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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야기

무제

노란 보안등 불빛만이 잠에서 깨어 창밖을 지키는 두시다. 쌔에에~ 혹은 끼이이이~ 혹은 우우우우~ 하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소리가 귓전을 때린다. 어디서 들리는 소리지? 왼손과 오른손 검지로 두 귀를 막아보았다. 그래도 여전히 들린다. 외부가 아니라 뇌의 가장 깊숙한 곳으로부터 들려온다. 머릿속에서 들리는 소리다. 다른 모든 소리들이 잠든 고요한 이 밤, 오로지 뇌세포들만이 주름진 골짜기를 행군하며 내는 거친 숨소리다. 왜?

자야겠다. 잠만이 정적을 지켜줄 것이다. 그런데 잠들 수 있으려나. 그러고 보니 공장에서 야근할 때 변전소 옆을 지나며 듣던 소리 같기도 하다. 마치 귀곡성을 듣는 것처럼 짜릿한 전율이 돋았었다. 배배 꼬여 양팔 벌리고 애자에 매달린 두툼한 전선이 토해낸 뜨거운 기운이 쏜살같이 정수리를 뚫고 들어와 양 팔을 지나 손가락 끝을 타고 땅속으로 퍼져나가는 느낌. 아무튼 자자.