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영남'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10.01.19 '공신' '파스타' 막장 주장에 동의 못하는 까닭 by 파비 정부권 (51)
  2. 2010.01.11 보석비빔밥, "당신은 어떤 여자가 좋으세요?" by 파비 정부권 (1)
  3. 2009.12.29 막장 '수삼'과 '보석비빔밥', 공통점과 차이 by 파비 정부권 (8)

'공신' '파스타'도 막장? 그럼 진짜 막장은 뭐라 불러?

다음뉴스에 뜬 <수상한 삼형제> 기사를 보다가 갑자기 막장드라마의 정의는 무엇이며, 사람들은 보통 어떤 드라마를 막장드라마라고 하는 것일까 궁금해졌습니다. 요즘 <수상한 삼형제> 때문에 부쩍 막장드라마 논란이 많습니다. 저도 처음에 남들처럼 <수상한 삼형제>를 열심히 보았지만, 3주 전부터 끊었습니다. 이 수상한 드라마를 계속 보다가는 정상적인 정신 상태를 장담할 수 없을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막장드라마의 중독성, 이유가 뭘까

사실 막장드라마에는 묘한 끌림 현상이 있습니다. 이건 절대 봐서는 안 되지 하면서도 궁금해서 눈이 가는 그런 현상 말입니다. 뭔가 특이한 행동을 하거나 옷차림을 하고 있는 사람을 보면 욕을 하면서도 계속 쳐다보는 그런 현상과 같다고나 할까요? 아니면 매운 닭발을 눈물을 철철 흘리면서도 계속 먹게 되는 그런 것과 같다고도 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적절한 비유를 찾기는 어렵지만 아무튼 막장드라마에 묘한 끌림 현상이 있다는 것은 사실인 것 같습니다. 역대 막장드라마들이 대부분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사실도 그 증거 중 하나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너는 내 운명>, <아내의 유혹>, <밥 줘> 등은 공통적으로 막장이란 비난을 들으면서도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드라마들입니다. 

이런 막장드라마를 잘 쓰는 작가들에 대해서도 막장계의 거두니 막장계의 쌍두마차니 하는 표현들까지 동원하며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이 현실인데요. 일단 문영남, 임성한, 김순옥, 이 세 사람이 대표주자인 것이 확실해 보이는데, 이들을 일러 막장드라마계의 트로이카라고 불러도 무난할 듯싶습니다. 

김순옥은 최근 SBS에서 방영한 <아내의 유혹>, <천사의 유혹> 시리즈로 막장계의 거물임을 증명했고, 문영남도 이에 뒤질세라 <수상한 삼형제>로 막장 경쟁에 뛰어들었습니다. 저는 한때 KBS 일일연속극 <너는 내 운명>을 보고 이 드라마를 능가할 막장은 앞으로 나오기 힘들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곧 생각을 바꿔야 했습니다. 

<너는 내 운명>을 쓴 문은아란 작가는 반사회적이고 반윤리적인 내용에다 말도 안 되는 엉터리 같은 스토리 전개로 그야말로 막장계의 트로이카를 제치고 막장드라마를 새로 평정할 인물로 보였던 것이지만, 연이어 서영명이란 작가가 <밥 줘>란 막장드라마로 도전장을 내민 것이었죠. <밥 줘> 또한 황당한 스토리와 구성이 <너는 내 운명>에 못지않았습니다. 

막장드라마 중의 막장드라마, '수상한 삼형제'

그러나 역시 막장계의 거물이란 그냥 얻은 별호가 아니었습니다. <수상한 삼형제>야말로 전무후무, 공전절후의 막장드라마였던 것입니다. 확실히 문영남 작가는 막장드라마계의 군계일학임에 틀림없습니다. 그는 <수상한 삼형제>를 통해 막장드라마란 어떤 것인지 확실하게 보여주겠다는 듯이 막장의 모든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경쟁자인 임성한 작가의 작품 <보석비빔밥>에도 분명 막장적인 요소가 바탕을 이루고 있지만, 아무도 <보석비빔밥>에 안티 걸 생각을 안 하는 걸 보면 바야흐로 문영남 작가가 막장드라마계의 지존으로 군림할 것이 확실해보입니다. 그런데 최근 이런 막장드라마의 범람이란 사회현상을 맞아 막장이란 말 역시 범람하는 기현상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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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 삼형제>로 인해 다시 불거진 막장드라마 논란에 막장드라마란 도대체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궁금해서 미디어다음 검색창에 막장드라마를 쳤더니 엉뚱하게도 "파스타, 최악의 남녀불평등 노동막장 드라마", "최악의 막장 사기 드라마 <공부의 신>" 따위가 올라있습니다. 그러나 정작 막장드라마란 무엇인지에 대한 개념정의는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그럼 위 사진의 기사처럼 <파스타>와 <공부의 신>은 정말 막장드라마일까요? 만약 그렇다고 한다면 세상에 막장드라마 아닌 드라마가 어디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군요. TV 자체가 악이라고 생각해서 아예 아이들이 보지 못하도록 집에서 TV수상기를 치워버린 분들이라면 몰라도 모든 드라마가 악일 수는 없겠지요.

그럼 <파스타>나 <공부의 신>을 막장으로 주장하시는 분들의 근거를 한 번 살펴보기로 하지요. 우선 <파스타>는 왜 막장인가? 뉴스 제목이 말하듯 지독한 남녀불평등과 부당해고와 같은 노동탄압을 소재로 했다는 게 이윱니다. 저도 이 지점이 못마땅하여 비판적인 포스팅을 한 바가 있습니다. 제목이 "파스타, 셰프의 집단정리해고 유감"이었던가 그랬지요. 

막장드라마의 유행에 아무 드라마나 막장 낙인찍는 유행까지 생겨나나

그러나 비록 유감은 있을지언정 <파스타>를 막장드라마라고 말할 수는 없다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하나의 드라마가 막장이 되기 위해선 나름대로 요건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막장드라마란 개념에 대한 정의는 없지만, 대체로 불륜, 폭력, 살인 등 반사회적이고 반윤리적인 내용들을 극의 전개와 상관없이 억지로 끼워 맞춰 자극적으로 만든 무개념 드라마를 말합니다.

윤경아 극본 '공부의 신'은 일본 원작만화 리메이크 작품 , '파스타'는 서숙향 극본이다.


그럼 <파스타>가 여기에 해당하는가? 최현욱 셰프(이선균)의 버럭질이나 이유 없는 부당해고, 성차별적 행위가 반사회적인 폭력에 해당한다고 말할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주인공의 캐릭터와 극의 전개에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에서 딱히 막장이라고 부르기엔 미흡하다고 생각합니다. 가치판단에 따라 유감을 표명할 수는 있어도 막장드라마란 낙인은 곤란하다는 것이죠. 

게다가 저는 <파스타>가 매우 잘 만든 드라마 중의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감독의 연출도 뛰어나고 소재도 잘 골랐으며 더욱이 이선균과 공효진의 뛰어난 개인기나 타고난 매력이 돋보이는 수작이라고 생각하는 것이죠. 그러니 "<파스타>도 막장이야 !" 소리를 듣는 순간 매우 당혹스러웠던 것입니다.

<공부의 신>도 마찬가지 이유로 막장드라마 낙인을 찍는 것에 대해 수긍하기 어렵습니다. 특히 이런 글을 쓰신 하재근씨는 교육운동을 하시는 분으로 평소 존경스럽게 생각했었지만, 이렇게 자신의 이념에 맞지 않는다고 하여 함부로 막장 낙인을 찍는데 대해선 매우 유감이군요. 강석호 변호사(김수로)의 교육관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은 저도 마찬가집니다.

특히 '주입식이 진정한 교육이라는 사상이야말로 절대적 정의'라고 주장하는 대목은 정말 이해하기 어렵더군요. 우리는 통상 '주입식 교육 때문에 우리나라의 국제경쟁력이 망했다'라는 사상을 절대적 정의로 믿고 살아왔던 사람들 아니겠습니까? 저도 <공부의 신>이 주장하는 상당부분의 교육관에 대해선 공감하지 못합니다.

막장 레테르 붙일 땐 신중해야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공부의 신>을 막장드라마라고 낙인찍는 것에 대해서도 공감하지 못하겠습니다. 비록 <파스타>나 <공부의 신>에 우리가 동의할 수 없는 내용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반사회적이거나 반윤리적이라고 할 만큼의 폭력성이 참을 수 있을 정도를 넘었다고는 말할 수 없는 거 아닐까요? 

그렇다면 <수상한 삼형제>도 마찬가지 아니냐고 반문하시는 분이 계실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사실은 이 수상스런 <수상한 삼형제> 때문에 아무 드라마나 함부로 막장 낙인을 찍는 유행병을 고쳐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이것저것 마구잡이로 막장 낙인을 찍다보면 <수상한 삼형제> 같은 진짜 막장들에게 면죄부를 주는 꼴이 되니까요.
 

막장형제, 막장시어머니, 막장며느리, 막장사돈, 막장경찰까지 총출동한 '수상한 삼형제'


이놈저놈 전부 막장인데 그깟 막장이 무에 그리 대수롭겠느냐 이 말이지요. <수상한 삼형제>는 진정한 막장드라맙니다. 거의 정신병적인 출연자들의 캐릭터라든지, 반사회적 폭력성이라든지 하는 것들이 일반적인 상식으로 참을 수 있을 정도를 넘어섰다는 것이 중론입니다. 게다가 극의 전개와 아무 상관도 없는 억지 설정들이 지나치게 많습니다.

아버지 김순경은 일선 치안대 경찰이고, 막내아들 김이상은 경찰대를 나온 경찰간부이며, 이상의 친한 여자친구는 검삽니다. 그런데도 이상이의 형 김현찰은 사채업자에게 폭력을 당하고 재산을 갈취 당합니다. 그리고 장남 김건강이 사채업자들에게 대들다가 집단구타를 당합니다. 이건 상식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누가 이런 일을 상상할 수 있을까요? 

만약 이게 사실이라면, 또 이 드라마를 보는 사람들이 은연중에 이걸 현실로 받아들인다면 정말 큰 일이 아니겠습니까? 경찰 가족도 저렇게 당하는데 우리 같은 서민이야 하면서 불법부당한 폭력에도 순종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생각들을 하게 되겠지요. 이 수상한 드라마가 경찰청이 지원해 만드는 드라마라고 하니 실로 이 또한 수상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막장드라마 낙인 남발로 진짜 막장드라마에 면죄부 주는 일은 없어야

그런데 특이한 것은 이런 불량한 막장드라마를 쓰는 작가들이 대부분 아니 100% 여자라는 점입니다. 위에 열거한 막장 작가들도 전부 여성들입니다. 더 아이러니한 것은 이들이 쓰는 드라마가 대부분 여성비하적인 내용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는 슬픈 이야기지요. 이런 드라마들이 방영되는 시간대도 주로 가족들이 모여 TV 시청을 즐기는 시간이고요. 

아무튼 제가 오늘 말씀드리려던 것의 요지는 이렇습니다. 아무거나 대놓고 막장 딱지를 붙이다 보면 그 막장이란 레테르의 신뢰성도 떨어지게 되고 결국은 진짜 막장드라마에 면죄부를 주게 될 거다 뭐 이런 말씀이었습니다. 이놈저놈 다 도둑놈이라고 하다 보면 진짜 도둑놈은 한쪽 구석에서 빙긋이 회심의 미소를 띠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이야기지요.

바로 위 사진처럼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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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파비 정부권
예쁜 여자? 몸매 좋은 여자? 
         아니 다 싫어, 오로지 돈 많은 여자가 좋다고요?

'보석비빔밥' 고나은과 이태곤


남자가 가장 좋아하는 여자는 어떤 여자일까요? 얼굴이 예쁘거나 몸매가 좋은 여자? 2세를 위해 머리가 좋은 여자? 아니면, 이해심 많고 현명한 여자? 돈이 많은 여자? 아, 그걸 다 합친 여자라고요? 네, 그렇겠군요. 그러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그러나 그런 사람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습니다. 존재할 수도 있겠지만, 그런 여자를 만날 확률은 거의 로또 수준이죠.

반대로 여자에게 물어봐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어떤 남자를 좋아하세요? 돈이 아주 많은 남자? 이해심 많고 부드러운 남자? 좋은 직업을 가진 남자? 머리가 좋고 현명한 남자? 잘 생기고 몸매가 좋은 남자? 아니 그걸 다 합친 남자가 좋다고요? 마찬가지로 그런 남자는 세상에 존재하지 않습니다. 물론, 존재할 수도 있지만, 그런 남자와 만날 확률도 거의 로또 수준이죠.

얼마 전에 소위 루저파동이란 것이 있었습니다. <미녀들의 수다>에 출연한 한국 여대생들이 '키 작은 남자는 루저다!'라는 발언 아니 대사라고 해야 될까요? 아무튼 세상이 꽤나 시끄러웠죠. 제가 볼 땐 매우 솔직한 발언이었던 것 같지만, 그러나 문제는 그 솔직함이 아니라 그런 생각을 아무런 거리낌 없이 내뱉을 수 있는 환경이 설정된 사회 분위기지요. 

저는 이에 대한 논쟁들을 보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만약 좋은 학벌도 가지지 못했고, 물려받은 돈도 없고, 거기다 키마저 작다면, 그런 사람은 무어라 불러야 할까? 메가루저? 특급루저?' 그리고 탤런트 김혜수와 유해진이 사귄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이 진귀한(!) 커플로 인해 세상은 또 다시 시끄러워졌죠. 이번엔 반대의 경우로 훈훈한 미담으로 말입니다. 

그런데 김혜수와 유해진 커플이 훈훈한 미담의 사례로 다루어진다는 자체도 사실은 이 사회가 사람에 대한 편견이 얼마나 심한가를 알려주는 나침반 역할을 톡톡히 했다는 생각이에요. 김혜수가 아깝다거나 유해진이 봉 잡았다는 말들도 문제지만, 실은 이 커플 소식을 미담으로 전하는 훈훈한 소식들도 그리 상쾌한 입소문들은 아니었던 거지요.  

돈 많은 남자 혹은 돈 많은 여자와 결혼을 통한 신분상승을 간절히 바라는 가족이지만, 그래도 밉진 않다.

 
요즘 제가 재미있게 보는 드라마 중에 <보석비빔밥>이란 프로가 있습니다. 처음부터 본 건 아니고 16회부터 보았든가 그랬어요. 너무 재미있어서 1회부터 15회까지도 결국 틈틈이 시간 내어 다 보고 말았지요. 이 드라마를 쓴 작가는 임성한이라고 <수상한 삼형제>의 작가인 문영남과 더불어 막장드라마계의 거두로 불리는 사람이라더군요.

그러나 <보석비빔밥>은 막장은 아니었어요. 막 쓰기로 유명한 작가의 작품답게 막장적인 요소가 기본 줄거리를 이루고 있는 것은 맞지만, <수상한 삼형제>와는 다른 감동이 들어있었거든요. 그러니까 제 의견을 말씀드리자면 이런 거예요. "어떻게 같은 불량한 소재로 드라마를 만들었는데도 이렇게 다를까?"

마치 같은 흙으로 그릇을 빚어도 누구는 도자기를 만들고 누구는 개 밥그릇에도 쓰지 못하는 물건을 만든다고나 할까요? 물론 <보석비빔밥>이 도자기고, <수상한 삼형제>가 개 밥그릇이죠. 제가 이렇게 <보석비빔밥> 이야기를 하는 것은 <보석비빔밥>의 주인공 고나은과 이태곤이 좋아하는 남자와 여자의 스타일에 대한 대사 때문이에요.

제가 글 처음에 이렇게 질문했죠? 남자는 어떤 여자를 좋아할까요? 또 여자는 어떤 남자를 좋아할까요? 먼저 궁비취(고나은)가 서영국(이태곤)에게 이렇게 물었습니다. "어떤 여자가 좋으세요?" 그러자 서영국은 이렇게 대답했었지요. "기분 좋게 해주는 여자가 좋지요." 음, 그리고 대화가 오가다가 서영국도 같은 질문을 했어요. 어떤 남자가 좋으냐고.

뭐라고 대답 했겠어요? 돈 많은 남자? 잘 생긴 남자? 능력 있는 남자? 아니었어요. 진심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마 이 연속극을 제대로 보신 분들은 진심이라고 믿으셨을 거예요. 궁비취의 가족들이 대부분 불량한 사고―그래도 <수상한 삼형제>의 불량한 캐릭터들과는 달리 이들에겐 인간미가 있어 귀엽다―를 갖고 있지만, 비취만은 반듯하거든요. 


"편안한 남자가 좋아요." 정말 이 정도면 두 사람이 천생연분이란 생각이 들지 않으세요? 기분 좋게 해주는 여자와 편안하게 해주는 남자가 만나 결혼하면 얼마나 행복한 가정을 만들 수 있을까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웃으시겠지만, 그 두 사람의 대화를 보면서 너무 감동해서 눈물까지 나려고 하더라고요.

그러나 다음 순간, 드라마가 끝나고 현실로 돌아오자 제겐 묘한 상태의 슬픔이 밀려들었어요. '나는 편안한 남자인가? 그리고 나의 아내는 항상 나를 기분 좋게 해주고 있다고 생각하는가?' 애석하게도 별로 아닌 거 같거든요. 모르겠어요. 반대로 생각하면, 내 아내는 늘 나를 편안하게 해주려고 노력하는 것 같고 또 그렇지만, 나는 별로 기분 좋게 해주지는 못한 거 같아요. 그러고 보니 문제는 제게 더 많군요.  

어쨌든 드라마에서처럼 그렇게 환상적인 궁합은 아닌 셈이죠.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편안하게, 기분 좋게 해주는 사람이 좋으세요? 아니라고요? 그런 유치한 것들보다는 보다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것들 즉, 돈이 많거나 능력이 많거나 잘 생기거나 몸매가 좋은 것에 더 관심이 많다고요? 그것만 된다면 그런 것 정도는 포기하실 수 있다고요?

하긴 뭐 우리가 사는 세상은 어차피 자본주의 세상이니까 그런 게 더 중요할 수도 있겠군요. 저도 자꾸 한 살 두 살 나이를 먹어갈수록 이상보다는 현실에 더 손을 들게 되더라고요. 그러나 어제 마침내 영국이가 비취에게 프러포즈를 하는 장면에선 정말로 눈물이 나올 뻔 했는데, 아직 제 감성 속에 이상이 약간이나마 남아있었던 모양이에요.

두 사람이 빨리 행복하게 살았으면 하는 바람이지만, 영국이 동생 끝순이와 비취 동생 호박이를 엮어 복잡하게 만드는 걸 보면 아직 갈 길이 먼 모양이네요. 드라마가 끝나려면 한참 멀었다는 뜻이기도 하겠지요. 그나저나, 비취 같은 여자나 영국이 같은 남자를 만날 수 있다면 정말 행운이겠지요? 아무리 그래봐야 저마다 안경은 따로 있는 거겠지만….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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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파비 정부권

『보석비빔밥』과 『수상한 삼형제』가 공통점이 있다고? 이 무슨 뚱딴지같은 소릴까? 지금 당장 인터넷에서 두 개의 서로 다른 드라마 제목을 두드리면 차이가 분명하게 나타나는데 말이다. 『보석비빔밥』은 ‘홍유진의 알츠하이머 연기 대단해요’라든지, ‘이태곤과 고나은의 이별장면이 너무 슬프다’라든지 하는 이야기들이 주를 이루고 있지만, 『수상한 삼형제』는 어떤가. 온통 막장 논란뿐이다. 거기에 더해 수상한 음모론까지 제기되고 있는 실정 아닌가.


『보석비빔밥』과 『수삼』, 공통점이 있다고?

그런데 뚱딴지처럼 공통점이라니. 그러나 분명 공통점이 있긴 있다. 우선 보석비빔밥과 수상한 삼형제란 제목부터가 특이하다. 둘 다 어느 집안의 형제(자매)들에게 붙여준 별칭이다. 극중에 등장하는 인물들 이름이 별나다는 점도 같다. 우선 『보석비빔밥』부터 보자. 보석이란 궁상식과 피혜자 부부 자녀들의 이름이다. 큰딸은 궁비취, 둘째딸 궁루비, 셋째인 큰아들은 궁산호, 고등학생인 막내아들은 궁호박이다. 아, 50이 넘어 낳은 막내아들이 하나 더 있다. 아직 두 살배기인 이 아이는 보석이 아니고 궁태자다.

궁비취의 남자친구는 서영국이다. 영국의 아버지는 로마, 그러니까 부자가 영국과 로마를 나누어 가진 셈이다. 서로마의 아내 이태리와 끝순이도 있지만, 이쯤 하기로 하자. 그럼 이번엔 『수상한 삼형제』를 볼까. 주인공 김이상의 아버지는 김순경이다. 김순경은 진짜 경찰이다. 계급은 순경이 아니고 경위쯤 되겠지만 아무튼 이름이 순경이다. 김이상이란 이름은 아마도 내 짐작에 김순경의 아들 삼형제 중에서 김순경의 이상을 채워줄 놈이라고 해서 지은 이름이 아닌가 싶다. 

결국 김이상은 경찰대를 졸업하고 사시에 패스한 다음 아버지의 바람처럼 경찰이 되었다. 김이상의 두 형의 이름은 김건강과 김현찰이다. 김건강의 캐치프레이즈는 ‘머니 머니해도 건강이 최고다’다. 큰아들이지만 어릴 때부터 건강이 안 좋아 빌빌거린 탓에 엄마 치마폭에 싸인 마마보이가 되었다. 둘째 아들은 그런 큰아들에 가려 늘 찬밥신세다. 그래서 잃어버린 사랑을 되찾는 방법은 오로지 돈을 버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던지 머릿속에는 돈밖에 든 게 없다.

그래서 이름도 현찰이다. 그러니 이 둘째아들의 캐치프레이즈는 ‘머니 머니해도 머니가 최고다’가 되겠다. 그 외에도 김순경의 아내이자 수상한 삼형제를 낳은 어머니의 이름은 전과자, 김이상의 애인 주어영의 아버지는 주범인이다. 주범인은 실제로 과거에 사기꾼 전력이 있다. 그러다가 사기로 모은 돈으로 산 땅이 개발되는 바람에 졸부가 되었다. 그러므로 김순경과 주범인은 과거의 숙적인 셈이다. 주어영은 이름처럼 어영부영이다. 아, 그러고 보니 어영의 동생은 부영이다. 

(위) 수상한 삼형제 (아래) 보석비빔밥


주어영은 매우 똑 부러진 여성인 것처럼 행동하지만, 실상은 줏대도 없는데다가 매우 헤픈 여자다. 어제는 왕재수 검사와 진한 키스를 나누다가 그에게 채인 오늘은 다시 김이상 경감의 품에 안겨 진한 키스를 허락한다. 이 모습을 보면서 나는 도대체 저 여자가 제 정신일까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서 지난주부터는 이 드라마를 집에서는 안 본다. 연속극을 주로 딸과 함께 보는데―딸이 나를 닮아 연속극 광이다―이것만큼은 도저히 함께 볼 수 없다는 판단이 들었기 때문이다. 

두 드라마의 가장 큰 공통점, ‘불량한 캐릭터’

자, 그럼 이외엔 공통점이 더 없는가? 더 있다. 사실 위에서 말한 두 가지 공통점은 공통점이라고 할 수도 없고 별로 중요한 것도 아니다. 그리고 내가 오늘 말하고자 하는 공통점도 이게 아니고 사실은 다음이다. 이건 매우 중요하고 근본적인 공통점이다. 무언가. 드라마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이 매우 불량하다는 것이다. 『보석비빔밥』의 주인공 가족들 즉, 궁상식과 피혜자 그리고 네 명의 보석들은 모두 동일한 목표를 가지고 있다. 다름 아닌 부잣집 아들 혹은 딸과 결혼해서 부자가 되어 행복하게 사는 꿈이다.

말하자면 신데렐라를 꿈꾸는 가족이라고나 할까. 심지어 간호사인 궁루비는 병원에서 만난 어느 돈 많은 독신 할머니의 수양딸이 되고자 접근하기도 한다. 그리고 거의 성공했다. 이제는 거꾸로 70살이 된 독신사장이 루비를 수양딸로 삼지 못해 안달이다. 막내아들―얼마 전에 부모가 아들을 하나 더 낳았으니 이제 막내가 아니지만, 자기가 막내라고 착각하고 산다―호박은 학교공부보다는 부잣집 딸 끝순이를 꼬시는데 더 열심이다. 보석 중에 이 친구의 사상이 가장 의심스럽다.

『수상한 삼형제』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에 대해선 더 이상 설명하고 싶은 마음이 사실 생기지 않을 정도다. 김순경을 제외한 모든 인물들이 정신 감정을 받아야할 만큼 상태가 비정상이다. 사실 김순경도 주범인과 엮이기 시작하면 어떻게 될지 아직은 장담할 수 없다. 곧 유일하게 정신을 챙기고 있는 것으로 비춰지고 있는 그도 곧 정신을 놓게 될 날이 멀지 않았음을 나는 직감한다. 김이상 경감을 보자. 그는 이 드라마에서 김순경과 더불어 유일하게 정신을 차리고 있는 인물로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있다.

그러나 내가 보기에 이 김이상이란 인물이 가장 문제다. 경찰간부란 사람이 개인적 연애사업에 경찰서를 이용하고, 수갑을 함부로 채우는가 하면, 프러포즈를 하기 위해 음주단속 경찰인력과 경찰차량까지 동원했다. 이 무슨 해괴한 장난인가. 만약 국군 장교가 자기 애인에게 프러포즈하기 위해 탱크나 장갑차를 동원했다면 어떻게 됐을까. 그건 군대라서 안 되고, 이건 그냥 사소한 순찰차량 정도니까 괜찮다고? 그런 황당한 주장을 하는 사람이 설마 있을까 싶긴 하지만, 여기 (드라마를 쓴 작가가) 있지 않은가.

그래도 나름 시청자들로부터 유일하게 정신 차린 인물로 평가받는 김이상이 이 정도라면 다른 캐릭터들은 부연설명이 필요 없다. 한마디로 정신이상자들이 모두 집합한 드라마라고나 할까. 며느리를 노예 부리듯 하는 시어머니 전과자와 사기 결혼한 엄청난, 전과자와 엄청난에게 당하기만 하는 노예 같은 며느리 도우미와 평생 도우미의 등골을 빼먹고 사는 도우미의 생모 계솔이가 보여주는 세계는 그야말로 막장이 무언인지 그 전형을 보여주려는 듯하다. 

비슷한 재료로 만든 두 개의 음식맛이 왜 이다지도 다를까?  

자, 이렇게 『보석비빔밥』과 『수상한 삼형제』는 많은 공통점을 갖고 있다. 특히 등장인물들이 대부분 불량하거나 반사회적 성향을 가졌다는 점에서 매우 닮았다. 그런데 이 두 드라마는 확연한 차이점을 갖고 있다. 한 드라마는 잔잔한 호평을 받고 있는 반면에 다른 하나의 드라마는 막장드라마의 첨단을 보여주고 있다는 혹독한 악평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다. 내가 오늘 말하고자 하는 것도 바로 그것이다. 왜 그럴까? 비슷한 재료로 만든 두 개의 음식이 왜 이토록 맛이 다른 것일까?   

내가 생각하기에, 두 드라마가 하나는 호평 받는 좋은 상품이 되고, 하나는 악평으로 가득 찬 막장드라마가 된 데는 딱 하나의 이유가 있다. 『보석비빔밥』에 등장하는 불량한 캐릭터들에겐 사랑과 양심이 있는 반면에, 『수상한 삼형제』에 등장하는 인물들에겐 사랑도 양심도 없다. 오로지 목적을 위해선 물불 안 가리고 자기 직성대로 하고야 마는 인면수심의 인간군상들만이 존재한다. 보석들도 불량한 욕심을 부리긴 마찬가지다. 그러나 그들은 수상한 삼형제와는 근본이 다르다. 


보석들의 불량함에는 공감대가 있다. 그것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그럴 수 있다는, 그런 꿈을 꿀 수 있다는 이해심, 어렵게 살아온 서민들이라면 한 번쯤은 솔직히 가져보았을 그런 불량함에 대한 동정심이다. 그러나 그들은 근본에 양심이란 걸 가졌다. 그리고 그 양심은 줏대로 표현된다. 아무리 욕심이 앞서도 양심과 줏대를 포기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수상한 삼형제들에겐 그것이 없다. 그들에겐 양심도 줏대도 없을 뿐 아니라, 추악한 인간의 모습을 모두 모아 옷으로 만들어 입고 있는 듯하다.

들리는 말에 의하면, 『수상한 삼형제』는 경찰청으로부터 전격 지원을 받고 있는 드라마라고 한다. 그래서 용산참사에 희생된 시위대를 악마처럼 만들고, 이를 진압한 경찰에겐 온정의 눈물을 흘렸던 것일까. 아직도 용산에서 희생된 다섯 명의 철거민들은 장례조차 치르지 못하고 있는 데 말이다. 지난 주말엔 김이상 경감이 직접 분통까지 터뜨렸다고 하지만, 나는 아직 보지는 못했다. 이미 이 드라마는 아이들 교육상 집에서는 안 보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수상한 삼형제』가 30% 가까운 시청률로 주말드라마 1위라고 하지만, 그건 그렇게 중요한 게 아닐 수 있다. 8시라는 황금시간대에 방영하는 드라마와 10시가 넘은 시간에 방영하는 드라마를 단순 시청률로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다만, 우리가 아는 것은 『수상한 삼형제』는 막장드라마로 낙인 찍혀 그 악명을 떨치고 있는 반면에 『보석비빔밥』은 갈수록 잔잔하고 훈훈한 감동으로 우리를 기쁘게 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명품 도자기와 개 밥그릇의 차이, 혹시 경찰 개입 때문?

어떻게 같은 불량품을 소재로 드라마를 만들어도 이렇게 다를 수가 있을까? 만드는 사람 문제인 것일까? 하긴 같은 흙으로 그릇을 빚어도 누구는 도자기를 만들고 누구는 개 밥그릇에도 쓰지 못하는 물건을 만든다고 한다. 『보석비빔밥』의 작가는 임성한, 『수상한 삼형제』의 작가는 문영남이다. 그러고 보니 두 사람이 모두 ‘막(!)’ 쓰기로 한 이름 하는 분들이다. 그렇다면 꼭 사람 문제라고 할 수만은 없다는 얘긴데, 대체 무엇이 이 두 드라마의 차이를 낳게 한 것일까? 

혹시 경찰이 개입했기 때문 아닐까? 수상한 삼형제에게 접근한 수상한 경찰 때문에?  

Posted by 파비 정부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