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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이야기

진보신당, 통진당과 이정희에게 배워야 산다

일단 누구 말이 옳은지는 나도 모르겠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통진당 이정희 대표의 해명이 없고서는 진보신당의 주장이 옳다는 전제를 가지고서 이야기를 시작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여러 가지 정황으로 보아 통진당이 이곳저곳에서 무리수를 두고 있는 것이 보인다.

울산과 창원에서는 비정규직노동자를 탄압하며 어용노조위원장 소리까지 듣거나 한나라당이나 하는 말바꾸기 행태가 스스럼없는 인사의 후보출마로 한나라당스럽다는 비난까지 듣는다. 거제에선 자당 후보가 불리해지자 아예 판깨기에 나섰다는 비판도 들린다.

하지만 나는 통진당이 현실 정치판에서 그리 잘못하고 있다고 말하고 싶지는 않다. 어차피 정치는 숫자놀음이고 한 석이라도 더 얻어야 하는 절박한 상황에서 무슨 짓인들 못하랴. 그래서 이정희 대표의 거짓말도 이해하고 싶은 것이다.

그래, 그래야 하고말고. 앞으로 거짓말뿐 아니라 더한 것도 얼마든지 해야 해. 그래야 현실정치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거야. 그래야 대중정치를 했다고 말할 수 있는 거지. 정치는 생물이라 했으니 얼마든지 변신하는 것은 용서받을 수 있어.

그래선 안 된다고? 천만에 말씀. 나는 오히려 진보신당이 걱정이다. 지나치게 딱딱하고 건조한 진보신당이 무얼 할 수 있을까? 사실을 말하자면 나는 진보신당의 그 오만함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세상 고민 다 안고 있는 듯이 하는 그 태도도 마음에 안 든다.

그들은 세상을 모른다. 세상은 옳은 게 늘 이기지 않는다. 오히려 그 반대다. 옳은 것은 늘 강한 것에 휘둘리다 멸망한다. 그리고 시대가 흐르면 옳은 것은 전혀 새로운 얼굴로 다시 정립되고 또 그 오만함으로 독야청청 세상을 향해 나를 따르라 외친다. 그리고 다시 멸망.

▲ 통진당 이정희 대표

이정희가 거짓말을 했다고? 내가 보아도 그 말은 맞다. 이정희는 분명 거짓말을 했다. 진보신당 대변인의 주장은 모두 옳다. 그러나 그래서 뭐 어쩌라고. 이게 대중의 대답이다. 이정희는 잘하고 있다. 정치는 그래야 하는 것이다.

이제 통진당에도 정치9단은 못돼도 정치 5단쯤 되는 정치인들이 몇 있다. 이정희 대표를 비롯해서 유시민, 노회찬, 심상정이 있다. 이 세 사람은 화려한 수사로 자기합리화에 능하다는 점에서는 거의 9단의 경지에 다다랐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창원에도 이들에 비견될 만한 인물이 있는데 이번에 창원성산구에 후보로 출마한 손석형이다. 그는 한나라당(새누리당)도 울고 갈 말 바꾸기로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진보신당은 물론이고 네티즌과 논객들의 비판이 줄을 잇자 역시 대중들의 반응은 이거다. 그래서 뭐 어쩌라고?

거제에서는 이미 진즉에 야3당과 시민사회단체가 합의한 단일화기준이 있었다. 여론조사 70%, 선거인단투표 30%. 그리고 선거인단 수는 1500명으로 제한한다는 것. 이 내용대로라면 오늘내일 단일화 경선이 진행 중이거나 끝났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갑자기 통진당에서 협상책임자를 교체하며 선거협상을 중단해버린 것이다. 중앙당에서 내려온 지시 때문이라 하지만 뭔가 석연찮다. 그리고 다시 협상에 나온 통진당. 민주당과 진보신당 후보가 시민사회단체의 100%여론조사 중재안에 동의했는데도 못하겠단다.

협상테이블을 떠났다가 다시 돌아와 내건 것은 100% 선거인단 모집에 의한 경선. 선거인단 수도 무제한으로 하자고. 민주당과 진보신당의 입장에서 보면 비열하기 이를 데 없는 술수다. 하지만 그래서 뭐 어쩌라고. 그게 바로 정치고단수가 행할 바 아닌가.

‘통진당의 10석보다 진보신당의 1석이 더 중요하다!’며 열변을 토하는 한 블로그의 주장이 가슴에 와 닿지 않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단 1석이라도 얻어 의미 있는 정치세력으로서 자기목소리를 내고 싶다면 이리해서는 안 된다.

변해야 한다. 변해야 산다. 적당하게 비열해질 줄 알아야 한다. 적당하게 말 바꾸기도 할 줄 알아야 한다. 때로는 거짓말도 필요한 것이다. 상대를 죽이기 위해 권모도 부리고 술수도 써야 한다. 이쪽에서는 이말 하고 저쪽에서는 저말 하는 것이 절대 부끄러운 것이 아니다.

문제는 이기는 것이다. 이기고 나서야 진리도 있고 정의도 있다. 승리를 위해서라면 무슨 짓인들 못하랴. 진보신당은 아직 배가 덜 고프다. 아직 덜 헐벗어서 바람소리에 살결이 떨지 않는다. 양심, 정의, 진보? 모두 헛소리다.

이정희에게서 배우는 것이 없다면 진보신당에겐 실로 참담한 미래뿐이지 않을까.

ps; 참고로 아래에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가 무슨 거짓말을 했는지 알기 위하여 진보신당 대변인의 논평을 소개한다. 진보신당은 이정희 대표를 고소했다고 한다. 나 같으면 웃고 말겠다. 그래서 내가 더 뜨는 거지. 고맙수다.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 더 열심히… 

[논평] 
통합진보당 이정희 대표님, 웃는 얼굴로 거짓말하지 마십시오
 
오늘 통합진보당 이정희 공동대표가 MBC <손석희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야권연대에 관한 진보신당의 입장에 에 대해 "진보신당이 야권단일화에 통합진보당이 들어가 있는 한 야권단일화에 응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피력했다"고 했다고 말했다. 

명백한 거짓말이다. 진보신당은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과의 원칙있는 야권연대를 수차례 제안한 바 있으며 두 당이 맞춰놓은 협상시일 하룻밤 전에야 첫 공문을 받고 그동안의 논의 상황과 입장에 대해 질의했으나 여전히 아무 답이 없는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통합진보당 이정희 대표의 이같은 언행은 야권연대에 진보신당이 참여하지 못하는 상황의 책임을 진보신당에게 떠넘기기 위한 아주 비겁하고도 염치 없는 거짓말이다.
 
만약 창원을 지역 단일화 당시 도의원을 사퇴하고 총선에 출마하는  통합진보당 손석형 후보와의 단일화는 불가능하다는 지역의 시민단체와 창원 진보신당의 입장을 두고 혼동했다는 변명이라면, 공당의 대표로서 너무 무능하고 구차하지 않은가. 

사사로운 남의 집 일에 대해서도 말할 때는 조심하는 법이다. 공당의 입장에 대해 타당의 대표가 거짓 왜곡 선전을 하다니 어이가 없다. 이정희 대표는 언론인터뷰 등 공식적 통로를 통해 진보신당의 입장을 사실과 다르게 말한 것에 대해 사과하고 당장 정정하시라. 
  
2012년 3월 9일
진보신당 대변인 박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