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로'에 해당되는 글 6건

  1. 2010.07.18 김수로, 작가 바꿨다고 배가 산으로 가나 by 파비 정부권 (8)
  2. 2010.06.02 '김수로' 촬영현장에서 쫓겨난 이야기 by 파비 정부권 (1)
  3. 2010.01.20 '공부의 신' 김수로가 말하는 참교육은 무엇일까 by 파비 정부권 (9)
  4. 2010.01.12 '공부의 신' 학생권리장전 같은 김수로의 명대사 by 파비 정부권 (11)
  5. 2010.01.06 '공신' 막장고딩 유승호 막말, 이래도 되나 by 파비 정부권 (19)
  6. 2010.01.03 선덕여왕 떠난 자리, 누가 차지할까? by 파비 정부권 (9)
아무리 작가 교체 때문이라지만… 좀 심하다















김수로, 드라마가 방영되기 전부터 큰 기대감으로 기다렸던 드라마입니
다. MBC는 선덕여왕으로 왕년의 드라마 왕국으로서의 면모를 어느 정도 회복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선덕여왕이 워낙 인기도 있었고 내용도 탄탄했던 터라 이어질 김수로에 대한 기대가 더욱 컸던 것도 사실입니다.

가야를 다룬 거의 첫 번째 시도, 김수로

김수로에 대한 이야기는 아직 우리나라 드라마에서 다룬 예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드라마 뿐 아니라 역사가들의 연구도 매우 부진한 것이 현실이지요. 한반도의 남단에서 무려 500년 이상이나 떨쳤던 주요한 정치세력에 대한 대접치고는 너무나 허접했던 것도 사실입니다.  


그래서 김수로의 일대기가 드라마로 만들어진다고 해서 매우 기뻤습니다. 특히나 김수로가 활약했던 가야는 바로 내가 살고 있는 지역이기도 합니다. 나의 아내도 김해 김씨이니 말하자면 드라마 김수로는 우리 집안과도 무관하지 않은 셈이지요.(ㅋ~ 이건 좀 오버다, 그렇죠?)

아무튼 신문지상에 최인호의 제4의 제국을 드라마로 만든다는데 제목이 잃어버린 제국으로 한다더라, 뭐 어쩐다더라 하는 이야기들이 많이 떠돌았습니다. 선덕여왕이 끝나자마자 그 열기가 채 식기 전에 돌았던 이런 이야기들은 더더욱 가야 건국 과정을 그릴 드라마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던 것입니다.

마침내 우리 앞에 모습을 드러낸 드라마의 제목은 김수로였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그 제목이 가장 적절하지 않았을까 생각됩니다. 사실 제4의 제국이니 잃어버린 제국 따위는 대중적 드라마의 제목으로는 좀 부적절하다고 할 수 있지요. 아마도 김수로 앞에 철의 제왕을 붙인 것은 철기문화가 융성했던 가야의 면모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그려나가려는 의도라고 보였고, 실제로도 그렇더군요.


오랜 기다림 끝에 맛본 김수로는 재미있었습니다. 그러나 CG, 전투장면 등은 추노가 끝난 지 오래지 않았던 탓인지 좀 실망스러웠습니다. 추노가 우리의 눈을 너무 고급스럽게 만들어놓았던 까닭도 작용했을 테지요. 그러나 전반적으로 줄거리는 흥미진진하게 진행됐다고 생각합니다.

잃어버린 제국의 복원이란 역사적 의미도 지닌 드라마

김수로와 정견모주가 북방에서 내려왔다는 설정도 논쟁의 지점은 있지만 나름 역사적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신라의 김씨와 가야의 김씨가 실은 같은 계통으로 북방에서 내려온 부족이란 설도 힘 있게 받아들여지고 있으니까요. 석탈해와 김수로의 경쟁관계도 역시 역사적 자료에 근거한 것이라 크게 문제는 없다고 생각됩니다.


김수로가 철기를 보유한 북방민족의 수장이란 관점보다 철기는 이미 가야지역에서 발달해 있었으며 김수로는 단지 이를 배우고 받아들였을 뿐이라는 해석도 매우 새롭고 독특한 시각이었습니다. 다만 유리왕의 뒤를 이어 신라의 왕이 될 석탈해가 너무 비열한 인물로 그려져 개인적으로 좀 아쉬운 감이 없잖아 있긴 합니다.

그런데 그렇게 재밌게 보고 있던 드라마 김수로가 오늘 보니 갑자기 배가 산으로 가고 있다는 느낌을 받고 상당히 당혹스러웠습니다.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얼굴이 화끈거릴 정도였습니다. 도대체 연기자들의 대사나 행동이 전혀 자연스럽지 못할 뿐 아니라 앞뒤가 맞지 않는 일들이 많았으며, 심지어는 코미디 같다는 생각마저 들었습니다.

특히 염사치는 황당함의 극치였습니다. 간자 임무를 띠고 구야국에 잠입한 고정간첩 아로와 염사치가 주루에서 벌이는 행각은 실로 저급한 코미디라 하기에 모자람이 없습니다. 염사치는 구야국의 실권을 장악하고 왕좌를 노리고 있는 신귀간(대천간)의 오른팔입니다. 그런 그가 벌이는 어설픈 장난은 참으로 도가 지나쳤습니다.

뿐만 아닙니다. 석탈해도 마찬가집니다. 아효는 또 어떻습니까? 아마도 짐작하건대 아로는 박혁거세의 딸이며 아효는 남해차차웅의 딸인 듯합니다. 둘은 고모와 조카 사입니다. 그런 사람들이 구야국에 첩자로 잠입해 활동을 하고 있다는 것이니 그 충성심이 실로 대단합니다. 이런 걸 좀 유식한 말로 노블레스 오블리주라 하나요?

너무나 엉성한 설정, 대사, 보는 사람이 부끄러울 정도

그런데 그토록 막중한 임무를 띤 아효의 행동이 참으로 이상합니다. 그녀는 아로의 명을 받고 김수로를 죽이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결국 죽이지 못했습니다. 김수로에 대한 사랑 때문이었겠지요. 그리고 얼마 후 김수로는 석탈해의 음모에 빠져 노예선에 팔려갔고 늑도로 갔습니다. 그곳에서 허황옥으로부터 구출되었지요.  


어찌어찌(이것도 참 거시기 합니다) 아효는 김수로가 있는 곳을 알아냈습니다. 아로의 눈을 피해 늑도에 온 아효, 김수로를 보자 감격에 눈물을 흘립니다. 사실은 아로에게 아효를 시켜 김수로를 죽이라고 한 사람은 석탈해였습니다. 드라마는 이 부분에 대한 해명도 제대로 하지 않고 있습니다. 아로, 아효와 석탈해의 관계…. 

아무튼 아효는 김수로에게 당장 구야국으로 돌아가지고 채근합니다. 이 무슨 황당 시츄에이션? 거기에 가서 잡혀 죽으라고? 신귀간이 천군을 누르고 구야국의 실권자가 되어 공포정치가 실시되고 있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아효가, 그 신귀간에게 붙어 김수로를 죽이도록 자기에게 사주했고, 그게 뜻대로 안 되자 음모를 꾸며 노예선에 팔아넘긴 석탈해가 버티고 있는 구야국으로 당장 돌아가잡니다.  


이거 작가님이 혹시 뭘 잘못 드셨을까요? 그러더니 오늘은 김수로와 허황옥, 허황옥의 부친 허장상이 철편(철근? 이름은 정확히 모르겠음)을 구하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구야국으로 들어갑니다. 김수로와 득선은 김수로의 양어머니(단야장 조방의 처)의 집에 갔다가 군사들에게 쫓기는 신세가 됩니다.

그리고 같은 시각, 허장상과 허황옥은 철편(?)을 구하기 위해 상단을 관리하는 신귀간의 부하를 만나러 갔다가 아효와 마주칩니다. 원수가 외나무다리에서 만난 것도 아닌데 이들은 실제로 외나무다리 비슷한 곳에서 만납니다. 모른 척 지나가려는 허황옥을 붙들고 아효가 어린아이 투정하듯 다그칩니다. 

"네? 수로 도련님은 잘 계신가요? 건강은 회복하셨나요? 그런데 왜 안 오시나요? 언제 오시죠?"  

가야의 옛땅에 사는 한 사람으로 좀 더 세심한 배려가 아쉽다

이건 뭐… "수로야, 너는 왜 빨리 호랑이 입으로 머리를 안 들이미는 거니? 빨리 와서 호랑이 밥이 되지 않고 뭐 하는 거냔 말이다. 재미없게" 하고 말하는 것 같습니다. 도대체 그 어색함이란. 문제는 닭살이 돋을 것 같은 어색함이 이것뿐이 아니란 것입니다. 최소한 오늘은 드라마 전체가 어색함과 닭살 등으로 도배된 코미디였습니다.


듣자하니 작가가 중간에 교체되는 등 진통이 있었다고 하더군요. 내용은 잘 모르겠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어느 정도껏이어야지 이건 너무 한다 싶습니다. 김수로에 대한 기대로 드라마가 시작되기를 기다려왔던 한 사람으로, 또 가야의 옛 땅에 살고 있는 후손의 한 사람으로 부끄럽기 짝이 없습니다.

물론 김수로는 여타의 막장드라마와는 비할 바 없이 훌륭한 드라마임에 틀림없습니다. 특히 잃어버린 제국 가야를 복원하는 드라마여서 더욱 기대가 큽니다. 그런 만큼 세심한 배려가 더욱 절실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연기자들의 투혼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지 않도록 제작진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배종옥이나 유오성 같은 훌륭한 배우들이 이 드라마로 인해 연기에 대한 혹평을 듣게 되지나 않을까 그게 걱정이네요. 그러나 그보다는 제가 이 드라마를 보면서 느끼는 부끄러움, 몸 둘 바를 모르는 어색함, 그런 게 더 불편하답니다. 아무래도 김수로 열혈 팬이라 그런가봅니다. 아무튼, 건투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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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파비 정부권
여기는 mbc 새 주말드라마 <김수로> 촬영 현장입니다. 경남 창원(마산) 진동면 다구리와 도마이 마을을 지나 구산면 명주마을입니다. 저도 실은 여기서 <김수로>를 촬영하는 줄은 까맣게 몰랐습니다. 6·2 지방선거 취재차 나왔다가 우연히 알게 된 것입니다.


아직 세트장이 완성되지는 않았습니다. 한참 짓고 있는 중이군요.


그래도 한쪽에서는 촬영이 곧 시작 되려나 봅니다. 스텝들이 분주한 모습이네요.


아이고, 이게 웬 떡인가 싶어 사진을 찍으려고 하니 한 청년이 나타나서 못 하게 막습니다. "당신들 뭐에요. 찍으면 안 됩니다." 아, 실은 당신들 뭐에요, 소리까지는 안 했답니다. 그건 과장이고…, 일단 아무튼 여기서 사진 찍으면 안 된다고 제지를 받았습니다.

플래쉬 없이 잠깐, 방해되지 않도록, 살짝 찍는 건데 그래도 안 되겠냐고 하자 그 청년은 절대 안 된다고 하더군요. 에이구, 얼굴을 보아하니 젊은 티가, 아니 어린 티가 팍팍 나는 게 절대 말이 안 통하겠다 싶어 그냥 조용히 물러나기로 했습니다.

함께 갔던 마을 형님은 "아니, 젊은 사람이 말이야, 너무 심하게 그러는 거 아니요? 말을 그렇게 빡빡하게 할 필요까지는 없잖소" 하며 따지려고 했지만, 그건 아니죠. 젊기 때문에 그런 것을요. 젊다는 것은 융통성이 없어서 불편할 때가 많기도 하지만, 한편 그래서 때묻지 않은 순수함이 있는 것이죠.


대신 나오는 길에 아래에 보시는 세트장 건물 사진을 찍고자 했지만 그 청년은 달려와서 그것도 못하게 하더군요. 아아 젠장, 이 정도는 괜찮지 않나 싶었는데, 그 청년 고집 한 번 대단합니다. 어쨌든 자기 눈앞에서 민간인이 카메라를 드는 꼴이 용납이 안 되는 모양입니다.

아니 그게 아니라 이 청년의 말에 의하면 민간인은 여기 들어오는 것도 안 된다고 하더군요. 뭐 힘이 있습니까? "네, 미안합니다!" 꼬랑지를 내리고 나오려는데 안면이 있는 사람이 들어옵니다. 마산중부경찰서 정보과 형사. "아이구, 반갑습니다. 여기 어쩐 일이십니까?" 

드라마 세트장이 사찰 대상은 아닐 텐데 뭐 하러 여기 나타났을까? 그는 세트장 공사가 얼마나 진척됐는지 알고 싶어 왔다고 했습니다. 그러고 보니 그는 민간인이 아닙니다. 역시 청년도 민간인이 아닌 그에게는 함부로 대하기가 어려운가 봅니다.

뒷짐을 진 정보과 형사의 걸어 들어가는 폼이 아주 자연스럽습니다.


여기는 보는 사람들이 아무도 없어서 마음껏 사진을 찍을 수 있습니다.


여기두요. 그래도 뭔가 아쉽습니다. 에쒸~ 그냥 그 형사 뒤나 따라 들어갈 걸 그랬나? 역시 뱁새보다는 짭새의 다리가 더 긴 모양입니다. 그렇게 생각하니 괜히 기분이 안 좋습니다. 뭐야 이거, 사람 차별하는 거잖아. 그런들 어쩌겠습니까.


아직 여기저기 파헤쳐진 게 정리가 안 됐지만 마산은 바다가 참 아름다운 곳입니다. 그런데도 마산사람들은 자기들이 가진 바다가 아름다운 줄을 모르고 삽니다. 그래서 시멘트 더미에 매몰당하는 바다를 지킬 생각도 못합니다.

어쩌면 곧 이 아름다운 바다에도 수정만처럼 조선소를 짓겠다고 나설 기업이 생길지도 모릅니다. 그러면 시는 다시 그 기업을 칭송하며 어서 빨리 바다를 메우자고 계획을 세우고 하겠지요.

저 멀리 보이는 육지는 거제도인 것 같습니다.


엇 그런데 저분, 어디서 많이 본 분이로군요. 누구시더라? 굉장히 유명한 배우 아니던가요? 아 그렇군요. 많이 보던 분이네요.  


가까이서 보니 수염이 딱 어울립니다. 가까이 다가가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테레비에서 보던 것보다 훨씬 멋있습니다." 그러자 이렇게 답하시더군요. "에이 이제 다 늙었는데 뭐." "수염하고 분장이 잘 어울리시는데요." "그야 진짜로 늙었으니까 그렇겠지. 진짜 늙었어."


그러고보니 정말 자상한 할아버지 같습니다. 지나가는 어린아이에게 손도 흔들어 주십니다. 성격 참 좋으시더군요. 덕분에 쫓겨날 때 가졌던 섭섭한 마음이 모두 사라졌습니다.


어? 이분도 어디서 많이 보던 분이네요. 그런데 저기서 뭐 하시는 걸까요? 혹시 쉬 할 자리라도 찾고 계신 건 아닌지…, ㅎㅎ


여기저기 구야국 복장을 한 인물들이 분주하게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지방선거 때문에 여기 왔다가 뜻하지 않게 좋은 구경 하고 갑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진동에서 구산면으로 이어지는 이 바닷길은 참 아름다운 곳입니다. 마산사람들조차 마산에 이렇게 아름다운 바다가 있다는 사실을 잘 모릅니다.

그리고 하나 더 말씀드리면 마산 시내에서 먹는 회 맛과 여기 바닷가 어느 횟집에서 먹는 회 맛의 차이는 그야말로 하늘과 땅 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담에 기회가 되면 이곳 바닷가 어느 횟집 하나를 정해서 한번 보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도시에서 먹는 회맛은 너무 싱겁지요. 왜 그런지는 다들 잘 아실 겁니다. 고기가 고생해서 그렇습니다. 그러나 여기 싱싱한 바닷가에서 먹는 회맛은…, 여기까지만 하겠습니다, 다음을 위해.


오늘은 투표하는 날입니다. 모두들 투표는 잘 하셨는지 모르겠군요. 아직 안 하신 분은 빨리들 가셔서 신성한 권리행사를 하시기 바랍니다. 저는 벌써 투표하고 왔습니다. 물론 몇 번 찍었는지는 비밀이구요. 사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일부 선거의 경우에 누가 누군지도 모르겠더라고요.

그래서 어떻게 했냐, 그것도 비밀선거의 원칙에 입각하야 비밀입니다. ㅋㅋㅋ 
Posted by 파비 정부권
TAG MBC, 김수로
요즘 <공부의 신>이 논란입니다. 인기가 있는 만큼 논란의 도마에 오르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논제에 대해 옳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으면 옳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기 마련입니다. 100%가 옳다고만 생각하는 것은 교회당이나 사찰 같은 예배장소에서나 가능한 일입니다. 전지전능은 신에게만 허용된 특허지요.


주입식 교육도 마찬가집니다. 이런 교육방법이 옳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고 그렇지 않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요즘 추세로 보면 주입식 교육이 옳다고 말하는 사람은 극히 드물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러나 여전히 주입식 교육이 효과적인 교수방법이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교육방법이 꼭 필요한 곳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공부의 신>은 천하대 특별반 학생들이 바로 그 대상이라고 생각합니다. 강석호 변호사(김수로)가 천하대 특별반을 만들고 제일 먼저 찾아간 선생님은 전설적인 수학교사 차기봉 선생(변희봉)입니다. 차기봉 선생은 강석호에게 자기가 천하대 특별반 수학과목을 맡는 조건을 다음과 같이 내겁니다. 

"주입식이야말로 진정한 교육이다. 이 사상을 절대적인 정의로 존중하겠나?"

강석호는 당연히 절대 존중하겠노라고 대답합니다. '주입식이 진정한 교육이라는 사상이야말로 절대적 정의'라고 생각하는 차기봉 선생의 교육관은 대체 어떤 것일까요? 그는 혹독한 훈련을 통해 마치 탁구선수가 날아오는 상대의 공을 거의 무의식적으로 받아내듯 수학문제도 그렇게 풀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저는 '주입식이 전정한 교육이라는 사상이야말로 절대적 정의'라는 그의 교육철학에는 동의할 수 없지만, 수학문제 풀이가 훈련을 통해 "순간적, 기계적, 자동적으로 이루어져야한다"는 그의 생각에는 상당히 공감하는 편입니다. 아니 거의 절대적으로 공감한다고 해도 틀지지 않습니다. 구구단 외우기를 예로 든다면 너무 단순한 생각일까요? 

강석호는 차기봉 선생에 이어 이번엔 괴짜 영어선생을 모시고 왔습니다. 그도 역시 차기봉 선생처럼 일선 학교에 나가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을 고사하지만, 어떤 이유에서인지 차기봉 선생이 불러오라고 했다는 한마디에 병문고로 향합니다. 앤써니 양으로 불리길 좋아하는 양춘삼 선생(이병준)은 차기봉 선생의 제잡니다. 

맨 왼쪽이 차기봉 선생, 맨 오른쪽이 양춘삼 선생이네요.


그런데 이 두 사람에게 어떤 악연이 있었던 것일까요? 차기봉 선생은 양춘삼 선생을 보자마자 기겁을 하며 강석호에게 그를 보내지 않으면 자기가 떠나겠다고 으름장을 놓습니다. 아무튼 각설하고, 우리가 주목할 것은 이 차기봉 선생과 양춘삼 선생에게선 공통점이 있다는 것입니다. 어떤 것일까요?

하나, 공부는 어렵고 힘들다고 생각하지 마라. 공부는 스포츠다. 공부는 게임이다. 공부는 놀이다. 재미있게 놀듯이 해라.

옳은 말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이걸 몰라서 그동안 공부를 못했던 것일까요? 공부가 지겹고 재미없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어떻게 공부를 재미로, 노는 것처럼, 스포츠나 게임을 하듯이 할 수 있단 말입니까? 거기에 대해 두 사람이 공통적으로 제시하는 것이 다음 두 번쨉니다.

둘, 기본 공식, 기본 구문을 마스터 하라. 그리고 이걸 자유자재로 쓸 수 있도록 하드(머리)에 내장하라. 달달 외워라.

뭐 여기까지는 여러분들도 모두 보셨을 겁니다. 여기에 대한 찬반도 분분합니다. 그러나 어쨌든 저는 오늘 어떤 공부방법이 또는 교수방법이 가장 효과적일까 하는 걸 얘기하고자 하는 것은 아닙니다. 일각에서 제기하는, 심지어 막장이란 표현까지 동원하며 <공부의 신>이 그릇된 교육관과 사교육을 조장한다는 비판에 대한 나름의 생각을 정리해보고자 함이 목적이지요.

저는 앞선 포스팅 <학생권리장전 같은 김수로의 명대사>에서 강석호의 다음과 같은 말을 소개한 적이 있습니다. "모든 학생들은 꿈을 꾸고 키워야할 권리와 의무가 있습니다. 자유를 준답시고 아이의 꿈을 무시해버리는 게 폭력이 아니고 뭐겠습니까." 김수로의 이 대사를 들으며 정말 감동에 가슴이 뭉클했다고 하면 웃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대사는 정말 논란의 대상이 될 만한 대사입니다. 아이들에게 자유가 중요한가, 지도가 중요한가의 문제는 요즘 늘 화두가 되는 대상입니다. 작년 봄이었던가요? 경남지역의 블로거들이 경남교육감을 만났던 적이 있습니다. 그때 블로거들과 교육감 간에 의견이 충돌했던 부분도 바로 이 지점이었습니다.  

독서인증제를 두고 블로거들은 아이들의 자유로운 창의력을 위축시키는 강압적인 교육방식은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비판했고, 권정호 교육감은 이에 대해 교사의 지도가 없는 창의력이란 있을 수 없다며 독서도 습관이란 말로 반박했습니다. 물론 분위기는 화기애애한 분위기였지만 양쪽의 생각이 첨예하게 달랐던 점을 기억합니다.

저는 그동안 <경남교육감과 블로거와의 대화>를 잊고 있었지만, <공부의 신>을 보면서 이때의 대화를 다시 기억하게 됐습니다. 물론 여기에 대해 아직 이게 옳다 저게 옳다 뚜렷한 답을 갖고 있지는 못합니다. 그러나 <공부의 신>을 통해 이 문제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다는 것은 매우 의미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주에 방영된 <공부의 신>에서 김수로는 다시 한 번 그의 참교육론을 설파했습니다. 한 번 들어보시죠.
 

"병문고 학생들은 모두 공부 잘 하기를 원합니다. 아니 대한민국 모든 아이들의 바람이기도 합니다. 공부하는 방법을 몰라서, 여건이 안 돼서 뭣보다, 원래 못하는 놈이라는 낙인 때문에 점점 더 공부와 멀어지는 것뿐입니다. 소위 꼴통이란 이유로, 대다수 학생들이 우등생의 들러리로 소외되는 현실! 새롭게 태어나는 병문고에서는 이 점을 깨끗이 뒤엎고자 합니다. …… 

학교는! 교사는! 공부 못하는 녀석들까지 다 주워 담아서 함께 데리고 가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그게 진정한 교육입니다"

제가 김수로의 대사에서 희망을 발견했다면 너무 과장일까요? 그러나 저는 김수로를 보면서, 아니 변호사업을 제쳐두고 병문고를 살리기 위해 교육현장으로 뛰어든 강석호를 보면서 저런 선생이 내게도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애석하게도 저는 강석호 같은 스승을 만난 적이 없습니다. 한수정(배두나) 같은 스승은 더더욱 만나지 못했습니다.

그게 제 탓인지 아니면 누구 탓인지는 모르겠지만, <공부의 신>을 보면서 제가 매우 감동 받고 있다는 점은 확실합니다. 우리 애들도 <공부의 신>을 무척 좋아합니다. 아주 재미있는 모양입니다. <파스타>를 더 좋아하는 저도 애들에게 밀려 할 수 없이 <공부의 신>을 함께 봅니다만―애들 데리고 드라마나 본다고 아내에게 잔소리를 들으면서도―재밌더군요.

앞으로 강석호의 병문고 재건 프로젝트가 어떤 방향으로 진행될지에 따라 또다시 논란이 뜨겁게 일어날 게 틀림없습니다만, 그러나 저는 그것만으로도 <공부의 신>은 크게 성공한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항상 뜨거운 감자인 교육문제에 대해 다함께 생각해보고 논쟁해 볼 기회를 주니까요. 

그런데 <공부의 신>에서 김수로가 던지는 좀 엉뚱해 보이는 말들이 요즘 같은 시대에 꽤나 용감한 발언으로 들리기도 하는 것은 어떤 이유 때문일까요? 김수로의 주장들을 그냥 예사롭게 지나칠 수 없는 것은 저도 머잖아 입시생의 학부모가 될 터이기 때문이겠지요. 물론 저도 보통의 사람들처럼 세속적인 학부형이 되겠지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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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약속 시간이 다 됐군요. 술 약속 시간은 절대 어기면 안 되므로... ㅎㅎ 문장 앞뒤가 좀 안 맞아도 이해 바랍니다,  그럼
Posted by 파비 정부권

병문고에 나타난 전설적 수학교사 차기봉 선생,
                '수학의 신'이 내놓은 공부비책은 주입식 교육?

<공부의 신(이하 공신)>에 드디어 수학의 신이 등장했습니다. 연기의 달인 변희봉이 전설적인 수학선생이 되어 나타난 것입니다. 차기봉 선생의 수학 공부 방법은 의외로 간단했습니다. "순간적, 자동적, 기계적으로 문제를 풀어라!" 수학은 공부가 아니라 스포츠요 게임이란 것입니다. 마치 당구를 칠 때 어떤 각도로 치면 맞출 수 있을지 알고 치는 것과 같다는 거죠.


차기봉 선생의 행색이 증명하듯 공신이 말하는 수학의 비법이란 전통적인 반복학습이었습니다. 초시계로 시간을 재면서 학생들에게 문제를 풀도록 시킵니다. 김수로(강석호 변호사)가 차기봉 선생을 찾아갔을 때, 그는 강석호 변호사에게 다음과 같은 조건을 제시합니다. "허면, 내 교육방식을 전적으로 따르겠나?" "따르겠습니다."

"주입식이야말로 진정한 교육이다. 이 사상을 절대적인 정의로 존중하겠나?" "존중하겠습니다." 이렇게 해서 전설적인 수학교사 차기봉 선생은 꼴통 중의 꼴통들을 천하대에 보내기 위해 병문고에 나타납니다. 꼴통들을 천하대에 보낸다는 것은 사실 우리나라에선 환상입니다. 도저히 불가능한 일이죠.

우선 병문고 천하대 특별반 아이들의 내신성적부터 살펴봅시다. 고3인 이들의 성적은 봉구 452등, 현정이 469등, 풀잎이 468등, 찬두 472등 그리고 백현이가 전교 꼴찌입니다. 이 아이들이 갑자기 기연을 얻어 내공이 증진해 일취월장한다고 하더라도, 그리하여 1년 만에―고3이니 1년도 안 남았죠―수능에서 대박을 터뜨렸다고 칩시다. 

순간적, 기계적, 자동적으로 문제를 풀어라

그런다고 천형 같은 내신성적의 굴레를 벗고 천하대에 합격할 수 있을까요? 제가 알기론 불가능합니다. 아무리 열심히 공부해서 실력을 닦았다고 하더라도 이미 꼴등급으로 떨어진 내신성적을 어찌 할 수 있을까요? 그러나 여기서 그게 중요한 것은 아닙니다. 어떻게 해서든지 강석호는 병문의 꼴통들을 천하대에 보내겠다고 호언하고 있으니까요.


뭔 수가 있겠죠. 아무튼 저는 이보다는 "주입식이야말로 진정한 교육이다. 생각하지 마라. 순간적, 자동적, 기계적으로 문제를 풀어라." 이 부분이 이해가 갈 듯 하면서도 아리송하고 그렇습니다. 정말로 수학은 게임이요 스포츠일까요? 그래서 생각은 접어두고 몸으로 풀면 100점을 맞을 수 있을까요?

'주입식이 진정한 교육이라는 사상이야말로 절대적 정의'란 말에는 선뜻 공감이 안 가지만 순간적, 기계적, 자동적으로 문제를 풀라는 대목에선 일면 수긍이 가기도 합니다. 실제로
블로거 모과님에 의하면, 드라마에 등장하는 차기봉 선생의 교육방법이 일본 수학교사 공문이 개발한 공문수학(눈높이수학)과 유사하거나 같다고도 합니다.

저 역시 모과님과 마찬가지로 김수로의 다음 대사가 정말 마음에 들었습니다. "성적이 떨어져도 야단을 치지 않는 것은 폭력이다"라는 강석호 변호사의 말에 공감하지 않는 분도 있겠지만, 저는 그렇지 않습니다. 모든 학생들은 꿈을 꾸고 키워나갈 권리와 의무가 있는데, 자유를 준답시고 꿈을 무시해버리는 것은 폭력이란 말에 절대 동감하는 것입니다.

"우리 봉구요? 공부하는 것보다 등심 먹을 때가 제일 행복한 애예요"

(ps; 깜박 하고 빼먹었네요. 봉구네는 갈비집입니다.)

봉구어머니; "아? 아~하하, 우리 봉구가 무슨 천하대여요. 저흰
                 그런 거 안 바래요. 하하하~"
봉구아버지;"아, 예 저희는 저 다른 집하고 좀 다릅니다. 아, 꼭
                 뭐 대학 가야만 됩니까?
                 본인이 행복하면 그만이죠. 허허허허~"

강 변호사; "봉구가 지금 행복하다고 생각하십니까?"
봉구 부모; "예?"
봉구어머니; "얜 등심 먹을 때가 제일 행복한 아이에요.
                  그치 봉구야, 하하~흐~" 

봉구; (쑥스럽다는 듯이) "흐흐, 히~" 

(그러자 강석호가 봉구 가방에서 책을 꺼내 보여준다.)

봉구아버지; "어이구 이 자식 이거 공부 좀 한 거 봐.
                  이거 봐, 으? 허허."

강 변호사; "이걸 보고 뭐가 느껴지십니까?"
강 변호사; (다시) "이렇게 열정적으로 공부를 했건만,
                         봉구의 성적은 좋지 않습니다.
                         봉구의 마음이 어떨 것 같습니까?"

봉구어머니; "아, 흐~ 얘가 우릴 닮아서 공부 머리가 좀, 흐흐~"
강 변호사; "머리가 아니라 마음에 대한 질문을 드렸습니다. 
               봉구의 마음은 어떨 것 같습니까?
               봉구는 등심 먹는 것 말고도 공부하
는 걸 좋아합니
               다. 부모님 닮아서 공부 머리가 없다고요?
               머리가 좋으면 얼마나 좋고, 
               나쁘면 얼마나 나쁘겠습니까?
               중
요한 건 열정입니다. 열정이 가슴속에서 꿈틀대는 아이를 왜 자꾸 주눅 들게 하십니까?"
봉구어머니; "우린 얘 기 죽인 적 없어요. 성적이 안 좋아도요. 단 한 번도 혼낸 적 없어요."
봉구아버지; "네~"

성적이 떨어져도 혼내지 않는 것은 일종의 폭력이다 

강 변호사; "성적이 안 좋으면 혼나야 합니다. 혼도 나고 속상하기도 하면서 공부해야 할 시기에 이렇게 방치해두는 거 일종
                의 폭
력입니다."
봉구아버지; "예? 폭력?"
봉구어머니; "말씀이 너무 심하시다~"
강 변호사; "모든 학생들은 꿈을 꾸고 키워야할 권리와 의무가 있습니다. 자유를 준답시고 아이의 꿈을 무시해버리는 게 폭
                력이 아
니고 뭐겠습니까."
봉구부모; "으음~"
강 변호사; "일손 딸리면 돈 좀 더 들여서 종업원 더 쓰십시오. 봉구의 꿈을 위해 지불하는 비용이 아까울 게 뭐 있겠습니까."
봉구; (매우 난처하고 미안한 표정으로) "괜찮아요. 저 여기서 일하는 것도 재미있어요."
강 변호사; "봉구야, 올해가 마지막이 될 수도 있다. 니 열정을 불사를 기회 말이다. 가게 일은 내년부터 도와도 늦지 않아." 

물론 강 변호사는 봉구의 부모님에게 허락을 얻어냈습니다. 그러나 배웅을 나온 봉구의 아버지는 여전히 미심쩍은 모양입니다.

강 변호사; "허락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봉구아버지; "아이 그런데~ 아직도 좀 그러네요. 대학을 꼭 나와야만 하는 건지. 천하대를 꼭 가야 되는 건지, 거기가 그렇
                 게 뭐 좋
은 덴지, 허허허허~ 전 아직 잘 모르겠는데~"
봉구어머니; (보자기에 싼 통을 건네며) "돼지고기 저린 거예요. 아이들과 함께 구워 드세요."
강 변호사; "감사합니다. 그럼 저희들 그만 가보겠습니다."
봉구; (옆에서 연신) 엄마 미안해. 아빠, 죄송해요."
봉구아버지; (보내기 아쉽다는 표정으로) "잘 먹구~ 임마~"


네가 제일 미안해야 할 사람, 바로 너 자신

봉구의 부모님들과 헤어져 천하대 특별반으로 향하던 강 변호사가 오봉구에게 질문합니다. "오봉구." "네?" "뭘 그렇게 항상 미안하냐?" 그리고 이어 또 물어봅니다. "니가 제일 미안해야 될 사람이 누군지 아니?" 이때 옆에서 함께 드라마를 보고 있던 딸내미가 잽싸게 물어봅니다. "누구야? 누구한테 미안해야 돼?" "그야 당연 자기 자신이지."

 
그리고 이어 김수로 아니 강석호 변호사의 답이 이어졌습니다. "니 자신이다." 그러자 아이들이 와~ 탄성을 지르면서 물어봅니다. "어떻게 알았어?" "내가 모르는 게 있나. 다 알지." 아무튼 김수로의 이 열띤 연설장면은 저나 아이들에게 공히 매우 감동적인 장면이었든가 봅니다. 김수로, 진짜 선생 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저는 봉구 부모님의 의견도 매우 합리적이고 건전하다고 생각합니다. 뭐 꼭 그렇게 대학을 가야만 하는 건지, 하고 회의를 하는 사람들이 늘어난다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반대로 그런 생각으로 인해 꿈을 무시당하거나 기회를 박탈당하는 아이들의 권리가 있다는 사실도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공신 3부에서 김수로와 봉구 부모님의 대화는 잘 정리해서 '학생권리장전'을 만들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명대사였습니다. 이러니 치열한 월화드라마 3파전에서 파스타와 제중원을 제치고 공신이 1등을 아니 할 수가 없겠습니다. 요즘 사람들이 보자면 좀 특별한(혹은 특이한) 권리장전이 되겠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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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파비 정부권

선덕여왕이 승하하시고 난 빈 자리에 공부의 신이 강림하셨다. 공부의 신이라, 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떨린다. 만약 정말로 공부의 신이 있다면 대한민국 국민치고 그 신을 믿지 않는 사람이 누가 있을까? 출세해야만 행복하다고 믿는 나라에서, 명문대를 나와야만 출세한다고 믿는 나라에서, 또 실제로 그런 나라에서, 공신은 신중의 신이다.


그러므로 방송3사의 신년 월화드라마 대결에서 <공부의 신>(이하 '공신')이 앞서가는 것은 이미 예견된 일이다. 나도 이미 <선덕여왕 떠난 자리, 누가 차지할까?>에서 "치열한 삼파전이 예상되지만, 공신이 조금 앞설 것"이라고 예상한 바 있다. 그리고 거의 그대로 맞아들어가고 있다. 역시 공신은 대한민국 학부모들과 청소년들의 절대적 지지를 받고 있다.

그러나 공신은 자극적인 소재와 탄탄한 시나리오 구성에만 의존하는 드라마는 아니다. 공신에는 공신에 버금가는 신들이 있다. 바로 김수로, 배두나가 그들이고, 유승호를 필두로 한 아이돌들이 그들이다. 특히 김수로의 엄숙하고 결의에 찬 표정 연기는 코믹 연기의 대가다운 신비함이 숨어 있다. 다른 사람이었다면 그런 맛이 절대 안 나왔을 것 같은 그런 신비함.

공신을 이끌어가는 강석호 변호사는 실로 김수로만이 할 수 있는 역할이란 생각마저 들었다. 배두나, 그녀가 경상도 사람이었던가? 그녀의 악센트는 늘 특이하고 특별하다. 그런데 그게 그녀의 매력이다. 경상도 출신의 여자가 서울 말씨를 쓰는 것 같은 묘한 마력이 그녀에게 있다. 역시 김수로와 배두나는 열렬한 찬사를 받을 만하다. 

유승호? 아직 잘 모르겠다. 그는 연기로 인정받을 기회가 없었다. <태왕사신기>에서 담덕태자의 어린시절을 연기하면서 국민남동생으로 태어났지만, 그의 개인기를 제대로 볼 수 있는 기회는 선덕여왕이었다. 그러나 거기서도 그는 큰 역할을 하지 못했다. 몇몇 장면에서 판에 박힌 표정과 대사만을 하는 게 전부였기에 그의 진가를 볼 수 있는 기회는 미루어졌다.

그 기회가 이번에 왔다. 김수로와 더불어 공신을 이끌 쌍두마차가 된 유승호는 이번 기회에 자신의 개인기를 마음껏 선보일 수 있다. 그리고 그렇게 함으로써 진정한 연기자의 길에 들어설 수 있다. 그래서 그랬던 것일까? 유승호의 목에 너무 힘이 들어간 것 같다. 버럭버럭 지르는 고함소리가 부자연스러움을 넘어 부담스럽다.

그래서 아직은 잘 모르겠다는 것이다. 수많은 아역 스타들이 있었지만, 그들이 모두 성공한 것은 아니다. 그들이 성공하기 위해선 아역의 때를 벗어야 한다. 공신은 이런 아이돌들에게 좋은 트레이닝 장소다. 특히 유승호에게 공신은 아이돌에서 훌륭한 연기자로 급상승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그래서 그랬던 것일까?


버럭버럭 지르는 유승호의 고함소리는 목에 힘이 들어간 것이 뻔히 보인다. 꼭 그렇게 고함을 질러야만 악동의 역할을 잘 소화할 수 있다고 믿는 것일까? 그러나 내가 보기엔 그의 고함소리는 애꿎은 시청자들의 고막에 상처만 줄 뿐이다. 그렇게 고함을 지르지 않아도 얼마든지 악동이 될 수 있을 텐데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 

그런데 말이다. 그의 고함소리만 부담스러운 것이 아니었다. 고함소리에 실려나오는 말들은 모두 야, 너 하는 반말들이었다. 그것도 친구들이 아닌 천하대 특별반 담임을 맡게 될 강석호 변호사에게 마치 한판 싸움이라도 붙을 것처럼 폭언을 일삼는다. 이게 가능한 일일까? 아무리 막 나가는 학생이라도 이런 경우가 있을 수 있을까?  

존대말을 쓰면 의사전달이 제대로 안 된다고 생각했던 것일까? 그런데 문제는 또 있다. 그 소란스러운 고함에 실려나오는 막말을 듣고도 아무도 제지하는 선생님들이 없었다는 것이다. 아무리 드라마라지만, 이건 해도 너무하다. 도대체 병문고등학교의 선생님들은 선생님들이 맞기는 맞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공신이 재미는 있으므로, 공신이 앞으로 보여줄 공부의 비법도 또한 궁금하므로, 계속 보기는 하겠지만 제발 이러지는 말았으면 좋겠다. 아무리 드라마가 비현실적이거나 초현실적인 이야기들을 버무려야 잘 팔린다고는 하지만, 꼭 이렇게까지 망가질 필요가 있을까. 그리고 유승호 개인에게도 이런 연기는 전혀 도움이 안 된다. 

이제 본격적으로 김수로와 유승호는 사제지간이 되었으니 앞으로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으리라 본다. 아니 절대 일어나서는 안 된다. 여기는 일본도 아니고 미국도 아니다. 일본이나 미국이라고 해도 이런 일이 있어서는 안 되겠지만, 특히 우리나라 대한민국에서는 이런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아무리 병문고등학교가 똥통학교라지만 제자가 선생에게 막말을 하다니,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설령 드라마라고 하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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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파비 정부권
『선덕여왕』이 떠난 월화드라마, 
       최강자 자리는 누가 차지하게 될까?  

2009년 최고의 드라마는 단연 <선덕여왕>이었습니다. <선덕여왕> 외에도 훌륭한 드라마들이 많이 있었지만, 시청률로 보자면 <찬란한 유산>도 대단했고, 그러나 역시 <선덕여왕>을 능가할 만한 프로는 없었던 게 사실인 것 같습니다. <선덕여왕> 만큼 기대와 관심과 사랑을 한 몸에 받았던 프로가 과연 있었을까요?


<선덕여왕>은 <내조의 여왕>에 이어 방영됐는데, <내조의 여왕> 또한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습니다. 김남주의 뛰어난 연기와 그녀만의 독특한 매력이 어우러진 <내조의 여왕>과 <선덕여왕>으로 MBC는 월화드라마 시간대를 평정하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지난 1년간 월화드라마 지대는 MBC를 제외한 다른 방송사들은 아예 포기한 듯 보였지요.

 
그러나 여왕들의 시대가 끝나기를 기다렸다는 듯이 모든 방송사들이 <선덕여왕> 종영에 맞추어 새 프로그램을 내놓았습니다. 2010년 1월 4일, 이 날은 세 방송사의 신작 월화드라마들이 동시에 출시되는 날입니다. 과연 어떻게 될까요? MBC가 <내조의 여왕>과 <선덕여왕>의 기세를 타고 계속 월화드라마 시간대를 지킬 수 있을까요?  

그러나 그렇게 만만해보이진 않습니다. 우선 MBC가 너무 오랜 선덕여왕의 대장정에 진이 빠져버린 것 같은 느낌입니다. 오늘 <선덕여왕> 후속 월화드라마 <파스타>의 홈페이지에 들어가봤습니다만, 아직 손님 받을 준비가 덜 됐다고나 할까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물론, 제 느낌일 뿐입니다만. (ps; 나중에 다시 살펴보니 그건 아니었네요. 기획의도, 제작진, 등장인물을 맨 아래에 위치시키다보니 그런 착각을 한 것 같습니다. 레이아웃이 제 취향이 아니었네요. ㅋㅋ)  

거기에 비해 KBS 월화드라마 <공부의 신>은 나름 철저한 준비를 하고 있는 듯했습니다. 홈페이지 구성도 잘 되어 있었고요. 김수로와 유승호의 배치가 뭔가 심상찮은 전의를 느끼게 합니다. 유승호는 <선덕여왕>에서 김춘추 역할을 맡았었죠. 이리 보면 김춘추의 반란인 셈입니다. 이번엔 과연 쿠데타가 성공할는지…

게다가, 오늘날 테레비 채널을 쥐고 있는 분들이 누구일까요? 아마도 이분들에겐 속 썩이는 자녀가 한 둘이 있거나 앞으로 생길 게 틀림없습니다. 이분들은 대한민국 엄마(혹은 예비 엄마)들을 말하는 것이고, 이분들의 속을 가장 괴롭히는 것은 단연 아이들의 공부겠지요. 그런 이분들에게 ‘공부의 신’이 내려오신다니, 반응이 기대 되는군요. 

그러나 MBC <파스타>도 그렇게 호락호락 한 것은 아닙니다. <파스타>가 공부에 맞서 수성전략으로 내놓은 것은 요리입니다. 요리는 전통적으로 드라마 시장에서 잘 팔리는 메뉴에 해당합니다. 허영만 화백의 원작만화를 드라마로 만든 <식객>은 요리드라마의 선구였다고 할 수 있지요. 넓은 의미에선 <대장금>도 요리드라마였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MBC가 내놓은 <파스타>는 좀 색다른 요리드라마라는군요. 전통적인(?) 요리드라마들이 마치 무협지를 방불케하는 설정이었다면, 이번엔 주방에서 벌어지는 “맛있는 사랑을 요리하는” 이야기가 펼쳐진다고 합니다. 남자들만이 득실대는 주방에서 홍일점으로 고난을 이겨내고 마침내 성공과 사랑을 거머쥐는 공효진의 활약이 기대됩니다. 

그럼 SBS는 어떨까요? SBS는 아예 9시와 10시 시간대를 모두 드라마로 편성해 연속 방영하는 묘책을 내놓았습니다.  9시대에는 <별을 따다 줘>, 10시대에는 <제중원>으로 승부수를 띄웠군요. 상업방송답습니다. 저는 사실 SBS를 거의 보지 않기 때문에 잘 모르지만, 아무튼 치열한 승부가 예상됩니다. 

공부와 요리, 의학 드라마의 3파전, 그러나 아무래도 제가 보기엔 <공부의 신>에 점수를 좀 더 주고 싶습니다. 어떻게 하면 애들 공부를 더 효과적으로 시켜 좋은 대학 보낼까 고민하는 대한민국 아줌마들에겐 공부가 요리나 의학보다는 더 관심거리가 아닐까 싶네요. 이게 한국사회 고질적 병폐의 원천이긴 하지만, 역시 저녁 시간대 채널권은 아줌마들에게 있으니….

그러나 알 수 없는 일이죠, 여왕들이 물러간 자리를 누가 차지하게 될지. 아마도 신년 초에 벌어지는 드라마대첩에 관심을 안 갖는 (연예)블로거들은 별로 없으리라 봅니다. 이보다 좋은 먹잇감이 없을 텐데 말이죠.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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