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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미술관에는 왜 혼자인 여자만 많을까?

본 도서 리뷰는 TISTORY와 알라딘이 제공하는 서평단 리뷰 포스트입니다
미술관에는 왜 혼자인 여자가 많을까?
- 10점
플로렌스 포크 지음, 최정인 옮김/푸른숲
스스로 행복을 찾아 나서는 여성을 위한 심리치유 에세이
『미술관에는 왜 혼자인 여자가 많을까?』 처음에 책 제목을 보고 이렇게 생각했다. “그거야 당연하지. 남자들은 미술관에 갈 시간도 없을 뿐 아니라 미술을 별로 즐기지도 않아. 미술뿐만 아니라 예술 자체를 즐길 줄 모른다는 게 맞겠지. 낚시나 바둑이라면 모를까. 그조차도 아주 소수의 남자들만 즐길 뿐이지. 대부분의 남자는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지내거든.”


그러나 이 책은 시종 미술관에 왜 혼자인 여자가 많은지에 대한 이야기는 나오지 않았다. 저자인 플로렌스 포크는 심리치료사로 20년을 일하면서 여성들의 불안과 두려움을 상담했다. 그녀는 스스로가 두 번의 결혼과 이혼을 경험하며 혼자 사는 법을 터득했다. 그녀 역시 처음엔 예의 당혹감과 수치심에 고통 받았을 것이다.


그러나 그녀는 극복했으며 심리치료사로서 혹은 뉴저지주립대학의 영문학 교수로서 성공적인 삶을 살았다. 물론 내가 생각하기에, 그녀가 홀로서기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그녀에게 훌륭한 직업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녀는 다른 여성들, 예컨대 노동계급에 속한 여성들과는 달랐으며, 이 책속의 상담자들 또한 대부분 마찬가지였다.


스스로 행복해지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자가 어떻게 혼자서도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가, 혹은 오히려 더 행복해질 수 있는가에 관하여 이 책이 좋은 대화상대가 되어준다는 것은 분명하다. 그럼 혼자인 여자는 어떻게 행복해질 수 있는가? 여기에 대해 플로렌스 포크는 고독해져야한다고 말한다. 고독이야말로 행복을 찾는 열쇠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고독이란 무엇일까? 우선 진실로 고독해지기위해서는 고립과 고독을 구분할 줄 알아야 한다. 고독은 고립이 아니다. 플로렌스 포크는 이렇게 말한다. “사회생활은 삶을 ‘풍요롭게’ 하지만, 동시에 ‘정신없게’ 만드는 곳이다. 혼자서 깊이 자신과 대면하는 시간을 가지면서 균형을 맞추지 않는다면 우리는 고갈되어버리고 만다.”


플로렌스 포크는 계속해서 “혼자 탐색하고 살펴보는 시간이 없다면 친구도 심지어 열정적인 사랑도 나의 진짜 삶이 되지 못할 것이다”라고 말한다. 그리고 고독에 대하여 그녀는 이렇게 정의를 내린다. “고독은 자기 자신을 빼앗긴 사람을 위한 음식이다.” 그리하여 고독이란 음식을 섭취함으로써 얻는 가장 큰 혜택은 평화라고 말한다.


여자는 행복해지기 전에 고독을 통해 자기를 만나야 한다
이 책은 ‘싱글 라이프’를 위한 책이다. 플로렌스 포크는 20여 년간 심리치료사로 일하면서 많은 여성들을 만났다. 그리고 그녀들이 어떻게 상처받고 부서지고 다시 일어섰는가에 대한 이야기를 이 책을 통해 하고 있다. 그런데 그녀들이 다시 일어서기 전에 반드시 거치는 과정이 있는데, 그것은 고독을 통해 자기 자신과 만나는 것이었다. 


‘미술관에는 왜 혼자인 여자가 많을까?’ 나는 이 책을 다 읽고 책의 제목을 내 나름대로 이렇게 바꿔보았다. ‘미술관에는 왜 혼자인 여자만 많을까?’ 나는 미술관을 자기를 가두고 학대하는 비밀의 정원이 아니라 세상으로 나와 고독을 즐기는 그런 공간으로 생각하기로 했다. 그러자 제목이 이렇게 바뀐 것이다. ‘미술관에는 왜 혼자인 여자만 많을까?’


이 책은 혼자인 여자를 위한 자기계발서이고, 실제 사례를 바탕으로 여자 스스로 행복해질 수 있는 방법에 대하여 차분하고 정다운 목소리로 들려주는 책이다. 그러나 나는 동시에 혼자가 아닌 여자들도 고독을 통해 행복해질 수 있는 가능성을 보았다. 혼자인 여자들만 상실감으로 고통을 겪는 것은 아니다.


여성이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결국 '돈'이 필요하다
그러나 결국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란 말이 있듯이 경제문제는 여성에게 커다란 짐이다. 혼자인 여자가 충분히 행복해지기위해서는 선결조건이 필요하다. 그것은 버지니아 울프가 권했듯이 “남성의 도움 없이 생활의 자립을 꾀할만한 돈을 가지는 것”이고 “아무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자신의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자기만의 방을 가지는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을 다 읽고 난 여성들이 ‘고독’이란 행복의 열쇠를 얻겠지만, 여전히 그 열쇠로 ‘자기만의 방’에 들어가기 위해선 ‘돈’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아야만 한다는 사실은 슬픈 현실이다. 자본주의 사회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모든 문제가 그렇지만, 교육문제든 여성문제든 그 답은 결국은 경제문제에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읽게 될 독자들은―특히 여성들은―행복에 대한 믿음을 얻게 될 것이며 그 믿음은 희망을 줄 것이다. 희망이 있는 한 삶이 늘 팍팍한 것만은 아니며 희망이란 목표를 향해 한발 한발 다가가고 있다는 기쁨을 얻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 책과 더불어 울프의 『자기만의 방』을 함께 읽어본다면 그런 믿음이 더욱 신실해질지도 모르겠다.     
파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