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기갑'에 해당되는 글 5건

  1. 2009.12.27 정몽준의 현대가 보여준 무자비한 보복테러 by 파비 정부권 (116)
  2. 2009.12.08 강기갑 블로거간담회, 뜰 수밖에 없었던 필연적인 칼 by 파비 정부권 (14)
  3. 2009.12.06 강기갑 대표 블로거 간담회, 질문통제에 유감 by 파비 정부권 (28)
  4. 2009.07.07 마산시국미사, 가두행진 나선 사제들과 수정만 할머니들 by 파비 정부권 (12)
  5. 2009.04.09 권영길, SKY대 합격률을 올리자고? 진짜 유감이다 by 파비 정부권 (6)
어제 울산에서 열린 영남노동자대회에 갔다가 내려오는 버스에서 뉴스를 보았습니다. 북한 인민군 총참모장이 다음과 같은 발언을 했다고 하는군요. 그야말로 무시무시하고 섬뜩한 내용이었습니다. 아마 이명박 대통령의 신년사에 언급된 대북 태도에 대한 보복성 발언이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남한 정부를 향해) 한계가 없는 무자비한 타격력을 보여주겠다.”

그러면서 전 인민군에 전시체제 돌입을 명령했다고 했습니다. 순간 김정일이가 이명박에게 낚였구나 하는 생각이 퍼뜩 들었습니다. 북한은 남한 내 중요한 정치사회적 이슈가 있을 때마다 헛발질로 정권을 도와주곤 했습니다. 이번에도 국민의 눈과 귀를 엉뚱한 곳으로 돌리려는 MB정권의 공작에 북한군부가 놀아난 거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제 국민들도 하도 이골이 나서 별 관심이 없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한계가 없는 무자비한 타격력”을 보여준 현대 테러단

그러나 ‘한계가 없는 무자비한 타격력’을 보여준 것은 유감스럽게도 북한 군부가 아닌 현대중공업 경비들이었습니다. 1월 17일 자정이 가까운 시간, 울산 현대미포조선 굴뚝 농성장에 소화기와 헬멧으로 무장하고 난입한 100여명의 현대중공업 경비들은 현장에 있던 10여명의 노동자들을 무차별 구타하고 소화기로 머리와 어깨를 내리찍는 등 폭력을 자행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노옥희 진보신당 울산위원장의 승용차와 건설플랜트노조 승합차가 파손됐고 김석진 현대미포조선 현장대책위원장은 소화기에 머리를 가격당해 의식을 잃고 병원으로 후송됐습니다. 옆에서 이를 말리던 울산시 동구의회 박대용 의원과 진보신당 당직자들도 집중 구타를 당해 병원으로 함께 실리어갔습니다.
 

사진을 찍던 여성노동자가 카메라를 빼앗기는 바람에 테러현장 사진은 이 사진 한 장 뿐이다.


그리고 이들은 현장에 있던 텐트에 불을 지르고 방송차량 안에 있던 물품을 꺼내 모조리 불길 속에 집어던졌습니다. 아수라장이었습니다. 가자지구에 무차별 공격을 감행하여 무고한 시민을 학살한 이슬라엘군의 모습이 바로 저런 모습이었을 겁니다. 이들에게 자비심이라곤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북한군 총참모장이 위협하던 “한계가 없는 무자비한 타격력”을 현대는 앞서서 유감없이 보여주었습니다.

이날 자정의 테러는 이미 예견되어있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경찰차가 한 대 배치되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들은 역부족이었습니다. 뒤늦게 출동한 경찰도 속수무책이었습니다. 그들은 멀찍이서 구경만 하고 있었습니다. 수수방관하던 경찰이 왜 폭력 현행범을 체포하지 않느냐는 항의에 그제야 못이기는 듯 사태에 개입하고자 움직이기 시작했고, 100여명의 현대경비들은 "철수!"라는 짧은 구호에 잘 훈련된 유격대원들처럼 신속하고 일사불란하게 회사 안으로 사라졌습니다. 

고공농성 25일, 현대는 음식물 공급도 차단

울산 현대중공업 100M가 넘는 굴뚝 위에는 한 달째 두 명의 노동자가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습니다. 생수 두병만 달랑 들고 올라간 그들에게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은 음식과 추위를 견딜 수 있는 방한복입니다. 그러나 현대 측은 경찰이 올려 보내려는 음식물조차 공급을 차단했습니다. 다만, 3일마다 생수 한 병과 초콜렛 한 통만 허락했습니다.   

▼ 치열했던 음식물 공수작전
    (7~8번째 사진처럼 현중경비대의 낚싯줄에 걸려 위태로웠지만, 결국 음식물을 전달하는데 성공했다.)











몇 차례에 걸쳐 음식물을 올려 보내기 위해 시도했지만, 현대 측 경비들의 무차별적인 폭력에 의해 좌절되자 급기야 행글라이더로 약간의 육포와 음식물을 공급하는 초유의 사태를 연출하기도 했습니다. 자그마한 점과도 같은 100M 높이의 굴뚝 꼭대기에 행글라이더가 날아가서 음식을 투하하는 장면을 상상해보십시오. 기가 차지 않습니까?

이런 상황에서도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의 사주인 정몽준은 꿈쩍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자기는 현대와는 무관하니 보고도 하지 말라고 했다고 합니다. 참으로 어이가 없습니다. 이런 사람이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되겠다는 야무진 꿈을 갖고 있습니다. 참 꿈도 야무집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여의도 그의 사무실에는 그의 대통령 꿈에 바람을 넣어줄 사람들이 줄지어 드나들고 있다고 합니다.  

제 식구 밥도 못 주게 하면서 일국의 대통령이 되겠다고? 

정몽준은 야만입니다. 며칠 전 열린 한나라당 의원총회에서 그는 특유의 느릿한 말투로 이렇게 말했습니다. “우리 당도 말하자면 가정과 같은 것인데… 서로 이해하고 도와야지 이리 싸워서야 되겠습니까?” 뉴스를 통해 본 그의 발언이 정확하지는 않지만 대충 당은 가정처럼 화목해야한다는 요지의 발언이었던 것 같습니다. 

자기 회사 식구들 하나 챙기지 못하는 사람이 가정을 이야기하다니 우습습니다. 30명이 넘는 자기 회사직원들을 6년 동안이나 길거리에 나앉게 만들어놓고 가정의 화목을 이야기하다니 기가 막힙니다. 아무런 이유도 잘못도 없이 직장을 잃은 사람들이 이혼의 고통 속에 내던져지고, 알코올 중독자로 전전하고, 열심히 공부해야할 어린 자녀가 아르바이트를 하다 전신 화상을 입고 사경을 헤매는 처절한 현실에 눈길 한 번 주지 않는 정몽준은 참으로 야만인입니다. 

그런 그가 온 국민을 책임지는 대통령이 되겠다는 야무진 꿈을 아직도 꾸고 있습니다. 그런 그에게 꿈을 주는 이 나라도 결국 야만의 나라라는 말입니다. 사람은 먹어야 삽니다. 전쟁포로도 밥은 줍니다. 사형수에게도 음식과 따뜻한 잠자리는 보장받습니다. 그런데 직장을 잃고 6년 동안이나 거리를 헤매던 현대미포조선 하청 용인기업 노동자들의 복직을 위해 굴뚝에 올라간 정규직 노동자들에게 현대는 밥조차 먹지 못하게 합니다.

최소한의 음식을…, 책임자 처벌…, 구호를 외치는 노동자들

영남노동자대회에서 연설하는 민노당 대표 강기갑 의원. 작은 체구에서도 목소리가 카랑카랑했다.

가두행진을 벌이는 영남노동자대회

현대중공업 굴뚝 농성장으로 행진하는 허영구 민주노총 부위원장과 진보신당 노회찬 대표

현대백화점 앞에 집결, 전열을 정비하고 있다.

격렬한 전투. 사진을 찍던 필자에게도 소화전 물공격이 날아왔다.

물대포에 흠뻑 젖은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 그러나 식량 공수작전은 성공.

경찰들은 이때도 구경만 했다.


이에 영남노동자대회에 참석한 노동자들이 나섰습니다. 대회를 마친 그들은 대오를 형성하고 현대미포조선으로 향했습니다. 굴뚝 아래에 집결한 노동자들은 굴뚝 위에 로프를 연결하고 음식물을 올려 보내기 시작했습니다. 헬멧과 소화기로 무장한 현대중공업 경비원들이 대거 투입되어 치열한 공방전이 벌어졌습니다. 현대중공업 공장 안에서는 수압을 최대로 높인 소화전에서 물대포 공격이 감행되었습니다.

전쟁이었습니다. 숫자에 밀린 현대 측은 굴뚝 중간에서 올라가는 음식물을 낚아채기 위해 낚싯대까지 동원했습니다. 음식물이 한때 중간에서 낚싯줄에 걸려 휘청거리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끝내 모든 음식물을 무사히 공급했습니다. 영남노동자대회에 참석한 수많은 노동자들은 만세를 불렀고, 굴뚝 위의 두 농성자는 손을 흔들며 감사의 뜻을 보냈습니다. 필자도 감격의 눈물을 삼키며 창원으로 돌아오는 버스에 몸을 실었습니다.

그리고 돌아오는 버스 안 TV모니터를 통해 흘러나오는 뉴스를 보게 되었습니다. 거기엔 북한군 총참모장이 예의 누런색 군복을 입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한계가 없는 무자비한 타격력을 보여주겠다!”

밥 주었다고 무자비한 보복테러 자행하는 정몽준의 현대

그러나 그 ‘한계가 없는 무자비한 타격력’을 보여준 것은 북한군부가 아닌 대한민국 대통령의 야무진 꿈을 꾸는 정몽준이 사주인 현대중공업에 의해 벌어졌던 것입니다. 이들은 노동자들이 모두 돌아간 자정을 기해 굴뚝 아래 농성장 텐트에 야습을 감행했습니다. 이곳에서는 진보신당 노옥희 울산대표와 조승수 전 국회의원 등이 4일째 단식농성 중이었습니다. 많은 노동자들이 다쳤습니다. 현장에서 폭력을 말리던 울산동구의회 의원까지 소화기에 등과 어깨, 머리 등을 찍혀 병원에 실리어갔습니다. 

현대 측의 보복공격이 있을 것을 예상한 경찰은 현장에 경찰차 한 대를 배치해놓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현대의 보복공격이 시작되자 전경차 한 대가 추가로 배치되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멀찍이서 구경만 했습니다. 왜 폭력 현행범을 체포하지 않느냐는 항의에 못 이겨 뒤늦게 진압에 나섰습니다. 그러나 이미 때는 늦었습니다. 

그리고 경찰의 무책임한 태도에 항의하기 위해 울산시 동부경찰를 방문한 정원현 씨 등 네 명의 노동자들은 경찰서 문을 넘었다는 이유로 현행범으로 체포됐습니다. 이 나라도 경찰도 미쳤습니다. 미치지 않고서야 이런 어처구니없는 일이 일어날 수는 없는 일입니다. 강기갑 의원은 서울에 올라가는 대로 정몽준 의원을 만나보겠다고 했습니다. 동료의원이 만나자는데 설마 안 만나주겠느냐고 했습니다. 그리고 사정을 하겠다고 했습니다.

“현대미포조선의 사주인 당신이 나서서 이 사태를 해결해야 한다. 사람을 살려야 하지 않겠는가.”

그러나 그게 뜻대로 되겠습니까? 야만인의 귀에 인간의 언어가 들릴리가 없습니다. 그러므로 강기갑 의원의 시도 역시 그저 야무진 꿈에 불과할 뿐입니다. 

2009. 1. 18.  파비
<ps; 음~ 마지막 문장이 약간 오해의 소지가 있을 듯하여 추가합니다. 정몽준의 야무진 꿈은 취미로 대통령질 해먹겠다는 배지가 불러터진 야욕의 꿈이지만, 강기갑의 야무진 꿈은 노동자, 서민의 고통과 함께 하는 연대의 꿈입니다. 그러므로 결코 정몽준과는 함께 꿀 수 없는 꿈이기도 하고, 정몽준으로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꿈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짐승 같은 정몽준의 귀에는 인간 강기갑의 말이 들릴리가 없다는 말씀입니다. 역시 배지가 불러 말귀를 이해 못하는 몇몇 분들이 엉뚱하게 이 문장 하나만 잘라 조소하므로 그런 몹쓸 사람들을 위해서도 친절하게 설명을 덧붙여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마지막까지 긴 글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Posted by 파비 정부권
'민주노동당 강기갑 대표 블로거 간담회'에 다녀온 후 매우 불편하다. 사실 나는 가급적 민주노동당에 관련해서는 관심을 안 갖고 싶은 게 솔직한 심정이다. 관심을 가지면 가질수록 건강에 해롭기 때문이다. 사람이 태어나서 죽기까지 그리 긴 인생도 아닌데 굳이 건강을 해쳐가면서까지 불편을 감수할 필요가 있을까. 그래서 나는 민노당 홈페이지에도 안 들어간다.  


진보진영 대통합에 관한 질문은 간담회의 핵심이었다

내가 원래 민노당의 창당멤버였다는 사실만으로 보면, 강기갑 대표보다 훨씬 민노당에 대한 애착이 클 수도 있다. 창당 후 최초의 선거에선 직업까지 내팽개치고 한 달 가까이 뛰어다니기도 했다. 그러나 이제 민노당은 나의 당이 아니다. 그저 다른 어떤 당보다 멀기만 한 하나의 정당일 뿐이다. 그래서 간담회에도 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하기도 했었다.

그러나 내가 전직이 뭐였든, 내 사상과 사는 태도가 어떠하든, 블로거의 한 사람으로 참여하는 게 옳다고 생각했다. 스스로 굴레를 만들고 그 속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것은 편협한 짓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역시 결과는 안 좋았다. 나의 질문도 격앙됐으며 답변하는 강 대표도 발끈했다. 추가 질문은 아예 중간을 잘라 자기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그러자 사회자가 나서서 간담회 성격상 질문이 적절치 않으며 한정된 시간의 문제도 있으니 그만 하자고 제안했다. 결국 그렇게 정리되었고, 나는 못 다한 질문을 따로 블로그를 통해서 했다. 그리고 유감도 표시했다. 그러나 그 유감도 결국 유감이 되어 나는 졸지에 '사라져야 할 놈'이 되었고, 어떤 분은 거기에 짜릿하다고 댓글도 달았다. 

그러니 내내 불편하지 않다고 하면 도리어 이상한 일이다. 역시 남보원 패러디처럼 "괜히 나갔어!"다. 그러나 나는 여전히 나의 질문은 매우 중요하고 반드시 했어야 할 질문이라고 생각한다. 질문이 거칠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피할 수 없는 질문이었다. 블로거 간담회에 대한 경남도민일보 기사도 보니 헤드라인이 "진보진영 대통합 당론, 내년 1월 확정·발표"다.

강 대표와의 간담회에서 제일 핵심은 아무래도 "진보진영 대통합론"이란 얘기다. 강 대표 본인이 진보진영 대통합을 주창하는 선도자 중의 한 사람일 뿐 아니라 현재 진보세력 내에서 최고 뜨거운 감자 중 하나이기 때문에 이런 제목을 뽑았을 것이라고 짐작해본다. 그런데 진보진영 대통합이란 화두는 왜 나오는 것일까?

진보진영 대통합론 등장의 배경은 진보세력 생존의 문제

원래 "진보는 분열로 망하고 보수는 부패로 망한다"는 한가한 격언 때문에 이런 의제가 등장한 것일까? 늘 정치권에서 때만 되면 회자되는 민주대통합이니 진보대통합이니 하는 것들의 연장선상에 불과한 것일까? 그럴 수도 있다. 그러나 강 대표가 주창하는 진보대통합은 그렇게 한가한 것들로부터 등장한 것이 아니다.

진보진영 대통합론이 등장하게 된 배경에는 진보진영 분열이라는 아픈 상처가 있는 것이다. 그리고 구체적으로는 2008년 2월 민주노동당 분당의 상처가 있는 것이다. 지금 진보진영 대통합을 이야기하는 것은 바로 그 분당의 상처를 꿰매자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진보진영 대통합을 말할 때 그 상처가 왜 생겼는지 살펴보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나는 얼마 전에 민주노총 경남본부 강당에서 열린 '진보정당 대통합 토론회'에 참석한 적이 있다. 나는 그 자리에서 임성규 민주노총 위원장에게 이런 질문을 했다. "위원장님께서는 진보신당과 민노당의 통합을 강제하기 위한 갖은 노력을 하고 계시는 것으로 압니다. 그런데 통합이 선언한다고, 강제한다고, 가능하리라고 보십니까?

생각해보십시오. 한쪽은 다른 한쪽을 종파주의자니, 반북주의자니, 반통일세력이니 공격합니다. 그리고 다른 한쪽은 반대편을 친북세력이니, 주체사상파니, 김일성주의자니 하며 공격합니다. 이런 분위기를 해소하지 않고 묻지마식으로 통합하자고만 주장하면 그게 성사될 거 같습니까? 상층부가 합의하더라도 양 당의 구조상 하부가 거부하면 불가능할 텐데요." 

임성규 위원장은 명쾌한 대답을 내놓지 못했다. 그런 분위기가 현실이라는 사실만 확인하는 정도였다. 그럼에도 통합해야만 진보정당이 살아남을 수 있다는 절박감만 내놓았다. 그러나 절박감만 가지고 통합이 가능할까? 나는"아니오!"다. 절대 불가능하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나는 임성규 위원장조차도 그걸 모르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 

상대를 찌른 칼을 들고 화해를 주장하는 건 위선

서로가 든 칼에 상처 입은 사람들이 여전히 상대가 들고 있는 칼을 보고도 화해를 한다? 그런 극적인 상황은 애석하지만 거의 99.99% 이루어질 수 없는 부질없는 희망이다. 그래서 나는 강 대표에게 질문을 했던 것이다. "자, 민노당 대표이신 강 대표께서는 민노당이 얼마나 변했다고 생각하십니까? 예전에 쓰던 칼을 여전히 들고 갈고 계시진 않습니까?" 

만약 민노당이 변한 것이 하나도 없다면 통합 카드를 자꾸 꺼내드는 것은 그야말로 진보진영 대통합을 하나의 카드로만 생각한다는 반증에 불과하다. 내년 1월에 '진보진영 대통합 당론'을 확정짓겠다고 하니 아마 그때 무엇이 얼마나 변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통합을 위해 상대에게 보여줄 변화된 모습도 없는 당론 결정이란 시간낭비를 할 리가 없으니까.      

그래서 나는 강 대표에게 진보진영 대통합을 위한 구체적인 로드맵을 미리 듣고 싶었던 것이며, 민노당이 과거로부터 탈출하기 위한 노력이 얼마나 있었나 하는 것을 알고 싶었던 것이다. 앞선 글에서도 말했지만, 민노당을 조선로동당 2중대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통합하자고 주장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다. 

마찬가지로 이런 질문은 진보신당 노회찬 대표에게도 갈 수 있다. 서로가 상처를 입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화해를 하고 싶다면 우선 양쪽이 모두 들고 있던 칼을 내려놓고 상대의 의견에 귀를 기울일 일이다. 강 대표는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나 심상정 전 대표와도 자주 전화통화를 하며, 서로 강연회에도 초청한다고 하지만 이런 것들만으론 부족하다. 

내가 생각하건대, 민노당이 내려놓을 칼은 종북주의다. 패권주의를 이유로 드는 사람들도 있지만, 나는 그건 부수적인 것이라고 생각한다. 종북주의가 사라지면 패권주의도 약화된다. 패권주의는 유일적인 신념으로부터 나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마 민노당은 존재하지도 않는 종북주의를 버려야할 칼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모함이라고 말할 것이다. 

자기부터 변하고 난 다음 통합을 주장하는 진정성이 필요하지 않을까

그렇다면 그런 오해를 만들도록 한 칼을 버리면 될 것이다. 어떻든 서로가 상대방에게 상처를 입힐 수 있는 흉기를 들지 않았다는 사실을 확인시키는 과정이 중요하다. 이런 절차도 없이 무조건 합치자고 하는 것은 실은 통합할 생각도 없으면서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한 정치적 쇼맨십에 불과하다는 비판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할 것이다. 


자, 마지막으로 이런 질문이 다른 사람들에게는 별로 중요하지도 관심도 없는 주제라는 주장에 대해 의견을 밝히며 마치고자 한다. 세상에 모든 사람에게 관심 있는 주제란 없다. 갱상도블로그를 보면 마치 마창진 통합 문제가 가장 뜨거운 주제인 것처럼 보이지만, 나는 마창진 통합 문제에 그다지 관심이 없다. 마산이 창원과 통합을 하든 분열을 하든 그건 내 관심사 밖이다.

어느 쪽이든 나에겐 별로 불리할 것도 유리할 것도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는 관심을 가진다. 왜냐하면, 내 주변에 이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관심을 요구―또는 요청―하기 때문이고, 내가 틀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들이 다수이거나 소수이거나 그런 건 상관없다. 그리고 나의 작은 관심이 그들에게 큰 힘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다수의 사람들이 관심을 갖든 안 갖든 민노당이 처한 현재의 정치지형은 진보진영 대통합이 가장 중요한 어젠다일 수밖에 없다. 게다가 이 어젠다를 주도하는 것이 바로 강 대표다. 그런 강 대표에게 이런 질문을 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하지 않는 것이 이상한 일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그가 주도하지 않더라도 마찬가지다. 그는 강 의원이기 전에 강 대표이기 때문이다. 

진보진영 대통합론을 말할 때 종북주의란 칼은 나올 수밖에 없는 필연이다. 그걸 어떻게 피하겠는가. 굳이 이를 피하고 싶다면 통합을 말하지 않으면 될 일이다. 그리고 각자의 갈 길을 조용히 가면 될 일이다.

ps; 강 대표에게만 왜 이런 거친 질문을 하느냐고 반문하시는 분이 있을 수도 있다. 그건 간담회에 나온 분이 강 대표이기 때문이다. 나는 단언하건대, 노회찬 대표가 나왔다면 그에게도 마찬가지 거친 질문을 퍼부었을 것이다. 나는 실제로 노 대표를 비판하는 글도 쓴 적이 있으며 반대로 권영길 의원을 지지하는 글을 쓴 적도 있다. 물론 비판도 했다. 나는 유시민을 비판하기도 하고 칭찬하기도 한다. 김대중 추모글도 썼다. 노무현을 존경하는 글도 썼으며, 비판하는 글도 썼다. 그래서 욕도 많이 먹었다. 대체로 지지하거나 칭찬하는 글들은 별로 반응이 없지만, 비판하는 글을 쓰면 난리가 난다. 그러나 이 글 이후로는 어느 분의 충고처럼 가급적 덜 진지해져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내 건강을 위해서.
Posted by 파비 정부권
<민노당 강기갑 대표와의 간담회>에 참석하기 위해 아침부터 서둘렀습니다. 대림차 정문 앞 천막농성장에서 자고 난 터라 몹시 피곤했고, 전날 과음한 탓으로 정신도 몽롱했습니다. 우선 목욕탕부터 갔습니다. 간담회에 가면서 정신을 놓고 갈 순 없었기 때문입니다. 오랜만에 뜨거운 물에 몸을 담그니 세상에 이보다 더 행복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12월 5일 토요일 11시에 열린 강기갑 대표와 블로거 간담회. 오른쪽은 경남도민일보 김주완 기자.


블로거 간담회 전날 밤 과음한 이유

사실은 아침에 정신이 몽롱할 정도로 전날 밤에 과음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정리해고에 반대하며 진보신당이 대림차 정문 앞에서 천막농성을 시작한 지가 벌써 25일이나 되었는데도 민노당을 비롯한 지역의 다른 제 단체들은 반응이 별로 없습니다. 제가 기억하기로, 진보신당 창원시당 여영국 위원장이 민노당 등에 수차례 연대를 호소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민노당 권영길 의원의 창원 지역구 사무실에도 들렀다고 들었습니다. 그러나 민노당의 답변은 민생민주경남회의에서 논의해 결정하겠다는 것뿐이었습니다. 그리고 민생민주경남회의는 창원시청 후문에 천막을 쳤다고 합니다. 이유는, 마창진 통합에 반대하는 농성이라고 들었습니다. 저로서는, 어디까지나 이건 저의 감정일 뿐이지만, 매우 기분이 좋지 않았습니다. 

물론 대림자동차의 정리해고 사태가 그분들에겐 우선순위에서 밀릴 수도 있습니다. 우선 현안으로 떠오른 마창진 통합 문제가 더 중요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대림차 정리해고에 대응해 정당이 움직이는 것은 당장 '큰 돈'이 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 점이 이해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그래도 기분이 언짢은 것은 어쩔 수 없는 저의 감정입니다. 그래도 명색이 당명에 '노동'이 들어가 있는데. 

저는 사실은 민생민주회의가 무언지도 잘 모릅니다. 대충 듣기로는 민노당을 비롯한 제 단체들이 모여 결성한 전선조직이라고 하는데, 사실은 전선이란 말도 저는 잘 모릅니다. 아무튼 이런저런 사정으로 심사가 매우 복잡한 상태였습니다. 권영길 의원은 근 한 달 만에 나타나셔서 금속노조가 여는 대림차 정문 앞 집회에서 연설은 하셨지만, 천막엔 들르지 않으시고 그냥 가셨습니다.  

민노당 소속의 일부 민노총 간부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어젯밤에 오랜만에, 제가 보기는 처음으로, 온 그들도 진보신당 천막엔 얼굴을 내밀지 않았습니다. 잠깐 구경이라도 할 수 있는데 그것조차 거부하는 듯이 보였습니다. 하도 안타까워 제가 직접 그들에게 한 번 가보자고 권했지만, "거기 뭐 하러 가. 그냥 여기 밖에서 보면 되지" 하며 거절했습니다. 

선언만 있는 공허한 진보세력 대통합론

아마도 제 느낌엔 주변의 눈치가 부담스러운 것으로 보였습니다. 게다가 밤에는 바람마저 심하게 불어 천막 앞에 세워놓았던 서치라이트가 넘어져 깨지기도 했습니다. 강기갑 대표는 오래 전부터 진보진영의 대통합을 주장하던 분입니다만, 그러나 제가 말씀드린 이런 분위기를 아신다면, 결코 통합의 통자도 꺼내지 못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얼마 전, 민노총에서도 진보정당 통합을 위한 토론회가 열렸습니다. 거기에 저도 갔었는데, 모두들 통합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마치 통합에 반대하는 사람은 공적이라도 만들 것처럼 목소리들을 높이더군요. 그러나 그 뿐입니다. 그분들도 말만 무성할 뿐 실천은 없는 것이 현실의 한곕니다. 검은 적막을 깨고 천막을 흔드는 바람소리를 들으며 제가 무슨 생각을 했겠습니까? 

"……" 

강기갑 대표와의 간담회에서 저에게 질문 기회가 왔을 때 이와 같은 사정을 말했음은 물론입니다. 강기갑 대표가 말하는 진보진영의 대통합이란 것이 선언으로만 되는 게 아니고 현장에서의 구체적 실천 과정을 통해 공감대가 형성되고 동질성이 확보될 때만, 신뢰가 쌓일 때만 가능한 것일 텐데 민노당의 태도는 말과 행동이 다른 것 아니냐는 게 제 질문의 요지였습니다.

당연한 것이겠지만, 강 대표는 매우 날카로운 반응을 보였습니다. 다분히 주관적인 견해가 섞인 질문 아니냐는 것이죠. 민노당은 쌍용차 투쟁 때도 그랬지만 늘 노동자들과 함께 해왔다는 것입니다. 그럴 수도 있습니다. 제가 충분히 주관적일 수 있습니다. 저는 민노당을 잘 모릅니다. 과거에는 그 당에 몸담기도 했었지만, 최근 2년 동안은 그들의 소식을 아는 게 거의 없습니다. 

그들이 무엇을 하는지, 요즘 관심사가 무언지도 잘 모릅니다. 민노당의 홈페이지에도 최근 2년 동안 한 번도 들어가 본 일이 없습니다. 그러니 대림자동차 정리해고나 효성 직장폐쇄 사태에서 보여주는 민노당의 최근 동향만을 두고 판단하는 것이 주관적일 수도 있습니다. 제가 객관적 민노당을 아는 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러나 어쨌든 제 눈에 민노당은 노동당이란 이름에 어울리는 행보를 보이지 못한 게 분명합니다.

진정 통합을 바란다면 구체적 현장에서 연대하는 실천부터

앞에서도 말씀드렸듯이, 진보신당의 대노조탄압 연대투쟁 제안에 민노당은 민생민주회의 이름으로 하는 마창진 통합 반대 천막농성으로 답했습니다. 저는 '마창진 통합 반대'에 별로 찬성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그렇다고 통합을 적극적으로 찬성하는 것도 아니지만, 통합에 반대하는 측이나 추진하는 측이나 모두 나름의 정치적 이유와 계산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정도입니다.  

그러나 정리해고에 반대하는 투쟁은 다릅니다. 이것은 어떤 계산이나 이유가 있을 수 없습니다. 진보정당이라면 그 어떤 정치 노선이나 견해를 떠나 연대해야 한다는 데 이견이 있을 수 없습니다. 이는 죽고 사는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아마 여기에 반대하는 분은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연대 속에서 통합의 기운도 무르익을 거라는 게 저의 생각입니다. 

그래서 가장 적극적인 진보정당 대통합론자인 강기갑 대표에게 질문 겸 불만 겸 해서 던졌던 것입니다. 그러나 역시 반응은 차가웠습니다. 당장 가드를 올려 상대의 잽을 막는 권투선수처럼 강 대표는 '주관적'이란 스트레이트로 응수했습니다. 그리고 결국 민노당이 분당(혹은 분열)하게 된 배경이 종북주의를 주장한 것 때문 아니냐는 말로 정리했습니다. 

강 대표의 입에서 종북주의란 말이 나왔으므로 저는 내친 김에 한 발 더 나아가 종북주의란 말이 나오게 된 배경이 민노당 사무부총장과 중앙위원 두 사람이 간첩사건에 연루된 때문 아니었느냐고 받아쳤습니다. 이 두 사람이 민노당의 주요 당직자와 당원들의 신상정보를 분석해서 북한 정보원에게 넘긴 것은 간첩죄 이전에 해당행위 아니냐고 말입니다. 

그러나 이 질문은 다 하지 못했습니다. 강 대표가 발끈하며 말을 잘랐을 뿐 아니라 사회를 보던 김주완 기자도 블로거 간담회 자리에서 나올 적절한 질문은 아니고 자칫 논쟁으로 흐를 가능성도 있으므로 그만 하자고 잘랐습니다. 저의 이 질문은 강 대표의 진보정당 통합론과 관련하여 대단히 중요한 질문이었습니다. 

서로가 오해하고 있는 것을 풀지 않고,
무조건 통합하자고만 주장하는 건 정치적 쇼맨십 아닐까 


강 대표는 "우리나라는 수많은 간첩 조작 사건이 있었다. 그런데 정부에서 말하는 간첩사건을 어떻게 믿을 수 있느냐" 라고 말하며 민노당의 간첩사건도 조작이라고 말했지만, 글쎄 정말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창원에서도 비슷한 시기에 소위 충성맹세문 사건이란 것이 있어 한 동안 시끄러웠던 적이 있습니다. 

민노당의 어느 고위 당직자가 기자회견장(?)에서 잃어버린 수첩을 어느 기자가 주워 민노당 도당위원장에게 전해준 사건이었죠. 만약 그 기자가 조선일보나 동아일보의 기자였다면 하나의 큰 사건이 될 뻔했던 사건이었습니다. 그 수첩에는 김정일 장군을 향한 애절한 충성맹세가 감상적으로 적혀 있었고, 몇몇 인사들에 대한 신상 분석이 메모되어 있었습니다. 

또, 민노당의 어떤 당직자는 십여 명이 모인 술자리에서 자기가 주사파임을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김일성 회고록을 읽고서야 비로소 주사파에 입문할 수 있는데, 자기도 주체총서와 김일성을 회고록을 모두 읽고 주사파에 '입문'했다고 자랑스럽게 말했습니다. 저는 그가 주사파임을 은연중에 알고는 있었지만, 이렇게 공개적으로 말하니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물론 술자리였기에 가능한 일이었을 겁니다. 이 민노당 간부 외에도 제게 직접 자신이 김일성주의자임을 밝힌 사람은 몇 명이 더 있습니다. 아마 그렇게 자신을 밝힐 만한 이유가 나름 있었겠지요. 민노당을 움직이는 분들은 대체로 이런 분들입니다. 그래서 민노당을 반대하는 사람들은 민노당을 주사파당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이는 물론 큰 오해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강 대표에게 진심으로 진보정당의 대통합을 바란다면, 우선 이런 오해부터 풀어야 하는 거 아니겠느냐, 민노당이 간첩을 육성하거나 옹호하는 정당이 아님을 분명히 해주어야 하지 않겠느냐, 북한 정권에 대한 자주적 입장을 분명히 선언해야 하지 않겠느냐, 그래야 통합이 가능한 거 아니겠느냐, 그럴 용의는 없으시냐고 질문하고자 했던 것입니다.   

종북문제 해결 없이 통합은 절대 불가능하지 않을까

민노당을 조선로동당 2중대라고 생각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무조건 통합을 하자고 하는 것은 "당신도 북한 정권의 추종자가 되라"고 권하는 것과 달라 보이지 않을 것입니다. 민노당은 그런 생각조차 불순한 것이라고 반발하겠지만 말입니다. 아무튼 강 대표는 일심회가 간첩조작 사건이라고 주장하지만, 이야말로 주관적인 생각입니다. 

그렇다면 간첩죄의 구성요건은 결했다고 주장할 수 있을지라도 최소한 민노당 당원들의 신상정보를 가공해 자료로 만들어 북한 공작원에게 넘긴 행위는 해당행위요 당에 대한 간첩행위로서 제명시켜야 한다고 주장한 노회찬이나 심상정도 간첩 조작 사건에 동참한 것입니까? 그 자료의 존재와 생산자에 대해선 이견이 없습니다. 일단 당사자들이 법정에서 모두 인정한 것들이니까요. 

저는 강기갑 민노당 대표의 간담회에 이어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와의 간담회가 열린다면, 아마 열리게 되겠지만, 역시 똑같은 질문을 할 참이고, 그렇게 할 거라고 말했습니다. 반대의 요지로 말입니다. "왜 진보신당은―민노당의 종북주의에 반대해 탈당한 세력은 진보신당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만―굳이 민노당을 종북주의로 규정하며 탈당해 진보세력의 분열과 퇴보를 촉진했는가?"
 
그 이유가 다분히 정치적 계산에 따른 종파주의는 아니었는가라고 따질 참이었지만, 저의 이런 시도는 사회자에 의해 잘리고 말았습니다. 물론 시간이 두 시간으로 제한되어 있었다는 고충이 있었을 것이라고 이해는 합니다. 강기갑 대표가 블로거들에게 할애한 시간은 11시부터 오후 1시까지였습니다. 강기갑 정도의 비중 있는 인물과의 간담회로는 턱없이 부족한 시간입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유감입니다. 도대체 적절한 질문과 부적적한 질문이란 있을 수 없다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블로거는 어떤 질문이든 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정치인이라면, 어떤 질문이든 받아낼 수 있는 능력을 가져야 합니다. 혹시 블로거 간담회를 특정 정치인의 홍보를 위한 자리로 오해한 것은 아닐까 하는 오해마저 들었습니다. 그저 오해이기를 바랍니다만.

효율을 이유로 자유로운 질문과 발언을 자른 것은 매우 유감

강기갑 대표에게 저의 질문이 부담스러울 수 있었다는 점은 저도 충분히 인정합니다. 강 대표는 진보세력의 통합을 주창하고 있지만, 강 대표 본인은 정작 진보세력 내의 정파 지도에 익숙하지 않습니다. 아니 거의 모른다고 말해도 틀리지 않을 것입니다. 그는 민노당 내에서도 특별한 세력을 형성하고 있지도 않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는 민노당 창당에 처음부터 참여한 것도 아니었으며, 어떤 특정한 정치적 노선을 갖고 있는 것도 아니라고 알고 있습니다. 그는 순수한 농민운동가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는 독실한 천주교 신자이기도 합니다. 그러고 보니 저와 종교가 같다는 것은 특별한 공통점일 수도 있겠습니다. 자기검열이 발동할 가능성도 충분히 있는 지점입니다. 

민노당 강기갑 대표가 질문지를 보고 있다. 질문지는 이틀 전에 미리 제공됐다.


우리가 첫 번째 블로거 간담회를 권영호 경남교육감과 가졌을 때, 지역의 많은 분들이 자기검열을 조심하라는 주문을 해주셨던 것이 기억납니다. 간담회란 이름으로 교육감과 마주 앉아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자칫 우호적인 분위기에 길들여져 비판 기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였습니다. 그러나 그런 우려를 저는 거꾸로 블로거 간담회 자체에 던지고 싶습니다. 

제가 김주완 기자에게 주문을 한 것처럼 노회찬, 유시민과의 블로거 간담회가 성사된다면, 보다 날카롭고 비판적이고 공격적인 간담회가 되도록 만들어 주었으면 합니다. 강기갑 대표와의 간담회는 매우 의미 있는 간담회였지만, 좀 밋밋했다는 생각입니다. 블로거 면면들을 보았을 때 그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제가 좀 논쟁적인 화두를 던지고 싶었지만, 잘렸습니다.

강기갑 대표는 매우 솔직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한나랑 텃밭에서 당선된 과정을 설명하며 자신의 능력보다는 이방호 의원이 인심을 많이 잃었기 때문이라며 겸손한 태도를 보이기도 했습니다. 무엇보다 종교를 가진 신앙인으로서 하늘이 도와준 것으로 생각한다는 말에서는 깊은 감동을 받았습니다.

솔직한 정치가 강기갑에게 큰 기대를 갖는 이유  

강 대표는 부인이 나를 선택하든 정치를 선택하든 양자택일 하라고 최후통첩을 해 무릎을 꿇고 싹싹 빌어 가정도 지키고 정치도 하게 됐다고 말해 좌중을 웃기기도 했습니다. 저는 그 말이 사실처럼 들렸습니다. 틀림없이 사실일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는 소신을 밝히는 내내 솔직하다는 인상을 주었습니다.

저는 어떤 사람보다 솔직한 사람을 좋아하기 때문에―보수와 진보를 막론하고 워낙 거짓말을 하는 정치인들이 많아서 그런지도 모르겠지만―강기갑 대표가 매우 존경스럽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사실 강기갑 대표는 존경할 만한 몇 안 되는 정치인 중 한 사람입니다. 그리고 가까이에서 본 인간 강기갑은 선한 얼굴에 말도 매우 잘하는 사람이었습니다.  

무릇 정치가라면 발가벗고 대중 앞에 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보기 흉한 것은 숨기고 좋은 것만 보여주려고 하는 것이 인간의 본성이겠으나, 그렇기 때문에 더욱 자기를 있는 그대로 드러내고 심판을 받겠다는 태도는 정치가의 기본 덕목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정당은 더욱 그렇습니다. 진보정당은 더더욱 그렇습니다.

진보정당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솔직함입니다. 모든 것을 백일하에 드러내놓고 대중들이 제대로 심판하도록 만들자, 이게 진보정당의 슬로건이 되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정당의 궁극적 목표는 정권 창출이 아니라 사회를 자기가 원하는 대로 개조하는 것입니다. 운영하는 것이라고 할 수도 있겠군요. 그러나 그 목표를 이루려면 우선 정권부터 잡아야 합니다. 

강기갑 대표가 진보정당 대통합을 주장하고 주도하고 계신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그 이전에 서로 원하는 것이 무언지, 불만이 무언지, 혐오스럽게 생각하는 점은 없는지 솔직하게 토로하고 해소하려는 노력이 선행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우선 자기부터 변하려는 노력을 보이는 진정성이 필요한 것 아닐까요? 강기갑 대표에게 큰 기대를 가져보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Posted by 파비 정부권

마산에서 시국미사가 열렸습니다.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은 전국을 순회하면서 시국미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번이 세번째 시국미사입니다. 원래는 전주에서 열려고 했던 것을 마산 수정만 주민들이 2년 가까이 마산시와 STX 조선을 상대로 생존권 싸움을 하고 있는 점을 감안해 전주에서 양보했다고 합니다. 수정만 문제는 용산참사가 일어났던 용산재개발과 다르지 않은 문제입니다.


시국미사가 열리는 상남성당에 미리 가보았습니다. 고요한 성당 입구에 걸려있는 플랑카드에는 이런 문구가 적혀 있었습니다. "공권력의 명령이 도덕질서의 요구나 인간의 기본권 또는 복음의 가르침에 위배될 때, 국민들은 양심에 비추어 그 명령에 따르지 않을 의무가 있다. [가톨릭사회교리 제8장 정치공동체 (다. 399장)]"

양심에 따라 공권력의 명령에 따르지 않을 의무란 다른 말로 하면 "저항할 권리와 의무"라고 표현할 수 있는 것이고, 특히 교회의 지도자인 사제에게는 특별하게 요구되는 양심의 의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교회 정문에 내걸린 검은 플랑카드가 마음을 숙연하게 합니다. 이렇게 검은 현수막을 성당에 내걸어야만 하는 현실이 비통하게 느껴집니다.


시국미사는 이상원(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마산교구 대표신부), 전종훈(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대표신부), 황병식 신부(상남성당 신부)의 공동집전으로 진행되었습니다. 미사가 시작되기 전에 먼저 강기갑 의원의 시국강연이 있었습니다. 천주교 교우이기도 한 강기갑 의원은 현 정권이 자행한 용산참사는 개발논리로 사람을 죽인 만행이라고 규탄했습니다. 수정만 사태도 마찬가지입니다. 개발로 돈을 벌기 위해 멀쩡하게 잘 살고 있는 사람을 내쫓는 것이 수정만 사태의 본질입니다. 

이어 진행된 시국미사에서 이상원 신부는 강론을 통해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언젠가 '세상에 이런 일이'란 TV 프로그램을 본 적이 있다. 새들이 지푸라기를 구하지 못해 철사를 모아 둥지를 틀고 알을 낳았다는 내용이었다. 이에 마을 사람들이 둥지에 솜을 넣어 주었다고 한다. 바로 이명박 정권이 하는 짓이 바로 이와 같다. 이명박 정권은 국민들이 둥지도 틀지 못하도록 개발논리로 사람을 옥죄고 있다. 용산참사가 바로 그 표징이다." 

시국미사가 진행되고 있던 성당 안에는 '월드 베스트 사기꾼 STX-마산시장'이란 문구가 새겨진 조끼를 입은 수정만 할머니와 할아버지들이 앉아 있었습니다. 바로 수정만 사태가 용산참사와 똑같은 문제입니다. 개발논리로 오래도록 터전을 일구어온 주민들이 철사로도 둥지를 틀 수 없도록 만드는 것이 바로 수정만 사태입니다. "이들에게는 솜을 넣어줄 사람도 없다"고 외치는 이상원 신부의 강론이 절규에 가깝게 들렸습니다.    


시국미사에 이어 가두행진이 벌어졌습니다. 신부님들과 수녀님들이 앞에 서고 그 뒤를 수정만 주민들 그리고 일반 시민들이 뒤를 따랐습니다. 행렬은 6호 광장을 지나 불종거리에서 창동골목으로 들어섰습니다. 그리고 다시 부림시장으로 올라갔다가 3·15광장 탑에서 한차례 집회를 가진 다음 다시 어시장을 거쳐 불종거리까지 이어지는 행진이었습니다. 수정만의 할머니들과 할아버지들의 걸음이 매우 힙겹게 보입니다.

지팡이를 잡고 걷는 모습이 위태롭기 그지 없습니다. 누가 이분들을 이렇게 거리로 내몬 것일까요? 마산시장과 STX가 조용한 동네에 분란을 일으키지 않았더라면 이분들은 평온하게 원래 살아오던 그 모습으로 여생을 마치실 분들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늙으막에 지팡이를 짚고 힘든 행진을 해야만 하는 신세가 되었습니다. 이분들은 며칠전에는 서울 STX본사에까지 올라가 농성을 벌이다가 금새 풀려나긴 했지만 아홉 분이 연행되기도 하셨습니다.

아래 사진의 할머니는 결국 다리가 너무 아프셨던지 잠시 도로변에 앉아 쉬셨습니다. 그러나 결국 끝까지 행진을 하셨답니다.


이날 시국미사는 『누리꾼 TV 아프리카』가 함께 하며 생중계를 했습니다. 마티즈의 지붕에 올라타고 가두행진을 생중계하고 있는 모습이 이채롭습니다. 이분들은 오후 7시부터 밤 10시 반 무렵까지 계속된 행사를 생중계했습니다. 이 생중계는 아프리카 TV와 라디오 21을 통해 생방송되었는데 아프리카의 순간 접속자가 2500명, 라디오 21은 순간접속자가 40만이 넘었다고 합니다. 어마어마한 일입니다.

생방송을 진행하던 아프리카 PD의 전언으로는 "어떻게 마산에서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느냐?"며 커다란 관심을 보였다고 합니다. 나중에 이들이 생방송을 진행하기 위해 올라탔던 마티즈의 지붕을 살펴보았더니 커다란 웅덩이가 하나 파져 있었습니다. 자동차의 지붕이 파손되는 것을 마다하지 않는 열정이 대견스럽고 고마웠습니다. 이분들이야말로 진정한 언론의 표상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래 분은 수정만에 있는 트라피스트 수도원의 봉쇄수녀인 오틸리아 수녀님이십니다. 시국미사와 집회 장면을 하나도 빠짐없이 동영상으로 담고 있습니다. 수정만 사태가 벌어진 이후 블로그도 열심히 본다고 했습니다. 천주교 마산교구청에 마련된 농성장에 가보면 블로그에 올라온 수정만 관련 기사들을 하나도 빼놓지 않고 스크랩하여 주민들이 볼 수 있도록 전시해놓았습니다. 게다가 스스로 촬영한 동영상이나 사진들을 인터넷에 게시하여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해놓았습니다. 최초의 블로거 수녀가 될지 관심이 가는 대목입니다. 한번 지켜보시죠.

마산시장과 STX조선이 아니었다면 수도원에서 노동과 기도로 세속과 봉쇄된 생활을 하며 평생을 보냈을 터이지만, 세상이 그들을 봉쇄수도원의 바깥으로 나오게 만들었습니다. 수정 트라피스트 수도원 원장수녀(아래 두번째 사진, 요세파수녀)는 수정만 주민들과 함께 투쟁하기 위해 로마교황청에 있는 본부에 가서 허가까지 얻었다고 합니다. 천주교의 특성상 이분들 마음대로 봉쇄를 풀고 세상으로 나올 수는 없었을 터입니다. 이분들의 호소를 들은 로마의 수도원 총장은 실태조사팀과 함께 직접 와서 수정만의 진상을 조사했다고 합니다.

결과는 트라피스트 수도원의 수녀들이 수정만 주민들과 함께 투쟁하기 위해 일시적으로 봉쇄를 푸는 것을 허가하는 것이었습니다. 더불어 전 세계 트라피스트 수도원 원장들의 공동명의로 격려문이 전달되었습니다. 역사상 트라피스트 수도원의 봉쇄가 풀린 경우는 이번이 단 두번째라고 합니다. 첫번째는 아프리카 우간다의 내전으로 인해 밀려드는 피난민들을 수용하고 그들을 내전 지역 밖으로 탈출시키기 위해 이루어졌던 아프리카의 어느 수도원의 봉쇄 해제가 첫번재 사례였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처럼 개발에 밀린 지역주민들의 처지를 난민과 같이 인정해 수도원이 봉쇄를 풀도록 허락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며 사실상 첫번째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만큼 로마에서조차 중대한 문제로 인식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마산시장과 대한민국 정권은 이 문제를 그저 귀찮은 하나의 민원 정도로만 치부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이렇게 생각하는 것이 다를 수 있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는 일입니다.


문정현 신부님도 오셨습니다. 함께 악수하고 있는 사람은 아마도 마산가톨릭여성회관 관장이었던 분 같습니다. 정확하지는 않습니다. 아주 오래된 옛날에 가톨릭여성회관에 들렀다가 그곳 식당에서 함께 밥을 먹었던 것 같은데 기억이 잘 나지 않습니다. 궁금하면 물어보면 될 터인데, 아직 블로거 기자가 되려면 멀었거나 틀린 모양입니다.

그 아래 사진을 보시면 지팡이를 짚고 춧불을 들고 계신 할아버지가 보이실 겁니다. 지팡을 짚은 힘겨운 모습으로도 촛불을 놓치지 않으려는 모습이 애처로워 보이지 않으십니까? 얼마 전 농성장을 찾았을 때 어느 할머니가 하시던 말씀이 생각납니다. "누가 우리더러 잘 해 돌라 켔나? 잘 해 줄 필요 하나 없다. 그냥 우리가 살던 대로 그대로 내비리 도라 이말이다. 아무 것도 필요없다. 와 이리 사람을 못 살게 구노?"

밤 10시가 넘어 집회는 이렇게 해서 평화적으로 끝났습니다. 이날의 가두시위는 참으로 조용했습니다. 촛불을 들고 행진하면서 아무도 말 한마디 하지 않았습니다. 그 흔한 구호도 하지 않고 그저 조용히 걷기만 했습니다. 정말 조용한 시위였습니다. 말 대신 촛불과 플랑카드로 할 말을 대신한 것입니다. 다만, 창동거리를 지날 때 약간의 소란이 있기는 했습니다. 행진을 지켜보던 어느 시민이 행렬로 달려들어 소리를 질렀습니다.

"야, 너, 빨리 꺼져. 니가 여기 뭐 한데 왔노? 엉? 니, 빨리 집에 가라. 니는 여기 필요 없다." 그리고 다른 곳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그리고 야, 니도 빨랑 집에 가라. 니가 뭐 한다꼬 여기 있노." 우리는 깜짝 놀랐지만 그가 가리키는 사람들은 모두 사복형사들이었습니다. 그 사복들은 이 시민에게 꼼짝도 못하는 거 같았습니다. 우선 덩치부터가 차이가 났습니다. 몇몇 형사들이 그를 제지하려 하자 그는 또 소리쳤습니다. "내 몸에 손 대지 마라. 손만 댔단 봐라. … 어이 그리고 ○형사 니, 내가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 잘 해라, 어이"

그러면서 그는 사제단을 향해서도 소리쳤습니다. "신부님들, 화이팅!" 나중에 그는 택시까지 타고 쫓아오며 행렬을 따라다니던 형사들을 향해 "빨랑 꺼져라!"고 소리치며 떠났습니다. 에피소드였지만, 재미있는 일이었습니다. 어쨌든 경찰이 쓸데 없이 방해만 안 한다면 이렇게 얼마든지 평화적으로 집회가 열릴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서울 STX 본사 건물 앞에는 한달치 집회가 벌써 경찰에 신고되어 있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정작 집회는 단 한차례도 열리지 않는다고 합니다. 집회신고를 한 측은 두말 할 필요 없이 STX입니다. 그리고 수정만 주민들이 이곳에서 집회를 하겠다고 하면 불법이 되는 것입니다. 그 다음엔 방패를 든 손자 같은 전경들이 이들을 둘러싸고 일정한 시간이 되면 폭력을 휘두르고 연행하고 하겠지요. 이것이 오늘날 대한민국 정부의 양심입니다. 웃기는 일이지요…      파비


Posted by 파비 정부권

사진/경남도민일보 주찬우 기자

SKY대 많이 합격하면 창원시민은 행복해지나

권영길은 민주노동당 국회의원이다. 그는 초대 민주노총 위원장 출신으로 창원에서 재선한 나름대로 성공한 정치인이라 할 수 있겠다. 그의 성공 뒤엔 무수한 노동자들의 고난과 헌신과 열망이 있었다. 그래서 그의 성공을 대한민국 진보의 상징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았던 것이다.

그런데
권영길이 어제 진보에 폭탄을 던졌다. 4 8오후 2 창원시청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총선 1주년 보고회에서
일반적으로 집값이 높은 지역, 학원이 많은 지역은 명문대 입학률이 높다지난 3년간 창원의 SKY대 합격률이 전국 86위에 해당하며 100명당 1.24명으로 전국 평균 1.87명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밝히면서 덧붙여 이 분석은 “국회와 정부기관에서 얻은 자료를 바탕으로 분석했기 때문에” 정확하다고 강조했다고 한다. (경남도민일보 9일자 4)

 

이 무슨 황당한 소리인가. 한나라당 의원의 입에서 나온 소리도 아니고 진보정당을 자처하는 민주노동당 의원의 입에서 이런 소리가 나오다니…, 그래서 어쩌자는 것인가? 창원 고교생들의 SKY대(서울대·고려대·연세대) 합격률을 높이기 위해 집값도 올리고 학원 수도 대폭 늘려야 한다는 것인가, 아니면 창원의 집값 수준이나 학원 수에 걸맞게 SKY대 합격률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자는 것인가.

 

이것이 진정 민주노동당의 입장인지에 대하여는 아직 정확하게 알 수가 없다. 그러나 그가 민주노동당 대표까지 역임한 처지라면 발언에 신중을 기했어야 한다. 한편에서는 공교육 정상화와 학교간 서열화 반대를 주장하면서도 지역에 내려와서는 이처럼 인기에 영합하는 태도는 지난 반세기 동안 질리도록 보아왔다.

 

작년에는 민노당 강기갑 대표가 자기 지역구인 사천의 일부 지역민들에게 밀려 광포만 매립 찬성에 서명하는 돌발행동을 연출하기도 했다. 새만금 방조제 공사 중단을 외치던 강기갑 의원이 돌연 자기 지역구의 이기주의에 편승해 갯벌매립에 찬성하는 이중적 태도를 보였던 것이다. 물론 이 사건은 주지하듯 해프닝으로 끝났다.

 

그러더니 이번엔 권영길 의원이다. 그러나 이번 발언은 단순한 해프닝으로 끝날 사안이 아닌 듯싶다. 해프닝으로 치부하기엔 대한민국 교육의 현주소가 너무도 심각한 것이다. 이것이 교육개혁에 대한 민노당의 입장인가. 권영길 의원의 발언은 민노당이 이미 진보정당으로서의 정체성을 상실한지 오래가 아니냐는 지적에 대한 답이라고 보아도 될 것인가.

 

그의 대답을 듣고 싶다. SKY대 합격률을 올리는 것공교육을 정상화하고 학교간 서열을 폐지하는 것이 과연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 만약 이에 대한 답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면 작년 가을 그가 장애인들의 활동보조인예산삭감에 항의한 단식농성을 외면하고 평양 길에 올랐을 때처럼 다시 한번 이런 말을 할 수밖에 없다.

 

정말 유감이다!”                              파비

Posted by 파비 정부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