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에 해당되는 글 5건

  1. 2011.03.23 근초고왕, 이혼녀의 재혼금지 필요한 이유? by 파비 정부권 (13)
  2. 2010.12.01 역전의 여왕, 꼭 이혼시켜야 되나 by 파비 정부권 (6)
  3. 2010.10.26 '역전의 여왕' 구조조정? 결혼이 무슨 죄냐? by 파비 정부권 (5)
  4. 2009.09.12 미실이 황후가 된다면 세종과는 이혼해야 할까? by 파비 정부권 (3)
  5. 2009.07.23 선덕여왕, 미실은 몇 번 결혼 했을까? by 파비 정부권 (9)

오랜만에 드라마 근초고왕 이야기를 해볼까한다. 사실 근초고왕이 백제 역사상 가장 강성한 군주였다는 것은 알겠지만 요서지방까지 경략했다는데 대해서는 아직 미심쩍은 감이  없지 않다. 당시의 백제는 아직 한강 일원만을 차지한 자그마한 나라에 불과했다. 여전히 경기남부, 충청 이남은 마한이 지배하고 있었던 것이다.

아무튼, 민족적 자긍심을 세우는 데는 이만한 드라마도 없는 것 같다. 요동은 고구려가, 요서는 백제가 차지하고 있었다는 역사적 가설이 사실이었으면 하는 바람은 역시 나도 알량한 민족주의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는 반증 아니겠는가. 빨간 티를 입고 월드컵 경기장에서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던 때가 사실 엊그제다.

그런데 이런 근초고왕을 민족적 자긍심까지 더하여 재미있게 보다가도 어쩌면 꼭 이렇게 이야기를 꼬아야 하나 하는 게 있다. 바로 근초고왕의 제1왕후 부여화가 낳은 아들 이야기다. 그러니까 이 아이가 누가 아이냐 하는 것인데, 말하자면 요즘 거의 모든 드라마에 동시에 소재로 등장한 출생의 비밀이 여기서도 나오는 것이다.

부여화는 근초고왕 부여구와는 친족이다. 백제의 왕족들이 부여 씨라는 성씨를 사용한 것을 보면 그들이 스스로 부여의 후예를 자처하고 있다는 말이겠다. 후에 성왕은 도읍을 사비로 옮기면서 국호를 남부여라 고치기도 했으니 이는 과장이 아니다. 백제 민족의 기원이 만주에 있다는 무엇보다 확실한 증거다.

부여화는 고이왕통의 후손이요, 부여구는 초고왕통의 후손이다. 이 두 세력은 왕권을 놓고 첨예하게 대립하는 숙적으로 백제를 반분하고 있다. 비록 부여구가 어라하(왕)라고는 하나 고이왕통의 위례궁을 무시할 수 없다. 그리하여 부여구는 제1왕후의 자리에 부여화를 앉힌 것이다. 이른바 정략결혼을 한 것.

그런데 문제는 이 부여화가 부여구와 혼인하기 전에 고구려 태왕의 왕후였다는 사실이다. 부여구가 왕이 되기 전 선대왕은 부여준이었다. 부여준은 부여화의 아버지다. 즉, 고이왕통의 수장으로 어라하가 되었던 것. 허나 초고왕통에 비해 세력이 약했던 그는 고구려의 힘을 빌리기 위해 딸을 고국원왕에게 시집보낸다.

부여화는 우여곡절 끝에 백제로 돌아왔으며, 어라하의 위에 오른 부여구와 혼인했다. 그리고 곧 임신을 하게 된다. 문제가 되는 것은 부여화가 고구려 태왕의 부인이었다가 부여구의 부인이 되고 다시 임신을 한 다음 아이를 낳기까지의 시간이 열 달을 넘지 못한다는 것이다. 참 기가 막힌 일이다. 

달을 채워 아이를 낳아도 의심의 눈초리들이 야수처럼 번뜩이는 판에 부여화는 칠삭둥이를 낳았다. 고이왕통의 근거지 위례궁을 제거하고자 호시탐탐 노리는 부여구의 가신들이 이 기회를 놓칠 리 없다. 이들은 부여화가 임신하자마자 소위 참요란 것을 만들어 민간에 퍼뜨렸다. 한번 들어보자.

콩밭에 콩을 심었는데 어째 팥이 열렸는가.
콩밭에 콩을 심었는데 어째 팥이 나는가.
어라하의 콩밭에 고구려 팥이 열렸네.
어라하의 콩밭에 고구려 팥이 열렸네.
팥은 팥밭으로 보내야지, 보내야지, 보내야지.
고구려 팥밭으로 보내야지. 

실로 불경스런 노래다. 백제의 왕후가 고구려왕의 아이를 가졌다는 말이 아닌가. 이런 노래를 만들어 퍼뜨린 의도는 뻔하다. 부여화가 낳은 아이가 태자에 책봉되는 것을 막고 제2왕후 진홍란이 낳은 아이를 태자로 만들기 위함이다. 진 씨 가문은 전통적으로 초고왕통의 확고한 후견인.    

열 달을 채운 아이가 태어나도 고구려 왕의 씨앗이라 공격할 준비를 하고 있는 자들에게 일곱 달 만에 아이를 낳은 부여화는 여간 고마운 것이 아니다. 마침내 국태공(부여구의 할아버지)은 아이를 엎으라고 명하고, 부여화는 위례궁에서 동원한 군사의 도움을 받아 궁궐을 탈출해 위례궁으로 간다.

자, 그런데 이 지점에서 따져볼 것이 있다. 부여구가 부여화를 제1왕후로 삼은 것은 고이왕통을 따르는 세력 때문이다. 그들에겐 초성리의 군사력이 있다. 이들을 끌어안지 않고서 부여구가 마한을 경략하고 고구려와 대방 땅(지금의 황해도 일대)과 요서지역을 놓고 다툰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그래서 그는 위례궁의 공주 부여화에게 제1왕후 자리를 준 것이다. 제2왕후는 초고왕통의 핵심이며 자신의 가장 확실한 후원자인 진 씨 가문에 내어주었다. 백제는 아마도 왕후를 두 명 두었던 모양인데, 이는 두 파로 갈라진 백제의 세력균형을 위한 고육책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어떻든 그처럼 용의주도한 부여구가 왜 이런 문제에 대해선 생각조차 못한 것일까? 고구려 왕후를 데려다가 자신의 왕후로 삼았을 땐 이런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을 충분히 예상했어야 했다. 탕평책으로 분열된 백제 내부를 하나로 통일하겠다던 근초고왕의 계획은 오히려 역효과를 낳게 되었다.

그건 그렇고 혼인한지 일곱 달(혹은 여덟 달) 만에 아이를 낳았다는 소식을 들은 부여구의 심정은 어떨까? 그도 사람인즉, 갈등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도대체 남자들이란 그렇다. 루이지 조야는 <아버지란 무엇인가>란 책에서 어머니가 ‘원초적 존재’인데 반해 아버지란 존재는 ‘제도적 산물’이라고 폄하한다. 즉, 아버지와 자식은 불완전한 관계다.

아버지들은 자기 자식이 하다못해 발가락이라도 자기와 닮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불안하다. 요즘에야 시대가 변해 많이 달라졌다지만, 옛날 사람들은 누군가가 아이를 보고 “아이고, 아버지는 안 닮고 엄마만 닮았네”라고 하면 매우 경망스럽거나 남의 가정에 돌을 던지는 아주 불순한 의도가 있는 것으로 생각하고 비난했다.

그럴진대 부여구의 심정은 어떨까? 모르긴 몰라도 찢어질 것이다. 어쩌면 그는 의심하면서도 마치 칭기즈칸처럼 행동할는지 모른다. 칭기즈칸은 사랑하는 부인 보르테가 낳은 아버지가 불분명한 첫 번째 아들 주치를 자신의 장자로 인정했다. 메르키트족에게 납치되었던 보르테는 구출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출산을 했던 것이다.

우리 속담에 “소 도둑질은 해도 씨 도둑질은 못한다”는 말이 있지만, 이 말을 거꾸로 해석하면 부자지간은 어디가 닮아도 닮아야만 한다는 족쇄로 귀결된다. 이런 속담을 철썩 같이 믿는 한 남자가, 만약 내 아이가 나와 닮은 구석이 하나도 없다면? 아무리 살펴보아도 도무지 닮은 점을 찾을 수 없다면? 돌아버릴 것이다.

하긴 부여구는 평범한 남자가 아니다. 그는 백제의 전성시대를 구가할 근초고왕이다. 그는 아마도 칭기즈칸처럼 현명한 판단을 하게 될 것이다. 초고왕통과 고이왕통의 화합과 단결을 위해. 하지만 그가 내미는 다정한 손을 고이왕통은 잡을 생각이 없다. 부여구의 가신들과 마찬가지로 그들도 똑같이 부여화의 조산을 이용하려 한다.

한차례 피바람이 불 것이다. 한 여자의 이른 출산으로 인한 피바람. 실로 안타까운 일이다. 이런 과거의 전철을 우리 민법은 알고 있었던 것일까? 우리 민법 811조에 보면 ‘재혼금지기간’이란 것이 있다. ‘여자는 혼인관계가 종료한 날로부터 6월이 경과하지 아니하면 혼인하지 못한다. 그러나 혼인관계의 종료 후 해산한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무슨 말인가. 단서를 보면 무슨 뜻인지 금방 알 수 있다. ‘혼인관계의 종료 후 해산한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란 이혼한 남편과의 사이에 생긴 아이를 이미 낳았으므로 더 이상 분쟁의 소지가 될 사정이 없어졌다는 의미이다. 이 조항은 여성의 입장에서 논란이 많긴 하지만, 입법취지는 태어난 아이가 누구 아이인지 확정함으로써 보호하려는 것이다.

물론 페미니스트적 관점에서 보자면 이는 분명히 여성에 대한 지나친 인권침해다. 태어날 아이와 이혼한 전 남편과 재혼할 새로운 남편의 권리를 보호하고 나아가 불필요한 분쟁에 휘말리게 될지도 모를 여성을 보호한다는 차원에서 이 조항은 꼭 필요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렇다면 차라리 남녀 모두 재혼금지기간을 두었으면 좋았을 일이다.

낡은 기억에 의하면, 10여 년 전부터 이 조항이 여성의 인권을 침해한다고 하여 폐지하자는 입법 움직임이 있었지만, 어떻게 됐는지는 모르겠다. 반대로 이혼을 달갑지 않게 생각하는 측에선 민법상의 이 규정을 폐지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강화해서 남녀 모두 1년이 경과해야 재혼할 수 있도록 규제를 강화하자고 주장할 수도 있다.

어찌되었든 부여구의 명백한 실수다. 그는 왕좌에 오르자마자 결혼하는 것이 아니었다. 그렇게 부여화와 동침하는 것이 급했을까? 가슴이 미어지도록 아프게 사랑했던 사이라니 그럴 수도 있겠다고 이해는 간다. 하지만 그는 평범한 남자가 아니다. 어라하다. 백제의 군주, 위대한 백제를 일군 근초고왕이 바로 그가 아닌가.

고구려왕으로부터 부여화를 탈취해온(구출이라고 해야 되나?) 후에 바로 혼인을 할 것이 아니라 6개월의 재혼금지기간이 지나고 혼인을 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긴 그러면 너무 재미없을 것이다. 부여화의 조산은 위례궁의 고이왕통과 근초고왕 세력의 투쟁에 불을 붙였다. 제2왕후 진홍란(원래는 부여국 마여왕의 자손 위홍란)과의 싸움도 재미다.

그러고 보니 부여화가 칠삭둥이를 낳은 것은 모두 시청자의 재미를 위한 것이라는 말이 되는데…, 그렇다면 이렇게 불만을 할 일은 아니다. 주인공 근초고왕 역을 맡은 감우성의 연기는 역시 볼만하다. 실로 그는 명배우다. 그런데 북방의 대유학자라는 고흥 역의 안석환, 너무 웃긴다. 자꾸만 추노의 그 방화백이 생각나서 그런 것일까?

“으힝, 임자, 오늘밤 어뗘?” 하던 그가 “그러니 네가 유학을 잘못 배웠다는 것이야” 하고 점잔을 피울 땐 정말이지 웃음이 아니 날 수가 없다. 나만 그런 것일까? 그의 연기에 감탄했다고 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나는 아무래도 고흥을 보면서 자꾸만 방화백이 흘리던 그 음흉한 웃음이 생각나니…. 으흐흐~ 

Posted by 파비 정부권
봉준수가 결혼 전에 백여진과 그렇고 그런 사이였다는 것이 들통났습니다. 결국 이혼 당하게 생겼군요. 아니 이혼 당했습니다. 법원에 가서 이혼서류 제출하고 나왔는데요. 사랑과 전쟁인가요? 거기서 많이들 보셨듯이 판사님이 "3개월 후에 다시 오세요. 그때도 마음이 변하지 않으시면 그대로 이혼이 성립합니다" 하셨지요.

아, 그런데 그게 3개월이었던가요? 4주 후에 오라고 했던 거 같은데. 아무튼 이 드라마에선 3개월이라고 하더군요. 봉준수가 그러네요. "3개월 숙려기간이란 게 있다네? 그런 거 몰랐는데." 하긴 알 수가 없겠죠. 이혼 처음 하는 거니까. 저도 사랑과 전쟁인지 평환지 하는 프로 없었으면 숙려기간 그런 거 알 턱이 없었겠죠.

그런데 그건 그렇고 말입니다. 봉준수가 결혼 전에 백여진과 그렇고 그런 사이였다는 사실이 이혼사유가 되나요? 물론 둘이 합의해서 이혼하는 거니깐 판사가 개입할 여지는 없고 그저 서류처리만 해주면 그만이겠지만, 그래도 그렇잖아요. 뭐 불륜을 저지른 것도 아니고, 결혼 전에 백여진과 동거를 했던 것도 아니고 말이죠.
 

아, 황태희 입장에선 아주 기분 나빴을 거라고요? 물론 기분 나빴겠지요. 세상에 결혼 전에 사귀던 애인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 기분 좋을 여자가 또 남자가 어디 있겠어요? 아, 꼭 그런 것만이 아니라 그 상대가 백여진이어서 더 기분 나빴다고요? 그리고 그걸 숨겼기 때문에 용서받을 수 없는 것이라고요?

예혀~ 이렇게 나가면 세상에 이혼 당할 남자, 여자 어디 한둘이겠어요? 당장 이 글을 읽는 그대도 혹시 이혼사유에 해당하는 죄를 범한 사실은 없는지 가슴에 손을 얹고 곰곰 생각해보세요. 틀림없이 있을 거에요. 그리고 그 사실을 남편이나 아내에게 숨겼을 거에요. 가중처벌의 사유가 되고 이혼사유가 되겠죠?  

황태희와 봉준수는 이혼 안 할 수도 있겠죠. 3개월의 숙려기간이 있으니 아마 그 동안에 이 드라마의 모든 스토리가 전개될 것이고 황태희와 봉준수는 해피한 엔딩을 맞을 수 있겠지요. 그리고 아마 판사 앞에 나가 그러겠지요. "아, 전에 이혼하겠다고 낸 서류 그거 돌려주세요. 우린 절대 이혼 안 할 거에요."

어쨌든 그런 결론을 이미 예상하고 있는 저로서는 당장 두 사람의 이혼이 그렇게 슬프게 보이지는 않았어요. 인생이란 결국 그런 거다, 이렇게 질곡도 겪고 다투기도 하고 갈등도 하면서 살아가는 거다, 우리도 모두 다 그렇게 살아가고 있지 않느냐 하면서 그들 부부를 향해 위안을 던져주었을 뿐이죠.

그러나 한편 생각해보니 "아니, 저게 무슨 이혼사유야? 저 정도로 이혼할 거 같으면 세상에 남아나는 부부가 어디 있겠어? 좀 심한 거 아냐?" 하는 불평이 아니 들 수가 없더군요. 작가가 너무 안이하게 스토리를 짠 거 아닌가 불만이 슬며시 들더군요. 최소한 그래야 하잖아요. 백여진과 봉준수가 뽀뽀를 하다가 들켰다든지 뭐 그런 정도라도.

뭔가 좀 타당한 이유를 만들어놓고 이혼을 시켜도 시켜야지…. 황태희가 원래 그런 대쪽같은 성미라서 그렇다고요? 아, 그 이야긴 한송이 상무에게서 들었는데요. 황태희가 자존심이 엄청 세서 그걸 건드리면 못 참는다나요? 황태희의 자존심? 무슨 용비늘도 아니고, 내참.

그리고 꼭 이혼 같은 걸 시켜야 드라마가 됩니까? 물론 이해는 가죠. 구용식과 황태희를 엮어서 재미를 좀 만들어봐야겠는데 봉준수와 한집에서 살고 있는 동안에는 참 힘든 일이겠죠. 그래서 일단 이혼 시키고 거기다 봉준수를 황태희 집 옆에 세 들어 살게 하면서 복잡한 삼각관계를 만들어보겠다, 충분히 이해는 갑니다.

그리고 진짜로 재미있을 거 같네요. 연속극이란 게 그렇거든요. 뻔히 벌어질 스토리를 다 알고 봐도 재미가 있는 거, 그게 연속극이거든요. 그래도 도무지 이해가 안 가는 건 말이죠. 이혼사유를 제대로 만들었어야 한다는 거지요. 이혼사유가 너무 허접하지 않나요? 왕년에 사귀던 사이다, 그걸 숨겨 내 용비늘을 건드렸다, 그래서 이혼?

이건 너무 하지 않나요? 안 그래도 요즘처럼 이혼이 무슨 애들 초등학교 입학시키는 것처럼 다반사가 된 시대에 말이죠. 그런데 이 드라마 있죠. 역전의 여왕. 여기 나오는 남자들 너무 바보 같지 않나요? 완전 여인천하란 생각은 들지 않던가요? 쓸만한 남자가 구용식이 있긴 한데, 그것도 허접이긴 마찬가지에요.
 
결국 애비 잘 만나서 폼 잡는 거지 그 친구도 별 거 아니거든요. 하긴 SK가에 최 뭐시긴가 하는 친구보단 훨씬 낫죠. 인간적이고, 부하직원들 진심으로 대할 줄도 알고, 사람에 대한 예의가 있는 친구더군요. 아무튼 그 최 뭐시긴가 하는 인간말종들이 대체로 재벌2세의 전형일 텐데, 이 구용식이란 인물은 별나라에서 온 재벌2센가 봐요. 

그런데 최 뭐시긴가 하는 친구가 한방에 1백만에서 3백만원까지 주며 날렸다는 그 매가 야구방망이였다죠? 그러고 보니 일전에 한화그룹의 어떤 분께서도 야구방망이를 휘둘렀다는 소식으로 세상이 떠들썩했던 적이 있었는데. 하여간 이 야구방망이가 늘 문제네요. 야구를 아예 금지시킬 수도 없고. 

이야기가 옆길로 샜네요. 우얐든지간에, 이혼 그거 함부로 남발하지 말았으면 좋겠다는 뭐 그런 주장이었습니다. 꼭 시켜야겠거든 합당한 이유라도 만들어주시든지요. 끝.   
Posted by 파비 정부권

김남주. 작년이었나요? 내조의 여왕으로 한참 인기를 끌었었죠. 드라마를 보고 있자니 열살 먹은 딸애가 슬며시 다가오더니 그러네요. “역전의 여왕, 내조의 여왕하고 비슷하네. 내조의 여왕도 재미있었는데, 이것도 재미있겠다.”

 

우리 애들 이거 연속극 너무 좋아해서 탈입니다. 하긴 뭐 저도 고만할 때 김영란 보면서 속으로 아이구 예쁘다했으니까요. 혹시 기억들 나실지 모르겠네요. 김영란 데뷔작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옥녀로 당시 톱스타였죠. 그 이후로 화장품 광고는 거의 도맡았죠, 아마?

 

아무튼 그래서 말입니다. 혹시 내조의 여왕포스팅 한 거 있나 싶어 살펴보니 있네요. 작년 5 20일이었군요. <내조의 여왕, 생활속의 사랑법> 읽어보니 감회가 새롭군요. 벌써 1년 하고도 6개월 전이라니. 글쓰기 폼도 비슷하네요. 그때도 이런 식으로 썼었군요.


너는 내 운명같은 말도 안 되는 억지드라마 탓에 그 좋아하는 연속극을 확 끊어버려?’ 하던 차에 만난 재미있는 드라마였던 지라, ‘역전의 여왕으로 김남주가 다시 나온다고 하니 기대가 만빵이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역시 김남주는 사람을 실망 시키지 않는군요

그런데 말입니다
. 한가지 아쉬운 게 있다면, 그렇습니다. 왜 극 초반부터 김남주가 회사에서 잘렸을까? 물론 보신 분들은 다 아시는 일이지만, 김남주가 결혼을 했기 때문입니다. 김남주의 직속 상사인 노처녀 한송이 상무에게 밉보였기 때문이죠.

 

가만, 한 상무를 노처녀라고 하는 게 맞나 모르겠네요. 벌써 유통기한 지났을 텐데. 아이구 이거 실례했습니다. 여성단체들 막 달려오겠네ㅎㅎ 사실은 저도 유통기한 지난 지 꽤 오래 됐답니다. 다행히 미리 팔려서 폐기처분은 면했지만요.

 

어쨌거나 한 상무가 김남주, 아니 황태희를 자른 이유는 오직 단 하나였습니다. 자기를 배신하고 결혼을 했기 때문이죠. 한 상무는 황태희의 타고난 능력을 사랑했을 뿐 아니라 자기처럼 노처녀로 늙어가는 것을 기꺼워했지요. 그래서 자기 후계자로 점 찍었던 겁니다.

 

말하자면 한 상무는 황태희에게 배신 당한 셈입니다. 황태희를 낚아채간 봉준호(정준호 분)는 죽일 도둑놈인 거고요. 황태희와 봉준호가 신혼여행에서 돌아온 사이 한 상무는 전격적으로 인사이동을 실시합니다. 기획개발팀장 자리에서 졸지에 과장으로 밀려난 황태희.

 

그런데 이럴 수가 있는 것일까요? 아무리 상무라지만 뷰티사업본부 기획개발실 팀장을 하루아침에 과장으로 좌천시킬 수 있다는 게. 아마도 한 상무가 본부장인 모양인데요. 그래도 이건 아니지요. 나름대로 인사에는 기준이란 것이 있는 것인데….

 

▲ 황태희 남편 봉준호. 살기 위해 팀장님의 이삿짐(소파)을 나르느라 힘깨나 쓰고 있다. 요즘도 이런지는 몰라도 이건 엄연한 정글 직장세계의 현실.

황태희, 참 안됐습니다. 견디다 못한 황태희 마침내 사표 쓰고 회사를 떠나고 마네요. 그리고 몇 년이 흘렀습니다. 애도 낳고 아줌마 티가 줄줄 흐르는 황태희. 그러나 이를 어쩔까요? 남편까지 잘리게 생겼네요. 안 그래도 무능하고 철딱서니 없는 남편, 강적을 만났습니다.

 

한 상무가 황태희 남편 꼴 보기 싫다고 그토록 안 보이는 곳으로 처리하라고 지시했건만, 봉준호에게 미련이 남은 백여진(채정안 분)이 어쩌지 못했는데, 아 이거 원수는 외나무다리에서 만나는 법이라더니 군대에서 괴롭히던 졸병이 구조조정본부장으로 왔습니다.

 

구용식 구조본부장. 퀸즈그룹 회장님의 아들이랍니다. 엎친 데 덮친 격. 아마 다음주엔 잘릴 겁니다. 그리고 드디어 내조의 여왕, 아니 역전의 여왕님께서 나서시게 되겠지요. 이번엔 내조로 남편을 구하는 게 아니라 자기가 직접 나선다는 게 다르다면 다른 스토립니다.

 

그런데 구조본 회의장에서 오가는 대화들이 참 우습네요. 그러니까 누구를 자를 거냐 하는 걸 정하는 건데요. 중역들이란 사람들의 입에서 나오는 기준들이란 게 주로 이런 거군요. 실적이 없는 사원, 비정규직, 결혼한 여사원은 최우선 순위 

▲ 구조조정 회의. 내 보기엔 잘라야 할 조정대상자들 여기 다 모인 듯.

"이번에 정리해야 하는 사람이 300명이 넘습니다. 먼저 숫자가 많은 계약직부터 쳐내구…"
"회사가 뭐 직원들한테 월급 줘가며 교육시켜 주는 데도 아니고 가능성 없는 직원부터 자르는 게 현명한 일이라고 봅니다."
"연봉이 일정액 이상인 부장급들도 대상에 있습니다. 그리고 실적이 좋지 않은 유부녀 직원들도 최우선 대상자로 삼아야 된다고 봅니다." 
   

참 한심한 중역들이군요. 그러자 젊은 구조본부장 그러네요.

“질문 있습니다. …
제가 뭘 잘 몰라서 그러는데요. 회사가 구조조정을 할만큼 경영 악화가 된 책임은 직원들보다 임원진에게 더 큰 거 아닌가요? 그런데 거기에 대한 지적을 하시는 분은 아무도 안 계시네요? 하하, 제가 뭘 잘 몰라서요." 

 

젊은 친구가 나름 정신이 제대로 박힌 것 같기는 한데요. 그러나 글쎄요. 돌아가는 분위기를 보아하니 이 친구도 자기를 괴롭히던 군대 고참 봉준호부터 자를 것 같으니, 그 정신도 글쎄올시다네요. 아무튼, 아직도 이런 사람들이 있다는 게 참 한심합니다.

 

결혼한 여사원은 최우선순위? 아무리 드라마의 작위적 설정이라지만, 현실의 반영을 무시할 순 없었겠지요. 세상이 많이 바뀌긴 했습니다만, 여전히 저 밑바닥에선 과거의 잔재들이 끈덕지게 뿌리를 내리고 있다는 거지요. 그걸 역전의 여왕이 제대로 보여준 거고요.

 

재미있었지만, 씁쓸한 장면들이었습니다. 드라마 홈피에 의하면 "직장인들을 계급으로 나누는 직장의 카스트제도, 공공연하게 인정되고 있는 오피스 와이프와 위험한 로맨스, 그리고 인생역전?" 무슨 얘기인지는 몰라도 직장이란 정글에서 살아남기 위한 바퀴벌레 부부의 끈질긴 생존이야기를 그리겠다고 하네요.  

 

아무튼 오랜만에 딱딱한 틀에서 벗어나 경쾌하고 재미있는 드라마를 보게 됐습니다.

Posted by 파비 정부권

만약, 만약에 말입니다. 
진평왕이 미실을 받아들여 황후가 되었다고 가정해봅시다. 
그러면 어떤 결과들이 일어났을까요?


물론 미실이 왕권을 틀어쥐고 신라를 농단했겠지요. 아니면 지증왕이 내린 교지에 따라 삼한통일의 대업에 앞장섰을 수도 있습니다. 미실의 말처럼 그녀가 황후가 된다면 왕권강화를 위해 귀족들을 누를 필요가 있는 것이지요. 그러나 그녀는 황후가 되지 못했고, 따라서 왕권을 약화시키고 귀족의 권위를 높이는데 힘을 쏟고 있습니다.

그런데 미실과 진평왕을 결혼시키는데 최일선에서 고군분투하던 사람이 누구였을까요?

다름 아닌 미실의 하나뿐인 남편―설원공이 있지 않느냐고 말하고 싶은 분도 계시겠지만, 설원공은 남편이 아니라 연인입니다. 단지 세종이 묵인하고 있을 뿐이죠. 세종은 감정보다는 권력을 택한 약은 사람입니다. 비굴해보이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그의 권력욕에서 비롯된 것입니다―입니다.

세종은 화백회의의 수장 상대등입니다. 상대등은 유사시에는 왕이 될 수도 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입니다. 실제로 통일신라시대에는 상대등이 왕이 된 경우도 많습니다. 상대등은 관료사회의 최고 기관인 이찬이나 각간과는 달리 특별한 관직이 아니라 화백회의 구성원인 대등들을 대표하고 회의를 주재하는 자라였던 것으로 보입니다.

요즘으로 말하자면 국회의장 같은 것이었을까요? 그러나 아마 국회의장보다는 훨씬 힘이 셌던 모양입니다. 그런 세종이 자기 부인인 미실을 처음에는 진지왕에게 다시 진평왕에게 시집보내려고 안달입니다. 왜 그랬을까요? 그럼 자기에게 어떤 이익이 돌아오나요? 저는 늘 그게 궁금했고 지금도 궁금합니다. 

만역 진평왕이 미실과의 결혼을 받아들여 미실이 황후가 되었습니다. 그랬다면 위에서 말한 것처럼 미실은 이제 진골귀족이 아니라 성골왕족이므로 귀족을 탄압하고 왕권을 강화해야하는 위치에 서게 됩니다. 이 말은 미실이 황후가 되기 전에는 세종을 비롯한 진골귀족들과 동지였지만, 황후가 되고부터는 대립각을 세우게 될 것이 분명합니다.

설원공은 진골귀족이 아니니 그가 어떤 태도를 취할 것인지는 모르겠지만―사실 진골귀족이 아닌 설원이 병부령이란 고위직에 오른다는 자체가 난센스라고 수차 지적했었죠―세종을 비롯한 진골귀족들은 미실과 맞서거나 아니면 그 동안 누려오던 권력을 내놓게 될 운명에 처하게 될 겁니다. 

그러나 이 모든 것들보다 제가 가장 궁금해하는 것은 따로 있습니다. 만약 미실이 황후의 자리에 오른다면 남편인 세종은 어떻게 될까요? 그냥 결혼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것인지, 아니면 이혼을 해야 되는 것인지, 그게 궁금하네요. 쓸데없는 고민을 다 한다고요? 그렇지만 저는 그게 제일 궁금하답니다. 

아무리 천하를 주무르는 미실이지만 남편을 두고 또 다른 남자와 결혼한다는 게 말이 안 되지 않습니까? 게다가 상대는 일국의 황제입니다. 또한 신라시대는 1부1처제가 확립된 부계사회였습니다. 설원공이요? 그는 미실의 남편이 아니라 연인일 뿐이라고 위에서 말씀드렸습니다. 아무튼 어떻습니까?

"미실이 황후가 되면 세종과는 이혼을 해야 할까? 이혼하지 않아도 될까?"

이거 헌법재판소에 물어볼 수도 없고… 누구에게 물어보아야 할까요? 그나저나 만약 제 생각대로 미실이 황후가 된 후에는 이혼해야하는 것이라고 한다면, 세종은 그냥 낙동강 오리알 되는 거 아닐까요? 그런데 세종은 무엇 때문에 자기 무덤을 스스로 파는 멍청한 짓을 하고 있었던 걸까요? 

그야 당연히 멍청하기 때문이라고요? 아~ 네, 그렇군요. 고맙습니다.             
                파비

Posted by 파비 정부권
어제는 제가 음주회동이 있어서 《선덕여왕》을 보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오늘, 아니지, 자정이 넘었으니 그 오늘도 이제 어제가 되었군요. 아무튼 역시 또 음주 회동이 있었지만, 과음을 자제하고 맑은 정신으로 들어와 거금 1000원을 결재하고 보았습니다. 물론 500원짜리도 있습니다만, 선덕여왕만큼은 1000원을 내고 보는 편입니다. 화질 차이가 많이 나거든요.


그런데 《선덕여왕》을 보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은 별로 신경 쓰지 않아도 되지 싶은 그런 사소한 문제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동안 《선덕여왕》을 보면서 신라의 색공 풍습에 관한 문제라든지, 오늘의 기준으로 보면 대단히 문란해 보이는 당시의 혼인제도에 관한 문제에 대하여 몇 차례 포스팅을 하면서 여러 서적들을 살펴보았던 제가 좀 예민했던 것일 수도 있습니다.  

제가 했던 생각은 《선덕여왕》 제작진이 좀 오버한다는 것입니다. 자, 제가 오버한다고 생각한 장면은 이겁니다. 미실이 위천제를 올리고 하늘의 계시를 핑계로 가야세력을 궁지에 몰아넣는데 성공합니다. 봇짐을 메고 줄줄이 쫓겨나는 가야인들이 마치 재개발에 밀려 터전을 잃고 쫓겨나는 철거민들과 흡사하다는 생각도 들었었지요.

그러고 나서 미실이 어떻게 합니까? 자기 측근들을 모아놓고 다음 계책을 이야기합니다. 채찍으로 상처를 주었으니 이제 약을 발라줄 차례라는 거지요. 그 약이란 다름 아닌 김서현의 가문과 자기네 가문이 혼사를 통해 동맹을 맺자는 것이었지요. 그러자 듣고 있던 하종이 짜증스러운 얼굴로 외칩니다. "어머니, 또요? … 아이, 정말…" 

하종의 짜증스러운 말의 의미를 눈치 챈 세종 또한 얼굴색이 변합니다. 정말 해도 너무한다는 원망이 얼굴 가득하더군요. 그렇다고 큰 소리 칠 수도 없고…. 제일 불쌍한 사람은 역시 설원공이더군요. 그의 얼굴에도 원망과 불만이 가득했지만 세종 부자처럼 내놓고 말도 못합니다. 그런데 더 웃기는 건 그 다음 미실의 반응입니다.

미실은 측근들의 불만에, 사실 측근들이라고 해봐야 남편들과 아들들과 친동생이었지만, 내심 스스로도 무안했던지 헛기침을 하면서 얼굴을 찡그리며 난처한 표정으로 이렇게 말합니다. "나 말고…" 그러나 저는 미실이 얼굴을 살짝 비틀어 숙인 자세로 찡그리며 "나 말고… 자식들 중에서… 아니면, 하종의 여식은 어떨까?" 할 때, 정말 큰 소리로 웃을 뻔 했습니다.

《선덕여왕》이 재미있는 것은 여러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우선 소재가 신선하고, 박진감 넘치는 시나리오가 탄탄하고, 연기자들의 연기가 훌륭합니다. 《선덕여왕》만큼 많은 이야깃거리를 만들어내는 드라마도 흔하지 않습니다. 《대장금》의 인기를 넘어서는 드라마가 아직 없었다고 하지만, 그 《대장금》도 이처럼 많은 이야깃거리를 만들어내지는 못햇습니다.

또, 《선덕여왕》에 재미를 더해주는 것은 코미디적인 요소입니다. 사극이 자칫 빠질 수 있는 심각하고 어두운 면을 이 코미디적인 요소들이 잘 어루만져주고 있는 것이지요. 죽방거사의 역할은 감초의 수준을 넘어 《선덕여왕》에 활력을 불어넣어주는 중요한 장치입니다. 그가 있어서 주인공들이 더 빛나는 거지요.

그리고 미실도 가끔 코미디 같은 대사나 행동을 하더군요. 지난주에는 유신을 불러다놓고 하늘의 뜻이 필요하다며 이렇게 말하지요. 뇌쇄적인 윙크까지 섞어서 말입니다. "아주 조금, 아주 조금은 필요하답니다." 아마 오늘, 아니 어제였군요. 미실과 측근들이 모여 벌인 해프닝도 결국 그런 의도가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활력소를 위한 코믹 말입니다.

그러나 여러분. 확실히 할 것이 하나 있습니다. 미실은 다행히 정략결혼의 대상이 자신이 아니라고 밝힘으로써 측근들을 안심시켰지만, 이것은 난센스라는 사실입니다. 당시 신라는 모계사회도 아니고 다부다처사회도 아니었다는 사실을 우리는 알아야 합니다. 그때도 분명히 부계전승사회였고, 일부일처제가 지켜지는 사회였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그러니까 보다 구체적으로, 정확하게 말하자면 미실은 단 한 번 혼인했으며 남편은 세종 한사람뿐이었습니다. 지금 드라마에서는 마치 설원이 미실의 남편인 것처럼 비쳐지지만, 그는 남편이 아니라 정부에 불과합니다. 그러므로 세종이 받는 대접과 설원이 받는 대접은 다른 것입니다. 물론 세종은 진골이며 설원은 두품도 없는 천한 신분이지만서도…

그럼 미실이 3대에 걸쳐 왕들에게 바쳤다는 색공은 무엇일까? 그건 그냥 색공입니다. 미실이 진흥왕에게 색공을 바쳤다고 해서 그녀가 진흥왕비가 아닌 것이며, 진지왕비도 아닌 것이고, 진평왕비도 아닌 것입니다. 다만, 왕실의 자손을 번창시키기 위해서 색공을 바치기로 된 진골 가문의 한 여인에 불과한 것이었던 것이지요.

그러므로 드라마에서 보여준 '미실의 혼사'는 실은 난센스였던 것입니다. 있을 수 없는 일이지요. 물론 세종이 죽은 후라면 사정은 달라집니다. 당시는 여자의 재혼을 금하는 어떠한 법이나 관습도 존재하지 않았으니까요. 게다가 미실이 굳이 김서현과 관계를 맺고 싶었다면 혼사가 아니라도 설원과 그랬던 것처럼 은밀하게 정을 통하면 될 일인 것입니다.

그러나 미실은 공식적인 정략결혼을 통해 양 가문의 동맹관계를 맺고 싶었던 것이므로 미실이 아니라 자손들 중에서 누군가 하나를 골라 유신과 혼인시킬 생각을 했던 것이지요. 하여튼, 비록 난센스라고 제가 비토를 하긴 했습니다만 어디까지나 이는 자칫 심각하고 무겁고 어두운 사극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장치쯤으로 이해를 하면 그만입니다.

실은 이렇게 비토를 하는 것도 《선덕여왕》을 보는 재미중의 하나입니다. 아무튼 선덕여왕은 매우 재미있는 드라마임에 틀림없습니다.  오늘 보니 드디어 덕만의 정체가 탄로 났군요. 아니 탄로가 난 것이 아니라 본래의 신분을 되찾은 것이지요. 축하를 해야 할 일이겠지만, 대략 예고편을 보니 앞날이 더 험해질 것 같은 예감입니다.

하여간 여러분, 미실은 오직 한번밖에 결혼하지 않았답니다. 남편도 세종 한사람뿐이랍니다. 비록 정부가 여럿 있었으며 세 명의 왕과 한 명의 태자에게 색공을 바치긴 했을지언정 일부종사(?) 했다는 사실, 기억해주시기 바랍니다. 역시 남자들도 결혼은 한번밖에 할 수 없었습니다. 김춘추와 김유신의 여동생 문희의 혼인에 얽힌 고사를 보십시오. 

왜 김유신은 춘추와 사통한 문희를 묶어 장작더미 위에 올려놓고 불을 지펴 연기를 피우는 연기를 했을까요? 김춘추가 이미 결혼했으므로 문희를 아내로 맞을 수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연기는 선덕여왕에게로 날아갔고 결국 여왕의 묵인으로 김춘추는 문희를 정식 아내로 맞이하는 전례없는 결혼을 하게 됩니다.

이 이야기는 신라사회에서는 남자들도 여자와 마찬가지로 결혼은 한번밖에 할 수 없었다는 역사적 기록인 것입니다. 물론 정식 부인은 한명밖에 둘 수 없었지만, 미실과 마찬가지로 정부(첩)는 여럿 둘 수 있었겠지요. 어디까지나 재력과 권력을 가진 귀족들에 한해서만 가능한 일이었겠지만 말입니다. 이런 것도 부익부 빈익빈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이런, 오늘 새삼스럽게 난센스 이야기 하다 보니 제가 난센스에 빠지는 기분입니다. 흐흐   
          파비
Posted by 파비 정부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