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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야기

초딩 딸아이가 쓴 동화, 참 예술이네

역시 오늘 아침에도 별로 올릴 만한 소재가 없어서 우리 딸아이가 쓴 이야기를 맞춤법, 띄어쓰기 이런 거 가급적이면 안 고치고 그대로 올릴까 합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우리 딸아이는 스타 기질이 있어 제 사진과 글 기타 자기와 관련된 이야기를 올리는 걸 무척 좋아합니다. 

엊그제도 자기가 쓴 시를 올려주었더니 모른 척 하면서도 입가에 번지는 미소가 자못 볼 만했습니다. 오늘 이 글을 올리기 전에도 "얘, 엊그제 네가 쓴 시 올렸더니 사람들이 굉장히 좋다고 하더라. 너 진짜 유명해지겠다!" 했더니, 금세 입이 벌어지는 것이었습니다. 
☞초딩 딸이 쓴 시, 정말 예술이네

아래의 글도 역시 창원시 합포구 진전면 미천마을에 사는 송창우 시인이 여름방학을 이용해 개설한 독서캠프에서 배운 결과입니다. 독서캠프는 아마도 경남여성회가 주최해서 열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송창우 시인은 대학에서도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수님이라 그런지 효과가 만점인 것 같습니다. 

언제 우리 경남블로그공동체에도 모셔서 글쓰기 강의를 한 번 들어보면 어떨까 생각합니다. 물론 회원님들의 생각을 들어봐야겠지만요. 

어느날 노랑애벌레는 길을 꿈틀꿈틀 기어 가다가 꽃밭을 보았다. 그 꽃밭은 유채꽃밭이었다. 하지만 아이큐가 낮은 노랑 애벌레는 그 꽃이 무슨 꽃인지 몰랐다. 그래서 날아가는 나비들에게 물었다. "저 꽃이 무슨 꽃이야?"

꽃에 대해 잘 알던 나비는 "유채꽃이야!" 하고 말했다. 그 나비가 말을 하였다. "너도 나비가 되면 저 꽃에 있는 꿀을 먹을 수 있을 거야." 라고 하며 꽃밭으로 날아갔다. 노랑애벌레는 빨리 나비가 되고 싶었다. 왜냐하면 노랑애벌레는 빨리 꿀을 먹고 싶어했기 때문이다.

어느날 노랑애벌레는 사람들이 하던 얘기를 들었다. 4살 정도 되는 어린애가 자기 언니에게 물었다. "컴퓨터가 뭐야?" 노랑애벌레는 귀가 솔깃해졌다. "컴퓨터는 정보를 저장하고 정보를 알게 해주는 기계야" 하고 말했다. 노랑애벌레는 새로운 걸 알고나니 기분이 좋았다.


   
꿀이 먹고 싶어 나비가 되고 싶었던 노랑 애벌레가 마지막에 왜 갑자기 컴퓨터를 알고서 기분이 좋아졌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매우 기특했습니다. 이제 열살 짜리 꼬마치곤 참 잘 썼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 기억엔 저는 저 나이 때 이런 글을 쓰지 못했습니다.

아마도 글을 쓰는 요령으로 '꽃밭', '나비', '유채꽃', '길', '컴퓨터' 같은 단어를 미리 고르도록 하여 300자 이내로 글짓기를 하도록 시킨 모양이입니다. 그러고 보니 300자 이내에 앞에 열거된 낱말들을 이용하여 글을 짓는다는 게 그리 호락호락한 일은 아니란 생각이 듭니다.

아, 이거 제가 딸 자랑이 너무 도가 넘어 깊은 산골짝으로 들어서고 있군요. 자칫하면 길을 잃을 수도 있겠습니다. 그러므로 이 정도로 하고, 마치겠습니다. 그러나 아무래도 마지막이 좀 아쉽습니다. 나비가 되지 않더라도 컴퓨터를 통해 꿀을 구하는 법을 배울 수 있다는 걸 알면서 끝났으면 노랑 애벌레가 한결 행복했을 텐데요.

네, 과제의 제목을 보니 <강제 연결>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강제 연결이라…, 아무튼 저는 처음 듣는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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