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11.10.12 촌스런 박원순 vs 예쁜짓 나경원, KBS토론회 승자는? by 파비 정부권 (6)
  2. 2009.08.28 선덕여왕은 박근혜가 아니라 심상정이다 by 파비 정부권 (13)
  3. 2008.12.19 백분토론, 오늘은 신해철이 최고 by 파비 정부권 (105)

오늘(10월 11일 오후 10시) 서울시장 후보토론회를 보며 느낀 점입니다.

박원순 vs 나경원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 참 예쁩니다. 저야 뭐 나경원처럼 생긴 여자가 그렇게 특별히 예쁘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남들이 다 예쁘다고 하니 예쁘다고 해야죠. 이지적이면서 똑똑하고, 예쁘고 그리고 말 잘하고 그렇다는 게 일반적인 중론인 것 같습니다만,

저는 그런 기준으로 보자면 김민전 교순가요? 그런 분이라면 벌써 대통령을 시켜줘도 몇번을 시켜줘야 했을 것이다,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런데 위에 사진을 가만히 보니 예쁘긴 예쁜 거 같네요. 하지만 TV에 나온 모습 어떨 때 보면 광대뼈가 많이 나온 게 영 아니더라 말입니당~ 하긴 뭐 다 제눈에 안경이니까)

아무튼, 나경원 후보는 자신의 트레이드마크가 뭔지 잘 알고 있고 그걸 잘 활용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워낙 정치판에서 오래 물을 먹었으니 소위 경상도 시쳇말로 빠삭한 것입니다. 그에 비해 박원순 후보는 참 촌스럽습니다. 보기가 민망하고 불안할 정도로 촌스럽더군요.

고 노무현 전 대통령도 같은 경상도 사람이지만 그는 정말 놀라우리만치 토론에 익숙하고 노련한 사람이었습니다. 아마 노무현이었다면 나경원 정도는 게임도 안 되게 깨졌을 게 틀림없습니다. 하지만 역시 재야에서 시민운동만 하던 박원순에게 후보토론회는 버거운 일인 듯합니다.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원순이 나경원에게 절대 밀리지 않는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요? 불안하게 지켜보면서도 박원순이 결코 나경원에게 밀리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전체적으로 나경원을 압도했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요?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실지 모르겠지만, 저는 진정성 탓이라고 생각합니다. 박원순은 좀 촌스럽지만 우직하게 자기 철학과 비전을 시민들 앞에 밝힘으로써 당당하게 검증받고 싶어합니다. 그에 비해 나경원은 자신의 트레이드마크를 활용한 이른바 ‘예쁜 짓’ 전략으로 일관하고 있는 듯이 보였습니다.

살짝 비튼 얼굴에서 비스듬히 흘러나오는 야릇한 눈웃음. 그게 나경원 본래의 모습일수도 있겠지만 아무튼 제 눈엔 그렇게 비쳤습니다. 거기에 더해 상대를 향해 던지는 일종의 이미지 공격이라고나 할까, 너 뭘 모르는구나, 그래서 참 불쌍하다, 이러면서 자기 우위를 과시하려는 이미지 전술.

워낙 토론 프로에 자주 출연했고 강한 면모를 보였던 나경원이었으므로 이런 전략과 전술이 가능했을 수도 있습니다. 그에 비해 박원순은? 진짜 불쌍해보이더군요. 나경원이 그런 식으로 은근히 몰아붙일 때 입술이 살짝 파르르 떨리는 것이 보일 정도로 말입니다.

일순간이긴 했지만 그런 불안정한 모습이 불안해 보였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역시 그것은 일순간이었습니다. 박원순은 나경원처럼 닳고 닳아 입놀림에 노련한 선수는 아니었지만, 진정성으로 그 한계를 극복한 듯이 보입니다. 제가 심판이라면 이 경기의 승자는 박원순입니다.

그렇잖습니까? 축구경기에서 아무리 현란한 개인기로 발재간을 많이 부려도 결과는 골을 넣는 팀이 승리하는 겁니다. 저는 서울시민들이 제대로 된 의식을 가진 사람들이 다수라면 틀림없이 박원순의 진정성을 높이 살 뿐 나경원의 예쁜 짓에 결코 넘어가지는 않으리라 확신합니다.

대세에서 밀리는 나경원은 어떻게든 박원순의 어두운 구석을 파헤쳐 흠집을 내볼까 하는 불량한 태도가 오늘 토론회에서도 여지없이 드러났습니다. 예쁜 짓에다 상대 깔보기, 흠집내기가 한나라당 선대본의 기본전략인 것이 그대로 보이는 장면이었습니다.

박원순 후보가 “왜 우리나라에는 빌 게이츠나 스티브 잡스 같은 인재가 안 나온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끝까지 답변을 하지 않고 다른 말로 이리저리 돌리더니, 정작 “답변이 너무 강연 같다, 토론을 해달라”는 말로 본질을 흐리기 일쑤였습니다.

그러더니 자기가 단답형으로 질문할 테니 단답형으로 답변하라는 주문까지 합니다. 그 장면에선 정말 어이가 없더군요. 내가 단답형으로 말한다고 어째서 상대까지 단답형으로 말해야 한다는 것인지. 요즘은 경찰서에서 조서 꾸밀 때도 이렇게는 안 합니다. 국회 청문회에서는 아직도 그런다지요? 질문에 예, 아니오로만 답하세요, 하고 말입니다.

또 박원순 후보가 서울시가 아직도 복식부기를 쓰지 않고 단식부기를 쓰고 있다는 점에 대해 비판하자 나경원 후보는 끝까지 단식부기를 쓰는 게 옳다는 식으로 우기기도 합니다. 도대체 뭘 알고나 하는 것인지. 단식부기는 가계부를 쓸 때나 쓸 수 있는 것입니다.

(물론 정부회계기준이라는 것이 있겠죠. 나경원 후보가 아무런 근거없이 말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게 있다고 해서 옳다고 말하는 것은 다른 문제입니다. 게다가 정부회계기준은 기업회계기준처럼 강행법규적 지위를 가진 것도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만약 어떤 기업이 복식부기를 쓰지 않고 단식부기를 쓰고 있다면 어떻게 될까요? 국회가 난리가 나겠지요. 물론 그런 일은 일어날 수 없습니다. 우리나라 기업회계기준은 복식부기를 사용하도록 강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서울시의 회계규모가 일반 기업에 비해 적어서 그런 것일까요? 서울시의 회계규모는 어떤 대기업보다도 큽니다. 그러면 당연히 가계부에나 쓸 단식부기를 써서는 안 되는 것이죠. 그런데 나경원 후보는 부기 얘기는 이제 그만하고 박원순 후보의 서울시 부채감축 방안에 대해 빨리 설명하라고 채근합니다.

이런 게 적반하장이라고 하는 건데요. 서울시의 엄청난 부채는(제 귀가 제대로 들은 게 틀리지 않다면 박원순은 복식부기로 하면 25조, 단식부기로 한나라당이 주장하는 부채는 19조라고 해서 상당한 차이가 있다고 합니다) 누가 만든 것일까요? 자기들이 다 만들어놓고 엉뚱한 소리 하는 겁니다.

물론 박원순은 부채감축 계획이라든지 공공임대주택 8만호 건설계획에 대해 자신의 견해를 분명히 밝혔습니다. 이게 좀 설명이 길어지면(물론 시간을 정해놓고 하는 것이기 때문에 길다말다 탓할 이유도 없지만) 강의식이니 어쩌니 하면서 불평을 하다가 예의 그 야릇한 눈웃음을 흘리는 것입니다. 가소롭다는, 일종의 이미지 공격이죠.  

아무튼 제 느낌은 여기까지입니다. 저는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한나라당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한나라당에 비해선 나경원을 덜 미워하지만 나경원 역시 별로 좋아하지 않는 것은 분명합니다. 그렇다고 박원순 팬도 아닙니다. 민주당 팬은 더더욱 아닙니다. 저는 민주당도 별로 달갑지 않게 생각합니다.

그러나 오늘 토론회를 보고 느낀 점은 나경원의 토론 태도는 매우 더티했다는 것입니다. 그녀의 노련한 토론 기술과 그동안의 매너에 대해선 인정하지만 오늘 토론회에서 보인 모습은 상당히 부정적입니다. 그에 비해 박원순은 노련하지도 못했고 표정관리도 잘 안됐지만(많이 노력하고 개선된 흔적은 보였습니다) 진정성 면에선 완승이었습니다.

서울시민들은 어떤 평가를 내릴까요? 달콤한 언변을 택할 것인지, 촌스럽지만 우직한 진정성을 택할 것인지는 결국 서울시민들의 몫입니다. 저는 어차피 투표권도 없는 사람이지만, 서울시장 선거라는 게 사실상 대한민국의 운명을 결정하는 중대한 선거라는 점에서 남의 집 불구경이 아닌 것입니다.

아무튼 저로서는 이말 밖에 더 해줄 수 있는 일이 없네요. “잘 돼야 할 텐데!”

이 글은 내일 아침 6시 30분에 공개될 수 있도록 예약해놓고 이만 잘랍니다. 여러분도 모두 안녕히 주무시고 좋은 꿈꾸시기 바랍니다. 아, 그러고 보니 어젯밤 꿈 이야기가 하나 생각나는데요. 그건 내일 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내일까지 안 까먹고 생각난다면. 흐흐~

Posted by 파비 정부권
심상정이 창원에 왔다. 그녀가 누구인가? 박근혜가 선덕여왕이라고 호들갑을 떠는 사람들도 있지만, 진정 그렇게 선덕여왕다운 사람을 찾고 싶다면 그건 심상정이 아닐까? 누가 그녀처럼 민중들과 고락을 나누며 평생을 자신을 던지는 삶을 살아온 사람이 있단 말인가? 박근혜가 그렇게 살았을까? 아니면 예쁘장한 나경원이 그렇게 살았을까? 아니지 않는가.

그녀는 서울대를 나온 재원이었다. 그러나 그녀는 편안하고 행복한 길을 포기하고 노동운동의 길로 들어섰다. 1985년, 유명한 구로동맹파업은 그녀의 작품이었다. 물론 이 말은 완벽한 것은 아니다. 구로공단의 모든 노동자들이 함께 일으킨 한국전쟁 이후 대한민국 역사상 최초의 동맹파업이었다고 말해야 옳다. 그러나 그녀의 역할이 개중 가장 중요하고 컸으므로 그녀의 작품이었다고 해도 그리 과언이라 할 수 없고, 당시 동맹파업에 동참했던 많은 노동자들도 기쁘게 생각할 것이라 믿는다.

 

창원노동회관 4층 강당에서 열린 심상정 초청 강연회 '핀란드 교육을 통해 본 우리 교육 제자리 찾기'


학교 선생님이 꿈이었던 심상정 

그녀는 원래 꿈이 학교 선생이 되는 것이었다고 했다. 꿈은 수시로 변한다. 그녀가 어렸을 때 가졌던 꿈은 스무개도 넘었는데 그 중 마지막으로 가진 꿈이 학교 선생이었다. 그래서 사범대학을 갔다. 그러나 대학생활은 그녀에게 그녀의 꿈을 앗아가 버렸다. 당시는 엄혹한 유신정권을 거쳐 전두환이 쿠데타에 성공하고 정권을 잡고 있던 시절. 세상은 흉흉했다. 이런 세상에서 편안하게 자신만의 꿈을 꾸며 안락과 행복을 추구하는 것이 그녀의 양심으론 허용되지 않았으리라. 


그녀는 마침내 여공의 길을 택했고, 노동운동가가 되었고, 수배와 구속으로 점철된 인생을 살았다. 최근까지도 그녀의 둥지는 금속노조였다. 그런 그녀가 2004년 총선에서 민주노동당 국회의원이 되었다. 원래 선생이 되고자 했던 그녀는 정치가가 되는 꿈을  꾸어본 적은 단 한 번도 없다고 했다. 그러나 그녀는 자의반 타의반 정치에 입문했다. 세상은 그녀가 정치를 하기를 원했고 그렇게 만들었다. 국회 의정활동을 통해 그녀는 노동운동가에서 경제전문가로 변신했다. 

노무현 대통령의 경제참모로 청와대 비서관이었던 정태인 교수는 심상정의 탁월한 경제적 식견에 반해 그녀의 팬이 되었고 끝내는 노무현 대신 심상정을 택하는 결단을 하기도 했다. <100분토론>이나 <심야토론>이 경제문제를 주제로 토론회를 열면 가장 먼저 심상정을 섭외했다. 그녀는 17대 국회에서 최고의 경제전문가로 통했던 것이다. 사실 노동운동가가 경제전문가가 되는 것이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그녀는 노동운동을 위해 얼마나 치열하게 경제공부를 했을까?
 

블로그 '거다란닷컴' 커서님도 오셨다. 그는 심상정을 인터뷰하기 위해 공항에서 만나 함께 왔다고 했다.


학교 선생의 꿈에서 노동운동가로, 국회의원으로, 경제전문가로 그 이름을 날리던 심상정. 그녀가 이번엔 교육을 들고 다시 우리 앞에 나타났다. 진보신당 경남도당(위원장 이승필) 주최로 열린 심상정 초청 강연회의 제목은 <핀란드 교육을 통해 본 우리 교육 제자리 찾기>였다. 여기서 그녀는 우리 사회는 희망이 거세된 사회라고 말했다. 그녀가 교육문제에 관심을 가지면서 만나본 많은 중고등학생들에게 장래 희망이 무어냐고 물었더니 그 대답이 참으로 절망적이었다. 

희망이 거세된 사회, 꿈이 없는 아이들

"좋은 대학 들어가는 게 꿈이에요." 그 다음 그녀는 대학생들에게도 물어보았다. "좋은 직장에 취직하는 게 꿈이에요." 우리는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경구를 많이 들었다. 그러나 이 사회는 결코 실패가 성공의 어머니가 될 수 없는 사회다. 실패를 딛고 일어서려면 자기주도적인 삶을 사는 훈련을 어려서부터 받아야 한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그렇지 않다. 어려서부터 우리의 아이들이 받는 교육은 좋은 대학과 좋은 직장에 모든 촛점이 맞추어져 있다. 

이미 대학진학율 80%를 훌쩍 넘긴지도 오래다. 그러나 쏟아지는 고학력자를 받아낼 사회적 준비는 전무하다. 우리 주변을 둘러보라. 얼마나 많은 대졸 실업자가 존재하는지. 사회에 진입하기도 전에 실패를 경험한 이들 중에는 이를 딛고 일어설 어떤 준비도 용기도 없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실로 '희망이 거세된 사회'란 과장이 아니다. 교육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새로운 사회에 대한 비전을 설계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를 뼈저리게 통감하던 심상정에게 핀란드 교육이 보였다. 

핀란드는 그녀에게 어떤 희망을 주었을까? 그녀는 핀란드로 날아갔다. 그곳의 교육현실을 직접 눈으로 보기 위해서였다. 혹자는 이런 심상정에게 못마땅한 질문을 하기도 한다. "도대체 핀란드 며칠 가서 무얼 배워오겠단 말이요?" 실제로 레디앙에 실린 심상정의 핀란드 방문 기사에 달린 댓글을 나도 보았지만, 그들에게선 진정으로 걱정하는 비판 같은 건 느껴지지 않았다. 일종의 직업적이고 감정적인 안티에 불과해보였다. 그러나 그런 질문을 충분히 할 수도 있을 법하다. 

"아니 내가 겨우 한 달 북유럽 3국 순방하고 핀란드 교육을 다 공부했다고 하겠어요? 나는 이미 충분히 공부를 하고 갔어요. 이미 내가 발표한 내용들은 미리 학습하고 준비한 것들이에요. 다만, 마지막으로 직접 가서 확인한 것이죠. 그러나 실제로 거기 가서 핀란드 교육청 장관으로 20년을 봉직하며 교육혁명을 주도한 에리키 아호를 만났을 때, 너무나 많은 것을 깨달았어요. 나는 핀란드 교육에 관심 있는 게 아니에요. 우리나라 교육에 관심이 있죠. 그러나 커다란 영감을 얻었어요." 

커서님과 심상정을 위해 한 사진 찍었다. 옆은 부산지하철 노보편집위원이다.


노동운동가에서 정치가로, 다시 꿈을 찾는 교육혁명의 길에 자신을 던지다

그녀가 핀란드에 가서 배웠다는 영감, 무한한 상상력을 갖도록 만들어주었다는 그 영감에 대해선 다음 기회에 말하도록 하자. 왜냐하면, 오늘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그게 아니기 때문이다. 나는 그녀의 강연을 들으면서―또 이전부터 알고 있던 그녀에 대한 정보를 통해서도―그녀야말로 이 나라의 지도자가 갖출 조건들을 갖추고 있는 사람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녀는 꿈을 꾸는 사람이었다. 어려서는 학교 선생이 되려는 꿈을 꾸었고, 대학에 가서는 노동운동가의 꿈을 꾸었다. 


그리고 국회의원이 되어 경제전문가로서 새로운 대한민국을 꿈꾸었다. 그리고 이제 그녀는 꿈을 잃어가는 젊은이들이, 우리의 아이들이 꿈을 찾을 수 있는 교육혁명의 꿈을 다시 꾼다. 그랬다. 그녀의 말처럼 교육혁명이 일어나지 않고서는 '희망이 거세된' 이 나라의 미래는 없을 듯하다. 요즘 MBC 드라마 선덕여왕이 인기다. 이 바람을 타고 일부에서 선덕여왕과 박근혜를 비교하는 언론 플레이가 있었다. 박근혜야말로 선덕여왕이라는 것이다. 

그 이유로 그들은 첫째, 모두 지지기반이 대구경북이란 점, 둘째, 모두 최고지도자의 딸로서 공주출신이란 점을 들었다. 나는 이 기사들을 읽어 보고 다음과 같은 제목의 기사를 내 블로그에 포스팅했었다. "박근혜가 선덕여왕? 그럼 김정일은 광개토대왕이냐? 
http://go.idomin.com/261" 나는 박근혜가 어떤 꿈을 꾸고 있는지 알지 못한다. 그녀가 어떤 꿈을 갖고 있다는 소리도 들어보지도 못했다. 그러나 그녀라고 해서 아무런 꿈이 없지는 않을 것이다.

아마도 대통령이 되고 싶은 꿈을 그녀의 꿈이라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마치 오늘날 아이들이 좋은 대학에 들어가는 것이 꿈이라고 말하는 것과 별로 다르지 않은 꿈이다. 오늘날 대학생들이 좋은 직장에 취직하는 것이 꿈이라고 말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우리가 즐겁게 보고 있는 선덕여왕의 덕만이 꾸고 있는 꿈이 겨우 그런 꿈일까? 그렇지 않다. 덕만은 다른 사람을 살리기 위해 낭떠러지에서 자신을 간신히 매달고 있는 줄마저 놓을 수 있는 용기를 가진 인물이다. 

박근혜, 나경원? 천만에, 심상정이야말로 선덕여왕의 재목 

박근혜에게 그런 용기가 있을까? 민중을 위해 자신의 인생을 포기할 수 있는 사랑이 있을까? '희망이 거세된 사회'에 새로운 희망을 찾아 고난의 길을 떠날 마음의 준비를 할 수 있을까? 행동까지도 바라지 않는다. 그럴 마음이라도 먹을 수 있겠는가 말이다. 박근혜라면 결코 그럴 수 없다는 것쯤은, 아니 그럴 마음이 애초부터 없다는 것쯤은 진보를 좋아하는 사람이든 보수를 좋아하는 사람이든 모르는 사람은 아무도 없으리라. 
 

마산시 이옥선 의원과 심상정. 이옥선은 마산시 22 명의 의원들 중 단 세 명 뿐인 여성의원 중 한 명이다.


만약 박근혜도 민중을 위해 자기 목숨쯤 초개처럼 바칠 용기가 있는 인물이라고 말하는 이가 있다면 그건 코메디다. 차라리 미실이라고 한다면 모를까. 그러나 심상정은 어떤가? 그녀는 젊음을 송두리째 민중을 위해 저당잡혔다. 그녀는 당시만 해도 출세가 보장되던 서울대 출신의 길을 버리고 노동자의 길을 택했다. 서슬퍼런 전두환 군사정권 치하에서 목숨을 버릴 각오 없인 어려운 일이다. 지금도 그녀는 서민들과 함께 꾸는 꿈의 길을 고집한다. 나는 선덕여왕을 보면서 이런 생각을 했었다.

"오늘날 우리는 어떠한가. 덕만처럼 백성들 속에서 백성들과 함께 고락을 같이하며 백성들의 마음을 다독여줄 가냘프면서도 강인한 카리스마를 간직한 지도자를 우리는 가져본 적이 있었던가? 덕만처럼 다른 이를 살리기 위해 스스로 줄을 놓고 낭떠러지로 떨어질 용기를 가진 지도자를 우리는 본 일이 있는가? 그리고 미래에는 그런 지도자를 가질 수 있을까?" 

나는 심상정이야말로 오늘날 선덕여왕의 재목으로 부족함이 없는 인물이라고 생각한다. 박근혜에 견주어 선덕여왕에 비교하는 것이 오히려 심상정 그녀에게 실례가 되는 일일지도 모르겠다. 평생을 민중의 삶과 함께 해온 심상정을 박정희의 딸로 청와대에서 공주 행세를 하며 살아온 그리고 지금까지도 그 덕으로 살고 있는 박근혜 같은 사람에게 견준다는 자체가 어쩌면 심상정에게는 지독한 모욕이 될 수도 있는 일이다.

그러나 그런 것조차도 심상정이라면 충분히 이해해주리라 믿는다. 그녀는 충분히 통이 큰 인물이니까.        파비
Posted by 파비 정부권

방금 백분토론이 끝났습니다. 400회 특집으로 시청자들이 뽑은 보수와 진보를 대표하는 토론의 달인들과 함께 연예계를 대표해서 김제동 씨와 신해철 씨가 나온다고 해서 특별히 관심 갖고 봤습니다.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가 나왔으면 엄청 재미있었을 텐데, 난장판 국회 탓에 나오지 못하고 대신 나경원 의원이 나왔군요.

여선생 비하발언으로 물의를 일으킨 지가 얼마 안 된 나 의원으로서는 근신하는 것이 본인에게 도움이 되겠지만, 홍준표 의원에 필적할 마땅한 대안이 없었나 봅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나경원 보다는 송영선이나 전여옥이 나와야 제대로 한나라당의 본색을 보여줄 텐데, 연말 분위기를 고려한 한나라당의 고민의 흔적이 보입니다.

400회 특집 100분토론, 김제동과 신해철도 토론자로

별 재미는 없었습니다. 총론에 치우쳐 광우병 쇠고기파동과 촛불정국, 경제위기, 교과서 사태, 방송장악 등 각론에 대한 깊이 있는 토론이 될 수 없는 한계도 있었을 겁니다. 그러나 역시 이명박 정권 1년에 대한 평가에선 치열한 공방전이 오갔습니다. 그럼에도 여러 가지 이야기를 짧은 시간에 해야 하는 한계는 분명히 있었던 거 같습니다.


역시 유시민과 진중권은 토론의 달인입니다. 한나라당 쪽의 제성호 교수 역시 진중권 교수나 유시민 전 장관의 순발력과는 다른 차분한 날카로움이 돋보이는 토론의 달인이었습니다. 보수 쪽 대표로 나온 전원책 변호사는 이명박을 까면서도 보수파의 이해를 대변하는 토론이 나름 돋보였다고 생각합니다. 중심이 없이 횡설수설하는 게 흠이었습니다만, 일반적인 보수파(특히 수구파)와는 달리 진솔함은 있어 보였다고 생각합니다.

주책없는 토론 매너

그런데 이분은 방송에 나오기에는 너무 주책이 없는 양반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공중파에다 대고 지난 한 해 동안 가장 기분 나쁜 뉴스가 뭐였느냐는 질문에, “김정일이가 안 죽어서 제일 기분 나빴다. 김정일이만 죽었으면 만세를 불렀을 텐데 말이지.” 할 때는 차마 할 말이 없더군요.
물론 김정일이 빨리 죽기를 바라는 마음은 이해하지만, 그렇다고 이명박 정권 1년을 평가하는 토론회가 열리는 공중파에다 대고 그런 말을 할 필요가 있었느냐는 것이지요.

며칠 전, 어떤 분이 이라크 기자가 부시 미 대통령을 향해 신발을 집어던진 것에 환호하는 글에 대해, “그 이라크 기자의 심정은 이해하지만, 전체 아랍인의 이해에 도움이 되는 행동이었는지는 잘 따져봐야 한다. 기분 풀이는 되었을 거다. 만약 김정일이 남북정상회담으로 서울을 방문해서 기자회견을 하는 중에 우리나라 기자 중에 한 사람이 ‘민족의 철천지 원수’라며 신발을 집어던진다면 그게 민족의 장래에 도움이 되는 일이었겠는가?” 라는 댓글을 남긴 걸 보고 공감한 적이 있습니다만, 좀 어이가 없다 싶습니다.

또 사람의 목숨을 놓고 왈가왈부하는 것도 별로 바람직스럽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이 이야기는 경남도민일보의 김훤주 기자가 포스팅에서 밝힌 바도 있습니다만, 마산에 주대환이란 분은 감옥에서 10·26을 맞았을 때 담당 교도관이 “기분이 좋겠다”고 넌즈시 물어보자, “사람이 죽었는데 기분 좋을 일이 무어 있겠습니까?” 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그게 누구든 사람의 목숨을 귀히 여겨야 한다는 그 생각에 저도 동감합니다.


어떤 이념, 사상도 휴머니즘에 앞설 수 없어

만약 제게 철학이 있다면, 그것은 어떤 이념이나 사상도 휴머니즘에 앞설 수 없다는 것입니다. 독재자의 목숨까지 걱정하는 것이 휴머니즘일지는 저도 장담할 수 없지만, 공중파에서 김정일이 죽었으면 만세를 불렀을 거라고 말하는 것은 적절지 못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가 이명박을 비판하면서 보수적 논리를 펼치는 것은 다른 뉴라이트처럼 무조건 이명박을 감싸고도는 것보다는 설득력 면에서 훨씬 강점이 있었다는 점은 인정합니다만.

그러나, 쟁쟁한 논객들이 나선 오늘 토론에서 가장 인상에 남는 토론을 한 사람은 신해철이었습니다. 물론 그는 가수로서 다른 토론의 달인들에 비해 매끈함이 떨어지기는 하지만, 핵심에 있어서는 누구에게도 밀리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정파를 떠나 대중들의 목소리에 더 가까이 있었다는 점에서 그의 주장이 보다 크게 들렸습니다. 역시 이명박 정부가 만들어놓은 가장 큰 위기는 민주주의의 후퇴입니다. 신해철이 이렇게 말했군요.

“제가 오늘 토론회 나간다고 하니까 모두들 말리더라고요. ‘연예프로나 이런 데 나가서 얼마든지 말하는 거는 환영하는데, 백분토론 절대 나가지 마라.’ 주제가 특히 이명박 대통령 1년에 대한 평가라고 하니까, ‘절대 나가도 안 되고 나가더라도 아무 말 하지 마라. 보복 당한다.’ 이게 지금 우리나라 정서에요. 그런데 민주주의가 위기가 아니라고요?”

고사되는 대한민국 민주주의

저는 신해철이 한 이 한마디에 이명박 정권의 속성이 그대로 녹아있다고 생각합니다. 노무현 정부 때도 경제문제, 한미FTA 등으로 원성을 많이 샀지요. 그러나 그때는 대통령 막 욕하고 한다고 해서 요즘처럼 잡혀간다거나 보복 당할지도 모른다는 걱정을 하며 살지는 않았다는 거지요.

오늘 뉴스에 보니, 촛불을 들고 산책 나온 시민들을 전투경찰들을 깔아놓고 길을 못 가게 막는 걸 봤습니다. 무슨 저런 일이 있나 싶더군요. 이제 곧 있으면 공원에서 촛불 켜놓고 앉아 놀아도 잡아갈 판입니다. 아니, 플래시만 들고 다녀도 잡아갈지 몰라요. 그것도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반대의 의사표시로 공안당국(검찰과 경찰)이 객관적으로 판단할 것이 틀림없으니 말입니다.

공안당국의 객관적 판단? 이건 나경원 의원이 한 말입니다. 판사 출신답게 ‘형법상의 주관적 객관’이란 표현을 들이밀었는데, 그런 희한한 것도 다 있었군요. 그러나 진중권의 지적처럼 주관과 객관은 서로 충돌하는 것으로 도저히 양립할 수 없지요. 아뭏든 어려운 말로 포장하지만, 마음에 안 들면 막 잡아가도 된다 그런 말이겠지요.

신해철이 한 말을 한마디만 더 하죠. 다른 논객들보다 가수인 그가, 인기를 먹고 사는 연예인이 시사토론 프로에 나와 거침없이 자기 말을 할 수 있었던 그의 주장이 가장 감동적이고 신뢰성이 가는군요. 부담이 많이 되었을 텐데요.

그러나 가장 걱정되는 것은 이 정부가 삽질만 할 뿐, 경제를 살릴 능력마저 없다는 것

“경제가 살아난다고 쳐요. 그러나 한 번 무너진 민주주의는 다시 살아나기 힘들어요. 이걸 어떻게 할 거죠?”

맞습니다. 진중권 교수의 진단처럼 내년 하반기쯤이면 세계적 경제 환경의 변화와 더불어 경기는 살아날 겁니다. 그러나 한 번 무너진 민주주의는 어떻게 다시 살려내지요? 수십 년이 걸려 겨우 만들어놓은 아직 채 자리도 잡지 못한 민주주의 말입니다.

그러나 저는 그것보다 더 걱정인 게 내년 하반기를 넘어서면서 세계적인 경기전환 국면이 온다고 하더라도 과연 이명박 정부가 우리나라 경제를 다시 살려놓을 수 있을까 의심이 된다는 것입니다. 진중권의 말처럼 이명박의 머릿속에는 경제를 살릴 프로그램은 하나도 안 들어있고, ‘삽’만 들어있는 거 같아서 말입니다.

저도 역시 속물이라 민주주의도 걱정이지만, 당장 밥 먹고 사는 게 더 걱정입니다. ㅠㅠ

2008. 12. 19. 파비

ps; 아, 그리고, 악플 많이 받아서 영생의 경지에 드셨다는 신해철님 축하드려요! 진중권 교수도 만만지 않지만, 아직 영생의 경지에는 못 드신 듯. 앞으로 존경해야겠어요. 하여간 저는 오늘 신해철님 보고 완전 반했음. 내 상식이 잘 못 되었다는 사실도 알았고요. 이명박이 머릿속에 삽 한자루만 넣고 다니듯, 가수들도 그럴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하긴 개그맨 출신 중에도 손석희 교수도 인정하는 김미화도 있지요? 오늘 김제동도 자타가 공인하는 바이고. 하여간 좋은 밤입니다.

Posted by 파비 정부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