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관'에 해당되는 글 6건

  1. 2011.11.17 김두관, 내세에선 부인과 결혼 안해 by 파비 정부권 (3)
  2. 2011.11.15 김두관의 자신감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by 파비 정부권 (3)
  3. 2011.02.24 김두관 지사님, 영화 한편 보러 오시죠? by 파비 정부권 (9)
  4. 2010.12.03 김두관 지사님, 제발 저를 살려주세요 by 파비 정부권 (5)
  5. 2010.11.30 감미로운 마을서 만난 김두관, 확실히 촌놈 맞네 by 파비 정부권 (17)
  6. 2010.05.20 김두관, "합법보다 합리가 더 중요하다" by 파비 정부권 (3)

지난 14일 경남도청 소회의실에서 김두관 지사와 지역블로거들의 간담회가 있었는데 거다란닷컴을 운영하는 블로거 거다란이 ‘김두관 지사의 솔직한 대답에 깜짝 놀랬습니다’란 제목의 글을 올렸습니다. 내용은 ‘다시 태어나면 부인과 만나지 않을 것’이었습니다.

쇼킹한 내용이었죠. 하지만 잘 들여다보면 “벌써 25년을 함께 살았고 또 앞으로도 25년 정도를 더 함께 살 것인데 원도 한도 없이 사랑하며 행복하게 잘 살았는데 더 무얼 바라겠느냐?”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는 것이어서 사실은 또 그리 쇼킹한 것도 아니었습니다.

김두관 지사가 매우 자신만만하고 여유가 있어졌다는 하나의 반증이었다고나 할까요. 거다란의 계속된 추궁에 김 지사는 “아마 지도 같이 살기 싫을 겁니다”라는 말로 웃음을 자아냈습니다. 결국 거다란도 이런 대담한 발언의 이면에는 깊은 사랑이 있다는 조로 마무리했습니다.

▲ 지역블로거들과 간담회 중 점 성형 이야기가 나오자 웃고 있는 김두관 지사. 크리스탈님은 눈도 좋아요! @사진. 크리스탈

거다란은 마지막에 “나도 김 지사처럼 ‘다음 생은 같이 안 살겨’란 말을 할 수 있도록 사랑해야겠다”라는 말로 은연 중 자기 아내를 향한 결의를 표시하기도 했습니다. 말하자면 김 지사의 이 핵폭탄 발언은 거다란에게는 행복한 가정을 일구는 거름이 된 셈입니다.

그런데 거다란의 이 기사가 나가자 다른 블로거들이 발끈(?)했습니다. 우선 흙장난의 말입니다. “아~~~! 왜~~~! 내꺼 가져가 먹는데요. ㅋㅋㅋㅋㅋ” 그러자 크리스탈은 반대의 반응을 보였습니다. “앗... 성형고백 쓰신다고 해서 하루 기다렸는데 안쓰셔서 제가 썼습니다요~~~ ㅋㅋㅋㅋㅋ”

그러니까 이런 것입니다. 함께 간담회에 참석한 블로거들끼리 먼저 쓴 주제에 대해선 손을 안 댄다는 일종의 신사협정 같은 것이 묵시적으로 존재한다는 뜻입니다. 속된 말로 하자면 ‘먼저 쓰는 놈이 임자다’ 이런 정도가 되겠는데요. 그런데 글쓰기에 정말 임자가 있을까요?

저는 그리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러면 ‘박원순 시장 폭행사건’에 대해 어떤 특정언론이 먼저 뉴스를 내보내면 다른 언론사들은 다 입 꾹 닫고 있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연달아서 뉴스들이 쏟아져 나옵니다. 이번 박 시장 폭행사건에 대해 이런 불만도 있었습니다.

“보수 찌라시들이 연타로 단신뉴스(박 시장 관련 사건)를 내보내는 바람에 댓글이 가장 많은 기사들이 다 묻혀버렸다.”

아무튼 ‘김두관, 부인과 내세에선 만나지 않을 것’ 같은 이야기가 쇼킹하고 재미있다면 너도나도 자기 입맛에 따라 포스팅을 하면 될 것입니다. 또 그렇게 하는 게 재미있다고 봅니다. 예를 들어서 크리스탈이 김두관의 성형 고백에 대해 썼더라도 자기 관점으로 또 쓰면 되는 겁니다.

‘김두관은 왜 성형수술을 했을까?’ 이 주제는 잘 살펴보면 매우 정치적인 분석이 가능한 글감이기도 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노무현 대통령도 예전에 이마 주름 성형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런 것까지 살펴보면서 쓴다면 재미있는 기사가 될 테지요.

어쨌거나 김두관 지사가 ‘다시 태어난다면 현 부인과 다시 만나고 싶지 않다’는 고백은 매우 쇼킹했던 것은 분명합니다. 보통 그런 질문이 들어오면 일반적인 정치인들은 매우 정치적으로 ‘다시 태어나도 그대와 함께’라는 답지를 내는 것이 대개의 경우일 것입니다.

그런 면에서 김 지사는 거다란의 지적처럼 ‘아주 솔직한 답변’을 하는 ‘만용’을 부린 것에 틀림없습니다. 그러나 역시 저의 진단은 김 지사가 1년 5개월여가 지난 시점에서 자신감이 충만해졌다는 것입니다. 맹공(맹목적인 공격)을 해대는 한나라당 의원들과의 관계를 푸는 것도 보면 그렇습니다.

그래서 저는 김 지사와의 간담회 첫 포스팅 제목을 ‘김두관의 자신감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로 정했던 것입니다. 물론 김두관의 자신감은 이장-군수-장관-지사 순으로 이어지는 커리어에서도 나오는 것입니다만, 기본적으로는 본인의 철학에서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이명박 정부의 정책실패, 박원순으로 대변되는 변화의 바람 같은 것도 한몫했겠습니다만 대체로는 그렇다는 이야깁니다. 다음번엔 무얼 써볼까요? 크리스탈님이 쓴 ‘김 지사의 성형’에 관해서 저도 한번 손을 대 볼까요? 재미있잖습니까?

‘김두관은 왜 성형수술을 했을까’

사실은 점 빼기 성형이었지만... 원래 제목은 그렇게 나가는 거죠, 뭐. 대책 없이, 선정적으로... 쇼킹하게... 이렇게 하니 쓸 것도 참 많군요. 원래는 ‘통합창원시에 대한 김지사의 견해’를 쓸 예정이었는데 이러다간 자꾸 미뤄지겠군요. 거참~ 흐흐.

Posted by 파비 정부권

어제 김두관 경남지사와 지역블로거들의 간담회가 있었다. 영광스럽게도 나도 초청받아갔다. 그러고 보니 김두관 지사와 간담회가 벌써 세 번째인가, 네 번째인가 기억이 가물거린다. 제일 첫 번째는 작년 6․2지방선거 때 김 지사가 도지사후보 시절이었다.

블로거합동인터뷰라는 이름으로 진행된 간담회에서 보여준 김두관의 첫 번째 모습은 좀 어리숙해보인다였다. 아마도 이것은 이장부터 시작해서 군수, 장관까지 역임한 사람에게서 전해오는 다소 의외의 모습으로부터 얻게 되는 반사적 감상이었을 수도 있겠다.

아니 어쩌면 약간 수줍음도 타는 것이 시골에서 올라온 귀티 나는 소년의 모습이라 그랬는지도 모른다. 어쨌든 첫 번째 그의 인상은 다른 정치인들과는 분명히 다른 무엇이 있었다. 일부러 근엄하게 보인다는 것이 거만하게 보인다거나, 지나치게 친절하게 노력한다는 것이 다소 헤프게 보이는 사람들과 달랐던 것이다.

그때 대부분의 블로거들은 그 모습이 마음에 들었던 모양이다. 이미 수차례의 합동인터뷰를 통해 여러 정치인들을 경험해왔던 블로거들에겐 아마도 좋은 대비가 되었을 것이다. 블로거들은 약간 어리숙해보이면서도 소년 같은 김두관 후보의 모습에서 푸근한 느낌을 받았던 모양이다.

게다가 블로거들은 그가 절대 어리숙하지도 않고 소년처럼 미숙하지도 않으며 날카로운 정치 감각을 호랑이발톱처럼 숨기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이런 편안함이 마냥 좋은 것은 아니었다. 그것은 한편 마치 칼을 들지 않은 검투사를 보는 불안한 심정이다.

과연 그에게 권력의지가 있을까? 치열한 헤게모니 투쟁에서 승리로 이끌만한 힘이 있을까? 두 번째 그가 블로거들에게 얼굴을 보인 것은 도지사에 당선된 이후 5개월여가 지나서였다. 창원 대산면의 어느 한적한 농가에서 블로거들과 대면한 그는 도지사가 된 뒤에도 크게 달라보이지 않았다.

이번엔 완벽한 촌놈 이미지를 블로거들에게 심어주었다. 능숙하게 감을 따는 모습을 연출한 그는 실제로 촌놈이기도 했다. 그의 첫 공직이 남해군 어느 어촌마을의 이장이었으니 두말할 나위가 없다. 그는 확실히 언제나 편안한 사람이었다.

경남을 알리기 위한 팸투어에 모인 블로거들과 밤늦게까지 모닥불 연기에 눈물을 흘려가며 술잔을 돌리던 그의 모습은 풋풋한 이웃사람이었다. 그는 왕년에 소주 한 박스가 주량이라며 아쉬워했다. 도지사가 된 그는 이제 어느 한자리에 오래 앉아있을 수 없을 만큼 바빴던 것이다.

역시 이때도 그는 좋은 인상을 남겼지만 강력한 카리스마는 보여주지 않은 채 떠났다. 그리고 어제 다시 그를 만났다. 이번엔 경남도청 도지사실 옆 소회의실이다. 1년만이다. 그는 많이 변해있었다. 이웃집 아저씨 혹은 형님 같은 푸근함은 여전했지만 그는 여유가 있었다. 노련해졌다고나 할까.

가볍게 농담을 던지는 그를 보며 벌써 1년이란 세월이 흘렀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는 이제 충분한 자신감을 얻은 듯했다. 취임하자마자 4대강 사업에서 혈전을 치르고 다시 어르신 틀니사업에서 한나라당의 보복공격을 받는 등 김두관 도정 1년은 험난한 여정이었다고 할 수 있었다.

이제 그 전투에서 나름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고 생각한 것일까? 하지만 김 지사는 의외의 말을 던졌다. “이게 원래 이래야 되는 겁니다. 과거에 도와 도의회가 아무런 긴장도 없는 밀월이 문제였지요. 이렇게 서로 다투고 경쟁하는 것이 도민들에게 도움이 된다고 봅니다.”

붉게 충혈된 얼굴로 소회의장에 들어선 김 지사는 먼저 양해를 구했다. “오늘도 강행군에 굉장히 피곤합니다.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랐는데 방금 의회에서 몇 시간 동안 답변하다 오는 길입니다. 여러분들께서 이해해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사진은 뽀샵을 좀 해주세요. 하하.”

블로거들은 자기가 운영하는 분야에 따라 다양한 관심사의 질문을 던졌다. 생태블로거 크리스탈은 “곤충산업의 육성에 관한 계획이 있는가” 하고 물었고, 공무원블로거 임마는 “낙하산 인사와 도의원 포괄사업비 폐지 또는 개선에 관한 의향”을 물었다.

거다란은 “한미FTA 대책과 복지정책 계획”을, 이윤기는 “청소년 정책과 민주시민교육”에 대해 물었다. 그러나 무엇보다 내가 가장 관심이 갔던 질문은 서평블로거 흙장난의 “의회 다수파인 한나라당과의 갈등을 잘 해결한 것과 그렇지 못한 것에 대해 말해 달라”는 주문이었다.

“제가 도의회 출석률 100%입니다. 앞으로도 그럴 겁니다. 전국 어떤 광역단체장도 저처럼 100% 의회 출석한 경우는 없습니다. 저는 이를 위해 일정을 꼼꼼하게 챙깁니다. 의회 출석이 있는 날에 일정 잡는 것을 피하기 위해섭니다. 제 철학은 의회를 존중하는 것입니다. 저는 철저한 의회주의자입니다.”

그러면서 그는 “(서로 다른 정파가) 싸우는 것이 당연하다. 지난 20년 동안 (도의회에서) 공방이 없었던 것이 오히려 이상한 일”이라고 말했다. 순간 그런 생각이 들었다. ‘아하, 그에게서 알게 모르게 보였던 자신감은 바로 이런 것이었구나. 그의 당당함은 그가 세운 원칙으로부터 비롯된 것이로구나.’

물론 생각만 올바르다고 해서 자신감이 거저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 자신감은 능력이 십분 발휘되고 성과가 있을 때 생겨나는 것이다. 그는 아마도 “(다른 정파가 의회에서) 싸우는 것”을 하나의 고지를 선점하기 위한 작업으로 보지 않는 듯했다. 그것은 하나의 합의를 도출하기 위한 통합의 과정이다.

그런 점에서 그는 “나는 전임자들에 비해 월등히 우월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말하고 싶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는 앞서 말했듯이 그런 표를 내는 사람이 아니다. 어리숙하고 순진하며 마음씨 착한 이웃 같은 것이 그의 풍모다. 물론 다시 말하지만 호랑이발톱이 있는 이웃아저씨다.

그러고 보니 그의 카리스마는 ‘갈등과 경쟁을 인정하고 대화와 타협으로 통합을 이끌어내는 것’에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그것은 이장시절부터 다져진 그의 맷집인지도 모른다.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비상식적인 한나라당 의원들의 공격에도 저렇게 미소를 머금을 수 있다는 것.

아무튼 어제 다시 만난 김두관은 여유가 만만했다. 예의 그 부드러운 이미지에 자신감이 넘쳐나는 모습은 실로 강력한 카리스마란 어떤 것인가 하는 것을 생각하게 해주었다…. 자, 지금까지 이 글이 보여준 것은 순전히 이미지에 관한 것이다. 다음 글들은 다를 것이다.

나는 그에게 “박원순은 달리는 호랑이 등에 올라탄 듯이 짧은 시간에 엄청나게 많은 일을 이루어냈다. 그에 비해 김두관 도정 1년은 좀 밋밋했던 것이 아닐까. 좀 더 팍팍 튀는 정책을 내고 펼칠 생각은 없는가” 하고 묻고자 했지만 2시간으론 시간이 턱없이 모자랐다.

대신 “자신에게 몇 점을 주고 싶냐?”는 달그리메의 질문에 “65점!”이라고 말한 김 지사의 답변으로부터 “앞으로 기대를 한번 해보십시오”라는 답을 구한 것으로 간주하는 것은 지나친 아전인수일까? 그러나 그의 얼굴과 몸짓에서 드러난 자신감은 그걸 말해주고 있는 듯했다.

※ 위 글은 11월 14일 경남도민일보가 주최한 <경남도지사와 지역블로거 간담회>에 참여해 쓴 후기다. 간담회는 오후 4시 반부터 6시 반까지 이어졌다. 시간이 많이 모자랐다. 6시 15분쯤 되자 비서실장이 들어와 맨 끝에 앉았다. 다음 일정이 바쁜데다 시간도 다 됐으니 그만 끝내달라는 무언의 압력으로 비쳐졌다. 간담회를 끝낸 시각은 6시 28분이었다. 이후에 기념사진 찍고 하는데 5분 정도의 시간이 더 투여되었다.

Posted by 파비 정부권
이런 말을 해도 되는지 모르겠다. 오래 전에 잠시 교도소에 다녀온 적이 있었다. 다행히 겨울에 입소(?)한 탓에 덜 힘들었다. 왜냐하면, 소위 혼거방이라 부르는 미결사동의 옥사는 매우 비좁았다. 만약 여름이었다면 참기 어려웠을 것이다. 이곳에서 두어 달을 보내다 독거방으로 옮겼다.

아마도 기억에 17~8명이 함께 복닥이면서 살았던 것 같다. 내가 있던 방은 절도방이었다. 이른바 도둑놈들이 득실거리는 방이다. 하루는 이들 도둑놈들 간에 시비가 붙었다. 한국인이 평균적으로 1년에 영화를 몇 편이나 보느냐는 것이었다. 시비가 붙은 두 사람 중 하나는 쓰리꾼이요, 하나는 담치기였다.

쓰리꾼은 20편을 본다고 했다. 그러자 담치기는 "천만에, 30편 이상 본다"고 주장했다. 이들의 주장은 팽팽했다. 쓰리꾼은 주로 낮에 일을 한다. 이른바 소매치기다. 담치기는 밤에 일을 한다. 이른바 밤손님이다. 일하는 시간대가 다른 만큼 한국인이 얼마나 영화를 보는지 통계에 대한 감도 확실히 달랐다.

결론이 나지 않자 혼거방의 나이 지긋한 어른(이분이 방의 책임자로서 봉사원이라고 불렀다)이 제안을 했다. "야야, 그러지 말고 이런 문제는 우리 시국한테 판결을 구하도록 하자. 아무래도 우리들 도둑놈들하고는 다르니까 시국이 그렇다고 하면 그게 맞는 거다."

그들은 보통 우리를 시국 혹은 독립군이라고 불렀다. 결국 내가 재판을 맡게 되었는데 나는 어떤 판결을 내렸을까? "한국 사람들은 보통 1년에 영화를 한 10편 정도밖에 보지 않을 겁니다." 아무튼 판결은 내려졌고 모두들 수긍했다. 하하, 10편? 근 2년이나 수배생활을 하던 나도 실은 도둑놈들처럼 극장이 내 집 같았으니…, ㅋ~

어제 <조용한 남자> 영화 시사회에 다녀왔다. 아니 다녀온 것이 아니라 내가 주최자였다. <경남블로그공동체>와 <100인닷컴>이 <경남영화협회>의 요청으로 개최한 시사회였던 것이다. 나는 <경블공>의 총무요 <100인닷컴>의 편집장으로서 행사를 기획하고 주관해야 했다. 

앞에 별로 재미있을 것 같지 않은, 그러나 내겐 오래도록 재미있는 추억으로 남아있는 이야기를 한 이유는 내가 영화에 대해 완전 백지는 아니라는 걸 강조하기 위해서다. 나는 그래도 꽤나 영화를 본다고 본 사람이고, 더욱이 지금 운영하고 있는 블로그도 드라마 리뷰가 주 소재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행사는 내게 나름대로 의미있는 행사였던 것이다. 물론 영화를 만든 김재한 감독이나 제작 총괄을 맡았던 설미정 씨나 <경남영화협회> 사무국장인 박재현 감독 같은 분들은 내가 매우 고마웠을 수도 있다. (아닌가? ㅎㅎ) 어쨌든 나도 영화계에 뭔가 기여를 했다는 생각에 뿌듯하다. 

그러나 영화를 보면서는 내내 슬펐다. 단돈 천오백만원으로 만든 영화 안에는 조용한 남자의 예술을 향한 처절한 몸부림이 있었다. 자기가 좋아하는 연극을 하기 위해 모든 것을 내던져야만 하는 고달픔. 무엇보다 누구도 알아주지 않는 고독. 담배값도 제대로 벌지 못하는 열악한 경제적 환경. 

영화가 끝나고 극장 바닥에 퍼질러 앉아(영화 속의 주인공들처럼) 뒷풀이로 술을 마시면서 인사를 돌리게 되었는데, 김주완 경남도민일보 편집국장이 이런 질문을 던졌다. "만약 자기 남편이 저렇게 돈도 못 벌어오고 한다면 아내 입장에서 용납할 수 있겠습니까? 거기에 대해서도 의견들을 말씀해보시지요."  

그러자 바로 경남아고라의 하얀리본님이 일어나 반대의견을 내놓았다. "그건 그렇지 않죠. 주인공들은 보아하니 서로 상대에 대해 잘 알고 인정과 이해를 전제로 부부가 된 것 같네요. 그리고 세상 모든 사람이 다 돈을 벌고 잘 살아야 하는 건 아니죠. 저런, 힘들지만 예술을 지키는 사람도 있어야 세상이 밝아지는 거 아닐까요?"

나는 두 사람의 대화를 듣고 일어나서 "가장 현실적인 질문에 가장 이상적인 훌륭한 답이네요" 하고 맞장구를 쳤는데 여기다 정확하게 옮겼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그때 나는 이미 맥주에 소주를 타서 양껏 마셨으므로 상당히 취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때 한가지만은 확실하게 떠올랐다.  

'그래, 우리나라 사람들 영화를 좀 많이 봐야 되는 거야. 특히 이렇게 지역에서 만드는 독립영화를 많이 봐(줘)야 되는 거야. 그리고 창원시나 경상남도도 관심 좀 많이 가져줘야 되는 거야. 이은상이니 이원수니 친일작가들 기념관에 세금 퍼부을 생각 그만 하고 이런 데다 돈 좀 써야 되는 거야.'

그리고 나아가 그런 생각도 들었다. '김두관 경남도지사가 좀 관심을 가져주면 어떨까? 내가 볼 때 박완수 창원시장이 이런 미천한(그들에겐 분명히 그럴 것이다) 곳에 관심 가져줄 리는 만무하고, 아무래도 도민의 염원으로 한나라당 일당독재를 꺾은 김두관 지사야 다르지 않을까?'

............ 영화를 보고난 후 감독, 스텝, 출연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워낭소리>도 이명박 대통령이 봤기 때문에 흥행에 성공했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사실 나도 <워낭소리> 봤지만 지루하기로 말하면야 <조용한 남자> 뺨치는 영화였다. 그런데 어떻게 그 많은 사람들이 <워낭소리>를 군말 없이 보고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하는 것일까? 

한국사람들도 이제 지루한 영화를 볼 줄 아는 정도로 문화적 소양이 높아진 것이다. 자극적인 할리우드식 양념으로 범벅이 된 영화만 영화로 치부하던 우리나라 사람들도 수준이 많이 향상된 것이다. 그래서 감히 말 나온 김에 김두관 지사님께 부탁 한 번 드려볼까 한다.

"김두관 지사님. 영화 한 편 봐주십시오. 제목이 <조용한 남자>입니다. 3월 3일 창원 메가박스에서 관객시사회 합니다. 중요한 건 공짭니다. 보좐관들과 함께 영화 한 번 보러 오십시오. 잠시 휴식한다 생각하셔도 되겠습니다. 피곤하시면 좀 조셔도 나무랄 사람 아무도 없습니다. 깜깜해서 안 보입니다. 하하."

김두관 지사가 대단히 바쁘다는 건 알고 있지만, 그래도 경남의 문화예술 진흥을 위해 조금만 신경을 나누어 주면 어떨까 하는 바람이다. 그러면 우수한 인력들이 집중되어 있다는 경남도청 공무원들도 지역 영화예술에 관심을 많이 가질 것이고, 나아가 도민들도…, 그러면 경남은 이제 대한민국의 문화예술 1번지? ㅎㅎ

그건 그렇고, 한국인들은 1년에 영화를 몇 편이나 볼까? 책은 한 달에 1권도 읽지 않는다는 어떤 통계자료를 본 적이 있는 것 같기도 한데…. 어쩌면 한국인들은 너무 불쌍하다. 책이든 영화든 문화를 즐기지도 못할 뿐 아니라 아예 노는 것 자체를 모르니 말이다.
Posted by 파비 정부권
얼마 전에 100인닷컴이 <감 고부가가치화 클러스터사업단>의 후원을 받아 상주 곶감팸투어를 다녀왔습니다. 상주에 있는 곶감명가와 곶감으로 된장, 고추장을 만든다는 도림사도 들렀습니다. 도림사에는 온퉁 시래기가 주렁주렁 열려있었는데요. 이 시래기와 곶감된장이 합해져서 하나의 상품이 만들어졌습니다. 

휴대폰 반절 크기의 이 시래기된장국은 물만 부으면 1분만에 시래기된장국이 되는 상품이었는데요. 마치 미군이 쓰는 C-레이션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마 칭기스칸의 몽골군이 이런 음식을 처음 개발했다는 걸로 들었는데요. 샤브샤브도 몽골군의 전투식량이었죠. 말하자면, 이 시래기된장국은 비상전투식량인 셈인데 스님들이 만행 떠날 때 바랑에 넣어가는 음식이라네요. 

그날 저녁은 명실상감한우라는 상주축협에서 운영하는 식당에 가서 감 껍질을 먹여 키운 한우를 또 먹었겠죠. G20 정상들이 먹은 한우세트를 우리가 먹었다고 하는데 제가 사실 G20 정상들 얼굴을 한번도 본 적이 없어서 그건 모르겠고, 아무튼 정말 맛은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어 상주 낙동면에 있는 승곡농촌체험마을에 가서 밤새는 줄 모르고 즐겁게 놀았답니다. 때는 딱 보름날. 캠파이도 하고요. 술도 마시고, 한우 소고기 잔뜩 먹은데다 다시 돼지 삼겹살 장작불에 구워서 달빛 아래 건배를 마구마구 때렸겠죠. 그렇게 흐뭇한 밤이 지나고 난 다음날...

그래도 저는 야외에 나가면 아침 일찍 일어나는 편이랍니다. 이거 아시는 분은 다 아시는 진실입지요. 아침에 일어나 밤 사이에 흩어놓은 술자리 청소도 하고 막 그러지요. 그런데 나가보니 누가 벌써 깨끗이 청소를 해놓았더군요. 물론 전날 밤에 거다란님과 커피믹스님이 캠파이 자리를 대충 깔끔히 치우긴 했지만. 

'아, 주인장이 치웠나보다!' 생각하고 주인장 집으로 발걸음을 옮겼지요. 그랬더니 그 주인장님의 집에 떡하니 이런 게 달려있지 뭡니까? 그 앞에 실비단안개님이 서서는 얼마나 감동을 했던지 이리 사진을 찍고 또 저리 사진을 찍으면서 "아, 집이 너무 예쁘다. 그렇죠, 파비님?" 하며 동의를 구하는 것이었습니다. 

아시는 분은 다 아시는 사실이지만, 이 실비단안개님은 자기 맘에 드는 사람이 있으면 간이라도 빼줄 듯이 하는 분이랍니다. 물론 그 반대의 경우에는 지구 끝까지라도 따라가서 섬멸하고서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이기도 하시죠. 암튼 그래서 그 댁 주인장 사진을 찍고 싶었던 실비단님 덕분에 저도 함께 찍히는 영광을. 

▲ 사진. 실비단안개



위 사진이 다빈이네 집 사진이구요. 대문에 보시면(대문이랄 것도 없지만) "여기는 다빈이, 여빈이네 집이에요"라고 적혀 있답니다. 그리고 그 옆 창문 사이에 "우리집은 4대강 사업을 반대합니다" 하고 서명해놓은 거 보이시죠? 실비단님이 아니 반할 수가 없지요. 

아래 사진 멋있게 생기신 분이 이집 주인장이시며 승곡농촌체험마을 사무장이십니다. 아마 체험마을은 주민 여러 분이 힘을 합해 만든 팬션식 체험마을인 듯싶습니다. 시설도 좋고, 무엇보다 마당이 넓어서 캠파이 하기 아주 좋습니다. 옆에는 계곡도 흐릅니다.

 
이렇게 즐거운 하루를 보낸 우리는 다음날 관광코스로 나각산 전망대와 경천대를 둘러보기로 했습니다. 나각산 전망대에 오르면 상주 낙동지역이 훤하게 내려다보이고 굽이굽이 흘러가는 낙동강도 조망할 수 있는 곳입니다. 그런데 전망대에 오르자 강은 보이지 않고 거대한 저수지만 보이는 겁니다. 

"어라, 오늘 안개가 너무 많이 끼어 낙동강이 보이지 않는 걸까? 저기 보이는 건 큰 저수지네." 

그런데 그게 낙동강이었습니다. 여행블로거들이 많은 우리 팸투어 참여 블로거들 탄식이 절로 나오더군요. 하긴 저같은 사람보다야 여행블로그를 전문으로 하시는 분들 입장에서 보면 기가 찰 노릇이겠죠. 다음 간 곳은 경천대. 더 말 안하겠습니다. 해봐야 열불만 날 테고. 듣는 여러분도 기분 안 좋습니다. 

하나만 알려드리겠습니다. 공지사항 겸. 상주 곶감팸투어에 참여했던 보라미랑님께서 팸투어 원고료로 받은 10만원을 "김두관 힘실어주기 캠페인"에 써달라고 기탁하셨습니다. 아마 보라미랑님이 이날 가장 열이 많이 받으신 분 중에 한분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분은 저하고 맨 마지막에(새벽 3시 34분) 취침모드에 들어가신 분이기도 한데요. 아침에 정시에 기상하는 체력을 보여주시더군요.)  


"김두관 힘실어주기 캠페인"은 경남도민일보 19면의 자유광고란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마침 경남도민일보가  자유광고란인 걸 만들어 돈이 없는 사람은 1만원만 내고, 좀 여유가 있는 사람은 더 내고 해서 광고를 실을 수 있도록 개방한 코너입니다. 아주 적절한 시기에 딱 걸린 거죠. 

여기에 경남도민들이 날마다 줄줄이 김두관 힘실어주기 캠페인 광고를 하니까 한나라당에서 선관위에 꼰질렀나봅니다. 그래서 선관위에서 경남도민일보에 주의인지 협조인지 뭐 하여간 그런 공문을 보냈다 합니다. 

그래서 김주완 편집국장이 "불법선거운동 부분은 논란의 여지가 있으나... 선관위의 의견을 일정하게 받아들여 특정인(김두관)의 이름은 가급적 거명하지 않는 선에서 광고를 게재하도록 하겠다"는 답변을 보냈다고 합니다. (내용은 김주완 김훤주 블로그 '지역에서 보는 세상' 참조) 

그리하여 원래 보라미랑님이 의뢰하신 광고문안은 "김두관 지사님, 제발 살려주세요" 라고 낙동강이 김두관 지사에게 호소하는 형식으로 짜여졌지만, 김두관이란 이름은 빠지고 그냥 "제발 살려주세요"가 됐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행에도 김두관 대신 경남도가 들어갔습니다.

그러나 그래도 크게 의미가 훼손된 것 같지는 않습니다. 김두관 도지사의 낙동강 지키기를 위해 원고료를 흔쾌히 쾌척해주신 보라미랑님께 감사 드립니다. 선관위, 한나라당 등 외부의 압력에도 자유광고란의 취지를 살려 좋은 광고를 실어주신 경남도민일보에도 감사 드립니다. 

아래에 보라미랑님의 광고를 소개드리겠습니다. 그리고 그 밑에 원래 광고문안도 소개합니다. 끝.




김두관 지사님, 제발 저를 살려주세요!

평생을 살면서 이렇게 슬픈 여행은 처음이었다
100인닷컴 상주곶감팸투어 끝에 간 경천대
하늘이 스스로 내렸다는 경천대는 죽어가고 있었다
낙동강 제1비경엔 거대한 불도저가 호령하고 있었다
경천대 돌무더기에서 발견한 낙서 하나

“우리가족을 오래오래 살게 해 주세요!”

얼마나 아름다웠으면 이런 소원을 빌었을까
금수강산 오래오래 행복을 누리고 싶었을 테지
반만년 유구한 역사를 굽이쳤을 경천대
그러나 이제 그 경천대가 이렇게 외치고 있다

“제발 저를 살려주세요!” 

김두관 경남지사가 외로운 싸움을 벌이고 있다
불의에 맞선 그의 투지는 정의에서 나온다
덤프트럭에 실려 이리저리 해체되고 있는 낙동강
그 낙동강이 그에게 이렇게 외치고 있다

“제발 저를 살려주세요!”

(100인닷컴 상주팸투어 원고료로 싣는 광고입니다)
100인닷컴 회원블로그 내가꿈꾸는그곳/보라미랑

Posted by 파비 정부권

자, 경남 팸투어 1차 코스 '경남지능형홈 홍보체험관'을 뒤로 하고 이제 창원시 의창구 대산면 감미로운 마을로 떠납니다. MBC 전국시대 피디와 리포터가 따라 붙었습니다. 전국에서 온 파워블로거들의 경남팸투어를 취재하겠다나요. 이분들은 1차 코스부터 감미로운 마을과 다음날 주남저수지, 우포늪까지 따라 다닐 태셉니다.

카메라맨 뒤에 전화 걸고 계신 여자분 보이죠? 제가 차 안에 탄 블로거들 다 소개하고 마지막으로 이분을 소개했는데요. 글쎄 "MBC에서 오신 분 나와서 인사해주세요" 하고 소개했지 뭡니까. 알고 보니 도청 직원이라네요. 공보관실 소속이라는데 뭐 어쨌든 공보실이나 MBC나 하는 일은 비슷비슷하니까요.

너무 미인이라서 제가 잠깐 MBC로 실수했지 뭡니까. 저는 미인은 다 MBC나 KBS에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거든요. 흐흐~ 미인을 옆에 두고 졸고 계신 분은 서울에서 내려오신 전 오마이뉴스 편집국장 정운현 선생입니다. 요즘 보림재라는 블로그를 운영하고 계시는데 꽤 잘나가신다고 하더군요. 이분, 이날 밤 벌어진 '니나노판'에서도 발군의 실력을 보여주셨습니다.  



먼저 양해 말씀 구하겠습니다. 오늘 다큐멘타리가 엄청 깁니다. 손목 운동 미리 하시고, 특히 노약자들 장거리 운행에 주의해주세요. 국민체조라도 미리 하시면 효과 있겠고요. 자, 그럼 불만 없으신 분만 다큐멘타리 들어갑니다.

감미로운 마을에 도착했습니다. 외국인들이 감을 상자에 담고 있군요. 이분들은 외국에서 감미로운 마을 체험을 오신 분들인데 공짜로 숙식 해결해주는 대신에 이렇게 일을 부려먹는다고 하더군요. ㅋ~ 팸투어 운영팀이 사전답사 갔을 땐 코스모스 씨도 따고 그러더군요.


아래 사진 보시면 수염이 멋지게 생긴 외국인 보이시죠? 저분 보니 엑스맨에 나오는 거 이름이 뭐였죠? 네, 울버린, 휴 잭맨이 연기했었죠. 그래서 제가 어설프게 말했어요. "오우, 유 엑스맨, 울버린…! 굿!" 하고 손을 들어주자 이 아저씨 뭔 영언지는 몰라도 대충 알아들었는지 괜히 쑥스러운 미소를 띠며 고마워 하더군요. 

그 옆에 외국인 아가씨들도 오케이, 오케이 하며 제 의견에 찬동의 뜻을 표했구요. ㅋㅋ 




제가 카메라로 그 황송한(어쨌든 저의 콩굴리쉬 내지 바디 랭귀지를 알아들었으므로) 모양을 찍겠다고 달려들자 이렇게 포즈까지 취해주네요. 감 박스를 들고 말이죠. 결과는, 이렇게 감미로운 마을 단감 홍보 사진이 되어버렸습니다요. 뭐 잘된 일이죠. 어쨌든 이번 경남팸투어의 목적 중 하나가 이 감미로운 마을을 홍보하는 것이니까요.  




일단 감미로운 마을 대표님으로부터 간단한 인사와 감미로운 마을의 역사와 문화, 전통, 미래 비전 등 뭐 이런 것들에 대해 이야기를 들은 다음에…, 에, 이건 농담이고요. 아니, 농담이 아닐 수도 있지요. 사실 대표님의 교육내용이 감미로운 마을에 단감나무가 심어진 배경과 과정, 노력, 신품종 개발, 판로 개척, 장래 계획, 이런 것들이었거든요.
 
단감은 수확되면 곧바로 전량 서울, 부산 등지의 대형 백화점에 납품돼 남는 건 하나도 없다는군요. 그래도 이날 우리 블로거들을 위해 단감을 좀 남겨두었답니다. 단감 따는 실습도 하고, 상자에 넣어 집에 가져가 나누어 먹을 만큼은요. 밑에 사진 보시면 아시겠지만, 정말 행복한 하루였죠.  




우리의 정운현 국장님. 제일 열심이시네요. 끊임없이 감미로운 마을 대표님을 귀찮게 하고 있습니다. 뭐가 궁금한게 그리 많으신지…. 궁금한 게 많다는 건 오시기 전에 미리 공부를 하고 오셨다는 말씀. 역시 훌륭한 기자답습니다. 그러니까 편집국장도 하셨지. ㅋㅋ

그 옆에 서 계신 블로거님, 열심히 적고 계신데 누구시더라? 얼굴이 잘려서 누군지는 잘 모르겠네요. 얼굴이 제대로 나왔다면 열심히 기록한 공에 대한 대가로 무언가 선물이라도 하려고 했더니만. 아깝게 됐습니다. 어르신들이 쓰는 모자 비슷한 거 쓰고 옆구리에 군바리처럼 두 팔 공가고 계신 분. 한사 정덕수님입니다.

이분은 양희은이 부른 유명한 노래 <한계령에서>를 작사하신 분입니다. 정확하게 말하면 이분이 쓴 시를 노래로 만들어 양희은이 부른 것이죠. 참고할 것은 우리가 노래방에서 <한계령에서>를 한곡조씩 뽑을 때마다 이분 통장에 돈이 차곡차곡 쌓인다는 사실. 노래방에 가시면 꼭 1번으로 이 노래 불러주셔요.




단감 보관 창고입니다. 창고 문에 그려진 그림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누가 그렸을까요? 아무렇게나 그린 그림은 아닌 것 같습니다. 문외한인 제가 보기에도 무언가 강한 메시지, 힘 같은 것이 느껴집니다. 여러분도 느껴지신다구요? 네, 그러면 여러분의 안목도 보통이 아닙니다.




자, 이제 감 따러 갑니다. 감 따러 가는데도 이렇게 호강하며 갑니다. 모두들 신이 났습니다. 단감 따는 노동을 하러 가는 게 아니라 유람 가는 것 같지 않습니까?




보세요, 이분. 감 농장에 들어가자마자 감 수확할 생각은 하지 않고 벌써 입안 가득 먹기에 바쁩니다. 이분이 누구냐면요. <다음>에서 보물로 친다는 미디어 몽구란 블로겁니다. 아직 총각입니다. 올해 아홉수라는 얘기를 들은 것 같기도 하고, 아무튼 젊은 총각임에 틀림없습니다. 

관심 있으신 분은 저에게 연락주세요. 제가 직접 친하게 지내고 그런 사이는 아니니까 김주완 경남도민일보 편집국장이나 거다란님 통해서 소개시켜 드리겠습니다요. 성사된다는 보장은 없지만요. ㅎㅎ 아주 쑥스러움을 많이 타고 그런 총각이었는데, 마지막 인사할 때 보니까 또 아주 말을 그렇게 잘하더군요.

너무 과묵해서 아예 말 같은 건 안 하는지 알았거든요. 또 그런 걸 실천하는 분인 줄 알았죠. "판사는 판결로 말하고, 블로거는 포스팅으로 말한다!"




대표님의 열띤 단감 따기 교육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모두들 열심히 경청하고 있군요. 대체로 이번 팸투어 학생들은 범생이들이었습니다. 말을 아주 잘 듣더군요.




사진으로 자기가 먹던 감을 찍어 트위터로 바로 날리는 블로거도 있고요….




앗, 그런데 한창 작업 중에 훼방꾼이 나타났습니다. 김두관 도지사군요.

"아이, 정운현 국장님. 작업복 차림새가 왜 이래요. 이래서야 어디 단감 제대로 따시겠어요?"
"아하, 이거 김 지사님 왜 이러십니까? 고수가 어디 의상 따지는 거 봤습니까? 때와 장소, 복장에 상관없이 실력이 나와야 고수지요. 그러는 김두관 지사님이나 한 번 실력 보여주시죠."




'허허, 나를 우습게 보다니. 혹시 내가 남해 촌놈인 거 까먹은 거 아냐? 저 양반 요새 영 정신이 없어 보이는 게, 상태가 안 좋더라니만.'

사실은 제가 김 지사님에게 물었답니다. "아니, 김 지사님. 어떻게 그렇게 감을 잘 따세요?" 그러자 옆에 있던 정운현 국장이 말했죠. "아이, 이 사람아. 김두관 지사도 촌놈이잖아. 촌놈."

그 말에 김두관 지사도 솔직하게 고백하더군요. "네, 맞습니다. 제가 원래 촌놈 아닙니까. 그라고 저희 집에도 감나무가 있었습니다. 그땐 집집마다 감나무 한그루 이상씩은 다 있었죠. 저 촌놈 맞습니다."

김 지사 스스로 "나는 촌놈이요" 학 자백하니 그 솔직함에 정이 더 가더군요. 그런데 진실로 이날 김두관 지사의 감 따는 실력은 수준급이었습니다. 심지어 블로거들을 향해 감은 이렇게 따는 거다 하고 강의(?)까지 해주셨죠.




그런데 확실히 사고는 사곱니다. 단감 따라고 농장 여기저기로 흩어놓은 블로거들, 전부 김 지사 구경하러 몰려들었습니다. 따라는 감은 안 따고 감 따는 김두관 지사만 구경하고들 있습니다.

김 지사 혼자 감 따는데 앞에서 찍고 밑에서 찍도 뒤에서 찍고 옆에서 찍도 난리 굿입니다.  




보십시오. 진짜로 감 따는 거 강의하고 있지요? 번데기 앞에서 주름잡는다고 감 농장 사장님 앞에서 감 따는 강의 하고 있습니다. 감 따는 강의만 한 게 아니라 단감은 어디서 많이 나고 대봉감은 어디서 나며 경북에는 떨감이 많은데 감의 북방한계선이 요즘은 자꾸 북상하고 있어서 이게 기후변화하고 연관이 있지 않나 생각한다는 둥…. 

그래도 우리 김두관 지사, 농사에 대해 뭘 많이 알고 계시더군요. 늘 나는 뭘 잘 모릅니다, 참모들이 가르쳐주거나 사람들이 아이디어 내면 그걸 잘 받아서 운영하는 게 제 특기입니다, 하시던 분이 농사 주제가 나오니까 신이 나는 모양입니다.

그래서 결론은! 확실히 촌놈 맞네!  




그런데 이 두 분, 웬 하늘을 그리 멍하니 쳐다보고 계시나요? 혹시 감 떨어지길 기다리시는 건 아닌지요. ㅋㅋ 
그럼 김 지사님, 입을 벌리셔야 되는뎅~




역시 언론인 출신답습니다. 정운현 국장님. 열심히 필기 중입니다.




괴나리봇짐 김태훈님도 열심히 감 따고 있습니다. 대학을 서울로 간 이후 줄곧 서울에만 살고 계신다는데 오랜만에 처가가 있는 창원에 오니 힘이 펄펄 나시나봐요.




부산에서 오신 커피믹스님도 열심이시군요.




바구니에 단감이 한가득입니다. 풍성한 바구니만큼이나 마음도 풍성합니다.



이건 무엇일까요? 네. 여러분 좋아하는 소주 만드는 기계랍니다. 단감으로 소주를 만드는 거죠. 도수는 놀라지 마시라. 무려 75도. 냄새만 맡아도 뿅 하고 홍콩 가는 거죠.

그런데 여러분. 맛이 정말 기가 막혔답니다. 다시 먹어보고 싶네요. 저는 개인적으로 단감와인도 좋지만, 그보다는 이 단감소주가 더 좋았는데요. 문제는 상품화하는 게 어려운 것으로 보였습니다. 한방울 한방울 이슬을 모아 만드는 술이 곧 소주란 놈인데 이 단감소주의 맛을 유지시키기 위해 보통 특별한 기술이 요구되는 게 아닐 테지요.

만약 양산화에만 성공한다면? 대박 날 게 틀림없다고 제가 장담합니다. 우선 제가 매일 이 술만 찾을 거고요.




임마님이 김두관 지사와 단감소주로 건배를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건배 파트너를 잘못 고르신 거 같습니당~ 임마님, 술맛 잘 모르거든요. 술맛은 제가 잘 아는데, 흐흐~




우리가 수확한 감을 선별하는 작업입니다.




"아부지~ 감~~~ 굴러~~~~ 가~~~~~~ 유~~~~~~"




진짜로 감이 막 굴러내리네유~ 이게 그러니까 무거운 놈은 저 앞에서 미리 굴러떨어지고요. 가벼운 놈은 맨 마지막에 굴러떨어지고, 뭐 그런 식으로 선별하는 모양이네요.




이제 선별된 단감을 상자에 담는 작업을 합니다. 김두관 지사와 김주완 편집국장이 작업하고 있습니다.  





김두관 지사,
'제가 먼저 작업 끝냈습니다. 김주완 국장, 저보다도 더 젊은 사람이 일 대개 못하네요.'

물론 이건 속으로 한 말입니당~ " " 하고 달리 ' ' 속의 말은 모두 마음속으로 하는 말이란 거 학교 때 모두 배웠겠지요? 맞나? 아무튼 대충 넘어갑시다요.  




"자 제가 포장한 감은 부산에서 오신 커피믹스님에게 선물!"

아, 역시 정치인이라 실세를 금방 알아보는군요. 커피믹스님은 우리 100인닷컴에서도 실세 중에 실세지요.




우리 김주완 국장도 충청투데이 실세에게 선물하고 있네요.
이분은 충청투데이 홍미애 기획실장으로 <따블뉴스>를 만들었으며 <IN 대전>이란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답니다.




남자들만 75도 소주 먹을 줄 아나 어디? 우리도 먹을 줄 안다. 그런데 자기는 안 마시고 김 지사가 진짜로 마시나 안 마시나 감독하고 있는 폼새.

참고로 김두관 지사는 소주 주량이 댓병 하나랍니다. 요즘 도수로 말하면 한 열다섯 병 정도는 마신다는데요. 물론 젊을 때 이야기고요. 나이가 몇인데 이젠 자제하셔야죠? 안 그래도 술 줄이기로 약속했답니다. 그런데 나중에 뒷풀이에서 보니 주는 잔 거절을 못하더군요. 그걸 또 꼴딱꼴딱 다 마시고요.  




단체사진도 한 장 찍고…




단감 따기와 단감와인 만들기 체험이 끝나고 농장 안 식당으로 옮겨 <김두관 지사 대 블로거 간담회>에 들어갔습니다. 분위기가 예사롭지 않습니다~




완전 청문회장 같습니다.


 

김두관 지사의 표정도 예사롭지 않습니다.

'아, 이거 오늘 이것들이 뭔 곤란한 질문을 할지 상당히 긴장되는데. 조심해야겠어. 이 앞에 우리 강병기 정무부지사가 블로거 간담회 갔다가 케이오 펀치 맞았다는 소문이 있던데. 그래서 그런지 강 부지사가 요즘 영 상태가 안 좋더라고. 데미지가 컸던 게야. 조금 전에도 절대 조심하라고 강 부지사한테서 문자가 왔었단 말이야. 음~'




'어, 그런데 그게 아니네? 이거 왜 이러지?'

책 리뷰를 전문으로 하는 블로그 <흙장난의 책 이야기>를 운영하는 흙장난님이 김 지사에게 도정에 참고하라며 책을 선물하고 있습니다. 제목은 장하준 교수가 쓴 <김두관 도지사가 알아야 할 스물세가지 이야기>? 저도 확실히 잘 모르겠네요. 기억이 잘 나지 않습니다. 아무튼 흙장난님이 사비로 책을 사서 선물한 건 확실합니다.  




어라, 내가 질쏘냐. 이번엔 괴나라봇짐님이 자기가 직접 쓴 책을 선물하고 있습니다. 제목은 <소리바다는 왜?> 아주 재미있는 책입니다. 저도 지금 읽고 있는데요. 한국의 IT산업에 대해 할 말이 많은 책이며 꼭 읽어야 할 책입니다. 김두관 지사가 정독해서 열심히 읽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럴 시간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암튼^^* 각설하고~

'어라, 이거 분위기 꽤 괜찮은데? 괜해 걱정했어. 오늘 아주 잘 왔군. 누가 짰는지 멤버 구성이 아주 좋아. 블로거들 면면을 보니 인물들도 상당히 좋고. 음~ 역시 나는 우리 부지사보다는 운이 좋은 사람이 분명해.'

김두관 지사. 속으로 꽤나 흡족했을 듯싶습니다. 어쨌거나 공짜 싫어하는 사람은 없으니까요. 책을 두 권이나 공짜로 얻었는데요. 게다가 한 권은 저자가 직접 싸인까지 해서 말이지요. 문제는 책을 꼭 읽어야만 할 것 같다는 괴로운 사실인데요. 사실 책 읽는 거 좋아하는 사람도 별로 없지 않습니까?




"아무튼 오늘 기분 매우 좋습니다. 여러분. 기분 좋게 한 잔 합시다. 블로거들의 무궁한 발전을 위하여, 건배~"




"아 거기 커피믹스님. 딴짓 하지 마시고 건배 합시다. 누가 블로거 아니랄까봐. 아이고, 우리 한사님도 한 잔 하시죠. 자~"  




"김 지사님. 밥 맛 좋으시죠?" 
"아, 그럼요. 정 국장님도 공짜로 책 선물 받고 해보세요. 얼마나 기분 좋은가. 그러고 보니 그런 경험 한 번도 없으신 모양이군요. 좀 기다리세요. 제가 담에 책 한 권 내면 그때 싸인 해서 공짜로 드릴 테니까"  




역시 우리 김두관 지사는 촌놈이 확실합니다. 마지막으로 식당에서 맛있는 식사를 만들어주신 아주머니들에게 다가가 일일이 고맙다고 악수를 한 다음 단체사진 한 장 콱.

촌놈의 최대 장점이 무엇이겠습니까? 예의를 안다는. 진짜 예의를 갖추어야 할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을 잘 구별할 줄 안다는 그거 아니겠습니까?

이날 김 지사는 아주머니들엑 최고의 예의를 선물했습니다. 아주머니들도 무척 기뻐했고, 도지사와 기념사진까지 찍었다는 사실에 더없이 흡족해 했습니다. 모두들 즐거운 하루가 되었습니다.  




그래서인지 김두관 지사는 예정에 없이 뒷풀이 자리에까지 떠나지 않고 남았습니다. 모닥불을 피워놓고 캠프파이어 비슷한 것을 했는데 연기가 희한하게 김 지사 앞으로 계속 날아가는 바람에 눈물을 삼키고 있더군요. 참 무던한 사람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 시간 가까이 그걸 아무에게도 말도 못하고 눈물만 찔끔찔끔 흘리고 있었으니까요.

보다 못한 제가 가서 자리를 바꾸어 주었습니다. 저는 사실 뒷치닥거리를 하느라 김 지사의 그런 딱한 사정을 보지 못했습니다. 진즉 알았더라면 더 일찍 자리를 옮겨 드리는 건데…. 아무튼 다시 한 번 리바이벌이지만, 김 지사는 매우 순박한 시골 촌놈이 확실했습니다.


각박한 도시에서 태어난 사람이라면 갖지 못할 순수함이 그에게 있었습니다. 사실은 제가 촌놈 출신이라서 촌놈예찬론을 펴는 건지도 모릅니다만. ㅎㅎ




경남팸투어 첫째날은 이렇게 저물었습니다. 마지막 장면이 아래 이것입니다. 술상이 없어서 제가 임시로 감박스를 가져다 깔았습니다. 워낙 시골이라 술잔도, 젓가락도 구할 길이 없어서 우왕좌왕 하다가 대충 때웠습니다. 그래도 아무런 불평없이 즐겁게 놀아주신 블로거 여러분. 대단히 고맙습니다.

특히 정운현 국장님의 니나노는 압권이었습니다. 김주완 국장과 임마님도 대단했고요. 우리 김주완 국장님은 그러시더군요. 다음번 팸투어 기획할 때 심야계획엔 꼭 니나노를 넣어달라고요. 하하.




다큐멘타리가 너무 길어서 죄송합니다. <THE END>
Posted by 파비 정부권

김두관 경남도지사 후보와 인터뷰를 마친 블로거들이 창원 팔용동의 어느 막걸리집에 둘러앉았을 때, TV 자막에서는 각 지역 시도지사 유력후보들의 여론조사 결과과 발표되고 있었다. 서울, 경기에 이어 경남도지사 후보 여론조사가 나오자 모두들 놀랍다는 반응이었다. 물론 이미 이 결과에 대해선 인터뷰 중간에 김 후보의 언론특보로부터 언질을 받았던 바이기는 했다.

여론조사 결과, 김두관 후보가 이달곤 후보를 5%포인트 이상 앞서

김 후보의 언론특보는 이렇게 말했었다. "동아일보에서 여론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우리 후보가 5% 이상 앞섰다. 내일 보도에 나올지 모르겠는데, 이게 좋은 건지 나쁜 건지 아직 판단을 못하고 있다."

나는 귀를 의심했다. "김두관 후보가 이달곤 후보를 앞선다?" 여론조사는 그저 여론조사일 뿐이다. 그러나 이건 대단한 반전임에 틀림없었다. 지금껏 야당후보가 이토록 근접하게 여당후보와 다툰 예가 없었기 때문이다.


기초단체장 선거와 달리 시ㆍ도지사 선거는, 특히 경남에서는 거의 예외없이 정당지지도와 맞물려 결과과 나올 수밖에 없다는 게 정설이다. 그러나 이번엔 그 예외란 것이 작동하고 있는 것일까? 뚜껑은 열어봐야 안다는 말이 있다. 이 진리처럼 들리는 말은 그러나 지금까지 경남에서는 통하지 않았었다. 열어볼 필요도 없이 단지 안에는 늘 한나라당 당선이란 도깨비방망이가 들어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엔 그 도깨비방망이도 통하지 않는 것일까?

김두관 후보는 특이한 경력의 소유자다. 그를 말할 때, 사람들은 좋은 의미든 나쁜 의미든 이장 출신이란 점을 강조하는 경우가 많다. 그는 실제 남해에서 이장을 했다. 그리고 남해신문을 창립하여 신문사 사장도 오래 했다. 그리고 남해군수가 되었다. 이장 출신이 군수가 되었다고 해서 세간에 화제가 되기도 했었다. 그의 남해군수 경력은 성공적이었다. 그는 마침내 행정자치부 장관이 되었다.

이장, 신문사 사장, 군수, 장관으로 이어지는 그의 경력은 그에겐 장점임에 틀림없다. 그의 이러한 특별한 경력 탓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는 인터뷰 내내 "좋은 아이디어를 토스해주시면 잘 받아 안을 것이다"와 같은 말을 자주 했다. 말하자면, 그는 "나는 스폰지와 같다"는 것을 장점으로 내세우는 사람 같았다. 이 점은 매우 중요한 지점인데, 그것은 바로 민주주의와 깊은 관련이 있다는 게 나의 생각이다.

김두관 후보의 장점은 스폰지같은 흡수력

아무튼 그런 그의 장점들은 밑바닥에서부터 사람들과 함께 하면서 만들어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것을 단점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아마도 이것은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가해지던 비판 아닌 비난과 비슷한 것이다. "대학도 안 나온 사람이 대통령이 되다니"와 "이장 출신이 장관을 하다니" 정도가 아니었을까. 물론 이런 단점에 대한 지적들은 허무맹랑하며 터무니없는 것이고 양식있는 사람들의 공분을 자아낼 뿐인 자충수다.  

나는 늘 누가 누구를 이기기 위한 단일화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이었으나, 이갑영 예비후보와 김 후보의 문답을 들으며 생각이 바뀌었다. 그는 김두관 후보에 앞선 인터뷰에서 김 후보를 걱정하면서 이런 의미의 말을 했다. "지방연립정부가 되는 것 아니냐!"

그렇다, 그게 바로 진정한 단일화 아니겠는가. 연립 없는 단일화, 묻지마 단일화는 참다운 의미에서의 단일화가 아니란 사실을 아이러니하게도 친박연대의 이갑영 후보가 알려주었다.  그러나 그는 아쉽게도 미리 예견된 것처럼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   

그리고 어쩌면 '무소속으로 야권단일화에 성공한 김두관 후보'의 입지야말로 그의 장점인 스폰지를 최대한 발휘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도 들었다. 여기에 대해 그의 경험담은 하나의 지표가 될 수도 있겠다. 그는 내가 "수정만을 매립해 STX를 유치하는 것처럼 경남의 임해는 몸살을 앓고 있다. 바다를 메워 공장을 짓는 게 경남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보나?"란 나의 질문 끝에 이런 말을 했다. 

"군수 시절 부군수까지 결재한 서류가 하나 올라왔는데, 그걸 보는 순간 '이거 결재하면 데모대가 바로 쳐들어오겠구나!' 하고 생각했다. 그래서 '현장 가보고 결재했냐' 하며 직원을 현장으로 보냈다. 그랬더니 결과는 내 생각 그대로였다. 합법적인 것도 중요하지만, 합리적인 것이 더 중요하다."

합법적인 것도 중요하지만 합리적인 게 더 중요하다

합법적인 것도 중요하지만 합리적인 것이 더 중요하다? 나는 이 말을 그대로 기록했다. 명언이었다. 이 말을 들으며 3일 전 마산 진북 지산마을에 발생한 민원을 취재하러 갔다가 들었던 말이 기억났다. "골프연습장을 짓기 위해 뒷산을 까뭉개면서 왜 주민들에게 한 번도 의논을 안 하느냐"는 주민들의 반발에 마산시 공무원(고객감동과)은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법적으로 설명회를 열어야 한다는 규정은 없다."

아마 당시 남해군의 부군수를 포함한 공무원들도 그런 생각을 했을 것이다. "법적으로 아무런 하자가 없다." 불과 며칠 전 법과 규정이란 잣대만으로 주민들의 피해나 불편 따위는 안중에도 두지 않는 행정편의주의(이런 것은 편의주의가 아니라 복지부동이다)를 보았던 터라 "합법적인 것보다 합리적인 게 더 중요하다"는 말은 실로 가슴에 닿지 않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이미 김두관 후보를 아는 사람들은 위에 내가 질문한 "바다를 메워 공장을 짓는 것이 경남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가?" 하는 질문에 대한 답을 알 것이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자본주의 탐욕이 낳은 이기심이 문제다. 바다를 매립하는 것은 적극 막을 생각이다. 기 조성된 부분에 대해서는 주민들과 의논해서 가능하면 친환경기업이 들어오도록 하겠다. 법조문 속에는 이미 강자의 논리가 들어있다. 국회의원이 법을 만들 때부터 굉장한 로비를 한다. 법은 제정될 때부터 불공정한 게 들어간다. 임해공단 문제도 합법보다는 합리를 중시해야 한다. 남해안같은 좋은 바다가 어디 있나. 엄청난 자산이다. 보존해야 한다."

'합리'를 중시하는 사고는 '민주주의'에 대한 소신으로부터 나온 철학

합법보다는 합리를 중시해야 한다는 그의 소신에는 이처럼 나름 확립된 철학이 있었던 것이다. 그는 "주민들 입장에서 보면 도가 별로 필요없는 존재 아닌가. STX문제로 마산시와 주민들이 다툴 때도 도의 역할은 전혀 없었다. 도의 역할이 뭐라고 생각하는가? 도지사가 되면 무얼 할 생각인가?" 라고 질문하자 이렇게 답했다.  

"중요한 질문을 했다. 주민들 입장에선 시ㆍ군이 훨씬 중요하다. 그래서 나는 통합창원시를 비롯한 18개 시ㆍ군을 지원하는 쪽으로 도정방향을 잡겠다. 정말 초유의 실험이 될 것이다. '주민통합지원서비스'란 걸 들어봤는가? 참여정부 때 만든 거다. 진주에 잘 돼 있다. 이게 이 정부 들어서 지원이 완전 끊겼다. 이 정부는 이미 글렀다. 경남도 차원에서 복원할 생각이다. 행정은 세금 받아서 민복을 위해 적절히 분배하는 거다. 돈 벌겠다고 환경 파괴하고 주민 피해주는 게 행정 아니다." 

그러면서 그는 시장ㆍ군수들에게도 쓴소리를 잊지 않았다. "인ㆍ허가권을 잘 써야 한다. 기초단체에서 법해석을 할 때 기계적이 아닌 합목적적인 해석을 해야 한다." 그러나 나는 김 후보의 이 말을 잘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그건 아마도 일선 시장ㆍ군수들도 "합법도 중요하지만 합리가 더 중요하다"거나 "기계적이 아닌 합목적적 법해석"에 대한 철학이 있을까 하는 의심 때문이었을 것이다. 


최근 마산 진동이나 진전에 취재차 자주 들러 들었던 시골 민심은 의외로 김두관 후보에게 많이 기울어 있었다. 좀 의외였다. 여촌야도란 말이 무색할 지경이었다. 그러나 그게 모든 시골사람들의 경향이라고 일반화하긴 어려울 것이다. 아직 '작대기만 꽂아도 된다'는 경남에서의 한나라당 지지 정서를 무시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게다가 1차 TV토론을 본 많은 사람들의 우려도 있다.

김 후보의 장점은 인후지덕, 그러나 보다 예리해져야

김두관 후보는 밑바닥에서부터 다져진 오랜 경력에도 불구하고 이달곤 후보에게 카리스마에서 밀렸다는 게 내가 들었던 대체적인 평이었다. TV토론이 모든 것을 결정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상당히 중요하다는 것은 두말 할 필요가 없는 잔소리란 것도 맞다. 현직과 전직의 차이였을까? 지득한 정보의 차이? 그러나 어떻든 이달곤 후보가 의외로 논리적인 토론에서 앞섰다는 평이 있는 것이다.

김 후보는 이에 비해 인후지덕한 풍모가 크게 어필했을 것이라고들 말한다. 인후지덕, 앞서 말했던 김 후보의 장점 중 스폰지의 주요한 조건 중 하나다. 옛날로 말하자면 유방과 유비처럼 창업을 하기 위해 갖추어야 할 최고 덕목이다. 그러나 현대의 유권자들은 가까이에서 그 인후지덕을 보고 판단할 기회가 없다. 그러므로 TV토론 등에서 보다 강렬한 인상을 주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게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드는 것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김두관 후보가 한나라당 이달곤 후보를 5%포인트 이상 격차로 앞서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김 후보 언론특보의 걱정처럼 이것이 거꾸로 김 후보의 발목을 잡는 악재로 작용할 수도 있다. 예를 들면 전통적 보수층의 대대적인 결집효과가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또 반대로 이것은 뭔가 바꿔보자는 신선한 바람으로 긍정적인 작용을 할 수도 있다.

어떤 쪽으로 바람이 불든 그것은 김두관 후보 진영의 앞으로의 행보에 달렸다. 특히 TV토론에 관해선 후보 참모진의 역할이 대단히 중요하다. 이달곤 후보가 갖고 있는 정보력을 넘어설 수 있는 것은 참모들의 뛰어난 상상력과 피땀나는 발품 외에 현재로서 무엇을 더 생각할 수 있을까. 아무튼, 김두관 경남도지사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앞서고 있다는 사실은 초유의 사태다.

그래서 이번 선거는 사상 유례 없이 재미있는 선거가 될 것 같다.

Posted by 파비 정부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