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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야기

김주완 "아, 상주팸투어 참 니나노빨 안 받네"

앞서 제 포스팅을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경남 팸투어에서는 긴긴 밤을 니나노로 지샜습니다. 

무척 피곤했던 저도 그 니나노를 들으며 흥이 났었는데요. 
노래방 기계 없으면 노래 못하는 저로서는 아쉬운 일이었죠. 

그때 결심하기를 앞으로 가끔 노래방에 홀로 가서
가요 연습을 좀 해야겠다, 그러기도 했었죠. 

저로 말씀드리자면,
사실 유행가는 듣는 것도 별로 좋아하지 않는 

특이한 종족에 해당한답니다. 

그래서 다른 이들과 차를 타고 가다 보면 저들은 노래를 틀고 
저는 시끄럽다고 노래를 끄고 하기를 몇 차례나 반복하지요. 

제가 노래를 아주 안 듣는 것은 아니지만, 취향이 좀 독특해서... 

김추자를 제일 좋아해서 제가 차 끌고 다닐 땐 늘 이 노래를 틀었었죠. 
"거짓말이야~ 거짓말이야~ 거짓말이야~~~~~" 좋죠? 
그 다음, 문주란도 좋아하고, 백지영 노래도 좋아하는데...

대체로 제가 아는 사람들은 이런 노래는 잘 안 듣더군요.
이들 이외의 노래는 그저 소음으로만 들리니, 저로선 고역인 셈이죠.
 
제가 또 취향이 아주 고상해서 클래식 듣기는 아주 좋아합니다만...
비 올 때는 베에토벤도 가끔 듣지만, 모짜르트를 아주 좋아했죠.
경쾌하고 달콤한 그 음률... 그러나 요즘은 이도 안 듣습니다.

아무튼 전반적으로다가 소리가 시끄러워지기 시작했는데요.
감성이 메말라가고 있다는 증거겠지요.

그런데 두 번의 팸투어를 하면서 김주완 국장이 노래를 아주 좋아한다는 새로운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특히 니나노를 좋아한다는 걸 말이죠.
니나노... 젓가락 두드리면서 부르는 노래 스타일을 우리는 흔히 니나노로 알고 있습지요.
 

경남 팸투어. 모두들 젓가락으로 상을 두드리며 니나노에 열중하고 있다.


정운현 국장님이 그렇게 노래방 가자고 사정을 했건만...
김주완 국장은
"아닙니다. 이렇게 젓가락 장단 맞춰 니나노가 좋잖습니까? 오늘은 계속 니나노로 갑시다"
 할 정도였지요.

니나노를 듣다 담배 피러 잠시 밖에 나와보면 
사방이 자욱한 안개로 포위된 감 밭 속의 집,
가느다란 불빛만 새나오는 창문에서 들려오는 니나노 소리

환상적이었죠.

경남 팸투어. 한쪽에선 신세대 블로거들의 랩? 아무튼 신났다.


그 환상에 겨운 김주완 국장.
상주 곶감팸투어 때도 다시 니나노판을 벌리고 싶었는데...
그런데 아무도 나서는 사람이 없습니다.

경남 팸투어 당시의 정운현, 임마 등 니나노계의 거물들이
이번엔 모두 빠졌기 때문이었을까요?

새롭게 구성된 팸투어 멤버들...
눈치도 없이 술만 축내고 있습니다.




이에 참다 못한 김주완 국장.
분연히 일어섰습니다.

"자, 우리 이제 그만 니나노로 갑시다. 팸투어는 밤에 이 니나노를 해야 재미도 있고 의미가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제가 한곡조 먼저 뽑겠습니다."




갑자기 주먹을 흔들면서 노래를 부르는 폼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뭔가 중대한 결심을 하고 나온 듯 자못 비장하기까지 합니다.




그러나 좌중들...

갑자기 이거 뭔 시츄에이션이여? 하는 반응들입니다.
오른쪽 열 네 분, 바람흔적, 보라미랑, 실비단안개, 이승환 뉴스보이 대표...
모두 심드렁하게 입에 뭘 집어넣기만 합니다.

지민이의 식객님, 뒤로 몸을 제끼고 경청하긴 합니다만...

유일하게 선비님만이 젓가락으로 장단을 맞춰주고 계십니다.

"아, 그래도 이 자리를 만들어준 100인닷컴 대표에 경남도민일보 편집국장이 노래를 부른다는데.
장단 좀 맞춰주자고."




반응이 그러거나 말거나 우리의 김주완 선수 열창은 계속됩니다.

보라미랑 : '아, 되게 시끄럽네.'
실비단안개 : '언제 끝나는 거야?'




반응이 별로란 걸 눈치 챈 우리의 김주완 선수... 

이제 온몸으로 열창하기 시작합니다.
이 정도면 거의 발악 수준...  




그러나 결국 이날 분위기를 니나노로 끌고 가는 데는 실패했습니다.
김주완 국장의 열창이 끝났지만 아무도 노래를 부르는 사람들이 없네요.

'에이, 오늘 감 껍질 먹인 상주한우 소고기를 너무 많이 먹였나? 전부 다 어째 소 여물 씹듯 하고만 있네."

보라미랑: "어이, 한사 이리와봐. 자 우리 술이나 계속 먹자구. 확실히 우리는 아웃푸트 보다 인푸트가 어울리는 사람들이야. 자자 많이 마셔."  




잠시 후 시무룩하게 술을 마시고 있던 우리의 김주완 국장. 어느틈엔가 조용히 사라지고 없더군요. 방에 가봤더니 벌써 이불 깔고 누웠네요. 하긴 이때 시간이 이미 자정이 지났습니다. 니나노가 없으니 술맛이 없었던 모양입니다. 

제가 분명히 팸투어 준비물로 노래 3곡씩 가져오라고 사전 통지 했건만, 상주 곶감팸투어 멤버들 대부분이 다큐멘타리파들이었습니다. 그저 날밤 새는 줄도 모르고 다큐멘타리에만 열중하다 새벽 3시 반이 넘어서야 잠이 들었지 뭡니까. 마지막까지 남았던 인물은 네 사람.

보라미랑. 한사정덕수. 크리스탈. 저는 주최측으로서 마지막 최후의 1인이 잠드는 모습을 보고 자야 했기에 남았던 것이고, 크리스탈님은 다 들어가고 나면 상을 치워야 한다나요? 아니 밖에 나와서까지 그렇게 고생하실 필요가... 아무튼 덕분에 제가 좀 편했습니다만.

다음번 팸투어엔 꼭 노래 세 곡씩 준비하도록 합시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