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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

마프, 공주님 궁전 유지비 얼마나 들까?

마이 프린세스. 참 재미있네요. 송승헌도 마프에서 본래의 매력을 되찾은 것 같고, 김태희도 일정하게 연기력 논란을 잠재우면서 활약을 하고 있으니 이래저래 좋은 일입니다. 시청자도 좋고, 방송사도 좋고, 제작자도 좋고, 배우도 좋고, 뭐 그렇게요. 연출자가 파스타의 그 피디라고 했던가요? 어쩐지…. 아무튼 유쾌한 드라마에요.

그런데 말이죠. 소재가 참으로 황당하죠? 물론 이 소재 덕분에 우리는 한가롭게 소파에 앉아서 혹은 편안하게 이불 속에 누워서 이루어질 수 없는 꿈을 꾸는 즐거움을 누리게 되기는 하는 거죠. 전에도 말씀드렸지만 공주가 되는 꿈은 여자들만 꾸는 건 아니지요. 남자들도 마찬가지로 왕자가 되거나 재벌 아들이 되는 꿈을 꾸긴 마찬가지랍니다.

그러나 황당한 소재를 가지고도 얼마든지 현실적으로 만들 수 있다는 모범을 마프는 보여주려는 게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해봅니다. 아마도 이 드라마의 연출자가 정말 파스타를 만든 피디였다면 그런 기대를 충분히 해봄직 합니다. 파스타는 정말 매혹적인 드라마였지요. 덕분에 안 먹던 스파게티를 즐기게 됐으니.


진짜 재산 환원할 사람들은 따로 있다

박동재 회장(이순재)은 황실 재산을 빼돌려 거부가 된 인물입니다. 사실 이런 설정 자체도 황당한 이야기죠. 순종이 자금을 만들어 비밀리에 만주의 독립군에 군자금을 댄다거나 하는 이야기가 실제 현실의 이야기였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만, 그런 비슷한 이야기도 들은 바가 없으니.

그러나 어떻든 박 회장의 충정은 실로 감동스럽습니다. 평생을 기울여 모은 재산을 황실에 대한 죄책감 하나로 모두 내놓겠다고 하니 이게 어디 보통 사람들이 할 수 있는 일이겠습니까. 사실 이 대목에서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작 재산을 내놓아야 할 사람들은 삼성이나 현대가 아닐까 하고 말이죠.

박동재가 황실 자금을 이용해 돈을 벌었다면 한국의 재벌들은 국민의 피땀이 베인 돈으로  축재를 했다는 것은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사실입니다. 나라를 담보로 차관 들여오면 이걸 산업은행에서 어떻게 거의 공짜로 얻어다가 공장 짓고 나머지는 부동산에 투자하고 뭐 이런 이야기는 복잡하니까 생략하기로 하죠.
 
어쨌거나 박동재는 참 양심적인 인물이다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박해영은 박동재의 손자죠. 박동재의 하나밖에 없는 혈육인 모양인데, 황실이 재건되면 모든 재산을 헌납하겠다는 할아버지에게 반기를 듭니다. 그렇죠. 이 얼마나 현실적입니까. 그래서 황실재건이란 황당한 설정이 무게중심을 갖게 되는 거죠.

만약 박해영마저 박동재와 마찬가지로 "네, 대한그룹의 모든 재산은 조선황실의 것이죠. 그러니 공주님께 몽땅 바치는 게 옳습니다요" 이랬다면 정말로 황당 브루스가 되었겠지요. 그러나 역시 박해영은 그리 하지 않았어요. 어떻게든 공주인지 뭔지를 아프리카로 날려 보낼 궁리를 하는 거죠. 굿~

그런 박해영을 보면서 공감이 팍팍 가더군요. 당연한 거 아니겠어요? 아마 이 글을 읽는 여러분도 김태희 공주님의 마력만 아니라면 당장 제 뜻에 공감하고 말 거에요. "그래 그게 말이 돼? 아니 어디서 굴러먹던 뼈다귄지는 몰라도 공주라니, 그리고 공주면 공주지 왜 남의 재산을 탐내는 거냐고."


공주의 궁전 관리하려면 돈은 얼마나 들까?

하지만 확실한 것은 이야기가 매우 흥미진진하다는 거죠. 어제부로 김태희는 본격적인 공주 생활에 돌입한 것 같더군요. 공주님만을 위해 지어진 거대한 궁전, 그 궁전에는 상궁, 나인들과 내시(만약 이게 궁전이 틀림없고 김태희가 공주라면 내시여야겠죠? ㅎㅎ)들이 줄지어 서서 공주님이 된 김태희를 향해 절을 하네요.

아, 그러고 보니 우리의 공주님 성함이 이설이라고 했나요? 성은 이요 이름은 설. 그럴듯하네요. 보통 조선의 왕자들은 이름이 외자라는 소리는 들어봤어요. '휘'라고 그러나요? 왕의 이름에 들어간 글자는 귀족이든 평민이든 절대 쓸 수 없기 때문에 다 백성을 어여삐 여긴 특단의 조치라나 뭐라나?

그런데 갑자기 그런 의문이 들더군요. 저 거대한 궁전과 수많은 상궁나인들, 내시들 기타 등등을 유지하기 위해선 어마어마한 돈이 들어갈 것 같은데 그 돈은 다 어디서 나는 걸까? 박동재의 개인 돈으로요? 글쎄요. 박동재가 개인 돈이 얼마나 많기에 저 엄청난 규모를 감당할 수 있다는 건지.

물론 회장님이니까 월급은 많이 받겠죠.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그걸로 턱도 없을 거 같은데요. 회사 돈이 다 자기 돈 아니냐고요? 에이, 그건 아니죠. 보유하고 있는 주식을 팔아 현금으로 만들었을 수도 있겠지만 그것도 한도가 있을 것이고요. 보유지분에 나온 배당이요? 그것도 글쎄요, 네요.

비자금을 조성하는 방법이 있다고요? 아, 그게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겠네요. 이런 방법도 있겠죠. 회장 특별상여금을 한 천억 주는 거죠. 실제로 우리 동네 한 조선회사는 연말에 회장님께 특별상여금을 백억씩 주고 하더군요. 신문에도 나고 그랬죠. 참고로 그 회사 하청에 제 친구가 다니는데요, 4년째 임금동결…. 
 
하긴 뭐 재벌이 돼보지 않은 제가 어떻게 회장님의 돈 씀씀이를 짐작할 수 있겠습니까. 알 수 없는 거죠. 어쨌거나 김태희는 봉 잡았네요. 아니 참, 이설 공주님이시죠. 암튼^^ 우리 식으로 말하면 완전 땡 잡았다 그런 거죠. 드라마일 뿐이고 남 얘긴데도 제가 괜히 행복해지고 막 그러네요. 하하, 참~


김태희, 완전 땡 잡았다!

그나저나 황실 재건. 그거 가능한 꿈이긴 한가요? 국민투표에 붙이면 통과될 것 같기는 한가요? 제가 볼 땐 찬성표 1%도 안 나올 거 같은데. 하긴 전에 대통령 선거 할 때 보니까 조선황실을 복원해서 입헌군주제를 하겠다고 공약 낸 (우리 기준으로 보면) 얼빠진 후보도 있더군요.

어떻습니까. 지금 당장 황실을 재건해서 입헌군주제를 하자고 국민투표에 붙인다면 여러분은 어디에 투표하실 생각인가요? 찬성, 아니면 반대? 이도저도 아니면 기권? 어쨌거나 우리가 궁금한 건 그렇죠. 현실보다는 드라마 속에서의  황실재건이 어떻게 될 것인가, 그거죠.

벌써 황실 재건을 놓고 정치인들의 이전투구가 시작됐군요. 이영찬 대통령과 소순우 의원의 대결. 그런데 황실 재건이란 것이 공주만 만들어서는 되는 게 아니잖아요? 왕도 있어야 되고 왕비도 있어야 되고 그런 거 아닌가요? 참 복잡한 일인데, 힘든 일을 시작하셨네요. 우리의 양심적인 박동재 회장님께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