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향산'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08.10.23 평양 단고기집 접대부들은 항상 저렇게 예쁜가요? by 파비 정부권 (8)
  2. 2008.10.18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댓글 폭력들 by 파비 정부권 (11)

이 사진은 묘향산 국제친선관람관 사진입니다. 블로그 「내가 꿈꾸는 세상」에 들어갔다가 ‘이북바로알기’ 태그를 눌렀더니 다음 사진이 나왔군요. 다들 아시겠지만 묘향산은 북한에 있습니다. 구천이 별당아씨를 묻은 곳도 바로 묘향산이었죠. 오로지 사랑을 쫓아 김환과 더불어 묘향산에 숨어들었던 별당아씨가 죽었다고 했을 때, 스물도 안 된 어린 가슴도 너무 슬퍼 토지의 책장을 더 넘기지 못하고 한숨을 쉬었었지요. 
    

묘향산 국제친선 관람관, 사진=김대하블로그 내가 꿈꾸는 세상

    

묘향산으로 말하자면 서산대사가 의병을 일으킨 호국불교의 성지라고 할 수 있겠군요. 서산대사가 일찍이 4대 명산으로 금강산, 지리산, 구월산, 묘향산을 꼽으면서 "지리산은 장하나 빼어나지 못하고, 금강산은 빼어나나 장하지 못하다. 그러나 묘향산은 이 두산을 합한 것과 같이 장하면서도 빼어나니 천하의 명산이다."라고 하셨다고 합니다. 

그러고 보니 4대 명산 중 세 개가 북한 땅에 있군요. 묘향산이 얼마나 장하고 빼어나기에 서산대사가 그런 말씀을 다하셨을까 궁금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대단한 산임에 틀림없겠지요. 북한 땅에는 백두산이며 칠보산이며 온갖 유명한 산들이 다 모여 있는 곳인데 이 모든 명산들을 제쳐두고 묘향산을 최고로 꼽으셨으니 말입니다.

위 사진을 찍은 사람은 민주노동당 창원시당 부위원장으로 계시는 김대하 씨란 분인데요. 그분은 민족통일에 지대한 관심을 갖고 계시고 북한바로알기운동의 일환으로 북한을 자주 소개하시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이번 9월 말의 방북단에도 민주노동당 권영길 의원 등과 함께 다녀온 사진을 올리신 걸 많이 보았지요. 사진에 보니 노무현 정부 때 청와대에서 행정관으로 근무한 진광현 씨도 보이더군요. 

덕분에 아름다운 평양거리와 묘향산, 백두산, 거기다 덤으로 반가운 사람들도 사진으로나마 볼 수 있어 참 좋았습니다. 그러나 한 편에선 법정스님과 연극인 손숙 씨 같은 분들이 3백만의 북한 동포들이 기아선상에서 죽어나갔으며 지금도 아사자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고 도움을 호소하는 눈물겨운 모습이 있는가 하면, 또 한 편에선 이처럼 활기찬 평양거리와 아름다운 산천, 친절하고 용모가 반듯한 평양의 음식점 접대부, 행복하게 잘 사는 모습들을 소개하는 걸 보니 좀 혼란스럽기도 하더군요. 

누구 말이 옳은 것일까? 손숙 씨가 눈물을 흘리며 호소하는 것이 옳은 것인지, 아니면 그런 것은 수구언론의 음해공작에 지나지 않고 경제적으로 조금 어렵기는 해도 북한인민들은 행복하게 잘 살고 있다는 게 맞는 말인지 헷갈리지 않는다면 거짓말이 되겠지요. 북한을 제대로 알기가 참 어렵다는 생각도 듭니다. 사람마다 주장하는 게 제 각각이니 말입니다.

이처럼 상반되는 이야기를 듣다보면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해야 되나 말아야 되나 그런 고민까지 든다니까요. 잘못하면 인도적 지원조차도 수구언론의 공작에 놀아나는 꼴이 될테니까요. 쓸데없는 고민이겠지만, 헷갈리는 건 사실이에요. 그런데 위의 사진을 보면서 드는 궁금증은 그런 거창한 것은 아니고 다음과 같은 사소한 거랍니다.  


묘향산 국제친선관람관은 왜 군인들이 지키고 있는 건가요? 우리나라에서는 무슨 관람시설에 군인을 배치해놓은 걸 보지 못했거든요. 혹시 군사시설과 관련이 있는 건가요? 가만 보니 모두들 진짜 총을 메고 있군요.  

그리고 궁금한 게 하나 더 있는데요. 아래 사진을 보세요.


남측 방문단 일행을 환송하는 북측 단고기집 접대원들, 사진=김대하블로그 내가 꿈꾸는 세상


단고기집이라면 개고기 파는 집을 말하는 것일 터인데요. 평양의 단고기집에는 모두 저렇게 예쁜 접대원들이 접대(북한에서는 이 말이 매우 바람직한 표현으로서 우리가 알고 있는 접대와는 완전 개념이 틀리다고 함)를 하나요? 우리나라 보신탕집에 가면 뚱뚱한 아줌마들이 보신탕 그릇을 툭툭 던지듯 상에 올려주잖아요? 뭐 그래도 맛있으면 되는 거니까, 그리고 그런데 익숙해서 그런지 몰라도 그리 대접받아도 얼마든지 맛있더라고요. 

남쪽에서 반가운 사람들이 와서 그날만 특별히 서비스 해준 것일 수도 있겠지요. 그래도 저렇게 젊고 예쁜 여성들에게 접대를 받으면 무척 행복할 것 같기는 하군요. 하여간 정말 화사하고 예쁘네요. 역시 남남북녀라더니…, 아, 이런 말 하면 남쪽 여성분들이 별로 안 좋아 하겠군요.
 
통일이 되려면 남과 북이 서로 잘 알아야 되겠지요. 동질성도 회복해야 할 것이고요. 동질성은 마음만이 아니고 정치, 사회, 경제, 문화 등 전반이 동질성을 가지려는 노력을 기울여만 할 것이라고 보는데요. 아직은 요원하네요. 슬픈 일이죠. 

2008. 10. 23일 새벽,   파비

ps; 사진은 빌려 쓰자고 따로 물어보진 못했네요. 허락을 받는 게 예의고 저도 늘 그리 해왔습니다만, 시간도 많이 늦었고 또 북한 바로알기 차원에서 오늘은 뭐 그리 나무라진 않을 것 같군요. 또 같은 동네에 살기도 하고. 늦은 밤, 모두들 행복한 시간되시길….

습지와 인간
카테고리 시/에세이/기행
지은이 김훤주 (산지니, 2008년)
상세보기

Posted by 파비 정부권

평양에 다녀온 많은 분들이 쓰신 방문기를 읽어보았습니다. 아름다운 평양거리도 보았고, 묘향산도 보았으며 백두산도 보았습니다. 백두산 천지는 사진으로만 보아도 장관이 감동적입니다. 역시 웅대한 민족의 성산입니다.

저는 사실은 백두산보다는 금강산을 더 좋아합니다. 물론 가보지는 못했지만, 늘 인터넷으로 금강산을 구경하곤 합니다. 제 방에는 북한 최고의 인민화가 정창모가 그린 『금강산 보덕굴』그림이 걸려있기도 합니다. 초등학교 5학년인 아들과는 벌써 3년 전부터 금강산에 가기로 약속해놓고 아직도 지키지 못하고 있습니다. 

        
                                                      백두산 천지,
사진=블로그 '김용택의 참교육'

꿈에서도 그리운 금강산

약속을 안 지키는 제게 아들 녀석이 물어봅니다.

“아빠, 금강산은 언제 가는 거야?”

“어, 그게 말이야. 아직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허락을 안했어. 조금 더 기다려야 돼.”

달리 둘러댈 말이 없어서 그냥 김정일 탓을 하고 말았습니다. 그래도 아들 녀석은 제 말을 믿습니다. 그리고 생각날 때마다 “아빠, 아직도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허락 안했나?” 하고 물어봅니다.

그러나 이제 아들도 더 이상 물어보지 않습니다. 아빠와 함께 어딜 가는 것 보다 제 친구들과 노는 것이 더 좋은 나이가 되어버린 것이지요. 세월은 이처럼 아이에게 사랑을 베풀 기회도 알듯 모를 듯 빼앗아가 버립니다.

그러나 설령 다시 물어본다 하더라도 김정일 국방위원장 탓을 더 이상 할 필요가 없어졌습니다. 금강산 해수욕장에서 북한군 병사가 쏜 총에 우리나라 국민이 죽음을 당한 사건 이후로 금강산은 이제 갈 수가 없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이게 이명박 정부의 반북정책 기조 탓이든 아니면 북한군의 도발적 민간인 총격사건 탓이든 10년 넘게 쌓아온 남북관계가 순식간에 경색되고 금강산은 다시 꿈에서도 그리운 산이 되고 말았습니다. 
 

                "영광스러운 조선로동당 만세!" 선전문구 옆에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 찬양 선전판이 얼핏 보인다.
               어린 시절 우리
가 다니던 학교 건물에도 이런 식으로 "10월 유신"을 찬양하거나 "근면 자조 협동" 같은 
               계몽 선전판이 붙어있었다. 평양의 거리는 서울에 비해 말쑥하게 잘 정돈된 느낌이다.  
               사진=블로그 '김용택의 참교육'

그래서 이번에 평양을 다녀오신 몇몇 분들이 올려주신 평양거리와 묘향산, 백두산 사진은 금강산은 아니지만 참으로 살갑게 느껴집니다. 특별히 김용택 선생님은 사진을 소개하며 아름다운 것을 아름답다고 하지 못하는 괴로운 심정도 토로하셨습니다. 모두 국가보안법 탓이라고 말입니다. 맞는 말씀입니다. 저 역시 아름다운 것을 아름답다고 하지 못하고 추한 것을 추하다고 하지 못하는 이 야만의 시대가 싫습니다.
 
인류는 말을 사용함으로서 사람이 되었다

‘호모 에렉투스’는 서서 걷고 도구를 사용함으로서 최초의 인류가 되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저는 사람이 비로소 사람이 된 것은 말을 할 줄 알게 된 때부터라고 생각합니다. 글자의 발명은 사람을 더욱 사람답게 만들었습니다. 현대에 이르러 말은 컴퓨터와 인터넷의 발달로 전 세계 사람들이 동시에 소통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었습니다. 바야흐로 말의 전성시대가 온 것입니다.

그러나 이 말은 씨족과 부족으로 나뉘어 살던 공동체사회가 국가라는 권력구조 하에 놓이게 되면서 통제당하기 시작했습니다. 말은 오로지 최고 권력자만 할 수 있는 전유물이 되고 말았습니다. 귀족들은 통치자의 귀에 거슬리지 않는 한도 안에서 말을 허락 받았습니다.

그리고 평민들은 말다운 말은 할 수가 없었으며, 천민계급은 아예 말을 하지 말아야 했습니다. 로마의 폭군 네로의 스승이었던 세네카조차도 불필요한 말을 하다가 모함에 빠져 죽음을 당했습니다. 그러나 이처럼 오랜 세월 사슬에 묶여 신음하던 말이 프랑스대혁명을 거치며 슬슬 자유를 얻기 시작했습니다. 

                                    프랑스혁명 -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 〔들라크루아 作〕

근대시민혁명이 쟁취한 자유 중에 가장 위대한 것이 바로 말의 자유, 표현의 자유입니다. 말이 자유를 얻게 되자 세계는 급변하기 시작했습니다. 역사, 문학, 예술 등 문화적인 분야만이 아니라 산업이 급속도로 발전하는데도 큰 역할을 했습니다. 오늘날 컴퓨터와 인터넷 혁명은 말의 자유가 없이는 도저히 불가능한 것이었습니다.

근대시민혁명이 쟁취한 말의 자유

그런데 아직도 우리나라는 말이 완전한 자유를 얻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김용택 선생님에게 말은 불편하고 부담스럽고 거추장스러운 것이 되어 버린 것입니다. ‘참교육’이란 블로그에 북한 방문길에 찍어놓았던 사진을 올리면서 아무런 설명을 달지 않았던 것도 바로 그 때문이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어처구니없게도 선생님은 국가보안법이 아니라 전혀 엉뚱한 곳에서 폭력을 당하셨습니다. 북한 방문기를 맑은 공기와 아름다운 거리와 함께 꾸준히 소개해주시던 선생님이 주사파에 대한 비판적 표현을 잠깐 언급했던 것이 빌미가 되어 느닷없이 노망난 늙은이로 매도당하고 조선일보의 ‘조깝제’와 사상적 동반자로 몰리게 되었던 것입니다. 아마도 주사파에 호의적인 사람들이었나 봅니다. 
<관련기사
http://chamstory.tistory.com/68>


평생을 교단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다 은퇴하시고 이제는 남은 여생을 참교육 운동에 매진하고 있는 선생님에겐 너무나 가혹한 형벌이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나 마음이 여리신 선생님이 받았을 상처도 걱정이 되었습니다. 도대체 주사파에 대한 짧은 언급 하나가 그다지도 노여웠던 것이어서 평생을 교육에 헌신하고 정년퇴직한 교사의 명예를 무참히 짓밟는단 말입니까? 

저는 선생님이 사진과 설명을 통해 평양거리를 너무 미화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고 마음이 불편했지만, 굳이 반대 댓글 같은 걸 달지는 않았습니다. 평생을 참교육 운동에 바친 선생님을 존경하는 마음 만큼 선생님을 신뢰하는 마음도 컸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주사파 비판' 한마디에 선생님의 자존심은 여지없이 구겨지고 말았습니다. 이참에 선생님은 국가보안법보다 주사파가 더 무섭다고 생각하게 되실지도 모를 일입니다.

국가보안법보다 더한 말의 자유에 대한 폭력

국가보안법은 법전 속에만 있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늘 우리들 속에 숨어 함께 숨 쉬면서 자유로운 말을 향해 폭력을 행사할 준비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요즘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란 노래가 유행입니다. 이명박 정부를 규탄하는 노래지요. 그러나 저는 이 노래를 들으며 우리는 과연 얼마나 민주적인가에 대해서도 반성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주체사상탑, 사진=블로그 '김용택의 참교육'

이 사진은 선생님이 찍어 오신 주체사상탑입니다. 평양의 맑은 하늘을 이고 우뚝 솟은 탑이 인상적입니다. 그러나 저는 이 탑을 바라보며 그런 생각을 합니다.

이 주체사상탑은 도대체 말의 자유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할까? 표현의 자유, 양심의 자유, 사상의 자유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할까?”

‘유일무이한 주체사상과 수령에 대한 충성’을 강조하는 저 주체사상탑은 서로를 인정하며 화해와 협력으로 통일의 길로 가자고 하는 민족대단결의 정신을 헤치는 반통일적 조형물은 아닐지 의심이 든다고 하면 또다시 나를 반북분자에 수구꼴통이라고 공격하시는 분들이 계실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나는 지금 이 순간에도 아름다운 금강산을 꿈에도 그리며 하루빨리 남과 북이 통일되는 날이 오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그러기위해서라도 하루빨리 말이 자유를 찾아 맘껏 세상을 뛰어다녔으면 하는 바람이 간절합니다.

2008. 10. 18.   부마항쟁 기념일에   파비

Posted by 파비 정부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