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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이야기

철거민 진압에 대테러 경찰특공대? 역시 토건정권

이명박이 대통령 취임식을 기다리며 들떠 있던 작년 2월 10일 밤에 숭례문이 불탔습니다. 왜구의 말발굽과 동족상잔의 포화 속에서도 600년을 지켜오던 숭례문이 한 순간에 불타버리고 말았습니다.

숭례문 화재는 토건정권에 대한 준엄한 경고였다

저는 그때, 이는 필시 이명박 대통령을 향한 경고의 메시지라고 생각했습니다. 숭례문 화재의 책임도 실은 이명박이 서울시장 재직시절 만들어놓은 개방의 결과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명박은 자기책임에 대한 반성을 하기는커녕 숭례문을 복원하기 위해 ‘금 모으기 운동’ 같은 국민모금을 하자고 말해 세상 사람들을 웃겨주는 센스를 발휘했습니다.

……………
숭례문은 이제 없다. 그러나 숭례문은 한갓 노인의 손에 덧없이 사라진 것이 아닐지 모른다. 어쩌면 예를 잃고 백성을 두려워하지 않는 통치자들을 향해 스스로 자신을 태워 경고하는 건지도 모른다. 토건정권의 면모를 벌써부터 과시하는 이명박 정부의 오만함을 질타하는 건지도 모른다. 개발지상주의에 떠밀려 몇 푼의 보상금으로 생계의 터전을 잃고 울부짖는 백성들의 고통을 대신한 항변인지도 모른다.
하필 숭례문을 불태운 희대의 방화범이 개발로 수용된 토지보상금에 불만을 품은 황혼의 노인이란 사실이 예사롭게만 들리지 않는다. 이런 때에 한강과 낙동강을 연결하는 경부운하의 중심에 위치한 문경 봉암사 스님들로부터 경부운하를 강행할 경우 조계종과의 전쟁을 치러야할 것이란 경고의 목소리가 들린다. 한국조계종의 근·현대사적 맥을 새롭게 정립한 봉암사결사의 산실이며 구산선문(九山禪門)으로 불교 최대성지인 봉암사에서 산문을 폐쇄하고 면벽수도에만 정진하던 스님들이 던지는 결코 예사롭지 않은 외침이 새 정부의 귀에는 과연 어떤 소리로 들릴까 궁금하다………………
<경남도민일보 객원기자란 기고 <숭례문의 외침> 중, 2008. 2. 19.>

그리고 그는 취임 후 내도록 불 속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는 촛불시위가 들불처럼 일어났습니다. 그러나 타오르는 촛불의 압력에도 이명박은 기이코 쇠고기 수입을 강행하는 뚝심을 과시했습니다. 이명박에게는 예를 표해야 할 국민 따위는 존재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노회찬 전 의원의 말에 의하면 이미 이명박은 국민의 지지 따위엔 관심이 없다고 합니다. 국민의 지지를 포기했다는 것은 바로 국민을 포기했다는 말입니다. 그에게 관심이 있는 것은 오로지 자기와 1% 부자들의 이익입니다. 그러므로 국가위기상황도 기회라고 말할 수 있는 것입니다.

실제로 한 조사결과에 대한 보도를 보면, 1% 부자들에게 지금의 경제위기가 더 부자가 될 수 있는 호기로 인식되고 있다고 합니다. 경제위기 여파로 저평가된 주식과 부동산이 그들에게 다시 꿈을 심어주고 있는 것입니다. 서민들에게는 재앙인 위기가 부자들에게는 축복으로 인식되고 있는 역설의 시대를 우리는 살고 있습니다. 

철거민 진압에 대테러 경찰특공대?

오늘 아침, 참혹한 뉴스가 전국을 강타했습니다. 불길 속에 6명의 아까운 생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그들은 철거민들이었습니다. 포크레인을 앞세운 철거반에 대항해 농성을 벌인지 불과 하루도 넘기지 못하고 강제진압에 나선 경찰에 의해 참혹한 죽음을 맞이한 것입니다.

사진=진보신당뉴스


철거민들의 농성을 해산하기 위해 투입된 병력은 대테러 임무를 수행하는 경찰특공대였다고 합니다. 사회 최하층에서 신음하는 철거민들을 바라보는 토건정권의 시각을 그대로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이번 사태는 MB정권이 재개발이든 대운하든 토건에 반대하는 모든 세력은 대테러 특공대로 대응하겠다는 의지로 보입니다.

참으로 무서운 정권입니다. 며칠 전에도 이런 이명박 정권을 믿고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 사이 예인부두 앞 도로에서 단식농성 중이던 조승수 전의원과 울산동구의회 박대용 의원의 텐트에 난입한 현중경비대도 불을 지르고 폭력을 휘두르는 만행을 자행했습니다. 현대그룹 계열사 회장 출신이 대통령 자리에 앉아있으니 눈에 보이는 게 없어진 모양입니다. (이때 주둔해 있던 경찰병력은 구경만 했습니다.)  

MB정권, 역사의 심판을 받을 것

작년 새해 벽두에 개발로 재산을 잃은데 불만을 품은 한 노인이 저지른 숭례문 화재에서 이명박은 아무 것도 배운 게 없습니다. 자신의 몸을 불태워 경고를 보내는 숭례문의 뜨거운 경고에도, 온 나라를 촛불로 뒤덮은 국민들의 절규에도, 이명박의 귀는 굳게 닫혀있습니다.

오늘 또다시 불길 속에 여섯 명의 아까운 생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그들은 철거민인 동시에 모두 이 나라의 귀중한 국민입니다. 그러나 이명박의 눈에는 강남에 있는 호화로운 국민들만 보이는 것입니까? 강제철거에 맞서 농성하는 철거민들은 대테러 대상일 뿐 국민이 아니란 말입니까? 

이명박 대통령은 사건이 나자 돌아가신 분들에게 조의를 표할 생각도 없이 곧바로 진상규명부터 지시했다고 합니다. 인명을 경시하는 그의 ‘불도저-포크레인 철학’은 숨길래야 숨길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이명박, 명심해야 합니다. 불로 시작한 이 정권은 오래지않아 불로 망할 것이란 사실을 말입니다. 역사의 불길이 반드시 당신을 심판할 것이란 사실도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2009. 1. 20. 파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