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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6.19 월드컵 응원전 된 블로그강좌 뒷풀이 소감 by 파비 정부권 (4)















경블공/백인닷컴 6월 블로그 강좌 뒤풀이는
경남도민일보 강당에서 월드컵 응원과 함께!!

월드컵, 역시 지구촌 최대의 축젭니다. 6월 17일 오후 7시 30분, 마산운동장 주변은 붉은 옷들로 채워지기 시작했습니다.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손을 잡은 어린 아이들과 그 아이들의 뒤를 따르는 젊은 부부의 모습이 매우 인상적인 그런 밤이었습니다. 월드컵은 머리가 하얗게 센 노인들에게도 빨간 옷을 입히고 말았습니다. 

이 시간, 저는 경남도민일보에서 열리는 블로그 강좌 뒤풀이에 쓰일 맥주와 소시지 등 안줏감을 사기 위해 홈플러스로 가고 있는 중이었습니다. 홈플러스는 경남도민일보 바로 옆에 있고, 그 건너편에는 마산공설운동장이 있습니다. 마산공설운동장에서 단체 응원전이 펼쳐질 모양입니다. 시내버스도 온통 빨간 사람들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이미 6월 17일(목) 오후 7시에 경블공(경남블로그공동체)/백인닷컴이 주최하는 <시민을 위한 무료 블로그 강좌>를 열기로 계획하고 공지까지 한 사항이었으므로 대한민국 대 아르헨티나의 경기가 있다고 해서 날짜를 연기할 수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궁여지책으로 나온 것이 블로그 강좌와 월드컵 응원을 결합하는 것이었습니다. 

"블로그 글쓰기" 강의 중인 백인닷컴 대표 김주완 기자


물론 월드컵을 별로 달갑게 생각하지 않는 분들도 있습니다. 특히 진보적 이념을 경향으로 가진 분들 중에 그런 분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대다수의 사람들은 월드컵에 열광합니다. 저도 그 열광하는 사람들 중 한명입니다. 월드컵을 달가워하지 않는 분들은 월드컵의 상업주의와 사람들의 지나친 광기를 걱정합니다. 

상업주의는 모르겠으나 지나친 광기에 대해선 그야말로 지나친 걱정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리 말하자면, 촛불도 광기가 아니냐고 공박했을 때 무어라고 할 수 있을지 그게 궁금해지는 대목입니다. 촛불집회에 백만이 모이면 깨어있는 시민의 힘이라고 추켜세우면서도 월드컵에 백만이 모이면 광기라고 깔아뭉개는 것은 공평하지 못합니다.

상업주의도 그렇습니다. 과거 동유럽이나 소련에서 스포츠는 국가가 관여하는 주요 사업 중 하나였습니다. 동구권에 스포츠 강국이 많았던 것은 우연이 아니었습니다. 소련과 동독, 유고연방(세르비아, 크로아티아 등으로 분열), 헝가리 등은 축구 강국이었습니다. 아직도 헝가리의 푸스카스는 펠레와 더불어 최고의 공격수로 꼽힙니다.

소련의 야신은 골키퍼의 신으로 추앙받는 인물입니다. 월드컵은 최고의 골키퍼에게 야신상을 수여합니다. 축구가 자본주의 사회에서 상업화 된 측면도 있지만, 이처럼 다른 경우도 있습니다. 1960년대 이전, 영국 축구는 그리 강하지 못했습니다. 당시 영국 프로 축구는 오늘날의 프리미어 리그와는 질적으로 달랐습니다.

영국 축구의 붐이 리버풀에서 일어났습니다. 리버풀은 우리나라로 치면 울산 같은 곳입니다. 조선소의 도시지요. 그리고 비틀즈의 고향이기도 합니다. 존 레논, 폴 매카트니, 조지 해리슨, 링고 스타의 이름은 아직도 리버풀 사람들의 가슴에 선명합니다. 리버풀 구장에서는 비틀즈의 응원가가 울려퍼졌고, 리버풀FC는 최고의 전성기를 맞았습니다.

비틀즈가 부른 리버풀 응원가의 가사 중에는 "일어나라 노동자여~" 같은 구절도 들어 있다고 몇 년 전 어느 다큐에서 보았지만, 잘 기억이 나지는 않습니다. 그것은 리버풀이 조선소의 도시라는 점과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었습니다. 노동자들의 단결력과 리버풀FC의 부흥, 이것을 노래로 만들어 부른 노동계급 출신 비틀즈. 세계 축구를 평정했던 7~80년대에 비해 초라한 오늘날의 리버풀FC는 리버풀 사람들로 하여금 그때를 더 그리워 하도록 만듭니다. 

그러고 보니 최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맨체스터 인근의 조선소 노동조합 위원장 출신이란 사실이 언론에 알려져 화제가 되기도 했었군요. 20대 초반의 퍼거슨이 조선노동자들을 이끌고 파업의 선봉에 섰었다고 하니 그 모습이 과연 상상이 가십니까? 혹자는 이렇게 말하더군요. 

"아하, 그래서 퍼거슨의 조직 장악력이 대단했군!"


김주완 기자의 블로그 강좌가 끝나고 곧바로 그 자리에서 월드컵 한-아르헨전 시청을 했다.


우리의 염원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은 아르헨티나에 4:1로 완패하고 말았습니다. 아마 이기거나 최소한 비기기라도 했다면 이날 블로그 강좌와 월드컵 응원전을 결합한 기획은 대성공이란 평가를 받지 않았을까 싶기도 합니다. 월드컵에 다소 부정적인 견해를 갖고 있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승리 앞에서는 기쁨이 앞섰을 것입니다. 

맥 빠진 블로거들이 술집으로 자리를 옮겼지만, 건배할 분위기도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어쨌든 이날 블로그 강좌와 더불어 만들어진 월드컵 응원전은 나름대로 재미있었습니다. 전반 막판에 이청룡 선수가 한 골을 넣었을 땐 환호성으로 경남도민일보가 떠나갈 듯했습니다. 그 골이 아니었다면 후반전을 다 보지 못했을지도 모릅니다.   

강좌가 끝난 후 술자리에서 월드컵에 대한 간략한 소개와 양팀에 대한 분석을 곁들였다면 훨씬 재미있는 응원전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지만, 시간이 너무 촉박했습니다. 아무튼 다음에 또 이런 기회가 있다면 참조하도록 했으면 합니다. 차기 경블공 총무를 하실 분은 꼭 기억해주시면 좋겠습니다. 

후반 막판, 한 골을 넣자 환호성이 터졌다. 후반전을 기대했지만, 결과는... 아쉬웠지만, 후일을 기약.


아르헨티나에 지긴 했지만, 아직 기회는 있습니다. 나이지리아에 이기면 됩니다. 아, 이건 사족이지만, 어제 술 마시면서 그리스가 나이지리아에 이긴 게 가장 잘 됐다고 하신 분들, 그게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가 그리스를 이겼다는 사실 때문에 잠시 착각을 했던 게 아닐까 싶습니다. 리그전이란 점을 잊고 말입니다. 

그리스가 나이지리아에 이김으로써 우리가 나이지리아를 이겨도 '경우의 수'에 촉각을 세워야 하는 처지가 되었습니다. 무조건 대량 득점으로 크게 이겨야 안심할 수 있습니다. 물론 그리스가 아르헨티나에 지면 간단한 문제지만, 그게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습니다. 그리스도 죽기 살기로 아르헨티나전에 임할 테니 말입니다.   

아무튼, 좋은 하루였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경블공 회원님들. 김천령님은 특별한 사정이 있어서 못 온다고 연락이 오셨으니 되었고요. 연락도 없이 참석 안 하신 회원님들은 총무의 강력한 파워 삐침의 공격을 피할 수 없으리란 점을 밝히면서 이만 <시민을 위한 무료 블로그 6월 강좌> 후기를 마치겠습니다.

소감이 오락가락한 것은 아르헨티나에 너무 큰 점수 차로 진 충격으로 뇌에 약간의 손상을 입었기 때문이오니, 널리 양해를 바랍니다.

Posted by 파비 정부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