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원'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10.03.19 '추노' 대길이 선택한 마지막 운명은? by 파비 정부권 (18)
  2. 2010.02.12 추노, 운명의 갈림길에 선 대길의 선택은? by 파비 정부권 (4)
  3. 2010.01.07 추노꾼 장혁을 위해 준비된 인물, 대길 by 파비 정부권 (5)
'추노' 최고 최후의 관심사,
"과연 누가 죽고 누가 살아남을까?"


요즘 블로그 포스트들을 읽어보면 <추노>에서 누가 죽고 누가 살 것인지에 대해 관심이 매우 높은 것 같습니다. 그러고 보면 <추노>도 곧 끝날 때가 되었다는 뜻이로군요. 아쉬운 일입니다. 저 같은 TV 연속극 광에게는 좋은 낙 하나가 없어지는 셈이지요. 그러나 어쨌든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는 법.

과연 누가 죽고 누가 살아남을까요? 우선 주인공들 중 황철웅에 대해 말하자면 그는 틀림없이 죽을 것입니다. 그에게 어떤 숨겨진 연유가 있고 피치 못할 사정이 있든지 간에 그가 악인인 것만은 분명합니다. 그는 완벽한 살인귀로 변모했습니다. 만약 그런 살인행위를 특수한 사정이 있어 용서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그것은 마치 김길태가 피치 못할 사정으로 열세 살짜리 소녀를 성폭행하고 살해한 다음 시체를 유기한 것에 대해 용서해주어야 한다며 팬 카페를 만드는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에게 쏟아지는 것과 같은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황철웅이 죽는 것은 이미 예정되어 있는 운명입니다. 말하자면, 그는 지금 송태하를 쫓는 게 아니라 죽음을 향해 바삐 뛰어가고 있는 중입니다.  

그럼 남은 것은 두 사람입니다. 아니 세 사람이죠. 이대길과 송태하 그리고 언년이, 아니 김혜원인가요? 아무튼 이 세 사람이 우리의 관심삽니다. 물론 최장군과 왕손이도 그 생사가 궁금하긴 마찬가집니다. 아, 또 있군요. 업복이는 어떻게 될까요? 그것도 중요한 관심사지요. 그러나 무어라 해도 대길과 태하, 언년이, 이 세 사람의 생사가 핵심입니다.

최장군과 왕손이는 확실히 모르겠습니다. 그들은 아마도 살아서 이천으로 갈 것 같기도 합니다. 이미 대길이가 몰래 삥땅 쳐서 모아둔 돈과 이경식에게 받은 5천 냥이 있으니 '장래의 터전'을 완성하는 데는 문제가 없습니다. 그럼 업복이는? 죽게 되겠지요. 노비들이 당을 만들어 역모―보통 역모가 아니죠―를 일으켰으니 살아남긴 힘들 겁니다.

그러나 지금 돌아가는 모양새를 보면 업복이도 살아남을 것 같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업복이를 죽이기엔 시간이 너무 없다는 것입니다. 이제 <추노>는 단 2부를 남겨두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두 시간이 남은 것이지요. 이 두 시간 동안에 노비당이 대대적인 혁명을 일으키고 전투 과정에서 업복이가 장렬하게 전사하는 장면을 만들긴 좀 무립니다.

혹 모르지요. 한섬이가 어디 갔는지 소식도 없다가 갑자기 나타나서 장렬한 최후를 맞이한 것처럼 업복이도 그렇게 가게 될는지 모를 일입니다. 음, 가만 생각해보니 언년이도 죽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그녀는 지금 원손을 모시고―데리고 있는 것인지 좀 헷갈리지만―있는 일 외에 이렇다 할 일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런 그녀 역시 갑자기 죽는 일이 생긴다면 그야말로 황당 시추에이션 소리 듣기 딱 알맞습니다. 그러므로 그녀도 죽지 않을 거 같습니다. 그럼 결국 남은 최고의 관심사는 대길이와 태하, 이 둘 중에 과연 누가 죽고 누가 살아남을까 하는 것입니다. 먼저 결론부터 말한다면, …… 대길이가 죽고 태하가 살 것 같습니다. 

송태하의 죽음에 무게를 더 두시는 분도 있습니다. 초록누리님이 그렇습니다. 초록누리님은 거기에 대해 제법 상세하고 부정하기 어려운 근거들을 내놓았습니다. 특히 송태하가 언년이, 아니 태하에겐 언년이가 아니라 김혜원이군요. 혜원에게 남긴 서찰, 청에서의 소현세자의 행보를 기록한 서찰은 그런 심중을 충분히 갖게 합니다.
(글을 써놓고 ☞초록누리님의 글을 읽어보니 비슷한 부분도 많군요. 어떻게 할까 하다가 그냥 발행하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제가 보기엔 그럼에도 불구하고 송태하는 살아남을 것이며 죽는 것은 대길이가 될 것 같습니다. 물론 두 사람이 다 산다면 그보다 좋은 일이 없겠으나 그리 되긴 매우 어려울 것 같습니다. 한양으로 떠나는 태하를 따라났을 때 이미 대길은 죽기로 결심했을지 모릅니다. 결심은 아니라도 죽을지 모른다는 생각 정도는 했을 테지요. 

대길이가 세상을 바꾸겠다는 꿈을 가졌던 이유가 무엇이었던가요? 바로 언년이가 양반, 상놈 구별 없는 세상에서 살게 해주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지금 이 순간 죽을지도 모르는 길을 따라 나선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것도 역시 언년이를 위해섭니다. 아마도 대길은 언년이의 남편인 송태하가 죽는 것을 절대 용인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것은 언년이를 불행하게 만드는 것이기 때문이죠. 그렇게 생각하실 수도 있겠습니다. 그럼 대길이 네가 행복하게 해주면 될 거 아니냐고. 그게 네가 원하던 것 아니었냐고. 그러나 그렇지 않습니다. 모르겠습니다. 제가 너무 고루한 전통적 사고방식을 고집하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제 생각은 그렇습니다.

"대길이는 결코 언년이의 남편이 죽음을 맞이하는 불행한 사태를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어디까지나 이것은 저의 상상입니다. 그러나 대길의 마음속에 그러한 결심이 선 것은 확실해보입니다. 월악산 짝귀의 산채에서 잔치가 있던 날 밤, 대길은 둥그렇게 뜬 달을 하염없이 쳐다보며 무슨 생각을 했을까? 저는 그때 대길이 뒷짐을 진 모습에서, 그의 등짝을 타고 흘러내리는 무수한 고독과 슬픔을 보았습니다. 

대길은 달을 보며 무슨 생각을 했을까? 그리고 그는 한양으로 떠나는 태하를 기다렸다 동행한다.


그리고 그는 그때 자기 운명이 무엇인지 알아챘을 것입니다. 아니, 자기 운명을 스스로 결정했을 것입니다. 이대길의 혁명은 언년이가 행복하게 사는 겁니다. 한양으로 가는 태하를 기다리던 대길이 묻습니다. "이번에 마실 떠나면 네놈과 원손 그리고 네놈 부인이 다 잘 살 수 있는 거냐? 대답해라. 어디 안전한 곳에서 평생 잘 살 수 있는 거냐?" 

지금 대길의 당면한 목표가 무엇일까요? 그것은 송태하를 살리는 것입니다. 만약 대길이 언년이의 목숨을 구하는 것만을 생각했다면 벌써 데리고 도망갔을 겁니다. 그러나 언년이가 행복하게 살기를 바라는 대길은 그렇게 하지 않습니다. 그는 무엇을 해야 근본적으로 언년이가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길인지에 대해 관심이 있습니다.

그 길은 곧 태하를 살리는 것입니다. 그 길을 가다가 설령 자신이 죽는다고 해도 어쨌든 송태하만 살린다면 지금의 대길로서는 혁명에 성공한 것입니다. 대길의 혁명은 곧 언년이의 행복이었으니까요. 그가 했던 말을 기억하십니까? 저는 이 말을 듣는 순간 언년이를 향한 대길의 사랑이 얼마나 깊은지 새삼 느꼈을 뿐 아니라 감동까지 받았습니다.

"세상을 바꾸겠다고? 네가 혁명을 해 새 왕을 세워 도탄에 빠진 백성을 구하겠다고? 가장 아끼는 사람 하나 구하지 못하면서 누가 누구를 구한단 말이냐!" 

꿈에도 잊지 못하는 언년이를 그리는 이대길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이미 그는 자기 운명을 정한 듯하다.


저는 사실 언년이와 송태하가 죽고 사는 것에는 별로 관심이 없었습니다. 오로지 대길과 최장군, 왕손이 그리고 설화가 이천에 가서 행복하게 살기를 바랐지요. 그러나 대길이는 이천에 가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대길이는 결국 죽음을 맞이할 수밖에 없는 운명인가 봅니다. 그리고 그것이 대길이가 원하는 결말입니다.

슬픈 일이지만 월악산 영봉에 뜬 달을 보며 대길이가 마음속으로 내린 결정이니 우리로서도 받아들일 수밖에 다른 도리가 없겠지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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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파비 정부권

10여 년을 찾아 헤매던 언년이가 눈앞에서 혼인을…
이대길은 최종적으로 어떤 운명의 수레를 타게 될까?


<추노>가 드디어 12부가 끝났습니다. 24부작으로 기획되었다고 했으니 반환점을 돈 거지요. 지난주 마지막 엔딩 장면 때문에 말들이 많았는데, 이번 주 이야기 전개를 보니 역시 이다해와 오지호의 키스신이 이유 없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연출자로서는 뭔가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싶었던 운명의 대반전이 있었던 것이지요.  

이다해와 오지호가 러브신을 하고 있을 때, 장혁은 이러고 있었죠.


운명의 대반전, 언년이와 송태하의 혼인

지난주는 그야말로 파격에 파격을 거듭한 장면들로 화면이 가득 찼었지요. 백호와 윤지의 죽음, 천지호 패거리의 잇단 피살, 곽한섬과 애틋한 정분을 채 피지도 못하고 죽음을 맞이한 궁녀 장필순, 그러나 시청자들이 채 놀란 가슴을 진정시킬 사이도 없이 펼쳐지는 긴박한 추격전은 이런 파격에 경악할 틈도 주지 않았습니다.

여기에 조진웅과 성동일의 섬뜩한 명품연기는 단 한시도 눈을 떼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지요. 그런 와중에 느닷없이 오지호와 이다해의 러브신이 이어졌으니 사람들로선 좀 멀뚱했을 수도 있습니다. 물론 저도 그랬는데, 기다리고 있는 조진웅과 원손이 걱정되어 그랬나 봅니다. 그러나 이번 주 내용을 보니 이미 제주 탈출이 끝난 상태에서 엔딩신이 좀 길었던 것 같아요.

아마도 이다해와 오지호의 그 러브신에는 대길의 운명에 대한 암시가 주어져 있었던 것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그래서 두 사람이 주상절리 위에서 벌이는 키스신과 사라지는 언년이의 잔상을 쫓아 절규하듯 손을 뻗는 대길의 모습을 교차해 보여주었던 것이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드는군요. 그래서 유독 엔딩신이 길었고, 오해하는(저를 포함하여) 시청자들이 많았든가 봅니다.   

오늘 12부의 엔딩신을 보니 10부의 말 많았던 엔딩신의 결정판이었습니다. 그러니까 제주에서의 키스신은 바로 오늘의 마지막 장면을 위한 것이었지요. 그리고 이 장면으로 하여 대길은 크나큰 운명의 반전을 겪게 될 것이 틀림없습니다. 이제 대길은 선택을 해야 합니다. 눈앞에서 꿈에도 그리던 언년이와 송태하의 혼례식이 치러지려는 순간입니다.

12부의 엔딩 장면, 장혁의 칼 끝에 걸린 이다해와 오지호. 그러나 운명의 발길은 어디로 향하게 될지???


자, 여기서 대길은 어떤 것을 선택할까요? 지금까지 해온 것으로 보자면 당장 뛰쳐나가 칼을 휘두르며 송태하와 일전을 벌이는 게 순리입니다. 그리고 송태하를 잡아 서울로 압송하고, 동시에 언년이에게도 원수를 갚아야 합니다. 대길이 말했지 않습니까? "주인 배신하고 도망간 노비 연놈들, 모조리 잡아 원래대로 돌려놔야지." 

각각 다른 꿈을 꾸는 혁명들, 대길과 태하, 조선비의 혁명

그러나 대길은 그리하지 못할 것 같습니다. 대길이 8년 동안이나 변하지 않는 언년이의 초상화를 가슴에 품고 추노질을 다닌 것은 언년이를 향한 증오 때문이 아니었습니다. 증오심은 언년이를 찾아야 한다는 명분일 뿐이었지요. 대길이가 언년이를 반드시 찾아야하는 이유는 그녀에게 한 약속 때문입니다. "너하고 평생 살 거다." 

일개 여종을 향해 대길이 이런 약속을 했다는 것은 그의 사랑이 얼마나 깊고 넓은 것인지를 충분히 짐작할 수 있게 해줍니다. 그때 시대라면 여종은 그저 취하면 되는 것이었으니까요. 그런데 대길은 언년에게 단지 함께 평생을 살겠다고만 한 것이 아니라 그러기 위해 세상을 바꾸겠노라는 대담한 혁명 발언까지 한 것입니다.

혁명, 지금 송태하와 조선비가 꿈꾸고 있는 것도 혁명입니다. 그러나 정확하게 그들 조선비 일파가 하고자 하는 것은 혁명이 아닙니다. 반정이지요. 조선비 일파가 꿈꾸고 있는 것은 빼앗긴 정권을 되찾겠다는 일념으로부터 나온 것일 겁니다. 그들의 당파적 욕망으로부터 반정의 꿈이 일어난 것이지요. 그것은 곧 쿠데탑니다.

누워있는 미륵 옆에서 충성맹세를 하는 과거 무장들이었던 노비들. 이 와불이 일어나면 세상이 바뀐다죠?


반면, 송태하와 곽한섬에게는 혁명에 대한 약간의 인식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들은 소현세자와 더불어 청에서 서양문물을 접했던 사람들일 것입니다. 우선 소현세자가 먼저 접했던 서양문물은 천주굡니다. 로마가톨릭에서 파견된 신부 아담 샬로부터 배운 기독교의 기본사상이 무엇이겠습니까? "신 앞에 모든 인간은 평등하다." 조선의 신분질서로 보면 매우 혁명적인 사상이지요.   

만약 소현세자가 독살되었다면, 그리고 그 원흉이 인조와 집권당 세력이었다면, 소현세자가 가진 혁명적 사상을 두려워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런 소현세자와 운명을 함께 했던 송태하와 곽한섬에게 혁명은 소현세자의 유지를 받드는 것임에 틀림없습니다. 곽한섬이 궁녀 장필순에게 "이제 세상이 바뀔 걸세"라고 말하며 호강시켜주겠다는 장담에서 우린 그걸 읽을 수 있었습니다.

송태하는 김혜원이 노비출신임을 알고 있다

송태하도 "이분(원손)이 임금이 되면 무엇이 달라지나요?"라고 묻는 혜원에게 말했었죠. "세상이 바뀔 겁니다." 세상이 바뀔 것이라는 말 한마디로 그것이 곧 혁명을 의미하는 거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지만, 송태하가 오랫동안 소현세자와 더불어 청에서 살며 서양문물을 접했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그리 오버해서 해석하는 것도 아닙니다.


제가 알기에 이미 송태하는 김혜원이 노비출신임을 알고 있습니다. 한동안 뜨겁게 논란이 되었던 이다해의 노출신은 바로 송태하가 김혜원이 노비출신이었음을 눈치 채게 하려는 장치였다고 저는 믿고 있습니다. 송태하는 스스로 노비로 2년 넘게 살았을 뿐 아니라 훈련원 판관까지 지낸 조선 최고의 무장입니다. 그는 장군이 되기까지 수많은 노비들을 다룬 경험도 많을 것입니다.

그런 그가 노비 문신 자국을 보고도 눈치를 못 챈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그러므로 곽한섬이 "궁녀인 나를 그대가 어떻게 호강시켜주겠다는 말이냐"는 말에 "세상이 바뀔 걸세"라고 한 것과 송태하가 혜원에게 "세상이 바뀔 겁니다"라고 한 것은 같은 말이었다고 볼 수도 있는 것이지요. 두 사람이 말하는 세상은 아마도 소현세자가 꿈꾸었던 세상을 말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자, 다시 대길의 이야기로 돌아가겠습니다. 자기 눈앞에서 펼쳐지는 기가 막힌 현실을 두고 이대길은 과연 어떤 태도를 취하게 될까요? (1) 칼을 들고 당장 달려 나가 두 사람을 난도질한다. (2) 안타깝지만 언년이의 행복을 위해 일단 조용히 물러선다. 우리가 당장 상상할 수 있는 것은 이 둘 중 하나입니다. 아니면 어떤 돌발변수가 발생해서 선택을 연기시킬 수도 있겠지요. 

그러나 그럴 가능성은 적어보입니다. 그건 기만입니다. 지금까지 보여준 대길의 마음만으로 보자면, 대길은 일단 눈물을 삼키며 물러설 걸로 보입니다. 대길이 쫓았던 것이 원수가 아니라 사랑이었다면 말입니다. 그리고 여기서부터 대길은 주어진 새로운 운명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될 것입니다. 조선팔도에 거칠 것 없던 추노꾼 대길에게도 이제 고난의 시대가 올 것이란 예감이죠.

대길이 맞게 될 첫 번째 운명의 반전, 도망자

어쩌면 그 고난의 첫 번째는 그 자신이 도망자가 될 것이란 사실입니다. 우선 그는 좌의정 이경식과 약조를 한 것이 있습니다. "달포 안에 송태하를 잡지 못하면 네 목을 내가 거두겠다."  좌의정은 무서운 사람이죠. 그는 목적을 위해서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습니다. 자기에게 5천 냥이란 거금을 받아간 이대길을 그냥 놔 둘리가 없습니다.

송태하를 추적하는 과정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죽었지요. 그리고 앞으로도 살변은 계속될 것이고요. 이 살인사건의 범인으로 이대길이 지목될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아니 좌의정의 밀계에 의해 이대길이 살인범의 누명을 쓰고 도망자가 되는 것은 필연일 듯싶습니다. 그렇다면 송태하를 쫓던 이대길이 송태하를 놓아준 대가로 도망자가 되는 아이러니가 발생하는 셈이지요.

여전히 드는 의문 "이 둘은 한패가 될 수 있을까?" 사진은 휴식시간인 모양이네요.

이 모든 운명의 중심에는 김혜원 또는 언년이가 있습니다. 그래서 언년이를 그토록 고고하게 그려놓았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아무튼 대길이 맞게 될 첫 번째 운명은 아이러니하게도 추적자에서 도망자로 전락하게 된다는 것이 저의 판단입니다. 이건 어디까지나 돌팔이 점쟁이의 어설픈 점괘에 불과하므로 맞지 않더라도 그다지 나무라지는 마시기 바랍니다. 어흠~ 

그렇다면 도망자가 된 이후 그 다음 운명은?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역시 점쟁이가 되기엔 아직 턱없이 공부가 부족한 모양입니다. 그러나 아무래도 그런 생각은 듭니다. 좌의정은 당대 조선의 최고 권력잡니다. 그런 자로부터 영원히 도망을 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될까요? 음~ 대길 정도의 인물이라면, 혁명을 해버리는 것이죠. 

어쩌면 대길은 진짜 혁명을 하기 위해 준비를 해왔던 것인지도 모릅니다. 월악산 영봉에 둥지를 틀고 있는 짝귀가 혁명군을 양성하고 있었을지도 모를 일이지요. 8년 동안이나 추노꾼이 되어 언년이를 찾아다닌 것도 어쩌면 언년이에게 했던 약속, "양반 상놈 구별 없이 함께 잘 사는 세상 만들어 너하고 평생 살겠다"던 약속을 지키기 위함이 아니었을까요? 

이대길이 타게 될 마지막 운명의 수레는 과연 혁명일까?

그런 세상을 이루려면 혁명을 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아, 그때는 혁명을 하고 싶어도 밑바탕이 될 만한 사상적 토대 같은 것이 없었다고요? 그럴 수도 있겠군요. 그러나 그 시대에 그런 사상이 없었다고 단정 지을 수는 없는 일입니다. 민중들에겐 광범하게 미륵사상이 퍼져 있었고, 지배층 내에도 홍길동전을 지은 허균 같은 인물이 이대길이 살던 바로 그 시대의 사람이었습니다.      

앞으로 더욱 복잡해지겠군요. 혁명을 준비하는 송태하, 살인귀로 변해 송태하를 쫓는 황철웅, 부하들의 원수를 갚기 위해 황철웅을 쫓는 천지호, 양반들을 모두 죽이고 상놈들의 세상을 만들겠다는 노비당, 이들 사이에서 이대길은 어떤 운명의 수레를 타게 될 것인가? 송태하와 이대길이 동시에 사랑하는 언년이 혹은 김혜원이 여기에 어떤 이정표 역할을 하는 것은 아닐까요? 

결국 대길과 태하가 이루고자 하는 세상은 같다는 뭐 그런…. 이다해의 캐릭터가 어울리지 않게 어색해 보이는 것도 어쩌면 도로 위에 불쑥 솟아난 이정표처럼 그래서 그런 건 아닐까 뭐 그런…, 이상 어설픈 점쟁이의 점괘였습니다. 대길의 운명이 도망자가 될 점괘는 확실하게 보이는데 그 뒤의 운명은 영 오리무중인지라, 그렇다고 점쟁이가 반은 알고 반은 모른다고 할 수는 없는 법.  

어쨌든 결론은 비극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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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파비 정부권
단 1부 만에 세상을 평정한 <추노>의 힘은?

<추노>가 단 1부 만에 세상을 평정한 듯이 보입니다. 여기엔 단연 장혁의 공이 으뜸입니다. 장혁이란 배우가 누굴까? 자주 보아왔던 배우지만, 제게 그리 큰 흔적을 남긴 배우는 아닙니다. 뭐랄까, 좀 느끼하다고나 할까, 하여간 제 스타일은 아니었던 거죠. 그런 제가 보기에도 장혁이 맡은 대길이란 추노의 캐릭터는 참 매력적입니다.


추노 대길, 장혁을 위해 마련된 캐릭터

추노 대길은 실로 장혁을 위해 마련된 인물처럼 느껴집니다. 그러니까 <추노>를 보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던 것입니다. "우와~ 장혁이 저렇게 멋진 배우였던가?" "장혁이 저토록 연기가 뛰어난 배우였던가?" 어쩌면 '껄렁거리는' 기질을 마음껏 선보일 수 있는 대길의 역할에 장혁이야말로 최고의 적임자였는지도 모릅니다.

그러니 추노 대길이 장혁을 염두에 두고 만들었으리라는 상상도 그리 오버는 아니라는 생각이 드는 것이죠. 그러나 인터넷을 검색해보면 추노 대길이 먼저 존재하고 다음에 장혁이 마련되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원래는 대길 역에 정우성, 고수, 이준기, 강지환이 거론되었다고 합니다. ('미디어다음/마일리데이'에서 인용) 

그러나 정우성은 영화배우 이미지가 너무 강하다는 이유로, 강지환은 눈에 독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배제됐고, 고수와 이준기는 고사했습니다. 결국 최지영 책임프로듀서가 처음부터 낙점하고 있던 장혁에 대해 우려하는 사람들을 모아놓고 설득해 기용한 것이 성공의 발판이 되었습니다. 이로써 마치 장혁을 위해 마련된 듯한 추노 대길이 탄생한 것입니다.

노오란 먼지가 뿌옇게 날리는 압록강 변 만주 땅에 나타난 세 명의 남자가 말을 타고 달려오는 장면으로 시작되는 첫 화면은 마치 오래된 무협영화를 보는 듯 향수를 불러일으켰습니다. 광야의 먼지를 막기 위해 얼굴을 가리고 있던 수건을 걷어내자 장혁의 날카로운 눈매와 꽉 다문 입술이 나타났고 추노의 카리스마는 여기서부터 시작됐습니다. 

이미 이 첫 화면으로 대길은 뭇 사람들을 장악한 것입니다. 사실은 저는 어제 이 드라마를 보지 못했습니다. 오늘 저녁에서야 집에서 컴퓨터로 재방을 보았습니다. 어제는 회식자리가 있어서 늦게까지 술을 마셨던 탓입니다. 그런데 한 후배는 10시가 되기 전에 자리를 털고 일어나며 제게 말했습니다. "빨리 가서 <추노>나 봐야겠어요." 

추노의 성공, 우선은 감독보다 눈빛 하나로 세상을 장악한 대길의 공

그는 곽정환 감독을 무척 좋아한다고 했습니다. 일단 곽정환이 만들었다고 하면 무조건 본다는군요. 이 후배는 대형극장에서 영사기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이 친구가 좋은 영화 혹은 드라마라고 하면 일단은 인정해주고 들어가는 편이죠. "음, <추노>가 그렇게 훌륭한 드라마였군. 그럼 나도 꼭 봐야지." 

물론, 그 후배의 추천이 아니더라도 저는 이 드라마를 보았을 겁니다. 어차피 <아이리스> 후속으로 나오는 이 프로를 보게끔 되어있었던 것이니까요. 그런데 역시 <추노>는 멋진 드라마였습니다. 곽정환 감독이 만든 드라마라서 멋진 게 아니라 장혁이 만들어내는 추노 대길이 멋진 드라마였습니다. 시나리오나 연출에 관해서는 더 지켜보아야겠지요. 

그러니 일단 단 1부로 세상을 평정한 이 위업은 결국 장혁의 공로인 셈입니다. 여기엔 대길을 빛나게 하는 다른 또 다른 추노 성동일의 역할도 컸습니다. 역시 성동일에게도 그를 위해 마련된 것이 분명한 추노 천지호가 있습니다. 왕년에 자기 휘하에서 졸병질을 하던 대길에게 밀린 한수 이북 최고의 추노꾼이 바로 천지홉니다. 

냉혹하고 야비하며 근성으로 똘똘 뭉친 인간성이라곤 도대체 찾아볼 수 없는 추노꾼들의 세계를 적나라하게 보여줄 배우 성동일로 인해 추노 대길은 더욱 빛나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원래 뛰어난 주연 뒤에는 반드시 뛰어난 조연이 있어야 하는 법입니다. 그림 속의 인물도 훌륭한 배경이 있어야 더욱 멋지게 그려지는 법이죠. 


대길과 더불어 <추노>를 이끌고 갈 쌍두마차 오지호는 아직 본격적으로 등장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현재 음모에 휘말려 검으로는 당할 자가 없다는 조선 최고의 무장에서 관노 신분으로 전락해 쥐죽은 듯 지내고 있습니다. 그러나 곧 그에게 소현세자의 피맺힌 서찰이 전달되면 그의 녹슨 칼에도 광채가 일겠지요. 

또 다른 주인공 오지호의 본격적인 등장으로 장혁은 더욱 빛나게 될 것 

작년 한해를 풍미했던 <선덕여왕>은 현대 정치사를 고대 신라에 옮겨놓은 것 같은 각본으로 대성공을 연출했습니다. 선덕여왕이나 미실은 단순히 고대 신라인이 아니었던 것입니다. 그들은 오늘을 사는 우리들과 호흡하며 우리들의 이야기를 그 시대의 언어로 말함으로써 커다란 공감을 불러냈습니다. 인터넷은 온통 <선덕여왕> 천지였지요. 

장혁도 그리 할 수 있을까요? 1부에서 만난 장혁이라면 충분히 우리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으리라는 믿음을 가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추노 대길의 눈을 통해 쏘아져 나오는 장혁의 강렬한 눈빛, 그 눈빛 하나만으로도 벌써 세상이 평정된 것처럼 보이는데, 이제 곧 오지호와 쫓고 쫓기는 대결이 벌어진다면 그 평정된 세상에 다시금 회오리가 몰아칠 것이 틀림없습니다. 

게다가 추노 대길과 쫓기는 노비 송태하, 언년이 김혜원의 대 추격전이 빠져들게 될 당쟁의 소용돌이는 이 시대를 사는 우리에게 어떤 메시지를 던져줄 것인지…, 오늘 밤이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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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파비 정부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