이 어찌 되었을까? 최소한 그동안 제갈량이 얻었던 신뢰는 잃고 말았을 것이다.

하재근의 주장 중에는 우리가 눈여겨 보아야할 대목이 많다. 그중에서도 노조세력이 국가의 정책을 좌우할 정도로 강력한 스웨덴이나 핀란드 이야기는 참으로 경청할만하다. 그러나 이처럼 훌륭한 내용에도 불구하고 그 핵심주장이 옳지 않으므로 나머지 이야기도 빛을 잃었다.

민주노총은 더 맞아야 한다. 내 보기에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린 거 같다.
 
2009. 2. 11. 파비

Posted by 파비 정부권

민주노총에서 성폭력 사건이 발생했다. 민주노총 중앙의 핵심간부가 가해자다. 그것도 이석행 민주노총 위원장이 가장 신뢰하는 최측근이라고 한다. 아직 사건의 전모가 밝혀지지 않았으므로 속단하기는 이르다. 그러나 민주노총은 벌써부터 은폐와 부정, 변명으로 일관하며 사람들을 실망시키고 있다.  

나는 민주노총에 무던히도 애착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민주노총의 전신인 전노협을 결성하던 날, 눈 덮인 겨울의 서울, 지하철을 이리 헤매고 저리 헤매며 경찰의 포위망을 피해 대회장으로 향하던 기억이 아직도 선하다. 그해 겨울은 어지간히도 추웠다.

민주노총, 이 정권과 경찰이 벌이는 추태를 답습하려는가?
그러나 다른 어디도 아니고 민주노총에서, 그것도 핵심에서, 성폭력 사건이 발생했다는 것은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일이다. 게다가 진보세력의 표본이 되어야 할 민주노총이 벌이는 행태가 최근 경찰과 검찰이 벌이는 짓과 별로 다르지 않아 보인다.

일단 은폐하고, 사건이 드러나면 부인하고, 그래도 곤란하면 핑계를 대고, 그러다가 양비론으로 몰고나가는 것은 추악한 범죄집단이나 할 짓이다. 불과 얼마 전에 우리는 경찰청장 김석기의 발뺌을 비판했었다. 그런데 오늘 민주노총으로부터 다시 그 짓을 보고 있다.

참으로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통곡할 일이다.

소위 진보를 자처하는 세력 내부에서 벌여온 부정과 비리, 폭력은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 숱한 성폭력 사건, 회계부정 사건으로 얼룩져온 것이 최근 진보세력의 자화상이다. 불과 1~2년 전에는 민주노동당이 회계부정사건으로 몸살을 앓았다.

진보세력의 도덕성 타락,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민주노동당은 경남, 울산, 광주 등 각지에서 수억대에 이르는 회계부정 시비로 내분을 겪다가 마침내 북한공작원과 내통하여 간첩죄를 범한 민노당 사무부총장 처리 문제에 대한 이견으로 진보신당과 갈라지게 된다.

민노당의 종북주의와 패권주의가 결국 당이 찢어지는 결과까지 초래한 것이다. 세상 어디나 그렇듯 패권주의의 이면에는 돈 문제가 걸려있게 마련이다. 여기에는 진보세력도 예외일 수 없었다. 또 패권주의는 필연적으로 권위주의를 낳게 된다. 자기들 외의 모든 것은 무시하게 되는 것이다.

2년 전이던가? 민노당 회식자리에서는 고위 당직자가 여성당직자를 모욕하고 폭행하는 사태까지 발생했었다. 당시에도 강력한 항의와 사과요구가 있었지만, 그리하지 않았다. 자체 사법부에 해당하는 당기위원회가 있지만 무용지물이다. 당기위란 자기 당파의 잘못을 감추고 도리어 피해자를 몰아붙이고 윽박지르는 압박도구로 이용된다는 게 내가 알고 있는 상식이다. 이게 문제인 것이다.

이것은 마치 부정과 비리, 부도덕과 파렴치를 권장하는 것과 다름없는 것이다. 이런 풍토 하에서 청렴함과 도덕성을 기대한다는 것은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겨놓고 잘 지키기를 바라는 것과 다르지 않다.

숨기고 감싼다고 될 일 아니다
최근 들어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는 부정과 비리에 더해 이제 성폭력 사건까지 자행하는 진보세력을 우리는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 것인가? 그것도 도피중인 이석행 민주노총 위원장을 숨겨준 은인의 집을 찾아가 강간하려했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도저히 납득이 되지 않는다. 그것도 이석행 위원장이 연행된 바로 다음날 말이다.

지금 민주노총은 안으로부터 심각하게 썩어 들어가고 있다. 최근 경남본부장 선거에서는 부정선거 시비가 법정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대리투표에 투표권 박탈까지 할 수 있는 모든 선거부정이 자행되었다는 것이 일각의 주장이다. 멀쩡한 조합원에게 아무런 이유도 없이 무작위로 잘라 투표권을 주지 않았다는 것은 이미 부정할 수 없는 사실로 알려졌다. 그러나 그런 것에 민주노총은 아무런 죄책감이나 반성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나는 민주노총에서 벌어지는 일련의 사태들을 보면서 곧 다가올 위원장 직선에서 대형사고가 터질 것을 예감하고 있다. 지난해 경남에서 벌어진 부정선거 시비는 아마 올해에는 민주노총 위원장 선거를 통해 전국을 강타하게 될 것이 틀림없다. 이것은 구조적인 문제로서 누가 고치자고 한다고 해서 될 문제도 아닌 것처럼 보인다는 게 보다 심각한 문제인 것이다.

그런데 그 전초전으로 민주노총 중앙에서, 그것도 이석행 위원장의 최측근에 의해, 성폭력 사태가 터졌다. 용산참사와 MB악법으로 어수선한 정국에서 악재가 아닐 수 없다. 이명박 정권을 반대하는 투쟁에 앞장서야할 민주노총으로선 실로 부담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이럴 때일수록 위기를 기회로 삼는 지혜가 필요하다.

이번 사태를 환골탈태의 기회로 삼아야
썩어 들어가는 조직을 재생시킬 절호의 기회로 삼는다면 오히려 이 위기가 전화위복이 되지 않겠는가. 뼈를 깎는 반성으로 환골탈태하여 국민의 사랑을 받는 민주노총으로 거듭나야하지 않겠는가. 그것이 이 순간 민주노총과 진보세력을 위해 행할 자세가 아니겠는가. 

그렇다면, 민노총 지도부는 신속하게 대국민 사과부터 해야 한다. 지도부가 총사퇴하겠다는 각오로 머리 숙여야 한다.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사태 수습은 그 다음이다. 격앙된 국민감정이 더 번지기 전에 무릎 꿇고 사죄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조직을 살리는 길이다.

무엇을 주저하는가. 가장 용기 있는 자는 잘못을 실토하고 용서를 비는 자이다. 특히나 진보를 자처한다면 그리해야 한다. 제발 이명박 정권을 닮지 말기를 민주노총을 사랑하는 국민의 한 사람으로 간곡히 호소한다.


2009. 2. 6.  파비
Posted by 파비 정부권

두산중공업 정문 앞을 파고드는 골바람은 매서웠습니다. 본부석으로 차려진 트레일러 운전석 위로 금속노조 깃발이 얼음처럼 차디찬 바람에 부딪혀 팽팽하게 나부끼고 있었습니다. 6년 전 이날, 두산중공업 노동자 배달호도 차디찬 자본의 공세에 맞서 팽팽하게 나부끼는 불길 속에 자신의 몸을 내던졌습니다.

배달호 열사는 두산중공업 노동자였습니다. 그는 50년 인생 중 절반을 두산중공업(구 한국중공업)에 바쳤습니다. 그러나 그는 2002년 한국중공업을 인수한 두산자본에 의해 노조간부들이 부당하게 해고되자 여기에 불복하여 맞서 싸우다 구속까지 되어야 했습니다.

신자유주의 민영화 바람이 몰고온 대규모 해고 사태

5조 원 가치의 공기업 한국중공업을 3000억 원이란 헐값에 손아귀에 넣은 두산자본이 제일 먼저 한 일은 노동조합을 길들이는 일이었던 것입니다. 구속되었다 출소한 노동자 배달호에게 내려진 것은 아파트를 비롯한 모든 재산과 임금에 대한 가압류였습니다.

막막해진 생계를 위해 회사 복지기금에 대출을 요청했지만 돌아온 것은 가압류자에게는 대출 불가라는 통보뿐이었습니다. 현장에 복귀해서도 단지 노조활동을 열심히 했다는 이유로 관리자와 노무팀의 관리대상(소위 블랙리스트)에 올라 끊임없이 감시와 통제를 받아야했습니다.

결국 노동자 배달호는 한 장의 유서를 남겨놓고 타오르는 불길 속에 자신을 맡겼습니다. 그는 유서에서 “하늘에서 반드시 지켜볼 것”이라는 경고를 잊지 않았습니다. 동지들에게 미안하다는 말도 남겼습니다. 남겨진 가족에 대한 절절한 사랑과 부탁도 남겼습니다.

배달호 열사의 항거는 결국 63일에 걸친 투쟁의 불길을 일으켜 손배, 가압류를 철회시키고 금속노조 연대투쟁의 모범을 만들어냈으며 일부 해고자 복직의 성과도 이루어냈습니다. 그러나 노동자 배달호가 분신으로 열망한 세상은 아직 멀었습니다.
 

배달호열사 정신계승사업회 회장 김창근 전 금속노조 위원장


손배의 사슬을 끊기 위해 분신, 그러나 악랄한 자본의 손배는 아직도 살아 있어

1월 9일, 배달호 열사가 그토록 아끼던 민주광장이 아닌 회사 정문 앞에서 치러진 추모제에서 <배달호열사 정신계승사업회> 김창근 회장(전 금속노조 위원장, 두산중공업 해고)은 “고 배달호 동지가 손배가압류의 사슬을 벗기 위해 끝내 하나뿐인 목숨을 끊은 지가 벌써 6년이 지났지만… 우리 현실은 아직 그대로다.”며 분노했습니다.

그리고 이어 그는 “지금도 노동자들이 굴뚝 꼭대기에 올라가 고공농성을 하고 있는데, 여전히 악랄한 두산자본은 (전국에) 널려있다.”고 말했습니다. 추모제가 열리는 시간, 또 다른 배달호들이 칼바람 몰아치는 100m 굴뚝 꼭대기에서 또 다른 두산자본, 현대미포조선 정몽준에 맞서 싸우고 있었던 것입니다.

많은 세월이 흘렀지만 가슴에서 지울 수가 없다고 안타까움을 표시한 두산중공업 박종욱 노조지회장은 추모사를 통해 “국민을 하나로 묶어내지 못하고 분열만 시키는 MB정부”를 신랄하게 비난했습니다.

그는 또 “올해는 노사관계가 더 악화될 것 같고, 경제 악화로 구조조정과 노동탄압이 자행될 것으로 보이는데, 두산을 비롯한 자본은 그 기회를 엿보고 있다”면서 “힘들게 사는 노동자들이 또 목숨을 걸지 않으면 안 되는 세상이 되고 있다”고 열변을 토했습니다. 그러나 이어지는 그의 말은 참으로 이해하기 어려웠습니다.

“민주노동당이 분열하고 있습니다. 민주노총도 분열하고 있습니다.”

권영길 민노당 국회의원


추모사에서 갑자기 왠 민노당 분열?

그런데 이 말은 작년 1월 9일, 똑같은 시간 똑같은 장소에서 똑같이 안타깝게 절규하는 목소리로 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똑같은 분에게 말입니다. “민주노동당이 분열하고 있습니다.”란 외침 속에는 노동자들의 지난한 투쟁의 결과로 만들어진 진보정당을 버려서는 안 된다는 절규가 들어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많은 시간이 흐른 지금 또 다시 듣게되는 똑같은 절규 속에서 진정성을 느낄 수는 없었습니다. 세월이 많이 흘렀기 때문일까요? 1년이나 지난 지금 이 순간에 무엇 때문에 과거에 부르대던 소리를 다시 하는지 저로서는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민주노동당을 버리고 떠난 사람들중 대다수는 진보신당을 만들었습니다. 그들은 민주노동당을 만든 1세대들이 대부분이었지만, 이제 더 이상 민주노동당을 자기 당으로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이미 진보신당의 60% 이상이 민노당과 무관한 새로운 사람들로 채워짐으로써 이제 그들 마음대로 민노당과 어쩔 수도 없게 되었습니다.  

더구나 민노당의 종북정책과 대남 간첩행위에 대한 입장 차이로 갈라져나간 사람들이 김일성주의와 주체사상, 간첩행위에 대한 반대를 명시하지 않는 한 단결이 어렵다는 것은 대공장 노조지회장쯤 되시는 분이 모르실리 없습니다.
 
민노당이 종북, 간첩행위 반대를 명시하지 않는 한 정치조직적 단결은 어려울 것

그러나 그분의 뜬금없는 “민주노동당이 분열하고 있다”는 철지난 탄식이 아예 이해되지 않는 바는 아닙니다. 다분히 정치적 의도도 있고 내부 단속용일 것이라는 이해도 합니다. 그럴 수 있습니다. 그러나 다음날 울산의 고공농성장에서 벌어진 행태는 암울한 노동계와 진보운동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었습니다.

현대미포조선의 굴뚝 위에서 20일 넘게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는 이영도 민주노총 울산본부장 권한대행과 김순진 현대미포조선 조합원은 진보신당 당원들입니다. 이들이 농성을 하고 있는 현장투쟁에 심상정 진보신당 대표를 비롯한 진보신당 당원들이 대거 참여했습니다.

그런데 그날 민주노총 울산본부에서는 심상정 대표에게 마이크를 줄 것이지 말 것인지를 놓고 논쟁이 벌어졌다고 합니다. 민주노동당 홍희덕 의원에게는 당연히(?) 발언권이 주어졌습니다. 문제는 진보신당(!) 심상정 대표였던 것입니다. 30년 가까운 세월을 노동운동에 헌신한 여전사에 대한 대접치곤 너무 어이없습니다.

러나 이런 일은 비단 울산에서만 벌어진 일은 아니며 우리 동네에서도, 또 다른 곳에서도 늘 일어나는 일입니다. 하루 이틀 겪는 일이 아니어서 사람들도 이제 감각이 무디어졌습니다. 바로 민주노총의 민주노동당에 대한 배타적 지지가 배타적 분열로 이어지고 있었던 것입니다.  

말로만 단결, 실제로는 배타적 종파주의

말로는 통일을 외치지만, 그 통일을 위해 반통일적 행위를 자행하는 아이러니가 벌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이러고서 어떻게 통일단결해서 막강한 자본에 싸워 이기겠다는 것인지 참으로 한심합니다. 이명박의 대국민 분열행위를 비난하기 전에 자신부터 거울에 비춰보는 자세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옛날 밤이슬 맞으며 부르던 ‘진짜노동자’ 노래가사 중에 이런 구절이 생각납니다. ‘반성하는 민주투사~’ 

왼쪽부터 조승수 전 의원, 노옥희 진보신당 울산대표, 심상정 전 의원, 단병호 전 의원, 홍희덕 현 민노당 의원


배달호 열사는 유서의 마지막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 더러운 세상, 악랄한 두산, 내가 하늘나라에서 꼭 지켜볼 것이다. 동지들이여. 끝까지 투쟁해서 승리해주기 바란다. 불쌍한 해고자들 꼭 복직 바란다. 나는 항상 우리 민주광장에서 지켜볼 것이다. 내가 없더라도 우리 가족 보살펴주기 바란다. 미안합니다. 배달호”

21년을 한 직장에서 쉰을 넘기도록 살아온 노동자 배달호, 그가 하늘에서 내려다보고 있습니다. 어쩌면 부릅뜬 그의 두 눈은 악랄한 두산 자본이 아니라 민주광장이 아닌 두산중공업 정문 앞에서 치러지는 추모제를, 현대미포조선 굴뚝 위에서 찬바람 맞으며 싸우고 있는 두 명의 노동자 동지를 바라보면서 슬픔에 눈물 젖어 있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이번 주에도 내도록 한겨울 강추위가 맹위를 떨칠 것이라고 합니다. 찬바람이 매섭습니다.

2009. 1. 13.  파비

Posted by 파비 정부권
100M 굴뚝농성 현장을 찾아서…

울산은 추웠다. 매서운 칼바람이 뺨을 할퀴며 달려들었다. 현대 미포조선 정문 앞에서 담배를 피워 물고 굴뚝의 위치를 찾았다. 짭짤하고 매운 바닷바람이 몰아치는 조선소는 황량했다.

굴뚝농성장 아래 도로변에는 십여 명의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었다. 분위기는 화기애애해 보였다. 이렇듯 엄혹하고 비장한 투쟁의 현장을 화기애애하다고 표현하면 모순일까?

화기애애한 농성장? 그러나…

그러나 그것은 사실이었다. 100M 상공의 굴뚝 위에서 칼바람을 맞고 있을 그들의 동지들과 나누는 휴대폰 통화소리도 더없이 정겨워보였다. 모닥불을 피워놓고 둘러서있는 모습은 평화롭게 보이기까지 했다.

고개를 들어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높디높은 굴뚝의 위용이 장관이었다. 까마득한 꼭대기에 움직이는 물체가 감지되었다. 아래를 내려다보며 손을 흔드는 모습이 희미하게 보였다. 아! 농성자들이었다.

고소공포증이 있는 나 같은 사람은 저 높은 곳에 올라갈 엄두조차 내지 못할 것이다. 까마득한 높이에 사람이 있는 것을 보는 것만으로도 현기증이 일었다. 저들은 무엇 때문에 칼바람을 맞으며 보는 것만으로도 어지러운 저 높은 곳에 기어이 올라갔을까?

굴뚝 고공농성, 비정규 노동자들에 대한 정규직 노동자들의 따스한 연대

굴뚝 위에 올라간 두 명의 노동자는 한사람은 민주노총 울산본부 본부장(권한대행)이고 다른 한사람은 현대미포조선 정규직 노동자이며, 진보신당 당원들이라고 했다.

이들이 100M 상공의 굴뚝 위에서 농성을 시작하게 된 이유에는 매우 특이한 점이 있었다. 바로 비정규직 문제를 놓고 정규직 노동자가 벌이는 투쟁이란 점이었다.

굴뚝과 무전기대화 중인 창원 두산중공업 최병석 씨

이들의 요구는 소박했다. 현대미포조선 측이 하청업체인 용인기업 해고노동자 30명에 대해 행한 해고는 부당하므로 복직을 시키라고 명령한 대법원 판결을 지키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대법원이 내린 판결도 휴지조각에 불과했다. 아니 무슨 ‘백’으로 대법원이 내린 판결도 휴지조각으로 만들 수 있단 말일까? 모닥불이 타오르는 드럼통 속으로 피우던 담배를 집어던지며 한 노동자가 말했다.

“정몽준이 눈에 대법원 판결 따위가 보이겠어요? 그냥 무식하게 밀어붙이는 거죠.”

정몽준에겐 법도 안 통하나?

그랬다. 대한민국을 멋대로 지배할 수 있다고 믿는 자본가들에게 대법원의 판결 따위는 한낱 ‘종이쪼가리’에 불과했다. 이들에게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도 아니며 자유민주주의 국가도 아니다.

그저 돈 벌기 좋은 나라이며 돈 많으면 살기 좋은 나라이고 대접받는 나라이다. 돈을 위해서라면 노동자 한사람의 목숨쯤은 얼마든지 희생해도 좋은 그런 나라일 뿐이다.

대통령도 자기 편 아니던가? 대통령도 한때는 현대그룹 계열사의 회장으로 노동착취와 탄압에 누구보다 앞장섰을 게 아닌가 말이다. 그러니 이제 이 나라에서 그들이 못할 짓은 아무것도 없다.

대한민국이란 나라는 참으로 희한한 나라이다. 평소 ‘법과 원칙’을 밥 먹듯 떠벌리던 사람들이 이런 문제에는 꿀 먹은 벙어리다. 조선일보를 비롯한 중앙일보, 동아일보의 눈엔 법과 원칙을 어기는 현대미포조선과 정몽준의 행태 따위는 아예 보이지도 않는 모양이다.

벌써 농성을 벌인지 2주일이 지나고 있다. 이들 농성자들이 굴뚝에 개나리 봇짐을 짊어지고 올라간 것은 성탄 전야였다. 세상이 크리스마스로 들떠있었을 그때, 이들은 비장한 결의를 어깨에 둘러메고 굴뚝 위로 향한 것이다. 이들이 주장하는 것은 어렵고 복잡한 일이 아니다. 

“대법원 확정판결을 준수하라. 법을 지켜라.” 

식사준비를 위해 그릇을 닦고 있는 굴뚝 아래 농성자들.

점심 메뉴는 컵라면. 그런데 눈치를 보니 삼식 메뉴가 모두 컵라면인 듯.

창원에서 격려방문 온 두사람도 컵라면으로 끼니를 때우고 있다.


편법적 비정규직 고용에 대한 대법원 판결문, 종이로 만든 철퇴?

우리는 21세기 대한민국의 하늘 아래에서 1970년 자신을 불살라 외쳤던 전태일의 목소리를 다시금 듣고 있는 것이다. 오랜 분쟁의 끝에 내린 대법원의 판결은 다음과 같다.

“용인기업은 형식적으로는 피고 회사와 도급계약을 체결하였으나, 실질적으로는 업무수행의 독자성이나 사업경영의 독립성을 갖추지 못한 채 현대미포조선의 일개 사업부서로서 기능하거나 노무대행기관의 역할을 수행했을 뿐이고…, (따라서) 현대미포조선이 직접 용인기업 30명을 채용한 것과 같은 근로계약관계가 성립되어 있었다고 보는 것이 옳다”

얼마 전, KTX 여승무원들에 대해서도 대법원은 이와 비슷한 판결을 내려 하청회사를 만들어 비정규직으로 고용해오다 해고시킨 승무원들을 정규직으로 복직시키라는 판결을 내린바 있다. 법원이 자본의 편법적 비정규직 채용형태에 잇따라 철퇴를 내리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이런 법원의 판결에 대해 현대미포조선이 꿈쩍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현대미포조선과 현대중공업의 최대주주로서 실질적 사주인 정몽준 의원은 회사경영을 좌지우지하면서도 막상 이런 문제에는 “나는 상관도 없고 알 필요도 없는 일”이라며 발뺌을 하고 있다고 한다. 

결국 2003년 하청업체의 폐업으로 6년간 일자리를 잃고 현대미포조선을 상대로 복직투쟁을 해오던 용인기업지회 소속 조합원들이 다시 투쟁을 시작했고, 이를 강제 진압하는 과정에서 현대미포조선 조합원 이홍우 씨가 투신하여 중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으며, 이 씨는 지금 생사불명의 상태에 있다고 한다.   

땔감을 위해 톱으로 통나무를 자르고 있다.

그런데 그 통나무에서 이런 것들이 쏟아져 나왔다. 여자분은 사회당 당원인듯.

불을 피워놓은 드럼통 위에다 열심히 무언가를 굽고 있다. 새우깡을 구워 먹으려고 그러나?

드럼통 위에 익은 새우깡(?)을 집어 맛있게 시식 중인 모습. 맛이 매우 고소하다고 했다.


농성장의 평화로운 분위기 이면에는 감히 상상도 할 수 없는 일들이 있었다. 이명박이 747 공약으로 장밋빛 미래를 선전하고 있는 21세기 대한민국의 하늘 아래 벌어지는 이 추잡하고 참혹한 현실은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일이었다.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일 같았지만, 100M 상공의 굴뚝 위에서 죽음을 불사한 두 사람의 노동자가 온몸으로 진실을 토하고 있었다. 

정몽준과 MB과 원하는 나라는 어떤 나라일까?

그러나 현대미포조선 노동자들이 사선을 넘나드는 이 순간에도, ‘버스요금이 아직도 70원인 시대에 살고있는’ 정몽준은 죽었다 깨어나도 사태의 진실을 알 수 없을 것이다. 아니, 알고 싶지도 않을 것이다. 아마 누군가 그에게 사태의 심각성을 보고했다면, 그는 틀림없이 이렇게 대답했을 것이다. 

“뭐라고? 그런 일이 있어? 이런 몹쓸 놈들이… 지금 세상이 어떤 세상인데, 그냥 알아서 처리해.” 

이런 사람이 한때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되겠다고 나섰던 적이 있었다. 그리고 이런 정몽준과 하나 다르지 않은, 아니 더했으면 더했을, 이명박이 대통령이 되어있다. 이제 그들은 더 이상 거칠 것이 없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언론장악도 잠시 숨고르기에 들어갔을 뿐, 곧 다시 칼을 뽑아들고 더 큰 전쟁을 획책할 게 분명하다.

굴뚝농성장에는 10일이 지나도록 경찰과 회사경비원들의 제지로 기본적인 방한장비와 식의약품조차 공급할 수 없었다. “배가 고프면 내려오겠지!” 라는 게 그들의 대답이었다고 한다. 

마침내 민주노총과 대책위가 패러글라이딩을 통해 침낭과 의약품, 육포 등을 공급하는 작전(?)을 감행할 수밖에 없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나는 내 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들은 최소한의 인간성조차 말살된 사람들이었다.

…정몽준과 MB가 원하는 세상은 과연 어떤 세상일까? 법 없이도 사는 세상? 그러나 이들에겐 벌써 법 따위는 필요 없는 세상이 된 것 같다. 이미 치외법권에 살고 있는 것처럼 보이니까…

2009. 1. 7.  파비

Posted by 파비 정부권

민주노총 경남본부가 부정선거 논란에 휩싸였다. 대단히 충격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민주노총 내부에서 벌어진 부정 시비로 인해 민주노총의 도덕성은 이미 심대한 타격을 입은 것으로 보인다. 민주노총 내 일각에서는 이제 더 이상 민주노총에 기대할 것이 없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제3노총 이야기도 나온다.

“역시 주사파들에겐 안 돼. 고마 민주노총도 찢어져야지 같이 뭉쳐 있어갖고 될 문제가 아니야.”

전화선을 타고 늘어놓는 어떤 인사의 푸념이 그냥 지나치기엔 너무나 분명한 현실이다. 그런데 실상 이번 선거와 주사파가 무슨 상관인가? 왜 말끝마다 주사파를 거론하는가? 이점은 실상 미스터리다. 그러나 공공연한 미스터리다.

민주노총 내 한 인사도 같은 말을 한다. 그는 민주노총에서도 지도적 위치에 있는 소위 ‘국민파’의 대표적 인물이다. 국민파와 자주파가 연합해 지도부를 장악하고 있다는 사실은 노동계에서는 누구나 아는 사실. 

떠도는 공공연한 이야기들

“주사파들한테는 너거 못 이긴다. 걔들은 얼마나 똘똘 뭉쳐있는지 아나. 그리고 걔들 아니면 일 할 사람이 또 있나. 노동자들이 현장 떠나 상근하면서 일 할 수도 없고... 현실을 받아들여야지.”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민주노총에서도 매우 중요한 위치에 있다. 과거 마창노련 시절부터 전국 노동운동의 흐름을 주도하며 전노협 결성에 앞장서며 오늘날 민주노총을 탄생시킨 주역이라 할 수 있다. 민주노동당 결성에도 주도적인 역할을 했으며, 창원에서 권영길 의원이 연이어 국회에 입성하는데도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러나 민주노총은 민주노동당이 ‘종북주의’ 문제로 진보신당과 분열한 것처럼, 역시 같은 문제를 내부에 안고 있었다. 그동안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지역의제나 비정규직 노동자 문제에는 등한시하면서 ‘반미통일사업’에만 매진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실제로 작년에는 세계노동절 행사를 남북통일대회로 변질시키기도 했다.

물론 이 남북통일대회에는 남북노동자축구대회도 있었다. 그러나 5·1절에 북한의 어용단체인 조선직업총동맹을 불러다 축배를 들고 확인되지도 않는 북한노동자축구팀과 통일축구놀이를 벌이는 것은 남한의 많은 노동자, 특히 비정규직 노동자들로부터 눈총을 사지 않을 수 없는 행동이었다. 조선직업총동맹이 민주노총과 비교가 가능한 조직인가? 가당치도 않다. 

통일사업은 분열사업

이런 통일사업 일변도의 사업방침은 내부에 완전히 다른 두 개의 흐름이 벽을 쌓고 화해할 수 없도록 만들어놓았다. 통일사업이 분열사업이 되었다고나 할까. 그리고 이 두 개의 흐름은 끊임없이 대립해오다 마침내 작년 민주노동당 회계부정 의혹사건에서 급격하게 대립했다. 수억대의 횡령의혹이 제기되었지만, 민주노총과 민주노동당 지도부는 꿈적도 하지 않았다.

결국 간첩사건으로 실형을 받은 당 사무부총장의 징계와 출당을 거부하던 민노당은 이에 반발하는 당원들의 대거 탈당사태를 맞으며 깨졌다. 민노당 지도부는 구속된 간첩행위자에게 계속 월급을 지급하고 있었는데, 이 또한 받아들일 수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사태는 여기서 끝난 것이 아니었다. 민주노총에도 민노당과 같은 문제가 여전히 남아있었다.

이번 민주노총 본부장 선거가 진행되기 전부터 민주노총 현 지도부와 민노당은 선거를 민노당 대 진보신당 구도로 끌고 가고자 시도했던 흔적이 곳곳에서 포착됐다. 이번 선거에서 지면 민노당도 끝장난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실제 이들은 사활을 걸었다. 무조건 당선돼야한다는 위기감은 곳곳에 무리수를 낳았다.

해석이 어려운 흑색비방, "사람이 아니라니?"

“여○○ 있다 아입니꺼. 글마 그거 들어보니까 완전 사람 아이데예. ○○당 사무처장이잖아예. 지가 선거에 와 나옵니꺼. 지 살라고 나온 거 아입니꺼? 지 혼자 잘 살자고 민주노총 선거에 나온다는 기 말이 됩니꺼?”

이 말은 내가 직접 들은 말이다. 이 이야기를 해준 사람은 민주노총 소속 단위노조의 간부다. 그도 역시 들었다고 했다. 그러나 30대 초반의 그의 주장이 사실은 지금도 해석이 안 된다. 그러나 한 가지는 확실했다. 민주노총 도본부장 선거에 나온 한 후보가 ‘사람’이 아니라는 것이었다. 이유는 없다. 그저 그렇다는 것이다.

나는 이 젊은 민주노총 조합간부의 말을 들으며 직감했다. ‘아, 이번 선거, 또다시 부정시비에 휘말리겠구나!’ 그리고 민주노총 선거는 부정시비에 휘말렸다. 그런데 부정선거의 핵심은 흑색비방이 아니라 전교조와 건설노조에서 벌어졌다는 대리투표에서 불거졌다. 민주노총 소속의 한 인사는 격앙된 어조로 이렇게 말했다.

“아니 이따위 짓을 하고도 이명박 정권 반대한다며 투쟁할 수 있습니까? 지가 더 더러운데 누구보고 더럽다고 말할 수 있어요. 안 그래요? 한 사람이 여러 색의 투표용지를 동시에 한 투표함에 넣는데 어떻게 같은 색깔의 투표용지가 뭉태기로 나올 수 있습니까. 이거 설명할 수 있어요? 3년 전 선거에도 그러더니 아직도 정신 못 차렸어요. 이제 더 이상 안 됩니다. 민주노총 깨지더라도 끝장 봐야 합니다.”

민주노총, 사람 차별하나?

“게다가 이런 부정투표가 주로 전교조에서 발생했다는 게 무얼 의미하는지 ‘뻔’하잖아요? 건설노조도 마찬가지고…”

글쎄, 그게 도대체 무얼 의미하는 것일까? 그러나 내가 보기에 이번 선거 부정의 핵심은 조합원에게 투표권을 제한한 일이다. 대한민국 국민에게 대통령과 국회의원을 뽑을 권리는 제한없이 보장된다. 시장을 뽑는데 주민세를 많이 내지 않았다고해서 투표권을 주지 않는 일은 없다. 그런데 민주노총에서 그런 일이 벌어졌다. 

이유는 있다. 도둑이 남의 집 담을 넘을 때도 나름 이유가 있는 법이다. 상급단체인 민노총에 의무금 인상분을 내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래서 결국 대우조선노동조합의 조합원 7200명 중 1800명에겐 투표권이 주어지지 않았다. 투표권을 박탈하는 기준이 없었으므로, 그저 입사 순으로 잘랐다. 이것도 웃기는 일이지만, 더 웃기는 건 똑같은 케이스의 전교조(전국교직원노동조합)에는 100% 투표권이 주어졌다는 것이다. 

누구는 주고 누구는 안 준다? 이게 민노총의 민주주의였단 말인가?

우리 애가 그린 만화다. 그림처럼 담배나 피며 만화나 봐야겠다. 신경 그만 끄고… 그게 건강에 좋을 듯.


2008. 12. 11.  파비
Posted by 파비 정부권
민노총 부정선거 시비에 대해 기사를 쓴 경남도민일보에 대한 소위 운동권의 공격이 시작됐다. 여기서 운동권이란 주로 엔엘 자주파를 의미한다. 일각에서는 이들을 주사파라고도 부르지만, 여기서는 자주파라 부르기로 한다. 이들이 실제로 주사파인지, 주체사상을 신념으로 받아들이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본인들이 공개적으로 말하길 꺼려하므로 확인할 길이 없다. 다만, 주사파를 누군가가 비판하면 마치 중요한 환부를 얻어맞은 것처럼 아파하며 분노하는 것으로 보아서 그러려니 짐작하는 것이다. 그러나 주사파를 탓하는 게 아니다. 누구든, 주사파든 뉴라이트든, 사상의 자유는 존중돼야 한다. 반대로 이들에 대한 비판의 자유도 존중받아야 한다. 또, 누구든 예외없이 비난으로부터 피할 수 없는 것도 있다. 특히 부정과 부패는 어떤 비난으로부터도 자유로울 수 없고 자유로워서도 안 된다. 

사회적 공동체에 해악을 끼치는 암적 요소에까지 면죄부를 줄 수는 없는 일이다. 그것은 차라리 죄악이다.

민주노총, 부정선거로 또다시 얼룩지다

이번에 민주노총 경남본부 선거에서 대대적인 부정선거가 자행되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전교조와 건설노조의 투표함에서 대리투표로 의심되는 뭉치표가 발견되었다. 보수정치판도 흉내내기 어려운 흑색선전이 암암리에 난무했다. 심지어 대우조선노동조합의 경우 1,800여 명에 달하는 조합원들이 투표권을 제한 당했다. 매달 월급봉투에서 조합비가 꼬박꼬박 원천징수 됨에도 불구하고 투표는 할 수 없는 어처구니없는 사태도 발생했다. 필자는 투표권을 박탈당한 이들 조합원들에게 지금껏 받은 모든 조합비를 되돌려 줄 것을 요구한 바 있다.

그런데 더 어처구니없는 일이 백주에 벌어지고 있다. 경남도민일보의 기사를 문제 삼으며 절독운동을 벌이겠다는 일단의 세력이 등장한 것이다. 이들은 <경남도민일보의 편파보도 저지를 위한 경남네티즌 대책위원회>라는 이름도 기다란 정체불명의 단체를 조직했다. 오늘이 수요일이니 월요일부터 부정선거 관련 기사가 나왔다고 치더라도 대단히 빠른 대응이 아닐 수 없다. 매우 조직적이고 치밀한 집단이 아니고선 할 수 없는 일이다.

월요일자(12월 8일) 경남도민일보에 실린 민노총 관련 기사


월요일, 경남도민일보에서는 지면평가위원회가 열렸다. 이번 민노총 선거에서 당선된 기호 1번 쪽의 김성대 사무처장도 지면평가위원이다. 그런데 김성대는 지면평가위 자리에서 “오늘자 도민일보에 실린 민노총 선거 관련 기사는 매우 편파적이다. 편집국장에게 찾아가 항의하겠다. 이런 식으로 기사를 내보는 건 좌시할 수 없다.”면서 매우 강도 높게 도민일보를 성토했다고 한다.

도민일보는 제기되는 의혹에 대해 보도했을 뿐이고 그에 대한 평가는 국민들이 하는 것이다. 도민일보 뿐 아니라 다른 신문에도 이 내용은 보도되었다. 이런 사람이, 이토록 한 종파를 대표하고 이토록 편파적인 사람이, 어째서 그토록 오랫동안 경남도민일보의 지면평가위원으로 있는 것인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도민일보 대표이사를 비롯한 경영진도 감히 건들지 못하는 편집권을 일개 민노총 경남본부 사무처장이 좌지우지 하겠다는 것인가.

언론을 조종하고 통제하려는 사람들

이들에겐 경남도민일보가 자기들 마음대로 조종할 수 있는 그런 신문으로 만들고 싶고 또 그럴 수 있다고 믿는 것일까? 작년 대선 당시 민주노동당 지도부가 기사에 불만을 품고 한겨레신문사에 찾아가 행패를 부린 사실을 우리는 기억하고 있다. 그때 최규엽이란 민노당 고위간부(권영길 대통령후보 비서실장도 역임)는 한겨레신문 기자를 향해 “야, 이 자식아. 너 몇 살이야?” 라며 난동을 부리기도 했다.

서울이나 이곳 마산창원에서나 이들이 하는 짓은 어쩌면 이렇게도 닮았는지 모르겠다. 경남도민일보는 대한민국에서는 가장 진보적인 언론으로 꼽히는 신문이다. 한겨레나 경향신문도 진보정론에서는 도민일보에 미치지 못한다. 그런가하면 도민일보에는 이들 도민일보 절독운동을 벌이겠다는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의 입장과 같은 논조의 기사를 써내는 기자들이 정치사회부에 다수 포진돼 있다.

이분들(특히 표세호 기자의 경우 좀 심하다는 게 필자의 개인적 생각이다. 정봉화 기자도 그렇고)의 논조를 보면 거의 친 민노당, 친 진보연대, 친 자주파의 입장이 너무 노골적이다. 민노당이나 민노총의 통일운동 관련 기사는 대문짝만한 사진과 함께 내면서도 같은 진보정당계로 분류되는 진보신당이나 여타 시민단체의 기사는 단신처리하거나 아예 기사도 쓰지 않는다.

시민단체들과 민노당이 공동으로 연 기자회견은 사진과 함께 커다란 헤드라인으로 처리하면서도, 당일 똑같은 케이스의 진보신당 기사는 “시민단체와 진보정당이...” 라는 식으로 (공식 당 명칭도 안 써주고) 애써 무시하는 제목을 다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사실관계가 궁금하신 분들은 지금이라도 도서관에 가셔서 경남도민일보의 지난 제호들을 훑어보시면 금방 이해할 수 있는 일이다.  

오늘 12월 10일자 경남도민일보

그러나 여기에 누가 토를 달거나 항의를 갔다거나 했다는 소리를 들어본바 없다. 필자도 불만은 있었지만, 그렇게 무식한 짓은 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들은 다른 의도에서 이런 문제에 대해 한마디 말이 없다. 그러면서 이번 민노총 부정선거 시비를 보도한 도민일보를 길들이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여차하면 경남도민일보 하나쯤 죽이겠다는 태도다. 광고비로 조중동을 자기 입맛대로 조종하는 삼성재벌과 이들의 차이가 무엇인지 나는 알지 못하겠다.

자기 입맛에 안 맞으면 조중동이든 진보언론이든 무조건 ‘절독운동’?

“이보시게들, 자주파인지 통일운동을 하시는 분들인지, 아니면 아래 민노총 게시판에서와 같이 주사파 또는 무엇으로 불리든, 그대들. 경남도민일보가 당신들 입맛에 맞는 기사를 써줄 땐 매우 흐뭇해하지 않았던가. 그때는 도민일보가 한국에서 최고 진보적인 신문이라고 극구 칭찬했을 테지. 그런데 겨우 이깟 기사 하나로 도민일보를 졸지에 조중동보다 못한 언론으로 매도한다는 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나? 그대들 손바닥은 그토록 뒤집기 쉽도록 가볍단 말인가? 그대들이 삼성재벌이나 이명박, 조중동과 무엇이 다른지 그게 알고 싶다.”

2008. 12. 10.  파비

민주노총 경남본부 홈페이지 게시판에서 옮김

경남도민일보의 편파보도 저지를 위한 경남네티즌 대책위글 구성하며

우리는 그동안 경남도민일보를 개혁언론이며, 도민주 신문이며 경남의 자랑으로 생각해왔다. 그 어려운 시기 고비를 넘길때마다 우리는 경남도민일보의 존재가 절실했기때문에 때로는 한쪽어깨에도 기대고 하소연도 해가며 도민들의 여론형성의 한몫을 단단히 해줄 것을 기대하며 믿어왔다.

그동안 여러차례 일부정당에 대한 편파적인 보도에 대하여서도 점잖게 타이르며 이를 극복할 것을 기대해왔다. 농민들에대한 폄하적인 사설, 민주노동당에 대한 편파적인 사설등등에 대하여 우리는 그나저나 그래도 도민일보인데 하면서 참아왔다.

그러나 이번 민주노총 경남지역본분 선거에 대한 악의적인 보도 행태를 보면서 그 기대는 이제 접어야할 때가 온 것 같다. 부정선거시비를 재촉하고, 있지도 않은 뭉치표논란을 보도하며 그림을 그리고, 선관위등에 확인도 하지 않은채 일방의 주장을 보도하는 등, 이제 그 편파의 정도가 도를 넘어섰다고 판단한다.

이제 더이상 경남도민일보에 대한 기대는 없다. 이에 뜻을 같이하는 네티즌들과 함께 가칭) 경남도민일보의 편파보도 저지를 위한 경남네티즌 대책위"를 발족한다. 우리의 요구는 간단하다, 더이상 편파보도를 하지 말 것과 그간의 편파보도에 대하여 경남도민일보 사장이 직접 사과문을 신문에 게재할 것과, 편파보도의 책임자를 문책할 것등이다.

우리는 우리의 요구를 관철하기 위하여 인터넷상에서 행동을 전개할 것이다. 이러한 의지가 모아진다면 우리는 경남도민일보를 언론중재위원회에 제소할 것이며, 편파보도에 대한 책임을 묻는 또다른 행동을 조직할 것이다.

우리는 우리의 요구를 관철하기 위하여 경남도민일보 주주들의 출자금 반환운동을 전개할 것이다. 우리는 우리의 요구를 관철하기 위하여 경남도민일보 절독운동을 경남전역에서 전개할 것이다(이미 절독은 시작되었다, 이는 도민일보측이 더 잘 알것이다).

우리는 도민주주신문으로서 경남도민일보의 새로운 개혁을 촉구한다. 네티즌 대책위의 입장에 동의하시는 분들은 과감하게 댓글을 통하여 그 입장을 표명하여 줄 것을 호소한다. 절독운동은 직접 도민일보 사측에 전화를 통해 전개하여 주시길 바랍니다.

우리는 경남도민일보의 개혁을 추구한다

2008년 12월 9일

경남도민일보의 편파보도 저지를 위한 경남네티즌대책위
 

123.214.33.95

도민일보사절 - 2008/12/09 18:24:14

곧바로 도민일보 사절 들어간다.

언론은 공정 한 언론을 도민에게 제공해야 한다.

이전부터 알고 있었다.

즉과 경남도민일보는 보도에 대한 사과를 이행하라.


나도 - 2008/12/09 19:01:51

심각히 고민중이다.

절독운동 들어간다면 일단 우리 집안 2부 부터 끊고 내가 권유한 사람들 끊게하겠다.

진짜 심각히 고민중.


도민일보구독 - 2008/12/09 19:06:08

경남네티즌 대책위는 어느 놈들로 구성되었는지 실명을 공개하기바란다.

권력과 재벌 편에서 노동자, 농민, 서민들을 때려잡는 조.중.동에 대해서는

제데로 대응도 투쟁도 하지않는 것들이 도본부 선거와 관련하여 지들 입장에서

내용이 실리지 않았다고 즉각 대책위를 꾸려 불매운동을 벌린다니,,,나쁜 씹새야

도민일보 기사 내용이 무엇이 잘못되었으며 편파보도란 말이냐,,,

난 개표위원으로 참여했다. 그리고 기사 내용은 틀림없는 사실이구

너 놈들이 도민일보를 공격한다면 난 불법 부정한 방법으로 민주노조

운동을 말아먹는 너희 놈들로 부터 도민일보를 사수하기 위한

"도민일보 사수 경남 네티즌 대책위를" 구성 할 것이다.

그리고 전국에 곪을데로 곪은 민주노총 경남도본부의 비민주성을 알리고

노동자, 농민, 서민을 위한 공정한 민주신문 도민일보 구독운동을 전개할 것이다.

두고봐라 민주노총을 더러운 진흙탕에 빠트리는 너놈들을 용서하지 않으리라.


11 - 2008/12/09 19:10:28

출자금 반환 신청은 어떻게 하는 건지 소상히 알려주셈


ㅉㅉㅉ - 2008/12/09 19:16:51

경기가 어렵긴 어려운 모양이다.

몇 푼 되지도 않는 출자금을 달라고 하는거 보니,,,


화섬조합원 - 2008/12/09 20:34:10

우리 노동조합 도민일보 끊겠습니다 내일 연락하죠 저는 주주는 아닙니다


금속 - 2008/12/09 20:54:41

제가 아는 두0000노동조합에서 내일 절독한다고 연락한답니다


나도 절독참여 - 2008/12/09 21:12:41

그래도 도민일보니깐 했는데 ..

기사를보니깐 정말화가 난다. 내일당장 절독해야 할것 같다.////

절독 환영


조합원 - 2008/12/09 21:19:00

경남 도민일보는 이번 부정선거 보도로 절독하겠다는 독자들의 명단과 단체를 공개하라

이들은 주사파이다. 반드시 절단내야한다.


후후 - 2008/12/09 23:49:24

아니나 다를까 주사파 특기 나오네...

또 지침이 내려왔나 보네...

왜 북쪽 로동신문 볼려구 ㅋ


22 - 2008/12/10 09:16:19

한부 끊었습니다.

"단지, 난 한부 끊었을 뿐이고..."


개혁언론 - 2008/12/10 09:18:57

도민일보 편파보도 저지를 위한 절독운동을 경남전역의 단체홈페이지에 퍼나릅시다. 도민일보부터해서


절독 - 2008/12/10 09:23:21

도민일보 싹수가 노랗다. 나도 절독이다,

5 - 2008/12/10 09:42:53

언제 생겼지?


철도 - 2008/12/10 10:34:36

고민 많이했습니다. 나도 동참하겠습니다. 오늘 아침에는 조금 태도가 바뀌었네요, 그래도 여전히 논조를 부정선거로 몰고가네요, 내용은 직선제의 문제점, 제목은 부정선거 웃기고 있네요

59.21.55.36


잠시만 - 2008/12/10 14:57:07

도민일보 이것들 보소...누가 부수를 늘렸는데...ㅡ.ㅡ 편파보도를 한다고...?


탈퇴조합원 - 2008/12/10 15:55:01

지역신문중에서는 그래도 도민일보가 최고더마.

나는 도민일보사수에 한표!

그리고 두0000노동조합은 신문 끊고 싶으모 끊던지...

신문이 좀 아깝다고 봐야지


조합원 - 2008/12/10 17:51:31

무슨 네티즌연대냐?

ㅋㅋㅋ 가소롭다. 주사파 똘마니들 동원해서 난동질 몇번하겠지...

술처먹느라고 신문도 안보는넘들이 무슨 절독을 해...

Posted by 파비 정부권
민주노총이 부정선거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 주말, 민노총 경남지역본부장 선거가 있었는데, 전교조와 건설노조에서 대리투표로 의심되는 '뭉태기표'가 대거 나왔다고 한다. 선거관리위원장이 선거중단을 선언했지만, 현직 민주노총 본부장이 자신이 정치적 책임을 지겠다며 개표강행을 독려했고 결국 다수 선관위원들이 개표 속개를 주장하는 가운데 선관위원장은 퇴장하고 개표가 강행되었다.
 
현 집행부파인 기호 1번이 당선되었지만, 결국 이 사태는 법정으로 가게 되었다. 상대후보 측에서 <당선무효 및 직무정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낸 것이다. 민주노총은 3년 전과 마찬가지로 다시 한 번 부정선거 시비로 얼룩지게 되는 오욕의 역사를 쓰게 되었다. 

그러나 나는 더욱 놀라운 사실 하나를 발견했다. 한마디로 경천동지할 일이었다. 18~9세기 유럽에서나 벌여졌을 투표행태가 민주노총에서 벌어졌던 것이다. 구시대 유럽에서는 세금을 많이 내는 부유한 사람이나 귀족에게만 투표권을 주고 세금을 못내는 가난한 사람에겐 투표권이 주어지지 않는 차별적 투표가 관행이었다. 노동자들에게도 투표권은 주어지지 않았다. 당연히 여성들에게도 투표권이 주어질리 없었다.

어느 대학교수로부터 처음 이 이야기를 듣고 나는 귀를 의심했다. B교수는 대학교수노조 소속으로 민주노총 조합원이다.

조합비 냈는데 왜 투표권을 안 줘?

“세상에 말도 안 되는 선거가 자행됐어요. 이건 ‘자행’이라고 해야 말이 맞지. 나한테 투표권이 안 주어진 거야. 우리 대학에 표가 14표인데, 10표만 왔다는 거야. 그래서 4명을 잘랐는데, 내가 그 중 한명이었어. 아니, 조합비 꼬박꼬박 내는 조합원한테 위원장 선거 투표권을 왜 안 주는 거지? 말이 안 되잖아. 그래서 내가 격렬하게 항의했지. 안 그러면 내 조합비 돌려달라고 했어요. 그래서 결국 투표는 하긴 했는데… 그러니까 2차로 투표를 한 거지.”

정말 희한한 선거였다. 세상에 투표권을 안 주다니. 세금 안 냈다고 국민에게 대통령이나 국회의원 선거 투표권을 안 준다면 도대체 어떻게 될까? 아마 난리가 날 것이다. 교수노조에만 국한된 이야기는 아닐 거 같았다. 여기저기 확인했더니 몇 군데에서 투표권 제한행위를 확인할 수 있었다.

2008 전국노동자대회 모습. 사진=레디앙

대우조선 노동조합에서도 2,000여 명에 달하는 조합원들이 투표에 참여하지 못했다. 대우조선은 본래 조합원 1인당 1,000원으로 책정된 조합비를 상급단체인 민주노총에 납부해왔다. 그러다 최근 민주노총이 의무금을 1,300원으로 인상했는데 대우조선 대의원대회에서 이 안이 통과되지 못해 계속 1,000원만 납부해왔던 것이다.

그런데 이번 선거에서 선관위가 의무금 미납을 이유로 전체 조합원 7200명 중 30%에 달하는 1,800여 명을 선거인 명부에서 빼라는 지시를 했다. 논란이 벌어졌지만 결국 1,800여 명의 명단을 선거인명부에서 자르고 5,400명의 별도 선거인명부를 작성했다. 다시 말해 7,200명 중 5,400명에게만 투표권이 주어지고 나머지 1,800명은 투표를 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누구는 투표권 주고 누구는 투표권 안 주는 게 도대체 어느 나라 선거냐?

전교조는 정반대의 케이스였다. 전교조 경남지부는 조합원수가 8,200명에 달하는 거대조직이다. 전교조 역시 의무금 납부비율이 65%에 불과했다. 그러나 전교조에는 100% 투표권이 주어졌다. 여기에 대해 형평의 원칙에 어긋난다는 이의가 제기되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전교조 중앙연맹에서 전교조 경남지부 조합원들의 의무금 납부율은 100%라고 확인해 주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것이었다. 전국의 전교조 조합원이 8만 5천명인데 의무금 납부율은 65% 정도에 불과하다고 했다. 그렇게 계산하면 2만명 이상이 미납으로 처리되어야 하지만, 경남에는 미납자가 아무도 없는 걸로 전교조 중앙연맹이 확인했으므로 이를 믿어야한다는 것이었다. 이해할 수 없는 계산이었다.

그 이유에 대해 필자와 전화 통화를 한 민주노총의 간부인 K씨는 이렇게 말했다.

“전교조는 성향이 현 민주노총지도부를 장악하고 있는 자주파들과 같죠. 대우조선노조는 그 반대고. 그러니까 대우조선 노조는 투표해봐야 자기들 표 안 나올 거고, 전교조는 자기들 표가 많으니까…”

그러니까 자기들에게 유리한 곳에는 표를 많이 주고 불리한 곳에는 선거권을 제한하는 행태를 저질렀다는 말이다. 그래서 다시 물어보았다.

“대우조선노조 조합원들의 입장에선 조합비를 안 내는 사람이 없잖습니까? 모두 월급에서 조합비가 매달 원천징수 되고 있는 걸로 아는데요. 그럼 누구에겐 투표권을 주고 누구에겐 투표권을 안 주고 하는 걸 어떻게 정하죠? 어떤 기준으로 잘랐나요?”

“하하… 그게 그래서 골치 아픈 거죠. 누구를 자를 건지. 그걸 어떻게 하냐고요. 그래도 선거는 해야겠고, 선거인명부 제출 안 하면 아예 한 명도 선거를 못하게 될 판이니. 오히려 그걸 바라는지도 모를 일이고… 그래서 우선 해외출장자는 어차피 투표하기 어려우니까 그 사람들부터 자르고 그 다음 입사 순으로 해서 5400명 선거인 명부를 만들었죠. 말하자면 젊은 사람들이 투표를 못하게 된 거죠. 그냥 입사 순으로 자르는 게 쉽고 시간도 덜 걸리니까 그런 거지만…”

나라에서 이랬다면 민란이 일어나지 않으면 이상한 일!

웃음도 나오지 않았다. 어떻게 대명천지에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단 말인가. 만약 나라에서 이랬다면 아마도 촛불시위가 아니라 전국적인 민란이 일어났을 것이다. 그 민란의 선봉에 민주노총이 서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이런 부정한 행태를 관행처럼 반복하면서 이명박 정권을 규탄할 수 있을까? 이명박도 이런 일은 못한다.

그나저나 민주노총은 이번 선거에서 투표권을 제한 당한 대우조선노조 1,800명의 조합원들에게 그동안 받은 조합비를 모두 돌려주어야 하지 않을까? 투표권도 제한하는 노조에 조합비를 꼬박꼬박 낸다는 건 조합원 입장에선 정말 자존심 상하는 일이다. 두 눈 멀쩡하게 뜨고 강도질 당하는 거나 뭐가 다르단 말인가?

민주노총! 정말 이래도 되나?

2008. 12. 10.  파비

Posted by 파비 정부권

1970년 11월 13일, 22살의 한 청년이 온 몸에 석유를 뿌리고 불을 밝혔다. 이 불은 평화시장만이 아니라 온 나라로 퍼져 세상을 밝히는 등불이 되었다. 이 등불은 김근태, 장기표, 조영래 같은 재야 민주인사를 인도하는 등불이 되기도 했다. 그리고 마침내 자그마한 등불은 들불이 되어 87년 노동자대투쟁으로 타올랐다.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 일요일은 쉬게 하라!”
“노동자를 혹사하지 말라!”

한 손에 근로기준법을 부여잡은 채 불길 속에 타들어가면서 외쳤던 그의 함성은 영원한 메아리가 되어 세상에 울렸다. 그리고 세상은 변했고 발전했다. 노동자들은 이제 더 이상 기계가 아니라 하나의 인간으로 태어나고자 스스로 일어섰다. 민주노총도 결성했다. 그리고 매년 11월 이때가 되면 민주노총은 전국노동자대회를 열고 전태일 열사의 정신을 되새기는 것이다.

그러나 세상에는 전태일이 죽음으로 지키고자 했던 ‘나의 나’인 전태일들이 아직도 비정규직이라는 이름으로 혹사당하고 있다. 21세기 대한민국의 근로기준법은 주 40시간 노동으로 노동자를 혹사하지 말도록 규정하고 있다. 선진국들의 보편적 노동시간 주 35시간 이하인 점에 비교하면 아직 턱없이 모자라는 기준이다.

사진=레디앙

주 5일제 근무로 알고 있는 주당 40시간 노동제가 과연 우리나라에서 잘 지켜지고 있는가? 대답은 “아니오!”다. 우리나라는 주 40시간 노동제의 나라가 아니다. 아직도 절반 이상의 노동자들은 여전히 일제에서 해방된 후에 만들었던 주 48시간제 노동시간법이 엄존하는 나라에서 살고 있다.

굶어죽을 자유만 얻은 비정규직 노동자의 '주 40시간 노동법'

현행 근로기준법은 주 40시간 노동법을 만들면서 토요일 근무에 대한 임금지급에 관한 문제는 단체협약으로 노사가 따로 정하도록 하는 편법을 자행했다. 노동시간에 대한 강행규정을 임의규정으로 바꾸는 정부와 자본의 고도의 계산이 깔린 이 편법에 ‘노’의 대표인 민주노총도 묵시적으로 동의한 것처럼 되어버렸다. 왜냐하면 민주노총은 얼마든지 단체협약을 통해 실질적인 주 5일 근무제를 관철할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민주노총을 이끄는 대기업 노동조합들의 이야기다. 노동조합이 조직되지 못한 90%의 노동자들, 하청업체 노동자들,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는 해당되지 않는 이야기다. 그래서 대다수의 노동자들은 토요일에 무급으로 쉴 자유만 얻었다. 즉, 굶어죽을 자유만 얻은 셈이다.

우리나라 전체 임금노동자 중에 월급이 100만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가 25%에 달한다고 한다. 하청노동자, 비정규직 노동자의 평균연봉도 1500만원을 넘지 못한다고 한다.(한 통계에 의하면 평균 월급이 120만원 수준이다.) 이들 노동자들은 부족한 임금을 채우기 위해 무급휴일인 토요일과 일요일에도 쉬지 않고 일을 나가야 한다. 이것이 21세기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세상은 아직 바뀌지 않았다. 아니 거꾸로 70년대로 돌아갔다. 일부 대기업 노동자들이나 민주노총의 눈에는 이런 것들이 보이지 않을지도 모른다. 아직도 유인물을 복사해서 비밀리에 배포하며 노동조합을 결성하려는 비밀결사들이 공장 내에서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이 이들의 눈에는 하찮게 보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여전히 이 땅에는 전태일이 ‘나를 죽이고’ 영원히 함께 하기 위하여 다가가겠다고 말한 ‘나의 나’들이 너무나 많이 존재한다. 열악한 임금과 장시간 노동에 혹사당하는 ‘나의 나’들의 고통스런 신음소리가 아직도 너무나 크다.

여전히 유효한 전태일의 외침, "노동자를 혹사하지 말라!"

지난 일요일, 전태일 열사의 정신을 계승한 민주노총은 대규모 전국노동자대회를 열었다. 그러나 이 자리에 전태일이 죽음으로 다가가고자 했던 ‘나의 나’들은 얼마나 있었던가? ‘내가 돌보지 않으면 안 될 나약한 생명체들’을 향한 외침과 결의는 얼마나 있었던가?

그래서 나는 오늘, “노동자들을 혹사하지 말라”던 전태일 열사의 피맺힌 목소리를 자본가들이 아니라 민주노총에게 다시금 들려주고 싶은 것이다.

<1970년 8월 9일, 전태일의 일기 중에서>

전태일과 전태일의 어머니

이 결단을 두고 얼마나 오랜 시간을

망설이고 괴로워했던가?

지금 이 시각 완전에 가까운 결단을 내렸다.

나는 돌아가야 한다.

꼭 돌아가야 한다.

불쌍한 내 형제의 곁으로 내 마음의 고향으로,

내 이상(理想)의 전부인 평화시장의 어린동심 곁으로,

생(生)을 두고 맹세한 내가,

그 많은 시간과 공상 속에서,

내가 돌보지 않으면 아니 될 나약한 생명체들.

나를 버리고, 나를 죽이고 가마.

조금만 참고 견디어라.

너희들의 곁을 떠나지 않기 위하여

나약한 나를 다 바치마.

2008. 11. 13.  파비

습지와 인간
카테고리 역사/문화
지은이 김훤주 (산지니, 200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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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파비 정부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