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동당'에 해당되는 글 5건

  1. 2009.12.13 대림차와 지역노조 양쪽에서 눈총받는 천막농성 by 파비 정부권 (2)
  2. 2009.04.09 권영길, SKY대 합격률을 올리자고? 진짜 유감이다 by 파비 정부권 (6)
  3. 2009.01.13 민노당이 분열하고 있다구요? by 파비 정부권 (9)
  4. 2008.10.15 부적절한 쌀직불금 수령? 말 좀 똑바로 하자 by 파비 정부권 (2)
  5. 2008.09.29 파시스트는 늘 우리 곁에서 진보라는 이름으로 살고 있었다 by 파비 정부권 (25)
대림자동차 정리해고에 반대해 진보신당이 천막농성을 한 지가 벌써 한달이 넘었다. 11월 11일에 천막을 쳤으니 한달 하고도 3일이 지났다. 정권창출을 목적으로 하는 정당이 직접 노조의 투쟁에 몸으로 개입한다는 건 쉬운 결정은 아니다. 그게 옳은 방법인지에 대한 많은 고민도 있었을 터이다. 그러나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던 데에는 나름 이유가 있었다.

대림자동차 정문 앞 진보신당 천막농성장. 정리해고를 중단하라 만장기를 든 사람이 여영국 위원장.


나는 그 이유를 천막에서 많은 날들을 지새우며 어렴풋이 깨닫게 되었다. 물론 그 깨달음은 어디까지나 나의 주관이다. 그러나 그 주관이 객관에 비해 결코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말할 수 없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 주관이란 지역 노동진영의 대응이 너무 미미한 상태에서 노조의 연대를 견인하기 위해 천막농성이 불가피했다는 점이다. 

천막농성을 주도하고 있는 진보신당 여영국 위원장도 나와 생각이 같았다. 천막을 친지 딱 한 달 하고도 이틀이 지난 12월 12일 아침 문성현 전 민노당 대표가 진보신당 천막을 찾았을 때 여 위원장은 그렇게 말했다. "우리가 여기에 천막을 친 데는 나름 배경이 있습니다. 정당이 사실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가 고민도 있었지만, 안 할 수가 없었습니다." 

문성현 대표는 사실상 최초로 진보신당 천막을 찾은 민노당 인사다. 문 대표가 오기 일주일 전에 권영길 의원이 잠시 천막에 들어와 인사를 하고 갔지만, 매우 의례적이었다. 그는 마치 어쩔 수 없이 진보신당 천막에 들렀다는 듯이 부랴부랴 수고한다는 말만 던지고 떠났다. 수차례 권영길 의원실과 민노당에 관심을 호소했던 여 위원장으로선 섭섭한 일이 아닐 수 없었을 것이다.

게다가 권영길 의원이 움직인 데는 나름 다른 이유가 있었다고 오해할 만한 정황도 있었다. 효성이 직장폐쇄에 맞서 두 달 넘게 파업을 하고 대림차가 정리해고에 맞서 한 달 넘게 싸우는 동안 권 의원은 일절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그러다가 울산을 지역구로 두고 있는 조승수 의원이 대림차와 효성을 방문한 것이다.

대림차 농성장(좌)과 효성노조 농성장(중, 우)을 방문한 진보신당 조승수 국회의원.


여기에 자극 받은 듯 권 의원은 부랴부랴 금속노조 경남지부가 대림차 정문 앞에서 여는 집회에 참석했다. 조 의원이 대림차 농성장에 들어가 조합원들과 대화를 나누고 이어 효성 노동조합에 설치된 농성장에 들른 다음 다시 대림차 정문에서 열리는 금속노조 집회장에 돌아왔을 때까지만 해도 권 의원이 온다는 얘기도 없었고, 진행표 순서에도 없었다. 

그런데 집회가 시작되기 불과 몇 분 전에 권 의원의 연설 일정이 맨 앞에 잡히고 조승수 의원의 연설은 뒤로 밀려났다. 그렇게 권 의원실과 민노당을 향해 관심과 더불어 연대를 요청했음에도 오지 않던 권 의원은 조승수 의원이 나타나자 실로 번개처럼 나타난 것이다. 물론 고마운 일이다. 어떤 이유였든 권 의원이 자기 지역구에서 벌어지는 정리해고 사태에 관심을 가지는 것은 아주 좋은 일이다. 

그러나 그날 연설을 마친 권 의원은 준비가 없었던 듯 현장 방문을 생략한 채, 진보신당 천막을 그냥 지나친 것은 물론이고, 왔을 때처럼 부랴부랴 떠났다. 그리고 며칠 후, 잃어버린 숙제라도 하듯이 다시 대림차를 방문했고, 바람처럼 스쳐가듯 했지만 진보신당 천막에도 들러 격려도 했다. 나는 불만은 있지만―권 의원 정도의 위상에 불만이 없다면 이상한 일임이 분명하다―그래도 매우 고맙게 생각한다.

사실 권 의원의 관심이 부족한 것은 권 의원 만의 탓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일개 노조의 농성에 많은 역량을 투입하는 것을 민노당의 전반적인 분위기가 허락하지 않을 수도 있다. 마창진 통합 문제에는 천막을 치고 농성을 할 수 있어도, 자그마한 사업장의 투쟁에 직접 개입하는 것이 민노당 입장에선 바람직하지 않은 일일 수도 있다. 

저마다 정당의 논리는 다른 것이기 때문에 이를 두고 옳니 그리니 하는 것도 옳은 일이 아니다. 그건 어디까지나 관점의 문제다. 내 관점은 옳고 네 관점은 틀렸다고 말하면 그야말로 아집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섭섭함은 있을 수밖에 없는 것은 우리가 모두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는 역설적으로 아직 섭섭할 만큼 기대를 품고 있다는 말이기도 하겠지만.

금속노조 집회에 맨 우측부터 진보신당 경남도당 이승필 위원장, 민노당 권영길 의원, 진보신당 조승수 의원이 앉아 있다.


그래서 이런저런 애증의 갈등을 섞어 문성현 전 민노당 대표에게 불만을 토로하고 싶었다. 그러나 이런 나의 마음을 알았던지, 여 위원장은 따로 귓속말로 문 대표에게 불필요한 말로 갈등을 일으키지 말 것을 주문했다. 그래서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문 대표의 말을 들으며 긍정의 뜻으로 고개를 끄덕이기만 했을 뿐이다. 

내가 처음 사회에 나왔을 때, 그때 나는 스무 살도 안 된 어린 노동자였는데, 노조 사무장이었던 문 대표는 네루가 딸에게 쓴 편지를 모은 <세계사 편력>이란 책을 읽기를 권했던 인물이다. 주로 노조 사무실에 들러 박범신의 <풀잎처럼 눕다> 따위의 소설만 빌려 읽던 내게 <세계사 편력>은 커다란 충격이었다. 그리고 이후에 나는 그가 어떤 인물인지 알았고 그를 무척 존경했다.  

그런 그는 아직 민노당에 남아 있고, 나는 민노당을 떠났다. 함양에 가 있다던 그가 창원에 다시 나타난 이유는 아마도 들리는 소문처럼 창원시장 후보로 나서기 위해서일 것이다. 천막에 들른 이유도, 앞으로 자주 오겠다는 이유도, 아마 그런 이유 때문이리라. 그의 말은 대체로 옳았다. 아니 지극히 옳은 말들 뿐이었다. 

그렇게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아직 첫 만남에서 나온 의전적인 언사들을 두고 이러니저러니 평을 하는 것은 속단일 수 있다. 그러나 정말 그렇게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은 진심이었다. 그러나 그렇게도 지극히 옳은 말을 들으며 나는 속에서 밀려 올라오는 갈등의 목소리를 참기가 어려웠다.
 
"문 대표님, 정말 그렇게 생각하십니까? 혹시 이런 이야기를 들으신다면 어떤 생각을 하실지 궁금하네요. 이런 말씀을 들으시고도 통합하자는 이야기가 나올 수 있을지 말입니다. 당장 다가온 지방선거에서 선거연합이라도 하자는 소리를 할 수 있을지 말입니다. 엊그제 STX엔진 지회장이 대림차 지회장을 찾아와 이런 이야기를 했다고 합니다.

'진보신당이 대림차 정문에 천막을 치고 농성을 하는 것은 그래도 이해를 해주겠다. 그런데 천막 옆에 진보신당 차는 왜 세워두는 것이냐. 그거 아주 보기 안 좋다. 그리고 여영국은 왜 집회에서 마이크를 잡고 민노당 보고 연대를 하자니 말자니 그딴 소리를 하는 거냐. 하려면 자기들만 잘하면 되지.'

저는 이 소리를 듣고 정말 기가 막혔습니다. 그런데 이런 소리는 다른 곳에서도 들었습니다. 바로 대림차 사장이 하는 소리와 똑같았습니다. 대림차 사장도 진보신당 이승필 위원장에게 말했답니다. '아니 왜 하필 여기 와서 천막농성을 하시는 겁니까? 그리고 그 진보신당 트럭은 왜 그 옆에다 세워두시는 겁니까?'

천막 옆에 세워진 진보신당 탑차.


아무튼 이게 현실입니다. 민노총이 민노당과 진보신당을 지지하는 세력으로 반분된 것도 엄연한 현실입니다. 그리고 그 갈라진 배경에도 분명한 이유가 있습니다. 그 모든 걸 무시하고 통합만 주장하거나, 전술적 연합을 제안하는 것은 정치적 쇼맨십일 뿐입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그렇다면 이런 현실을 개선하는 것부터 해야 되지 않겠습니까?" 

이 말은 결국 하지 않았다. 괜히 얼굴을 맞대고 앉아 이런 말을 하는 것은 매우 비정치적이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상대가 진심이든 의전이든 나름 예의를 차렸다면, 나도 응당 그에 합당한 행동을 하는 게 옳다. 그리고 여 위원장의 부탁도 무시할 수 없는 형편이었다. 게다가 상대는 존경받아 마땅한 대선배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글로라도 내 심정을 밝히는 게 좋겠다고 생각하여 다시 심중에 묻어두었던 이야기를 밝히기로 했다. 그리고 글은 마주 앉아 이야기하는 것보다 생각할 시간이 충분하기 때문에 이해할 수 있는 기회도 그만큼 많아지리라 생각한다. 그리고 내친 김에 글 서두에 권영길 의원과 민노당에 대한 불만도 슬쩍 담았다.

아무튼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이런 분위기에서는 결코 양당의 화합적 미래는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모른 척 하는 것은 지독한 위선이란 사실이다. 그러나 진심을 담아 한마디만 더 하는 것이 허락된다면 다음과 같이 말하고 싶다. "그래도 문 대표님. 자주 만나십시오. 우선은 대림에서 자주 만나십시오. 양당의 이해를 떠나 당장 정리해고 문제가 심각하지 않습니까?" 
Posted by 파비 정부권

사진/경남도민일보 주찬우 기자

SKY대 많이 합격하면 창원시민은 행복해지나

권영길은 민주노동당 국회의원이다. 그는 초대 민주노총 위원장 출신으로 창원에서 재선한 나름대로 성공한 정치인이라 할 수 있겠다. 그의 성공 뒤엔 무수한 노동자들의 고난과 헌신과 열망이 있었다. 그래서 그의 성공을 대한민국 진보의 상징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았던 것이다.

그런데
권영길이 어제 진보에 폭탄을 던졌다. 4 8오후 2 창원시청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총선 1주년 보고회에서
일반적으로 집값이 높은 지역, 학원이 많은 지역은 명문대 입학률이 높다지난 3년간 창원의 SKY대 합격률이 전국 86위에 해당하며 100명당 1.24명으로 전국 평균 1.87명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밝히면서 덧붙여 이 분석은 “국회와 정부기관에서 얻은 자료를 바탕으로 분석했기 때문에” 정확하다고 강조했다고 한다. (경남도민일보 9일자 4)

 

이 무슨 황당한 소리인가. 한나라당 의원의 입에서 나온 소리도 아니고 진보정당을 자처하는 민주노동당 의원의 입에서 이런 소리가 나오다니…, 그래서 어쩌자는 것인가? 창원 고교생들의 SKY대(서울대·고려대·연세대) 합격률을 높이기 위해 집값도 올리고 학원 수도 대폭 늘려야 한다는 것인가, 아니면 창원의 집값 수준이나 학원 수에 걸맞게 SKY대 합격률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자는 것인가.

 

이것이 진정 민주노동당의 입장인지에 대하여는 아직 정확하게 알 수가 없다. 그러나 그가 민주노동당 대표까지 역임한 처지라면 발언에 신중을 기했어야 한다. 한편에서는 공교육 정상화와 학교간 서열화 반대를 주장하면서도 지역에 내려와서는 이처럼 인기에 영합하는 태도는 지난 반세기 동안 질리도록 보아왔다.

 

작년에는 민노당 강기갑 대표가 자기 지역구인 사천의 일부 지역민들에게 밀려 광포만 매립 찬성에 서명하는 돌발행동을 연출하기도 했다. 새만금 방조제 공사 중단을 외치던 강기갑 의원이 돌연 자기 지역구의 이기주의에 편승해 갯벌매립에 찬성하는 이중적 태도를 보였던 것이다. 물론 이 사건은 주지하듯 해프닝으로 끝났다.

 

그러더니 이번엔 권영길 의원이다. 그러나 이번 발언은 단순한 해프닝으로 끝날 사안이 아닌 듯싶다. 해프닝으로 치부하기엔 대한민국 교육의 현주소가 너무도 심각한 것이다. 이것이 교육개혁에 대한 민노당의 입장인가. 권영길 의원의 발언은 민노당이 이미 진보정당으로서의 정체성을 상실한지 오래가 아니냐는 지적에 대한 답이라고 보아도 될 것인가.

 

그의 대답을 듣고 싶다. SKY대 합격률을 올리는 것공교육을 정상화하고 학교간 서열을 폐지하는 것이 과연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 만약 이에 대한 답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면 작년 가을 그가 장애인들의 활동보조인예산삭감에 항의한 단식농성을 외면하고 평양 길에 올랐을 때처럼 다시 한번 이런 말을 할 수밖에 없다.

 

정말 유감이다!”                              파비

Posted by 파비 정부권

두산중공업 정문 앞을 파고드는 골바람은 매서웠습니다. 본부석으로 차려진 트레일러 운전석 위로 금속노조 깃발이 얼음처럼 차디찬 바람에 부딪혀 팽팽하게 나부끼고 있었습니다. 6년 전 이날, 두산중공업 노동자 배달호도 차디찬 자본의 공세에 맞서 팽팽하게 나부끼는 불길 속에 자신의 몸을 내던졌습니다.

배달호 열사는 두산중공업 노동자였습니다. 그는 50년 인생 중 절반을 두산중공업(구 한국중공업)에 바쳤습니다. 그러나 그는 2002년 한국중공업을 인수한 두산자본에 의해 노조간부들이 부당하게 해고되자 여기에 불복하여 맞서 싸우다 구속까지 되어야 했습니다.

신자유주의 민영화 바람이 몰고온 대규모 해고 사태

5조 원 가치의 공기업 한국중공업을 3000억 원이란 헐값에 손아귀에 넣은 두산자본이 제일 먼저 한 일은 노동조합을 길들이는 일이었던 것입니다. 구속되었다 출소한 노동자 배달호에게 내려진 것은 아파트를 비롯한 모든 재산과 임금에 대한 가압류였습니다.

막막해진 생계를 위해 회사 복지기금에 대출을 요청했지만 돌아온 것은 가압류자에게는 대출 불가라는 통보뿐이었습니다. 현장에 복귀해서도 단지 노조활동을 열심히 했다는 이유로 관리자와 노무팀의 관리대상(소위 블랙리스트)에 올라 끊임없이 감시와 통제를 받아야했습니다.

결국 노동자 배달호는 한 장의 유서를 남겨놓고 타오르는 불길 속에 자신을 맡겼습니다. 그는 유서에서 “하늘에서 반드시 지켜볼 것”이라는 경고를 잊지 않았습니다. 동지들에게 미안하다는 말도 남겼습니다. 남겨진 가족에 대한 절절한 사랑과 부탁도 남겼습니다.

배달호 열사의 항거는 결국 63일에 걸친 투쟁의 불길을 일으켜 손배, 가압류를 철회시키고 금속노조 연대투쟁의 모범을 만들어냈으며 일부 해고자 복직의 성과도 이루어냈습니다. 그러나 노동자 배달호가 분신으로 열망한 세상은 아직 멀었습니다.
 

배달호열사 정신계승사업회 회장 김창근 전 금속노조 위원장


손배의 사슬을 끊기 위해 분신, 그러나 악랄한 자본의 손배는 아직도 살아 있어

1월 9일, 배달호 열사가 그토록 아끼던 민주광장이 아닌 회사 정문 앞에서 치러진 추모제에서 <배달호열사 정신계승사업회> 김창근 회장(전 금속노조 위원장, 두산중공업 해고)은 “고 배달호 동지가 손배가압류의 사슬을 벗기 위해 끝내 하나뿐인 목숨을 끊은 지가 벌써 6년이 지났지만… 우리 현실은 아직 그대로다.”며 분노했습니다.

그리고 이어 그는 “지금도 노동자들이 굴뚝 꼭대기에 올라가 고공농성을 하고 있는데, 여전히 악랄한 두산자본은 (전국에) 널려있다.”고 말했습니다. 추모제가 열리는 시간, 또 다른 배달호들이 칼바람 몰아치는 100m 굴뚝 꼭대기에서 또 다른 두산자본, 현대미포조선 정몽준에 맞서 싸우고 있었던 것입니다.

많은 세월이 흘렀지만 가슴에서 지울 수가 없다고 안타까움을 표시한 두산중공업 박종욱 노조지회장은 추모사를 통해 “국민을 하나로 묶어내지 못하고 분열만 시키는 MB정부”를 신랄하게 비난했습니다.

그는 또 “올해는 노사관계가 더 악화될 것 같고, 경제 악화로 구조조정과 노동탄압이 자행될 것으로 보이는데, 두산을 비롯한 자본은 그 기회를 엿보고 있다”면서 “힘들게 사는 노동자들이 또 목숨을 걸지 않으면 안 되는 세상이 되고 있다”고 열변을 토했습니다. 그러나 이어지는 그의 말은 참으로 이해하기 어려웠습니다.

“민주노동당이 분열하고 있습니다. 민주노총도 분열하고 있습니다.”

권영길 민노당 국회의원


추모사에서 갑자기 왠 민노당 분열?

그런데 이 말은 작년 1월 9일, 똑같은 시간 똑같은 장소에서 똑같이 안타깝게 절규하는 목소리로 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똑같은 분에게 말입니다. “민주노동당이 분열하고 있습니다.”란 외침 속에는 노동자들의 지난한 투쟁의 결과로 만들어진 진보정당을 버려서는 안 된다는 절규가 들어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많은 시간이 흐른 지금 또 다시 듣게되는 똑같은 절규 속에서 진정성을 느낄 수는 없었습니다. 세월이 많이 흘렀기 때문일까요? 1년이나 지난 지금 이 순간에 무엇 때문에 과거에 부르대던 소리를 다시 하는지 저로서는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민주노동당을 버리고 떠난 사람들중 대다수는 진보신당을 만들었습니다. 그들은 민주노동당을 만든 1세대들이 대부분이었지만, 이제 더 이상 민주노동당을 자기 당으로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이미 진보신당의 60% 이상이 민노당과 무관한 새로운 사람들로 채워짐으로써 이제 그들 마음대로 민노당과 어쩔 수도 없게 되었습니다.  

더구나 민노당의 종북정책과 대남 간첩행위에 대한 입장 차이로 갈라져나간 사람들이 김일성주의와 주체사상, 간첩행위에 대한 반대를 명시하지 않는 한 단결이 어렵다는 것은 대공장 노조지회장쯤 되시는 분이 모르실리 없습니다.
 
민노당이 종북, 간첩행위 반대를 명시하지 않는 한 정치조직적 단결은 어려울 것

그러나 그분의 뜬금없는 “민주노동당이 분열하고 있다”는 철지난 탄식이 아예 이해되지 않는 바는 아닙니다. 다분히 정치적 의도도 있고 내부 단속용일 것이라는 이해도 합니다. 그럴 수 있습니다. 그러나 다음날 울산의 고공농성장에서 벌어진 행태는 암울한 노동계와 진보운동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었습니다.

현대미포조선의 굴뚝 위에서 20일 넘게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는 이영도 민주노총 울산본부장 권한대행과 김순진 현대미포조선 조합원은 진보신당 당원들입니다. 이들이 농성을 하고 있는 현장투쟁에 심상정 진보신당 대표를 비롯한 진보신당 당원들이 대거 참여했습니다.

그런데 그날 민주노총 울산본부에서는 심상정 대표에게 마이크를 줄 것이지 말 것인지를 놓고 논쟁이 벌어졌다고 합니다. 민주노동당 홍희덕 의원에게는 당연히(?) 발언권이 주어졌습니다. 문제는 진보신당(!) 심상정 대표였던 것입니다. 30년 가까운 세월을 노동운동에 헌신한 여전사에 대한 대접치곤 너무 어이없습니다.

러나 이런 일은 비단 울산에서만 벌어진 일은 아니며 우리 동네에서도, 또 다른 곳에서도 늘 일어나는 일입니다. 하루 이틀 겪는 일이 아니어서 사람들도 이제 감각이 무디어졌습니다. 바로 민주노총의 민주노동당에 대한 배타적 지지가 배타적 분열로 이어지고 있었던 것입니다.  

말로만 단결, 실제로는 배타적 종파주의

말로는 통일을 외치지만, 그 통일을 위해 반통일적 행위를 자행하는 아이러니가 벌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이러고서 어떻게 통일단결해서 막강한 자본에 싸워 이기겠다는 것인지 참으로 한심합니다. 이명박의 대국민 분열행위를 비난하기 전에 자신부터 거울에 비춰보는 자세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옛날 밤이슬 맞으며 부르던 ‘진짜노동자’ 노래가사 중에 이런 구절이 생각납니다. ‘반성하는 민주투사~’ 

왼쪽부터 조승수 전 의원, 노옥희 진보신당 울산대표, 심상정 전 의원, 단병호 전 의원, 홍희덕 현 민노당 의원


배달호 열사는 유서의 마지막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 더러운 세상, 악랄한 두산, 내가 하늘나라에서 꼭 지켜볼 것이다. 동지들이여. 끝까지 투쟁해서 승리해주기 바란다. 불쌍한 해고자들 꼭 복직 바란다. 나는 항상 우리 민주광장에서 지켜볼 것이다. 내가 없더라도 우리 가족 보살펴주기 바란다. 미안합니다. 배달호”

21년을 한 직장에서 쉰을 넘기도록 살아온 노동자 배달호, 그가 하늘에서 내려다보고 있습니다. 어쩌면 부릅뜬 그의 두 눈은 악랄한 두산 자본이 아니라 민주광장이 아닌 두산중공업 정문 앞에서 치러지는 추모제를, 현대미포조선 굴뚝 위에서 찬바람 맞으며 싸우고 있는 두 명의 노동자 동지를 바라보면서 슬픔에 눈물 젖어 있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이번 주에도 내도록 한겨울 강추위가 맹위를 떨칠 것이라고 합니다. 찬바람이 매섭습니다.

2009. 1. 13.  파비

Posted by 파비 정부권

쌀직불금 문제로 온통 세상이 시끄럽다. 여야 정치권의 공방도 뜨겁다. 서로 네 탓이라고 떠넘기기에 바쁘면서도 이 문제는 그냥 덮고 갈 수 없는 뜨거운 감자라는 점에 대한 인식만큼은 차이가 없는 듯하다. 사실은 여와 야가 모두 이 파렴치한 범죄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는 부담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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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쌀직불금 불법수령을 놓고 여야가 공방을 벌이고 있다. 

부적절한 쌀직불금 수령? 부적절한 범행?

그러나 나는 이들이 벌이는 말싸움을 보면서 다시 한 번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 도대체 범죄행위를 논하는 이들의 말솜씨가 너무나 고상하기 때문이다. 정치를 하는 사람들은 이토록 고상한 말을 써야만 한다는 "정치인 윤리강령" 같은 법이라도 제정되어 있다는 것인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우선 경향신문에 실린 청와대의 말부터 들어보자.

박형준 청와대 홍보기획관은 14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고위공직자들의 쌀 직불금 부정수령은) 적절하다고 보여지지 않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해서는 정부 나름대로 조사를 하고, 그에 따라 조치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는 이봉화 보건복지가족부 차관의 쌀 직불금 수령 의혹을 계기로 정부와 청와대가 진행해온 관련 조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관련 고위공직자들에 대해 문책을 할 수도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적절하다고 보여지지 않기 때문에…” “관련 고위공직자들에 대해 문책을 할 수도…” 있다고 한다. 이게 무슨 말인가? 절도용의자에게 마치 “적절하다고 보여지지 않은 행위로 보여지기 때문에 문책할지도 모른다”고 정중한 경고의 말씀이라도 올리는 듯한 태도다.

이번엔 민주당의 주장을 한 번 들어보자. 연합뉴스에 실린 기사의 일부다.

원혜영 원내대표는 확대간부회의에서 "이 차관 문제로 드러난 공직사회 부도덕성과 도덕 불감증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며 "이명박 대통령이 소위 `고소영(고려대.소망교회.영남)', `S라인(서울시청 출신 인맥)' 측근이라는 점 때문에 이 차관의 해임을 주저하고 있는데 지금이라도 즉각 해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병석 정책위의장은 "쌀 부정 수급자 명단을 즉각 발표하고 부정 수급자에 대한 국고 환수를 즉시 실시하라"며 "최소한 정무직 공직자에 대해선 즉각 파면과 해임을 해야 하며 당사자들이 자진사퇴해야 한다"고 말했다.

청와대 보다는 훨씬 강경한 어조가 눈에 띠지만 역시 쌀직불금 불법수령이 범죄행위라는 표현은 보이지 않는다. “공직사회의 부도덕성과 도덕 불감증”을 개탄하면서 “이 차관의 해임”을 주장하고 있을 뿐이다.

그러면 민주노동당은 어떨까? 역시 경향신문의 기사 중 일부를 소개한다.

민주노동당 박승흡 대변인은 “고위공직자의 쌀 직불금 부당수령은 헌법정신에 위배된다”면서 “부당이득을 환수하고, 정도가 심하면 해임하거나 형사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래도 진보정치를 표방하는 정당답게 형사처벌을 주장하는 수위까지 나아가긴 했지만, 역시 ‘헌법정신 위배’ ‘부당이득 환수’ 같은 파렴치한 범죄행위에 베풀어주기엔 너무 고상한 용어들이 구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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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

엉뚱하게도 홍준표가 지적한 "형법상 사기죄"가 그런대로 가장 낫다


그런대로 가장 나은 말솜씨는 엉뚱하게도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의 발언에서 찾을 수 있었다. 역시 경향신문이다.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는 이날 국정감사 점검회의에서 “대리경작을 하면서 직불금을 타갔다면 형법상 사기죄”라며 국회 차원의 철저한 진상조사 방침을 밝혔다.

아마 홍준표 의원이 검사 출신인데다 독설로 한 몫 하는 유명정치인의 면모를 보여준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어찌되었든 그가 표현한대로 ‘형법상 사기죄’에 해당하든 농민들에게 돌아가야 할 돈을 중간에서 가로챈 ‘절도죄’에 해당하든 고위공직자가 저지른 범죄행위는 엄중한 처벌을 받아야 마땅하다.

정치권의 사퇴 압력 속에서도 아직 사표를 제출하지 않고 있는 이봉화 보건복지부 차관의 경우에는 억울하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모르긴 몰라도 그는 쌀직불금 신청만 했다가 부랴부랴 철회했으니 범죄가 기수에 이른 것은 아니고 미수에 그친 것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보건복지부 차관은 범행이 미수에 그쳐서 그냥 자리에 버티고 앉아있나?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차관쯤이나 되는 사람이 그것도 국민의 복지를 책임지는 부서의 최고위직에 위치한 사람이 가져야할 태도는 아니다. 실로 이명박 정권의 실체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대목이라 아니할 수 없다.

새삼스럽게 용어혼란전술이란 말이 생각난다. 내가 군대 있을 때 ‘카츄사’ 훈련병 이념교육 조교를 맡은 일이 있었다. 당시는 87년을 전후한 시기로 사회가 매우 격동하던 시기였다.

당시 정부는 사회혼란의 주범으로 좌파이념을 지목하고 이에 대한 신병 이념교육 실시에 대한 지침을 내렸다. 그리고 내가 소속된 부대는 이념교육반을 편성하고 종속이론, 매판자본론, 유로코뮤니즘, 해방신학 같은 신좌파이론 비판교육을 준비했다.

그때 용어혼란전술이란 것을 알게 됐다. 좌파들이 대중선동 방법으로 주로 쓰는 전술이란 것이었다. 그런데 나는 사회에 나온 후에 용어혼란전술이란 것이 실상은 정부와 기득권층들이 주로 사용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신자유주의’ ‘노동의 유연성’ ‘교육자유화’ ‘소비자주권’ 같은 말들이 모두 용어혼란전술에 해당한다. 자유, 유연성, 주권 같은 말 속에서 우리가 부정적인 요소를 발견하기란 그리 쉽지 않다.

용어혼란전술에 갇힌 무지한 진보세력

언젠가 경남도민일보 김주완 기자는 “진보적 지식인들은 자기들끼리만 통하는 언어를 사용하며 자족하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하면서 “정부와 자본이 주도하는 신자유주의 같은 말을 그대로 가져다 쓰는 바람에 실제로는 대중에게 의아심만 부채질 하는” 무지를 지적하기도 했다. 그렇다. 어쩌면 진보연하는 분들이 오히려 용어혼란전술에 장단 맞추면서 그들을 기쁘게 해주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한때 미국의 대통령 클린턴이 자기 비서였던 르윈스키와 벌인 일을 두고 언론들이 만들었던 “부적절한 관계”란 말이 있었다. 이 말은 한 동안 세속에서 유행하며 유사한 정치적 스캔들이 벌어질 때마다 인용되곤 했다.

쌀직불금을 수령한 공무원이 4만 6000여 명이고, 공기업 직원도 6000여 명에 이른다고 한다. 이들이 저지른 범죄는 단순히 농민들의 돈을 갈취한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이미 세금을 회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악용되었을 것이라는 의혹이 번지고 있다. 그리고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고위공직자들의 직위를 이용한 부동산 투기 문제로까지 번질 수 있는 사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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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미FTA로 농민들의 주름살이 늘어난 가운데 고위공무원들은 농민들이 받아갈 직불금까지 강탈해 갔다.

조선시대에도 고위공직자의 부정행위는 엄벌로 다스렸다

농촌에 살면서 실제로 농사를 지어먹고 사는 선량한 공무원들도 많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서울에서 고위공무원으로 봉직하면서 시골에 농토를 소유하고 쌀직불금을 갈취한 파렴치한 범죄자들은 옥석을 가려 일벌백계로 다스려야 한다.

조선시대에도 일반 백성의 죄에 비해 관리(공무원)가 저지른 죄는 중벌로 다스렸다. 고위공무원이 저지르는 파렴치한 범죄가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그만큼 크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고위공직자들의 쌀직불금 사기 사건은 국가안보에 준한 사태로 보아 강력 처벌해야한다고 주장하더라도 별로 무리가 없을 듯하다.

그러기위해서라도 말을 똑바로 하자. ‘부적절한 수령’ 따위의 애매한 말 말고, 정확하게 말하자.

“고위공직자의 불법 사기행각 및 절도행위에 대해 엄벌로 다스려야 한다.”

2008. 10. 15.  파비


Posted by 파비 정부권

오늘 경남도민일보 독자란에 투고한 기사 <권영길 의원님, 유감입니다> 때문에 말들이 많은 모양이다. 여기저기서 전화도 걸려온다. 물론 내게 전화한 사람들은 나를 이해하시는 분들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찬성하는 사람이 있으면 당연히 반대하는 사람도 있을 터이다. 그 중에 몇 분은 직접 댓글을 남겨 불만을 표시 했다. 아마도 민주노동당 소속 분들인 모양이다.

방북기자회견 중인 권영길 의원. 사진=경남도민일보

그런데 이분들은 나에게 단순히 불만만을 표출한 것이 아니다. 나에게 두 가지 요구를 했다. 하나는 나에게 소속 정당을 밝히지 않았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앞으로 의견을 내지 말라는 것이다. “당신의 그 에도라진 의견은 제발 집에서나, 술자리에서만 하라”는 친절한 조언까지 곁들여서 말이다.

나도 격동해서 이분들에게 답글을 남겼음은 물론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쓸데없는 짓을 했다고도 생각되지만, 그들의 잘못된 사고는 고쳐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역시 부질없는 짓이란 걸 알아야만 했다.

나는 그분들이 내게 반대의견을 강경하게 한다고 해서 탓하는 게 아니다. 반대의견도 고마운 의견이다. 반대가 있어야 발전도 있는 법이다. 굳이 변증법을 들먹이지 않더라도 세상 모든 것은 찬반토론 속에 발전하는 게 이치다.

오래전부터 내 글에 댓글을 단 분들과 같은 부류들은 나를 반북주의자로 낙인찍었다는 사실을 나도 잘 알고 있다. 내가 조선로동당이나 김정일을 일당독재나 독재자로 부르는 것이 그들에겐 매우 못마땅한 일이었던 것이다. 물론 그들 말처럼 반김정일이나 반조선노당당을 견지하는 것이 화해와 협력과는 거리가 먼 행동일 수도 있다. 이해를 아예 못하는 바는 아니다.

그러나 내가 만약 어떤 정당이나 정부의 요직에 앉아있는, 흔히들 말하는 바와 같이 책임 있는 당국자라면 절대 그런 말은 하지 않았을 것이다. 한나라당이나 이명박 정부에 있는 소위 당국자들도 아주 몇몇 정신 나간 사람을 제외하곤 그러지 않는다. 지난 금강산총격사건 때만하더라도 오히려 진보신당에 비해 차분한 모습을 보였었다. 이정도만 해도 나는 상당한 발전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나는 아시다시피 지금껏 정부나 어떤 정당에서 자리 하나 가져본 적이 없는 그야말로 백면서생이다. 내가 가진 거의 유일한 정치적 권리는 내가 좋아하는 정당이나 사람에게 투표하는 일과 자유롭게 말하는 것, 이것뿐이다.

그런데 나더러 말을 하지 말라고 한다. 자신은 얼굴도 이름도 감추어진 음습한 곳에 숨어서 앞으로 의견은 집이나 술집에서만 밝히라고 한다. 이명박과 한나라당은 욕해도 되는데 어째서 김정일과 조선로동당을 욕하면 안 되는 것인지 그 이유도 가르쳐주지 않은 채 윽박지른다. 졸지에 나를 반북주의자에 전쟁책동세력에다 수구꼴통 조갑제와 한편으로 만들고 마는 것이다.

나는 중국 인민해방군에서 중령으로 예편한 장교출신을 지인으로 두고 있다. 또 계림이 고향인 모 항공사의 간부도 알며 많은 수의 조선족 동포들을 알고 있다. 그래서 그들의 공민증을 유심히 볼 기회가 있었는데, 거기엔 민족을 기재하는 난이 별도로 마련되어있었다. ‘장족’ ‘조선족’ ‘만주족’ 이런 식으로 말이다. 아무런 표시가 없으면 ‘한족’이다.

이해하기에 따라 다를 수는 있겠지만, 한족과 다른 소수민족을 구별시키려고 한다는 데는 이의가 없을 것이다. 중국 정부당국의 해석은 소수민족을 보호하기위한 제도라고 한다. 그러나 내가 보기엔 일반시민인 한족과 소수민족을 구별하여 통제하기위한 조처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오늘 소속 정당을 밝히라고 윽박지르는 뜬금없는 댓글을 대하고보니 별 잡생각이 다 든다. 참 희한한 세상이란 생각도 든다. 독재자는 바로 다름 아닌 인민들 스스로가 만드는 게 아닌가하는 의구심도 든다. ‘사람만이 희망이다’라고 믿으면서도 또 한 편 ‘사람만큼 믿을 수 없는 존재도 없다’라는 슬픈 자각도 든다.

지금 이 나라에선 이명박과 한나라당 정권의 방송장악 음모가 초읽기에 들어갔으며, 그 실체가 하나하나 드러나고 있다. 이명박은 자신에게 반대하는 모든 말들에 재갈을 물리려 하고 있다. 반대 자체를 원천봉쇄하겠다는 것이다. 히틀러와 괴벨스, 그리고 박정희가 저지른 수많은 악행의 역사로부터 양심을 빼버린 이명박의 가슴은 도대체 무엇을 배워온 것일까?

여론에 재갈을 물린 독재자 히틀러. 그러나 진보를 자처하는 세계도 별로 다르지 않다.

그런데 파쇼는 멀리 있는 것이 아니었다. 바로 우리 곁에서 늘 우리와 함께 있었으며 언제든 기회만 되면 그 날카로운 이빨을 들이대며 소리 지르는 것이다. 너는 무슨무슨 주의자야 하는 딱지와 함께...

우리는 지금 역설의 시대를 살고 있다. 전쟁위험을 회피하기 위해 독재자가 제발 죽지 말고 건강하게 살았으면 하는 바람을 안고 살아야 하는 것도 역설이다. 그런 독재자를 욕한다고 반북주의자에 수구꼴통이라고 욕먹어야하는 것도 역설이며, 남북이 화해와 협력으로 통일로 가기위해 한나라당은 욕해도 조선로동당을 욕해선 안 된다는 것도 역설이다. 그래서 기아선상에서 삶과 죽음을 넘나드는 북한 인민들의 인권을 말해선 안 된다는 것도 역설이다.

도대체 이 시대는 제대로 된 정신을 가지고선 도무지 살아가기가 힘든 것일까?

2008. 9. 29.  파비


Posted by 파비 정부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