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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이야기

짜집기도 못하는 강만수와 학력주의 바이러스

30세의 젊은이가 세계적 금융위기와 리먼 브라더스의 파산, 국내 주식시장 붕괴를 예언한 미네르바임이 밝혀지면서 파란이 일고 있다. 아직 그가 진정한 미네르바인지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하다. 검찰은 제 2의 미네르바는 없다고 못 박고 있지만, 네티즌 일각에서는 의혹이 계속되고 있다.

30대의 공고 나온 전문대 출신이 ‘미네르바’면 안 되나?

우선 검찰이 발표한대로 그가 30세의 공고를 나온 전문대 출신이며 아직 무직이라는 점이 사람들이 계속 의혹을 제기하는 한 원인이 되고 있다. 네티즌을 조롱하고자 하는 검찰과 조중동의 의도가 뻔히 보이는 대목이다. 또한 여기에는 심각한 명예훼손의 위험성도 존재한다.

30세의 미네르바는 체포 다음날부터 모 회사에 출근하기로 되어 있었다. 검찰은 그의 직업을 빼앗아버리고 보수언론 조중동과 함께 그를 직업도 없는 ‘놈팽이’로 만들었다. 게다가 조선일보는 그의 이름까지 공개했다. 검찰의 잣대로 보면 검찰은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조중동은 명예훼손 혐의로 당장 체포되어야 한다.

그러나 지금 우리사회는 그런 것엔 별 관심이 없어 보인다. 그보다는 미네르바가 진짜가 맞느냐 하는 것이 주 관심사가 되어있는 듯하다. 이건 검찰과 조중동이 의도한 바이기도 하지만, 실제로 너무나 젊은, 게다가 정규 대학도 나오지 않았고 금융업에 종사한 경험도 없는 미네르바는 충격이었을 수도 있다.

노무현도 들었던 “대학도 못나온 주제에…”

물론 여기에는 뿌리 깊은 학벌주의가 자리하고 있다. 노무현이 대통령이 되었을 때도 한나라당과 보수언론들(특히 그 밉살스런 ‘전여옥’이)에서는 그의 학벌을 문제 삼았었다. 노무현이 비록 상고를 졸업한 외에 더 이상의 학력을 추가하지는 못했지만, 그는 사법시험에 합격했고 법원 판사를 역임했다. 그러나 이런 것조차도 그들에게는 아무런 고려의 대상이 되지 못했다.

오로지 노무현은 뭘 모르는 고졸이었던 것이다. 물론 그 이전의 대통령 김대중도 고졸이다. 김대중 역시 한때 무식한 상고 출신이란 비아냥을 듣기도 했지만, 워낙 해박한 그의 지식은 그런 비웃음이 도리어 웃음거리가 되게 했다. 서울대 나온 무식한 김영삼과 목포상고 출신의 김대중을 비교하면서 말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우리나라는 강고한 학벌주의 사회이다. 이런 글을 쓰는 필자도 사실은 학벌주의 바이러스에 심각하게 감염되어있다. 필자는 기계공고 출신이다. 그럼에도 자식만은 어떻게든 공부를 잘해서 좋은 대학 가기를 바란다. 그래서 아직 초등학생인 녀석들의 성적표가 늘 불안하다.

지난해 9월 열린 '학벌 없는 사회' 토론회 포스터


‘짜집기’도 못하는 서울대 출신 경제장관

그런데 나는 오늘 미네르바 관련 기사를 검색해보다 새삼스러운 사실 하나를 발견했다. 다름 아니라 우리나라의 대학들의 교육능력이 너무나 형편없다는 사실이다. 특히, 우리나라 최고학부라 자랑하는 서울대의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확실히 깨닫게 되었던 것이다. 물론 필자는 이미 앞에서 잠깐 언급한 무식한 서울대 출신 김영삼과 해박한 상고출신 김대중을 통해 서울대의 무능함을 이미 간파한바 있다.

오늘자 조선일보의 미네르바 관련기사 제목은 이렇다.

검찰 “미네르바는 전형적 혹세무민 사건”

헤드라인도 엄청 크고 굵은 글씨다. 조선일보야 우리가 다 아는 악의와 왜곡의 달인들이 모인 신문이니 그러려니 하면 된다. 그런데 기사 내용 중에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

검찰은 박씨의 학력이나 경력에 비해 글이 수준이 높다는 의혹에 대해선 “박씨는 ‘이론경제학’을 수년간 독학했으며…, (전문용어 구사력과 문장력도 뛰어날 뿐 아니라) 인터넷 검색에도 능해 경제정보를 모아 ‘짜집기’ 하는 데도 소질이 있었다고 검찰은 밝혔다.


포털들에 올라온 기사들을 검색해보니 검찰은 특히 이 ‘짜집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듯하다. 미네르바 예언의 신빙성을 줄여보자는 의도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결론은 못배운 가짜의 혹세무민이라는 쪽으로 몰고 가고 싶을 것이다. 그게 바로 MB의 의중이기도 할 것이다.

그러나 문제의 핵심은 그 ‘짜집기’란 것이 너무나 영험하다는 데 있다. 아니 미네르바의 ‘짜집기’는 영험이 아니라 과학이었다. 이어진 공황에 빠진 세계경제가 그걸 입증하고 있다. 그러면 이때, 서울법대를 수석으로 졸업하고 뉴욕대에서 경제학 석사를 받은 행정고시(재경직) 수석합격자 출신의 기획재정부 장관 강만수는 무얼 하고 있었을까?

서울대부터 없애는 게…

아무것도 안했다. 굳이 한 일이 있다면 환율을 잘못 조작해 경제를 더 어렵게 만든 일 뿐이다. 그러고도 대통령의 확고한 지지를 등에 업고 ‘대리경질’이란 초유의 인사제도까지 만들어냈다. 조선시대에 주인을 대신해 곤장을 맞았다는 이야기는 들어봤어도, 대리경질이란 듣도 보도 못한 일이다.

이런 일이 어째서 가능한가? 이명박 대통령 자신이 학력주의 바이러스 자체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짜집기’조차 못하는 백수(?)보다 못한 만수지만, 학력주의란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들에겐 대단한 학력과 휘황찬란한 경력은 매력적인 것이다. 그러니 나라가 거덜이 나도 강만수를 결코 버리지 못할 것이다.

그래서 오늘 이 글의 결론은 이것이다.

“‘짜집기’도 못하는 강만수 같은 학생들이나 양산하는 서울대부터 없애자!”

2009. 1. 10.  파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