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순'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10.08.27 김탁구, 구일중이 쓰러진 것은 함정? by 파비 정부권 (13)
  2. 2010.07.22 김탁구, 진짜 실명 위기는 탁구 엄마 김미순? by 파비 정부권
  3. 2010.07.17 김탁구, 김미순의 복수는 죽은 할머니의 작품? by 파비 정부권
구일중이 쓰러졌습니다. 그런데 저는 구일중이 정말 쓰러졌을까 의심이 갑니다. 아, 이거 너무 지나친 의심병 아니냐고요? 뭐, 그럴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아무래도 저는 구일중이 미리 계획한 각본에 따라 쓰러진 것이 아닐까 의심부터 드는 것을 어쩔 수는 없습니다.

우리는 이미 오래 전에 구일중이 조진구를 시켜 탁구 엄마를 한승재의(구일중은 그것이 한승재라고는 생각 못했겠지요. 다만 엄마가 위험하다고 탁구에게 보낸 신유경의 편지를 보았을 뿐이지요) 마수로부터 지킬 뿐 아니라 탁구로부터 멀리 떼어놓으려고 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습니다.

어제 보니 구일중이 그런 자기의 잘못을 김미순에게 실토했군요. 김미순의 표정으로 보아선 그 사실을 몰랐던 모양입니다. 1차로 한승재가(이때만 해도 한승재는 서인숙의 사주에 따라서만 움직이는 로봇 같았지요) 시키는대로 신유경의 아버지가 겁탈을 하려 했고, 이때 조진구가 나타나 김미순을 구했지요. 

▲ 구일중은 쓰러지고, 서인숙은 구일중의 서재에서 지분서류를 뒤지고, 환자를 병원에서 집으로 옮기자고 한다. 그런 서인숙에 놀라는 두 딸과 묘한 눈길로 쳐다보는 구마준.


그러나 조진구는 김미순을 구하는 걸로 임무가 끝난 것이 아니라 김미순을 멀리 보내 탁구로부터 떼어놓을 생각이었던 겁니다. 이 2차 계획은 물론 구일중이 시킨 것입니다. 그 이유에 대해선 어제 구일중이 고백한 바 김탁구에게서 김미순을 지우고 완전한 자기 장남으로 만들고 싶었던 겁니다. 

아마도 역시 구일중은 전통적인 가부장 제도에 길들여진 구세대 사람인 것이 분명합니다. 실제 나이로 보더라도 우리 부모님 세대에 해당하겠네요. 김탁구는 그럼 우리와 같은 세대지요. 구일중과 김탁구, 구마준의 차이도 그걸 잘 보여줍니다. 구일중은 절대 어머니의 말을 거역하는 법이 없지만, 김탁구 등은 그렇지 않습니다. 

아무튼 구일중은 무언가 일이 발생했을 때, 아무런 대비 없이 지나치는 사람이 아닙니다. 그는 한승재 못지 않게 용의주도한 사람입니다. 김미순을 구하고 다시 멀리 보내려고 한데서 그걸 잘 알 수 있습니다. 어제 김미순과의 대화에서 김미순이 벌이고 있는 지분전쟁에 대해서도 상당히 많이 알고 있는 듯이 보입니다. 

아, 말이 나왔으니 말입니다만, 지난 주에 한승재와 서인숙이 김미순에게 빼앗아간 지분 있지 않습니까? 김미순에게 돈을 빌리고(물론 김미순인지도 모르고 그랬던 거지만) 담보로 맡긴 지분을 폭력적으로 강탈해갔었지요. 저는 그게 꽤나 미심쩍더군요. 김미순이 그리 쉽게 당한다는 게… 글쎄요였습니다. 

그래서 그런 생각을 해봤습니다. 이건 뭔가 함정 아닐까? 닥터 윤도 그렇게 사태 분별을 못하는 그런 멍청한 사람도 아니고, 김미순도 14년의 복수심에 갈고닦은 노하우가 꽤 될 터인데 서인숙과 한승재가 물리력을 행사할 것이라고 생각 못하진 않았을 거란 말이죠. 

혹시 한승재가 깡패들을 대동하고 지분이 든 서류가방을 빼앗아가는 장면을 촬영해두지는 않았을까, 뭐 그런 생각을 해봤던 것이죠. 1주일 남았나요? 이사회가 열릴 때 그걸 미끼로 서인숙과 한승재의 항복을 받아내는 뭐 그런 시나리오 말입니다. 그렇다면 서인숙과 한승재는 김미순의 함정에 빠진 셈이 되는 거지요.  

좀 어설프기는 하지만 그렇게 해서 김탁구에게 거성식품의 주도권이 넘어간다, 그래서 김탁구가 인간경영을 한다, 이렇게 생각을 했었는데… 역시 어설프군요. 그런데 이번엔 확실히 김탁구에게 거성식품의 주도권이 넘어가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구일중이 쓰러진 것입니다. 

그런데 왜 구일중이 갑자기 쓰러졌을까? 물론 한두 차례 뇌졸증의 징후가 오는 장면이 있기는 했습니다. 그러나 그조차도 주변을 완벽하게 속이기 위한 작전이 아니었을까 그런 생각이 드는군요. 구일중은 미리 사전에 조치를 취해놓았습니다. 그의 고문변호사에게 자기의 모든 권리를 김탁구에게 양도한 것입니다. 

김탁구는 구일중의 모든 권리를 양도받음으로써 사실상, 아니 진짜로 거성의 회장이 됐습니다. 고문변호사의 말에 의하면 구일중은 이미 한달 전에 이런 조치를 했습니다. 그렇다면 구일중은 이미 한달 전부터 자기 신변에 이상이 생길 줄 알고 있었을까요?

그리고 하나가 더 있습니다. 조진구가 구일중을 찾아가 구일중이 일전에 제안한 것을 수용하겠다고 합니다. 그 제안이란 것이 무엇인지는 아직 베일에 가려 알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란 사실입니다. 어쩌면 한승재가 파놓은 음모들의 내막을 밝혀내는 일일지도 모릅니다.

조진구는 한승재를 찾아갔고, 한승재는 그런 조진구에게 손을 내밀며 잘해보자고 합니다. 무얼 잘해보자는 것일까요? 아무튼 조진구는 한승재의 음모 깊숙이 들어갔으며, 그것은 김탁구를 위해서이고 또 팔봉집을 쑥밭으로 만든 자들에 대한 복수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이어 구일중이 쓰러졌습니다. 이건 무언가 예사롭지 않은 시나리오가 있음이 느껴집니다. 도대체 구일중은 어떤 안배들을 해놓은 것일까요? 김탁구를 위해 어떤 장치들을 해놓았을까요? 조진구의 역할은 무엇일까요?

▲ 거성가에 들어온 김탁구, 태풍을 예고한다.


별 탈도 없는 사람이 병상에 누워 식물인간 행세를 하기는 그리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런 점에서 구일중이 쓰러진 것은 거짓이 아니라 진짜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구일중은 사전에 상당한 준비를 해놓았다는 사실입니다. 고문변호사를 통해 거성을 김탁구에게 넘긴 것. 조진구에게 맡긴 임무.

서인숙은 진심을 내보이며 마음 약한 시청자들의 동정을 구하다가도 어느새 다시 악마의 본색으로 돌아감으로써 사람을 슬프게 하는군요. 그런 서인숙을 바라보는 한승재는 더욱 더 악마의 길로 성큼성큼 걸어들어가고 있고 말이죠. 인간의 질투심이 그 끝이 어딘가를 보여주려는 듯이.

뇌졸중으로 의식을 잃은 구일중을 병원이 아닌 집으로 데리고 가는 서인숙, 그 목적이 무엇이겠습니까. 의아심에 입을 다물지 못하는 두 딸 구자경과 구자림, 그런 어머니를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쳐다보는 구마준. 구마준은 그녀의 행동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너무나 잘 알고 있지요.

그럼에도 그런 그녀의 행동을 적극적으로 제지하지 않는 것은? 그것은 결국 그녀의 야망은 곧 자기의 야망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마준은 어머니에게 반항하지만, 한편 그런 어머니가 만들어내는 야망과 음모를 거부하지 못하는 이중적 존재입니다.

어쨌거나 구일중이 쳐놓은 덫에 서인숙과 한승재가 걸릴 날도 머지않아 보입니다. 그들은 용서받을 수 있을까요? 구제받을 수 있을까요? 그들이 저지른 범죄를 보면 도저히 용서받을 수 없을 것 같아 보이지만, 드라마는 또 현실과는 다릅니다.

▲ 나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장면. 방화범에 절도범, 팔봉선생을 죽게 한 사람이 관을 들었다.


구마준도 이미 팔봉빵집 식구들로부터 용서 받았습니다. 그는 팔봉빵집에 불을 지른 방화범이며 발효일지란 제조기밀을 훔친 절도범에 기술유출범입니다. 이 일로 팔봉선생은 쓰러졌고 결국 죽고 말았습니다. 그런 구마준에게도 팔봉선생의 사위이며 팔봉빵집의 대장 양인목은 조문을 허락합니다.

그리고 팔봉선생의 관까지도 들게 하지요. 저로서는 도무지 기가 막혀 말이 안 나오는 장면이었습다만, 이대로라면 한승재와 서인숙이 용서받는 것도 별로 이상한 일이 아닙니다. 아무튼, 어떻게 될지 결말로 달려가는 끝이 궁금할 뿐입니다. 아울러 이제는 김탁구, 더 이상 바보처럼 굴지 말고 의젓해지기를 바랍니다.

그리하여 진정한 주인공이 되기를….
Posted by 파비 정부권
탁구가 아니라 엄마 김미순이 시력을 잃을 듯…
















김탁구가 실명을 했군요. 그러나 곧 다시 시력을 회복했습니다. 천만 다행입니다. 그렇죠. 주인공이 시력을 잃으면 안 되죠. 시력을 잃은 사람들 중에도 훌륭한 명인들이 많다는 건 잘 알고 있지만, 그래도 시력을 잃은 상태에서 제빵왕도 되고 본래의 자리도 찾는다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이겠습니까.

그런데 저는 드라마를 보다가 그런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아니, 갑자기 왜 김탁구를 실명 위기로 내모는 거야, 왜? 무엇 때문에? 물론 탁구의 실명은 오래 가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탁구는 잠깐이지만 실명 상태에서 자기 속에 숨어 있는 진정한 제빵왕의 면모를 발견했습니다. 

빵을 향한 열정. 그것은 단순한 추억 정도가 아니었습니다. 빵은 탁구에게 생명이요 진리였던 것입니다. 탁구는 아버지 구일중이 빵 만드는 모습을 딱 한 번 보고 그 모습을 평생 간직하며 살았습니다. 지금 탁구가 다양한 빵 모양을 자유자재로 만들 수 있는 소질을 계발하게 된 것도 그 추억 때문입니다.

그러나 아시다시피 탁구는 이미 아버지를 만나기 전부터 유독 빵에 대한 후각과 관심이 남달랐습니다. 극 초반 탁구가 초등학교 동무들과 어울려 빵가게 앞에서 코를 벌름거리며 냄새를 맡던 장면을 모두들 기억하시겠지요. 탁구는 천부적으로 빵에 대한 소질을 지니고 태어났습니다. 뭐 구일중으로부터 유전된 것일 수도 있지요. 

탁구의 실명은 빵을 만들겠다는 결심을 하게 했으니 무의미한 일은 아닙니다. 그러나 지난주 마지막 장면에서 보여준 탁구 엄마의 등장과 탁구의 실명은 뭔가 심상찮은 반전을 예감하게 했습니다. 엔딩샷에 클로즈업 된 탁구 엄마와 탁구. 제작진은 이 엔딩샷으로 무엇을 예고하고 싶었던 것일까요?

저는 그저 단순하게 김미순이 나타나자마자 김탁구가 위기에 처한 상황을 보여주려고 했던 것 아닐까,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러다가 어제 드라마를 보면서는 김탁구가 실명하게 되면 다시는 엄마를 볼 수 없을 것이라는 절망적인 상황, 탁구에게 있어서 살아야 할 모든 가치를 사라지게 만드는 그런 상황을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탁구는 시력을 되찾았습니다. 탁구가 다시는 엄마를 볼 수 없을지 모른다는 절망적인 상황은 비켜갔습니다. 그러다가 무심결에 들었던 탁구 엄마와 닥터 윤이 나누는 대화가 생각났습니다. "그때까지 제 눈이 버텨줄란가 모르겠네예." 그리고 물잔을 잡으려고 내민 그녀의 손이 컵에 못 미쳐 허공을 가르는 걸 보았습니다. 


그 장면을 보던 당시에는 그냥 무심결에 지나쳤지만 그건 예사로운 장면이 아니었습니다. 그때 "어? 탁구가 아니라 탁구 엄마가 실명한 거 아냐?" 하고 생각했지만, 곧 그런 생각은 그냥 드라마에 파묻히고 말았습니다. 그 이후에도 탁구 엄마는 아무렇지도 않은 것처럼(병자처럼 보이긴 했지만) 걸어 다녔거든요. 

탁구 할머니 홍여사의 무덤에 나타났을 때도 김미순은 차안에서 구일중이 성묘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지 않습니까? 그러니 탁구 엄마가 당장 시력을 완전히 잃은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어제 탁구 엄마가 보여준 모습은 분명 시력에 문제가 있음을 드러냈습니다. 물잔의 위치를 정확하게 인식하지 못할 정도로…. 

그리고 치료하러 서울의 어느 병원에 온 탁구와 우연히 마주쳤지요. 이때 김미순은 닥터 윤의 부축을 받기 위해 손을 잡은 모습이었습니다. 그때 저는 '아, 역시 김미순이 실명했구나!' 했지만 잠시 후 스스로 의자에 앉는 모습을 보며 다시 '아닌가?' 하고 의아해했습니다. 그러다가 약간 옆에 떨어져 앉아있는 탁구를 향해 고개를 돌렸지요. 


김미순의 시선이 탁구에게 한참 머물렀습니다. 아마도 그녀는 뭔가 초자연적인 느낌 같은 것을 받은 듯한 표정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녀는 탁구를 알아보지 못했습니다. 그때 저는 그렇게 생각했지요. '탁구가 안 보이는 것일까? 아니면 탁구를 못 알아보는 것일까?'

글쎄요. 확실한 것은 알 수 없습니다. 오늘 저녁에 다시 김미순씨가 나올 테니 그때 한 번 물어보는 수밖에요. 어제 탁구 옆에 앉아서 한참 동안 탁구를 바라보셨는데 안 보이셨던 거예요? 아니면 탁구일 줄 모르셨던 거예요? 하고 말입니다. 그러나 단언하건대, 탁구 엄마가 탁구를 못 알아볼 리는 절대 없습니다.

보통의 엄마들이라도 아무리 열두 살 때 헤어진 아들이 스물네 살이 되어 앞에 나타났다 해서 못 알아보진 않습니다. 특히 김탁구 엄마 김미순은 보통의 엄마가 아닙니다. 그녀는 오직 탁구 하나만 보며 살아온 여자입니다. 그녀는 탁구를 위해서라면 목숨마저 내놓을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그런 김미순이 탁구를 못 알아본다? 탁구도 마찬가집니다. 12년 동안 오로지 엄마를 찾기 위해 전국을 돌아다녔습니다. 평생 편안한 삶이 보장되는 거성가까지 버렸습니다. 그러나 김탁구는 시력을 다쳐 눈에 붕대를 감고 있는 상태, 엄마를 알아볼 수 없습니다. 만약 김탁구가 그 상태가 아니었다면 당장 "엄마!' 하고 외치며 달려갔을 겁니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김미순은 지금 서서히 시력이 상실되어 가는 중입니다. 아마 12년 전 도망치다 사고로 그렇게 된 것 같습니다. 사경을 헤매던 김미순은 닥터 윤이 하던 보건소로 찾아갔을 것이고 닥터 윤이 지금껏 김미순을 보살피고 있었던 모양입니다. 그러고 보니 24년 전 닥터 윤의 김미순에 대한 감정이 언뜻 우리 눈에 비쳤었지요.

이들은 거성식품의 주식을 사 모으고 있는 중입니다. 이 두 사람이 무슨 음모를 꾸미고 있는 것인지는 아직 확실치 않습니다. 그러나 대충 짐작할 수 있는 것은 복수를 위해 회사의 주도권을 확보하려고 하는 듯합니다. 어쩌면 이들은 서인숙과 한승재가 홍여사를 죽였고, 거성식품의 경영권을 넘보고 있다는 사실도 알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일단 우리 쪽 투자를 받겠답니다."
"투자를 하는 대신 지분 보유를 원한다는 데도 합의를 했구요?"
"처음엔 강하게 거부감을 보였지만 저희 쪽이 내민 조건이 나쁘지 않은 터라."
"그러면 우리가 원하는 정도의 지분을 확보하기까지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리겠습니까?"
"짧게는 1년, 길게는 2년에서 3년이면 충분합니다."

닥터 윤이 이들의 대리인과 하는 얘기를 은밀히 듣고 있던 김미순이 이렇게 말했지요.

"2년에서 3년이라…. 그때까지 제 눈이 버텨줄란가 모르겠네예."

2년에서 3년이면 탁구가 팔봉선생으로부터 제빵 비법을 전수 받고 제빵계의 1인자가 될 때쯤이겠는데 제발 탁구를 만날 때까지라도 시력을 잃어서는 안 될 텐데, 운명이란 참으로 얄궂습니다. 어떻게 12년 만에 만난 모자가 모두 시력을 잃어 병원에 치료받으러 온 상태였다니.

그렇군요. 김미순도 병원에 눈 치료를 받기 위해 나타났던 것입니다. 실명 위기는 탁구가 아니라 김미순이 더 심각한 모양입니다. 그녀의 실명은 이미 날짜를 받아놓은 것처럼 보이니…, 오호, 통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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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파비 정부권
느닷없이 홍여사의 사진이 쓰러지자 모두들 놀라는데…















김탁구의 엄마 김미순이 등장했습니다. 놀랍게 변신한 모습으로 나타난 그녀의 손가락에는 죽기 전에 탁구 할머니가 준 쌍가락지가 마치 처절한 복수라도 예고하듯 서슬 푸르게 빛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비싸 보이는 의상에 검은 선글라스를 끼고 고급차를 타고 있는 김미순, 뭔가 예전 같지 않습니다. 그녀는 확 달라져 있었습니다.


귀부인이 되어 나타난 김미순, 대체 무슨 일이?

어떻게 저렇게 변했을까요? 촌티가 줄줄 흐르던 미순씨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귀부인이 그 자리를 대신했습니다. 12년 만에 나타난 김미순은 예전의 김미순이 아니었던 것입니다. 꽉 다문 그녀의 입술에선 비장함이 묻어났습니다. 이제 바야흐로 미순씨의 복수가 시작된 것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아직 우리는 어떻게 김미순이 이렇게 귀부인이 되어 나타났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그녀는 12년 전 낭떠러지에서 떨어졌습니다. 통속적인 무협지에서는 늘 주인공이 낭떠러지에서 떨어지도록 되어 있고, 그다음 순서는 진귀한 약초를 먹게 되거나 절정의 비급을 만나는 기연을 얻는 것입니다. 

혹시 우리의 김미순도 낭떠러지에서 떨어진 이후 어떤 기연을 만났던 것일까요? 그녀가 어떻게 시골 보건소 의사였던 거성가 주치의 닥터 윤을 만나게 되었는지도 아직 알려진 게 없습니다. 서인숙과 한승재에게 쫓긴 김미순이 배속에 아이(김탁구)를 안고 간 속이 닥터 윤이 소장으로 있던 보건소였습니다. 

그곳까지 쫓아온 한승재에게 죽을 고비를 넘긴 그녀는 다시 청산으로 도망갔었지요. 청산이 어디 있는지 알아보았더니 충청북도 옥천군이라고 하더군요. 옥천, 아주 물 맑고 인심 좋은 산골 마을입니다. 그 이후는 여러분도 잘 아실 것입니다. 12년 후 청산에서 탁구와 평화롭게 살던 김미순은 한승재의 음모로 낭떠러지에 추락하는 운명까지 가게 됩니다.


그런데 그렇게 실종됐던 김미순이 비싼 옷에 검은 선글라스를 끼고 고급 승용차에 앉아 있으니 놀랄 노자가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난 것일까요? 그동안 김미순에게 무슨 일이 벌어졌던 것일까요? 처음에 보건소 의사였던 닥터 윤이 나타났을 때, 아, 저이가 김미순을 구해 보호하고 있었구나 하고 생각했습니다. 

김미순의 복수를 만든 것은 홍여사의 통장 

그러나 우리 앞에 나타난 김미순은 그저 보호나 받고 있는 그런 존재로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녀에겐 뭔가 커다란 비밀이 있는 듯이 보입니다. 그게 뭘까요? 그러고 보니 12년 전 탁구를 데려온 김미순에게 탁구 할머니 홍여사가 옥으로 만든 쌍가락지와 함께 통장을 하나 건넨 것이 기억납니다. 통장, 그렇습니다. 그 통장에 비밀이 숨어 있었던 것입니다. 

홍여사는 오늘 이 순간을 위해 미리 예비를 하려 했던 것일까요? 물론 그렇지는 않습니다. 극구 사양하는 김미순의 손에 통장을 쥐어주며 홍여사는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마준이 엄마가 미순이의 반만 닮았더라도…." 홍여사는 김미순의 티 없이 순수한 성품에 감동했던 것입니다.

그러나 그 통장이 비명에 간 탁구 할머니의 복수를 위해 긴요하게 쓰일 줄이야 누가 생각이나 했겠습니까. 낭떠러지에서 떨어졌다가 구사일생으로 살아나 죽을힘을 다해 찾아간 곳은 아마도 닥터 윤이 있는 보건소였을 것입니다. 탁구를 밴 김미순이 간호사로 보건소에서 자기 일을 도와줄 때에도 그녀를 바라보는 닥터 윤의 시선이 예사롭지 않았다는 것을 여러분도 아실 것입니다.

모든 사정을 알게 된 닥터 윤은 김미순을 도와주기로 결심했을 겁니다. 닥터 윤 역시도 한승재의 협박에 두려움에 떨었던 아픈 기억이 있습니다. 그에게도 한승재는 원수 같은 존재입니다. 더구나 마음에 둔 김미순의 원수라면… 그에게도 당연히 원수입니다. 

그러나 김미순의 성정으로 보아서 닥터 윤의 호의를 무조건 받아들였을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녀는 독자적으로 무언가 일을 벌여서 크게 성공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고급차, 비싼 의상, 탁구 할머니가 준 쌍가락지를 만지작거리는 그녀의 손으로 통장에 든 돈을 이용해 큰돈을 벌었을지도 모릅니다.  

김미순, 이미 모든 사실을 알고 있는 듯

우리는 여기서 다시 한 번 홍여사의 안목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는 것입니다. 그녀가 김미순에게 통장을 남기지 않았다면? 아무리 미순의 복수심이 하늘을 찔러도 그저 생각만으로 그쳤을 겁니다. 그러나 지금 이 순간 복수를 향한 행동을 하나씩 실행에 옮길 수 있도록 통장은 미순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김미순은 이미 사건의 진상, 그러니까 홍여사의 죽음에 얽힌 비밀까지도 알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닥터 윤과 거성가 가정부가 그녀의 귀가 되어 주었을 테지요.) 


물론 홍여사가 미순의 복수를 위해 통장을 건네준 것은 아니었습니다. 단지 착한 김미순이 편안하게 남은 인생을 살 수 있도록 해주고 싶었기 때문이지요. 아마도 미순이 서인숙처럼 예의도 없고 이기적이며 신경질적인 사람이었다면 통장을 전해줄 마음도 먹지 않았을 겁니다.

결과적으로 홍여사가 김미순의 복수를 후원하는 것처럼 되었습니다. 기일 제상 위에서 쓰러진 탁구 할머니의 영정사진은 서인숙을 향해 "네 이년, 이제부터 내가 너를 가만 두지 않을 것이다. 세상에 죄를 짓고는 결코 편하게 살 수 없다는 사실을 내 똑똑히 보여줄 것이다" 하고 선포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홍여사의 쓰러져 깨진 사진을 보며 부들부들 떠는 서인숙의 귀에 그 소리가 쟁쟁하게 울렸던 것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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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파비 정부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