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감'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17.09.05 김선유총장, "보수진보 아닌 옳은 교육감 돼야" by 파비 정부권
  2. 2014.12.27 박종훈은 순진한 교육감, 아니면 천생 교육자? by 파비 정부권
  3. 2009.06.18 교육감한테 왜 무릎 꿇고 술 따르죠? 그거 욕이에요 by 파비 정부권 (18)

책을 한권 받았다.


‘아이들의 행복한 아침을 꿈꾸며’


좋은 제목이다. 사실 학생인 아이들에게 아침이 행복할리 있을까. 누구에게나 아침은 괴로운 시간이겠지만 특히 아이들에게 아침은 더없이 괴로운 시간일 터이다. 그럼에도 저자는 아이들이 행복한 아침을 맞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책을 썼다.


아이들의 행복한 아침을 꿈꾼다니, 그는 어떤 사람일까?


김선유. 이 책을 쓸 당시 그는 진주교육대학교 총장이었다. 출간일이 2014년 2월인 점에 미루어 아마도 그때 교육감 출마를 염두에 두고 나름대로의 교육철학을 담론 형식을 빌려 쓴 책이 아니었을까 짐작된다.


나는 김선유 총장이 어떤 분인지 어떤 인생행로를 걸어왔는지 또 어떤 생각과 비전을 가지고 있는지 잘 알지 못한다. 다만 주변에서 주워들은 말로 “중도보수적 교육계 인사”라는 정도만 알고 있는 정도였다.


중도보수라. 보수면 보수고 진보면 진보지 중도보수는 또 뭐란 말인가. 그렇게 그를 규정한 지인은 “진보가 아닌 그에게 별 관심 없어” 하는 식으로 반응을 보였으므로 좀 뜨악하면서도 의아한 마음이 들었다.


‘음, 교육자에게 혹은 교육행정가에게 보수는 무엇이고 진보는 무엇일까?’


나로 말하자면 블로거공동체의 일원이었던 탓에 권정호 전 교육감도 만나 인터뷰해보았고 현 박종훈 교육감도 만나 인터뷰해보았는데, 사람들은 권 교육감은 좀 보수적(또는 중도보수적)인 사람이고 박 교육감은 진보적인 사람으로 평가하지만, 내 눈엔 결코 그렇게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어쩌면 반대로 권 교육감이 박 교육감보다 더 진보적인 스탠스를 보였다고 말할 수도 있겠는데, 그 대표적인 케이스가 무상급식 문제이다. 무상급식을 전국 최초로 경남도에 도입한 사람은 권정호 교육감이었다. 그리고 진보교육감이라 불리는 박종훈 교육감은 당시에는 그런 시도에 반대하였던 것이다.


“그때는 왜 반대하셨던 거지요?”


몇 년 전 박종훈 교육감과 블로거간담회가 열렸을 때 까칠한 내가 그렇게 물자, 박 교육감은 “그때는 그렇게(무상급식을 하면 안 된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생각이 바뀌었다”고 답변하며 솔직하게 자신이 잘못 생각하고 있었음을 시인해 보기 좋았던 기억이 난다.


아무튼 그렇다면 중도보수라고 나의 지인이 규정한 김선유 총장은 이 점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었을까? 마침 몇 년 전 펴낸 그의 책 ‘아이들의 행복한 아침을 꿈꾸며’에 그에 대한 그의 단상이 실려 있었다.


‘무상급식, 무상교육의 꿈’


소단원의 제목만 보아도 그의 생각이 무엇인지 확연히 드러난다. 그는 “아이들의 밥을 해결하는 문제가 개인의 호불호나 정치적 이해에 좌우되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이 소단원의 마지막 문장을 읽어본 독자들이라면 누가 진정한 진보이고 무엇이 올바른 보수인지에 대해 고민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무상급식은 수많은 교육복지 정책 가운데 선택지의 하나에 지나지 않았지만, 무상급식을 통해 교육복지에 대한 국민들의 눈높이를 한 단계 확연히 높였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는 것 같다.”


이어지는 ‘대안학교가 딱 대안이다’, ‘역사교과서 논쟁’을 읽다보면 사람들이(물론 일부 진보에 호의를 보이는 분들이겠지만) 왜 김선유 총장을 중도보수로 분류하여 평점을 내리는지 의아해지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그러니까 이 지점에서 섣부르지만 결론을 내리자면 이런 것이 아닐까.


“교육에 진보니 보수니 하는 것은 없다. 오로지 옳은 교육, 바른 행정만이 있을 뿐이다.”


최근 경남 교육계가 일련의 불미스러운 일들로 소란스럽다. 일선 학교 교사와 교장의 부적절한 처신과 발언이 잇따르고 마침내는 여교사의 성추문 사건까지 일어났다. 강원도에서는 교육연수원에 특별호실을 만들어 교육감과 측근들의 사적 전용공간으로 이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러한 사태를 보수니 진보니 하는 잣대로 해석이 가능할까.


여름이 가고 가을이 왔다. 시원한 바람과 더불어 ‘아이들의 행복한 아침을 꿈꾸며’를 첫 페이지부터 차분히 읽어보기로 한다. 보수와 진보를 넘어 옳은 교육행정을 꿈군다는 그의 생각은 무엇일지. 아이들이 즐겨 맞는 행복한 아침이란 또 어떤 것일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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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파비 정부권

홍준표 지사처럼 싸우는 방식은 마뜩찮다. 교육운동가로서 정치인처럼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내가 생각하는 것처럼…… 도민들도 교육감에 대한 기대가 정치인처럼 하기를 바라지는 않는다고 생각한다. 홍준표 지사처럼 싸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왜 거리에 나가서 대중들과 소통하면서 함께 연대해 싸울 생각을 하지 않고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 심판 같은 것을 청구했느냐는 다소 날선 물음에 박종훈 교육감은 이렇게 말했다. 실제 인상이 보여주는 것처럼 그는 홍준표 경남도지사와는 달라도 많이 다른 사람이었다. 홍준표가 불도저에 늑대 같은 야성을 가졌다면 그는 초원에서 풀을 뜯는 양이며 이를 그리는 화가의 마음을 가졌으리라 생각했다.

 

홍준표 지사와 싸우는 상황이 벌어질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당선자 시절에도 그런 생각 못했고…… …취임 후에 바로 도지사 예방하러 갔다. 사적인 면담하면서 자신이 진보적인 입법 활동 하였던 (지난) 이야기를 하면서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 그 당시에도 급식비 지원에 대해서는 이견이 좀 있었다. 오늘은 급식비 이야기는 하지 맙시다, 하고 덕담을 나누며 환담하고 왔다. 행정가로서 지사로서의 역할과 교육감의 역할이 부딪히는 경우가 있을 것이라는 예측은 못했다.”

 

교육감에 당선되고 인수위를 구성할 때 이미 홍준표의 공격이 있을 것이라는 예상을 사람들이 많이 했는데 이에 대한 대비에 소홀했던 거 아니냐는 물음에도 그는 이렇게 답변했다. 싸움이 있을 거라는 생각을 못했다니, 지사와 교육감의 역할이 부딪히는 경우가 있을 거라는 예측 자체가 아예 없었다니, 얼마나 순진한가!

 

그럼에도 그것은 그의 철학이었으며 확고한 신념으로 그를 지배하고 있는 듯했다. 교육감은 행정가이며 정치가인 지사와는 다른 방식으로 사고하고 행동해야 한다고 여전히 믿고 있었다. 교육감 역시 행정가이며 정치가로서의 역할과 임무가 있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그 본성은 교육자라는 것이다.

 

하지만 현실의 그는 이미 무상급식 문제에서 보듯이 고고한 교육자의 자질만 내세워서는 결코 아무것도 해낼 수 없으리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사실 이런 자리, 블로거와 교육감의 대화 같은 자리도 만들어진 것이 아니겠는가.

 

도의회에서, 의회에서 사실 관계를 이야기 할 수 있는 기회가 봉쇄되는 경험…… 힘으로 엎어버리는 경험을 당하면서, 소시민들은 어디에서 하소연 할 것인가? 의회는 민원 창구, 판관 포청천의 역할도 해야 하는데……의회가 (이다지도) 파쇼적일 수 있는가 하는 생각, (그래서) 거칠게 항의한 적도 있다. 급식 문제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교육감이 가지고 있는 진정성을 알리고 싶은 생각에서 블로거들과 만나게 되었다.”


 

그는 이런 말도 했다.

 

사실관계보다는 누구 스피커가 더 큰가의 문제로 (귀결되는 것을 보면서) 가치관의 혼란을 겪고 있다. 스피커의 크기로 골목골목 찾아다니다 지쳐서 자빠졌다.”

 

그렇다. 문제는 스피커이며 이 스피커의 크기가 대세를 결정한다는 것을 그는 알아가고 있었던 것이다. 좀 늦은 감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다행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순진한 교육감, 천생 교육자에서 그는 현실감각을 갖춘 교육행정가로 변모해가고 있었다.

 

그러나 거대한 홍준표의 스피커에 비해 그의 스피커는 너무 작고 보잘 것 없었다. 그래서 평범한 도민들의 귀에 급식은 교육이라는 그의 소신은 들리지 않고 예산 받았으면 감사 받아야지라든가 무상급식은 후세대들에게 빚을 안겨주는 것이라는 따위의 말만 들리는 것이 아닐까.

 

그러고 보니 아버지가 입원해 계신 의료원에도 홍준표 지사의 주장을 담은 경남도청 홍보물이 가득 쌓여 있었다. 오호, 통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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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파비 정부권

6월 17일, 블로거들이 경남교육감을 만났다. 이날 간담회는 지역메타블로그인 블로거’s 경남을 운영하고 있는 <경남도민일보>가 주최했으며 김주완 부장이 진행을 맡았다. 서울에서는 지난 대선후보 초청간담회라든지 태터앤미디어가 주최하는 유명정치인과 블로거의 간담회 등 블로거와의 소통이 활발해지는 모습이지만, 경남에서는 최초의 시도라고 한다.


내가 경남도교육청을 찾은 것은 오후 5시 30분, 교육청 건물을 사진으로 보기는 했지만 이렇게 찾아보기는 처음이다. 초등학교 6학년과 2학년짜리 학생을 둔 학부모인데도 교육청이 무얼 하는 곳인지 아직 정확하게 이해를 하지 못한다. 그저 어렴풋이 학교를 감독하는 장학사가 있는 곳이란 정도가 내가 아는 지식의 전부라고 해도 별로 틀리지 않다.


아마 모르긴 몰라도 대부분의 국민들도 나와 별로 다르지 않을 것이다. 우람한 교육청 건물은 그러므로 여전히 나에겐 베일이다. 그래서 6시 30분에 간담회가 시작되지만 한 시간 일찍 왔다. 베일 내부를, 아니 껍데기만이라도 미리 보고 싶었던 것이다. 교육청 건물 여기저기를 둘러본 다음 민원실로 갔다.


민원인들을 위해 마련된 편안한 소파와 간단하게 비치된 책들이 신선하다. ‘많이 좋아졌구나!’ 하는 생각을 했지만, 꽂혀있는 잡지들은 대부분 월간조선이니 여성동아니 하는 것들이다. 좀 더 다양한 색깔의 정보지들을 균형 있게 비치하지 않은 것은 아쉽다. 형식은 선진을 향해 가고 있지만 내용은 아직 70년대의 관료주의를 벗어나지 못한 게 아닐까 하는 아쉬움….


무료 커피자판기도 있었다. 속으로 ‘요즘은 커피도 이렇게 공짜로 주는구나!’ 고마워하면서 고객전용 컴퓨터로 인터넷을 배회하며 남은 시간을 보내려니 사람들이 왔다. 도민일보 김주완 부장과 커서, 봄밤, 이윤기, 달그리메 그리고 나, 이렇게 여섯 사람이 간담회에 참석할 블로거다.
 

가운데가 권정호 경남도 교육감. 오른쪽이 거다란닷컴 커서, 왼쪽은 김주완 부장. @경남도민일보


권정호 교육감은 매우 소탈한 사람이었다. 인상이 사진에서 보던 것보다 훨씬 좋다. 전형적인 사투리를 쓰는데다가 말씨도 빠른 게 완연한 경상도 사람이다. 그런 평에 대해 교육감은 한술 더 떠 자기를 ‘완전 (경상도)촌놈’이라고 했다. 소탈하면서도 한편 매우 직설적이고 거침없는 성품의 소유자란 생각이 들었다.


내가 보기에 그런 성격은 정직하다는 면에선 유권자들에겐 좋은 일일 수 있겠으나, 비서진들의 입장으로 보면 매우 곤혹스러울 것 같았다. 실제로 측근 중 한분은 교육감의 직설적이고 거침없는 성품 때문에 겪는 고충을 토로했다. 가끔 진땀을 뺀다는 것이다. 기자들에게는 이런 것이 좋은 먹잇감이 되기가 십상이기 때문이다.


앞뒤 말 다 자르고 맥락도 없이 몇 개의 문제가 될 만한 용어만 골라 선정적인 기사를 쓰는 한국 언론이 더 문제이지 직설적이고 정직하게 말하는 게 무엇이 문제이겠는가. 그러나 그는 “그래도 비서진들은 힘들다. 좀 정제된 용어를 써주시면 좋지 않을까”라고 아쉬워했지만, 내가 보기에 경상도 사람 특유의 ‘단순무식함’이란 경우에 따라 장점이다.


그러나 역시 그 측근의 말이 옳다. 직설적이고 정직하게 말하기 좋아하는 사람 이야기가 나오니 노무현 대통령 생각이 났다. 그이야말로 이런 성격 때문에 고통 받은 사람의 전형이다. 게다가 노무현은 매우 열심히 일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여기저기 뛰어다니고 남는 시간엔 컴퓨터에 앉아 네티즌들과 토론까지 벌였다. 그런 그를 두고 어떤 언론인이 말했다.


“맥아더 장군이 말하기를 하루에 중대장은 여덟 시간을 일하고, 대대장은 여섯 시간을, 연대장은 네 시간을 일해야 하며 사단장은 두 시간 이상 일하면 안 된다고 했다. 그런데 노무현은 일국의 대통령이다. 저렇게 바쁘게 뛰어다니면서 컴퓨터로 말까지 쏟아내니 나라가 어디로 가겠는가!” 이 이야기는 노무현이 취임한지 1년도 안돼서 나온 말이다.


그들은 그저 직설적으로 자기 생각을 가감 없이 말하는 노무현이 싫었을 뿐이다. 열심히 일하고 솔직하게 말을 쏟아내는 것이 무엇이 잘못인가. 탓을 하려면 일의 잘못과 말이 나온 배경을 따져 할 일이다. 그러나 한국사회는, 특히 한국 언론은 아직 멀었다. 그런 점에서 권 교육감에 대한 그 측근의 바람은 지극히 옳은 것이지만 한편 씁쓸하기도 했다.


직설적이고 솔직한 말을 싫어하는 풍토는 권위주의와도 무관하지 않다. 원래 기득권자들이란 대중 앞에선 말을 아끼고 자기들끼리 은밀한 장소에서 조용히 말하길 즐겨한다. 그래야 권위가 서고 기득권은 보호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진정한 권위에 대해 그들은 알지 못한다. 권 교육감은 교육계에 팽배한 그 권위주의부터 깨겠다고 했다.


“내가 일선 교육청이나 학교에 갔더니 말이죠. 교장선생님들이 허리를 90도로 굽히며 인사를 하면서 내 얼굴도 쳐다보지 않는 기라. 같이 술 먹으러 가서는 무릎을 꿇고 술을 따르지를 않나…. 내가 그래서 그랬어요. 이보세요. 무릎 꿇고 술 따르는 건 부모님이나 스승님 아니고는 아무에게도 해선 안 되는 거예요. 그러면 그거 욕하는 거예요.”


지금은 많이 나아졌다고 했다. 이젠 예전과 다르게 서로 얼굴 마주보며 반갑게 악수하고, 술자리도 편안해졌다고 한다. 그러나 내가 알기에 이런 풍토는 아직도 일선 학교에서는 여전한 것 같다. 금년 2월, 모 고교의 종무식 후 있었던 회식자리에서도 줄을 서서 무릎 꿇고 교장에게 술을 따르더라는 이야기를 그 학교 직원에게 들은 적이 있다.


“많이 좋아지긴 했지만 여전한 부분도 있을 거예요. 내가 한꺼번에 다 바꾸지는 못해요. 그저 단초만 만들 뿐이지. 내가 아무리 의지를 갖고 하려고 해도 시간과 상황이 아니면 해결 못하는 것이 있어요. 교육감은 서비스 직종이라고 생각해요. 일선 선생님들이 아이들을 잘 가르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주는 서비스를 해야 되는 게 역할이죠.”


“교육감님은 자신이 진보적인 교육감이라고 생각하십니까? 학부모들이 자기를 평할 때 바라는 상이 있다면 어떤 것입니까?”란 한 블로거의 질문에 대해 그는 “나는 진보니 뭐니 이런 구분은 별로 안 좋아해요. 그러나 굳이 말하자면, 나는 좀 보수적인 사람이에요. 어릴 때부터 종갓집에서 종손으로 교육 받고 자랐고….”


“그러니까 학부모들이 볼 때 내가 어떤 사람으로 보였으면 좋을까? 글쎄, 학자이면서 교육자다운 교육감, 그런 말을 듣고 싶군요. 그리고 선생님들로부터는 온고지신, 즉 내 것을 지키면서 진취적으로 나아가는 교육감, 그런 사람이었다는 평가를 받고 싶어요.” 옆에 있던 다른 블로거가 “그러면 교육감님은 ‘진보적인 보수’라고 하실 수 있겠네요. 온고지신이 그런 뜻 아닐까요?”라고 해서 좌중이 한바탕 웃기도 했다.

권정호 교육감 오른쪽이 필자다. @김주완


그런데 역시 권 교육감은 진보와 보수가 적절히 조화된(그의 표현을 빌자면 극과 극을 왔다갔다 하는) 그런 사람이었다. 그는 블로거들이 준비한 몇 가지 의제에 대해선 자신의 확고한 입장을 굽히지 않고 피력했다. 그의 교육관은 그가 명심보감을 즐겨 읽는다는 말이 대변하듯 전통적 교육이념에 바탕을 두고 있는 듯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교육행정의 개혁에 대단한 열정을 보였다.


그는 일단 선생님들이 다른 일에 신경 쓰지 않고 아이들에게만 전념할 수 있는 학교분위기를 만드는데 주력하겠다고 했다. 배석한 비서관의 말에 의하면 실제로 많은 개선이 이루어졌으며 교사들에게 내려 보내는 공문―공문이란 처리해야할 일감과 같은 의미일 것이다―의 경우에는 12%나 줄였다고 한다. 앞으로 더 줄일 계획이란다.


권 교육감이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일 중에 하나가 독서인증제다. 여기에 대해 일부 논란도 있지만, 일단 아이들에게 책 읽는 습관을 들인다는 긍정적인 측면에 대해서는 모두 인정하는 것 같았다. “아마 인증제다 이러니까 사람들이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부분이 있는 모양인데, 좀 와전된 점도 있고 언론이 앞서 나간 점도 있어요.”


“독서인증제란 앞으로 그렇게 될 수도 있다는 것이고―말하자면 대학들이 자율적으로 학생들을 선발할 경우에 평가의 자료로 삼는 날이 올 수도 있으니까―지금 당장 인증제를 해라 그런 게 아니에요. 아이들이 자발적으로 많이 읽을 수 있도록 지도방법을 연구하라는 말이지. 그리고 자율과 지도에 관해서 말인데요.”


“자율도 지도가 없으면 안 나오는 거예요. 지도가 없는데 뭘 알아서 자율로 한다는 거지요? 방향을 잡아줘야지요. 그런데 그걸 내가 좀 직설적으로 급하게 말하는 성격이다 보니까 언론이 ‘강제다’ 뭐 이런 투로 내보낸 거예요. 절대 그게 아니죠.” 독서인증제, 이 하나의 문제를 토론하면서도 그는 극을 달리며 보수와 진보를 모두 보여주었다.

역시  온고지신이 그의 신조인 것이 분명했던 것일까. 이어 한 블로거가 “비주류로서 교육감에 당선된 뚝심에 대한 소감”을 묻자 그는 웃으면서 “제가 어떻게 비주류입니까. 저는 일선교사로 17년, 교대에서 교사를 양성하는데 25년 세월을 바친 사람이에요. 본류라고 해야죠.” 그러나 “사실 정치적으로 비주류가 맞기는 맞지만…” 하며 쓴 웃음을 지어보였다.

‘앞으로 블로그를 하실 생각이 없느냐’는 김주완 부장의 질문에 “제가 너무 바빠요. 아침부터 저녁까지 결재다, 행사참석이다 해서 눈코 뜰 새가 없어요. 학자가 되어가지고는 책 한줄 읽을 시간이 없으니… 큰일이죠. 그렇지만 교육청 차원에서 블로그를 만들어서 국민들과 소통할 수 있도록 방안을 강구해 보겠습니다.”


교육감이란 자리를 흔히 ‘교육대통령’이라 부른다. 정치적인 대통령이 오늘의 문제를 결정하는 사람이라면 교육대통령은 미래의 문제를 결정하는 사람이다. 그만큼 중요한 자리다. 그럼에도 지금껏 우리에겐 너무나 먼 자리였다. 폐쇄적인 관료주의가 가장 극심한 곳이 또한 교육청이라 한다.


그러나 교육감은 이제 우리 손으로 직접 뽑는다. 우리의 미래에 대하여 더 이상 무관심할 수도 없는 현실적인 이유이기도 하다. 권정호 교육감의 약속처럼 국민과 직접 소통하려는 적극적인 노력이 반드시 지켜져야 하는 또 하나의 이유이기도 하다. 교육감 선거가 1년 앞으로 다가왔다. 이제 더 이상 교육이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파비        

ps; 블로거들이 미리 준비한 질문지에 대한 답변 중 일부는 간담회 수준을 넘어 토론이 되기도 했다. 의제들이 다양하고 내용도 각색이므로 주제별로 따로 시간차를 두고 포스팅을 하고자 한다. 교육개혁 분야에 대해선 대체로 동의하고 적극적인 추진을 바라는 분위기였지만, 연합고사 부활, 일제고사(교육감의 표현으로는 진단고사) 등에 대해선 꽤 이견들이 있었다. 커서님은 교육청, 시민단체, 학부모들의 의견을 좀 더 취재하고 공부해서 포스팅을 하자고 했고, 그리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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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파비 정부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