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0.01.12 '공부의 신' 학생권리장전 같은 김수로의 명대사 by 파비 정부권 (11)
  2. 2009.11.01 올챙이 블로그 1년만에 블로그 강사가 되어보니 by 파비 정부권 (20)

병문고에 나타난 전설적 수학교사 차기봉 선생,
                '수학의 신'이 내놓은 공부비책은 주입식 교육?

<공부의 신(이하 공신)>에 드디어 수학의 신이 등장했습니다. 연기의 달인 변희봉이 전설적인 수학선생이 되어 나타난 것입니다. 차기봉 선생의 수학 공부 방법은 의외로 간단했습니다. "순간적, 자동적, 기계적으로 문제를 풀어라!" 수학은 공부가 아니라 스포츠요 게임이란 것입니다. 마치 당구를 칠 때 어떤 각도로 치면 맞출 수 있을지 알고 치는 것과 같다는 거죠.


차기봉 선생의 행색이 증명하듯 공신이 말하는 수학의 비법이란 전통적인 반복학습이었습니다. 초시계로 시간을 재면서 학생들에게 문제를 풀도록 시킵니다. 김수로(강석호 변호사)가 차기봉 선생을 찾아갔을 때, 그는 강석호 변호사에게 다음과 같은 조건을 제시합니다. "허면, 내 교육방식을 전적으로 따르겠나?" "따르겠습니다."

"주입식이야말로 진정한 교육이다. 이 사상을 절대적인 정의로 존중하겠나?" "존중하겠습니다." 이렇게 해서 전설적인 수학교사 차기봉 선생은 꼴통 중의 꼴통들을 천하대에 보내기 위해 병문고에 나타납니다. 꼴통들을 천하대에 보낸다는 것은 사실 우리나라에선 환상입니다. 도저히 불가능한 일이죠.

우선 병문고 천하대 특별반 아이들의 내신성적부터 살펴봅시다. 고3인 이들의 성적은 봉구 452등, 현정이 469등, 풀잎이 468등, 찬두 472등 그리고 백현이가 전교 꼴찌입니다. 이 아이들이 갑자기 기연을 얻어 내공이 증진해 일취월장한다고 하더라도, 그리하여 1년 만에―고3이니 1년도 안 남았죠―수능에서 대박을 터뜨렸다고 칩시다. 

순간적, 기계적, 자동적으로 문제를 풀어라

그런다고 천형 같은 내신성적의 굴레를 벗고 천하대에 합격할 수 있을까요? 제가 알기론 불가능합니다. 아무리 열심히 공부해서 실력을 닦았다고 하더라도 이미 꼴등급으로 떨어진 내신성적을 어찌 할 수 있을까요? 그러나 여기서 그게 중요한 것은 아닙니다. 어떻게 해서든지 강석호는 병문의 꼴통들을 천하대에 보내겠다고 호언하고 있으니까요.


뭔 수가 있겠죠. 아무튼 저는 이보다는 "주입식이야말로 진정한 교육이다. 생각하지 마라. 순간적, 자동적, 기계적으로 문제를 풀어라." 이 부분이 이해가 갈 듯 하면서도 아리송하고 그렇습니다. 정말로 수학은 게임이요 스포츠일까요? 그래서 생각은 접어두고 몸으로 풀면 100점을 맞을 수 있을까요?

'주입식이 진정한 교육이라는 사상이야말로 절대적 정의'란 말에는 선뜻 공감이 안 가지만 순간적, 기계적, 자동적으로 문제를 풀라는 대목에선 일면 수긍이 가기도 합니다. 실제로
블로거 모과님에 의하면, 드라마에 등장하는 차기봉 선생의 교육방법이 일본 수학교사 공문이 개발한 공문수학(눈높이수학)과 유사하거나 같다고도 합니다.

저 역시 모과님과 마찬가지로 김수로의 다음 대사가 정말 마음에 들었습니다. "성적이 떨어져도 야단을 치지 않는 것은 폭력이다"라는 강석호 변호사의 말에 공감하지 않는 분도 있겠지만, 저는 그렇지 않습니다. 모든 학생들은 꿈을 꾸고 키워나갈 권리와 의무가 있는데, 자유를 준답시고 꿈을 무시해버리는 것은 폭력이란 말에 절대 동감하는 것입니다.

"우리 봉구요? 공부하는 것보다 등심 먹을 때가 제일 행복한 애예요"

(ps; 깜박 하고 빼먹었네요. 봉구네는 갈비집입니다.)

봉구어머니; "아? 아~하하, 우리 봉구가 무슨 천하대여요. 저흰
                 그런 거 안 바래요. 하하하~"
봉구아버지;"아, 예 저희는 저 다른 집하고 좀 다릅니다. 아, 꼭
                 뭐 대학 가야만 됩니까?
                 본인이 행복하면 그만이죠. 허허허허~"

강 변호사; "봉구가 지금 행복하다고 생각하십니까?"
봉구 부모; "예?"
봉구어머니; "얜 등심 먹을 때가 제일 행복한 아이에요.
                  그치 봉구야, 하하~흐~" 

봉구; (쑥스럽다는 듯이) "흐흐, 히~" 

(그러자 강석호가 봉구 가방에서 책을 꺼내 보여준다.)

봉구아버지; "어이구 이 자식 이거 공부 좀 한 거 봐.
                  이거 봐, 으? 허허."

강 변호사; "이걸 보고 뭐가 느껴지십니까?"
강 변호사; (다시) "이렇게 열정적으로 공부를 했건만,
                         봉구의 성적은 좋지 않습니다.
                         봉구의 마음이 어떨 것 같습니까?"

봉구어머니; "아, 흐~ 얘가 우릴 닮아서 공부 머리가 좀, 흐흐~"
강 변호사; "머리가 아니라 마음에 대한 질문을 드렸습니다. 
               봉구의 마음은 어떨 것 같습니까?
               봉구는 등심 먹는 것 말고도 공부하
는 걸 좋아합니
               다. 부모님 닮아서 공부 머리가 없다고요?
               머리가 좋으면 얼마나 좋고, 
               나쁘면 얼마나 나쁘겠습니까?
               중
요한 건 열정입니다. 열정이 가슴속에서 꿈틀대는 아이를 왜 자꾸 주눅 들게 하십니까?"
봉구어머니; "우린 얘 기 죽인 적 없어요. 성적이 안 좋아도요. 단 한 번도 혼낸 적 없어요."
봉구아버지; "네~"

성적이 떨어져도 혼내지 않는 것은 일종의 폭력이다 

강 변호사; "성적이 안 좋으면 혼나야 합니다. 혼도 나고 속상하기도 하면서 공부해야 할 시기에 이렇게 방치해두는 거 일종
                의 폭
력입니다."
봉구아버지; "예? 폭력?"
봉구어머니; "말씀이 너무 심하시다~"
강 변호사; "모든 학생들은 꿈을 꾸고 키워야할 권리와 의무가 있습니다. 자유를 준답시고 아이의 꿈을 무시해버리는 게 폭
                력이 아
니고 뭐겠습니까."
봉구부모; "으음~"
강 변호사; "일손 딸리면 돈 좀 더 들여서 종업원 더 쓰십시오. 봉구의 꿈을 위해 지불하는 비용이 아까울 게 뭐 있겠습니까."
봉구; (매우 난처하고 미안한 표정으로) "괜찮아요. 저 여기서 일하는 것도 재미있어요."
강 변호사; "봉구야, 올해가 마지막이 될 수도 있다. 니 열정을 불사를 기회 말이다. 가게 일은 내년부터 도와도 늦지 않아." 

물론 강 변호사는 봉구의 부모님에게 허락을 얻어냈습니다. 그러나 배웅을 나온 봉구의 아버지는 여전히 미심쩍은 모양입니다.

강 변호사; "허락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봉구아버지; "아이 그런데~ 아직도 좀 그러네요. 대학을 꼭 나와야만 하는 건지. 천하대를 꼭 가야 되는 건지, 거기가 그렇
                 게 뭐 좋
은 덴지, 허허허허~ 전 아직 잘 모르겠는데~"
봉구어머니; (보자기에 싼 통을 건네며) "돼지고기 저린 거예요. 아이들과 함께 구워 드세요."
강 변호사; "감사합니다. 그럼 저희들 그만 가보겠습니다."
봉구; (옆에서 연신) 엄마 미안해. 아빠, 죄송해요."
봉구아버지; (보내기 아쉽다는 표정으로) "잘 먹구~ 임마~"


네가 제일 미안해야 할 사람, 바로 너 자신

봉구의 부모님들과 헤어져 천하대 특별반으로 향하던 강 변호사가 오봉구에게 질문합니다. "오봉구." "네?" "뭘 그렇게 항상 미안하냐?" 그리고 이어 또 물어봅니다. "니가 제일 미안해야 될 사람이 누군지 아니?" 이때 옆에서 함께 드라마를 보고 있던 딸내미가 잽싸게 물어봅니다. "누구야? 누구한테 미안해야 돼?" "그야 당연 자기 자신이지."

 
그리고 이어 김수로 아니 강석호 변호사의 답이 이어졌습니다. "니 자신이다." 그러자 아이들이 와~ 탄성을 지르면서 물어봅니다. "어떻게 알았어?" "내가 모르는 게 있나. 다 알지." 아무튼 김수로의 이 열띤 연설장면은 저나 아이들에게 공히 매우 감동적인 장면이었든가 봅니다. 김수로, 진짜 선생 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저는 봉구 부모님의 의견도 매우 합리적이고 건전하다고 생각합니다. 뭐 꼭 그렇게 대학을 가야만 하는 건지, 하고 회의를 하는 사람들이 늘어난다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반대로 그런 생각으로 인해 꿈을 무시당하거나 기회를 박탈당하는 아이들의 권리가 있다는 사실도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공신 3부에서 김수로와 봉구 부모님의 대화는 잘 정리해서 '학생권리장전'을 만들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명대사였습니다. 이러니 치열한 월화드라마 3파전에서 파스타와 제중원을 제치고 공신이 1등을 아니 할 수가 없겠습니다. 요즘 사람들이 보자면 좀 특별한(혹은 특이한) 권리장전이 되겠습니다만.                         
                                                                                                                       블로그  구독+은 yogi Qook!    
Posted by 파비 정부권
블로그 강좌에 강사로 나서달라는 요청을 받고 나는 잠깐 망설였다. 우선 내가 블로그 강사가 될 자격이 있을까 하는 이유 때문이었지만, 무엇보다 두려움이 앞섰기 때문이다. 늘 교육만 받던 처지에서 거꾸로 교육을 한다는 것은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다. 내가 남들 앞에서 말이나 제대로 할 수 있을까? 제일 문제는 그것이었다.

강의중인 필자. 강좌에 참석하신 달그리메님이 찍어주신 사진.


올챙이 블로거, 블로그 강좌에 강사로 나서다

그러나 수락하기로 했다. 우선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나에게 블로그를 전도한 김주완 기자의 부탁이니 거절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그리고 강의를 하기로 한 또 하나의 이유가 있다면 내가 하게 될 강좌의 내용이 교육이라기보다는 사례발표에 가까운 것이었기 때문에 크게 부담은 없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 같은 초보블로그에게―이제 이 초보란 딱지도 떼야 하겠지만―블로그 강좌를 부탁할 때는 전문적이고 차원 높은 수준의 강의를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편안하게 지나온 과정을 들려달라는 뜻이 숨어있는 것으로 이해했다. 그리고 경남도민일보가 주최하는 블로그 강좌의 청강생으로 한 번도 빠진 적이 없던 나는 그 뜻을 이미 알고 있었다. 

그러나 시간이 촉박했다. 1주일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 그런데도 나는 강의가 열리는 당일까지 아무런 준비를 하지 못했다. 게으른 사람들은 늘 여기저기 하는 일 없이 바쁘다. 게다가 블로그 강좌 전날에도 어느 강좌의 수강생이 되었던 나는 뒤풀이 자리를 새벽까지 지켰다. 해가 뜨자 나는 참으로 난감해졌다. 후회와 함께 두려움이 파도처럼 밀려왔다. 

오전에 대충 일을 본 나는 점심을 먹고 나서 컴퓨터 앞에 앉아 교안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막막했다. 어쩐다? 생각 끝에 나는 내가 맡은 강좌 내용을 실제로 현장에서 강의를 하듯이 그냥 글로 적기로 했다. 그러니까 컴퓨터 앞에 앉아 수강생들을 상대로 미리 강의를 하는 것이다. 말하자면, 리허설이라고나 할까. 

역시 블로그는 급할 때 긴요하고 훌륭한 프레젠테이션 도구

이미 주제와 소제목은 김주완 기자로부터 받았었다. 1. 블로그를 운영하게 된 계기와 이유, 2. 블로그를 하면서 얻은 것과 잃은 것, 3. 처음 블로그를 할 때 유의할 점이나 고려할 사항, 4. 쉽고 즐거운 블로그 운영비법, 5. 글의 소재는 어디에서 찾을까, 6. 나의 히트 블로그 포스트, 7. 향후 계획 및 전망, 이렇게 받은 숙제를 인터뷰에 답변하듯 하면 되는 것이었다.

소제목마다 어떤 이야기를 할 것인지 먼저 틀을 잡는 것이 일이었다. 이 일을 하는데 대충 30분 정도가 소진되었다. 시계는 이미 두 시를 향해 달려가고 있고 마음은 초조하다. 강의를 한다는 기분으로 편하게 글을 쓰기 시작했다. 글이 중간에 끊어지면 안 된다. 그러나 그게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니었다. 거의 네 시가 다 되어서야 작업이 끝났다. 

활자 크기 10으로 A4 용지 9장 분량이었다. 매우 많은 분량이다. 이걸 1시간 이내에 끝낼 수 있을까? 시간을 재면서 다시 리허설을 할 필요가 있었지만 그럴 수가 없었다. 빔 프로젝트로 강의 내용을 프레젠테이션 할 수 있도록 자료를 만드는 작업이 남았다. 시간이 없는 관계로 다른 프로그램을 이용할 거 없이 그냥 블로그에 자료를 만들어 담기로 했다. 

역시 블로그는 급할 때 긴요하고 훌륭한 프레젠테이션 도구다. 그런데 이것도 만만한 작업이 아니었다. 제목과 소제목, 간단한 설명을 다는 것은 금방 마칠 수 있었지만, '나의 히트 블로그 목록'을 만드는 것이 보통 일이 아니었다. 지난 1년간 쏟아낸 300여 개의 블로그를 일일이 확인하며 그 중 20여 개를 골라내고 주소를 링크할 수 있도록 만드는 일은 꽤 많은 시간을 요구했다. 

게으름으로 인해 얻은 불안과 초조는 스트레스였다

물론 시간이 충분하다면 간단한 일이었을 테지만, 7시부터 강의가 시작되니 늦어도 5시에는 일어나야 한다. 시간은 이미 5시를 넘기고 있었다. 초조한 마음 탓인지 손가락에 경련이 일어나는 것 같았다. 겨우 자리에서 일어섰을 때 시간은 5시 30분, 경남도민일보 강당에 도착하니 6시 20분쯤 되었다. 김주완 기자에게 빔 프로젝트와 노트북을 받아다 강의실에 설치하고 나니 6시 40분이었다.
 
남은 시간 동안 미리 작성한 강의안을 읽어보려고 했지만 워낙 장문이라 엄두가 나지 않았다. 결국 대략 윤곽만 확인하고 빨간 볼펜으로 줄을 그어 중요부분이나 단락을 구분 지어두는 정도밖에 하지 못했다. 7시에 강좌가 시작되었는데 <발칙한 생각>을 운영하는 구르다님이 먼저 강의를 하고 그 다음이 내 순서였다. 

구르다님(정보사회연구소 이종은 소장)은 준비를 제대로 해 오신 것 같았다. 아니 이분은 정보사회연구소에서 평소에 블로그 강좌를 연다고 했다. 그러니 이미 충분히 단련된 훌륭한 강사였다. 거기다 블로그 경력도 거의 5년이라고 했던가? 그는 이미 블로그 전도사 역할을 충실히 해오던 선교사였다. 말하자면, 준비된 강사였던 것이다. 

그의 강의를 듣는 내내 나는 더욱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아, 저렇게 준비도 많이 하고 말씀도 잘하시면 이거 참 곤란한데….' 그러나 사람이 막다른 골목에 다다르면 궁지에 몰린 쥐처럼 변할 수도 있는 법이다. 이런, 비유가 너무 지나치게 어울리지 않는다. 어쨌든 나는 그냥 포기하기로 마음먹었다. '에이, 될 대로 되라지.'

포기하는 순간 찾아온 마음의 평화와 여유

'강의가 아니라 사례발표를 한다고 생각하자. 그리고 실제로 교육내용이 사례발표 아니던가. 그저 지인들 앞에서 편안하게 내가 지나온 길을 들려준다고 생각하자.' 그러자 갑자기 마음이 편안해졌다. 그래도 두세 차례 화장실에 다녀왔다. 그 이유는 경험해보신 분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으리라. 사람이 긴장하면 오줌이 자주 마려운 법이다. 

그러나 훨씬 편안해진 마음으로 시작한 강의는 무리 없이 진행되었던 것 같다. 그냥 이웃들과 어울려 내가 경험하고 알고 있는 이야기를 한다고 생각하니 이보다 더 편하고 재미있는 일이 없었다. 시간이 모자랐다. 내게 주어진 시간은 1시간이었지만 그걸 다 쓸 수는 없었다. 앞에서 시간이 초과한 탓이었다. 시간이 30분만 더 있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나의 히트 블로그 포스트'를 소개할 때 제목 달기나 사진 배치, 소재 발굴 등에 대해 이야기를 곁들일 생각이었지만 그러지 못했다. 사실은 이게 중요한 부분이었는데 자를 수밖에 없었다. 9시까지는 교육을 마쳐야 질문 30분 정도 받고 3교시 뒤풀이로 갈 수 있다. 청강생들에겐 뒷풀이 시간이 더 기다려진다는 사실을 나는 너무나 잘 아는 것이다. 

9시 10분에 강의를 마쳤다. 소요시간은 약 50분이었다. 그러나 기지를 발휘해 제목 달기에 대해서는 질의응답 시간에 잠깐 언급함으로써 아쉬움을 풀 수 있었다.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 '닭 쫓던 개가 지붕 쳐다보는 이유는?' 이런 식으로 제목을 다는 게 독자들에게 선택될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를 했던 것 같다. 

훌륭한 강의를 위해선 소주제별로 적절한 시간 안배가 필요했다

"홀딱 벗으면 안 됩니다. 적당히 보여주고 궁금증을 유발시키는 정도로 제목을 다는 게 중요하죠. 그러나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 보신탕 때문이었다' 라고 홀딱 보여주는 제목이 때에 따라서는 어필할 경우도 있습니다. '달마, 보신탕 맛보러 동쪽으로 가다' 이렇게 갈 수도 있겠지요. 모든 건 상대적이죠. 절대적인 건 없습니다." 

그리고 나의 블로그 제목들이 변해온 과정을 잠깐 언급했는데 내가 보아도 1년 전 혹은 6개월 전의 블로그 제목들은 촌스럽기 그지없었다. 그리고 지나치게 길거나 짧았다. 그러나 아직도 감각이 많이 모자란다. 지금도 어떤 제목을 달아야할지 막막할 때가 있다. 자칫하면 낚시 제목으로 오해 받을 수도 있고, 반대로 성의 없는 제목으로 냉대 받을 수도 있다. 

아무튼 나의 첫 번째 강의는 무사히 끝났다. 지금 마음 같아서는 출사표라도 올리고 강좌에 나섰으면 더 좋았을 걸 하는 생각도 든다. 그러나 이런 마음도 실은 마라톤을 완주하고 난 다음에야 가질 수 있는 여유다. 그러나 언젠가는 이런 여유가 내게도 올지 모르겠다. 그때는 나도 김주완 기자나 이종은 소장처럼 블로그 전도사로 자처해도 되지 않을까. 

이제 겨우 개구리 발이 보이기 시작한 올챙이에 불과한 나에게 블로그 강좌를 맡겨준 김주완 기자와 경남도민일보에 감사드린다. 재미없는 강의를 졸지 않고 끝까지 들어준 블로거 여러분에게도 감사드린다. 아, 한 사람 졸지는 않았지만 하품을 하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나의 고교 동창인데 여영국이란 친구였다. 

블로그 강의를 맡긴 경남도민일보에 감사

이 친구에게 나는 따로 강좌에 참석해달라고 연락한 바도 없는데 어떻게 알고 왔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하품을 몇 번 하긴 했지만 끝내 졸지는 않았으므로 내 친구에게도 더불어 감사드린다. 경남도민일보가 지역 언론으로서 지역 블로그의 활성화를 위해 바치는 노고가 실로 가상하다. 마지막으로 경남도민일보의 건승을 기원한다.     
Posted by 파비 정부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