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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

미스 리플리의 끝은 장미리와 생모 이화의 죽음?

실로 놀라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몬도그룹 송회장의 부인 이화가 장미리의 생모였습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우연치고는 너무 지나치고 잔인합니다. 하긴 뭐 드라마란 게 그렇습니다. 한정 없이 넓은 세상을 압축시켜 자그마한 상자 안에 다 담아놓습니다. 그게 사실 매력이긴 합니다.

하지만 이건 상상도 못하던 일이었습니다. 첫 회에서 우리는 장미리가 죽었으리란 것을 어느 정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두 남자의 독백, 그러니까 장명훈과 송유현이 똑같이 “그녀는 떠났다”라고 말하는 독백으로 이 드라마는 시작됐습니다. 그 독백으로부터 우리는 비극적 결말을 예감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장미리가 결국 모든 거짓이 탄로나 파멸에 이르고 죽음을 택할 수밖에 없는(물론 죽지 않고 어디론가 조용히 떠나는 결말일 수도 있지만, 그러면 너무 재미없겠죠?) 운명에 이화가 깊이 개입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녀는 지독한 욕망의 화신으로 목적을 위해선 무슨 일이든 할 사람으로 보였던 것이죠.

정말 그랬습니다. 그녀는 욕망의 화신이었습니다. 그것은 그녀의 딸로 밝혀진 장미리의 경우도 마찬가집니다. 모전여전인가요? 장미리는 그야말로 욕망의 화신입니다. 그녀는 특별한 어느 하나로 만족하지 못하고 세상 모든 것을 가져야만 직성이 풀릴 듯이 행동합니다.

자신을 구해준 장명훈을 버리고 송유현에게 간 것도 아무리 채워도 갈증만 더한 욕망 때문입니다. 장미리의 생모 이화가 장미리를 버린 것도 채우지 않으면 갈증에 목말라 죽을 것 같은 욕망 때문이었겠지요. 그녀는 딸을 둔 상태에서 송회장을 유혹해 결혼을 앞둔 상태였던 것으로 보입니다.

참으로 슬픈 일입니다. 이제 막바지를 향하고 있는 <미스 리플리>, 어떻게 될까요? 비극적 결말일 것은 이미 알고 봤지만, 이 정도로 지독한 비극이 기다리고 있을 줄은 상상도 못했네요. 딸인 줄도 모르고 장미리를 파멸로 몰아가는 이화, 나중에 모든 진실이 드러났을 때 그녀의 심장은 어떻게 될까요?

결국 두 사람 다 파멸하게 되겠지요. 둘 다 미치거나 죽거나…. 장미리가 죽는다면 이화도 살아있긴 힘들겠지요. 자신의 영달을 위해 딸을 버린 엄마. 아무리 심장이 얼어붙은 모성이라도 모성은 모성이거든요. 다시 만난 딸이 자신으로 인해(꼭 그게 아니더라도) 파멸에 이르고 죽게 된다면, 그때도 부잣집에서 안락한 삶을 살 수 있을까요?

<태양은 가득히>에서 리플리는 자신의 비밀을 지키기 위해 살인을 저질렀습니다만, 장미리는 그럴 수 있을까, 그것도 궁금하군요. 하긴 이미 히라야마를 죽여야 할 이유도 없어졌지요. 장명훈도 송유현도 모두 장미리와 히라야마의 관계를 알아버렸으니까요.

▲ 왼쪽부터 장미리의 생모 이화, 어린 시절의 장미리, 현재의 장미리

▲ 히라야마

참 아이러니한 것은 히라야마가 장미리를 진짜로 좋아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런 계통, 그러니까 화류계라고나 할까 아니면 조폭을 섞어 화조계라고나 할까, 그쪽 남자들의 심리란 참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히라야마는 어쩌면 조재현이 연기한 나쁜 남자와 닮았습니다.

알쏭달쏭한 그의 말속에서 우리는 그가 나쁜 남자처럼 장미리를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을 느낄 수 있습니다만, 그런 그가 앞으로 어떤 행보를 보일지는 예상하기 어렵습니다. 실로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반전들이 <미스 리플리>에는 숨어있습니다.

아무튼 제가 궁금한 것은 그겁니다. 장미리와 이화의 운명은 어떻게 될 것인가. 둘 다 죽음으로 비극적 결말을 장식할 것만 같다는 불길한 예감이 듭니다. 만약 장미리만 죽고 이화는 살아남는다면? 그건 더 큰 비극이겠지요. 아마 미치지 않고서는 살아남기 힘들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