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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9.25 보일러 가격, 같은 모델인데 왜 천차만별일까? by 파비 정부권 (7)

우리집에 보일러가 고장났습니다. 뭐 숨기고 자시고 할 것도 없으니 그대로 말씀드리면 우리집 보일러는 경동보일러입니다. 우리 딸애가 태어난 며칠 후에 설치했으니 딱 10년 됐습니다. 그러고 보니 오래 되긴 됐군요. 우리 생각엔 엊그제 단 거 같은데 세월이 유수란 말이 실감납니다. 

석 달 새에 세번이나 고장난 보일러

그런데 이 보일러가 지난 6월 조정판넬에 빨간 불이 들어오면서 아예 안 돌아가는 겁니다. 그래서 경동보일러에 전화하니 서비스 기사 전화번호를 가르쳐주면서 수리를 요청하라고 하더군요. 물론 그 전에 잠깐 전화로 응급처치 방법을 일러주었지만 소용이 없었죠. 

기사가 왔습니다. 그동안 이 기사는 우리집을 제집 드나들듯 여러차례 다녀간 듯했습니다. 집 관리는 어른이 주로 하셨는데 노환으로 1년 가까이 병원 중환자실에 계신 어른을 찾으며 "어르신은 잘 계시냐" 하며 안부를 묻기도 했거든요. 그러니까 자주인지 가끔인지는 몰라도 전에도 고장이 있었다는 얘기죠. 


아무튼 보일러 기사는 이리저리 만져보더니 무슨 부품 하나를 수리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점화가 잘 안 되니 갈아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수리비로 8만원을 지불했습니다. 그리고 한달이 지나서 보일러는 또 고장이 났습니다. 기가 차더군요. 그래서 또 같은 방법으로 전화상으로 AS를 받은 다음 기사가 왔습니다. 

그래도 이번엔 한 달 전에 8만원을 지불한 일이 있으므로 또 돈이 들어갈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역시 이리저리 보일러를 살펴보던 기사는 이번엔 다른 부품을 하나 갈아야겠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그러라고 했지요. 우선 보일러가 안 돌면 당장 불편한 것은 우리니까요.  

기사는 나가면서 돈은 어떻게 할 거냐고 물었습니다. 저는 기가 차기도 하고 답답하기도 해서 "그건 우리 집사람하고 의논하세요. 이런 돈 들고 하는 건 전부 그사람 몫이니까요" 하고 말았습니다. 나중에 들으니 수리비로 9만원을 송금했다고 하더군요. 두 달 만에 도합 17만원이 나간 겁니다.

그때가 아마도 7월 20일쯤 되었을 겁니다. 그리고 한 달이 지났습니다. 그런데 보일러가 한 달만에 또 안 돌아가는 겁니다. 그러니까 이게 그런 것이었습니다. 때가 여름철이라 보일러를 고쳤지만 우리는 보일러가 잘 가동되는지 안 되는지를 확인할 방법이 별로 없었던 것입니다.

석달 새 세번 고장 난 보일러, 실은 매일 고장 난 것 

기껏 어쩌다 따뜻한 물 뽑아 샤워할 때가 아니면 보일러를 켜는 일이 없으니까요. 올여름은 유난히 더웠던 해이기도 했으니 보일러가 필요했을 리가 만무하죠. 그러니 사실을 말하자면 보일러는 부품을 갈자마자 작동을 멈춘 것과 별로 다르지 않았던 것입니다.

만약 겨울이었다면 그 기사는 매일 불려왔을 것이고 그랬다면 이렇게 8만원, 9만원 하고 계속 수리비를 요구하지도 또 그에 응하지도 않았을 겁니다. 한 달 만에 보일러가 또 고장났다는 걸 알았지만 우리는 기사를 부르지 못했습니다. 왜냐하면 그때 우리집 어른이 병원 중환자실에 계셨기 때문입니다.

장례를 다 치르고도 경황이 없다가 보름쯤 지나서 다시 앞에 했던 것과 똑같은 방법으로 전화로 AS를 받은 다음 기사가 왔습니다. 가을도 왔고 곧 쌀쌀해질 것이라 보일러를 수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입니다. 기사가 그러더군요. "아, 이거 물이 순환이 안 되는데요. 순환펌프하고 기타 부품을 모두 갈아야겠네요." 

어이가 없더군요. 이러면 또 10만원 훌쩍 날아가게 생겼습니다. "아니, 기사님. 그러면 처음부터 고마 이거는 못 고치는 거니까 새로 사라고 하시던지, 이게 뭡니까? 실컷 수리비 다 받아먹고 이거 또 고치면 이제 돈이 30만원 가까이 들어가는 겁니다. 그 돈이면 새 거 하나 사겠네요."


그러자 그 기사는 그저 씨익 하고 웃으면서 "그것도 그렇지요. 그럼 하나 새로 사시지요" 하더라고요. 허허~. 그래서 제가 물어봤습니다. "그럼 아저씨 새로 설치하려면 어느 정도면 될까요? 수리비가 17만원이나 들어갔는데 못 고쳤으니 그것도 감안해서 견적 뽑아주셔야죠."

그러자 그 기사 아저씨 아주 친절해지면서 그러더군요. "네, 그래야죠. 그럼 이렇게 하시죠. 좀 좋은 걸로요. 75만원 하는 거 제가 68만원까지 해드리겠습니다." 68만원? 백 몇십만원은 족히 나갈 걸로 생각했던 저는 약간 안도하면서 말했습니다. "일단 집사람 오면 의논해서 전화드리도록 하죠." 

수리비를 감안해주겠다는 게 더 비싸?

아, 그 전에 경동보일러 본사 AS 전화상담요원과 통화로 그렇게 약속했었지요. 기존에 수리비가 많이 든 바가 있으니 그 부분을 감안해서 견적을 뽑도록 출장 기사에게 말해놓겠다고요. 그래서 저는 본사에서 이 기사분에게 어느 정도 견적에 대한 위임이 있었던 걸로 짐작했습니다.   

그런 제가 또 남의 말을 무턱대고 덜컥 믿는 그런 사람이 아니거든요. 경동보일러 서비스에 전화를 넣었습니다. 이러저래 자초지종 설명하고 그 기사가 말한 보일러의 가격이 얼마냐고 물어보았습니다. 그러자 이 상담원 뭘 잘 모르는 겁니다. 그래서 제가 시간을 주었습니다. 팀장에게 알아보고 다시 전화해달라고요.

그랬더니 10분 후에 전화가 왔습니다. "아, 조금 전에 고객님께서 문의하신 그 제품의 가격은 75만원입니다." "헉~" 그 기사가 말한 가격과 똑같군요. "네 , 알겠습니다" 하고 전화를 끊었습니다. 그러나 아무래도 미심쩍습니다. 다시 전화를 걸었습니다.

"저, 조금 전에 말씀하신 그 75만원짜리 보일러 말입니다. 혹시 모델명을 좀 알려주실 수 있나요?" 그러자 이 상담원 다시 허덕이기 시작하는 게 역력히 보입니다. "네? 무슨 말씀이신지." "아, 거 제품 이름 좀 알려달라고요." 그러자 이 안내원이 그러는 겁니다. "확인해보고 잠시 후에 전화드리겠습니다."

그리고 잠시 후에 다시 전화가 왔습니다. "네, 모델명은 KDB-160KCA입니다." "그게 75만원짜리가 맞지요?" "네, 그렇습니다." 저는 다시 인터넷을 켰습니다. 다음 검색창에서 KDB-160KCA를 쳤습니다. 그런데 이게 나오긴 나왔는데 가격 정보가 안 나오는 겁니다. 이거 뭐야. 단종된지 꽤 됐다는군요.

다시 전화를 걸었습니다. "아니, KDB-160KCA는 단종된지 오래 됐다는데요. 어떻게 이게 가격이 나올 수 있습니까? 어떻게 된 겁니까?" 그러자 안내원은 다시 당황하며 그러는 겁니다. "아, 네, 그건 고객님 가정의 보일러와 같은 종류의 가격을 물어보시기에 그렇게 말씀드린 겁니다."

무슨 보일러 가격이 대리점마다 다 다르죠?

이게 영 논리가 안 맞는 소리란 것은 여러분도 이미 아실 겁니다. 단종된 상품의 가격정보가 있기는 하겠지만 그거야 단종되기 전의 가격일 테고 그 가격이란 것이 75만원까지 나갈 리도 없다는 것입니다. 기껏해야 3~40만원 정도였으리란 것을 저도 이제는 압니다만.

오늘 이 글을 쓰면서 확인해보니 10년 전에 설치한 우리집 경동보일러 모델명이 KDB-160KCA였습니다. 워낙 낡아서 희미하긴 했지만 그렇게 씌어 있더군요. 제가 다시 우리집에 지금 설치 가능한 제품의 단가를 말해달라고 했더니 이 안내원 이리저리 책자들 뒤적이는 듯 찾아 이렇게 말합니다.

"NSN-16KD는 69,3000원입니다. 온수보일러고요. NCN-18KS는 792,000원입니다. 이건 콘덴싱 보일러라고 하는 건데요. 열효율이 높아 연료가 절감되는 보일럽니다. 가격이 일반보일러보다 좀 높습니다." 진작 그렇게 말씀하셨어야지. 성에 차지는 않지만 일단 전화를 끊었습니다.

114에 문의하여 창원시 마산합포구에 있는 경동보일러 대리점 전화번호 하나를 땄습니다. NCN-18KS 얼마면 설치 가능하냐고 물었더니 설치비 포함해서 68만원이라고 하는군요. 기계값은 60만원이랍니다. 허허, 이럴 수가. 792,000원짜리가 대리점에서 60만원 한답니다. 어떻게 가격이 거꾸롭니다. 원래는 대리점이 공장도 가격보다 더 비싸야 하지 않나요?

그럼 뭐야, 그 기사 아저씨 68만원 해주겠다 한 거 한 푼도 안 빼주겠단 소리였잖아. 에이, 이참에 다른 회사 제품으로 바꿔버려야지. 인터넷으로 검색해보니 경동보일러 외에도 대성셀틱, 린나이, 귀뚜라미, 롯데 등 다양한 회사의 제품들이 있습니다.


114에서 대성셀틱 마산 대리점 전화번호 하나를 땄습니다. 전화를 걸었습니다. "아, 여보세요. 보일러가 경동보일러였는데요. 이번엔 대성셀틱으로 한번 바꿔 보려고요. 경동의 NCN-18KS와 비슷한 기종으로 하나 소개해주실 수 있습니까?" "아, 네, 대성셀틱이 제품 좋지요."

어? 대성셀틱이 좋다는 대리점 사장님, 경동보일러 서비스 기사님이시네

어? 이분 어디서 많이 듣던 목소리. 내색은 하지 않고 계속 통화를 했습니다. "경동보일러를 사람들이 쓰는 이유는 싼 맛 때문이거든요. 제품은 대성셀틱이 훨씬 낫습니다. 우리 대리점은 경동 것도 취급하고 대성 것도 취급하는데요. 대성이 열효율도 높고 소리도 훨씬 조용합니다."

"그게 가격이 얼마나 할까요?" "65만원입니다." "설치비는요?" "포함해서 그렇습니다. 기계값이 60만원이고 설치비가 5만원입니다." "그럼 경동 게 더 싸다고 하셨는데 NCN-18KS는 얼마나 합니까?" "아, 그건 제가 대성 거는 지금 가지고 있는데 경동 견적은 들어가봐야 알겠는데요."

아무튼 더 싸다고 했으니 65만원보다는 싸겠지요? 혹시 비싸더라도 몇 만원 상간일 겁니다. 그런데 이 기사분 목소리를 어디서 들었냐고요? 우리집에 경동보일러 고치러 오던 바로 그 기사님이지 뭡니까? 그분이 주고 간 명함을 확인했습니다. 아무래도 미심쩍어서요. 전화번호가 일치하더군요. 허걱~

이분은 매우 친절하게 설명해주었는데요. 16,000칼로리와 13,000칼로리짜리가 있는데 우리집에는 16,000칼로리를 쓰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앞의 것이 콘덴싱 보일러이고 뒤의 것은 일반보일러인데, 다른 건 별 차이가 없지만 연료절감(열효율)과 온수 사용에서 콘덴싱이 월등하다는군요. 가격차는 3만원.

그이가 우리집 보일러를 고치던 기사임을 확인하자 맥이 탁 풀렸습니다. 우리는 그가 경동보일러 서비스 기사인 줄 알고 지금까지 불러다 서비스를 받았었는데 그의 입에서 경동보일러는 싸구려이며 대성셀틱이 훨씬 좋다는 말을 들으니 기가 빠졌던 것이죠. 더구나 가격, 가격이…!!

창원 성산구에 있다는 한 대성셀틱 대리점에 전화를 더 걸었습니다. 거기서는 45만원이라네요. '어잉? 이건 또 무슨 도깨비 빤스 터지는 소리람!' 내가 잘못 들은 게 아닐까 싶어 다시 물었습니다. 역시 대답은 같습니다. 설치비가 7만원 해서 총 52만원. "혹시 그거 콘뎅싱이에요?" 

3만원과 30만원의 차이, 대체 무슨 내막이 있기에

그러자 이 대리점 사장님, 이럽니다. "아, 그건 아니고요. 일반형 모델입니다. 콘덴싱은 훨씬 비쌉니다. 74만원입니다." "그거 설치비 포함해선가요?" "아니죠. 설치비 하면 81만원이네요." "아니, 일반형 하고 30만원이나 차이가 나네요?" "네, 그렇죠. 그 정도 차이 납니다."

하하. 이쯤 되면 이 글을 읽고 계신 여러분도 짜증이 나기 시작하실 겁니다. 분명히 위에 다른 대리점에선 3만원의 가격차가 난다고 했는데, 방금 이 대리점은 무려 29만원의 가격차가 있습니다. 이걸 어떻게 해석해야 하지요? 제가 대리점들에 전화 걸 때마다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모두들 떠듬떠듬 했다는 것입니다. 오래도록 영업에 종사해온 사람들이라면 떠듬거릴 이유가 없습니다. 질문에 단 0.01초도 머뭇거리지 않고 바로 답이 팍팍 튀어나와야 옳은 일입니다. 그래야 사람들에게 신뢰를 줄 수 있죠. 또 그래야 엉뚱하게 상황에 맞춰 잔머리도 굴리지 못합니다. 

그런데 이 사람들은 전화통에다 대고 즉답을 하는 경우가 거의 없었습니다. 늘 음~, 에~, 잠깐만요~, 가만 있자~, 한 번 봐야 겠는데요~, 이러면서 신뢰를 주지 못했습니다. 전화 AS 상담요원들도 마찬가지고, 대리점 사장이나 기사들도 마찬가지고, 도대체 이 보일러 업계란 곳이 누구 하나 믿을 만한 사람이 없는 곳이더군요. 


오늘은 나머지 회사들, 린나이, 귀뚜라미, 롯데 등 다른 보일러들도 알아봐야겠습니다. 아마 비슷비슷하겠지요. 혹시 정말 신뢰할 만한 보일러 회사가 발견된다면 그땐 정말 입에 거품을 물고, 일본말 써서 죄송하지만 후까시 팍팍 넣어서 포스팅하도록 하겠습니다. 

정말 칭찬할 만한 기업, 국민들로부터 신뢰받는 진정 훌륭한 기업은 우리나라에선 찾기가 어려운 일일까요? 보일러, 정말 중요한 제품입니다. 이 보일러가 없다면 우리는 추운 겨울을 따스하게 보낼 수도 없고 다음날 일터에 나가 열심히 일할 수도 없습니다.
 
인터넷에선 콘덴싱이 57만원, 그냥 내가 확 달아버려?

하지만 우리의 따뜻한 겨울을 책임질 보일러 회사들을 만나보면서 큰 실망만 얻었습니다. 특히 경동보일러 서비스 상담원님. 분명 수리비로 손해본 만큼 가격을 조정해 견적을 내도록 기사님에게 얘기하셨다더니 그게 이런 것이었어요? 예를 들어 기계값이 60만원이면 거기서 8만원이든 10만원이든 까주시는 게 아니고?

참고로 인터넷 상에서 검색해보니 경동보일러 NCN-18KS가 57만원 하더군요. 물론 기계값만. 설치기술 배워서 인터넷에서 사서 직접 다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문제는 공구가 없다는 것인데 이참에 그것도 확 그냥 장만해버려? 그렇지만 가스안전공사에서 그래도 된다고 할지는 모르겠네요.  

인터넷 상에서 알아본 바로는 대성셀틱과 린나이가 좋다는데요. 아무래도 두 회사 중 하나를 고를 거 같아요. 이미 수리비 17만원은 포기했답니다. 더 안 꼬인 게 다행이지요. 아무튼 여러분, 각자 가정에 보일러 한 번씩 살펴보시고 겨울 오기 전에 이상은 없는지 확인해두시는 게 좋겠죠?

생각나시면 굴뚝 청소도 좀 하시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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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파비 정부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