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야기'에 해당되는 글 182건

  1. 2017.01.15 침묵은 금이 맞다 by 파비 정부권
  2. 2017.01.07 롯데마트 갔다가 상품권 공짜로 받은 사연 by 파비 정부권
  3. 2016.12.11 택시기사에게 차 주차시키라고 했더니 by 파비 정부권
  4. 2016.10.27 노무현 주연의 두 도시 이야기와 자백 상영 - 창동 시네아트 리좀 by 파비 정부권
  5. 2016.10.13 없던 아들이 하나 더 생겼어 by 파비 정부권
  6. 2015.11.25 무제 by 파비 정부권
  7. 2015.07.04 리더가 되려면 칭찬을 잘해야 한다 by 파비 정부권
  8. 2015.06.30 F학점의 뜻은? by 파비 정부권
  9. 2015.06.22 책 좀 읽자 by 파비 정부권 (1)
  10. 2015.05.19 장대 형, 바다, 이런 소재로 소설 한번 써볼까 하는데 by 파비 정부권 (2)
  11. 2015.02.21 손님, 하드디스크라고 들어보셨어요? by 파비 정부권
  12. 2015.01.27 차두리 아빠 차범근, 영화배우였다고? by 파비 정부권 (1)
  13. 2015.01.19 싱싱한 고등어 두 마리에 15,000원 by 파비 정부권
  14. 2015.01.14 창원엔 지하철 있어도 소용없을 거 같아 by 파비 정부권 (1)
  15. 2014.11.27 기형도를 읽으며 by 파비 정부권
  16. 2014.11.24 헤르메스, 메르쿠리우스, 머큐리 by 파비 정부권
  17. 2014.11.24 신과 슈퍼맨 by 파비 정부권
  18. 2014.11.23 그리스인과 키스 by 파비 정부권
  19. 2014.11.10 1100원 하는 시내버스비 3300원 낸 사연 by 파비 정부권 (1)
  20. 2014.11.09 형이 남긴 유산 by 파비 정부권
  21. 2014.06.08 고대그리스 남자들이 장을 봤던 까닭 by 파비 정부권
  22. 2014.04.10 꼭 꽃이 있어야 좋은가요? by 파비 정부권
  23. 2014.01.14 미국 밀항기 by 파비 정부권
  24. 2013.09.08 육포를 샀더니 돼지고기포, 이거 사기 아냐? by 파비 정부권 (1)
  25. 2013.08.30 악몽에서 깬 아침 by 파비 정부권
  26. 2013.08.30 산 사람은 살아야 하겠지만... by 파비 정부권
  27. 2013.07.20 바람 같은 고교시절 이야기, 영화 <바람> by 파비 정부권
  28. 2013.07.17 나 귀신 했더니, 나는 무당이야 by 파비 정부권
  29. 2013.06.10 무제 by 파비 정부권
  30. 2013.03.22 새벽에 하는 괜한 걱정 by 파비 정부권 (3)

"말로서 말 많으니 말 말을까 하노라."

 

중학교 때던가? 아마도 기억하건대 교장선생님이 애국조회에서 자주 훈화로 하신 말씀이다. 그때는 무슨 말 같잖은 소리 하나, 다리도 아픈데 빨리 끝내시지 않고, 하면서 짜증스런 표정으로 들었었다. 하지만 세월이 흘러 내가 그 선생님 나이쯤 되고 보니 이제야 그 말씀이 진실로 가슴에 닿는다.

 

말이란 참으로 아껴야 하는 것이다. 침묵은 금이다, 라는 말도 있지만, 이게 아마 최영장군이 하신 말씀이라고 기억하고 있는데 사실인지는 잘 모르겠고ㅡps; 음 나도 이제 총기가 사라지나보다. 최영장군이 하신 말씀은 황금을 보기를 돌 같이 하라, 였다. ㅠㅠㅡ아무튼 침묵이야말로 황금처럼 귀한 것이라는 것을 이제는 알겠다.

 

하지만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알면서도 입은 근지럽고 속에 찬 허영은 튀어나오고 싶어 난리를 부리니, 침묵이야말로 도를 닦지 않고서는 다가서기 어려운 경지 아닐까. 


ps; 그리고 이것은 엄청난 영업비밀이고 나름대로 노하우지만 살짝 알려드리자면 이렇다. 사업이나 영업을 하는데 있어서도 말이 많으면 결코 이득을 보기 어려우며 경우에 따라서는 심각한 손해를 볼 수도 있다. 말 많으면 성공하기 어렵다. 그렇다고 아예 입 닫고 살면 아무것도 이룰 수 없겠지만 반대로 말이 너무 많으면 실패할 확률이 높아진다는 것. 그리고 사람들은 말 많은 사람을 별로 신뢰하지 않더라는 것이다. 20%만 말하고 80%는 듣자고 하지만 그게 글쎄 잘 되는 일은 아니다. 가슴에 새기고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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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 , 침묵

롯데마트에서 2017년 다이어리를 한 권 샀다.




계산대에서 결제를 하고 영수증을 살피니 헐, 다이어리에는 가격이 10,500원이라고 찍혀 있었는데 영수증에는 12,000원이 계산됐다.

 

저기요. 이거 10,500원짜린데 왜 12,000원이 결제됐습니꺼?”

, 가만요. 그러네요. 한번 확인해볼게요.”

 

계산원 아주머니는 황급히 계산서를 들고 안내데스크로 달려간다. 그리고 잠시 후 안내데스크에서 부른다.

 

이게 가격이 12,000원이 맞는데요. 그렇지만 지금 여기 붙어있는 가격표는 옛날 게 그대로로 떼어내고 교체를 해야되는데 못했나보네요. 일단 우리 실수니까요. 가격은 그대로 12,000원 계산한 걸로 하시고 대신 사과의 의미로 상품권 한 장 드리겠습니다.”

 

영문은 잘 모르겠으나 아무튼 일단 상품권 5천 원짜리 한 장 벌었다. 괜히 기분이 좋아졌다. 역시 공짜는 고래도 춤추게 한다. 앞으로도 영수증 확인 철저히 해야겠다. 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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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늦게 택시를 탔다. 

물론 거나하게 취했고 대리운전은 기사배정이 되지 않았고 날씨는 엄청 추웠다. 

그리하여 대리운전은 포기하고 택시를 탔던 것이다. 

그리고 깜빡 잠이 들었는데 어느새 아파트 정문에 도착했는지 기사가 내리라고 깨우는 소리가 들렸다. 

나는 게슴츠레 눈을 뜨고 지시했다.

"기사님. 단지 안에는 시간이 늦어서 차 댈 자리 없을지도 모르니까 상가 옆 도로변 적당한 곳에 주차해 주세요."

택시 기사가 당황한 듯 눈을 동그랗게 뜨고 고개를 돌려 뒤돌아보며 말했다.

"이거 택신데요. 택시비 2만원 미리 받았습니다. 자, 여기 7천원 받으세요."

헐, 기사님이 태워주고 돈도 주시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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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 창동에 멋진 영화관이 하나 생겼다. 이름하여 <시네아트 리좀>


사진은 블로그 아나키의 것을 무단 빌렸다. 우선 급한 고로 직접 사진을 찍게 되면 바꿀 터인즉 무한양해를 부탁드린다. ^^ http://blog.naver.com/anaki69/220587676741


소극장이라고 얕보면 안 된다. 크기만 작다 뿐 시설, 디자인, 환경 모든 면에서 빠지지 않는다. 아직 가보지는 못했지만 최고 아늑한 공간에서 멋진 영화를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영화 상영 스케줄을 보니 당장 눈에 띄는 영화가 있다.


<무현, 두 도시 이야기>


헉, 주인공이 노무현이다. 리얼리?


그 다음 눈에 띄는 영화, <자백>


꼭 보고 싶은 영화다.


좋은 영화를 기분 좋은 곳에서 보고 싶으신 분들에게 꼭 추천한다.


창동예술촌 <시네아트 리좀>




영화를 보고 나서 소굴에 가서 술 한 잔 하셔도 좋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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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겐 아들 하나 딸 하나가 있다. 하지만 그것은 나의 착오였다. 아들이 하나 더 있었다. 부산한 아침, 좁은 아파트가 아들이 하나 더 있으니 더욱 좁아보였다. 그런데 큰애와 딸아이는 이름이 생각나는데 둘째 놈 이름이 생각이 안 나는 것이다. 아무리 기억하려 애써도 떠오르지 않는다. 분명 민자 돌림일 텐데, 뭐지? 뭐였더라? 애들 듣는데 대놓고 물어볼 수도 없고 와이프를 조용히 방으로 불러서 속삭이듯 물어보았다. “이봐요, 둘째 놈 이름이 뭐였지?” “아이고 내참, 그것도 모르나? 말도 아이다.” “아니 이상하게 기억이 안 나네?” 혀를 끌끌 차는 와이프에게, “이봐요, 그러지 말고 여기다 적어봐. 괜히 큰소리로 말하면 듣고 섭섭해 할지 모르니까, 여기다 살 적어보라고.” 와이프는 귀찮다는 듯 노트를 빼앗아 급히 몇 자 적고는 거실로 나가버린다. 그러나 노트에는 아이 이름은 없고 웬 알아보지 못할 글자들만 적혀있었다. 가슴이 답답해진다. 아들놈들은 “아빠, 학교 갔다 올게” 하고는 나갔고 집에는 딸아이와 와이프 그리고 나 이렇게 세 사람만 남았다. 딸아이는 시간이 늦었는지 부랴부랴 교복을 차려입고 현관을 나서다가 되돌아서며 큰소리로 말한다. “아빠, 비가 많이 오네!” “어? 그래?” 창문을 열고 내다보니 정말 비가 억수처럼 쏟아진다. “안 되겠다. 내가 학교까지 태워줄게. 여보, 당신도 같이 가자.” 딸아이와 와이프를 태우고 아파트를 빠져나오자 기다란 대나무숲 사이로 뚫린 길이 나타났다. 처음 보는 길이었지만 그걸 따질 여유는 없었다. 급하게 악셀을 밟았다. 미끄러지듯 빗물에 젖은 아스팔트를 달리는데 대나무숲길 끝 삼거리에서 버스 한 대가 끼이이익 소리를 내며 급정거를 하는 것이 보인다. 너무 놀라 우리도 차를 멈추어 섰는데, 아뿔싸, 버스 밑에 웬 남자가 깔려 있었던 것이다. 정지된 차는 웬일인지 출렁출렁 좌우로 흔들거리는데 배를 땅에 댄 남자가 버스 밑에서 기어 나오는 것이 보이고, 그의 배 밑에서 누렇고 끈적끈적한 액체가 흘러내리는 것이었다. 순간 나는 그게 똥일까 아니면 다른 무엇일까 하는 의문으로 머리가 복잡해지는 것을 느끼며 현기증이 났다. 아, 도대체 이게 무슨 일이람, 대체 오늘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거지? 없던 애가 하나 더 생기고, 그 아이 이름도 기억할 수 없고, 또 갑자기 버스 밑에서 웬 남자가 질퍽거리는 누런 액체를 흘리며 기어 나오고, 너무나 혼란스러운 나머지 나는 비명을 지르며 눈을 크게 떴다. 꿈이었다. 늦잠을 잤다. 딸아이는 학교 갈 준비로 분주하고 와이프는 밥상을 차리고 있었다. 날은 흐렸지만 비는 오지 않았다. 또 꿈이었어. 그래도 어제 꿈보다는 좀 낫다. 어제는 정말 악몽이거든.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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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제

세상이야기 2015.11.25 02:15

블로그를 제대로 안 한지 거의 5년이 되었다.

벌써 오래전부터 성실하게 해야지, 해야지 하면서도

잘 되지 않는다.

 

한번 끊어진 고리를 연결하는 것은 실로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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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어젯밤 술 취해서 집에 들어와 페북에 쓴 글이고요.

 

 리더가 되려면적극적으로 고맙다고 말할 줄 알고 칭찬할 줄 알아야 한다고 했다그럴 일이 없다고바보야그러면 고맙다고 말할 기회를 만들고 칭찬할 기회를 만들면 되는 거야어떻게 하냐고그렇게 하고 싶은 사람에게혹은 그렇게 할 필요가 있는 사람에게 기회를 주는 거지그리고 그가 일을 끝내고 나면 말하는 거야오우정말 고마워당신 너무 훌륭해정말 일을 잘하는군역시 당신 캡이야.

나 지금 술 많이 취했어그러나 틀린 말은 아니지?


이건 오늘 아침 술이 덜 깨서 쓴 글이네요.


어젯밤 술 취해서 리더의 조건에 대해 한 말씀 했군요ㅎㅎ 그러나 이거 진심이었고요실은 이 얘긴 오래전부터 수시로 해왔던 말이에요존경하는 임수태​ 위원장님께 수시로 듣던 이야기이기도 하구요이천오백 년 전 공자님도 이와 비슷한 말씀을 하셨어요연말에 공자가 제자들을 모아놓고 한해의 결산을 했어요공자가 한 제자를 칭찬하며 그를 치켜세웠어요모두 그 제자를 귀감으로 삼아 본받으라고 했던 거지요그러자 한 제자가 발끈했어요선생님어찌 그럴 수가 있습니까저 친구는 평소에 일도 열심히 하지 않고 찾아오는 손님들과 대낮에 정자에 앉아 술이나 마셨습니다그러나 저는 밤낮을 쪼개 열심히 일했습니다칭찬은 마땅히 저의 것이 되어야 하거늘 어찌 선생님께서 이리도 사리에 맞지 않는 일을 행한단 말씀입니까그러자 공자가 말했어요맞는 말이다너는 하루 종일 혼자서 열심히 일했다수고했다고생 많았다그러나 그뿐이지 않느냐너는 너의 사람들을 믿지 못했던 것이냐저 아이를 보아라그는 비록 손님들을 맞아 술이나 마시고 책만 보며 소일하는 것 같지만밑에 직원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하고 그들이 일을 잘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고 환경을 만들어주었다그게 리더의 역할이다너는 열심히 일했지만 훌륭한 리더는 되지 못했느니라보아라결과가 말해주지 않느냐네가 내놓은 재무제표와 그가 내놓은 재무제표를 보면 모든 것이 자명해지지 않느냐너는 비록 혼자 열심히 땀 흘려 일했으나 아무것도 안 하고 노는 것처럼 보이던 저 아이가 이룬 성과가 훨씬 훌륭하지 않느냐일은 혼자 하는 것이 아니니라사람의 능력을 잘 알아보고 이를 적재적소에 배치하고 일을 잘 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그리고 일이 끝나면 격려와 칭찬을 아끼지 않는 것그것이 본래 네가 할 일이었느니라너는 대체 무엇을 한 것이냐?

 

워낙 오래 전에 어떤 책에서 읽었던 내용인데그게 논어였는지 뭐였는지도 잘 기억이 없어요하여튼 공자는 주유열국을 하면서도 사업을 해 자금을 마련했다는 얘긴데요주로 했던 사업이 창고업이었나 봐요전문용어를 쓰자면 중개무역을 한 게지요이것도 확실히는 몰라요그냥 어렴풋이 오래 전 읽었던 그 책에서 그렇게 말했던 것 같기는 한데두 제자의 창고업 일 년 결산 중에 나온 얘기였던 듯아무튼 음미할 바가 많은 이야기긴 하죠


 


ps; 그러고 보니 생각났어요.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누구 말씀이었더라? ㅠㅠ 확실히 술이 덜 깼어.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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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 리더, 칭찬

심심한 차에 이야기 하나 하자. 며칠 전 벗바리에서 있었던 이야기다. 여러 사람이 앉아서 술을 마시다가 학점 이야기가 나왔다. 누군가가 씨뿌라스를 받았다고 했다. 그것도 잘 받았다는 둥 겨우 받았다는 둥 이야기들이 오갔다. 그런데 나는 그 이야기를 들으면서 옛날부터 궁금하던 것 하나를 물었다.

“C 다음엔 뭐여요?”

“D죠.”

“그럼 D 다음엔요?”

“F죠.”

“D하고 F 사이에 E는 없나요?”

“그런 건 없어요. 바로 F에요. 낙제.”

“아아, 그러고 보니 수우미양가도 다섯 단계고, ABCDF도 다섯 단계네요.”

“……”

“수는 빼어나다, 우는 우수하다, 미는 예쁘게 잘했다, 양은 양호하다, 가는 가능성 있다, 니까 ABCDF도 그렇게 이름이 지어졌겠군요.

“어떻게요?”



“A는 에이스, 아주 잘했어, B는 뷰티풀, 좋아좋아, C는 캄먼, 음, 보통은 했어, D는 디펜스, 잘 막았어, 까딱하면 낙제할 뻔 했군, 그리고 F는? 퓨처, 유급이야, 한번 더 해.”

“흐흐흐흐……. F는 다음 기회에.”

“맞네요. F는 다음 기회에. 낙제보다 그 말이 더 어울리네요. 다음 기회에. 보다 인간적이고. 하하.

내가 그래도 센스는 좀 있다. 말장난 센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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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 F학점

책 좀 읽자

세상이야기 2015.06.22 09:53

거서기 화법이란 게 있다. 저기 거서기가 거석해서 그러는데 거석 좀 해주라. 고백하자면 나도 가끔 이런 화법을 쓰는 경우가 있다. 왜 이런 화법이 생기는가. 어휘가 부족해서다. 아는 단어가 별로 없으니 상황에 맞는 적절한 말을 만들어내지 못하는 것이다.

 

내 친구 중에는 거서기는 아니라도 똑같은 단어 몇 개를 가지고 반복적으로 돌려쓰면서 말을 하는 사람이 있다. 역시 어휘가 부족한 경우다. 대놓고 말은 못하지만 이 친구와 대화를 할 때면 지루하고 답답하기가 그지없다. 심지어 어떨 때는 이 친구가 특정 단어를 몇 번이나 사용하는지 속으로 세어보기까지 한다.

 

요즘 텔레마케팅 요원으로부터 전화를 자주 받게 되는데 그들이 쓰는 말에도 이런 경향은 나타난다. 특히 부분이란 말을 많이 쓰는 것이다.

 

저 고객님께서는 ……하신 부분이셔서요, ……하실 수 있는 부분이신데요. 이번에 저희들이 특별히 ……해드리고자 하는 부분이세요. ……

 

은행창구에 갔을 때도 가끔 이런 식으로 말하는 직원을 만난다. 그럴 때면 이 부분이란 단어에 신경이 쓰여서 다른 말은 잘 들리지도 않는다. 그 부분이란 대체 어떤 부분일까? 이런 식으로 말하는 사람들은 정작 그런 사정을 알기나 할까. 얼마 전 우리 딸과 이런 대화가 있었다.


이놈들아, 책 좀 읽어라 책. 안 그러면 박근혜처럼 된다.”

아빠. 책 안 읽어도 그 정도는 다 하는데? 박근혜가 특별히 문제가 있는 거지. 책 안 읽는다고 다 저렇게 되는 건 아니잖아.”

 

그때는 딸아이의 회심의 일격에 수긍할 수밖에 없었지만, 다시금 곰곰 생각해보니 결론은 역시 책 안 읽으면 박근혜처럼 된다는 것이다. 거서기 화법에 대응하여 박근혜 화법을 한마디로 표현하라고 한다면, 나는 이렇게 화법이라고 부르겠다.

 

그녀의 말을 잘 뜯어보면 군데군데 이렇게 혹은 저렇게, 가 많이 들어간 것을 알 수 있다. 앞서 밝힌 바처럼 어휘가 부족해서다. 책을 읽지 않아서 그런 것인지 아니면 원래 지능이 낮아서 그런 것인지는 알 수 없으나 그녀가 어휘가 턱없이 부족하며 그래서 말을 할 때 적절한 단어를 찾는데 어려움을 겪는다는 것은 분명하다.

 

책을 읽는다고 그녀의 결점이 어느 정도나 해소될 수 있을지는 몰라도 최소한 안 읽는 것보다는 나을 것이다. 어휘력 기르기에는 독서보다 좋은 것은 없다.

 

책 좀 읽자. 물론 나부터. 좋은 아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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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 박근혜,

장대와 바다


  1


  목포에서 전화가 걸려왔을 때 나는 직감적으로 형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다는 걸 알았다. 형은 선장이었다. 30여 년을 어선에서 잔뼈가 굵어 검푸르게 그을린 그의 얼굴은 언제나 나야말로 진정한 바다사나이야!” 하고 말하고 있는 듯했다. 그에게 바다는 삶 자체였다. 그는 바다에 있을 때가 어느 때보다 행복하다고 했다. 그는 먹는 것조차도 바다에서 난 것이 아니면 좋아하지 않았다. 육지에서 나는 고기를 먹지 않는 것은 아니었지만 진짜 맛있는 것은 바다에서 나오는 법이라고 입버릇처럼 말했다. 그가 가장 좋아하는 것은, 이른바 바다에서 난 것 중에서도 장대라는 물고기였다. 암갈색 몸빛을 지닌 장대는 하얗고 펀펀한 배로 근해의 얕은 모래진흙 바닥을 기어 다닌다고 했다. 몹시 못생긴 대가리 아래 가슴 밑에는 부챗살 모양의 지느러미가 달려있는데 이 지느러미로 바닥을 더듬으면서 짐승처럼 걸어 다닌다는 것이다. 누군가 말하기를 장대라는 놈은 아가리 옆에 푸른 수염이 두 개 돋아있는데 큰소리로 울 때는 마치 개구리가 우는 것과 같다. 해질녘에 울어대는 것도 흡사하다고 하였는데 어쩌면 울퉁불퉁하게 생긴 형상이 개구리와 비슷해 그런 것은 아닐까 생각해보지만 그 연유야 알 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 하여튼 워낙 이 물고기를 좋아하는 그를 사람들은 장대라고 불렀다. 그에게 이런 별명이 붙은 것이 그가 그저 장대를 좋아했기 때문만은 아니고 그의 생긴 얼굴 모양이 장대를 닮았기 때문이라는 이야기도 있었다. 실제로 그의 얼굴은 장대의 그것처럼 일그러져 있었으며 양 눈 사이가 멀찍이 떨어져 균형이 맞지 않는 점도 비슷했다. 그러고 보면 근해의 고기잡이배에 정착한 그는 근해의 밑바닥에 정착한 장대와 확실히 닮은 점이 있었다. 그래서였던지 어릴 때 그의 부모나 일가친척들은 다른 형제들에 비해 울룩불룩하게 생긴 그를 모개라고 불렀지만 바다사나이가 된 이후로는 장대라는 별명을 갖게 되었던 것이다. 아마도 이 시간이라면 선장인 그는 목포 선적의 배를 이끌고 충청도 태안의 앞바다에 떠있거나 어느 항구에서 소주잔을 기울이며 잠들 준비를 하고 있을 것이었다.

  “여보시오. 혹시 장대 씨 동생 아녀요?”

  “네 그렇습니다만, 누구신지요?”

  “아 여기 목폰디요. 장대 씨 동생뻘 되는구먼이라. 그란디 아무래도 장대 형한테 무신 일이 생깄는갑소.”

  “, 기억납니다. 청산도 누님이시군요. 그런데 그게 무슨 말씀이지요?”

  “형이 타는 배 선주한테서 연락이 왔는디요. 장대 형이 전화가 안 된다 안 하요. 전화를 안 받을 사람이 아인디 전화가 안 된다 그러면 분명히 무슨 일이 일어난 거이 아니겄어요? 배에도 없다 하고. 쓰던 물건이며 잠자리도 그대로 놔뒀다 안 허요. 뭔 일이 난 게 틀림없어라. 선주 전화번호 가르쳐 줄랑게 전화 한번 해보시오.”

  “……

  늦은 밤 천리 길이나 되는 먼 곳에서 달려온 벨 소리가 울어대며 공중으로 흩어진 자리에 훌쩍 느티나무가 내려다보고 있었다. 바람이 병원 정문 옆 휴게소를 지키고 있는 이 커다란 나무에 매달린 가지를 흔들며 지나갔다. 뒤따라서 가을의 냉기가 실려 왔다. 시계는 여덟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10월에 들어선 해는 이미 일찌감치 떨어지고 사위는 스산한 어둠에 덮여 있었다. 보안등만이 하얀빛을 뿜어내며 서로의 얼굴을 확인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그 아래 탁자 위에서 맥주 캔이 이리저리 뒹굴고 있었다. 나는 그중에 하나를 집어 벌컥벌컥 들이켰다. 함께 술을 마시던 고도 형이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빨리 전화해봐라. 진짜 무슨 일 있는 거 아니가?”

  젠장, 하고 나는 소리쳤다. 바로 엊그제 아버지가 병원에 입원했던 것이다. 의사는 뇌졸중이라고 했다. 흔히들 중풍이라고 부르는 병이다. 왼쪽 팔과 왼쪽 다리가 마비된 아버지는 병실에 꼼짝없이 누워 있었다. 온종일 난리를 치고 기진맥진 이 자리에 앉아 전화를 걸었던 것이 이틀 전이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어제 새벽이라고 해야겠다. 한밤중. 12시 반쯤 되었을까. 형은 전화를 받지 않았다. 몇 차례 더 전화를 걸어보았지만 형의 휴대폰은 묵묵부답이었다. 어떤 경우에도 그는, 설사 그것이 곤히 잠든 한밤중이라 해도 반드시 전화를 받는 사람이었다. 왠지 모를 불안이 뇌리를 스쳐갔지만 이내 불평이 그 자리를 차지했다. 이럴 수는 없는 일이다. 목포에서 형과 함께 지내던 아버지를 모시고 온 게 3년 전 여름이었던가. 그때 형은 말했었다.

  “근아, 미안하다. 허지만 어쩌겄냐. 나는 바다에 나가야 하고 육지에는 아버지를 보살필 사람이 없으니. 고생 되더라도 니가 좀 맡아서 해야겠다.”

  어머니가 돌아간 이후로 아버지는 형 집에서 살았다. 어머니는 폐암이었다. 어느 날 갑자기 시골 한구석 낡은 슬레이트 지붕 아래에서 고통스럽게 누운 자세로 어머니가 호흡곤란을 호소해왔을 때 우리는 불행이 목전에 다다랐음을 느꼈다. 대개 그러하듯 우리는 애써 그 사실을 외면했다. 위기가 닥쳤을 때 사람들은 반대로 희망을 생각하는 법이다. 어려움에 처한 사람일수록 자신에게 불행 따위는 일어날 리가 없으며 그것은 남의 일이거나 소설 속에서나 볼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 불행이 결코 먼데 있는 것이 아니며 자기 앞에 놓인 현실이라는 정황이 명백해지더라도 머리를 흔들며 사실을 인정하지 않으려고 애쓰는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냉혹한 것이어서 얄궂게도 그런 바람을 단숨에 비웃어버린다. 적의 기습에 허둥지둥 진영을 수습해 달아나는 패잔병처럼 아버지와 어머니는 자그마한 마당과 밭뙈기가 딸린 낡은 슬레이트집을 헐값에 팔아넘기고 몇 가지 꼭 필요한 짐만 챙겨서 형이 인도하는 대로 목포로 떠났다. 그리고 며칠 후 병원에서 폐암선고를 받았을 때 불행은 거짓말처럼 운명이 되었다.

  “근아, 잘 들어라. 병원에 다녀왔는데, 아무래도 폐암 같다 안 하냐. 말기라는디 오래 못 사신다 그래야. 힘들더라도 마음에 준비를 해야쓰겄다휴, 어쩌겄냐. 명이 그리 밖에 안 되는 것을.”

  휴대폰 너머로 들려오는 형의 목소리는 착 가라앉아 있었다. 그의 어조에는 체념이 묻어있었다. 빽빽한 도시의 숲을 지나 저쪽 산마루 너머에서 누런 섬광이 부챗살처럼 퍼져 올랐다. 금세 눈이라도 쏟아질 것처럼 잔뜩 찌푸린 잿빛하늘에 물감이 번지듯, 이내 공중은 까마귀가 나는 밀밭같이 누런 빛깔들로 채워졌다. 땅이 흔들렸다. 좌우로, 위아래로 흔들리는 대지가 누렇게 물들어가는 허공으로 빨려들 것만 같았다.

  “, 그럼 어떻게 해야 하지?”

  순간 나는 심한 부끄러움을 느꼈다. 어머니의 불행 앞에 기껏 튀어나온 소리가 겨우 이런 것이었다니.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두려움에 떨며 겪어보지 못한 미래를 걱정하는 것뿐이었다.  (계속)




며칠 아무것도 하지 않고 집에서만 빈둥대다 예전부터 생각하고 있던 걸 끄적거려 보았습니다. 대충 5장 정도로 생각하고 있고, 각 장마다 20쪽 정도로 해서 100여 페이지 생각하고 있습니다만, 대개 글이 늘어지는 제 성향을 고려하면 그 이상이 될 것 같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2장부터는 7, 80년대로 거슬러 올라가 광산노동자 시절 이야기, 양정모가 금메달 따던 해의 마을 풍경, 기동타격대 방위 시절 요정 뽀이 시절 이야기, 장대처럼 얼굴이 일그러지게 되는 사고 이야기 등이 이어지고, 아, 10·26 이야기도 있을 것 같고요. 그 마을이 박정희하고 좀 관련이 있거든요. 3장에서는 배 사고 소식을 듣고 태안으로 가던 중 도로에서 일어난 에피소드, 자본주의 실상에 대한 대화들, 아버지의 군 시절과 훈장, 이를 불태우게 된 사연들, 억수처럼 비가 쏟아지는 가운데 태안에서 선주와의 조우, 그의 태도 등이, 4장에서는 형의 실종, 수색, 죽음과 해경, 형이 비금도에서 선장으로 일하던 시절의 추억, 뱃사람들 이야기, 친구들 이야기, 청산도 누님, 그리고 목포 바닷가에 남모르게 형의 유해를 안장할 때 이야기, 그때 친구들의 태도, 형의 죽음으로 알게 된 복잡한 가족관계, 아버지의 투병과 죽음, 선주와의 다툼, 음, 이건 좀 비정한, 혹은 비상식적인 일이었습니다. 마지막 5장은 아직 생각 중인데, 비금도에 직접 가서 과거를 돌이켜보면서 바다 이야기를 하고 싶네요. 어찌 될지는 모르겠습니다. 잘 될지 말지. 그러나 하여튼 역사적 맥락 속에 살아있는 가족사를 쓰고 싶다는 생각은 하고 있습니다만. 혹 좋은 의견 있으신 분은 조언 좀 주세요. 물론 제가 잘 아는 분이실 테고, 제 연락처도 아시죠? 

/파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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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마트에 옷 사러(물론 내 옷 아니다. 나는 평생 내 옷을 사 본 기억이 거의 없다) 갔다가 전자매장을 구경하게 되었다. 


평소 관심이 많은 노트북들을 둘러보고 있는데 예쁘게 생긴 여직원이 다가와 다정하게 말을 건네더니 이렇게 물었다. 

"혹시 하드디스크라고 들어보셨어요?"
"네?"
"하드디스크요."
"......"


ps; 물론 그녀의 의도는 ssd가 장착된 제품에 대해 설명하고 가능하면 그걸 사라고 권유하려는 것이라는 것쯤은 나도 눈치가 있으니 금방 알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그녀의 시작화법이 좀 거시기하다. 내가 그리 늙어 보이나?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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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피소드1. 
합천 영상테마파크에서 생긴 일. 



지난 주말 합천에 가족여행을 갔다. 오도산 정상에도 올라가보고, 고령장도 가보고, 합천호도 가보고, 갈 때마다 탄복해마지 않는 황매산 모산재도 갔다. 그리고 합천영상테마파크에도 갔다. 합천영상테마파크는 갈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정말 내가 다시 옛날 어린시절로 돌아간 듯 푸근한 향수에 젖게 해주는 곳이다. 물론 아이들도 좋아한다. 


그런데 조금 달라진 것이 있었다. 테마파크 내 거리의 옛날 대포집 등에선 실제로 막걸리며 파전이며 따위를 팔고 있었던 것이다. 작년 6월부터 시행했다고 한다(실제 당시대의 느낌을 줄 수도 있고-뭐랄까, 과거 체험?-휴식공간도 된다는 점에서 좋은 아이디어라 생각함). 


우리도 뒷골목 어느 주막에 들어가서 막걸리에 두부를 시켜 먹었다. 물론 딸내미는 골목 입구에서 다른 음료를 미리 사서 들어갔다.주막 내부는 바깥과 다름없이 고풍스러웠다. 신기한듯 이곳저곳 살피던 아내가 무심코 벽에 붙어 있는 왕년의 광고 포스터를 바라보다 딸내미에게 말했다.


"저 사람이 누군지 아나?"
"몰라. 누군데?"
"차범근. 차두리 아빠야."
"차두리 아빠라고? 그럼 차두리 아빠가 영화배우였었어?" 
"......"


헐 차두리 아빠가 영화배우라고? 우째 이런 일이. ㅠㅠㅠㅠㅠㅠ


그러나 딸내미는 자못 진지한 표정이었다. 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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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싱한 고등어 두 마리에 15,000.

신물이란다.

역시 신물이라 그런지 아주 물 좋아 보이긴 하지만

그보다는 크기가 차이가 많이 나는

고등어는 네 마리에 10,000원이란다.

그 옆에 다섯 마리에 10,000원짜리도 있다.

나는 속으로 갈등한다.

괜히 어시장 골목을 왔다갔다 두어 차례 반복하다

마침내 결심한다.


크고 두툼한 신물 고등어를 거금 15,000원에 사다.

그리고 내친 김에 생멸치도 5,000원어치 샀다.

미나리 2,000원 배 두 개 2,500.

난장에 전을 편 할머니가 배 한 개는 2,000,

두 개는 2,500원이라 하기에

한참을 셈하다 결국 두 개를 샀다.

할머니가 물어본다.

뭘 그렇게 고민혀? 그냥 두 개 사면 되지러.”

아니 그게 아니라, 사실 저는 반 개만 필요해서요.”

남는 건 뒀다 먹으면 되지. 걱정도 팔잘세.”

 

하지만 보세요, 할머니, 그보다 더 큰 걱정은,

지금부터 멸치를 어떻게 무칠까 하는 것이랍니다.

내가 지금껏 멸치회무침을 맛있게 먹어보긴 했어도

직접 무쳐봤어야 말이지.

 

그래서 인터넷을 펼쳐보고 있는 중이다.

그 속에 뭔가 있겠지.

멸치회무침 하는 방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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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내미가 23일 일정으로 서울에 다녀왔다. 몇 년 전 아들놈이 비슷한 이유와 일정으로 서울에 갔을 때도 그랬지만, 몹시 서운하기도 하고 대견하기도 하고 그런 심정이 되었다. 그러나 역시 뭔가가 가슴속으로부터 아래로 쓸려 내려가는 느낌은 어쩔 수 없었다. , 이렇게 해서 또 한 세상이 가는구나, 그런 기분. 그런 기분을 아는지 모르는지 딸내미는 신이 나서 말한다.

 

아빠, 아빠, 지하철 타봤나?”

, 당연하지.”

그런데 서울은 지하철 없으면 엄청 불편하겠더라.”

그렇겠지.”

그런데 우리 마산이나 창원에는 지하철 있어봤자 소용없을 거 같아.”

?”

지하철은 타보니까 엄청 멀리 가던걸. 이 정거장에서 저 정거장까지 거리가 굉장히 멀어. 그런데 그게 여기 있어봐. 소용이 있겠어? 여긴 너무 좁잖아.”

, 그렇구나. 맞아, 그래. 여기 시내버스는 정류장 간격이 대개 좁은데 지하철이 그렇게 서다가다 했다간 진이 다 빠지겠네.”

맞아. 지하철 있어봐야 어차피 탈 수 있는 사람은 몇 안 된다구. 시내버스처럼 여기저기 다 설 수 있는 것도 아니잖아.”

그러고 보니 창원이 통합돼서 서울보다 면적이 크다고들 말하는 사람들도 있던데, 그게 아니구나. 서울은 그 넓은 땅에 사람과 빌딩들이 가득 차 있는 거고, 여긴 아니지. 사람 많은 곳만 많고 대부분의 땅은 비어 있잖아. 그러니 더더욱 소용이 없겠군. 나는 짓는데 돈 많이 들고 나중에 돈도 되지 않을 거란 생각만 했는데, 그러고 보니 막상 지하철이든 도시철도든 만들어도 크게 쓰임새가 없겠어.”

 

확실히 아이들의 눈이 세심하다. 물론 작은 철도 만들어서 시내버스처럼 구석구석 다 세우고 손님들 태울 수 있는 기술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어떻든지 이 순간 이제 갓 사춘기에 접어든 딸내미의 섬세함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50이란 숫자를 논하기도 싫지만, 이제 나도 서서히 늙어간다. 한때는 꽤 관찰력 있다는 소리 들었는데.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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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형도 산문집 - 짧은 여행의 기록을 읽고 있다. 재미있다. 그의 문체가 반갑다. , 나는 왜 지금껏 기형도를 몰랐을까. 그의 시집 입 속의 검은 잎도 함께 있다. 간간이 지루해지면 그의 시를 읽는다.

 

빈집

 

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

 

잘 있거라, 짧았던 밤들아

창밖을 떠돌던 겨울 안개들아

아무것도 모르던 촛불들아, 잘 있거라

공포를 기다리던 흰 종이들아

망설임을 대신하던 눈물들아

잘 있거라, 더 이상 내 것이 아닌 열망들아

 

장님처럼 나 이제 더듬거리며 문을 잠그네

가엾은 내 사랑 빈집에 갇혔네

 

기형도는 한 심야극장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아마도 영화를 보다가 뇌졸중으로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 죽음조차도 극적이다. 그는 많은 상처를 안고 살았던 듯 시와 산문들에서 죽음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웠는데, 결국 젊은 나이에, 서른을 넘기지 못하고 망자들의 세계로 떠났다.

 

짧은 여행의 기록 첫 번째 행선지는 특별하게도 대구이고 거기서 장정일 소년을 만나 호프집에 갔다가 너무 시끄러운 곳을 싫어하는 기형도의 성격을 눈치 챈 장정일의 배려로 자리를 옮겨 윈저궁을 본뜬 지하레스토랑에서 맥주를 마신다. 이때가 198882일 밤이었으며 기형도는 이듬해 37일 사망하였으니 장정일과의 해후는 이루어지지 않았으리라.

 

846분이다. 재빨리 설거지를 하고(그러지 않으면 애들 엄마가 늦게 들어와 화를 낼 것 같다. 오늘은 아무래도 예감이 좋지 않다) 약수터에서 물을 떠다 놓은 다음 영화를 보러가야 한다. 심야영화의 제목은 카트다. 얼마 전에 이성철 교수에게 카트요? 처음에 저는 그게 뭘 자르는 이야긴 줄로 알았습니다라고 말했던 이가 바로 나였다.

 

어떤 영화일지 기대가 된다. 게다가 초대받은 영화다. 공짜라서 더 기대가 된다. 초대한 이는 마산의료원에서 칼잽이로 근무하는 최원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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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 기형도

헤르메스는 제우스가 아내 헤라 몰래 한 님프와 외도를 하여 낳은 아들이다. 그는 전령이며 소매치기이며 재담꾼이며 거짓말쟁이이며 발 빠른 여행자이다. 그는 태어나자마자 어머니 마이아를 떠나 모험에 나섰는데 자기 재주를 십분 발휘하여 아레스의 칼, 포세이돈의 삼지창, 아프로디테의 허리띠, 아폴론의 황금 뿔이 달린 하얀 소 50마리 등을 훔쳤다.


그는 제우스 앞에 나아가 웅변가의 재능을 마음껏 발휘함으로써 아버지의 마음을 사는데 성공했고 신들의 전령에 임명되었으며 올림포스 열두 신 가운데 하나가 되었다. 베르베르에 따르면 대신 그는 다시는 거짓말을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해야 했다. 그러나 영악한 헤르메스는 다음과 같은 단서를 달았다.


“다시는 거짓말을 하지 않겠습니다. 하지만 때로 깜박 잊고 진실을 다 말하지 않을 수는 있습니다.”


헤르메스는 독창적인 악기를 만들기도 하고 설형문자를 발명하기도 하는 등 특출한 재능을 보였다. 그의 이런 재능 탓이었던지 그는 계약의 성사나 사유재산의 유지를 관장하는 신인 동시에 도둑들의 신이기도 한 모순적인 지위를 얻게 되기도 한다.


헤르메스라는 이름은 돌무더기라는 그리스어 헤르마에서 유래되었다고 믿어지는데 돌무더기는 그리스에서 경계 혹은 이정표를 나타낸다. 그는 길과 관련된 모든 것, 도로와 교차로, 시장, 선박 따위를 관장하는 신이며 여행자의 길 안내도 그가 맡았다. 죽은 자를 하계, 즉 하데스로 인도하는 것도 그의 책임이었다. 그는 또 점성술사의 신이기도 했다.


헤르메스 역시 다른 신들처럼 여신 혹은 님프, 인간과 결합하여 여러 명의 자식을 두었는데 그 중의 하나가 아우톨리코스이다. 이 아우톨리코스의 손자가 오디세이아의 영웅 오디세우스이다. 호메로스는 일리아스에서 오디세우스를 뛰어난 지혜, 언변, 기략, 용기, 인내를 지닌 인물로 그리고 있다.


오디세우스는 그의 증조부 헤르메스처럼 교활한 모사꾼이다. 그는 트로이전쟁에 참전하지 않으려는 미르미돈의 영웅 아킬레우스를 잔재주와 계략으로 참전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들었으며 뱀에 물려 렘노스 섬에 버려진 필록테테스와 그의 활과 화살이 없이는 결코 트로이를 정복할 수 없다는 예언자의 점괘에 따라 그를 데려오기 위해 파견되어 일을 성사시킨다.


오디세우스는 트로이전쟁이 끝나고 고향 이타카로 돌아가는 길에 오랜 세월 방황과 모험을 겪고서야 비로소 아내 페넬로페와 아들 텔레마코스와의 재회가 허락되고 이타카 왕의 지위도 되찾게 된다. 10년에 걸친 표류는 신들의 저주가 결정한 운명 때문이었지만 어쩌면 헤르메스로부터 전해진 유전자 탓은 아니었을지. 오디세우스는 헤르메스처럼 이중적인 인물이었던 것이다.


헤르메스의 로마식 이름은 메르쿠리우스이다. 영어식 이름은 머큐리이다. 내가 머큐리라는 이름을 처음 알게 된 것은 한 고급 미제 자동차 때문이었다. 아마 1993년이었을 것이다. 당시 나는 어떤 재판 때문에 부산고등법원에 한 달에 한번 정도 출석해야 할 일이 있었다. 보통은 시외버스를 타고 사상터미널에 내려 대중교통을 이용해 법원에 갔지만 가끔 친구 차를 타고 갈 때도 있었다.


정수 차를 타고 갔을 때였다. 친구 차는 경차의 대명사로 이름을 떨치던 티코였는데 부산 법원 근처는 아시다시피 차를 댈만한 장소를 찾기가 어려웠다. 재수가 좋았던지 몇 바퀴를 돈 끝에 겨우 한 곳을 찾아내 주차를 할 수 있었다. 그런데 재판을 마치고 돌아오니 떡하니 티코보다 크기가 세배는 됨직한 대형 세단 한 대가 앞을 막고 있는 게 아닌가. 머큐리였다.


건물 경비를 부르고 잠시 후 머큐리 기사가 왔다.


“아니 건방지게 감히 우리 변호사님 주차하는 자리에 티코가 대?” 
“하루 종일 쓴 것도 아니고 그리고 이게 너거가 전세 냈나? 너거만 여기다 대라는 법이 있나? 뭐 티코가 어째? 운전기사 주제에 눈은 높아가지고.”


성질 더러운 정수의 입에선 쌍욕마저 나올 태세였다. 그러자 이번엔 그 고명하신 변호사님께서 내려오셨다.


“뭐꼬. 누가 여기다 차를 대라고 했노. 차 빼주지 마라.” 
“아 씨발 진짜 이거 엿같네. 외제차도 오데 순 고물딱지 같은 거 하나 가지고서는. 알았다, 그래 함 해보자.”


친구는 당장 112에 전화를 걸었고 순찰차가 출동했고 양쪽으로부터 자초지종을 들은 순경은 다른 문제는 일단 알아서들 법대로 하시면 될 일이고 자기는 머큐리에 딱지부터 떼야겠다며 스티커를 꺼내들고 변호사에게 면허증 제시를 요구했다.


뭐 그 다음 일은 상상들 하시는 대로다. 법집행을 잘 아는 변호사는 당장 꼬리를 내리고 차를 빼도록 지시했고 운전기사는 투덜거리며 차를 뺐으며 우리는 의기양양하게 티코를 몰고 현장을 떠났다. 머큐리의 주인과 그의 머슴은 도둑놈 같은 인상에 심술이 덕지덕지 붙어있었지만 헤르메스처럼 교활하고 영악하지도 언변에 능하거나 머리회전이 빠르지도 않았다.

지금 생각해도 우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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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파비 정부권

슈퍼맨 2편이었는지 3편이었는지 모르겠다. 슈퍼맨의 고향 크립톤 행성에서 추방당한 악당 네 명 중 두목에 해당하는 녀석이 슈퍼맨과 마주쳤을 때 처음 거엔 말이다. 내 비록 중3 영어가 마지막이지만 그 정도는 들쳤다.

"선 오브 더 조 엘!"

(더가 분명히 들렸는데 그게 왜 들렸는지는 지금도 잘 모름)

엘은 가나안족이 믿던 신의 이름이다. 엘의 변형이 야훼이고 야훼는 숨 혹은 숨을 불어넣는 자 즉, 창조주이다. 조는 이름이고 엘은 성일 것이다. 슈퍼맨은 신족의 후예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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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파비 정부권
TAG 슈퍼맨,

그리스인 중에는 유독 키스를 좋아하는 사람이 많은가보다. 미키스 테오도라키스, 니코스 카잔차키스, 카잔차키스의 소설 그리스인 조르바에 등장하는 이름 스타브리다키스...... 심심한 병동 휴게실에 혼자 앉아 있자니 별 쓰잘데기 없는 생각이 다 뜬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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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파비 정부권

사정은 이렇다. 우리 동네에서 진해 석동 쪽으로 가기 위해 시내버스를 타려면 갈등을 겪어야만 한다. 3~40미터를 사이에 두고 시내버스 승강장이 두 개로 나누어져 있기 때문이다. 마산연세병원 승강장에는 860번이 선다. 그리고 저쪽 제일여고입구 승강장에는 163번과 164번이 선다. 원래 마산연세병원 승강장은 없었다. 지금도 맞은편에는 따로 승강장이 없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마산연세병원 쪽에 시내버스 승강장이 생기면서 버스노선들이 두 개로 나누어졌다. 반은 저쪽 원래부터 있던 제일여고입구 승강장에 서고 반은 이쪽 마산연세병원 승강장에 서는 것이다.

 

다른 노선도 마찬가지지만, 진해에 자주 가는 나는 늘 시내버스를 탈 때마다 고민에 휩싸인다. 여기에 줄을 설까 저쪽에 줄을 설까 갈등하는 것이다. 이쪽에 서니 저쪽에 시내버스가 먼저 올 것 같고, 저쪽에 서자니 이쪽이 아쉬운 것이다.

 

엊그제도 그랬다. 이쪽저쪽을 저울질하던 나는 마산연세병원에 줄을 서기로 했다. 그리고는 휴대폰을 꺼내 창원시내버스교통안내 앱을 열어 확인해본 결과 아뿔싸, 860번은 조금 전 이 승강장을 지나 현재 어시장 근처를 지나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부랴부랴 노선을 수정해 제일여고입구 승강장을 향해 뛰어가는데(860번 한번 가고 나면 보통 2, 30분 지나야 온다) , 164번이 쌩 하고 달려오더니 제일여고입구 승강장에 서는 것이다. 왕년의 실력을 발휘하여 뭣이 빠져라 뛰었지만, 간발의 차이로 164번은 떠나고. 그런데 그 뒤를 이어 107번이 왔던 것.

 

순간, 돌지 않는 머리를 억지로 돌리는 나. 107번이면 최소한 창원 양곡동까지는 164번과 노선이 같다, 그러면 혹여 107번이 164번을 추월할 수도 있고, 그러면 나는 164번으로 환승해서 진해 석동까지 무사히 갈 수 있다. 그리하여 나는 107번을 타게 됐던 것이다.

 

우연이었는지 필연이었는지는 모르겠으나 내 예상 혹은 희망은 적중했다. 107번이 164번을 추월했던 것이다. 나는 164번을 놓칠세라 잽싸게 내리면서 교통카드를 찍었다. , 그런데 이게 보통 환승을 위해 하차하면서 교통카드를 기기에 대면 하차입니다하게 되는데, 그게 아니라 감사합니다하는 것이다. 교통카드마다 승차 시 멘트가 제각각인데 어떤 카드는 안녕하십니까?” 하지만 내 교통카드는 감사합니다하는 것이다.

 

아무튼 그러고는 1100원이 홀랑 인출되는 것이 붉은 글씨로 찍히는 걸 봤지만, 164번은 타야겠고…… 부리나케 뛰어가서 164번에 올라탔는데 교통카드를 찍으니 환승입니다대신에 감사합니다하면서 다시 붉은 글씨로 1100원 인출!

 

그렇게 해서 1100원이면 시내버스 타고 갈 것을 3300원 내게 됐다는 이야기. 이 이야기를 페북 탐라에 올렸더니 택시 타고 가지하는 분도 있고, “2200원 길바닥에 꼴아박았군하는 분도 있고, “먼 말인지 모르겄어하는 분도 계셨는데……,

 

어쨌거나 기계 너무 믿지 말고, 아무리 급해도 서두르지 말고 돌아가라는 옛말 되새기며 차분히 살자는 의미에서 여기에다 다시 두서없지만 올린다.

 

그러고 제발 창원시에 부탁. 시내버스 승강장 그거 다시 통합 좀 해주시오. 쓸데없이 창원-마산-진해는 통합시켜 분란만 일으키면서 이런 거는 왜 통합 안 시키고 분리시켜서 사람 고생시키는 거요? 대체 이유가 뭡니까? 연세병원 앞에 시내버스 승강장 없었어도 아무 불편 없었는데…… (확실치는 않지만 이게 무학이 인수하고 나서 생긴 거 같은데),

 

이왕 일은 벌어진 거, 내 절충안 하나 내지요. 마산연세병원과 제일여고입구 시내버스 승강장의 딱 중간에 통합시내버스 승강장 만들면 어떨까요? 통합 좋아하시잖아요. 제발 부탁드립니다. 이만 횡설수설 끝. 하지만 불우한 시민의 고충을 단지 횡설수설로만 듣지 마시길 다시 한 번. ㅜㅜ      


ps; 더불어 자가용 끌고 다녀 시내버스 탈 일 없는 강호의 동도제현 여러분들도 관심 좀 가져주시길.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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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파비 정부권

40여일이 지나도 헤어나지 못하는 꼴을 보고 이상하다 이해 안 된다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계신다. 하지만 우리 형제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아신다면 그런 말씀 못하실 것이다. 중2 중퇴에 시멘트공장으로, 채탄장으로, 후끼야마로, 사끼야마로, 그러다 잠시 세신실업 노동자로 있던 형이 마지막으로 30년 정착한 곳은 전라도 목포의 바다였다. 그리고 결국 바다에서 죽었다. 어린 형과 빗물 떨어지는 처마 밑에 서서 오들오들 떨며 눈물 젖은 빵을 먹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 나도 원래 초등학교만 졸업하고 대구에 있는 염색공단으로 갈 참이었다. 그걸 형이 막았고 중학교만이 아니라 운 좋게 기계공고까지 나와 세상에 나올 수 있었다. 하지만 형은 결국 세상에 나오지 못하고 먼 바다에서 바라보기만 하다가 떠났다. 형은 자신의 짐도 하나 남기지 않았다. 형의 것이라 생각하고 가져왔던 앨범, 수첩 등이 든 보따리는 모두 내 것이었다. 우리 애들 사진도. 심지어 형은 내가 초등학교, 중학교 시절 받았던 상장이며 통지표까지 보관하고 있었다(보니 대체로 온순하고 착실하고 성실한 학생이었다고). 그런 형은 목포에서 친구들과 술자리를 가지면 늘 동생 자랑을 했다고 한다. 그런데 형이 남긴 것이 하나 있다. 잊어버렸던 아니 생각조차 하지 않았던 가족사. 마치 요즘 유행하는 연속극 대본 같은 이야기. 뻔한 이야기다. 비밀의 문. 완전 소설이다. 그래서 더 힘들었다. ㅠㅠ

<페북 탐라에 쓴 글을 기록 차원에서 여기 보관하기로 함>


왼쪽이 형. 6학년이고 나는 1학년 때다. 뒤에 보이는 초가집이 우리집이었고 그 앞에 신작로가 있다. 가로수는 아마도 미루나무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우리가 서있는 바로 뒤 도랑 앞으로는 모두 논이었다. 가을이면 이곳에서 메뚜기를 잡아 구워먹었고, 여름에는 개구리를 잡아 뒷다리만 잘라내 연탄불에 구워먹었었다. 그게 우리들 간식이었다.

 

고1 겨울방학 때다. 형은 방위 제대하고 진주에 내려왔다가 교통사고를 당했다. 진주성에서 찍었다.



온순 착실하고 책임감이 강하고 뭐 대충 그런 학생이었다. 하긴 거의 대부분이 온순착실하다. 성적은 꽤 괜찮은 편이었다. 늘 올수라고 생각했는데, 학년말 때 체육을 미를 받았다. 그래서 석차도 밀렸다. 생각해보면 운동은 잘하는데 체육을 잘 못했던 듯. 턱걸이는 철봉에 매달린 채 몸을 올리지를 못하니 한 개도 못하고 뜀틀은 넘지를 못했고 평행봉은 아예 올라가지도 못했다. 하지만 축구는 거의 선수급이었고 100미터는 12초8까지 뛰었다. 아무튼 체육은 이론에도 약해서 필기시험을 쳐도 엉망이었음. ㅠㅠ 중학교도 형이 보내주었는데 통지표도 형이 간직하고 있었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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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그리스에서 장보기는 남자의 일이었다. 이 남자들이 모이는 곳이 바로 시장 즉 아고라였다. 나중에 아고라는 광장이라는 의미로도 통하게 되었는데 장을 보기 위해 시장에 모인 남자들이 이곳에서 정치토론을 벌였기 때문이다. 기원전 5세기 무렵 그리스에는 종이가 없었다. 파피루스가 있었지만 마음껏 글을 새길 수 있을 만큼 풍족하지 못했기 때문에 요즘처럼 전단을 만들어 뿌린다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었다. 만약 그것이 가능했다면 당연히 그렇게 했겠지만, 그렇게 할 수 없었으므로 야심을 가진 정치지망생들은 대신 대중연설을 통해 자신을 알릴 수밖에 없었다. 당시 그리스인들의 최고 관심사는 어떻게 해서든 호민관이나 원로원의 일원이 되는 것이었을 것이다. 그래서 이들을 가르치는 전문직이 생겨났는데 소피스테스(영어로 소피스트)라고 불리는 선생들이다. 이들 소피스테스에게 배운 아이들이 성장하면서 아고라에 모여 갈고닦은 자신의 철학과 신념을 웅변으로 발표하고 뽐냈던 것이다. 


자, 음, 여기서 나의 관심사는 아고라니 소피스테스니 하는 것들이 아니고 고대그리스의 장보기는 남자의 책임이었다는 것이다. 장보러 간 남자들이 모여 정치토론을 벌였던 곳이 바로 아고라였다는 것. 그런데 왜 남자들이 장을 보러 갔을까? 인류역사상 최초의 민주주의가 발현한 곳으로 간주되는 그리스에서는 장보는 것조차도 남자들이 했다니. 민주적인 가사분담? 
..........
..........
..........
..........
..........

정답은 여자들은 대문 밖을 나설 수 없었기 때문이란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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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꽃이 있어야 좋은가요?


꽃 없어도 얼마든지 아름답네요. 저는 오히려 이때가 더 보기 좋답니다. 빠알갛게 남은 꽃자리(?)와 연초록 이파리가 피어날 때, 이때가…. 


- 신마산 창원천변 벚꽃군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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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밤 꿈을 꿨다. 미국에 밀항하는 꿈이었다. 배를 타고 갔는데, 앞이 넓고 뒤가 좁은 낙엽 혹은 오징어 모양의 배였다.

 

평평한 갑판에 경비행기 한대가 내렸다 떴다하기를 반복했었는데 항공모함이었나? 아무튼 배는 무지하게 빨랐다. 물살을 가르는 속도감이 엄청났다. 바람에 창문이 자꾸 열려서 그거 닫는다고 일어났다 앉았다 하다가 나중에는 귀찮아서 자그마한 막대기를 한 개 구해 고정시켰다.

 

사나흘 걸린다고 했는데 금방 미국 북쪽의 어느 해변에 도착해서 좀 이상하게 생각은 했다. 꿈속에서도 북쪽 근처 어디라고 해서 그럼 시애틀 근천가? 하고 생각했던 것 같다.

자그마한 승용차 두 대와 여자 세 명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 여자는 우리의 여권을 일일이 확인했다. 나는 꿈속에서, 아니 밀항하는데 여권은 왜 확인하는 거지? 하고 생각했다.

 

그녀들은 우리에게 차를 한대 넘겨주었고 우리는 그 차에 탔다. 우리와 함께 간 일행(우리는 네 명이었는데 나를 빼고 모두 여자였다)이 그녀들에 돈을 나누어 주었다. 그리고 다른 우리의 일행도 돈을 나누어 주었다. 그녀는 1달러짜리 석장씩 주었고 그 앞에 여자는 얼마를 주었는지 잘 모르겠다. 더 많이 주었던 것 같다. 나는 구경만 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들이 손을 흔들고 우리는 차를 달려 그 자리를 떠났다. 그때 나는 두 가지 걱정을 했다. 하나는 우리가 다시 돌아가라 때 배가 별 일 없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까? 하는 것이었고, 하나는 배가 기다리지 않을 경우 우리는 비행기를 타고 한국에 돌아갈 수 있을까? 하는 것이었다.

 

그때 나는, 맞아 여권이 있으니 비행기는 타고 갈 수 있을 거야, 하고 안도했다. 그래서 밀항하는데 여권을 검사했던 거였나? 그런데 그녀들은 뭐지? 얼굴도 기억나는데…… 브로커? 그런데 웬 여권 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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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 , 미국, 밀항

어제 친구 집에 초대받아갔다. 경기도 별로고 그냥 집에서 먹자는 것이었다. 한창 술자리가 이어지다 중간에 안주가 모자라 친구가 육포를 사러 가게에 가는데 내가 부탁했다. “제일 비싸고 제일 좋은 걸로. 징키스칸이 먹던 걸로 사 오너라.” “흐흐흐, 그래 알았다." 친구는 맥주 몇 병과 함께 가게에서 제일 비싼 걸로 샀다며 육포를 들고 왔다. 그러나 우리는 몇 조각 떼먹어보고는 모두들 이거 진짜 육포 맞아? 맛이 좀 이상한 거 같지 않아?” “그런 거 같지는 않은데, 좀 맛이 없기는 없네요.” “좀 심하게 맛이 없네.” 나도 평소에 육포를 어지간히 좋아하던 터라 육포란 본시 이렇게 생긴 걸 골라야 하느니라하면서 친구에게 훈계질을 하는데, 우리 중에 호기심이 제일 센 기석이 형님이 포장지를 이리저리 살피더니 에이, 이거 돼지고기로 만든 육포네한다. 일순 모두들 어이없다는 표정. “소가 아니라 돼지로 만든 거였어?”


 , 그런데 이쯤에서 하나 짚고 넘어가자. 흔히들 육포하면 쇠고기로 만든 걸로 알고 있다. 육개장도 쇠고기로 만든다. ()자가 들어가면 쇠고기를 가공하여 만든 식품을 일컫는 것이다. 닭을 고아 끓이면 닭개장이다. 참고로 국어사전을 찾아보기로 하자. 다음 국어사전이다.

 

육포[肉包] 쇠고기를 얇게 저미어 양념하여 말린 포 얇게 저민 쇠고기와 넓게 썬 처녑에 갖은 양념을 쳐서 쌈을 싸 먹는 음식

 

육개장[+++] 쇠고기를 삶아서 알맞게 뜯어 넣고, 얼큰하게 갖은 양념을 하여 끓인 국.

(개장 또는 개장국이라고 하면 개고기를 고아 끓인 국을 말한다. 여기에다 소고기를 뜻하는 '()'을 덧붙여 소고기를 마치 개장국처럼 끓였다는 뜻으로 쓰게 되었다. 흔히 가운데 '''닭 계()'로 잘못 이해하고 육계장으로 표기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표기에 주의해야 할 낱말이다.)

 

우리는 모두 이거 사기 아냐?” 하고 흥분했지만 포장지 뒷면에 깨알 같은 글자들의 숲속 깊숙한 곳에 <돈정육(국내산) 90.6%>이라고 적혀 있으니 법리적으로 따지면 사기죄로 몰긴 어려울 거 같기도 하다만, 그러나 법적으로 사기죄가 맞나 안 맞나 여부는 둘째 치고 당장 이렇게 사람을 기망하는 것은 분명코 감정으로 치자면 사기가 맞다 사료된다. 그렇다고 이것들을 잡아다 포를 뜰 수도 없고……. 어떻게들 생각하시는지. 당분간 속세를 떠나 있고자 했지만 세상이 참 속세이탈을 도와주지 않는다. 무협지에 나오는 소림방장처럼 폐관수련할 수도 없고. ㅠㅠ


ps; 참고로 돈육포는 기석이 형님네  개 먹이로 가져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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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 육포

자주 악몽을 꾼다. 얼마나 원한과 분노와 증오에 사무쳤으면 나는 꿈속에서 비명을 지르며 저주를 퍼붓는다. 그러나 내 저주는 가냘픈 새의 지저귐처럼 망망한 허공에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이윽고 고통스런 절망에 흠뻑 젖은 내 가슴이 커다란 구멍이 뚫려 심연으로 빨려드는 것 같은 환각에 빠져든다. 심장이 녹아내리는 허무가 밀려든다. 꿈에서 깬다. 너무도 생생하다. 내 저주를 받으며 환하게 웃는 얼굴이 선하다. 거실로 나와 현관문을 연다. 천천히 솟아오르는 태양으로부터 눈을 뜰 수 없게 만드는 뜨거운 열기가 쏟아져 들어온다. 뫼르소가 느꼈을 어지럼증을 나도 느낀다. 하지만 내겐 매끄러운 아랫배로 내 손바닥을 덜커덕 밀어줄피스톨이 없다. 회색 콘크리트바닥에 부딪혀 비산하는 햇볕만이 오늘 내 유일한 친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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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 악몽

산 사람은 그래도 산다는 말이 있기는 하지만

실제로 확인하고 나면

그래도 참 야속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옛사람들은

억지로라도 곡도 하고

눈물 젖은 상복도 입고

삼년상도 하고

그랬던 게 아닐까요

허례허식이라 비난하기만 했던

옛사람들의 지혜가

가끔은 그리울 때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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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파비 정부권

영화 <바람>의 주인공은 <최고다 이순신>에 나오는 빵집주인 총각이다. 그래서 관심 있게 봤는데 재미있다. 내용은 처음부터 거의 끝까지 불량써클 고교생들의 불량한 학창생활에 관한 이야기다. 말하자면 매우 불건전한 내용을 스토리로 담고 있는 영화다

그러나 영화를 보다보면 의도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다가오는 메시지가 있다. 주인공이 1학년에 입학하고 불량써클에 가입하고 많은 에피소드들이 지나간 후에 3학년 선배들이 졸업한다. 후배들이 환영식을 준비하지만 아무도 오지 않는다

그리고 1년이 지나고 다시 선배들을 위한 환영식이 준비되지만 아무도 오지 않는다. 주인공도 3학년이 되고 졸업을 맞이할 때는 역시 마찬가지가 된다. 1학년 때만 해도 이른바 잘 나가는 불량학생들과 평범한 학생들 간의 경계가 명확했지만 3학년이 되자 그 경계도 모호해졌다

이 영화의 마지막 스토리는 매우 슬프지만 감동적이다. 주인공의 아버지가 간경화로 죽게 되는데 그 과정 속에서 주인공은 자신에 대해 깨달음을 얻게 된다. 그리고 아버지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생겼다.

나도 괜찮은 어른이 되고 싶어요. 괜찮은 어른이 될게요.”

하지만 끝내 그 말을 듣기 전에 아버지는 죽었다. 그리고 소박한 졸업식이 이어지고 평범한 인생의 서막을 알리면서 영화는 끝난다. 방금 제 방에 있던 고등학교 1학년짜리 아들을 불러 함께 이 영화를 봤다

나는 아들이 이 영화를 통해 미리 깨달음을 얻고 괜찮은 어른이 되겠다는 결심을 했으면 하고 바라지만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다. 그런데 그 괜찮은 어른이란 것이 어떤 것인지는 아직 나도 잘 모른다. 아무튼 영화 속 불량써클 선배의 대사처럼 그러면 되는 거 아닐까.

열심히 해. 뭐든 열심히 하면 되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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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 바람

#1. 뭐 별로 잘 하는 짓은 아니라는 거 잘 알긴 하지만, 가끔 딸내미한테 장난을 건다. “다리 밑에서 주워 왔다”든지 하는 장난인데 나도 어릴 때 우리 아버지, 어머니한테 많이 당했다. 그럴 때마다 무척 속상했던 기억이 나지만 사람이 배운 대로 한다고 나도 그 모양이다. 어제도 또 그 장난이 치고 싶어졌다. 저녁을 먹고 난 뒤 딸아이 얼굴을 물끄러미 쳐다보다 말한다. 

- (짐짓 심각한 표정을 지으며)
“사실은 우리는 네 친부모가 아니란다. 네가 갓난아기 때 우리 집 대문 앞에......”
- (순간 다 안다는 듯이 잽싸게 내 말을 끊고는 심각한 표정을 짓더니 딸내미가 말한다) 
“맞아. 나도 할 말 있어. 사실은 나는 아빠 딸이 아니야.” 
(그리고 한숨 한번 쉬고 잠시 뜸을 들인 다음 갑자기 눈을 똥그랗게 뜨더니 큰 목소리로 외치듯 말한다)
“사실은 내~가 니 에에~미다!”

초딩에게 완패했다. ^^


#2. 우리 딸, 아무리 생각해도 재치가 보통이 아닙니다. 지금 저하고 둘이서만 집에 있는데, 제가 심심해서 방금 이런 장난을 했습니다. 거실에서 제 방으로 들어가는 딸내미 앞을 막아서서 나름대로 무섭게 보이도록 인상을 쓰면서 이렇게 했겠지요. 


"으하하하, 나는 귀신이다."

그랬더니 딸내미,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더 요상한 표정을 지으며 이러는 겁니다. 

"으하하하, 나는 무당이다. 귀신아, 물렀거라." 

오늘도 완팹니다. ㅠ.ㅠ
샤워나 해야겠습니다. 덥다 더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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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 귀신

무제

세상이야기 2013.06.10 10:05

노란 보안등 불빛만이 잠에서 깨어 창밖을 지키는 두시다. 쌔에에~ 혹은 끼이이이~ 혹은 우우우우~ 하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소리가 귓전을 때린다. 어디서 들리는 소리지? 왼손과 오른손 검지로 두 귀를 막아보았다. 그래도 여전히 들린다. 외부가 아니라 뇌의 가장 깊숙한 곳으로부터 들려온다. 머릿속에서 들리는 소리다. 다른 모든 소리들이 잠든 고요한 이 밤, 오로지 뇌세포들만이 주름진 골짜기를 행군하며 내는 거친 숨소리다. 왜?

자야겠다. 잠만이 정적을 지켜줄 것이다. 그런데 잠들 수 있으려나. 그러고 보니 공장에서 야근할 때 변전소 옆을 지나며 듣던 소리 같기도 하다. 마치 귀곡성을 듣는 것처럼 짜릿한 전율이 돋았었다. 배배 꼬여 양팔 벌리고 애자에 매달린 두툼한 전선이 토해낸 뜨거운 기운이 쏜살같이 정수리를 뚫고 들어와 양 팔을 지나 손가락 끝을 타고 땅속으로 퍼져나가는 느낌. 아무튼 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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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보안등 불빛이 창밖을 지키는 새벽, 눈을 뜨다. 고양이가 걱정되다. 한쪽 눈은 에메랄드빛으로 사람의 혼을 빨아들일 듯이 깊은 색이고 다른 눈은 보는 이에게 마법이라도 걸 것처럼 노랗게 빛나는 오더아이다.

그 외의 모든 것이 하얀 이 오더아이는 우리 집 계단 밑에서 태어난 고양이인 거 같은데, 벌써 살이 찔 대로 쪘다. 아마도 새끼를 밴 모양. 엊저녁에 잠깐 골목에서 보았는데, 우리가 쳐다보자 저도 그대로 움직이지 않고 그 신비한, 몽환적인 눈으로 우리를 마주보고 한참을 서 있었다. 그러다가 검은 비닐봉지를 뒤지는 모습이 얼마나 애처롭든지.

이 고양이가 가끔 우리 집 마당 한가운데 정좌하고 앉아서는 마치 제집인양 길도 비켜주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 그로 보아 틀림없이 여기가 고향일 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가끔 통닭 먹고 남은 뼈라든지 생선뼈 같은 것을 마당 한구석에 놓아두는데 녀석이 먹는 걸 본 적이 있다. 물론 다른 고양이가 해치울 때도 있겠지만.

아무튼 그래서 엊저녁에 엊그제 낚시 갔다가 얻어온 청어 손질하고 나온 내장에다 삼겹살이나 갈비 구워 먹을 때 나오는 기름 모아둔 거를 좀 섞어서 내다놓았다. 그리고 새벽, 제일 먼저 걱정되는 것은 오더아이가 그걸 먹었을까 하는 것이다. 팬티만 입은 채로 현관문을 열고 살짝 나가보았다. 이런, 손도 대지 않았다. 삶아서 줄 걸 그랬나.

고양이도 아무리 배가 고파도 버린 내장은 안 먹는가보다. 배가 고팠을 텐데. 요즘은 분리수거 철저하게 하니까 비닐봉지 뜯어도 먹을 게 나올 가능성도 그만큼 희박할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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