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의소리> 구자환 기자가 쓴 기사에 달린 댓글에 보니 <민중의소리>를 종북의 소리니 수령의 소리니 하고 비꼬는 글들이 여럿 보이는군요. 저도 <민중의소리>를 좋아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종북의 소리다, 수령의 소리다 하는 건 별로 바람직스럽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오래전부터 인터넷신문 <민중의소리>를 조중동과 별반 다를 바 없는 신문이라고 폄훼해왔습니다만, <조선일보>가 새누리당에 유리한 기사만 쓴다고 해서 <조선일보>를 새누리당 기관지라고 욕하지는 않는 것처럼 <민중의소리>도 마찬가지로 그래선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럼 제가 왜 <민중의소리>를 조중동과 별반 다를 바 없는 신문이라고 폄훼하는가? 그것은 조중동을 비판하는 이유와 똑같습니다. 왜곡, 편파, 의도적 소외 같은 것들 때문입니다. 그래서 가끔 저는 <민중의소리>를 일러 진보계의 조선일보라고 부릅니다.

구자환 기자와 저는 어느 정도의 친분이 있습니다. 꼭 그래서 그런 것은 아니지만 구 기자는 <민중의소리>의 기본논조와 다르게 나름대로 좋은 기사를 많이 쓰는 기자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특히 그는 해고노동자나 장애인 등 소외된 사람들의 기사를 많이 썼습니다.

그런 기사들 중에는 아주 감동적인 기사들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구 기자에 대해 상당히 호감을 갖고 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 그러나 이번에 그가 진보신당 김창근 후보 진영의 야권단일화 관련 해프닝에 대해 쓴 기사는 아주 좋지 않았습니다.

우선 객관적 시각을 견지해야 할 언론인으로서 기본자세에서 크게 벗어난 기사였다고 생각합니다. 마치 주관저널리즘인 블로그에 글을 쓰듯이 썼던 것입니다. 그래서 이번 그의 기사는 매우 자의적이고 편파적이란 점에서 <민중의소리>와 <조선일보>의 악습을 그대로 답습했습니다.

물론 김창근 후보 선대본부장 여영국 도의원이 문자로 당원들에게 “손석형 후보 측에 제안한 조건부 단일화는 받아들이기가 상당히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 아래 유연한 전술 차원이었다”며 이해를 구한 것은 무리가 있었고 오해를 살만한 행동이었습니다.

저도 이 부분에 대해서는 아주 부적절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조건부 단일화 제안을 했으면 한 것이지 일부 당원들이 격하게 반발한다고 해서 굳이 이런 식의 해명 문자를 보낼 필요가 있었을까요? 이른바 집안단속용이라고는 하지만 무모하고 무책임한 행동이었습니다.

그리고 어느 조직이나 간첩, 프락치 같은 암적 존재는 있기 마련인데 문자가 유출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면 이 얼마나 무지한 일입니까? 한 정당의 지역당원협의회 위원장에다 도의원 신분을 가진 사람이 내린 판단이라고는 믿기 어려운 일입니다.

하지만 구 기자가 기사를 쓸 때는 최소한 문제의 문자를 보낸 당사자인 여 의원의 입장도 균형감 있게 써주었어야 했습니다. 여 의원이 페이스북에 올린 주장에 의하면 “집안단속용으로 보낸 문자를 공개하면 야권단일화 논의에 걸림돌이 된다. 보도를 자제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돼있습니다.

그런데 구 기자의 기사에는 이런 이야기가 한마디도 언급이 없습니다. 게다가 대단히 자의적입니다. 야권단일화 제안이 “눈속임용”이라거나 손석형 후보측의 제안수용 기자회견이 “결국 진보신당 창원당협의 ‘유연한 전술’에 놀아난 형태가 된 셈”이라는 주장이 그렇습니다.

눈속임이든 손 후보 측이 놀아난 것이든 그에 대해선 독자가 판단할 몫이지 기자가 미리 예단하여 선입견을 줄 일이 아닙니다. 그래서 서두에서 대단히 자의적이고 편파적으로 왜곡된 기사라고 말했던 것입니다. 그리고 자의적 왜곡이 의심되는 부분이 하나 더 있습니다.

“진보신당 창원당협 위원장은 ‘내부의 격론 끝에 내린 결론’이라며, ‘이것은 대중의 단일화 요구에 부응하기 위한 제안’이라고 말했다. 때문에 선거보전비용은 총선 이후에 어떠한 형태의 환급을 주문하는 모습으로도 비춰졌다”라고 하는 대목이 그렇습니다.

무슨 말인지 앞뒤 문맥이 잘 이해가 안 되지만 얼핏 보면 마치 진보신당 측이 통합진보당 측에 선거비용 환급금을 요구하는 것처럼 오해할 수도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듭니다. 글쎄 어쩌면 별 의도 없이 쓴 글이고 앞뒤 문맥이 모호하다보니 그럴 수도 있겠지만 말입니다.

저는 구 기자가 이런 기사를 썼다고 해서 그의 말처럼 “정치모래배가 됐다”고는 절대 생각하지 않습니다. 모르긴 몰라도 여 의원도 그리 생각하지 않을 것입니다. 다만, 섭섭함과 사실에 대한 해명이 필요하다는 차원에서 자기 생각을 페이스북에 올렸던 거겠지요.

마침 페이스북에 올라온 박훈 변호사의 글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는 김창근 진보신당 후보와 선단일화 경선을 했던 후보였고 또 그 과정에서 김창근 후보 측에 선단일화에 이기는 쪽이 어떻게든 손석형 후보와 단일화에 노력할 것을 조건으로 걸었다고 합니다.

아마도 그래서 박훈 후보와 김창근 선대본 간에 격론이 벌어졌고 예의 문자를 보내게 된 것으로 보입니다. 구자환 기자가 이런 세세한 부분에 대해서도 좀 더 세심하게 취재하고 보도해주었더라면 상호간에 이런 분란도 없었을 거라 생각합니다.

손 후보 측이 모든 조건을 수용한다고 한 마당에 내부에 돌린 문자 따위가 무슨 문제가 되겠습니까? 진보신당의 숨겨진 의도 따위가 무슨 문제가 되겠습니까? 그러나 결국 이 기사 하나로 인하여 양측에는 회복하기 어려울 정도의 불신과 불만만 초래하게 됐습니다.

저는 기자가 인지한 정보를 기사화하는 것 자체에 대해서는 어떤 불만도 반대도 없습니다. 다만 보다 신중하게 이쪽저쪽의 말을 다 들어주고 객관적 입장에서 써주셨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것뿐입니다. 들어보면 그쪽의 입장도 충분히 이해할만한 대목이 있더군요.

아무튼, 경위야 어떻든 여 의원의 문자는 오해의 소지가 충분히 있었습니다. 그리고 구 기자의 객관저널리스트로서의 자세에도 문제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사태가 더 확대되지 않고 양측이 좋은 결과를 도출하길 바라면서 아래에 박훈 변호사의 글을 게재하니 참고바랍니다.
관련기사☞ 진보신당 단일화, 유연전술은 눈속임용(?)   

모처럼만에 쉬고 있는데 토요일 오후에 전화 한통이 걸려 왔습니다. 여영국 도의원의 문자가 ‘민중의소리’에 실려 있으니 한번 봐달라는 것이었습니다. 문자가 왜 기사화됐는지 가슴이 덜컥하였습니다. 기사대로라면 진보신당이 이중 플레이를 하고 있는 것이 맞습니다. 그래서 제가 그 기사를 쓴 기자한테 전화를 걸어 자초지종을 들었습니다. 기자는 사실은 사실대로 써야 한다는 것에 저는 동의를 하였습니다.

고심을 하다가 논의를 하였던 한 당사자로서 아무도 공식적으로 말하지 않는 ‘사실’을 이야기를 하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난주 목요일(15일) 저녁 8시에 김창근 후보와 모임이 있었습니다. 김창근 후보와 단일화 과정에서 이후 단일화 문제는 서로 협의를 하기로 하였던 것에 기반한 모임이었습니다. 격론이 벌어졌습니다. 그 동안의 진보신당 입장을 되풀이하는 김창근후보측과 단일화 문제를 어떻게든 해결해야 한다는 저의 입장이 팽팽하게 맞섰습니다. 서로 양보하여 내용이 마련된 것을 발표한 것이 바로 금요일 오전 기자회견으로 정리되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진보신당측에서 한 가지를 기자회견에서 말하지 않았습니다. 공개사과, 보전비용 반환 문제까지만 이야기하고 단일화 방안 문제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그것이 오해를 증폭시켰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진보신당 당원들의 항의가 많았던 모양입니다. 그것을 해명한다고 여영국 도의원이 문자를 보냈다고 하였습니다. 여영국 의원의 문자 내용 중 핵심이 “(손후보가) 내용면에서 합의가 불가능할 것으로 예측하며”라는 것에 있습니다. 불가능하다는 내용의 핵심은 단일화 방식을 100% 여론조사로 하되 손후보의 여론조사 문구에 “총선출마를 위해 도의원을 사퇴한”라는 문구를 넣자는 것과 보궐 도의원 선거 문제를 풀자는 것을 염두에 둔 것이었습니다. 저는 손후보의 도의원 사퇴 문제가 가장 큰 걸림돌이라면 본 선거 들어가기 전에 대중적으로 이 문제를 검증받고 가자는 입장이었고 그래서 여론조사 문구에 이것을 넣는 것이 깨끗하다고 생각하였습니다. 그럼에도 손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승리한다면 별 수 없는 것 아닌가하는 판단을 하였습니다. 나아가 통합진보당이 보궐 도의원 선거에 후보를 내지 않겠다고 하였고 무소속으로 출마한 분과 통합진보당의 관계에 대해 의심의 눈초리가 많은 것에 대해 공식적으로 입장을 정리하면 창원성산구 단일화 문제는 해결될 수 있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이 있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이 내용을 손석형 후보가 받기 어려울 것으로 여영국 의원이 판단하였던 모양입니다. (당시 모임에서 이 문제를 구체적으로 거론하였지만 실무적인 문제라 많은 유동성이 있어 기자회견에서는 빼기로 하였던 것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야권단일화 문제에 대해 호불호 입장을 떠나 대중들의 야권단일화 요구가 거센 것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는 생각입니다. 이것이 사건의 전말이었습니다.

오늘 밤이면 손석형 후보와 민주당 변철호 후보 간의 경선 결과가 나옵니다. 거제는 진보신당의 김한주 후보로 결정되었습니다. 각 당의 입장이 다 다를 수 있습니다. 손익계산이 다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여하튼 저는 총선 문제와 관련해서 깊숙이 발을 들여 놓은 관계로 자의반 타의반으로 거간꾼 비슷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평소의 제 성격과는 완전히 다른 역할을 하고 있어 웃기기도 합니다. 오늘 밤에 후보 진영 간의 만남을 제안하며 글을 맺습니다. <박훈>


Posted by 파비 정부권

마침내 통합진보당 손석형 도의원이 의원직을 중도사퇴 했습니다. 다들 아시다시피 2012년 4월 총선에 출마하기 위해서입니다.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닙니다. 사람에겐 누구나 권력욕이란 것이 있습니다. 도의원보다야 국회의원이 폼이 나겠죠.

하지만 생각해보십시오. 그게 과연 옳은 일일까요? 도의원이 국회의원보다 폼이 덜 난다고 생각하는 것이 과연 정상적인 사고방식일까요? 지역정치의 경험을 살려 중앙정치로 진출하겠다는 변명이야말로 지역정치를 중앙정치에 예속시키는 행위 아닐까요?

손 의원은 도의원 직무를 수행한지 불과 1년 6개월 만에 사표를 던지고 국회의원이 되겠다고 나섰습니다. 진즉부터 국회의원이 되고 싶은 야망이 있었다면 왜 1년 6개월 전에 도의원에 출마했던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 왼쪽부터 진보신당 김창근, 무소속 박훈, 통합진보당 손석형 후보 @사진=김훤주

도의원은 국회의원이 되기 위한 징검다리가 아닙니다. 도의원과 국회의원은 하는 일이 다릅니다. 도의원은 국회의원의 하위직도 아닙니다. 지방의회에서 배출된 인재가 국회로 가야한다는 주장은 엉터리일 뿐 아니라 풀뿌리민주주의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며 모독인 것입니다.

권영길 의원의 불출마선언을 예측하지 못했다고 변명할 수도 있겠지만 이 또한 올바르지 않습니다. 국회에 가서 봉사할 의지가 있다면 권 의원의 행보와 상관없이 자기 결정을 했어야 하는 것입니다. 진보정치 1번지 창원을 ‘수성’하기 위해서 손 의원이 나가야 한다고요?

이야말로 가장 바람직스럽지 않은 중도사퇴의 변입니다. 이는 사실도 아닐 뿐 아니라 훌륭한 선후배들과 동지들에 대한 예의가 아닙니다. 창원에는 샛별처럼 빛나는 인물들이 은하수처럼 즐비합니다. 왜 자기가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을 하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얼마 전 블로그 ‘김주완 김훤주의 지역에서 본 세상’의 공동운영자인 김훤주 씨가 ‘통합진보당은 정신분열증 정당인가?’라는 제목으로 손 의원의 도의원 중도사퇴를 비판하는 글을 쓴 적이 있었는데, 이에 대한 통합진보당 당원들의 대응수준은 가히 분열적이었습니다(분열적이란 말은 김 기자가 말한 정신분열증보다는 종파적, 파당적이란 의미로 썼습니다).

그들은 “한나라당 도의원이 중도사퇴 하는 것 하고 진보정당 도의원이 중도사퇴 하는 것이 어떻게 같은가?”라는 괴변을 늘어놓았습니다. “통합진보당은 당원투표에 의해 결정한 것이므로 다르다”는 주장도 있었지만 이 역시 괴변일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만약 한나라당이 당원투표나 여론조사 등 적절한 방식을 선택해 중도사퇴 한 현역 지방의원이나 자치단체장을 국회의원 후보로 뽑아도 아무런 이의를 달지 않겠다는 뜻입니까? 오히려 당원들이 투표로 현역 지방정치인의 중도사퇴를 용인한 것이 더 큰 문제 아닐까요?

통합진보당의 당원들이 직접투표로써 현역 도의원을 총선후보로 뽑았다는 사실이야말로 오히려 ‘통합진보당은 정신분열증 정당인가?’란 물음에 스스로 “그렇소!”하고 답하는 꼴입니다. 차라리 한나라당은 후보 개인의 문제지만 통합진보당은 당 전체가 문제라는 것입니다.

손 의원의 바람직스럽지 않은 행보는 진보대통합을 염원하며 내린 권영길 의원의 은퇴 결심과 문성현 전 민노당 대표의 창원 을 포기선언이 가진 대의도 무색케 하고 말았습니다. 나아가 창원 갑과 을이 함께 승리하기 위해 힘을 모을 수 있는 기회도 반감시키고 말았습니다(창원 을에서 벌어지는 중도사퇴 소동은 창원 갑에도 치명타로 작용할 가능성이 큽니다).

아래 참고로 첨부한 자료는 통합진보당 전북도당이 엊그제 발표한 논평입니다. 순천의 통합진보당도 전북도당과 비슷한 논평들을 쏟아내며 현역 지방정치인들의 총선출마를 위한 중도사퇴를 비판하고 있습니다만, 반대로 울산에서는 창원과 똑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실로 참담한 일입니다. 도대체 이 기괴한 현상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처신하기 곤란한 이런 상황을 맞아 창원지역의 대부분의 시민사회단체들이 함구하고 있는 가운데 마창진참여연대가 ‘총선출마를 위한 중도사퇴는 옳지 못하므로 자제할 것을 촉구’하는 성명을 냈습니다. 참 다행스럽고 고마운 일입니다.

그러나 이미 손 의원은 어제 날짜로 사퇴서를 던져버렸습니다. 울산의 통합진보당 이은주 시의원은 이보다 앞선 작년 말 아예 논의도 하지말라는 듯이 미리 사퇴해버렸습니다. 이런 가운데 나온 1월 9일자 통합진보당 전북도당의 논평은 도대체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 지난해 12월 30일 경남도민일보가 주최한 후보자 초청 블로그합동인터뷰에서 손을 맞잡은 세 후보 @사진=실비단안개

김훤주 기자의 말처럼 ‘정신분열증’ 말고는 뭐 뾰족한 다른 표현이 생각나지 않으니 이것 참 걱정입니다. 아, 그리고 내친 김에 통합진보당의 이런 이중적 태도를 비판하는 것을 비판하는 <민중의소리>도 정신분열증이긴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 분들이 조중동과 한나라당을 비판할 땐 그저 웃음만 나옵니다만, 이는 다음 기회에 말하기로 하고요. 일단 아래 논평을 읽어보기로 하지요. 통합진보당이 추구하는 정의가 뭔지 실로 헷갈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냥 콩가루정당이라고 해야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만….

통합진보당 전북도당 1월9일(월) 논평

[논평] 총선 출마를 위한 지방의원 중도사퇴,
도민들에 대한 무책임한 정치 행위를 비판한다.

김호서 도의회 의장을 비롯한 김성주, 유창희 현 도의원 3명이 총선 출마를 위해 도의원직을 9일 사퇴했다.

이는 4년 동안 도민들을 위해 봉사하겠다던 도민과의 약속을 1년 반 만에 내팽개친 것으로서 자신을 당선시켜준 유권자들과 도민들에 대한 무책임한 정치행위다. 또한 이들의 중도 사퇴로 인해 치러질 보궐선거 비용을 결국 우리 도민들이 부담하게 된다는 점까지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지방의원이 국회의원이 되지 말라는 법은 없으며, 지역 사정을 잘 아는 지역 정치인이 국회에 나아가 큰 정치를 하겠다는 뜻도 충분히 일리 있고 존중받을 일이다.

하지만 문제는 그 방법이다. 2012년 총선을 염두에 두었다면 2010년 6월 지방선거 때 유권자들에게 솔직하게 그 계획을 밝히든지, 아니면 출마를 하지 않고 2012년 총선을 준비하는 것이 정치 도의상 올바른 선택이었을 것이다.

도민과 지역발전을 위한 선택이 굳이 이번 2012년 총선 후보로 나가는 것만이겠는가? 도민과의 4년 임기 약속을 성실히 수행한 후에 그들 말대로 ‘더 큰 정치’를 위해 준비하면 안 되는가?

스스로 원했든 그렇지 않든 결과적으로 이들의 도의원 1년 반은 국회의원 후보로 가기 위한 발판으로 활용됐다는 다수 시민들의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자신의 정치적 야망과 욕심 때문에 지역발전과 주민을 위해 4년 동안 봉사하겠다는 약속을 내팽개쳤다는 세간의 평가는 결코 억울해 할 일이 아닌 것이다. 이런 사정을 감안해 민주당 지도부도 공직자 사퇴 자제 권고 결정을 내리지 않았겠는가?

통합진보당 전북도당은 이들 현역 도의원들의 총선 출마를 위한 중도사퇴에 대해 명백히 비판적 입장을 밝히는 바이다.

통합진보당 전북도당은 이번을 계기로 공직자의 임기 중 사퇴 규정을 엄격히 제한하거나, 재보궐선거의 원인제공자 또는 이들을 공천한 정당이 재보궐선거 비용을 부담할 수 있도록 하는 등의 제도적 개선 방안을 마련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2012. 1. 9

통합진보당 전북도당

Posted by 파비 정부권

창원을 선거구는 한나라당 텃밭인 경남의 한가운데에서 진보정당 후보가 재선을 이룬 곳이라는 점에서 정치적으로 대단히 의미가 있는 곳이다. 더구나 창원을은 경남의 수도란 점에서 진보정치 1번지일 뿐 아니라 경남의 정치 1번지라고도 할 수 있다.

12월 30일 오후 2시, 세모의 끝자락에 치러진 진보후보들 간의 합동인터뷰는 그래서인지 뜨거웠다. 도의원을 중도사퇴하고 출마한 통합진보당 손석형 후보가 쟁점이었는데 진보신당 김창근 후보와 무소속 박훈 후보는 원칙과 당선가능성 두 가지 면으로 손 후보를 압박하는 모양새였다.

▲ 왼쪽부터 손석형, 김창근, 박훈 후보. 사진=실비단안개

여기에 대한 손 후보의 대응은 이런 것이었다. 우선 김창근 후보와 박훈 후보에 비해 통합진보당 출신인 자신이 한나라당을 상대로 이기는데 훨씬 유리하다는 것. 그는 도의원을 중도사퇴하고 국회의원에 출마하는 자신을 비판하는 여론을 의식해 이런 비유를 들었다고 한다.

“큰 고기는 큰 그물로 잡아야 합니다. 짧은 두레박줄로는 깊은 우물물을 긷지 못하는 법입니다. 과연 누가 이 중차대한 소임을 제대로 수행해 낼 수 있을 것인지 현명한 판단을 기대합니다. 맏며느리가 없으면 그 역할은 둘째며느리가 이어받는 것이 인지상정입니다. 둘째 며느리가 하던 일이 있다고 해서 막내며느리가 맏이 노릇을 할 수 없는 것입니다.”

자 여기서 큰 그물은 무엇이고 짧은 두레박줄은 무엇일까? 맏며느리가 권영길 의원인 건 알겠는데 둘째며느리는 누구이며 막내며느리는 또 누구일까? “둘째며느리가 하던 일이 있다고 해서”란 표현을 보면 하던 일이 있던 둘째며느리는 바로 자신이란 점을 말하고 싶은 듯하다.

여기에 대해 진보신당 임수태 고문은 “자기만이 큰 그물이고 긴 두레박줄이며 다른 후보들은 고기도 잡을 수 없고 물도 길을 수 없다는 것”이냐며 “자기가 최고라는 자가발전”을 “너무나 한나라당스런”이라는 격한 용어까지 사용하며 비판했다.

게다가 더욱 문제는 며느리들의 서열을 강조하는 하는 듯한 발언이 전근대이라는 것이며 진보정당의 정치인으로서는 도저히 할 수 없는 말이라고 주장한다. 실제로 이런 자가발전은 인터뷰 당일에도 은근하게 드러났는데 “나는 다섯 번이나 한국중공업 노조위원장을 역임했습니다. 김창근 후보도 한 네 번인가 했지만”이라고 말해 자신의 경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태도는 그렇게 올바른 것도 아닐 뿐 아니라 사실과 부합하지도 않는 것이다. 김창근 후보는 서슬 퍼런 전두환 정권 시절이던 85년에 한국중공업에 노조를 설립한 장본인으로 설립위원장을 지냈다가 해고됐다. 이후 90년에 복직해 네 번의 위원장을 더했으니 한국중공업 위원장 경력으로 보자면 김 후보가 선배인 셈이다.

그런데도 굳이 이런 경력들과 현역 도의원이란 점에 더해 며느리서열까지 내세우는 것은 이른바 대세론으로 입지를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합동인터뷰 때 좀 더 보충질문을 할 시간이 주어졌다면 이렇게 물어보고 싶었다.

“권영길 의원의 불출마선언이나 문성현 민노당 전 대표가 창원을을 포기하고 창원갑 출마를 선언한 것은 모두 진보대통합을 위해서였습니다. 비록 진보대통합이 실현되지는 못했지만 손 후보가 다시 한 번 통 큰 양보로 대단결의 불씨를 살릴 용의는 없습니까?”

손석형 후보의 며느리론을 들먹이자면 누가 보더라도 사실상 창원에서 둘째며느리는 문성현 민노당 전 대표(현 통합진보당 창원시당위원장)가 아닐까? 그렇게 본다면 모든 후보들은 이 시간부로 즉각 사퇴하고 둘째며느리가 맏며느리 역할을 잘 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하는 것 아닐까?

하지만 문성현 전 대표는 모든 기득권을 포기하고 창원갑 지역 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이 결단을 진보대통합의 제단에 바치겠다고 했으며 진보신당과 함께 투트랙 전략으로 양쪽에서 모두 승리할 수 있는 기틀을 만들기를 바랐을 것이다.

물론 진보대통합이 물 건너갔으므로 통 큰 양보를 꼭 해야 하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손 후보의 주장처럼 반드시 이기기 위해선 오히려 도의원 중도사퇴라는 흠결이 있는 자신보다 다른 후보들에게 통 크게 양보해서 권영길 의원이나 문성현 전 대표의 바람을 이루는 것이 맞지 않을까?

2000년 이후 지난 세 번의 선거를 기억해보자. 창원의 노동자들이 총결집해서 달려들었는데도 근소한 차이로 한나라당을 이겼을 뿐이며 2000년에는 근소한 차이로 진 경험도 갖고 있다. 창원을과 창원갑이 동시에 진보정당 후보를 당선시키는 역사적 쾌거를 바란다면 통합진보당과 진보신당을 비롯한 지역사회가 총결집하는 방향으로 틀을 짜야만 할 것이다.

손석형 후보의 큰 그물, 긴 두레박줄 표현이나 며느리론에는 통합진보당이 이 지역에서 갖는 위상에 대한 자신감 같은 것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모두 알다시피 노동계는 51:49로 두 진보정당의 친소그룹으로 쪼개져있다. 게다가 통합진보당의 지지율 전망도 그리 밝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통합진보당 지지율이 12월 초 통합대회를 열었을 때만 해도 두 자리 수(10%에서 많게는 14%가 나온 여론조사도 있었다)를 기록하며 이른바 기염을 토하더니 그 이후 추락을 거듭해 3%로 내려앉았다가 심지어 한국일보-한국리서치 조사에 의하면 진보신당보다도 0.4%가 뒤지는 1.5%까지 떨어졌다.

원인은 따져보아야겠지만 진보통합이 큰 감동을 주지 못한데다 뒤에 출범한 민주통합당이 보다 과감하게 좌클릭 한데 반해 통합진보당은 오히려 반대로 우회전 정책을 씀으로써 기존 지지층들의 이탈현상이 일어난 것 아니냐는 관측들이 나오고 있다.

▲ 블로그 합동인터뷰 모습. 사진=경남도민일보 김구연 기자

손 후보는 20석 달성으로 교섭단체를 구성하겠다는 통합진보당의 청사진을 말하지만 앞에서 보았듯이 그리 녹록한 비전이 아닌 것이다. 손 후보 주장의 이면에는 “보다 큰 정당인 통합민주당 후보가 진보단일후보가 되는 게 맞지 않느냐”는 계산도 깔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런 주장은 진보정당의 후보가 내세울 명분이 못된다. 진보정당이 지금까지 취해온 스탠스는 독자노선이었다. 야권단일화, 비판적 지지에 맞서 독자적인 후보를 발굴하고 출마시켰으며 그 성과를 바탕으로 오늘날 진보정당들이 탄생한 것이다.

한발 물러서서 손 후보의 주장을 받아들인다면 통합진보당 후보 역시 보다 큰 정당인 민주통합당에 양보해야할 것이다. 손 후보의 논리에 따르면 민주통합당은 통합진보당보다 훨씬 더 큰 정당이며 따라서 더 큰 일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앞에 했던 질문을 다시 한 번 나누는 것으로 이글을 마치고자 한다. “손석형 후보님. 진보정치 1번지의 수성을 위해 통 큰 양보를 하실 의향은 없으신지요? 손 후보가 양보만 하면 모든 장애물이 제거되어 후보단일화 일정이 손쉽게 진행될 것 같습니다만.”

그러나 무엇보다 더 큰 것은 이것이다. 창원을과 창원갑이 투트랙으로 비상할 수 있다는 것.

※ 다음 글에서는 김창근 후보와 박훈 후보에게 손석형 후보가 원칙에 어긋나는 흠결이 있더라도 이해하고 단일화 경선에 합의해 그 결정에 승복할 용의가 없는지 묻는 글을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Posted by 파비 정부권

경남도민일보와 갱상도블로그가 주최한 창원을 진보후보 합동인터뷰, 지금까지 치러진 블로그인터뷰 중에서 가장 치열하고 뜨거운 인터뷰였다. 본격적으로 손석형-김창근-박훈 후보에 대해 따져보기 전에 오늘은 우선 세 후보에 대한 인상부터 살펴보기로 하겠다.  

통합진보당 손석형 후보는 노회한 정치인다운 인상을 보였다. 그는 2008년 보궐선거를 통해 도의원이 됐고 2010년 재선에 성공했다. 4년의 도의원 경험은 그에겐  중요한 자산이다. 그는 민노당과 진보신당, 민주당, 국참당이 모여 만든 이른바 교섭단체라 할 민주개혁연대의 공동대표를 진보신당의 김해연 의원과 함께 맡고 있기도 하다.  

▲ 왼쪽부터 손석형, 김창근, 박훈 후보. 사진=실비단안개

하지만 그는 과연 통합진보당 소속이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과도한 정치꾼 냄새가 났다. 합동인터뷰 도중에 박훈 후보는 손석형 후보에게 “마당 쓸고 경조사 챙기는 국회의원은 한나라당 의원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일갈했는데 이는 손 후보의 정체성에 대한 문제제기로 들렸다.

그런 점에서 진보신당 김창근 후보는 손석형 후보와 확연히 대비되는 인상이었다. 손 후보의 노회함에 비해 김창근 후보는 원칙주의자다운 면모를 보였다. 그는 중학교 1학년 중퇴의 학력에도 불구하고 세 후보 중 가장 충실하고 알찬 답변을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몇몇 블로거들은 질문의 요지를 파악하고 정확한 발음으로 답변을 정리하는 능력에서 김 후보가 가장 탁월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내가 보기에 그는 너무 원칙만 내세우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고집스러웠다. 정치를 하려면 일단 유권자의 눈높이를 잘 알아야 한다.

1등만 당선되는 현재의 선거제도 아래에서는 이념이나 노선, 정책도 중요하지만 당대의 유권자들이 가진 기호를 잘 파고들어야만 하는 것이다. 1등으로 당선되지 않고서야 아무 일도 할 수 없는 것이 대한민국 정치의 현주소다. 그래서 단일화라는 굴절된 정치행위가 발생하는 것이다.

무소속 박훈 후보는 어땠을까? 그는 돈키호테였다. 좌충우돌하는 그는 딱딱해질 수 있는 인터뷰 분위기에 웃음을 실어주었다. 통합진보당 강기갑 의원의 공중부양과 김선동 의원의 최루탄 투척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나는 한층 업그레이드 된 걸 보여주겠다”고 말해 좌중을 웃음바다로 몰아넣었다.

하지만 여러 블로거들은 “석궁 국회의원 보려면 박훈 후보를 밀어야겠다”고 말하면서도 “박 후보가 왜 나왔는지 모르겠다. 뭔가 창원을 선거구의 진보후보 구도에 불만이 있어 나온 거 같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손석형 후보의 도의원 중도사퇴 문제와 진보후보발굴위원회의 사실상 해체가 원인이 아니겠냐”는 지적도 있었다.

한 블로거는 “저분이 국회의원 되면 (나라) 말아먹을 것 같다”는 다소 격한 반응도 보였다. 그러나 진정성에 있어서는 역시 손석형 후보와 확실히 대비된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던 것 같다. 자, 그럼 마지막으로 간단하게 내가 받은 인상을 정리하고 마치기로 하자.

손석형 후보는 한나라당 후보로 출마하는 것이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지나치게 정치꾼 냄새가 났다. 김창근 후보는 말에 논리가 있고 설득력이 있었지만 과도하게 이념에 집착해 비대중적이고 현실정치에 대한 감이 떨어진다는 느낌을 받았다.

박훈 후보는? 대책 없는 돈키호테. 그는 현역 변호사답지 않게 투쟁 말고는 아는 게 없는 것처럼 보였다. 노동자들이 자신을 위한 법을 만들기 위해선 강력한 힘을 가져야 하고 그건 투쟁 없이 이루어질 수 없다는 그의 말은 옳지만 그것이 모두가 아니다.

강기갑의 공중부양이나 김선동의 국회 최루탄 투척이 한순간 카타르시스를 선물해줄 수 있을지는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진보진영에 부정적 인상만 남길 뿐이라는 게 나의 생각이다. 나는 어떤 폭력도 정당화될 수 없다는 차원에서 박훈 후보의 ‘업그레이드 폭력’에 반대한다.

▲ 블로그 합동인터뷰 모습. 사진=경남도민일보 김구연 기자

그리하여 결국 손석형 후보와 김창근 후보의 대결로 압축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것이 나의 판단이다. 손석형 후보가 통합진보당 후보로 뽑혔으므로 유리하지 않겠느냐는 분석이 지배적이지만 과연 그럴까?

통합진보당은 민노당-국참당-진보신당 탈당파의 3자 통합으로 시너지효과를 기대했지만 지지율은 고작 3%를 오르내리면서 오히려 민노당 시절보다 더 못하게 나오고 있다. 게다가 민주노총의 배타적 지지도 폐기될 처지에 놓였다. 창원의 노동진영은 51:49로 반분돼 있다.

도의원 중도사퇴 문제도 손석형 후보에겐 아킬레스건이다. 민노당의 통합진보당으로의 변신은 강성노조가 많은 창원에서 도리어 불리한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도 크다.·민주노총 경남본부장 출신인 손 후보에 비해 전국금속노조 위원장 출신이란 김 후보의 경력도 부담스럽다.

Posted by 파비 정부권

제가 <100인닷컴> 편집장 직을 그만 둔지가 꽤 됐는데도(지금은 민병욱 기자가 하고 있음) 아직도 각 정당이나 시민단체들이 보도자료를 보내옵니다. 또 어떤 분은 일 제대로 하라고 불만 섞인 충고를 하기도 합니다. 모두들 고마운 일입니다.

사실 오래전부터 보도자료를 이른바 언론사라고 불리어지는 언론에만 보내는 습관은 난센스라고 생각했습니다. 미디어만 미디어가 아니고 1인 미디어 블로그도 미디어인데 말입니다. 이런 것들도 모두 타파해야할 관성이지만 쉽지 않은 듯합니다. 간단하게 ‘하면’ 될 것 같지만 그렇지 못한 무엇이 있는 모양이지요.

정당이나 시민단체들이 블로거(특히 시사블로거)들의 이메일 주소나 방명록을 활용해서 블로거들에게도 보도자료를 보내는 노력을 기울인다면(사실 이는 밥상에 숟가락 하나 더 놓는 것보다 쉬운 일이다) 얼마나 좋을까요?

▲ 김창근 전 금속노조 위원장(왼쪽에서 두번째)의 창원을 국회의원 출마 기자회견 @사진. 진보신당 경남도당

어제 진보신당에서 보도자료가 하나 보내져왔습니다. 김창근 전 금속노조 위원장이 창원을에 국회의원 후보로 출마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앞으로 누구든지 이렇게 보도자료를 보내주시면 부족하나마 제 블로그에다 기사를 싣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오늘은 시간도 부족하고 특별히 아는 것도 없어서 일단 보내온 기자회견문을 전문 그대로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래도 간단하게나마 김창근 위원장에 대해 언급한다면 이분 정말 대단한 분이라는 겁니다.

이분은 중학교 1년을 다닌 것이 학력의 전부인데도 대졸자 뺨치는 수준의 지식과 철학적 식견을 가졌습니다(<배달호열사 평전>을 거의 혼자서 글 작업을 하는 이분 모습을 보았다면 놀라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하긴 <소금꽃나무>를 쓴 김진숙 씨는 이분보다 학력이 더 낮아도 글을 얼마나 잘 쓰던가!). 유창한 언변과 연설 능력은 감히 우리 지역에서 따를 자가 없습니다. 발음도 정확해서 전달력도 뛰어납니다. 무엇보다 흔들림 없는 신념이 매력적입니다.

게다가 솔선수범이 몸에 밴 사람입니다. 절대 후배들더러 궂은 일 시키지 않고 자신이 직접 합니다. 빌딩 벽에 매달려 수도관 설치를 하는 일이라든지 망치로 합판과 각목을 두드려 농성장 텐트 바닥에 잠자리를 만드는 것이 모두 이분의 몫입니다.

이분은 또 네 차례나 감옥을 들락거리면서도 한국중공업(현 두산중공업) 위원장을 다섯 번이나 역임하고 초대 전국금속노조 위원장을 지냈습니다. 노동운동 1세대인 그는 늘 노동자의 자리가 자기 자리라 해왔지만 노동정치의 위기를 풀고자 출마를 결심했다고 합니다. 

진보신당 김창근 창원을 국회의원 후보 출마 기자회견문

노동자 정치세력화의 정도를 걷겠습니다.

노동자가 사람답게 살기 위해서는 노동자 정치세력화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하지만 저는 노동운동에 복무하는 것으로 제 역할을 다 하고 있다는 생각에 정치는 먼발치에서 바라만 보고 있었습니다.

지난날 우리 민주노총이 만든 민주노동당은 노동자 정당이라고 하지만 전체노동자의 권익을 대변하는 대신 노동자들을 단지 몸대고 돈대는 도구로 이용했습니다. 그 결과 노동자 정치세력화는 실패의 길로 갈 수밖에 없었다는 반성을 합니다.

진보신당 또한 노동자 정당으로서 구실을 충분히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모두가 우리의 탓입니다. 우리 노동자들은 이명박 정권의 노동자 탄압에 맞서 민주노조 지키기에도 힘에 겨워, 급하면 보수야당의 힘이라도 빌리기 위해서 정치구걸을 하면서도 정작 진보정당을 힘 있는 노동자 정당으로 키우지 못하였습니다.

민주노총 또한 노동자에 대한 자본과 부자정권의 탄압을 투쟁으로 돌파하기보다는 정치에 의존해서 해결하려 하면서 원칙도 없이 우왕좌왕 하고 있습니다. 배타적 지지방침이라는 도깨비 방망이로 노동자정당의 한축을 부정하면서 민주노동당 밀어주기를 하더니, 이제는 한미FTA를 추진했던 자유주의 정당 국민참여당과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탈당파가 통합한 이른바 통합진보당에 힘을 실어주겠다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입으로는 FTA 반대를 외치면서 이를 추진했던 정당과 통합을 하는 정당을 진보정당이라고 우기면 스스로 진흙탕 속으로 걸어가는 길입니다.

정치 명망가들의 권력 놀음에 더 이상 노동자들이 들러리를 설 수 없습니다. 민주노총 출신 민주노동당 지방의원들이 개인의 정치적 욕심을 채우기 위해 유권자와의 약속도 팽개치고 공직사퇴를 불사하겠다는 태도를 갖고 있다면 이건 한참 잘못된 것입니다. 이들은 이구동성으로 진보정치 1번지 창원을 선거구를 지키고자 출마한다고 말하지만 민주주의의 기본상식마저 저버리고 진보정치를 실현할 수 있겠습니까?

저는 한국노총, 민주노총 가리지 않고 조직화 되지 않은 중소기업 영세 사업장 노동자들과 함께할 수 있는 길을 찾아 나서겠습니다. 대학을 나와도 일 할 곳이 없는 청년들과 예비노동자, 실업자들이 함께 살아갈 수 있는 길이 무엇인지 근본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경기침체를 벗어나기 위해서 금수강산을 파 뒤집어 놓고 그것도 모자라서 다주택자 양도세를 깎아서 집값 하락을 막겠다는 부자정부의 정책을 멈추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오직 자본주의를 극복함으로써만 인간의 자유와 참된 만남의 공동체가 가능하다.”는 우리 진보신당의 강령정신을 항상 가슴에 새기겠습니다.

창원시민 여러분.

우리가 맞고 있는 오늘의 위기는 단순한 경기상의 불안이나 경기부진을 뛰어넘는 것입니다. 이 위기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미국, 유럽 등 전 세계가 겪고 있는 위기이며, 세계적인 양극화가 잉태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인 위기입니다. 그러하기에 위기의 해법 역시 단순해서는 안 되고, 근본적이어야 합니다.

해고의 위협에 시달리는 노동자들이 경영에 참여하여 자신의 권리를 지키고, 비정규직 사용을 제한하는 동시에 차별을 철폐해야 합니다. 또한, 보육, 교육, 의료, 노후 등 삶의 기본요소를 국가가 책임지고 보장해야 합니다. 더불어 이러한 조치들을 시행하기 위해서는 부유층과 대기업이 더 많은 세금을 내는 부자증세를 실시해야 합니다. 이런 근본적 사회대개혁 없이 오늘날 우리 국민들이 겪는 위기는 극복될 수 없습니다.

존경하는 창원시민 여러분!

저는 솔직히 중학교도 못나오고 자퇴한 사람으로서 학력이 보잘 것 없이 부족합니다. 그러나 저에게는 반평생 노동자로 살아오면서 생긴 원칙과 지혜가 있습니다. 저 같은 사람이 국회에 들어가면 진정으로 노동자답게 노동자, 영세상인과 서민을 대변하는 정치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법을 만드는 국회의원이 많이 배운 것은 참 좋은 것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많이 배우고 똑똑하다고 하는 사람들이 가진 자만을 대변하고 권력을 좇아가면 우리 사회에 큰 재앙이 될 것입니다. 부자들의 세금을 깎아주면 결국 우리 노동자 서민들이 더 내야 할 것이고, 한미FTA 맺어서 미국의 기업과 한국의 몇몇 재벌들에게만 이익을 주면 빈부격차는 더욱 커지고 노동자, 농민, 서민들의 삶은 더욱 힘겨워질 것입니다. 미국의 기업이나 수출업자가 대한민국 정부를 상대로 제소하는 길을 열어주면 국회에서 아무리 법을 만들어도 소용이 없습니다.

존경하는 창원시민 여러분

비록 우리 진보신당이 원외정당의 초라한 모습이지만 자본이 주인인 이 사회를 갈아엎기 위한 험난한 길을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입니다. 진보신당은 국민여러분의 뜻을 겸허히 받아들이면서 동시에 근본적 사회대개혁과 당면한 한미FTA 폐기를 위해 진보적 가치와 호혜평등에 입각한 야권연대를 진지하게 추진할 것입니다

저 김창근, 정치에 첫발을 딛으면서 정말 많이 부족하고 준비도 부족합니다.

그러나 단 한 번도 노동자의 본분을 벗어나 본 적이 없습니다. 좀처럼 믿을 수 없고 어지러운 정치판 속에서 어쩌면 제대로 준비된 노동자후보가 아닌가 하는 역발상을 해봅니다.

저는 지금까지 살아온 방식대로 밑바닥 삶을 살아가겠습니다. 노동조합 하면서 네 차례나 구속되고 두 번이나 해고되어 지금도 두산중공업에 복직을 못하고 있지만, 저 개인의 이익을 취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습니다. 제 자신이 해고노동자이고 서민의 아픔을 간직하고 있는 당사자입니다. 두산중공업에서 분신자결한 제 친구이자 동지인 배달호 열사를 평생토록 가슴에 새기고 있습니다. 학비를 내지 못해서 중학교 자퇴서에 부모님 몰래 도장을 찍어주던 어린 시절의 아픔을 늘 생각하면서 스스로를 채찍질 하겠습니다. 이 멀고도 험난한 길에 창원의 노동자들과 우리의 부모 형제들 바로 시민여러분과 함께 웃고 함께 울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11년 12월 12일

진보신당 창원을 국회의원 후보 출마자 김창근

김창근 출마자 약력

<주요경력>

1955년생

1974년 건설노동자 시작 (현대중공업 신축공사, 포항제철 확장공사, 성산대교 등)

1981년 해외파견 건설노동자 (현대건설 오만 정유공장, 리비아 저유시설)

1983년 한국중공업(현 두산중공업) 입사

1985년 한국중공업 노동조합 설립 위원장.

1985년 한국중공업 해고

1990년 대법원 확정판결로 한국중공업 복직(담당변호사 문재인, 노무현, 대법원 주심판사 이회창)

1991년~2001년 한국중공업 7, 10, 12, 14대 노동조합 위원장

2001년 전국금속노동조합 경남1지부 지부장

2001년 민주노총 전국금속노동조합 위원장

2002년 두산중공업 두 번째 해고

2003년 두산중공업 배달호 열사 분신대책위원장

2004년 배달호 열사 정신계승사업회 회장

2005년 부산경남울산 열사정신계승사업회 회장

2006년 민주노총 위원장 후보 출마

2007년 민주노총 사무총장 출마

2010년 전국금속노동조합 사무처장

2011년 진보신당 경남도당 민생특위 위원장

상 벌 사 항:

1987년 한국중공업 노동조합 파업으로 인한 제3자개입금지로 구속

1995년 한국중공업 노동조합 위원장 재직 시 파업으로 인한 구속

1999년 한국중공업 노동조합 위원장 재직 시 빅딜 반대투쟁으로 구속

2004년 두산중공업 파업과 배달호열사 분신투쟁 등으로 구속

2011년 전국금속노동조합 위원장 공로패

Posted by 파비 정부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