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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이야기

국감에 허위문서제출 마산시장, 월드베스트사기꾼?

수정만 매립지에 STX조선소가 입주하는 데 반대하는 수정만 주민들이 잘 쓰는 말이 있습니다. 바로 "월드 베스트 사기꾼"입니다. 이 월드 베스트 사기꾼으로 지목된 것은 다름 아닌 황철곤 마산시장과 STX그룹입니다. "월드 베스트 STX"란 기업홍보용 구호를 패러디한 이 데모구호는 누가 아이디어를 냈는지 몰라도 참으로 기발합니다. 


수정만 주민들의 데모구호, "월드 베스트 사기꾼" 

그러나 데모구호는 어디까지나 데모구호일 뿐입니다. STX가 제아무리 월드 베스트라고 우겨도 아무도 월드 베스트라고 인정해주지 않는 것처럼, 수정만 주민들이 아무리 마산시장을 "월드 베스트 사기꾼"이라고 몰아붙여도 사기꾼이 아닌 사람이 사기꾼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마산시장이 정말로 사기꾼일 것이라고 믿는 사람도 그리 많지는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황철곤 마산시장이 진짜 사기꾼이라면 마산시민들은 사기꾼을 시장으로 뽑아 시청에서 사기행각을 벌일 수 있도록 방조한 공범이 되는 셈입니다. 만약 이에 대한 재판이 열린다고 가정하면, 세기의 재판이 될 것임에 틀림없습니다. 해외토픽감이죠. 시장과 수십만 시민들이 공범으로 법정에 서는 진풍경은 아마도 기네스북에 오를 겁니다.

그런데도 <수정만STX유치반대대책위원회(이하 수정만대책위)> 주민들은 마산시장이 진짜 사기꾼이 맞다고 계속 주장합니다. 그들이 옷 위에 걸쳐 입은 조끼에는 어김없이 마산시장은 월드 베스트 사기꾼이라고 적혀있습니다. 그들이 데모할 때 들고 있는 피켓에도 마산시장은 거짓말쟁이에다 사기꾼이라는 붉고 푸른 글자들이 선명합니다.

뿐만이 아닙니다. 몇 개월 전, 가톨릭 마산교구청에서 천막농성 중인 수정만대책위를 찾았을 때 함께 농성 중인 트라피스트 수녀원 원장수녀마저도 마산시장은 지독한 거짓말쟁이라고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원장수녀는 황철곤 시장이 확실히 사기꾼이라는 확증을 갖고 있다는 듯이 말했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영적 삶을 맹세한 수녀들이
마산시장을 사기꾼이라고 부르는 이유

하느님 앞에 한 점 부끄럼 없이 고결한 삶을 살기로 맹세한 수녀님들마저 마산시장과 STX가 짜고치는 고스톱처럼 시민들을 우롱하는 사기꾼이라고 생각하는 근거는 대체 무얼까요? 지금까지 제가 들은 바에 의하면, 마산시장은 수차례 수정만대책위와 수녀들과의 약속을 어겼습니다. 심지어 어제 한 말을 오늘 뒤집기도 했습니다.

그러니 수녀들이 마산시장을 거짓말쟁이에다 사기꾼이 분명하다고 믿는 것도 무리는 아닙니다. 아무리 세속을 떠나 스스로를 봉쇄한 채 영적 삶을 살기로 한 수녀들이라도 뻔히 보이는 사기행각을 무시할 수는 없었을 것입니다. 게다가 마산시와 STX는 이주보상에 관해 서로 다른 말을 해 주민들을 혼란스럽게 합니다.

마산시는 이주보상비는 STX가 전적으로 책임질 문제이고 자기들은 행정적 지원만 하기로 했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STX는 이주보상비 등 모든 문제를 마산시와 공동으로 부담하기로 했다고 주장합니다. STX조선소의 수정만 입주가 사실상 이루어지고 있는 시점에서 이것은 주민들에겐 매우 심각한 문제입니다. 

대책위(좌)와 강기갑의원실(우)에 보낸 공문. 결재란 형식이 다르고 문서번호 등도 수기로 작성됐다.


아무도 책임질 사람이 없어진 것입니다. STX에 가면 마산시장에게 물어보라고 하고, 마산시장에게 가면 STX에 가서 알아보라고 말하는 꼴입니다. 둘이서 짜고 사람 골병 들여놓고 책임을 서로 미루며 결국 피해자에게 아무런 보상도 안 해주겠다는 심보와 하나 다를 바 없습니다. 이것도 수정만대책위의 입장에서 보면 고도의 사기행각인 것입니다.

국감에 제출된 마산시장이 사기꾼이란 명백한 문서

그런데 트라피스트 수녀원 원장수녀의 말에 의하면, 수정만대책위가 주장하는 것처럼 마산시장이 사기꾼이라는 명백한 증거가 나왔다고 합니다. 다음 아니라 문서를 조작했다는 것입니다. 마산시는 기본적으로 사용하는 문서 형식이 있습니다. 이것은 일반 기업체도 마찬가지인데, 문서형식에 관해 따로 규정을 두어 통일된 양식을 사용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수정만대책위가 마산시로부터 받은 공문도 모두 통일된 양식을 취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강기갑 의원실에 국정감사자료로 제출한 문서 중 하나에서 이상한 점이 발견되었습니다. 이 문서는 다른 문서와 달리 통일된 양식으로부터 일탈된 문서형식을 취하고 있었습니다. 급하게 조작된 문서라는 의심이 가는 대목이었습니다. 

뭔가 문제가 있다고 직감한 원장수녀는 급히 강기갑 의원실로 하여금 마산시로부터 해당 문서가 속한 기간의 문서목록을 제출받아 보내달라고 부탁했고, 그 문서목록이 도착한 때는 마산시의 저열한 문서조작행위가 폭로되는 순간이었습니다. 허위문서였던 만큼 문서목록에 그 문서의 이름이 있을 리 없었던 것입니다.  

강기갑 의원실이 받은 문서목록대장에 "수정마을민원해소대책통보"란 제목의 공문은 없었다.


조작된 해당 허위문서의 제목은 바로 <수정마을 민원 해소대책 통보>였습니다. 내용은 가) 수정마을 386세대 중 이주희망자 이주보상, 나) 마을 발전기금 40억 원 기탁, 다) 트라피스트수녀원 이전, 라) 기타 요구 및 지원사항 별도협의, 이렇게 되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마산시장과 부시장 비전사업본부장의 사인이 되어 있었습니다. 

국정감사에 허위문서를 만들어 내는 마산시, 무슨 배짱일까?  

그리고 이 공문의 수신처는 수정마을 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 이종균, 박석곤, 김종인으로 되어 있었지만, 대책위는 이런 공문을 받은 사실이 없다고 했습니다. 또 이 공문은 다른 문서와는 달리 통일된 형식을 취하고 있지도 않았습니다. 강기갑 의원실의 국감 문서 제출 요구에 급하게 날조한 문서가 분명했습니다.

수신자가 받은 바도 없고, 따라서 당연히 문서보관파일에도 없는 문서가 갑자기 국감자료로 강기갑 의원에게 제출되었으니 이는 귀신도 곡할 일이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결국 문서 수발신 대장을 제출받도록 강기갑 의원실에 조언한 원장수녀의 기지에 의해 마산시의 사기행각은 백일하에 드러나게 되었습니다.

원장수녀의 말에 의하면, 현재 이 사실을 아는 사람은 트라피스트수녀원 밖에 없다고 했습니다. 강기갑 의원실에도 아직 연락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방금 강기갑 의원실로부터 팩스를 받아 확인했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아마 월요일이면 마산시장도 이 사실을 알게 될 것입니다. 함께 간 김훤주 기자가 경남도민일보에 기사로 쓸 것이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졸지에 월드 베스트 사기꾼이라는 사실을 스스로 문서로 증명하게 된 마산시장의 얼굴 표정이 궁금합니다. 그 표정도 월드 베스트일까요? 그 표정을 볼 수 없는 것이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아마도 역사에 길이 남을 표정일 게 분명한 데 말입니다. 아무튼 우리는 이 허위문서를 통해 한 가지 사실은 확실히 확인했습니다. 그건 그래도 문서를 날조한 마산시장의 공입니다. 

허위문서로 확인된 한 가지, "마산시장은 월드 베스트 사기꾼이 맞았다"

허위문서에 기재된 수정마을 민원 해소대책이란 것들은 애초부터 없었다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수정마을 주민들의 민원을 해결하기 위한 협상 같은 것을 사전에 마련하고 통보한 사실도 전혀 없었다는 사실입니다. 그러니 지금까지 마산시가 말했던 모든 이야기들이 거짓말이란 사실은 진실이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확실하게 확인한 한 가지란 다름 아니라 마산시장이 바로 월드 베스트 사기꾼이 맞았다는 사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