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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야기

전봇대의 따오기 창원시 마산회원구 내서읍 광려천에 따오기가 왔습니다. 창녕 우포에 사는 따오기가 인근 창원으로 바람 쐬러 온 것일까요? 따오기가 창원의 하천에 놀러올 만큼 환경이 좋아졌다는 뜻이겠지요. 지난해 가을 창원천과 남천에 나타난 은어, 연어, 기수갈고둥 등에 이어 따오기까지... 희소식 릴레이네요. ㅎㅎ ^^ 더보기
허성무에게 이준석 평가 부탁했더니 마산 창동 모꽁소 목수 황두목께서 술자리에서 술이 살짝 오른 상태로 말씀하셨다. “내가 얼마 전에 허성무를 만났거덩? 물어보았지. 야, 니는 이준석이하고 테레비에서 같이 많이 놀아봤다 아이가? 가까이서 보니까 가 어떻더노? 니가 한번 평가를 해봐라.” “그래 뭐라캅디꺼? 내도 궁금하네. 내 보기엔 이준석이 새파래가지고 내용도 아무것도 없는 거 같던데. 뺀질거리기만 하고. 한번 들어보입시더. 그래 뭐라캅디꺼?” “아무 말도 안 하대. 고마 웃기만 하고 말을 안 하는 기라, 이 인간이. 아, 그래서 생각했제. 아, 이 친구가 인자 물이 올랐구나. 숙성이 확실히 됐구나. 내공이 보통이 아이네. 아무리 상대당 선수라도 함부로 사람들 앞에서 평가를 안 하는구나, 하고 생각했제.” “음, 좀 아쉬운 대목이긴 하네요.. 더보기
침묵은 금이 맞다 "말로서 말 많으니 말 말을까 하노라." 중학교 때던가? 아마도 기억하건대 교장선생님이 애국조회에서 자주 훈화로 하신 말씀이다. 그때는 무슨 말 같잖은 소리 하나, 다리도 아픈데 빨리 끝내시지 않고, 하면서 짜증스런 표정으로 들었었다. 하지만 세월이 흘러 내가 그 선생님 나이쯤 되고 보니 이제야 그 말씀이 진실로 가슴에 닿는다. 말이란 참으로 아껴야 하는 것이다. 침묵은 금이다, 라는 말도 있지만, 이게 아마 최영장군이 하신 말씀이라고 기억하고 있는데 사실인지는 잘 모르겠고ㅡps; 음 나도 이제 총기가 사라지나보다. 최영장군이 하신 말씀은 황금을 보기를 돌 같이 하라, 였다. ㅠㅠㅡ아무튼 침묵이야말로 황금처럼 귀한 것이라는 것을 이제는 알겠다. 하지만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알면서도 입은 근지럽고 속에 .. 더보기
롯데마트 갔다가 상품권 공짜로 받은 사연 롯데마트에서 2017년 다이어리를 한 권 샀다. 계산대에서 결제를 하고 영수증을 살피니 헐, 다이어리에는 가격이 10,500원이라고 찍혀 있었는데 영수증에는 12,000원이 계산됐다. “저기요. 이거 10,500원짜린데 왜 12,000원이 결제됐습니꺼?”“아, 가만요. 그러네요. 한번 확인해볼게요.” 계산원 아주머니는 황급히 계산서를 들고 안내데스크로 달려간다. 그리고 잠시 후 안내데스크에서 부른다. “이게 가격이 12,000원이 맞는데요. 그렇지만 지금 여기 붙어있는 가격표는 옛날 게 그대로로 떼어내고 교체를 해야되는데 못했나보네요. 일단 우리 실수니까요. 가격은 그대로 12,000원 계산한 걸로 하시고 대신 사과의 의미로 상품권 한 장 드리겠습니다.” 영문은 잘 모르겠으나 아무튼 일단 상품권 5천 원.. 더보기
택시기사에게 차 주차시키라고 했더니 밤늦게 택시를 탔다. 물론 거나하게 취했고 대리운전은 기사배정이 되지 않았고 날씨는 엄청 추웠다. 그리하여 대리운전은 포기하고 택시를 탔던 것이다. 그리고 깜빡 잠이 들었는데 어느새 아파트 정문에 도착했는지 기사가 내리라고 깨우는 소리가 들렸다. 나는 게슴츠레 눈을 뜨고 지시했다."기사님. 단지 안에는 시간이 늦어서 차 댈 자리 없을지도 모르니까 상가 옆 도로변 적당한 곳에 주차해 주세요."택시 기사가 당황한 듯 눈을 동그랗게 뜨고 고개를 돌려 뒤돌아보며 말했다."이거 택신데요. 택시비 2만원 미리 받았습니다. 자, 여기 7천원 받으세요."헐, 기사님이 태워주고 돈도 주시네. ^^ 더보기
노무현 주연의 두 도시 이야기와 자백 상영 - 창동 시네아트 리좀 마산 창동에 멋진 영화관이 하나 생겼다. 이름하여 ☞ 소극장이라고 얕보면 안 된다. 크기만 작다 뿐 시설, 디자인, 환경 모든 면에서 빠지지 않는다. 아직 가보지는 못했지만 최고 아늑한 공간에서 멋진 영화를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영화 상영 스케줄을 보니 당장 눈에 띄는 영화가 있다. 헉, 주인공이 노무현이다. 리얼리? 그 다음 눈에 띄는 영화, 꼭 보고 싶은 영화다. 좋은 영화를 기분 좋은 곳에서 보고 싶으신 분들에게 꼭 추천한다. 창동예술촌 영화를 보고 나서 소굴에 가서 술 한 잔 하셔도 좋겠다. ^&^ 더보기
없던 아들이 하나 더 생겼어 내겐 아들 하나 딸 하나가 있다. 하지만 그것은 나의 착오였다. 아들이 하나 더 있었다. 부산한 아침, 좁은 아파트가 아들이 하나 더 있으니 더욱 좁아보였다. 그런데 큰애와 딸아이는 이름이 생각나는데 둘째 놈 이름이 생각이 안 나는 것이다. 아무리 기억하려 애써도 떠오르지 않는다. 분명 민자 돌림일 텐데, 뭐지? 뭐였더라? 애들 듣는데 대놓고 물어볼 수도 없고 와이프를 조용히 방으로 불러서 속삭이듯 물어보았다. “이봐요, 둘째 놈 이름이 뭐였지?” “아이고 내참, 그것도 모르나? 말도 아이다.” “아니 이상하게 기억이 안 나네?” 혀를 끌끌 차는 와이프에게, “이봐요, 그러지 말고 여기다 적어봐. 괜히 큰소리로 말하면 듣고 섭섭해 할지 모르니까, 여기다 살 적어보라고.” 와이프는 귀찮다는 듯 노트를 빼앗.. 더보기
무제 블로그를 제대로 안 한지 거의 5년이 되었다. 벌써 오래전부터 성실하게 해야지, 해야지 하면서도잘 되지 않는다. 한번 끊어진 고리를 연결하는 것은 실로 어렵다. 더보기
리더가 되려면 칭찬을 잘해야 한다 이건 어젯밤 술 취해서 집에 들어와 페북에 쓴 글이고요. 리더가 되려면, 적극적으로 고맙다고 말할 줄 알고 칭찬할 줄 알아야 한다고 했다. 그럴 일이 없다고? 바보야. 그러면 고맙다고 말할 기회를 만들고 칭찬할 기회를 만들면 되는 거야. 어떻게 하냐고? 그렇게 하고 싶은 사람에게, 혹은 그렇게 할 필요가 있는 사람에게 기회를 주는 거지. 그리고 그가 일을 끝내고 나면 말하는 거야. 오우, 정말 고마워. 당신 너무 훌륭해. 정말 일을 잘하는군. 역시 당신 캡이야.나 지금 술 많이 취했어. 그러나 틀린 말은 아니지? 이건 오늘 아침 술이 덜 깨서 쓴 글이네요. ㅠ 어젯밤 술 취해서 리더의 조건에 대해 한 말씀 했군요. ㅎㅎ 그러나 이거 진심이었고요. 실은 이 얘긴 오래전부터 수시로 해왔던 말이에요. 존경하는.. 더보기
F학점의 뜻은? 심심한 차에 이야기 하나 하자. 며칠 전 벗바리에서 있었던 이야기다. 여러 사람이 앉아서 술을 마시다가 학점 이야기가 나왔다. 누군가가 씨뿌라스를 받았다고 했다. 그것도 잘 받았다는 둥 겨우 받았다는 둥 이야기들이 오갔다. 그런데 나는 그 이야기를 들으면서 옛날부터 궁금하던 것 하나를 물었다. “C 다음엔 뭐여요?”“D죠.”“그럼 D 다음엔요?”“F죠.”“D하고 F 사이에 E는 없나요?”“그런 건 없어요. 바로 F에요. 낙제.” “아아, 그러고 보니 수우미양가도 다섯 단계고, ABCDF도 다섯 단계네요.” “……”“수는 빼어나다, 우는 우수하다, 미는 예쁘게 잘했다, 양은 양호하다, 가는 가능성 있다, 니까 ABCDF도 그렇게 이름이 지어졌겠군요.”“어떻게요?” “A는 에이스, 아주 잘했어, B는 뷰티풀.. 더보기
책 좀 읽자 거서기 화법이란 게 있다. 저기 거서기가 거석해서 그러는데 거석 좀 해주라. 고백하자면 나도 가끔 이런 화법을 쓰는 경우가 있다. 왜 이런 화법이 생기는가. 어휘가 부족해서다. 아는 단어가 별로 없으니 상황에 맞는 적절한 말을 만들어내지 못하는 것이다. 내 친구 중에는 거서기는 아니라도 똑같은 단어 몇 개를 가지고 반복적으로 돌려쓰면서 말을 하는 사람이 있다. 역시 어휘가 부족한 경우다. 대놓고 말은 못하지만 이 친구와 대화를 할 때면 지루하고 답답하기가 그지없다. 심지어 어떨 때는 이 친구가 특정 단어를 몇 번이나 사용하는지 속으로 세어보기까지 한다. 요즘 텔레마케팅 요원으로부터 전화를 자주 받게 되는데 그들이 쓰는 말에도 이런 경향은 나타난다. 특히 부분이란 말을 많이 쓰는 것이다. “저 고객님께서는.. 더보기
장대 형, 바다, 이런 소재로 소설 한번 써볼까 하는데 장대와 바다 1 목포에서 전화가 걸려왔을 때 나는 직감적으로 형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다는 걸 알았다. 형은 선장이었다. 30여 년을 어선에서 잔뼈가 굵어 검푸르게 그을린 그의 얼굴은 언제나 “나야말로 진정한 바다사나이야!” 하고 말하고 있는 듯했다. 그에게 바다는 삶 자체였다. 그는 바다에 있을 때가 어느 때보다 행복하다고 했다. 그는 먹는 것조차도 바다에서 난 것이 아니면 좋아하지 않았다. 육지에서 나는 고기를 먹지 않는 것은 아니었지만 진짜 맛있는 것은 바다에서 나오는 법이라고 입버릇처럼 말했다. 그가 가장 좋아하는 것은, 이른바 바다에서 난 것 중에서도 장대라는 물고기였다. 암갈색 몸빛을 지닌 장대는 하얗고 펀펀한 배로 근해의 얕은 모래진흙 바닥을 기어 다닌다고 했다. 몹시 못생긴 대가리 아래 가슴.. 더보기
손님, 하드디스크라고 들어보셨어요? 오늘 마트에 옷 사러(물론 내 옷 아니다. 나는 평생 내 옷을 사 본 기억이 거의 없다) 갔다가 전자매장을 구경하게 되었다. 평소 관심이 많은 노트북들을 둘러보고 있는데 예쁘게 생긴 여직원이 다가와 다정하게 말을 건네더니 이렇게 물었다. "혹시 하드디스크라고 들어보셨어요?" "네?" "하드디스크요." "......" ps; 물론 그녀의 의도는 ssd가 장착된 제품에 대해 설명하고 가능하면 그걸 사라고 권유하려는 것이라는 것쯤은 나도 눈치가 있으니 금방 알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그녀의 시작화법이 좀 거시기하다. 내가 그리 늙어 보이나? ㅠㅠ 더보기
차두리 아빠 차범근, 영화배우였다고? 에피소드1. 합천 영상테마파크에서 생긴 일. 지난 주말 합천에 가족여행을 갔다. 오도산 정상에도 올라가보고, 고령장도 가보고, 합천호도 가보고, 갈 때마다 탄복해마지 않는 황매산 모산재도 갔다. 그리고 합천영상테마파크에도 갔다. 합천영상테마파크는 갈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정말 내가 다시 옛날 어린시절로 돌아간 듯 푸근한 향수에 젖게 해주는 곳이다. 물론 아이들도 좋아한다. 그런데 조금 달라진 것이 있었다. 테마파크 내 거리의 옛날 대포집 등에선 실제로 막걸리며 파전이며 따위를 팔고 있었던 것이다. 작년 6월부터 시행했다고 한다(실제 당시대의 느낌을 줄 수도 있고-뭐랄까, 과거 체험?-휴식공간도 된다는 점에서 좋은 아이디어라 생각함). 우리도 뒷골목 어느 주막에 들어가서 막걸리에 두부를 시켜 먹었다. .. 더보기
싱싱한 고등어 두 마리에 15,000원 싱싱한 고등어 두 마리에 15,000원. 신물이란다. 역시 신물이라 그런지 아주 물 좋아 보이긴 하지만그보다는 크기가 차이가 많이 나는 고등어는 네 마리에 10,000원이란다. 그 옆에 다섯 마리에 10,000원짜리도 있다. 나는 속으로 갈등한다. 괜히 어시장 골목을 왔다갔다 두어 차례 반복하다 마침내 결심한다. 크고 두툼한 신물 고등어를 거금 15,000원에 사다. 그리고 내친 김에 생멸치도 5,000원어치 샀다. 미나리 2,000원 배 두 개 2,500원. 난장에 전을 편 할머니가 배 한 개는 2,000원, 두 개는 2,500원이라 하기에 한참을 셈하다 결국 두 개를 샀다. 할머니가 물어본다. “뭘 그렇게 고민혀? 그냥 두 개 사면 되지러.” “아니 그게 아니라, 사실 저는 반 개만 필요해서요.”“남.. 더보기
창원엔 지하철 있어도 소용없을 거 같아 딸내미가 2박3일 일정으로 서울에 다녀왔다. 몇 년 전 아들놈이 비슷한 이유와 일정으로 서울에 갔을 때도 그랬지만, 몹시 서운하기도 하고 대견하기도 하고 그런 심정이 되었다. 그러나 역시 뭔가가 가슴속으로부터 아래로 쓸려 내려가는 느낌은 어쩔 수 없었다. 아, 이렇게 해서 또 한 세상이 가는구나, 그런 기분. 그런 기분을 아는지 모르는지 딸내미는 신이 나서 말한다. “아빠, 아빠, 지하철 타봤나?”“음, 당연하지.”“그런데 서울은 지하철 없으면 엄청 불편하겠더라.”“그렇겠지.”“그런데 우리 마산이나 창원에는 지하철 있어봤자 소용없을 거 같아.”“왜?” “지하철은 타보니까 엄청 멀리 가던걸. 이 정거장에서 저 정거장까지 거리가 굉장히 멀어. 그런데 그게 여기 있어봐. 소용이 있겠어? 여긴 너무 좁잖아.” .. 더보기
기형도를 읽으며 기형도 산문집 - 짧은 여행의 기록을 읽고 있다. 재미있다. 그의 문체가 반갑다. 아, 나는 왜 지금껏 기형도를 몰랐을까. 그의 시집 입 속의 검은 잎도 함께 있다. 간간이 지루해지면 그의 시를 읽는다. 빈집 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 잘 있거라, 짧았던 밤들아창밖을 떠돌던 겨울 안개들아아무것도 모르던 촛불들아, 잘 있거라공포를 기다리던 흰 종이들아망설임을 대신하던 눈물들아잘 있거라, 더 이상 내 것이 아닌 열망들아 장님처럼 나 이제 더듬거리며 문을 잠그네가엾은 내 사랑 빈집에 갇혔네 기형도는 한 심야극장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아마도 영화를 보다가 뇌졸중으로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 죽음조차도 극적이다. 그는 많은 상처를 안고 살았던 듯 시와 산문들에서 죽음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웠는데, 결국 젊은 나이에, .. 더보기
헤르메스, 메르쿠리우스, 머큐리 헤르메스는 제우스가 아내 헤라 몰래 한 님프와 외도를 하여 낳은 아들이다. 그는 전령이며 소매치기이며 재담꾼이며 거짓말쟁이이며 발 빠른 여행자이다. 그는 태어나자마자 어머니 마이아를 떠나 모험에 나섰는데 자기 재주를 십분 발휘하여 아레스의 칼, 포세이돈의 삼지창, 아프로디테의 허리띠, 아폴론의 황금 뿔이 달린 하얀 소 50마리 등을 훔쳤다. 그는 제우스 앞에 나아가 웅변가의 재능을 마음껏 발휘함으로써 아버지의 마음을 사는데 성공했고 신들의 전령에 임명되었으며 올림포스 열두 신 가운데 하나가 되었다. 베르베르에 따르면 대신 그는 다시는 거짓말을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해야 했다. 그러나 영악한 헤르메스는 다음과 같은 단서를 달았다. “다시는 거짓말을 하지 않겠습니다. 하지만 때로 깜박 잊고 진실을 다 말하지.. 더보기
신과 슈퍼맨 슈퍼맨 2편이었는지 3편이었는지 모르겠다. 슈퍼맨의 고향 크립톤 행성에서 추방당한 악당 네 명 중 두목에 해당하는 녀석이 슈퍼맨과 마주쳤을 때 처음 거엔 말이다. 내 비록 중3 영어가 마지막이지만 그 정도는 들쳤다."선 오브 더 조 엘!"(더가 분명히 들렸는데 그게 왜 들렸는지는 지금도 잘 모름)엘은 가나안족이 믿던 신의 이름이다. 엘의 변형이 야훼이고 야훼는 숨 혹은 숨을 불어넣는 자 즉, 창조주이다. 조는 이름이고 엘은 성일 것이다. 슈퍼맨은 신족의 후예인 것이다. 더보기
그리스인과 키스 그리스인 중에는 유독 키스를 좋아하는 사람이 많은가보다. 미키스 테오도라키스, 니코스 카잔차키스, 카잔차키스의 소설 그리스인 조르바에 등장하는 이름 스타브리다키스...... 심심한 병동 휴게실에 혼자 앉아 있자니 별 쓰잘데기 없는 생각이 다 뜬다. ㅠㅠ 더보기
1100원 하는 시내버스비 3300원 낸 사연 사정은 이렇다. 우리 동네에서 진해 석동 쪽으로 가기 위해 시내버스를 타려면 갈등을 겪어야만 한다. 약 3~40미터를 사이에 두고 시내버스 승강장이 두 개로 나누어져 있기 때문이다. 마산연세병원 승강장에는 860번이 선다. 그리고 저쪽 제일여고입구 승강장에는 163번과 164번이 선다. 원래 마산연세병원 승강장은 없었다. 지금도 맞은편에는 따로 승강장이 없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마산연세병원 쪽에 시내버스 승강장이 생기면서 버스노선들이 두 개로 나누어졌다. 반은 저쪽 원래부터 있던 제일여고입구 승강장에 서고 반은 이쪽 마산연세병원 승강장에 서는 것이다. 다른 노선도 마찬가지지만, 진해에 자주 가는 나는 늘 시내버스를 탈 때마다 고민에 휩싸인다. 여기에 줄을 설까 저쪽에 줄을 설까 갈등하는 것이다. 이쪽에.. 더보기
형이 남긴 유산 40여일이 지나도 헤어나지 못하는 꼴을 보고 이상하다 이해 안 된다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계신다. 하지만 우리 형제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아신다면 그런 말씀 못하실 것이다. 중2 중퇴에 시멘트공장으로, 채탄장으로, 후끼야마로, 사끼야마로, 그러다 잠시 세신실업 노동자로 있던 형이 마지막으로 30년 정착한 곳은 전라도 목포의 바다였다. 그리고 결국 바다에서 죽었다. 어린 형과 빗물 떨어지는 처마 밑에 서서 오들오들 떨며 눈물 젖은 빵을 먹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 나도 원래 초등학교만 졸업하고 대구에 있는 염색공단으로 갈 참이었다. 그걸 형이 막았고 중학교만이 아니라 운 좋게 기계공고까지 나와 세상에 나올 수 있었다. 하지만 형은 결국 세상에 나오지 못하고 먼 바다에서 바라보기만 하다가 떠났다. 형은 자신의.. 더보기
고대그리스 남자들이 장을 봤던 까닭 고대그리스에서 장보기는 남자의 일이었다. 이 남자들이 모이는 곳이 바로 시장 즉 아고라였다. 나중에 아고라는 광장이라는 의미로도 통하게 되었는데 장을 보기 위해 시장에 모인 남자들이 이곳에서 정치토론을 벌였기 때문이다. 기원전 5세기 무렵 그리스에는 종이가 없었다. 파피루스가 있었지만 마음껏 글을 새길 수 있을 만큼 풍족하지 못했기 때문에 요즘처럼 전단을 만들어 뿌린다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었다. 만약 그것이 가능했다면 당연히 그렇게 했겠지만, 그렇게 할 수 없었으므로 야심을 가진 정치지망생들은 대신 대중연설을 통해 자신을 알릴 수밖에 없었다. 당시 그리스인들의 최고 관심사는 어떻게 해서든 호민관이나 원로원의 일원이 되는 것이었을 것이다. 그래서 이들을 가르치는 전문직이 생겨났는데 소피스테스(영어.. 더보기
꼭 꽃이 있어야 좋은가요? 꼭 꽃이 있어야 좋은가요? 꽃 없어도 얼마든지 아름답네요. 저는 오히려 이때가 더 보기 좋답니다. 빠알갛게 남은 꽃자리(?)와 연초록 이파리가 피어날 때, 이때가……. - 신마산 창원천변 벚꽃군락 더보기
미국 밀항기 어젯밤 꿈을 꿨다. 미국에 밀항하는 꿈이었다. 배를 타고 갔는데, 앞이 넓고 뒤가 좁은 낙엽 혹은 오징어 모양의 배였다. 평평한 갑판에 경비행기 한대가 내렸다 떴다하기를 반복했었는데 항공모함이었나? 아무튼 배는 무지하게 빨랐다. 물살을 가르는 속도감이 엄청났다. 바람에 창문이 자꾸 열려서 그거 닫는다고 일어났다 앉았다 하다가 나중에는 귀찮아서 자그마한 막대기를 한 개 구해 고정시켰다. 사나흘 걸린다고 했는데 금방 미국 북쪽의 어느 해변에 도착해서 좀 이상하게 생각은 했다. 꿈속에서도 북쪽 근처 어디라고 해서 그럼 시애틀 근천가? 하고 생각했던 것 같다. 자그마한 승용차 두 대와 여자 세 명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 여자는 우리의 여권을 일일이 확인했다. 나는 꿈속에서, 아니 밀항하는데 여권은 왜 확인하는 .. 더보기
육포를 샀더니 돼지고기포, 이거 사기 아냐? 어제 친구 집에 초대받아갔다. 경기도 별로고 그냥 집에서 먹자는 것이었다. 한창 술자리가 이어지다 중간에 안주가 모자라 친구가 육포를 사러 가게에 가는데 내가 부탁했다. “제일 비싸고 제일 좋은 걸로. 징키스칸이 먹던 걸로 사 오너라.” “흐흐흐, 그래 알았다." 친구는 맥주 몇 병과 함께 가게에서 제일 비싼 걸로 샀다며 육포를 들고 왔다. 그러나 우리는 몇 조각 떼먹어보고는 모두들 “이거 진짜 육포 맞아? 맛이 좀 이상한 거 같지 않아?” “그런 거 같지는 않은데, 좀 맛이 없기는 없네요.” “좀 심하게 맛이 없네.” 나도 평소에 육포를 어지간히 좋아하던 터라 “육포란 본시 이렇게 생긴 걸 골라야 하느니라” 하면서 친구에게 훈계질을 하는데, 우리 중에 호기심이 제일 센 기석이 형님이 포장지를 이리저리 .. 더보기
악몽에서 깬 아침 자주 악몽을 꾼다. 얼마나 원한과 분노와 증오에 사무쳤으면 나는 꿈속에서 비명을 지르며 저주를 퍼붓는다. 그러나 내 저주는 ‘가냘픈 새의 지저귐’처럼 망망한 허공에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이윽고 고통스런 절망에 흠뻑 젖은 내 가슴이 커다란 구멍이 뚫려 심연으로 빨려드는 것 같은 환각에 빠져든다. 심장이 녹아내리는 허무가 밀려든다. 꿈에서 깬다. 너무도 생생하다. 내 저주를 받으며 환하게 웃는 얼굴이 선하다. 거실로 나와 현관문을 연다. 천천히 솟아오르는 태양으로부터 눈을 뜰 수 없게 만드는 뜨거운 열기가 쏟아져 들어온다. 뫼르소가 느꼈을 어지럼증을 나도 느낀다. 하지만 내겐 ‘매끄러운 아랫배로 내 손바닥을 덜커덕 밀어줄’ 피스톨이 없다. 회색 콘크리트바닥에 부딪혀 비산하는 햇볕만이 오늘 내 유일한 친구다. 더보기
산 사람은 살아야 하겠지만... 산 사람은 그래도 산다는 말이 있기는 하지만 실제로 확인하고 나면 그래도 참 야속하다는 생각이 듭니다그래서 옛사람들은 억지로라도 곡도 하고눈물 젖은 상복도 입고 삼년상도 하고 그랬던 게 아닐까요허례허식이라 비난하기만 했던 옛사람들의 지혜가 가끔은 그리울 때가 있습니다 더보기
바람 같은 고교시절 이야기, 영화 <바람> 영화 의 주인공은 에 나오는 빵집주인 총각이다. 그래서 관심 있게 봤는데 재미있다. 내용은 처음부터 거의 끝까지 불량써클 고교생들의 불량한 학창생활에 관한 이야기다. 말하자면 매우 불건전한 내용을 스토리로 담고 있는 영화다. 그러나 영화를 보다보면 의도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다가오는 메시지가 있다. 주인공이 1학년에 입학하고 불량써클에 가입하고 많은 에피소드들이 지나간 후에 3학년 선배들이 졸업한다. 후배들이 환영식을 준비하지만 아무도 오지 않는다. 그리고 1년이 지나고 다시 선배들을 위한 환영식이 준비되지만 아무도 오지 않는다. 주인공도 3학년이 되고 졸업을 맞이할 때는 역시 마찬가지가 된다. 1학년 때만 해도 이른바 잘 나가는 불량학생들과 평범한 학생들 간의 경계가 명확했지만 3학년이 되자 그 경계도.. 더보기
나 귀신 했더니, 나는 무당이야 #1. 뭐 별로 잘 하는 짓은 아니라는 거 잘 알긴 하지만, 가끔 딸내미한테 장난을 건다. “다리 밑에서 주워 왔다”든지 하는 장난인데 나도 어릴 때 우리 아버지, 어머니한테 많이 당했다. 그럴 때마다 무척 속상했던 기억이 나지만 사람이 배운 대로 한다고 나도 그 모양이다. 어제도 또 그 장난이 치고 싶어졌다. 저녁을 먹고 난 뒤 딸아이 얼굴을 물끄러미 쳐다보다 말한다. - (짐짓 심각한 표정을 지으며) “사실은 우리는 네 친부모가 아니란다. 네가 갓난아기 때 우리 집 대문 앞에......” - (순간 다 안다는 듯이 잽싸게 내 말을 끊고는 심각한 표정을 짓더니 딸내미가 말한다) “맞아. 나도 할 말 있어. 사실은 나는 아빠 딸이 아니야.” (그리고 한숨 한번 쉬고 잠시 뜸을 들인 다음 갑자기 눈을 똥그..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