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미남 라면가게'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11.11.29 꽃미남 라면가게, 아슬아슬 성희롱 지나치다 by 파비 정부권 (5)
  2. 2011.11.22 꽃미남 라면가게, 게슴츠레한 눈빛의 정체는? by 파비 정부권 (7)
  3. 2011.11.12 케이블 드라마 꽃라면, 대박을 기원하며 by 파비 정부권 (9)
















tvN이 월화 밤 11시에 방영하는 드라마 <꽃미남 라면가게>. 워낙 막장드라마들이 판치는 지상파 방송사들로 인해 이 드라마에 거는 기대가 남달리 컸다. 뭔가 훈훈하고 정감 있는 드라마가 전개될 것 같은 예감 때문이었다.

블로그 <알콩달콩 섬이야기>의 운영자 임현철 님이 쓴 기사에 보니 ‘국민아버지’ 최불암 옹께서도 한말씀 하셨다. “요즘 TV드라마는 보기에 안타깝고 부끄럽다.” 그렇다. 건전한 주제나 소재는 전부 이민이라도 보냈는지 불륜, 이혼, 출생의 비밀이 아니면 드라마가 안 된다.

이를 보는 시청자들은 아슬아슬하다. 가슴 졸이며 봐야 하는 드라마. 왜 이렇게 됐을까? 언제부터 우리는 마음 편하게 볼 수 있는 드라마를 잃어버렸다. 요란하게 서스펜스가 넘쳐날 듯이 고막을 찢어대는 음악이 춤추는 가운데 벌어지는 막장 이야기들.

물론 아이리스나 태왕사신기, 자이언츠 같은 주제라면 충분히 이해도 할 수 있고 공감도 할 수 있다. 하지만 가족사를 다루는 홈드라마에서도 꼭 그래야만 하는 걸까? 무슨 법창야화를 보는 것도 아니고 매번 불륜에다 이혼이요 출생의 비밀이다. 거기다 가끔 살인과 성폭력까지.

그런 가운데 케이블방송 tvN이 만든 <꽃미남 라면가게>는 ‘오, 요즘 이런 드라마가 나왔어?’ 하면서 기쁜 마음으로 몸을 TV모니터 앞으로 끌어당겼다. 재미도 있고 소재도 신선하다. 라면가게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청춘남녀들의 에피소드.

게다가 이 드라마에는 알게모르게 사회적 부조리에 대한 문제의식이 보물찾기처럼 숨어있다. 그래서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었다. 차치수와 최강혁(코스케)이 보여주는 약간의 껄끄러운 장면들은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런 정도야 뭐. 차차 나아지겠지.

어이 차치수, 교문 앞에서 뭐하는 짓이지?

하지만 그게 아니었다. 마치 이 드라마의 트렌드가 차치수와 최강혁이 보여주는 바로 그 껄쩍지근한 모습이라는 듯이 갈수록 농도가 짙어진다. 도대체 차치수와 최강혁이 뭘 어쨌기에 그러느냐고? 그렇다. 바로 그렇게 물어주길 원했다.

이 두 몹쓸 남자가-함께 드라마를 보던 아내는 ‘아주 나쁜 놈’이라고 흥분하면서 왜 이걸 보냐고 짜증을 낸다-벌이는 농도 짙은 껄쩍지근함이란 바로 이런 것이다. 매번 특별한 이유도 없이 그럴 필요도 그래서도 안 되는 장면에서 여자를 희롱한다는 것이다.

주인공 차치수와 양은비가 처음 만난 장소가 어디던가. 화장실이다. 왜 하필이면 화장실에서 만난 것일까? 가장 지저분한 곳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랑을 꽃피우기 위해서? 꿈보다 해몽이 좋다. 그런데 이 두 남녀, 화장실에서 너무 자주 만난다.

........ 뭐야, 이거 또 화장실에서 뭐하는 거야?

어제도 화장실에 앉아 질질 짜고 있는 양은비를 찾아 화장실 문을 활짝 열어젖혔다. 아, 이 무슨 지랄염병이람! 그리고 이어지는 장면은 앞서도 그랬듯이 슬로우 모션으로 두 남녀의 얼굴이 접근하며 입술이 충돌하기 일보직전. 화장실에서.

아, 얼굴이 화끈거리며 가슴이 두근두근 불안해지는 순간, 역시 아내가 한방을 날린다. “저 나쁜 새끼.”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아내는 모 여성단체 대표다. 그 단체는 성폭력상담소도 운영하고 있다. 그러니 욕설이 안 튀어나오는 게 이상한 일.

양은비가 겪게 되는 우연을 가장해 필연을 향하는 이 랑데부의 상대는 차치수만 있는 게 아니다. 일본에서 건너온 천재 셰프 코스케, 한국이름 최강혁도 마찬가지. 그도 역시 아무런 설명도 개연성도 없이 매번 양은비를 마누라라고 부르며 이상한 행동을 한다.

역시 이 드라마의 트렌드를 대표하는 얼굴 붙이기는 최강혁도 예외가 아니다. 그는 아예 홀딱 벗고 수건으로 간신히 은밀한 부위만 두른 상태에서 우주왕복선이 우주정거장에 도킹하듯이 서서히 그리고 능글맞게 얼굴을 양은비의 얼굴에 접근시킨다.

아, 내가 20대 젊은이도 아닌데 왜 이리 가슴이 답답하고 불안하고 초조할까? 그런데 나는 왜 이렇게 또 이런 불편한 감정을 감내하며 이 드라마를 보고 있는가? 아무튼 <꽃미남 라면가게>가 소재도 기발하고 주제도 좋은 매우 좋은 드라마이지만 이런 불편함도 있다는 것.

오늘밤이 지나면 이미 16부작 중에 10부가 지나가는 것이므로 이런 문제제기가 별다른 의미가 없을 수도 있지만, 늦었더라도 문제는 제기하고 넘어가자. 재미있게 보는 드라마라 좀 미안하긴 하지만, 그래도 할 말 있으면 해주는 것이 진짜 팬의 올바른 태도 아닐까.

“좀 자중해주시면 안 될까요? 젊은 세대를 겨냥한 신세대 트렌드의 드라마란 점은 이해하지만 좀 소프트하게 가는 게 좋지 않을까요?”

이 드라마와 비슷한 트렌드의 청춘드라마가 있었다. <파스타>. 정말 좋은 드라마였다. 공효진과 이선균의 매력이 물씬 나는, 정말이지 다시 보고 싶은 드라마다. <파스타>에서도 차치수와 양은비가 하는 것 비슷한 랑데부들이 가끔 있었다.

그러나 이렇게 노골적인 모습을 너무 자주 보여주지는 않았다. 그들은 매우 은근했으며 아주 가끔 가슴 떨리게 랑데부 장면을 만들었다. 그 장면에서는 답답하거나 불안하거나 초조함 따위는 끼어들 여지가 없었다. 그들의 은근하면서도 달콤한 키스장면은 아주 흐뭇했다.

오우, 이젠 화장실이 아니라 당당하게 왕십리 역사 대형 쇼핑몰 앞에서!

오늘밤 차치수가 마침내 양은비와 진짜 키스를 하게 된다고 한다. 그러나 별로 가슴 떨리지도 않는다. 워낙 매회 벌여온 이벤트였던지라 센세이션하지도 않다. 그저 “또야?” 하는 감정으로 불안과 초조 위에 짜증만 더해질 것 같은 느낌이다.

약 1분에 걸친 딥키스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하는데, 왕십리 역사 내 한 대형몰 한복판에서 무려 1시간 동안 찍었다고 한다. 젊은 남녀가 사랑을 하면 키스를 하게 되는 건 자연스러운 순리이기는 하지만, 아, 나는 별로 감동이 동하지 않는다.

화장실에서 시작된 키스가 왕십리 역에서 마침표를 찍었구나, 이런 정도? 아내는 또 화를 낼 것이다. “저 나쁜 놈. 아무데서나 여자한테 소리 버럭버럭 지르고, 함부로 팔을 잡아채고, 얼굴 들이밀더니 이젠 대놓고 난장에서 지랄이네.” 그리고 계속해서 이럴 것이다.

“저런 새끼는 성폭행범으로 쇠고랑 차야 돼!” 그렇지만 어쩌겠는가. 양은비도 별로 싫은 기색이 아니고 오히려 ‘바라는 바요’ 하는 눈치니. 그렇지만 지나친 감이 없지 않아 있기는 하다. 꼭 이렇게 성희롱적인 연기를 해야만 남자의 매력이 발산되는 걸까?

<꽃미남 라면가게>, 좋은 드라마지만 한 가지 불편한 점이 있어 불만을 적어보았다.

Posted by 파비 정부권
















꽃미남 라면가게. 이름부터가 기발하다. 케이블방송 tvN에서 하는 드라마 제목이다. 드라마 제목이면서 드라마의 주무대인 라면가게의 이름이기도 하다. 원래 이 라면가게는 은비분식이었지만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난 괴청년에 의해 이름이 바뀌었다. 꽃미남 라면가게로.

나는 처음에 엉겁결에 나타난, 아니 ‘홀연히 나타난’ 이라고 해야 되나? 아무튼 괴이한 한 청년의 등장에 너무 놀랐다. ‘뭐 저딴 친구가 다 있지?’ 이것이 그의 인상에 대한 나의 첫 번째 감상이었다. 아마도 드라마란 점을 감안하지 않는다면 모두들 눈살을 찌푸렸을 것이다.

괴청년은 나타나자마자 이 드라마의 주인공 양은비를 향해 ‘마누라’라고 불러 우리를 당혹스럽게 한다. 그는 우리가 보기에 도무지 말도 안 되는 우스꽝스런 계약서 한 장을 은비에게 들이밀며 “너는 이미 내 마무라가 되기로 예정돼있었다”고 주장한다.

대체 이 무슨 황당 블루스? 길길이 뛰면서도 일격을 날리지 못하는 은비를 보면 그래도 그 계약서란 것이 흔히들 쓰는 말로 나름대로 실체적 진실은 갖추고 있는 듯하다. 다시 말해 괴청년의 주장처럼 계약서에 서명을 한 사람이 은비의 돌아가신 아버지일 거란 것이다.

괴청년의 행동은 실로 괴이하기 이를 데가 없다. 그는 시도 때도 없이 아무데나 드러누우며 말도 가려 하지 않는다. 과년한 숙녀 앞에서 벌거벗은 상체를 드러내고도 일말의 부끄러움이나 미안함 따위는 없다는 듯이 행동한다. 애초에 그런 것과는 인연도 없다는 투다.

괜스레 드라마를 보는 내가 미안할 정도다. 나는 생각했다. ‘보통의 인간이라면 절대 저럴 수가 없어. 대체 누굴까? 혹시 신선? 아니면 천사? 주인공 차치수를 일러 환웅(물론 어디까지나 돈 많은 부모를 둔 철없는 자식에게 붙인 별명일 뿐이지만) 이라고 하는 걸 보면 환웅이 인간세계에 잘 정착할 수 있도록 파견한 도우미 천사일지도 모르지.’

그런 생각을 하다가 문득 어릴 때 보던 만화의 주인공에 생각이 미쳤다. 구영탄. 구공탄인가? 아니, 구영탄이 맞다. 게슴츠레한 눈으로 짓궂은 짓을 독으로 하고 다니는 녀석. 천하에 둘이 없는 두뇌를 가지고도 만사가 귀찮은 귀차니즘의 대가.

그렇게 생각하고 보니 불편하던 괴청년이 갑자기 다정스런 미청년으로 둔갑한다. 구영탄이 게슴츠레한 눈빛에 짓궂은 행동으로 초반엔 여러 사람을 곤란하게 하지만 결국엔 모든 사람을 행복하게 해주는 해결사가 아니던가. 괴청년 최강혁도 바로 그런 인물이리라.

이 글을 쓰다가 문득 생각이 났다. ‘아하, 그렇지. 드라마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다는 아니라도 살짝은 가르쳐 주잖아. 최강혁이 어떤 녀석인지.’ 역시 해가 갈수록 (형광)등 켜지는 속도가 느려진다. 있다. 그런데 아, 이렇게 적혀있다.

아.. 그러니까 내가 누구냐 하면... 아, 귀찮아~

흐흐, 내 생각이 맞았다. 귀차니즘의 대가. 짓궂기가 이를 데 없는 구영탄을 닮은 녀석이다. 선의로 말하면, 격식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인이며, 자신이 짓궂듯 남이 자기에게 무슨 짓을 해도 열려있는 사고로 대하는 엉뚱하지만 진실한 청년. 이런 사람들이 보통 천재다.

△ 사진/보라마니아

귀찮아하면서도 그 밑에 아주 작은 글씨로 친절하게 자신을 소개한 바에 의하면, 한국인 어머니와 일본인 아버지 사이에 태어난 혼혈이며 예상하는 바와 같이 요리계의 천재로 유명한 셰프다. 그런데 왜 잘나가는 일본인 셰프가 한국에 와서 고작 라면가게를 하냐고?

정답. 귀찮아서다. 그러나 꼭 그렇기만 할까? ‘우주 최강의 게으름’으로 무장한 이 귀차니즘의 대가가 왜 귀찮음을 무릅쓰고 짐을 싸들고 비행기를 타고 한국까지 넘어왔을까? 이 일본인 천재 셰프 코스케의 정신적 지주 양철동이 쓰러졌기 때문이다.

양철동. 바로 은비의 아버지다. 양철동이 어째서 강혁의 정신적 지주이며 누구도 못말리는 귀차니즘을 잠시 접게 만들었는가. 그게 궁금하면 앞으로 열청하면 될 일이고. 아무튼 양철동이 죽은 걸 알게 되자 은비분식에 눌러앉은 걸로 보이는데...

내 생각엔 그렇다. 천하의 게으름뱅이 구영탄이 만인의 행복을 위해 게슴츠레한 눈을 크게 뜨고 그의 천재성을 발휘한 것처럼 괴이한 청년 코스케 아니 최강혁도 엉뚱하고 짓궂은 행동 속에 내재된 천재성으로 여러 사람을 기쁘게 할 것이라고.

꽃미남 라면가게에 모인 친구들의 면면을 보면 어쩌면 사회부적응아들이다. 장차 사회에 나가 비정규직이라는 이름으로 장렬하게 수모를 겪게 될 운명들. 주인공 양은비부터가 그렇다. 그녀는 강스파이크를 가진 전직 배구선수였지만, 돈을 벌 수 있는 직업을 얻기 위해 고시원과 도서관을 동분서주한다.

김바울은 어떤가. 그는 인생을 포기한 19살 청년이다. 이른바 예비 조폭이다. 일탈의 삶에 자신의 운명을 내던진지 오래다. 차치수? 재벌2세를 보고 누가 사회부적응아라고 하겠냐고 반문하겠지만, 하지만 그도 사회부적응아다. 돈이 너무 많아 일탈의 경계를 넘어선 불량품이다.

이런 부적응아들을 하나둘씩 모으는 괴청년 최강혁, 도대체 그의 정체는 무엇일까? 스승 양철동을 보기 위해 귀찮은 몸을 이끌고 왔다가 다시 귀찮아서 일본에 돌아가지 않고 한국에 머물며 라면가게를 한다는 것이 그가 가진 미스터리의 전부일까?

어쩌면 내가 처음에 느낀대로 강혁은 정말로 신이 파견한 신선이거나 천사일지도 모른다. 신선이나 천사는 신을 보좌하는 것이 존재의 이유이므로 신을 닮았을 것이다. 알고 보면 원래 신(알라, 야훼, 여호와, 부처님, 부처님도 신인가? 여하튼 어떤 이름이든)이란 게으른 존재다.

인류사에 벌어지고 있고 벌어졌던 숱한 재앙들을 보라. 혹자는 신이 인간을 배신했다는 말까지 서슴지 않는 세상이다. 하지만 이번엔 신께서 인간들을 버리지 않을 모양이다. 최소한 라면가게의 부적응아들을 위해선 그렇게 작정하신 건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이 시대 자본주의사회의 부적응아들과 함께 비정규 인생의 최전선에 선 우주 최강의 게으름뱅이, 귀차니즘의 대가 최강혁. 그가 이끌어갈 엉뚱한 드라마의 엉뚱한 이야기가 기대된다. 더불어 하나둘 꺼풀을 벗게 될 미스터리한 그의 정체도.

그러고 보니 첨엔 그저 느낌이었지만 진짜로 멀뚱하게 쳐다보는 맥이 탁 풀린 듯한 눈동자가 구영탄의 게슴츠레한 눈을 너무도 닮았다. 그래서 반갑다.

Posted by 파비 정부권

사실 요즘 공중파들이 만드는 드라마, 너무 재미 없잖아요? 사람을 불편하게 만드는 황당한 설정들로 넘쳐나는 이른바 지상파 방송3사들의 드라마를 보노라면 정말이지 막장이란 말이 왜 생겨났는지 실감이 난답니다.

아이들을 버리고 간-왜 버리게 됐는지는 나중에 밝혀지겠지요. 그리고 거기엔 피치 못할  사정이 있었다면서 눈물 좀 짜게 만들겠지요-친엄마가 사실을 숨긴 채 시어머니가 된다는 설정. 거기서 끝나면 재미 없죠? 그래서 며느리가 된 친딸의 언니-그럼 역시 친딸이죠?-는 제부의 사촌동생과 결혼하는 거죠. 

당근 이들 두 자매가 한집에 시집을 가서 위치가 바뀌게 되는-언니는 동생에게 형님이라고 불러야 하고 동생은 언니더러 동서하면서 하대하겠죠? 그리고 언니는 친엄마에게 큰어머님, 동생은 어머님 하면서 깍듯이 모실 것이고 친엄마는 그런 두 딸에게 비밀을 숨긴 채 엄청 잘해주겠지요-집안은 재벌집이랍니다.

또다른 지상파에서 방영하는 드라마에서는 더 어처구니없는 것도 있더군요. 시어머니가 며느리를 시집보내고 친정엄마처럼 행동하는 거예요. 제가 가끔 이 일일드라마를 보고 있자면 중학교에 다니는 큰아들놈-큰아들이래야 아들 하나고 밑에 초딩 딸이 있다-이 그러는 겁니다.

"아빠, 그런 걸 왜 보는데…."

제가 "너 이거 본 적이 있느냐"고 물어보면, 본 적은 없지만 아빠 때문에 지나가다 보게 돼 내용을 안다면서 막장 중에 왕막장이라 짜증이 난다는 겁니다. 세상에 저런 일이 있을 수 있냐는 거지요. 그러고 보니 그렇군요. 하지만 도무지 있을 수 없는 일이라 주부들이 모든 걸 제쳐두고 재미나게 보는 거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드네요.

그렇게 생각하니 이해가 되기도 하지만 아무튼, 요즘 드라마들 너무 소재의 빈곤에 시달리는 거 아닐까 싶을 정도로 막장소재에 매달린다는 느낌이에요. 광개토태왕이나 계백 같은 사극들도 마찬가지에요. 보면서도 그런 생각이 들거든요. '와, 글(시나리오)을 이렇게밖에 못 쓰나.'

김명민이 나왔던 불멸의 이순신이나 이요원과 고현정의 선덕여왕, 장혁이 나왔던 추노 같은 명작들 때문에 우리 눈이 수준이 너무 높아진 때문인지도 모르죠. 그래도 다행인 건 요즘 뿌리깊은 나무가 아쉬움을 달래주고 있다는 겁니다. 장혁과 한석규뿐 아니라 다른 연기자들의 연기도 모두 빛나더군요.

결국 좋은 작가의 시나리오가 훌륭한 연출자를 만나면 연기자들의 연기력도 배가돼서 멋진 드라마가 만들어지는 게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든다는 거지요. 그런 점에서 요즘 지상파 방송3사들의 드라마는 대체로 실망적입니다. 좀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드라마가 없어요.

그러다가 어느날, 17번인가요? 뭔가 재미있을 것 같은 드라마가 있더군요. 채널을 고정시키고 보는데 정말 재미있었어요. 어, 이런 드라마도 있었나? 저는 처음에 그게 이미 지상파에서 방영한 것을 케이블에서 재방하는 것인 줄로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그건 오해였습니다. 케이블방송인 tvN에서 제작해 방영하는 거였지요. 아직 사람들이 케이블방송에 대해 이해가 부족해서 그런지 인터넷 검색으로 확인해본 결과 시청율이 2%대에 불과했습니다. 그런데도 케이블의 2%는 대박이라고 하더군요.

아, 드라마 제목을 말씀드리지 않았군요. 나의 실수…. 제목은 꽃미남 라면가게였습니다. 좀 특이하죠? 아니, 많이 특이합니다. 아마도 라면가게에서 벌어지는 청춘남녀들의 에피소드를 다룰 모양입니다. 그리고 라면가게가 전하고자 하는 어떤 특별한 메시지도 있어보였습니다.

라면. 서민들의 음식이죠. 사실 저도 라면 무지 좋아합니다. 가끔 술안주로도 애용하곤 하는데 가끔 그런 생각을 한답니다. '라면이 없었다면 나는 그 고달픈 군대를 어떻게 견뎠을 것이며 우리 국민들은 IMF 한파를 어떻게 지나왔을까.'

오버이긴 합니다만 라면과 소주가 없었다면 정말로 힘들었을 거라는 생각을 아주 가끔이지만 한답니다. 이왕 말이 나온 김에 전 세계적으로 소주만큼 저렴한 술이 있을까요? 아무튼 이 정도로 하고…, 주인공 차치수는 재벌 아빠를 둔 고삐립니다.

고급 외제차를 끌고 학교에 출근-등교라고 해야 하지만 이 정도면 거의 출근 수준이죠-하는가 하면 태어나서 한번도 맞아본 적이 없는 친굽니다. 아마 언젠가 정몽준 한나라당 의원이 대표 경선 TV토론에 나와서 버스값이 얼만지 아냐고 물어보자 "70원 아니에요?" 했는데 그 비슷한 부류일 걸로 생각됩니다.

당연히 그런 차치수는 라면냄새를 맡을 수 없습니다. 마치 쓰레기장에서나 맡을 수 있는 역겨운 냄새를 맡은 듯이 코를 잡고 얼굴을 돌려버리죠. 그런 차치수와 라면가게 딸 양은비의 만남엔 뭔가 작가가 전하고자 하는 진하고 본격적인 메시지가 숨어있는 듯 보입니다.

그래서 이 드라마에 거는 기대가 큽니다. 이미 지난 4회에서 꽃미남 라면가게는 보물찾기처럼 이곳저곳에 그런 것들을 숨겨놓았는데 사회적 부조리에 지나치게 예민한 제 눈엔 너무나 선명하게 보였던 것입니다. 앞으로 그것들을 찾아내 포스팅하는 재미도 쏠쏠할 것 같습니다.

즐겁습니다. 지상파 방송들이 만들어내지 못하는 유쾌하면서도 의미 심장한 내용을 담은 드라마를 지상파가 아닌 케이블 방송에서 만났다는 건 정말로 즐거운 일입니다. 앞으로 tvN, 눈여겨 봐야겠어요. 어쩌면 머지 않은 장래에 케이블 드라마가 지상파 드라마를 추월하는 이변도 기대하면서 말이죠.

어떻든 드라마를 좋아하는 저같은 시청자들에겐 좋은 일입니다. 선택의 폭이 넓어지는 거죠. tvN이 만드는 꽃미남 라면가게, 대박을 기원합니다. 그리하여 지상파 방송들이 반성하는 계기로 삼을 수 있다면, tvN은 흥행뿐 아니라 사회적 공헌도에서도 대박을 치게 되는 셈이죠.

참고로 꽃미남 라면가게는 월화드라마로 17번 채널 tvN에서 밤 11시에 한답니다. 이거 괜히 내가 tvN 홍보요원 된 기분이넹~ ㅋㅋ

Posted by 파비 정부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