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심한 차에 이야기 하나 하자. 며칠 전 벗바리에서 있었던 이야기다. 여러 사람이 앉아서 술을 마시다가 학점 이야기가 나왔다. 누군가가 씨뿌라스를 받았다고 했다. 그것도 잘 받았다는 둥 겨우 받았다는 둥 이야기들이 오갔다. 그런데 나는 그 이야기를 들으면서 옛날부터 궁금하던 것 하나를 물었다.

“C 다음엔 뭐여요?”

“D죠.”

“그럼 D 다음엔요?”

“F죠.”

“D하고 F 사이에 E는 없나요?”

“그런 건 없어요. 바로 F에요. 낙제.”

“아아, 그러고 보니 수우미양가도 다섯 단계고, ABCDF도 다섯 단계네요.”

“……”

“수는 빼어나다, 우는 우수하다, 미는 예쁘게 잘했다, 양은 양호하다, 가는 가능성 있다, 니까 ABCDF도 그렇게 이름이 지어졌겠군요.

“어떻게요?”



“A는 에이스, 아주 잘했어, B는 뷰티풀, 좋아좋아, C는 캄먼, 음, 보통은 했어, D는 디펜스, 잘 막았어, 까딱하면 낙제할 뻔 했군, 그리고 F는? 퓨처, 유급이야, 한번 더 해.”

“흐흐흐흐……. F는 다음 기회에.”

“맞네요. F는 다음 기회에. 낙제보다 그 말이 더 어울리네요. 다음 기회에. 보다 인간적이고. 하하.

내가 그래도 센스는 좀 있다. 말장난 센스. ㅎㅎ 

Posted by 파비 정부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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